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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전문의가 간호사까지 교육? "애먼 전공의 수련 불똥"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13일 문석균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 부원장은 13일 대한의학회 학술대회에서 간호법 시행과 관련해 전공의 수련 교육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오는 21일부터 시행되는 간호법과 관련해 진료지원(PA) 간호사의 제도화가 전공의 수련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 목소리가 나왔다.간호사 교육에 따른 교육 자원의 분배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전공의들의 실기 경험과 교육 기회의 침해 소지가 크다는 것. PA 제도를 정착시킨 해외 주요 나라에서도 이같은 우려가 실제 현실화됐다는 점에서 제도적 보완책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문석균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 부원장은 13일 대한의학회 학술대회에서 간호법 시행과 관련해 전공의 수련 교육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문 부원장은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과정은 다수의 의료 인력이 팀을 이뤄 연속적으로 수행해야 하는데, 특정 직역을 위한 법이 시행되면 팀워크에 균열이 생기고 직역 간 갈등이 불가피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PA 제도는 전공의 교육과 역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그 파급 효과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현재 정부가 제시한 PA 간호사 자격 요건은 전문간호사 또는 일정 경력을 갖춘 전담간호사로, 일정 조건에 따라 기존 경력자에 대한 교육 면제나 간소화도 가능하다. 이에 대해 문 부원장은 "이처럼 전문성이 담보되지 않은 부실한 기준은 환자 안전과 교육 시스템의 질을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문석균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 부원장또한 그는 "PA가 수행할 수 있는 진료지원행위는 7개 분야 45개 항목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 중에는 고위험 침습행위나 의학적 판단이 필요한 업무도 포함돼 있어 혼란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특히 교육 측면에서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기존에는 지도 전문의가 전공의만 교육하면 됐지만, 이제는 PA에 대한 교육 책임도 지게 된다는 것.문 부원장은 "환자 수가 많은 상급종합병원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병원은 이중 교육을 감당하기 어렵고, 이는 전공의가 실제로 경험할 수 있는 증례와 술기 기회를 줄이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이로 인해 단순 반복 업무는 PA가, 고차원 진료는 전공의가 담당하는 구조가 생기겠지만, 정작 고차원 진료 수행을 위한 실기·기초 경험이 부족해지면서 '역량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문 부원장은 "결국 전공의 역할이 약화되고 정원 감축 논의로 이어질 수 있으며, 수련 시스템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실제로 해외에서도 유사한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2023년 미국응급의학 전공의협회 조사에 따르면 전공의의 66.9%가 PA로 인해 교육 기회가 줄었다고 응답했고, 미국 외과 전공의의 77%는 PA의 영향으로 환자 상담 시간이 줄었다고 밝혔다.영국의사협회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7%가 PA가 환자 안전을 위협한다고 평가했으며, 80%는 PA가 역량 이상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우려했다.문 부원장은 이를 바탕으로 "전공의 교육 기회를 보호하기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며 "필수 술기나 증례는 전공의가 우선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 전공의 우선 배정 원칙을 각 과별 지침에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또한 PA가 수행할 가능성이 높은 고난도 술기에는 시뮬레이션 교육을 강화하고 집중 수련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그는 마지막으로 "간호법 시행은 전공의 수련 시스템에 중대한 도전이자 동시에 변화의 기회가 될 수 있다"며 "PA에 대한 객관적 평가 및 관리 감독 기구를 의협 내에 신설하고, 향후 역량 중심의 전공의 교육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전공의 수련전문기관 생기나...의학회 '수련교육원' 설립 제안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13일 대한의학회는 학술대회를 통해 전공의 수련교육원 설립의 당위성 및 제도 취지, 운영 방안에 대해 공론화하고 나섰다.대한의학회가 전공의 수련교육의 체계화 및 표준화를 위한 상설기구인 '전공의 수련교육원' 설립을 공식 제안하고 나섰다.현재 국내에서 전공의 수련은 26개 전문과목 학회와 수련병원이 주도하는 등 사실상 민간의 관리 영역에 머물러 있어, 전국 단위 통합 컨트롤타워를 통해 수련의 질을 표준화, 체계화하자는 것.박용범 대한의학회 수련교육이사는 13일 열린 대한의학회 학술대회에서 "의료의 미래를 책임질 전공의가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체계적인 전공의 수련교육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며 수련교육원 설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박 이사는 "지금까지의 수련교육은 위원회나 TF 형식의 임시 조직이 주도해왔다"며 "전공의 수련은 단발성 과제가 아니라 지속가능한 미래 투자인 만큼, 이를 총괄하고 관리할 상설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실제로 미국은 ACGME(Accreditation Council for Graduate Medical Education), 영국은 GMC(Good Medical Council), 캐나다는 RCPSC(Royal College of Physicians and Surgeons of Canada) 등 각국에서 GME(Graudate Medical Education, 졸업 후 의학교육)를 전담하는 독립적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미국은 ACGME를 통해 전국 전공의 수련 프로그램을 평가하고 인증하며, 영국은 GMC가 수련제도 전반을 감독하고 있으며, 캐나다는 RCPSC가 GME의 기획, 시행, 평가까지 총괄한다.박용범 대한의학회 수련교육이사이들은 모두 민간이 아닌 공적 기구로, 정부와 협력하되 독립적 지위를 가지며 전공의 교육의 질과 일관성을 국가 수준에서 관리하는 반면 한국은 전공의 수련의 공공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이를 관리하는 책임 있는 주체도 없는 실정이다.박 이사는 "이런 상황에서 전공의 수련의 질과 방향성은 지속적으로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통합 컨트롤타워가 부재해 교육의 일관성, 표준화, 지속성 측면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어 전공의 수련교육은 더 이상 병원이나 학회에만 맡겨둘 일이 아니"라고 강조했다.의학회는 전공의 수련교육원의 핵심 역할로 ▲ 26개 전문과목 및 인턴 과정에 대한 수련교육과정 개발 및 조율 ▲표준화된 수련 평가 체계 및 E-portfolio 구축 ▲지도전문의 교육·인증 및 평가 체계 수립▲수련기관 평가 및 질 관리 ▲온라인·오프라인 연수 및 술기교육센터 운영을 설정했다.박 이사는 "수련교육원은 교육과정의 질적 향상과 수련 병원 간 격차 해소를 위해 온라인 기반 통합 교육 플랫폼과 e-learning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라며 "전국 어디서든 표준화된 콘텐츠를 기반으로 지식과 술기를 학습하고, 평가받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수련의 효율성과 공정성을 모두 확보하겠다"고 밝혔다.이어 "수련병원의 위치나 규모에 따라 수련의 질이 달라지는 문제를 해결하려면 모든 전공의가 동일한 기준과 콘텐츠로 교육받을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며 "표준화된 e-learning 시스템과 실시간 피드백이 가능한 E-portfolio는 전공의 개개인의 성장을 체계적으로 추적하고 지원할 수 있는 중요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지도전문의에 대한 교육 및 지원 체계도 강화된다. 전공의 수련의 질은 결국 이를 가르치는 지도전문의에게 달려 있다는 점에서, 교육 가이드라인과 전문 역량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보상체계까지 포함한 정책을 병행해 지도전문의 제도의 정착을 뒷받침하겠다는 계획이다.수련교육원은 이외에도 수련기관 평가 및 인증 사업, 전공의 교육 정책 수립과 국가 차원의 GME 관련 연구 수행까지 포함하는 전방위 조직으로, 수련교육의 질 관리부터 정책 제안까지 총괄하는 중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박 이사는 "수련교육원은 단순히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는 곳이 아닌 전공의 수련교육 전반을 설계하고 운영하며, 향후 GME 제도의 방향을 제시하는 두뇌 역할을 하게된다"며 "전공의 교육의 철학과 방향을 제시하고, 미래 전문의 육성 전략을 세우는 일에 정부가 책임을 다해달라"고 촉구했다.대한의학회는 향후 수련교육원 설립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보건 당국에 제시하고 정책 연계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코로나 팬데믹 역설…미세먼지 줄자 심근경색도 감소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국내 초미세먼지 노출과 암 생존자의 심혈관질환 발생 연관성을 코로나 팬데믹 시기 전후로 분석한 첫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코로나19 이전 초미세먼지 최고노출 암 생존자의 심혈관질환 발생률이 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팬데믹 기간엔 격리 및 사회적 활동 감소로 인한 미세먼지 노출이 줄어들며 심혈관질환 발생 연관성도 사라졌다.서울성모병원-서울대병원 합동 연구팀(제1저자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신현영 교수ㆍ서울대학교 의생명과학과 이혁종 연구원, 교신저자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기반으로 3년 이상 생존한 암환자 39581명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고 13일 밝혔다.연구팀은 2009년부터 2018년까지 암을 진단받고 최소 3년 이상 생존한 사람들 중 2015년 이후 심혈관질환(심근경색 및 뇌졸중)을 새롭게 진단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시간-교차 연구 설계를 사용해 외부 환경요인과 기후 요인을 보정해 단기적인 초미세먼지 노출이 심혈관 질환 발병에 미치는 영향을 정밀하게 분석했다.분석 결과, 코로나19 거리두기 이전에는 초미세먼지(PM 2.5) 노출이 심혈관질환 발생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일평균 농도가 10μg/m³ 증가할 때마다 전반적인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3%가량 상승했다.서울성모병원-서울대병원 합동 연구팀 (제1저자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신현영 교수ㆍ서울대학교 의생명과학과 이혁종 연구원, 교신저자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특히 초미세먼지 최고 노출군(44.99±15.05 μg/m³)의 경우,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약 9% 증가했으며 통계적으로 유의했다.세부적으로는 심근경색과 허혈성 뇌졸중의 위험이 높았는데, 팬데믹 이전의 초미세먼지 최고 노출군에서 심근경색은 10%, 허혈성 뇌졸중은 11% 가량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하지만 2020년 3월 22일부터 코로나19로 인해 시행된 거리두기 후에는 이러한 연관성이 사라지면서 초미세먼지로 인한 심혈관질환 발생 간의 관련성은 약화됐다.해당 기간 동안에는 초미세먼지 노출군에서의 발생 위험이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노출 효과를 무시해도 될 수준까지 감소했다.이는 거리두기로 인한 마스크 착용, 재택근무, 외출 자제 등으로 실제 대기오염 노출량이 줄어든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또한 코로나19 당시 전 세계적으로 공장 가동률 감소, 교통량 감소 등으로 인해 대기 중 초미세먼지 농도 자체가 낮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이번 연구는 최초로 암 생존자 집단을 대상으로 초미세먼지 노출과 심혈관질환 발생 간의 연관성을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초미세먼지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군 발암물질로 분류돼 있었으나, 암 생존자에서의 단기 노출 위험을 정량적으로 밝힌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감염병 유행 시기와 같은 사회적 환경 변화가 암 생존자처럼 면역 취약계층의 외부 유해물질 노출을 줄이고 건강 영향을 완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박상민 교수는 "암 생존자는 외부 환경 변화에 민감한 특성을 지니고 있어, 초미세먼지와 같은 환경요인에 대한 일상적 노출 관리가 중요하다"라며, 미세먼지가 심한 날의 외출 자제, 마스크 착용 등 일상에서의 실천이 심혈관계 질환 예방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신현영 교수는 "미세먼지를 흡입하면 장내 미생물군 변화, 폐 염증, 전신 염증 반응 증가되고, 이는 부정맥, 혈관내피기능장애(Endothelial Dysfunction)와 같은 심혈관질환 발생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암 생존자의 건강관리는 일상생활 관리 및 환경 요소에 의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주치의과 같은 통합적 건강관리 체계를 조언해 줄 수 있는 암건강 클리닉을 이용하면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이어 신 교수는 "암 생존자뿐만 아니라 고령층, 만성질환자 등 다른 건강 취약계층의 환경 정책 수립에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으며, PM2.5와 심혈관계 질환 사이의 인과 기전 규명과 맞춤형 건강 정책 마련을 위한 후속 연구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이혁종 연구원은 "대규모 건강보험 자료를 기반으로 시간-계층 교차 설계를 적용함으로써 거리두기 전후 초미세먼지의 영향을 통계적으로 정밀하게 비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이 연구는 환경보건 분야의 국제학술지 Atmospheric Pollution Research에 게재됐다. >

"증원이 필수의료 대책? 한국의료, 비이커 속 개구리"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13일 대한의학회는 플렌티컨벤션에서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정부의 필수의료 개선 방향을 점검했다.의사 부족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정부가 밀어붙인 의대 정원 확대 정책이 거센 반발에 부딪히며 제자리로 돌아간 가운데, 김한중 전 연세대 총장이 의료개혁의 방향성을 놓고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적정 의사 수에는 정답이 없고 의사 수를 늘린다고 필수의료, 지역 의료가 살아나지 않는다는 것. 의사들이 기피하는 것은 필수의료가 아니라 '불합리한 건보 체계'에 있다는 점에서 가두리 양식장과 같은 의료시스템을 타파하고 정당한 진료에 정당한 보수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13일 김한중 연대의대 명예교수이자 연세대 전 총장은 대한의학회 학술대회에서 '비이커 속의 개구리 한국의료, 어떻게 될 것인가?- 소통과 공감을 바탕으로 집단 지성 발휘해야' 발표를 통해 주먹구구식 의대 증원을 조목조목 비판했다.김 전 총장은 '적정 의사 수에는 정답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의대 2000명 증원 방침은 과학적 근거 없이 추진됐다고 비판했다.그는 "의사 수 추계는 가정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밖에 없고, AI 발전이나 고령화, 보상 체계에 따라 수요는 크게 변한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생산성이 높은 진료 시스템에서는 적은 수의 의사로도 높은 접근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김한중 연대의대 명예교수정부가 '의사 부족'만을 필수의료와 지역의료 붕괴 원인으로 지목한 데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의사 수를 늘린다고 해서 낙수효과처럼 필수·지역의료가 회복될 것이라는 믿음은 시대착오적"이라며 "정작 문제는 건강보험 수가의 비합리성과 의료사고 위험, 과도한 책임 부담에 있다"고 강조했다.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의료진의 기피 및 의사 부족 현상은 단순한 선호 문제나 사명감의 결여가 아니라는 것. 젊은 의사들은 의료의 본질적 가치를 추구하지만, 현실은 국가가 수요를 독점하고 가격을 통제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들이 '비이커 속 개구리'처럼 점점 더 탈출구 없는 시스템에 갇히고 있다는 진단했다.김 전 총장은 "지역의료 강화를 위해 병원을 무작정 늘리는 방식은 효과가 없다"며 "취약지역 일차의료 강화와 중증환자 이송 체계 구축이 우선으로 전국이 1일 생활권인 한국의 특성을 고려하면, 중앙-지역 협력형 모델이 더 적절하다"고 주장했다.대학병원의 현실에 대해서는 교육과 연구, 진료를 모두 떠안은 채 환자 과밀로 본래의 역할이 훼손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전공의의 과중한 업무, 교수의 진료 부담, 그리고 의료 전달체계의 약화가 구조적인 문제라는 것이다.한편 한국 의료에서 공공과 민간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점도 도마에 올랐다.그는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로 민간병원도 사실상 공공 기준을 따르고 있고, 모두 비영리 법인으로 투자 회수가 불가능한 구조"라며 "공공의료 확대만이 해답이 아니라, 왜 공공병원이 경쟁력을 잃었는지를 먼저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번 의정 갈등이 장기화된 배경에는 '소통과 공감의 부재'가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가 의대 증원을 발표하며 의료계와 사전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였고, 반면 의료계는 감정적인 대응과 폐쇄적인 소통으로 국민과의 거리감을 키웠다는 게 그의 판단.김 전 초장은 "의료계는 정당한 진료에 정당한 보수를 원하고, 본연의 사명감을 다할 수 있는 시스템을 요구하고 있다"며 "정부는 일방적인 규제가 아니라, 소통과 공감을 바탕으로 하는 합리적 설계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의료의 미래에 대해서는 '고성장'이 아닌 '관리'의 시대로 진입했다고 봤다. 민영보험이 건강보험을 대체하기는 어렵고, 민간 중심 의료 공급 구조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또한 병상과 장비 등 의료 자원의 추가 확대는 없거나 오히려 줄어들 것이며, 지불제도는 점차 포괄수가제·가치 기반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전망했다.김 전 총장은 끝으로 "의료계의 리셋 요구는 이상적이지만, 실제 변화는 고통스러울 수 있다"며 "지금은 갈등보다 집단 지성과 소통을 통해 국민 신뢰를 회복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2025-06-13 11:52:55학술대회

사용량 늘어나는 GLP-1 약물…황반변성 위험 다시 고개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 수용체 작용제(GLP-1 RA) 계열 약물이 당뇨병 치료에서 비만 치료로 영역을 확대,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부작용 이슈도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GLP-1 RA가 신생혈관성 황반변성 발생 위험을 최대 2배 높인다는 대규모 코호트 연구 결과에 이어 마취 과정서 음식물의 폐 흡인 가능성을 높인다는 우려까지 재차 제기된 것.캐나다 토론토대 안과 로트 쇼어 등 연구진이 진행한 GLP-1 RA 사용에 따른 신생혈관 연령 관련 황반변성(nAMD) 위험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 JAMA Ophthalmology에 5일 게재됐다(doi: 10.1001/jamaophthalmol.2025.1455).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 수용체 작용제(GLP-1 RA) 계열 약물의 사용량이 확대되면서 황반변성 부작용 이슈 및 마취 과정서 음식물 폐 흡인 우려 등이 제기되고 있다.GLP-1 RA의 주요 부작용은 주로 구토, 오심 등 위장관계 증상에 집중되지만, 췌장염이나 담낭 질환에 이어 최근에는 다양한 전신적 이상 반응도 보고되는 추세다.특히 전신 장기 노출에서 장기적인 안건강 관련 효과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연구진은 캐나다 온타리오 인구 기반 코호트를 진행했다.후향적 코호트 연구는 2020년 1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진행됐으며, 당뇨병 진단을 받은 66세 이상의 환자와 초기 당뇨병 진단 후 최소 12개월의 추적 관찰 기간을 가진 환자를 대상으로 GLP-1 RA 사용이 6개월 이상일 때 nAMD의 발생률을 살폈다.적격 환자 111만 9517명 중 13만 9002명의 환자로 구성된 1:2 매칭 코호트를 생성했으며, 여기에는 GLP-1 RA에 노출된 환자 4만 6334명과 노출되지 않은 매칭 환자 9만 2668명이 포함됐다. 모든 종류의 황반변성과 관련된 동반질환 및 사회경제적 지위를 사용해 성향 점수를 계산했다.매칭된 환자를 분석한 결과 nAMD 발병률은 GLP-1 RA 노출군이 비노출군보다 높았다. 콕스 비례 위험 모형 분석에서 GLP-1 RA에 노출된 환자의 nAMD 발생 위험비는 2.0 이상으로 추정됐다(노출군 0.2%, 비노출군 0.1%; aHR 2.21).연구진은 "이번 코호트 연구에서 GLP-1 RA를 사용한 경우, GLP-1 RA를 투여받지 않은 당뇨병 환자보다 nAMD 발생 위험이 2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GLP-1 RA의 정확한 병태생리학적 기전을 규명하고, GLP-1 RA의 이점과 위험 간의 상충 관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결론내렸다.직접적인 부작용은 아니지만 마취 과정에서 GLP-1 RA 사용자의 음식물 폐 흡인과 같은 위해 가능성도 거론된다.2023년 미국마취과학회(ASA)가 일부 사례 보고를 기반으로 GLP-1 RA 사용 시 폐 흡인 발생을 막기 위한 수술 전 관리에 관한 최초의 지침 성명을 발표한 이후 지난달 수술 전후 평가 및 품질 개선 협회(SPAQI) 역시 비슷한 내용의 다학제적 합의문을 British Journal of Anaesthesia에 공개했다(DOI: 10.1016/j.bja.2025.04.001).미국임상내분비학회(AACE)와 마취 전문가들이 공동 참여한 이 합의문은 112편의 연구를 체계적 문헌고찰한 끝에 GLP-1 RA 복용 환자의 마취 전 폐 흡인 위험을 줄이기 위한 새로운 절차를 제안하고 있다.합의문에 따르면 GLP-1 RA를 복용 중인 환자는 마취 전 24시간 동안 맑은 액상(clear liquid)만 섭취해야 하며, 고탄수화물(포도당 10% 이상 포함) 맑은 액상은 수술 8시간 전부터 금지해야 한다.또 모든 액상 섭취는 마취 4시간 전까지 중단해야 하며, 마취 후 정상적인 식사 재개 시점에 맞춰 GLP-1 RA 투약도 재개할 수 있다.논문 저자인 오프레아 박사는 "마취 시 가장 위험한 요소는 위 내용물의 잔류로 인한 폐 흡인으로 GLP-1 RA는 위 배출을 지연시키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며 "24시간 맑은 액상만 섭취하는 규정은 다소 엄격해 보일 수 있지만,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결과"라고 설명했다.구토·오심 등 위장관 증상이 심한 환자는 수술을 연기하고, 약물 조정 및 식이요법을 담당의와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2025-06-13 05:30:00연구・저널

'알츠하이머병' 완벽 감별, 족집게 물질 찾았다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미국과 한국 연구진이 국제 공동연구를 시행해 혈액을 이용한 알츠하이머 병리 검출 방법을 세계 최초로 보고했다.조한나 교수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조한나 교수는 UCSF(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메모리 및 에이징 센터(Memory and Aging Center) Lawren VandeVrede 교수팀과 국제 공동연구팀을 결성해 다양한 퇴행성 뇌 질환들이 보이는 임상 모습을 관찰했다고 12일 밝혔다.치매는 전형적인 증상을 보이는 알츠하이머병을 필두로 다양한 원인 질환에 따라 여러 갈래로 나뉘며 각기 다른 임상 양상과 병리적 기전을 지닌다. 임상 증상 만으론 구별이 어렵고, 여러 발병 원인이 혼재되었기에 적용할 수 있는 진단 도구에는 제약이 많았다. PET 스캔, 뇌척수액 검사, MRI 촬영 등이 진단 도구로 활용되어왔으나 각기 제약사항을 지니고 있었다.이에 연구팀은 최근 알츠하이머병 핵심 병리 기전을 정확하게 반영하는 생체 지표인 p-tau217(혈액 기반 바이오마커) 물질의 유용성과 더불어 전두측두엽 치매(FTLD : frontotemporal lobar degeneration syndromes) 검사 지표로도 활용 가능성을 보유했는지 살피고자 연구에 돌입했다.연구팀은 2008년 8월부터 2022년 7월까지 UCSF 메모리 및 에이징 센터에서 임상 평가를 받고 사후 뇌 조직을 기증한 총 349명(남성 55%, 사망 시 평균 72세)을 연구 대상 집단으로 삼았다. 이는 뇌 병리 확정 코호트와 혈액 데이터 부문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다.연구 대상군에는 알츠하이머병 환자와 더불어 전두측두엽 치매 환자와 대조를 위한 정상인 등 다양한 퇴행성 뇌 질환 임상 증후군 환자들이 속했다.연구팀은 혈액 데이터에서 p-tau217 과 신경 손상 정도를 보여주는 NfL(Neurofilament Light Chain), 신경계 염증 상태를 나타내는 GFAP(Glial Fibrillary Acidic Protein)라는 세 가지 바이오마커를 발췌하여 농도를 정밀 분석 장비(SIMOA)로 동시에 살폈다.연구 결과, 사후에 측정된 혈액검사에서 알츠하이머병 환자군이 지닌 p-tau217 농도(평균 0.28 pg/mL)가 전두측두엽 치매 환자(평균 0.10 pg/mL)보다 혈액 내 농도 보다 크게 높았다. 세 가지 바이오마커(p-tau217, NfL, GFAP)를 여러 치매 종류에 적용했을 때 비교 분석 그래프.혈액 속 p-tau217 물질은 알츠하이머병 신경병리를 진단함에 매우 우수하다는 결론이 도출됐다. 모든 치매 연관 증후군에서 알츠하이머병 진단 정확도(AUC ACU(Area Under the Curve)를 0.98에 달하는 정확도(AUC)를 보였으며, 알츠하이머병 집단이 아니라도 0.89의 비교적 정확한 성능을 유지했다.반면, 바이오마커로 기대를 모았던 NfL과 GFAP는 알츠하이머병 진단 정확도에서 낮은 점수를 보였다.(각각 AUC 0.73, 0.75) 또한, p-tau217 물질과 함께 사용하여도 진단 가치를 크게 높이지 못했다.이외에도 연구팀은 전측두엽 치매로 진단된 환자군 중 약 23%는 알츠하이머 병리를 함께 보유한 것을 밝혔다. 두 가지 치매 형태가 동반된 경우, 인지 기능 검사 점수(MMSE)를 포함한 기억력, 실행 기능, 시공간 능력 등 인지 영역 전반에 걸쳐 더 나쁜 수행 정도를 나타냈다. 또한, 뇌 뒤쪽 피질 위축이 심하게 나타나는 현상도 함께 보고했다.연구에 주도적 역할을 담당한 조한나 교수는 "혈액 기반 p-tau217 물질이 다양한 치매 환자군에서 알츠하이머 병리를 정확하게 탐지할 수 있음을 세계 최초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연구 성과가 매우 높다"고 전했다.이어 "향후 정확한 감별진단, 치료제 선택, 예후 예측 등에 p-tau217 물질이 핵심 도구가 될 것"이라며 "향후 혈액을 기반으로 치매 조기진단과 치료 대상자 선별 표준 정립에 세계 최정상 그룹과 함께 진행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기에 큰 의미를 지닌다"고 덧붙였다.한편, 해당 논문은 신경과학 분야 세계 최정상 의학 학술지인 『JAMA Neurology (IF 20.0)』 최신호에 「 Detection of Alzheimer Neuropathology in Alzheimer and Non-Alzheimer Clinical Syndromes With Blood-Based Biomarkers (혈액 기반 바이오마커를 사용한 알츠하이머 및 비알츠하이머 임상 증후군에서 알츠하이머 신경병리학 검출)」 이라는 제목으로 수록됐다. 
2025-06-12 15:54:53연구・저널

SGLT-2i, 심장약 '우뚝'…심부전 이어 심방세동도 예방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항당뇨병 약제 SGLT-2i가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심방세동(AF) 발생 위험을 유의하게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앞서 심부전 치료에 있어 당뇨병 여부와 무관하게 심혈관 사망과 입원율을 낮추는 효과를 입증한 데 이어 이번 연구를 통해 심방세동이라는 또 다른 주요 심장질환의 예방 효과까지 입증한 것.독일 기센 마르부르크대병원 마크 루데 등 연구진이 진행한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의 SGLT-2i 투약과 심방세동 억제 효과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 당뇨병·비만·대사학에 3일 게재됐다(doi.org/10.1111/dom.16494).SGLT-2i는 이미 심부전 동반 당뇨병 환자에서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가 입증돼 왔지만, 심부전이 없는 환자에서 심방세동 위험을 낮출 수 있는지에 대한 근거는 그동안 불분명했다.이에 연구진은 심부전 여부와 무관하게 항고혈당제가 심방세동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자 이번 연구를 기획했다.항당뇨병 약제 SGLT-2i가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심방세동(AF) 발생 위험을 유의하게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연구는 독일 전역 의원 데이터를 수집한 Disease Analyzer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2005년부터 2023년까지 항고혈당제 종류에 따라 심방세동 진단률에 차이가 있었는지를 후향적 증례-대조 방식으로 분석했다.제2형 당뇨병 진단을 받은 만 40세 이상 환자 중 처음으로 심방세동 진단을 받은 2만 9424명을 선별했고, 성별, 나이, 당뇨병 유병 기간 등을 일치시킨 대조군 2만 9424명을 매칭해 비교 분석했다.심방세동 진단 시 평균 연령은 76세였으며, 여성 비율은 46~47%, 당뇨병 유병 기간은 평균 6.8년, 비교된 항당뇨제는 메트포르민, 설폰요소제, GLP-1 유사체, DPP-4 억제제, SGLT-2i, 인슐린이었다.분석 결과 SGLT-2i를 복용한 환자는 평균 심방세동 발생 위험이 18% 낮았다(OR 0.82). GLP-1 유사체도 전체적으로 7% 낮은 위험도를 보였으며(OR 0.93), 특히 여성(OR 0.89), 71~80세(OR 0.88), 80세 이상(OR 0.81) 환자에서 더 강한 예방 효과가 관찰됐다.반면 설폰요소제를 복용한 환자는 평균 9% 높은 위험을 보였고, 70세 미만 환자에서는 위험도가 더 증가했다(OR 1.18).연구진은 "SGLT-2i와 GLP-1 유사체는 이제까지 간과돼 온 항당뇨 치료의 중요한 효과, 즉 심방세동 예방이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심방세동은 전 세계적으로 유병률이 높고 삶의 질에 치명적 영향을 미치는 질환인 만큼, 이 같은 효과는 치료 전략 설정에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결론내렸다.
2025-06-12 11:56:55연구・저널
인터뷰

"편의성 넘어 본질로…AI 통역, 학술대회 교류 확대"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대한류마티스학회가 주최한 국제학술대회 'KCR 2025'는 올해 의학계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국내 학술대회 최초로 'AI 실시간 통역 시스템'을 전면 도입한 것. 발표 내용이 한국어든 영어든, 청중은 별도의 통역기 없이 실시간 번역 자막을 보며 자유롭게 학술 교류에 몰입할 수 있었다.놀라운 건 이 시스템을 만든 주체가 외부 개발 업체가 아니라, 현직 의사라는 사실이다. 서울아산병원 정보의학과와 류마티스내과라는 교집합 속에서 진료와 연구를 병행하고 있는 오지선 교수. 전 빅데이터연구센터장이자 류마티스내과 전문의로서, 무려 26년간 환자를 진료해온 그가 이번에는 '프로그래머'라는 또 다른 정체성을 드러내며 학술대회 현장을 바꿨다.오지선 류마티스학회 운영위원을 만나 통역 AI 개발의 맥락 및 향후 활용 가능성에 대해 들었다.■"프로그래밍 능력으로 진료실 불편 해결"그는 본인을 의사이자 아마추어 프로그래머라고 소개했다. 단순히 취미 수준을 넘어, 실무와 학문에 활용되는 프로그램을 직접 개발하고 적용한다는 이력은 흥미롭다. 그에게 프로그래밍은 언제부터 일상이 됐을까?접점은 어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 교수는 "초등학교 시절 8비트 애플 컴퓨터를 처음으로 접했다"며 "성능은 지금 스마트폰에 비하면 매우 떨어졌지만, 당시에는 혁명적으로 느껴졌었다"고 회상했다.그는 "중학교 2학년 방학 때 학원에서 프로그래밍을 처음 배우고 나서 아이디어만 있다면 이를 구현할 수 있다는 매력에 푹 빠졌었다"며 "궁금한 게 잘 해결되지 않으면 서점에 가서 컴퓨터 서적을 몇 시간씩 읽으면서 독학했다"고 설명했다.이후 프로그래밍 능력은 생활 속 불편함을 해결하는 '해결사'가 됐다. 집안 경조사에 필요한 우편물 관리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의과대학 시절에는 동료들과 함께 사용하는 학습용 실습 프로그램을, 공중보건의 시절에는 전자처방전 및 체중관리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배포하기도 했다.오지선 류마티스학회 운영위원'생활 속 불편'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이번엔 '학술대회의 불편'을 개선하자는 관점으로 확대됐다.오 교수는 "상용 통번역 서비스들도 많이 발전했지만, 의학 분야나 국제 학술대회처럼 전문성이 요구되는 상황에서는 여전히 한계가 있었다"며 "특히 전문 용어와 문맥 이해, 실시간 반응 속도 측면에서 부족함이 느껴져 현장의 요구에 맞춘 맞춤형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AI 통역 툴 개발 착수의 배경을 설명했다.그는 "국제학술대회와 같은 특수 환경에서는 상용 통역 서비스라고 해도 전문 용어와 문맥 이해, 실시간 번역 속도 등에서 아쉬운 부분들이 많았다"며 "이런 문제들을 접하면서 본인만의 아이디어와 최신 기술들을 접목하면 극복할 여지가 있다고 느껴  시스템 개발에 직접 도전하게 됐다"고 했다.의학은 임상 용어뿐만 아니라 해부, 병리, 유전학, 면역학 등 기초 분야 용어까지 포괄하고, 여기에 비공식 약어까지 더해져 복잡성이 매우 높다. 상용화된 AI 툴로는 이러한 용어를 잘못 인식하거나 문맥을 고려하지 못해 발표 내용 전달에 어려움을 주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오 교수가 도입한 AI 통역 시스템은 별도의 최신 거대언어모델 기반으로 설계됐다. 그는 "프롬프트를 정교하게 설계해 발표 문장의 흐름을 종합적으로 반영하고, 전문 용어 인식 정확도를 높이는 알고리즘을 자체 개발해 특허를 출원했다"며 "실시간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연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KCR 2025에서 이 시스템은 발표와 동시에 실시간으로 번역 자막을 제공했다. 현장에서 많은 참가자들이 전문 용어 번역 정확성과 문맥 이해 능력에 놀라워했고, 학술 교류에 실질적인 도움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오 교수는 "그간 이런 시스템이 없었다는 점에서 현장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었다"며 "전문 용어 번역의 정확성과 문맥 파악 능력에 대해 놀라움을 표하거나 좋게 평가해주시는 분들이 많았다"고 말했다.그는 "다만 첫 날에는 실시간 번역 과정이 화면에 자주 나타나 혼란스럽다는 의견들이 있어 피드백을 바로 수용했다"며 "이튿날부터는 화면 표시를 단순화하고, 가독성을 높여 참가자들이 학회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조정, 사용자 만족도가 더 높아지는 것을 경험했다"고 강조했다.■"단순한 기술 적용 아냐" 학술대회 '소통·공유' 본질과 일맥상통AI 통번역 시스템은 단순한 기술 적용을 넘어선다. 강연 내용의 풍부한 이해를 돕는다는 측면에서 학술대회의 접근성 및 공감, 이해도를 높였다는 평. 기술의 적용이 학술대회의 질적 제고를 이룬 사례라는 뜻이다.오 교수는 "AI 통번역 시스템이 아직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시스템 도입만으로도 참가자들의 언어장벽에 대한 부담감이 크게 감소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다"며 "실제로 다양한 나라에서 온 참가자들이 타 언어로 발표되는 내용에 대해 더 잘 이해하고 질문에 나서는 등 학술 교류가 더 활발해졌다"고 평가했다.지난달 15일 개막된 대한류마티스학회의 국제학술대회 'KCR 2025'에서 적용된  AI 통역 시스템 .언어장벽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분위기를 형성한 것은 AI 기술이 학술대회의 질과 접근성을 동시에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음을 확인한 사례로, 향후 국제적 협력과 지식 공유를 위한 도구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 이는 국제적 협력과 지식 공유의 장을 마련한다는 학술대회의 본질적 목표와도 맞닿아 있다.실제로 벌써부터 타 학회의 시스템 도입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관측된다.오 교수는 "이미 원내외 세미나에서 몇 차례 활용된 경험이 있고, 이번 사례를 바탕으로 다른 학회들로부터도 문의가 오고 있다"며 "이번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국내외 다양한 학술대회와 교육 환경에서 더욱 활발하게 사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최근 의대 교육이나 학술대회에서도 AI 활용법 강좌가 늘고 있고, 프로그래밍을 권유하는 의료진들도 점차 늘고 있다. 의사이자 프로그래머로서 두 분야를 융합해낸 특별한 경험의 소유자가 후배 의사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은 무엇일까.오지선 교수는 "본업이 의사이다 보니 모든 것을 혼자 해내기는 어렵고 실제로 이번 AI 번역 시스템도 기술 전문가와의 협업을 통해 완성할 수 있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사이자 아마추어 프로그래머로서 가장 크게 체감한 장점은, 의료 현장에서 '이런 기능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떠오른 아이디어를 직접 구현해볼 수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그는 "현장 경험과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개념을 구체화해 프로토타입을 직접 만들어 실제 구현 가능성을 테스트했고, 이후 정교한 기술적 완성도는 훌륭한 동료 교수와 함께 만들어냈다"며 "이를 통해 협업의 시너지 효과를 절실히 체감했다"고 강조했다.두 가지 전문성을 모두 갖추는 것이 이상적일 수는 있지만, 융합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꼭 필요한 조건은 아니라는 것. 오히려 자신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다른 분야에 대한 이해와 협업 능력만 갖춘다면 충분히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오 교수는 "최근의 생성형 AI는 단순 반복 작업을 넘어 창작 영역까지 빠르게 확장되며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의 역할을 대체하고 있다"며 "하지만 오히려 이럴수록 인간 전문가가 집중해야 할 본질이 더 분명해질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그는 "최신 AI 기술을 잘 이해하고 활용하되, 이를 지렛대로 삼아 전문가로서의 본질에 더욱 집중해 전문성을 극대화하는 것, 더 나아가 AI와 전문가들 간의 협업을 통해 더 큰 가치를 창출해내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앞으로 시대가 요구하는 전문가의 모습이자 후배 의사들이 지향해야 할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2025-06-12 05:30:00연구・저널

한림원 의대생 조속한 수업복귀 호소 "교육붕괴 더이상 안 돼"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대한민국의학한림원이 장기화되고 있는 의과대학 교육 중단 사태와 관련해 의대생들의 조속한 수업 복귀를 촉구하며 정부와 국회, 교육계에 책임 있는 역할을 요구했다.의학한림원은 11일 발표한 호소문을 통해 "지금의 상황 속에서 의대생들이 겪고 있는 고통과 무게를 깊이 가늠해 본다"며 "의대생들이 절박하게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었던 현실 앞에 선배로서 안타까움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이어 "생명 존중과 환자를 향한 이타적 헌신이라는 의학의 본질적 가치는 어떠한 외부 상황보다 크며, 진정한 의사의 사명은 사회에 대한 비판을 넘어 더 멀리, 더 깊이 나아가야 한다"며 "의사의 사명은 의학교육의 현장에서 시작되며, 이를 소홀히 할 경우 의료의 미래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의학한림원은 "오늘날 의대생들은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의 학습 역량과 책임 의식을 갖춘 인재들로, 미래의 의사이자 과학자, 지식인으로서 국가의 앞날을 책임질 주역"이라며 "우수한 자원인 만큼 사회에 대한 책임도 엄중하며, 치열한 국제 경쟁 속에서 허비할 시간도 여유도 없다"고 지적했다.의대생들의 수업 복귀를 단순한 일상 회복이 아닌 '의학의 가치를 실현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지키는 첫걸음'으로 규정한 한림원은, 남은 6월 안에 교육 현장이 회복되지 못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의대생들이 다시 교정으로 돌아오는 용기 있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사회가 그 결심을 응원해 주기 바란다는 것.또 정부와 국회를 향해 "의료는 이미 심각하게 붕괴되고 있으며, 현재의 의료체계는 기존 의료인의 책임감과 막대한 재정 투입에 가까스로 유지되고 있을 뿐"이라며 "미래 의사들을 돈벌이에 급급한 청년으로 매도하면서 의학·바이오 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기대하는 것은 명백한 모순"이라고 비판했다.의학한림원은 호소문을 통해 ▲의대생들의 조속한 수업 복귀와 사회의 응원 ▲교육부와 의과대학의 포용적 수용 및 제도적·행정적 조치 마련 ▲정부 차원의 교육 환경 개선 ▲절차적 하자와 공정성 논란 해소를 위한 국정과제화와 의료체계 복원 정책 수립을 촉구했다.의학한림원은 "두려운 것은 지금의 어려운 현실이 아니라, 교육 붕괴로 인한 암담한 미래"라며 "의대 교육 정상화를 위한 마지막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고 거듭 호소했다.
2025-06-11 12:10:54연구・저널

'130m 걷기속도' 신장이식 예후 지표...빠를수록 사망률 낮아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신장 이식을 기다리는 환자의 심혈관질환 위험을 예측하는 데 있어 단순한 걷기 속도 측정만으로도 유의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130m 걷기 테스트에서 빠른 속도를 기록한 환자일수록 심장 이상 검사에서 양성 소견이 적었고, 심장 질환 발생률과 사망률도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영국 왕립자선병원 프라나브 사티쉬 등 연구진이 진행한 신장 이식 전 보행 속도 평가와 예후 상관성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 Nephrology Dialysis Transplantation에 29일 게재됐다(doi.org/10.1093/ndt/gfaf094).신장 이식 대기 환자들, 특히 말기신부전(ESRD) 환자들은 심장 질환이나 심혈관 사건 발생률이 매우 높고 심혈관질환(CVD)은 이식 전후를 막론하고 신장 질환 환자의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만성 신부전 환자들은 혈압 조절이 잘 안 되고, 체내 수분이나 전해질, 칼슘·인 농도 조절이 무너지면서 심장 구조 변화나 혈관 석회화가 쉽게 생겨 신장 이식 전 반드시 심장 정밀검사를 해서 이식 수술을 버틸 수 있는지 평가가 필요하다.신장 이식 전 심혈관질환 위험을 예측하는 데 있어 단순한 걷기 속도 측정만으로도 사망률 등 예후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연구진은 심혈관 위험이 낮은데도 모든 환자에게 일률적으로 심장 스트레스 테스트나 관상동맥 CT 등을 적용하다 보면 시간과 자원이 낭비되고, 이식 대기 등록 자체가 늦어지기도 한다는 점에서 심장 정밀검사의 대체 검사를 찾기 위한 연구에 나섰다.연구진은 영국의 한 단일 센터에서 신장 이식을 위한 사전 평가를 받은 환자 995명을 대상으로 후향적 분석을 진행했다.기존 심혈관 선별 프로토콜 외에 환자들에게 130m 거리를 걷는 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하는 '걷기 테스트 시간(WTT, Walk Test Time)'을 추가해, 이를 네 개의 사분위수로 나눈 뒤 심장 스트레스 검사 결과와 심혈관 사건 발생률, 사망률, 이식 대기 등록 및 이식률과의 상관성을 평가했다.연구는 민감도 분석을 통해 WTT의 예측력을 계산하고, 사망 및 심혈관 사건의 예측에 영향을 미치는 공변량도 함께 분석했다. 생존 분석은 Kaplan-Meier 방법으로 실시했다.분석 결과 걷기 속도가 가장 빠른 Q1 그룹은 평균적으로 더 젊고, 체질량지수(BMI)가 낮으며, 허약함과 당뇨병, 기존 심혈관질환(CVD) 비율이 모두 낮았다.Q1 그룹은 걷기 속도가 가장 느린 Q4 그룹보다 사망률(1.62% vs 10.6%)과 심혈관 사건 발생률이 낮았다.심장 스트레스 검사에서 비정상 결과가 나온 비율도 Q1에서는 13.8%로, Q4의 22.8%보다 낮았으며, 이식 대기 등록 활성화 비율은 Q1이 90.6%로 Q4의 55.3%보다 월등히 높았다.Cox 회귀분석 결과 WTT는 심혈관 사건 발생의 유의한 예측인자였지만(HR 1.011), 사망률 예측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HR 1.003).민감도 분석에서는 걷기 속도 테스트가 심장 스트레스 검사 결과를 음성으로 예측하는 데 있어 86.2%의 높은 음성 예측도를 보였다.연구진은 "현재 이식 전 평가 프로토콜은 심혈관 위험이 낮은 환자를 과도하게 조사해 후속 이식을 지연시킬 수 있다"며 "신장 이식 전에 심폐 기능을 평가하기 위해 보행 테스트와 같은 신속하고 비침습적인 방법을 제안한다"고 결론 내렸다.
2025-06-11 12:03:37연구・저널

"요산 수치만 보지 마세요…통풍치료 핵심은 통합관리"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최근 통풍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예전에는 '중년 남성의 병'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 들어 20~30대에서도 발병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이에 따라 통풍에 대한 보다 정확한 진단 기준과 치료 전략, 그리고 환자 교육의 중요성도 강조되고 있다. 의료 현장에서 통풍 환자를 직접 진료하고 있는 솔빛내과 안성수 원장을 만나 최신 진단 기준부터 약제 선택 기준, 대사증후군과의 연관성까지 들어봤다.통풍은 체내 요산이 과도하게 축적되면서 관절에 결정체 형태로 쌓이고, 이로 인해 극심한 염증 반응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하지만 단순히 요산 수치만 높다고 해서 무조건 통풍으로 진단하긴 어렵다.솔빛내과의원 안성수 원장안성수 원장은 "전형적인 급성 통풍은 새벽이나 밤에 엄지발가락 관절에 갑작스러운 통증이 생기고, 혈중 요산 수치가 함께 높게 나타나는 경우"라며 "요산 수치가 높다고 무작정 통풍 진단을 내리는 것은 아니라서 병력, 증상, 혈액검사, 영상소견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고 강조했다.더 중요한 점은 통풍이 단순한 관절 질환이 아니라는 데 있다. 안 원장은 "통풍은 결국 대사 이상에서 출발한다"며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당뇨 같은 대사증후군이 함께 있는 경우가 많아 그런 질환들을 통합적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통풍 치료도 의미가 없다"고 설명하며, 통풍을 대사질환의 일부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실제 병원 데이터를 보면 통풍 환자의 약 70%가 고지혈증을, 절반 가까이가 고혈압을 함께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통풍은 요산만 보는 병이 아니라는 것. 근본적으로는 전신 대사질환이라는 큰 그림 안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뜻이다.요산 수치에만 매달리는 치료 방식보다는 대시질환의 큰 틀에서 체계적으로 치료, 관리하는 접근이 중요할 수 있다는 건 통풍 환자들에서 심혈관 질환의 위험성 증가와도 맥이 닿아있다.안 원장은 "통풍은 단순히 관절에 통증을 유발하는 일과성 질환이 아니라, 심혈관 질환과 밀접하게 연관된 전신 대사질환의 일부로 보는 게 현재 의학계의 공통된 시각"이라며 "가장 큰 이유는 고요산혈증이 심혈관 위험인자들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이라고 설명했다.그는 "통풍 환자 중에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복부 비만 같은 대사증후군 요소를 함께 갖고 있는 경우가 매우 많다"며 "실제로 연구 결과를 보면 통풍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심근경색, 뇌졸중, 심부전, 만성콩팥병 같은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 위험이 1.5배에서 많게는 2배 이상 높다"고 강조했다.이런 연관성은 요산 자체가 일종의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물질로 작용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고요산혈증은 혈관 내피세포의 기능을 떨어뜨리고, 염증 매개물질을 증가시키며, 인슐린 저항성까지 유발할 수 있어서 혈관 건강 전반에 악영향을 준다.안 원장은 "요즘 통풍 치료는 단순히 관절염을 진정시키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요산 수치를 안정적으로 낮추는 장기 치료를 통해 전신 대사질환 및 심혈관계 위험을 함께 낮추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며 "통풍을 치료한다는 건 단순히 통증을 없애는 게 아니라, 환자의 미래 심혈관 사고 위험을 줄이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고 밝혔다.최신 가이드라인에서도 통풍이 반복되거나, 심혈관질환이나 신장질환이 동반된 환자라면 요산 수치와 무관하게 치료를 권고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것.실제로 진료 지침 역시 보다 적극적으로 바뀌는 추세다. 미국류마티스학회(ACR)나 유럽류마티스학회(EULAR)는 요산 수치가 높지 않더라도 통풍 발작이 반복되거나 신장 질환, 심혈관 질환이 동반된 환자라면 치료를 권고하고 있다.그는 "이제는 요산 수치가 정상이라고 해서 방치하면 안 되는 시대"라며 "환자의 전신 상태를 보고 치료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며, 치료 목표는 단순한 요산 수치 강하가 아니라 6mg/dL 이하로의 안정적 유지임을 분명히 했다.국내 현실에선 일부 약제에 급여 제한이 있거나 도입이 늦는 문제가 있지만, 최근 들어 진료 현장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안 원장은 "요즘은 유리논 같은 약도 요산 수치와 무관하게 처방할 수 있게 됐다"며 "치료의 폭이 조금씩 넓어지고 있다"고 정책 변화의 긍정적인 측면을 전했다.무엇보다 중요한 건 환자 교육이다. 그는 "통풍은 통증이 사라지면 병이 나았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아 약을 끊고 재발이 반복되면 관절이 망가질 수도 있다"며 "통풍을 단순한 일과성 관절염이 아닌 만성 질환으로 이해하고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그는 "통풍은 잘 관리하면 얼마든지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며 "문제는 꾸준히 치료받지 않고 방치하는 것이기 때문에 요산 수치만 보지 말고, 그 뒤에 있는 대사 이상과 동반 질환을 함께 봐야 제대로 된 치료가 시작된다"고 당부했다.
2025-06-11 05:30:00연구・저널

신장병 신약 피네레논+SGLT-2i 병용 첫 근거 마련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제2형 당뇨병과 만성신장질환을 함께 가진 환자에서 신약 피네레논(상품명 케렌디아)과 SGLT-2i 약제의 병용 근거가 마련됐다.SGLT-2i 계열 약제 엠파글리플로진을 병용한 결과 단백뇨를 의미 있게 감소시키는 효과가 확인돼 향후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할 가능성이 제시된다.미국 리처드 L. 러드부시 VA 의료센터 라지브 아가왈 등 연구진이 진행한 만성신장질환 및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엠파글리플로진과 피네레논의 병용요법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 NEJM에 5일 게재됐다(DOI: 10.1056/NEJMoa2410659).피네레논은 비스테로이드계 미네랄코르티코이드 수용체 길항제로, 염증 및 섬유화를 억제해 신장 보호 효과를 입증해왔으며, 엠파글리플로진은 SGLT2 억제제로써 사구체 과여과 개선 및 심·신장 보호 효과가 확인된 바 있다.SGLT-2i 계열 약제 엠파글리플로진을 병용한 결과 단백뇨를 의미 있게 감소시키는 효과가 확인돼 향후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할 가능성이 제시된다.두 약제 모두 제2형 당뇨병과 동반된 신장질환 환자에게서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왔지만, 초기부터 두 약제를 병용 투여할 경우의 유효성과 안전성에 대한 데이터는 부족한 상황이었다. 이러한 배경에서 진행된 이번 무작위 대조군 연구는 병용 치료의 시너지 가능성과 안전성을 입증하려는 목적으로 설계됐다.연구진은 사구체여과율(eGFR) 3090 ml/min/1.73m² 범위의 만성신장질환 환자 중, 요알부민-크레아티닌비율(UACR)이 1005,000 mg/g 사이인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RAS 억제제를 이미 복용 중인 환자들을 1:1:1 비율로 무작위 배정했다.세 그룹은 ▲피네레논(10 또는 20mg) 단독 투여군 ▲엠파글리플로진(10mg) 단독 투여군 ▲두 약제를 병용 투여하는 그룹으로 구성됐으며, 이중맹검 방식으로 위약 대조군도 포함됐다.주요 평가변수는 180일째의 요알부민-크레아티닌비율(UACR) 변화율로 설정했다.요알부민은 사구체가 손상될 때 소변으로 빠져나오는 단백질로 UACR이 상승하면 신장 손상의 지표로 간주되는데, 수치의 절대값뿐 아니라 증가 속도가 빠르면 질병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간주된다.UACR의 변화율을 따지는 건 단순 수치를 넘어서 질환 경과와 치료 반응을 민감하게 추적하고, 예후를 예측하기 위한 정량적이고 동적인 평가법인 것.연구 시작 시 세 그룹의 UACR 중앙값은 579mg/g으로 유사했으며, 180일 후 병용 투여군은 피네레논 단독군 대비 29% 더 큰 감소 효과(비율 0.71), 엠파글리플로진 단독군 대비 32% 더 큰 감소 효과(비율 0.68)를 나타냈다.이는 두 약제가 각각 보여주는 신장 보호 효과를 병용을 통해 상호 보완하며 증폭시킬 수 있음을 의미한다.연구 기간 중 심각한 이상반응은 관찰되지 않았으며, 증상성 저혈압, 급성 신손상, 고칼륨혈증에 의한 치료 중단 사례도 드물어 안전성 측면에서도 우려가 크지 않다는 결과가 나왔다.이번 연구는 병용요법이 단독요법 대비 확실한 우위에 있다는 점뿐 아니라, 초기 병용 투여 전략이 안전하게 시작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임상의의 주목을 받고 있다.특히 기존 RAS 억제제 기반 치료를 받고 있는 당뇨병성 신장병 환자에서 피네레논과 SGLT2 억제제를 함께 시작하는 치료 전략에 대한 강력한 근거를 제공하며, 향후 치료 가이드라인에도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연구진은 "만성 신장 질환과 제2형 당뇨병을 모두 앓고 있는 사람들 중, 초기 치료에서 파인레논과 엠파글리플로진을 병용한 경우, 단독 치료보다 요로 알부민 대 크레아티닌 비율이 더 크게 감소했다"고 결론내렸다.
2025-06-10 12:02:06연구・저널

"전공의 수련 천차만별"…의학회, 교육원으로 표준화 시동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대한의학회가 전공의 수련의 질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전공의 수련 교육원' 설립 필요성을 공론화한다.그동안 수련 교육이 각 병원의 역량과 책임 속에서 체계적 지원 없이 운영돼 온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9일 대한의학회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전공의 수련 교육원 설립을 정부에 공식 제안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이진우 대한의학회 회장(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교수)은 "의대 정원 확대와 필수의료 강화라는 큰 물결 속에서 전공의 수련의 질 관리 문제는 지금까지 너무 오랫동안 방치돼 왔다"며 "전공의 수련은 단순히 현장 경험을 쌓는 것이 아니라, 전문성을 갖춘 의사를 양성하는 핵심 교육 과정인데, 지금까지 이를 총괄하고 설계하는 전담 조직조차 없었다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현재 수련 시스템은 보건복지부가 수련기관 지정 및 정원을 승인하고, 각 학회가 수련 프로그램을 구성하며, 병원이 실무를 맡는 구조다.이진우 대한의학회 회장문제는 이 모든 과정에서 수련의 질을 모니터링하거나 교육 내용을 점검하는 독립 기전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는 것. 이로 인해 병원별, 전공과별 격차가 심각하며 전공의가 인력 공백을 메우는 '노동력'으로만 취급되는 악순환도 반복되고 있다.박용범 수련교육이사(세브란스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지금도 수련기관이 194곳이나 되는데, 이 중 인턴 정원이 5명 이하인 곳이 절반 가까이 된다"며 "이런 기관에서 제대로 된 수련 교육이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도전문의의 교육 역량이나 헌신 정도도 기관마다 천차만별인데, 그에 대한 평가나 피드백 시스템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덧붙였다.교육원이 없어서 발생한 대표적 문제 중 하나는 병원 간 수련 질 불균형이다. 수술이나 시술 같은 핵심 술기 경험이 부족한 병원에서는 전공의가 자비로 외부 연수를 알아보거나, 연차 중 특정 병원에 파견을 나가는 식으로 보완하고 있지만 교육의 연속성과 질이 보장되지 않고, 전공의 개인에게 부담을 지우는 구조로 굳어져 있다.또 다른 문제는 수련 성과를 평가하는 기준이 지나치게 협소하다는 점이다. 전공의가 수련 기간 동안 어떤 역량을 갖췄는지 체계적으로 측정할 시스템이 없다 보니, 결국 모든 평가가 전문의 시험으로 집중되는 왜곡이 발생한다. 실제 의료 현장에서 필요한 역량보다 시험 점수에 의존하는 구조다.'전공의 수련 교육원'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련 교육 과정 개발 ▲수련 평가 ▲지도전문의 역량 개발 ▲수련기관 평가 ▲전공의 교육 연수 체계화로 수련의 전 과정을 아우르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겠다는 것.박 이사는 "미국의 ACGME, 영국의 GMC처럼, 수련 교육을 국가 차원에서 설계하고 관리하는 독립 조직은 이미 보편화된 모델"이라며 "우리도 이제는 특정 학회나 병원에만 맡겨둘 것이 아니라, 공공성과 전문성을 갖춘 교육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실제로 미국은 미국의 전문의 수련 프로그램을 인증하는 민간 비영리기관 ACGME(Accreditation Council for Graduate Medical Education)을, 영국은 의사 면허와 교육을 총괄하는 국가 기관 GMC(General Medical Council)을 운영하고 있다.미국 내 모든 전공의(레지던트)와 펠로우 수련 프로그램이 ACGME 인증을 받아야 하고, 각 수련 프로그램은 ACGME의 인증 기준을 충족해야 유지 가능하고, 프로그램 질이 낮거나 평가에서 문제가 발견되면 인증 취소나 시정 명령이 내려지기도 한다.GMC는 의대 교육, 전공의 수련, 계속교육까지 전 과정의 기준을 설정하고, 의사 면허 발급 및 윤리·전문성 평가도 관리한다. 영국의 전공의 수련 역시 GMC가 승인한 교육기관과 프로그램에서만 가능하고, 수련 프로그램도 매년 평가와 피드백을 받는다.이 회장은 "미국에는 ACGME, 영국에는 GMC와 같은 조직이 전공의 수련과 관련해서 굉장히 포괄적인 일들을 하고 있는데, 한국은 전문화되고 상설화된 그런 기구가 현재는 없다"며 "그간 26개 전문학회에서 계속 노력을 해왔지만 엄밀하게 표준화되고 체계화된 수련 체계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그는 "상설화된 기구 설립의 필요성에는 전공의들도, 수련 기관들도 원하는 부분"이라며 "수련의 질 중심으로 전환 이후엔 전문의 시험까지 교육원이 통합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이를 위해선 제도적·재정적 뒷받침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대한의학회는 오는 13일 학술대회를 통해 수련 교육원 설립의 구체적 운영 구조와 제도화 방안을 첫 공개할 예정이다.
2025-06-10 05:30:00학술대회

대기오염 장기간 노출시 녹내장 위험 2배 美안과학회에 보고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장기간 대기오염에 노출될 경우 대표적 실명 질환인 원발 개방각녹내장(primary open-angle glaucoma, POAG) 발생 위험이 최대 2배 증가한다는 대규모 장기간 코호트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59만여 명을 14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대기 중 일산화탄소, 미세먼지(PM2.5), 이산화질소 등의 농도가 일정 기준 이상으로 증가할 경우 녹내장 발생 위험이 함께 높아지는 경향을 확인했다.대만 창화 기독교병원 슈한 창 등 연구진이 진행한 장기 대기 오염과 원발성 개방각 녹내장의 연관성 연구 결과가 미국 안과학회지에 31일 게재됐다(DOI: 10.1016/j.ajo.2025.05.031).녹내장은 안압 상승이나 시신경 손상에 의해 시야가 점점 좁아지는 질환으로, 한 번 손상된 시신경은 회복이 어려워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대표적인 만성 질환 중 하나로 전 세계 실명 원인의 상위를 차지하며 고령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유병률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그간 녹내장의 위험 요인으로는 고안압, 고령, 가족력, 심혈관 질환 등이 알려져 있었으나 환경적 요인과의 연관성은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상태였다.59만명을 14년간 추적한 결과 장기간 대기오염에 노출될 경우 실명 질환인 원발 개방각녹내장 발생 위험이 최대 2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기존 일부 단면 연구에서 대기오염과 녹내장 간 연관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었지만, 연구 기간이 짧고 표본 수가 적거나 특정 지역에 국한돼 있어 인과성을 추정하기에 한계가 있어 연구진은 보다 명확한 근거를 확보하고자 대만 국민건강보험연구자료(NHIRD)와 대기오염 관측 데이터를 연계해 후향적 코호트 연구를 설계했다.연구 대상은 2000년 1월 1일부터 2013년 12월 31일까지 추적이 가능한 20세 이상 일반인 59만 338명을 포함했으며 모두 연구 시작 시점에 녹내장 진단 이력이 없는 이들이다.각 대상자의 건강보험 등록 주소를 통해 해당 지역의 대기오염 수준을 추정했으며, 총 7가지 주요 대기오염물질(이산화황, 일산화탄소, PM10, PM2.5, 질소산화물, 일산화질소, 이산화질소)의 일일 평균치를 10년 간 누적 산출했다.연구 결과 총 3158명(0.53%)이 추적 기간 중 POAG 진단을 받았고 이들은 모두 안과 전문의에 의해 진단됐으며, 외래 진료를 최소 2회 이상 받고 관련 치료를 받은 경우로 한정했다.다변량 콕스 회귀분석 결과, 10년 평균 대기오염물질 농도가 표준편차 1단위 증가할 때 POAG 발생 위험은 1.40배에서 2.08배까지 증가했다.특히 일산화탄소와 PM2.5에서 가장 강한 연관성이 관찰됐으며, 이산화황의 경우에도 위험 증가가 유의하게 나타났다.연구진은 이는 대기오염으로 인한 전신 혈관 기능 저하, 산화 스트레스, 만성 염증 반응 등이 안구 내 미세혈관 및 시신경에 영향을 미친 결과로 추정했다.이번 연구는 기존의 단면적 연구나 지역 기반 분석의 한계를 보완해, 장기적 노출과 녹내장 발생 간의 인과 관계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특히 오염물질 간 위험 증가 정도가 상이함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일관된 양상을 보였다는 점은, 대기오염 자체가 녹내장 위험 인자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연구진은 "대기 오염에 장기간 노출되면 POAG의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며 "이러한 연구 결과는 특히 오염 수준이 높은 지역에서 이러한 위험을 완화하기 위한 추가 연구 및 공중 보건 개입의 필요성을 뒷받침한다"고 결론내렸다.
2025-06-09 11:43:54연구・저널

신·구 내과 교수가 본 내과 기피 현상…"자연스런 원인"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내과 전공의 지원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가운데, 젊은 의사들의 기피 현상의 원인으로 '삶의 질을 중시하는 가치 변화와 의료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라는 분석이 나왔다.저녁이 있는 삶, 취미를 누리는 삶, 평화로운 삶 추구는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이는 결코 비난받아 마땅한 태도가 아니라 시대의 변화를 반영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점에서 단순히 내과 기피 현상을 개인의 문제로 치부할 수 없다는 것.이보다는 업무 강도 조정, 합리적인 보상 체계 마련, 법적 리스크 완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와 같은 실질적인 근무 환경 개선이 뒷받침될 때 내과가 다시 '매력적인 전공'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경희의대 심장내과 이진호, 우종신 교수. 연구진은 개인의 삶의 질 추구가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는 점에서 근무 여건 개선과 같은 실질적 변화가 동반돼야만 내과 기피 현상을 완화될 수 있다고 봤다. 경희의대 심장내과 이진호, 우종신 교수의 '젊은 의사들이 내과를 선택하지 않는 이유' 관점 연구가 대한내과학회지 KJM에 1일 게재됐다(doi.org/10.3904/kjm.2025.100.3.99).논문에 따르면 내과 기피 현상은 고강도 업무 구조, 낮은 보상, 과도한 법적 책임과 같은 복합적 요인이 맞물려 나타나는 결과이며, 이를 개선하지 않을 경우 내과 진료의 지속 가능성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경고가 뒤따랐다.먼저 내과의 학문적·임상적 발전에도 불구하고, 내과 진료 환경은 여전히 과도한 노동 강도와 낮은 보상을 동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연구진은 "최근 들어 젊은 의사들의 내과 지원율이 현저하게 감소하고 있는 현실은 심각한 경고를 보내고 있다"며 "이는 단순히 최근의 의료계 갈등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현상으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유사한 경향이 관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연구진은 "젊은 의사들의 내과 기피는 단순한 선호 변화가 아니라 의료 시스템 전반에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심각한 문제"라며 "남아 있는 의사들의 업무 부담 증가는 물론 중환자 치료와 같은 핵심 의료 시스템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위험한 신호라 할 수 있는 점에서 그 원인을 분석했다"고 설명했다.이어 "각 분과의 세분화와 정밀한 진료 능력 향상은 환자들에게 더 나은 치료를 제공할 수 있게 해줬다"며 "그러나 의료의 발전과 함께 사회적 가치관도 크게 변해 과거에는 직업의 명예와 자아 실현을 중요하게 여겼다면 지금은 경제적 안정과 개인의 삶의 질이 더욱 강조된다"고 지적했다.개인의 삶의 질 중시는 의료계만의 현상이 아니라 장시간 근무와 높은 책임이 요구되는 다양한 직업군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젊은 의사들도 다양한 삶의 방식을 고려하게 됐다는 것.내과는 외래 진료뿐 아니라 입원 병동, 중환자실, 응급실 관리 등 광범위한 진료 영역을 담당하며, 일부 분과에서는 시술 업무까지 병행해야 하지만 이에 상응하는 보상은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이와 같은 구조적 불균형은 필연적으로 타 진료과와의 경쟁에서 내과를 불리한 위치로 만들고 있으며, 전공의 수급 불균형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판단이다.연구진은 "젊은 의사들을 이제 더욱 현실적이고 정보에 밝다"며 "과거에는 제한적이었던 전공 관련 정보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와 네트워크를 통해 투명하게 공유되면서 각 진료과의 근무 환경, 당직 빈도, 보상 수준 등을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광범위하고 지속적인 업무 강도가 요구되지만 이에 상응하는 보상은 충분하지 않은 내과의 현실이 그대로 드러나게 된만큼 젊은 의사들은 보다 현실적이고 전략적인 선택을 하고 있다는 것.연구진은 "환자의 치료 결과에 대한 사회적 기대 수준이 높아지면서 의사들은 더 많은 법적 부담을 느끼게 된다"며 "특히 복잡하고 위중한 질병을 다루는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 진료해도 예후가 좋지 않을 경우 법적 책임을 지는 선례들이 등장하면서 법적 책임이 적은 과를 택하게 될 수밖에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이어 "사회 전반의 가치관 변화도 내과 기피 현상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과거에는 직업적 명예와 자아 실현이 중요한 기준이었으나, 젊은 의사들은 저녁이 있는 삶, 취미를 누리는 삶, 평화로운 삶을 선택하는데 이는 결코 비난받아 마땅한 태도가 아니라 시대의 변화를 반영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했다.가정과 직업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한 가치로 자리 잡고 있어 내과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단순히 내과 기피 현상을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고 인식 개선을 주문해선 안 된다는 게 연구진의 판단.구체적인 개선 과제로는 ▲업무 강도 완화 ▲보상 체계의 현실화 ▲법적 리스크 완화를 위한 제도 마련 ▲AI 및 디지털 헬스케어 기반의 업무 효율화 등을 제시했다. 특히 대한내과학회를 중심으로 한 구조적 개혁 의지와 실질적인 실행 계획을 주문했다.연구진은 "전공의 개인의 헌신이나 명예감에 기댄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으며, 수련 환경뿐만 아니라 수련 이후의 진료 환경까지 통합적으로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업무 강도를 줄이고 실질적인 보상을 높이는 정책적 지원, 의료 현장의 법적 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이어 "가장 중요한 주체 중 하나는 대한내과학회이며 적극적이고 혁신적인 개혁 의지를 보여야 한다"며 "학회가 젊은 의사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여 업무 강도 조정, 합리적인 보상 체계 마련, 법적 리스크 완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와 같은 실질적인 근무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마지막으로 "최근의 인공지능 기술, 디지털 헬스 케어 분야가 업무의 효율화를 가져와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출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연구해야 한다"며 "의사 개개인은 물론 학회와 의료계 전체의 혁신적이고 과감한 접근만이 내과를 다시 매력적이고 보람 있는 과로 자리 잡게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25-06-09 05:20:00연구・저널

건선에 아달리무맙+메토트렉세이트 병용, 효과 '무'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건선 치료에 있어 아달리무맙에 메토트렉세이트를 추가 투여해도 아달리무맙 단독요법 대비 치료 효과나 약물 지속성 측면에서 유의미한 차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영국 맨체스터의대 피부과 제나스 위 등 연구진이 진행한 아달리무맙 단독요법 대 메토트렉세이트 병용요법 비교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 JAMA Dermatology에 4일 게재됐다(doi:10.1001/jamadermatol.2025.1463).그간 아달리무맙과 메토트렉세이트 병용요법이 면역원성을 줄이고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이론적 근거와 임상적 기대가 있었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명확한 근거가 부족했다.실제로 류마티스 관절염 등 타 질환에서는 병용요법이 효과적이라는 보고가 있었고, 건선 치료에서도 유사한 기대가 존재했지만 이를 입증하고자 진행됐던 OPTIMAP 무작위 임상시험이 참여자 부족으로 조기 종료된 바 있다.연구진은 이미 존재하는 대규모 실제진료 데이터를 활용해 무작위 임상을 모사하는 'target trial emulation' 방식으로 근거의 공백을 메우고자 했다.즉 해당 연구는 무산된 OPTIMAP 무작위 임상시험의 설계 요소를 재현한 것으로, 아달리무맙 단독요법과 메토트렉세이트 병용요법의 효용성을 비교하고자 설계됐다.연구진은 2007년부터 2021년까지 영국피부과학회 생물학제제 및 면역조절제 등록자료(BADBIR)에 수록된 판상건선 환자 중 1784명을 분석 대상으로 선정했고, 이 중 231명은 메토트렉세이트 병용군(중재군), 1553명은 아달리무맙 단독군(비교군)이었다.연구 대상자들의 연령은 평균 약 43.6세였고 여성은 전체의 42.3%였다.주요 결과지표는 아달리무맙의 1년 생존율로 설정됐으며, 3년 생존율과 PASI75 도달률, 중대한 이상반응, 약물 농도, 항약물항체(ADA) 형성 등이 보조 지표로 포함됐다.분석 결과 1년 아달리무맙 생존율은 단독요법군 78.1%, 병용군 79.1%로 거의 유사했으며(차이 1.0%),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PASI75 도달률 역시 1년 시점에서 단독군 52.0%, 병용군 49.4%, 3년 시점에서 각각 32.4% 대 37.2%로 나타났으나 모든 비교에서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중대한 이상반응, 약물 농도 또한 유사했으나 항약물항체 수치는 병용군에서 더 낮은 경향을 보였다(평균 차이 −123.7 AU/mL).선행 연구인 OPTIMAP 임상시험이 피험자 모집 부족으로 조기 종료돼 명확한 결론을 도출하지 못한 상황에서, 본 연구는 그 설계를 반영해 실제 임상 데이터를 분석함으로써 보다 현실적인 근거를 제공했다.연구진은 이러한 결과를 통해 메토트렉세이트 병용이 이론적으로는 아달리무맙에 대한 면역원성을 낮추고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병용에 따른 효과 증진이나 약물 유지율 개선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연구진은 "아달리무맙 단독요법 대비 메토트렉세이트 병용의 명확한 임상적 이점은 관찰되지 않았다"며 "치료 결정 시 병용요법의 부가적인 효과를 기대하기보다는 환자 특성과 약물 내약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2025-06-05 11:58:34연구・저널
인터뷰

"2060년에는 '간염' 질환 역사책에만 남아있을 것"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대한간학회가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았다.1995년 97명의 창립 회원으로 출발할 당시 오늘날 2천 명이 넘는 간질환 전문가들이 활동하는 국내 최대의 간 분야 학술 단체이자 세계적인 학술 단체로 자리 잡을 것을 기대한 이는 많지 않았다.그도 그럴 것이 간을 전문으로 진료, 연구한다는 개념도 정립되지 않았고, 간질환은 일부 병원에서만 깊이 다뤘던 분야였기 때문. 게다가 수술을 제외하곤 변변찮은 간염 치료제조차 없는 그런 불모지 영역에서 막 첫발을 내딘 학회가 세계적 학술단체로 성장할 것이란 기대는 애초에 불가능했다.그런만큼 지난 30년을 두고 "드라마틱했다"는 평가가 과하지 않다. 학회가 하나의 정체성을 갖고, 독립된 목소리를 내는 조직으로 성장하는 전 과정을 곁에서 지켜본 김윤준 대한간학회 이사장(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을 만나 지난 30년의 의미와 향후 30년의 비전에 대해 들었다.■"창립 당시 레지던트…드라마틱한 변화의 연속"김윤준 이사장은 지난 30년을 드라마틱한 변화의 연속이라고 평했다.김 이사장은 "1995년 학회가 처음 만들어질 당시 레지던트였다"며 "그때는 간을 전문으로 한다는 개념도 지금처럼 정립되지 않았고, 간질환은 일부 병원에서만 깊이 다뤘던 분야였다"고 회상했다.그는 "시간이 흘러 학회가 하나의 정체성을 갖고, 독립된 목소리를 내는 조직으로 성장하는 전 과정을 곁에서 볼 수 있었다"며 "마치 한 명의 신생아가 성숙한 어른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본 과정은 행운이자 드라마틱한 일들의 연속이었다"고 평가했다.학회의 성장은 간질환 치료의 진보와 함께했다. 치료제가 없던 시절, 간염은 결국 간경변과 간암으로 이어지는 길이었다. 90년대 중반만 해도 B형 간염 치료제는 이제 막 개발이 시작된 수준이었고, C형 간염은 손 놓고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다. 내과의사로서도 무력감을 느낄 수밖에 없던 병이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김 이사장은 "간암이 생기면 항암제도 거의 없고, 내과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없었던 게 불과 20~30년 전"이라며 "지금은 C형 간염은 완치가 가능하고, B형 간염도 철저하게 관리할 수 있는 시대가 돼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했다.그는 "WHO의 2030년 간염 퇴치 목표도 이젠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진짜로 도달 가능한 현실이 됐다"며 "치료 관련 환경이 변하면서 연구도 활성화되고, 예후도 상승하는 변화의 연속이 이어졌다"고 밝혔다.김윤준 간학회 이사장은 지난 30년간 간질환에서의 드라마틱한 변화를 토대로 향후 2060년엔 간염의 종식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B형 간염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는 1998년 라미부딘을 시작으로 2000년대 들어 아데포비어, 엔테카비르, 테노포비르, 테노포비르 알라페나미드 개발까지 급물살을 맞았다. C형 간염도 혁신적 치료제(DAA)로 꼽히는 소발디, 하보니, 마비렛 등으로 완치율 95% 이상을 기록했고, D형 간염 역시 2020년 유럽 EMA가 부레티델를 조건부 승인하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치료 환경의 변화를 신약이 이끌었다면, 학회 변화의 중심에는 지속적인 학술 활동과 국제적 네트워크 확대가 있었다. 대표적인 결과물이 간학회의 공식 학술지 'CMH(Clinical and Molecular Hepatology)'.김 이사장은 "CMH은 완전히 국제 학술지로 자리 잡아 전 세계에서 연간 1000편이 넘는 논문이 투고되고, 게재 승인은 10% 초반대로 굉장히 경쟁력 있는 저널로 성장했다"며 "실제로 CMH는 2023년 Impact Factor 14점으로 현재 간 분야 세계 학술지 가운데 6위이자 국내 1위, 아시아 1위 저널이 됐다"고 강조했다.그는 "외국 저명한 연자들, 교수들도 CMH에 논문을 게재하기 위해 경쟁한다"며 "그런 과정에서 외국 연구자들과 네트워크가 생기고, 편집 위원들과의 의견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공통의 관심사가 생기기도 하는데 이는 공동연구도 이어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30년간의 최대 연구 성과로는 C형 간염 국가검진 사업의 토대가 된 각종 연구를 꼽았다. 2021년 학회 주도로 시작된 국가검진 시행의 당위성을 살핀 연구들은 비용-효과성 근거를 토대로 정책 입안자들을 설득한 끝에 올해부터 본사업이 시행됐다."C형 간염은 증상이 없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어렵습니다. 진단받을 때는 이미 간경변, 간암으로 진행된 경우가 많아요. 검진이 답이지만 비용 문제가 컸죠. 학회는 실증 연구를 통해 국가 검진의 타당성과 필요성을 제시했고, 복지부와 긴 시간 설득하며 결국 제도화를 끌어낸 겁니다. 단순히 학술 논문을 발표하는 차원이 아니라, 연구를 통해 사회를 바꾸는 학회의 가능성을 확인한 사례죠."학회의 영향력이 학문적 울타리를 넘어 국가 정책으로도 확장된 사례라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2060년엔 간염 박멸"…향후 30년 과제는아쉬운 점은 없을까. 간염밖에 모르던 대중들이 비알코올성 지방간부터 간암 등 다양한 간질환에 대해 눈을 뜨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치료 의향에 대해선 소극적 분위기다.그는 "지방간이 흔하다고 해서 가벼운 병은 아닌데 여전히 '직장인 중에 지방간 없는 사람이 어딨냐'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풍토가 있다"며 "특히 술을 즐겨 마시는 문화나 회식 문화가 이런 인식에 일조한 것 같다"고 말했다.그는 "방치된 지방간은 간염, 간암으로 진행될 수 있고 간암 역시 조기 진단하면 완치율이 높기 때문에 증상에 대한 자각 및 검진 필요성 인식이 중요하다"며 "많은 사람들이 C형 간염이 완치 가능한 병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거나 B형 간염 보유자가 효과적인 치료 시점을 놓치는 경우가 많아 치료 인지율 제고는 과제"라고 했다.이에 간학회는 매년 '간의 날'을 비롯해 다양한 공공 캠페인, 대국민 강좌, 라디오 방송, 프레스 컨퍼런스를 통해 인식 개선에 힘써왔다는 것. 김 이사장은 "아무리 중요한 행사와 연구가 있어도 알려지지 않으면 공회전에 불과하다"며 미디어와의 지속적인 접점을 강조했다.김 이사장은 간학회를 '서른 살 청년'에 비유했다. 열정은 넘치지만, 동시에 다음 세대를 준비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의미다. 혈기왕성한 학회라곤 하지만 언젠가 학회도 부침을 겪는다.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른 학회의 고령화 추세는 풀어야할 숙제다.김 이사장은 "학회 임원부터 주요 연구자들까지 고령화 추세에 접어들었다"며 "30대 보다는 40대 50대의 비중이 높고 이런 추세는 대한민국의 인구 연령 비중과 비슷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그는 "계속 신진 연구자, 간학회를 주도할 젋고 유능하고 포부가 큰 사람들을 발굴해야 하는 것이 과제"라며 "젊은 연구자 지원사업 등으로 학회를 이끌어갈 세대를 키우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간질환 분야는 그야말로 르네상스를 맞고 있다.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치료가 가능해졌고, 질병의 흐름 자체를 바꾸는 시대가 됐다. 그가 바라보는 향후 30년은 어떤 모습일까.김윤준 이사장은 "WHO가 내건 2030년까지의 간염 종식은 실패한 것이 아닌 단지 지연된 목표로 2060년에는 반드시 없어져 역사책에만 존재할 것으로 본다"며 "간암부터 지방간까지 다양한 신약이 개발되고 있다는 점에서 간질환의 치료와 접근법도 현재와는 상당히 달라져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그는 "중요한 것은 그간 학회가 지적 행위, 지식 공유를 위한 단순한 전문가 모임이 아니라 국민과 함께 질병을 극복해가는 파트너로 사회공헌에 앞장서 왔다는 것"이라며 "연구, 임상, 학술 등의 균형이 잘 맞아 돌아가면 불가능해 보이던 미션도 완수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2025-06-05 05:30:00연구・저널

중하부 직장암 수술, 로봇이 복강경보다 재발률 낮아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중하부 직장암 환자에서 로봇수술이 복강경수술보다 재발 위험을 절반 가까이 줄이고, 배뇨·성기능·배변 기능 등 기능적 회복에서도 우위를 보인 대규모 무작위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중국 중산병원 푸단대 대장외과 청양펑 등 연구진이 진행한 중하위 직장암에서의 로봇 대 복강경 수술을 비교한 REAL(Randomized trial of robotic versus laparoscopic resection for rectal cancer) 임상 결과가 국제학술지 JAMA에 2일 게재됐다(doi:10.1001/jama.2025.8123).직장암은 골반이라는 좁은 공간 내에서 해부학적 구조물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수술 시 신경 손상에 따른 배뇨·성기능 장애 위험이 높고, 수술 후 국소재발 방지를 위한 정교한 절제가 필수적이다.복강경 수술은 개복 수술에 비해 환자의 회복 속도를 앞당기는 장점이 있으나, 시야의 한계와 기구 조작 제약으로 인해 정밀한 해부에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중하부 직장암 환자에서 로봇수술이 복강경수술보다 재발 위험을 절반 가까이 줄이고, 배뇨·성기능·배변 기능 등 기능적 회복에서도 우위를 보인 대규모 무작위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로봇수술은 3차원 고화질 시야와 손떨림 제거 기능, 손목 관절 모션 구현을 통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아 왔지만, 장기 재발률과 생존율에 대한 명확한 근거는 부족한 상태였다.이를 확인하고자 한 REAL 연구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중국 8개 11개 의료기관에서 중하부 직장암(cT1-T3, N0-N1 또는 ycT1-T3 Nx)으로 진단받은 원격 전이 없는 환자 1240명을 복강경군과 로봇군에 1:1 무작위 배정, 총 1171명이 최종 분석에 포함됐다.환자군은 평균 나이 약 60세로 양군 간 인구학적 특성은 유사했으며, 중앙 추적 관찰 기간은 43개월로 설정됐다.분석 결과 로봇수술군에서 3년 국소재발률이 1.6%로 복강경수술군의 4.0%에 비해 유의하게 낮았고(HR 0.45), 보정 후 분석에서도 유사한 경향이 유지됐다(HR 0.39).3년 질병무재발생존률(DFS)은 로봇수술군에서 87.2%로 복강경수술군의 83.4%보다 높게 나타났으며(HR 0.74), 보정 후 분석에서도 유의미한 차이를 유지했다(HR 0.67).반면 전체생존률(OS)은 3년 시점에서 양군 간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94.7% 대 93.0%).기능적 지표 분석에서도 로봇군이 수술 후 3개월과 6개월 시점에서 배뇨, 남녀 성기능, 배변 기능에서 유의한 개선을 보였고, 12개월 시점에서는 배뇨 및 남성 성기능 회복의 우위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이번 연구는 로봇 직장암 수술의 장기 성적을 본격적으로 입증한 첫 대규모 무작위 임상시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기존 단일기관 또는 관찰연구 수준에서 벗어나, 다기관·무작위 설계와 충분한 추적 관찰을 통해 재발률, 생존율, 기능 회복까지 통합적으로 분석한 점에서 로봇수술의 근거 기반 확대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연구진은 "정확한 해부가 가능한 로봇 시스템의 강점이 종양 절제 경계 확보와 자율신경 보존 측면에서 모두 유리하게 작용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며 "향후 로봇수술 교육의 체계화와 임상 경험 축적이 병행된다면, 중하부 직장암 치료에 있어 로봇수술이 선호되는 선택이 될 수 있다"고 결론내렸다.
2025-06-04 11:55:18연구・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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