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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셉트에서 실제 근거로...3제 복합제 고혈압 초치료 부상

[메디칼타임즈=박상준 기자]경증-중등도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초저용량 3제 복합제가 표준용량 단일제와 비교해 대등하거나 더 우수한 혈압강하 효과를 보였다는 3상 임상 결과가 나왔다. 미국심장학회(JACC) 87권 18호에 게재된 HM-APOLLO-301 및 302 연구는 암로디핀 1.67mg, 로사르탄칼륨 16.67mg, 클로르탈리돈 4.17mg으로 구성된 초저용량 3제 복합제(LDC-ALC)를 표준용량 단일요법(암로디핀 5mg 또는 로사르탄칼륨 50mg)과 비교한 국내 최초의 이중맹검, 활성대조 3상 연구다.두 연구 모두 국내 다기관에서 진행됐으며, 수축기혈압(SBP) 140~180mmHg 미만, 이완기혈압(DBP) 110mmHg 미만인 성인(19세 이상) 환자를 대상으로 4주 위약 유로지기 후 8주간 치료 효과를 평가했다. 1차 평가변수(종료점)는 8주 시점의 SBP 감소율로, 비열등성을 먼저 확인한 뒤 우월성을 검증하는 단계적 설계를 적용했다.암로디핀 대비 "동등", 로사르탄 대비 "우월"301 연구(2022년 5월~2023년 6월)에서 LDC-ALC는 암로디핀 단일요법 대비 8주차 SBP 감소에서 비열등성을 입증했다(비열등성 마진 3mmHg 미만). SBP 변화량은 LDC-ALC군 -19.1mmHg, 암로디핀군 -19.9mmHg로 유사했다(95% CI -1.5~3.1, P=0.495). DBP 감소폭과 혈압 조절률도 두 군 간 차이가 없었다.302 연구(2024년 3월~12월)에서는 LDC-ALC가 로사르탄 대비 비열등성 뿐 아니라 우월성까지 입증했다. SBP 평균 변화량은 LDC-ALC군 -19.9mmHg, 로사르탄군 -16.4mmHg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95% CI -6.6~-0.2, P=0.037). DBP 감소폭과 혈압 조절률 모두 LDC-ALC군에서 더 우수했다.이상반응 발생률은 두 연구 모두 군간 유사한 수준이었다. 암로디핀 비교군에서는 LDC-ALC 11.7% 암로디핀 13.9%, 로사르탄 비교군에서는 LDC-ALC 6.4% 로사르탄 3.3%로 나타났다. 치료 중단율은 1% 이하였으며, 약물 관련 중대 이상반응은 보고되지 않았다.연구진은 단일정 초저용량 3제 복합제가 암로디핀과 유사하고 로사르탄보다 우수한 혈압 감소 효과를 8주간 보였으며, 단기 내약성도 유사했다고 결론지었다. 이어 이번 결과는 LDC-ALC가 경증-중등도 고혈압의 초기 치료제로서 효과적이고 내약성이 우수한 대안이 될 수 있음을 뒷받침하며, 기존에 검증된 단일요법과 함께 치료 선택지를 확장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이 연구의 제1저자인 강북삼성병원 순환기내과 성기철 교수는 "이번 연구는 초저용량의 3가지 성분 복합제가 기존 표준 단일 약제와 비교해 효과가 우수하면서도 부작용 없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첫 번째 임상 3상 연구"라며, "알약의 개수를 줄여 환자 복용 편의성을 높이고, 의사 환자 모두에게 복잡한 고혈압 치료 단계를 단순화해 정체 되어 있는 고혈압 조절율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교신저저로 참여한 동국의대 이무용 교수는 "이번 연구가 갖는 중요한 의미는 저용량 3제 복합제가 단일제보다 우수하거나 동등할 것이라는 콘셉트를 임상에서 확인한 최초의 헤드투 헤드 연구라는 점이며 무엇보다도 고혈압 초기 환자에게 가장 많이 사용하는 칼슘제제(Ca계열, 노바스크 등)와 비교함으로서 실제 활용가치를 높였다는 점"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한편 이번 연구는 각각 임상시험등록번호 NCT05362110(301), NCT06438172(302)로 등록돼 있다.미국심장학회(JACC) 87권 18호에 게재된 HM-APOLLO-301 및 302 연구 결과

한·일 석학의 경고…"기초의학 무너지면 미래의료도 없다"

국제생리과학연맹(IUPS) 회장인 쿠보 요시히로 교수와 한국의사과학자협회 김종일 회장은 각각 일본과 한국의 현실을 진단하면서도 "기초의학의 지속가능성 확보"라는 같은 목표를 제시했다.[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기초의학이 무너지면 미래 의료도 설 자리를 잃는다."대한의사협회 학술대회에서 만난 한국과 일본의 기초의학 석학들은 공통된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일본은 연구 생태계의 장기 침체를, 한국은 기초의학 인력의 급격한 감소를 걱정했지만 제시한 해법은 놀라울 만큼 닮아 있었다. 안정적인 연구지원과 의사과학자(Physician Scientist) 양성, 그리고 국가 차원의 장기적인 연구 생태계 구축이다.10일 의사협회는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의사의 전문성으로 여는 지속 가능한 미래의료 : AI와 초고령화 시대를 재설계하다'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기초의학의 발전 방안을 모색했다.먼저 국제생리과학연맹(IUPS) 회장인 쿠보 요시히로 교수는 '기초의학 진흥과 차세대 인재 양성: 일본 NIPS 및 IUPS 사례에서의 시사점'을 주제로 발표하며 장기화되고 있는 연구 침체의 현주소를 소개했다.그는 "2000년대 중반 이후 논문 생산성과 연구성과가 감소하고 있지만 한국과 중국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며 "특히 연구자 주도의 기초연구 기반이 약화되고 있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그는 "정부는 연구개발 전체 예산을 꾸준히 투자하고 있지만 연구자 주도의 기초연구 지원은 충분하지 않다"며 "연구과제 선정률이 지나치게 낮아지면 연구비 확보가 사실상 '복권'과 다를 바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국제생리과학연맹(IUPS) 회장인 쿠보 요시히로 교수경쟁형 연구비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연구자들은 연구계획서를 작성하는 데 점점 더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는 것이 그가 전한 현실. 대학 운영비 역시 지난 20여 년 동안 지속적으로 감소했다는 설명이다.의사과학자의 연구 환경도 녹록지 않다. 임상 진료와 교육, 행정업무 부담으로 연구시간을 확보하기 어렵고, 박사후연구원 과정 이후 안정적인 연구직으로 이어지는 경력 경로도 부족하다. 결국 우수한 연구자들이 산업계나 임상 현장으로 이동하면서 연구 기반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쿠보 회장은 "의사과학자는 진료와 교육, 행정 업무까지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연구에 집중할 시간이 매우 부족하다"며 "박사후연구원을 마친 뒤에도 안정적인 연구직을 얻기 어려워 우수한 젊은 인재들이 산업계나 임상으로 떠나고 있다"고 했다.그는 "중개연구와 산업화는 중요하지만 기초연구를 대신할 수는 없다"며 "예상하지 못했던 혁신은 연구자 주도의 호기심 기반 기초연구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했다.일본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부터 제7기 과학기술혁신기본계획(2026~2030)을 추진하며 기초과학을 국가 핵심 전략으로 다시 끌어올렸다. AI, 양자기술, 반도체, 바이오 등 전략 분야 투자와 함께 지난해부터는 '의학과학 연구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의사과학자의 연구시간 확보, 전문인력 확충, 바이아웃(Buy-out) 제도 도입 등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그는 자신이 오랫동안 재직한 일본 국립생리과학연구소(NIPS)를 대표 사례로 소개했다. NIPS는 전국 연구자들이 첨단 연구장비를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본 유일의 생리학 공동이용 연구기관. 연간 200건이 넘는 공동연구를 수행하는 동시에 매년 약 20개의 연구기술 교육과정을 운영하며 지금까지 4000명 이상의 연구자를 양성했다.쿠보 회장은 "최첨단 연구뿐 아니라 개발도상국을 포함한 전 세계 기초의학 역량을 함께 키우는 것이 인류 보건을 위해 필수적"이라며 "젊은 연구자들에게는 소규모 연구비나 학회 참가 지원 같은 작은 기회가 연구자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고 IUPS 회장으로서 국제 협력의 중요성도 강조했다.한국 역시 인력 감소라는 또 다른 위기에 직면해 있다.김종일 한국의사과학자협회 회장은 '의사과학자 양성을 통한 기초의학 발전 전략' 발표에서 지난 30여 년간 국내 기초의학 인력 구조가 크게 바뀌었다고 진단했다.그는 서울의대 생화학교실 사례를 소개하며 "1990년부터 1994년까지는 기초의학교실에 13명의 의대 졸업생이 진출했지만 이후 25년 동안은 14명에 그쳤다"고 설명했다.반면 2019년 정부의 융합형 의사과학자 양성사업이 시작된 이후에는 다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최근 7년 동안 기초의학교실에 새롭게 합류한 연구자는 11명으로 증가했으며, 과거와 달리 대부분 임상 전문의 과정을 마친 뒤 연구로 진입하는 형태다.김 회장은 "순수 기초의학 트랙은 크게 줄었지만 임상 경험을 가진 연구자가 기초의학으로 유입되는 새로운 흐름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김종일 한국의사과학자협회 회장긍정적인 흐름에서도 문제는 의사과학자의 정의조차 명확치 않다는 점. 기초의학교실 소속 연구자만 의사과학자인지, 임상교수 가운데 기초연구를 수행하는 의사도 포함해야 하는지, 연구시간이나 연구비 규모를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지 등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부족하다는 것이다.실제로 정부도 의사과학자 양성사업을 추진하면서 현재 국내 의사과학자가 얼마나 되는지조차 객관적인 통계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김 회장은 "미국도 의사과학자를 하나의 자격으로 규정하지 않는다"며 "연구비 수주나 연구 활동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계할 뿐이며 MD-PhD 역시 여러 경로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고 설명했다.그는 우리나라 역시 학부생부터 전공의, 박사과정까지 이어지는 전주기 의사과학자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연구 참여 인력은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전문연구요원 제도가 연구자로 진입하는 가장 강력한 유인책이라고 분석했다.이어 "박사학위를 마친 젊은 연구자가 독립적인 연구자로 성장하지 못하면 후배들도 의사과학자의 길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며 "연구비 지원과 연구 전념 시간 보장, 안정적인 연구직 진입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이를 위해 의사과학자 양성 예산 확대, MD-PhD 등 다양한 진입 경로 마련, 전공의 연구트랙 도입, 전문연구요원 제도 유지, 박사학위 이후 정착 지원, 국가 차원의 컨트롤타워 구축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국가별 현실은 다르지만 두 연자가 제시한 해법은 비슷했다. 단기 성과보다 연구 생태계를 키우는 장기 투자, 의사과학자의 안정적인 성장 기반 마련, 그리고 국경을 넘는 연구 협력이야말로 미래 의료 경쟁력을 결정할 핵심 과제라는 것.일본은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 역량을 유지하기 위해 기초연구 생태계 복원에 집중하고 있고, 한국은 감소한 기초의학 인력을 의사과학자 양성을 통해 회복하려 하고 있다. 결국 연구자가 안정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지 못하면 기초의학의 미래도 없다는 것이 두 연자의 공통된 결론이었다.>

AI·초고령사회 의사 역할은? 의협 학회서 미래의료 집중 조명

대한의사협회는 10일부터 3일간의 일정으로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의사의 전문성으로 여는 지속 가능한 미래의료 : AI와 초고령화 시대를 재설계하다'를 주제로 제43차 종합학술대회를 개최했다.[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AI가 의사의 진료를 돕고, 초고령사회가 의료의 역할 자체를 바꾸는 시대. 대한의사협회가 7년 만에 오프라인 학술대회를 열고 의료계가 주도하는 미래 의료의 청사진 제시에 나선다.의료 AI의 임상 적용부터 초고령사회 의료정책, 의사 자율규제와 미래 의학교육까지 의료계가 직면한 핵심 과제를 한자리에서 논의한다.대한의사협회는 10일부터 3일간의 일정으로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의사의 전문성으로 여는 지속 가능한 미래의료 : AI와 초고령화 시대를 재설계하다'를 주제로 제43차 종합학술대회를 개최했다.이는 코로나19 이후 7년 만에 다시 열리는 오프라인 행사로, AI와 초고령사회라는 거대한 변화 속에서 의사의 전문성과 미래 의료체계의 방향을 모색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AI와 초고령화는 의료의 지형을 근본부터 바꾸고 있다"며 "변화에 적응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의료계가 미래 의료를 직접 설계하고 선도하는 전문가 집단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김 회장은 AI가 영상판독과 진단 보조, 신약개발, 의료기록 작성 등 임상 현장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만큼 기술 활용과 함께 윤리적·법적 책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또한 초고령사회 진입과 지역사회 통합돌봄 시행으로 의료의 중심축이 병원에서 지역사회로 이동하는 상황에서 의사의 역할 역시 새롭게 정립돼야 한다고 진단했다.(왼쪽부터) 김택우 의협 회장, 이우용 조직위원회 학술위원장, 홍순원  문화위원장, 홍석주 학술이사그는 "수가체계와 의료전달체계, 인력구조, 책임체계 어느 하나도 현재 모습 그대로 미래를 맞이할 수 없다"며 "환자를 향한 직업적 양심과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의료의 본질은 지키면서 새로운 기술과 사회 변화에 맞는 의료를 의료계가 먼저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아울러 대한의사협회는 이번 학술대회를 계기로 국민과 회원을 향한 두 가지 약속도 제시했다.국민에게는 지속 가능한 보건의료체계 구축을 위해 초고령사회에 부합하는 의료정책과 거버넌스를 제안하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회원들에게는 독립적인 면허관리 시스템 구축과 자율규제 강화, 의료사고와 불가항력적 상황으로부터 의사를 보호할 법적·제도적 안전망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학술 프로그램은 크게 미래의학, 의료정책, 미래세대 및 자율규제, 문화·인문학 등 네 축으로 구성됐다.미래의학 세션에서는 AI 미래의학과 임상의사결정지원시스템(CDSS)의 실제 임상 적용 사례를 비롯해 AI 의료수가, 의료 AI의 윤리와 법적 책임, AI 시대 의학교육 등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AWS, 네이버, 업스테이지 등 국내외 빅테크 기업의 의료 AI 활용 사례도 함께 소개될 예정이다.의료정책 세션에서는 초고령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의료전달체계 개편과 지역필수의료 강화,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 재택의료와 노인의료 정책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진다.미래세대 세션에서는 의대생과 전공의, 공중보건의, 군의관 등을 대상으로 의학교육과 수련교육 혁신 방안을 논의하며, 전문직업성과 자율규제, 한국형 의사면허원 설립 방안에 대한 토론도 진행된다.이우용 조직위원회 학술위원장은 "AI 미래의학 등 첨단 의료기술의 혜택이 모든 국민의 삶과 진료실에 안전하게 닿을 수 있도록 대한민국 미래의학의 표준을 정립하겠다"며 "최신 학술지견과 다학제 세션을 통해 미래세대 의사들의 성장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문화 프로그램도 확대했다. 의인문학전과 건강한 우리 몸 그리기 대회, AI 영상 공모전, '클림트와 의학' 특별세션 등을 통해 의학과 예술, 인문학을 접목하고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홍순원 조직위원회 문화위원장은 "권위적인 이미지를 넘어 국민 곁에서 신뢰받는 의사 문화를 만들고 의사 공동체 내부의 유대감도 회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송길영 작가와 닥터프렌즈 특강 등 일반 국민과 소통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했다"고 말했다.이어 홍석주 학술이사는 "AI의 의료 현장 활용뿐 아니라 교육과 연구, 거대언어모델(LLM)의 의료 적용까지 폭넓게 다룰 예정"이라며 "의료 AI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생아 피부가 노랗다면? 황달의 종류와 위험신호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출산 후 아기의 피부나 눈 흰자위가 노랗게 변하는 모습을 보고 걱정하는 부모들이 많다. 신생아 황달은 신생아에게 흔히 나타나는 증상으로 대부분은 자연스럽게 좋아지지만, 일부는 치료가 필요한 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 특히 심한 황달은 신경학적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발생 시기와 지속 기간, 아이의 상태를 세심하게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신생아 10명 중 6명이 경험하는 흔한 증상신생아 황달은 혈액 속 빌리루빈이라는 물질이 증가하면서 피부와 눈이 노랗게 보이는 상태를 말한다. 빌리루빈은 수명을 다한 적혈구가 파괴되면서 생성되며 간에서 대사된 후 대변으로 배설된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성희 교수하지만 신생아는 성인보다 적혈구 수명이 짧아 빌리루빈 생성이 많고, 출생 직후 간 기능도 아직 미숙해 몸 밖으로 충분히 배출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혈액 속 빌리루빈이 일시적으로 증가해 황달이 나타날 수 있다.가장 흔한 형태는 생리적 황달이다. 정상 신생아의 약 60%에서 나타나며 보통 생후 2~3일부터 황달이 증가해 4~5일경 최고치에 도달한 뒤 특별한 치료 없이도 자연스럽게 호전된다.모유수유 중에도 황달이 나타날 수 있어모유황달은 발생 원인에 따라 조기 모유황달과 후기 모유황달로 나뉜다. 조기 모유황달은 모유를 충분히 먹지 못해 발생하는 반면, 후기 모유황달은 모유를 잘 먹는 아기에서도 모유 성분의 영향으로 나타날 수 있다.조기 모유황달은 생후 1주 이내 발생하는 황달로, 수유량 부족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하루 8~12회 정도 충분하고 자주 수유하면서 체중 증가와 소변량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며, 대부분 1~2주 이내 좋아진다.반면 후기 모유황달은 생후 1주 이후 나타나는 황달로, 건강한 신생아에서 모유 속 베타글루쿠로니다제(β-glucuronidase)가 장에서 빌리루빈의 재흡수를 증가시키는 것이 여러 기전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보통 생후 2~3주경 가장 심해지고, 짧게는 2주에서 길게는 2~3개월에 걸쳐 서서히 사라진다. 후기 모유황달은 모유수유를 일시적으로 중단하면 호전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모유수유를 영구적으로 중단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대부분은 모유수유를 이어갈 수 있으며, 수유 지속 여부는 황달 수치와 아이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의료진과 상담 후 결정해야 한다.정상 황달과 위험한 황달, 어떻게 구분할까모든 황달이 정상적인 것은 아니다. 출생 후 24시간 이내 황달이 발생하거나 빌리루빈 수치가 하루 5mg/dL 이상 빠르게 증가하는 경우, 또는 황달이 10~14일 이상 지속되는 경우에는 병적 황달을 의심해야 한다.병적 황달의 원인으로는 혈액형 부적합에 의한 용혈성 질환, 선천성 감염, 담도폐쇄, 갈락토스혈증, 갑상선 기능저하증 등이 있다. 또한 미숙아나 저체중아, 두혈종이 있는 경우에도 황달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보호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 중 하나는 집에서도 황달의 정도를 확인할 수 있는지 여부다. 가정에서 정확한 빌리루빈 수치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피부색이 노랗게 변하는 범위를 통해 황달의 정도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황달은 일반적으로 얼굴과 눈 주변에서 시작해 가슴과 배, 팔다리를 거쳐 손발바닥까지 진행된다. 얼굴에만 황달이 나타난 경우 빌리루빈 수치는 약 5mg/dL, 복부까지 내려온 경우는 약 12mg/dL, 손발바닥까지 진행된 경우는 약 20mg/dL 수준으로 추정한다.다만 이는 참고 기준일 뿐 정확한 수치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황달 정도는 경피 황달 측정기나 혈액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혈액검사가 가장 정확한 방법이다. 따라서 황달이 심해 보이거나 아이의 상태를 판단하기 어렵다면 의료기관을 방문해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피부색보다 중요한 아이의 상태황달이 심해지면 혈액 속 빌리루빈이 뇌세포에 침착해 핵황달을 일으킬 수 있다. 핵황달은 뇌에 치명적인 신경학적 손상을 유발하는 합병증으로, 드물지만 10만 명당 1명 정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아기가 평소보다 처져 보이거나 잘 먹지 못하고, 활동량이 감소하거나 정상적인 반사가 줄어드는 경우에는 즉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 핵황달이 발생하면 사망 위험이 높아질 수 있으며, 생존하더라도 뇌성마비나 청력 손실 등의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황달치료, 광선치료와 교환수혈신생아 황달의 대표적인 치료는 광선치료다. 특정 파장(약 460-490nm)의 파란색 빛을 피부에 쬐어 몸속 빌리루빈의 구조를 변화시키면 간을 거치지 않고도 담즙(대변)과 소변으로 쉽게 배설될 수 있다. 비침습적이고 비교적 안전한 치료로 흔하게 사용되고 있다.광선치료에도 빌리루빈 수치가 계속 증가하거나 핵황달 위험이 높은 경우에는 교환수혈을 시행하기도 한다. 교환수혈은 도관을 통해 아기 피를 조금씩 빼내고, 그만큼 깨끗한 혈액을 넣어주는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하는 치료로, 이를 통해 혈액 속 빌리루빈은 물론, 혈액형 부적합 등 용혈성 질환에서는 적혈구를 파괴하는 항체와 손상된 적혈구까지 함께 제거해 수치를 빠르게 낮출 수 있다. 광선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중증의 경우에 제한적으로 시행하게 되며, 침습적 시술로 합병증 위험도 있어 주로 신생아집중치료실에서 치료가 이루어지게 된다."황달의 시기와 정도, 아이의 상태를 살피는 것이 중요"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성희 교수는 "신생아 황달은 대부분 자연스럽게 호전되지만 발생 시기와 지속 기간, 황달의 정도에 따라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 숨어 있을 수 있다"며 "생후 24시간 이내 황달이 발생하거나 빠르게 진행되거나 오래 지속되는 경우, 혹은 황달을 보이는 아이가 잘 먹지 못하고 처지는 모습을 보인다면 반드시 의료진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2026-07-20 15:32:03메타건강정보

AI로 뇌혈관질환 조기 위험 예측 가능성 확인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뇌졸중, 뇌경색, 뇌출혈 등 뇌혈관질환은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그러나 현재 진단은 주로 중대한 증상이 나타난 뒤 병원 방문을 통해 MRI나 CT 같은 검사로 이뤄지기 때문에, 일상생활 속에서 서서히 나타나는 변화를 미리 살피고 위험도를 감지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신경과 조경희 교수최근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신경과 조경희 교수와 한국과학기술원 건설및환경공학과 임리사 교수, 성균관대학교 전자전기공학부 정조운 교수 연구팀은 집 안에 설치된 비접촉 IoT 센서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뇌혈관질환의 전조 단계와 진단 임박 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이번 연구는 국내 65세 이상 독거노인 1,224명의 스마트홈 데이터를 활용해 진행됐다. 연구팀은 14일 단위 관찰 자료 13,362개를 분석했으며, 대상자는 뇌혈관질환 진단이력이 없는 대조군 598명, 이미 뇌혈관질환을 진단받은 환자 598명, 처음에는 진단 이력이 없었지만 이후 뇌경색 또는 뇌출혈로 병원 이송된 전조군 28명으로 나눴다.연구팀은 움직임 센서, 출입문 센서, 실내 온습도 센서에서 얻은 자료를 바탕으로 신체활동, 수면 패턴, 실내 환경 정보를 분석했다. 특히 AI가 집 안에서의 활동량 변화, 잠들기 전 움직임, 밤 시간대 활동, 비활동 시간, 수면 분절 등을 종합적으로 학습하도록 했다. 여기서 비접촉 센서는 몸에 기기를 붙이지 않아도 움직임이나 환경 변화를 감지하는 장치이며, 전조군은 아직 진단을 받기 전이지만 질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는 단계의 사람을 뜻한다.분석 결과, AI 모델은 뇌혈관질환 전조군을 구분하는 과제에서 정밀도와 재현율을 종합한 평가 지표인 AUPRC 0.85를 기록했다. 이미 진단받은 환자와 뇌혈관질환 진단이력이 없는 대조군을 구분하는 과제에서는 판별 성능 지표인 AUROC 0.91을 보였다. 또한 전조군 안에서 진단이 가까워진 위험 상태를 예측하는 과제에서는 민감도 95.12%, 특이도 96.97%, 정확도 96.53%를 나타냈다.AI가 중요하게 본 행동 지표도 확인됐다. 전조군을 구분할 때에는 밤 10시부터 새벽 2시 전까지 잠자리에 들기 전 시간대의 지속적인 움직임 증가, 비활동 시간 감소, 늦어진 수면 시작 시간이 주요 지표로 나타났다. 이미 진단받은 환자군에서는 새벽 시간대 활동 증가와 수면이 자주 끊기는 양상이 뚜렷했다. 진단이 임박한 위험을 예측할 때에는 저녁 시간대의 비활동 시간과 지속 활동량, 실내 습도 등이 중요한 요소로 분석됐다.이번 연구는 일상생활 속 변화를 꾸준히 관찰해 조기 진료와 검사를 돕는 보조 수단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혼자 사는 고령자는 증상을 늦게 알아차리거나 병원 방문이 지연될 수 있어, 집 안에서 비침습적으로 위험 신호를 감지하는 기술이 향후 도움이 될 수 있다.조경희 교수는 "뇌혈관질환은 초기 대응이 예후를 크게 좌우하는 질환이지만, 고령 환자에서는 미세한 변화를 놓치기 쉽다"며 "이번 연구는 일상생활 속 행동 변화가 뇌혈관질환 위험을 알려주는 디지털 지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연구"라고 말했다.한편, 이번 연구 'AI home monitoring for behavioral markers of cerebrovascular disease'는 디지털 헬스 분야 국제학술지 npj Digital Medicine에 최근 게재됐다.
2026-07-13 09:33:32연구・저널

'콜레스테롤약' 페노피브레이트, 회전근개 치료제로 재조명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고지혈증 치료제로 널리 사용되는 약물이 회전근개 파열 후 발생하는 근육 지방변성을 크게 억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존 약물을 새로운 적응증에 활용하는 '약물 재창출(drug repositioning)' 가능성을 제시한 연구로, 향후 회전근개 수술 치료 성적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보조 치료 전략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7일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정석원 교수팀이 이러한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최근 대한정형외과연구학회 학술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수상 논문은 국제학술지 The American Journal of Sports Medicine(AJSM)에 게재된 'Fenofibrate Attenuates Rotator Cuff Muscle Fatty Infiltration via Modulation of the PPARα-FABP4 Pathway'다.회전근개 파열은 어깨를 움직이는 힘줄이 손상되는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이다. 60세 이상에서는 30% 이상, 80세 이상에서는 절반 이상에서 발생할 정도로 흔한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파열 이후 근육에 지방이 축적되는 지방변성(fatty infiltration)이 진행되면 근육의 수축력이 떨어지고 힘줄 치유가 저해돼 수술 후 기능 회복이 늦어지고 재파열 위험도 높아진다. 현재까지 이를 효과적으로 억제할 치료법은 제한적인 상황이다.건국대병원 정형외과 정석원 교수페노피브레이트는 혈중 중성지방을 낮추고 HDL(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는 피브레이트(fibrate) 계열의 지질강하제로, PPARα(Peroxisome Proliferator-Activated Receptor Alpha)를 활성화해 지방산의 분해와 산화를 촉진하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이상지질혈증 환자에게 오랫동안 처방돼 안전성과 유효성이 비교적 잘 확립된 약물이다.정 교수팀은 앞선 연구를 통해 회전근개가 파열되면 손상 부위에 저산소 환경이 형성되고, 이 과정에서 저산소유도인자(HIF-1α)와 지방산결합단백질4(FABP4) 경로가 활성화되면서 근육 내 지방변성이 촉진된다는 기전을 규명한 바 있다.이번 연구에서는 여기서 더 나아가 고지혈증 치료제인 페노피브레이트(fenofibrate)를 활용해 해당 경로를 조절할 수 있는지를 검증했다. 연구팀은 저산소 환경에서 배양한 근아세포(C2C12)와 회전근개 파열 흰쥐 모델을 이용해 페노피브레이트의 효과를 검증했다.세포실험에서는 페노피브레이트 농도가 증가할수록 지방 축적과 연관된 FABP4 발현이 감소했고, 지방 산화를 촉진하는 PPARα 발현은 증가하는 결과가 확인됐다. 이는 회전근개 손상 후 나타나는 지방 축적을 분자 수준에서 억제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동물실험에서도 의미 있는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이 회전근개 파열 부위에 페노피브레이트를 국소 주사한 뒤 6주간 관찰한 결과, 근육 내 지방 침윤 면적은 대조군의 46.4%에서 6.7%로 감소해 약 7배 억제 효과를 보였다. 조직학적 분석에서도 근섬유 구조가 보다 잘 유지됐으며 지방 축적 역시 현저히 감소해 손상된 근육의 조직 보존 효과도 확인됐다.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기존 고지혈증 치료제를 회전근개 질환 치료에 적용하는 약물 재창출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미 임상에서 널리 사용되고 안전성이 축적된 약물을 활용하는 만큼, 새로운 신약을 개발하는 것보다 임상 적용까지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정석원 교수는 "이번 연구는 페노피브레이트가 회전근개 수술 전후 보조 치료제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라며 "특히 만성 파열이나 재파열 위험이 높은 환자들의 치료 성적을 개선할 새로운 치료 전략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한편 이번 연구는 임상에서 흔히 사용되는 약물을 근골격계 질환 치료에 적용한 중개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대한정형외과연구학회 학술상을 수상했다. 학회는 정형외과 전문의를 비롯해 공학·생명과학 등 다양한 분야 연구자들이 참여하는 다학제 학술단체로, 임상적 의의와 기초 기전 연구를 모두 갖춘 우수 연구를 선정해 학술상을 시상하고 있다.
2026-07-07 11:10:16연구・저널

조용하던 신장학회도 입장..."필수검사 접근성 보장해야"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대한신장학회가 정부가 추진 중인 검체검사 위수탁 제도 개편과 관련해 검사의 질 향상과 환자 안전 강화라는 정책 방향에는 공감하면서도, 만성콩팥병과 투석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필수 검체검사의 접근성과 적시성은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6일 신장학회는 검체검사 위수탁 제도 개편이 검체 채취부터 운송, 분석, 결과 보고까지 전 과정의 질 관리 수준을 높여 환자 안전을 강화하려는 취지라는 점에는 동의한다고 밝혔다. 다만 제도 시행 과정에서 필수의료 분야의 검사 접근성이 저하되거나 결과 확인이 지연될 경우 환자 진료와 국가 의료체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충분한 영향평가와 단계적인 시행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대한신장학회는 "검체의 오인이나 변경 사고를 예방하고 전 과정의 질 관리를 강화하는 것은 국민 건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정책"이라면서도 "검사의 질 향상과 환자 안전이라는 목표가 필수의료의 안정적인 제공을 저해하는 결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신장질환 진료는 대부분 혈액과 소변 검사를 기반으로 이뤄지는 대표적인 검사 중심 의료 분야다. 만성콩팥병과 혈액투석 환자의 경우 전해질 이상 교정, 빈혈 관리, 투석 적정성 평가, 사구체신염 및 혈관염 진단, 신장이식 후 면역학적 모니터링 등 주요 임상 의사결정이 검체검사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특히 검사 결과가 지연될 경우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환자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신속하고 안정적인 검사체계가 필수적이라는 것이 학회의 설명이다.또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시행하는 혈액투석 적정성 평가 역시 정기적인 검체검사를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다. 혈액투석 적절도(Kt/V·URR), 빈혈 관리, 칼슘·인 조절 등 주요 평가지표 역시 정확하고 적시에 시행되는 검체검사가 전제돼야 한다.대한신장학회 정성진 총무이사는 "검체검사 위수탁 체계 변화가 검사 접근성이나 검사 수행의 적시성에 영향을 미칠 경우 환자 진료는 물론 국가 혈액투석 질 관리체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제도 시행에 앞서 충분한 사전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학회는 환자 안전과 필수의료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정책에 반영해야 할 사항으로 네 가지를 제안했다. 우선 의원급과 중소병원을 포함한 의료기관에서 현재 수준의 필수 검체검사 접근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고 밝혔다.아울러 제도 개편이 단순한 구조 변경에 그치지 않고 검체 운송·보관·결과 보고 등 전 과정의 질 관리 강화와 환자 안전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이와 함께 이식 관련 검사와 특수항체 검사, 유전신장질환 검사 등 고난도 특수검사의 공급체계가 흔들리지 않도록 충분한 준비기간과 보완책을 마련하고, 대한신장학회를 비롯한 임상 전문학회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환자와 의료기관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평가한 뒤 단계적으로 제도를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최범순 대한신장학회 이사장은 "검체검사의 질 향상과 환자 안전 강화라는 정책 목표에는 적극 동의한다"면서도 "만성콩팥병과 투석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필수 검사의 접근성과 의료체계의 안정성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이어 "정부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환자 안전과 필수의료의 지속 가능성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국민이 안심하고 진료받을 수 있는 검체검사 체계가 마련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2026-07-06 11:27:32연구・저널

유방암 5년 생존률 94%, 조기 발견이 핵심이다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유방암은 현재 전 세계 여성암 발생 1위이자, 남녀 전체 암 발생률에서도 1위를 차지하는 가장 흔한 암이다. 그러나 동시에 전체 5년 생존율이 94%에 이를 정도로 치료 성적이 매우 우수하다. 특히 1~2기 조기 유방암의 경우 생존율은 95% 이상이다.이준희 순천향대서울병원 외과 교수유방은 모유를 생성하는 소엽과, 이를 유두로 이동시키는 유관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를 통틀어 유선 조직이라 한다. 유방암은 유선 조직에서 발생한다. 암세포가 유관 내에 머무르며 기저막을 뚫지 않은 상태를 상피내암(비침윤성 암)이라 하며, 이 경우 이론적으로는 전이가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기저막을 뚫고 주변 조직으로 침윤하면 혈관이나 림프관을 통해 다른 장기로 전이될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는 30~40대 젊은 연령층에서의 유방암 발생이 많아지고 있다. 그 배경에는 여성 호르몬 노출 기간의 증가가 있다. 초경 연령은 빨라지고 폐경 연령은 늦어지면서 일생 동안 여성 호르몬에 노출되는 기간이 길어졌다. 또한 결혼 및 출산 연령의 상승, 출산율 감소, 모유수유 감소 역시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다. 서구화된 식습관과 비만, 음주, 스트레스 역시 중요한 위험 요인이다. 지방 섭취 증가로 인한 비만은 체내 에스트로겐 농도를 높이는 원인이 된다. 특히 복부 지방은 여성 호르몬 생성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 복부 비만은 유방암 위험을 높인다. 음주 또한 유방암 발생의 대표적인 위험 인자이며, 재발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유방암은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거울 앞에서 유방의 윤곽, 좌우 대칭, 피부 함몰 여부, 유두 분비물 등을 관찰하고 세 손가락 끝을 이용해 유방을 부드럽게 만져본다. 특정 방향에 얽매이기보다 유방 전체와 겨드랑이까지 빠짐없이 만지는 것이 중요하다.유방암 수술은 부분절제술과 전절제술로 나뉘며, 최근에는 약 70%에서 유방 보존 수술이 시행되고 있다. 전절제가 필요한 경우에도 유두와 피부를 보존한 채 유방 조직만 제거하고 재건하는 방법이 발전해 심리적 부담을 줄이고 있다. 또한 감시림프절 생검을 통해 불필요한 림프절 절제를 줄여 림프부종과 같은 합병증을 최소화하고 있다.이준희 순천향대서울병원 외과 교수는 "유방암 예방을 위해서는 정기적인 유방촬영술과 자가 검진을 생활화하고, 복부 비만과 음주를 줄이는 생활습관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26-07-06 09:01:08메타건강정보

"신성빈혈 치료 패러다임 변화"…KSN서 주목받은 바다넴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만성콩팥병(CKD) 환자의 신성빈혈 치료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기존 적혈구생성촉진제(ESA) 중심 치료에 더해 저산소유도인자 프롤릴수산화효소 저해제(HIF-PHI) 계열이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자리 잡으면서, 어떤 환자에서 더 효용이 클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이 같은 흐름은 지난 12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신장학회 국제학술대회(KSN 2026) 심포지엄에서 확인됐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HIF-PHI 계열 치료제 바다넴(성분명 바다두스타트)을 중심으로 최신 임상 근거와 일본·대만의 실제 처방 경험, 국내 적용 전략이 공유됐다.첫 발표를 맡은 일본 도쿄대 마사오 난가쿠 교수는 바다두스타트가 체내 산소 감지 기전을 활용해 적혈구생성인자(EPO)를 유도하고 철 이용 효율을 높이는 약제라고 소개했다.특히 최근 발표된 INNO2VATE 연구의 사후(post-hoc) 승리통계 분석 결과를 소개하며 "바다두스타트는 연구 전체 기간과 치료 기간 분석 모두에서 다베포에틴 알파 대비 사망 또는 입원 위험을 낮추는 결과를 보였고,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에서도 일관된 비열등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이어 그는 "아시아는 서구보다 HIF-PHI를 먼저 도입한 만큼 실제 진료 경험이 빠르게 축적되고 있다"며 "ESA 저반응 환자와 염증 수치(CRP)가 높은 환자, 신기능이 저하된 환자에서 특히 활용 가능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일본 도쿄대 마사오 난가쿠 교수는 바다두스타트의 효과가 높은 환자군으로 ESA 저반응성 환자, CRP 높은 환자, 사구체여과율 낮은 환자를 제시했다.캐나다 캘거리대 마르셀로 토넬리 교수는 신성빈혈 치료 가이드라인의 변화를 짚었다. 그는 "현재 KDIGO 가이드라인은 HIF-PHI를 기존 ESA를 완전히 대체하는 치료제로 보기보다 환자 특성과 안전성을 고려한 선택지로 제시하고 있다"면서도 "향후 실제 임상 근거가 축적되면 HIF-PHI의 역할도 점차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대만 타이베이 츠치병원의 고린 궈 교수는 대만의 실제 진료 현장을 소개했다. 그는 혈액투석 묶음지불(Bundle Payment) 제도로 ESA 사용에 제약이 있었지만 최근 바다두스타트가 급여 체계에 포함되면서 새로운 치료 선택지가 마련됐다고 설명했다.또한 "실제 현장에서는 ESA를 한 번에 중단하기보다 바다두스타트를 병행한 뒤 점진적으로 전환하는 테이퍼링 스위치(Tapering Switch) 전략이 활용되고 있다"고 소개했다.국내 발표를 맡은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정성진 교수는 국내에서도 새로운 치료 옵션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그는 "목표 혈색소(Hb)에 도달하지 못하는 혈액투석·복막투석 환자에서 고용량 ESA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며 "ESA 저반응 환자가 늘어나는 상황은 국내에서도 중요한 임상적 과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바다두스타트는 투석 및 비투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과 10개 무작위 임상시험(RCT) 메타분석에서 ESA와 유사한 헤모글로빈 개선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했다"며 "철 이용 효율을 높여 정맥철 투여 부담을 줄일 가능성이 있고, 경구제라는 점도 치료 선택지를 넓혀주는 장점"이라고 평가했다.패널 토론에서는 HIF-PHI 계열의 안전성과 향후 가이드라인 변화도 논의됐다. 연자들은 일부 약제에서 제기된 안전성 이슈를 HIF-PHI 계열 전체의 '클래스 효과(Class Effect)'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으며, 향후 임상 경험과 장기 데이터가 축적되면 신성빈혈 치료에서 HIF-PHI의 활용 범위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이번 심포지엄은 신성빈혈 치료가 단순히 헤모글로빈 수치를 교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환자의 염증 상태와 철 대사, ESA 저반응성까지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특히 바다두스타트가 축적되는 임상 근거와 아시아 실제 처방 경험을 바탕으로 신성빈혈 치료의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26-07-06 05:20:00연구・저널

비만치료제 열풍 속 놓치기 쉬운 것들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최근 위고비, 마운자로 등 비만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체중 감량에 성공했다는 유명인들의 경험담과 온라인 후기들이 확산되면서 비만치료제를 찾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그러나 비만치료제는 단순히 체중을 줄이는 '다이어트약'이 아니라 의학적으로 치료가 필요한 비만 환자를 위한 전문의약품이다.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올바른 사용과 생활습관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문한빛 교수비만, 건강을 위협하는 질환비만은 단순히 살이 많이 쪘다는 것을 넘어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초래한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통풍 등 만성질환과 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많이 보고되고 있으며, 수면무호흡증, 관절통, 우울증 등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질환들과도 연관이 있다. 비만을 단순한 외모의 문제가 아닌 적극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질환으로 바라봐야 하는 이유다.대표적인 비만치료제, 위고비와 마운자로최근 사용되는 비만치료제는 식욕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높여 자연스럽게 식사량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현재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약제로는 위고비와 마운자로 등이 있으며, 모두 비만 치료를 목적으로 개발된 전문의약품이다.위고비는 우리 몸의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GLP-1) 호르몬과 유사하게 작용하는 약물이다. 포만감을 높이고 식욕을 억제하며 위에서 음식이 천천히 비워지도록 돕는다. 또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 분비를 도와주기 때문에 체중감량과 혈당관리에 효과가 있다.마운자로는 GLP-1 호르몬, 포도당 의존성 인슐린분비 자극 폴리펩타이드(GIP) 호르몬과 유사하게 함께 작용하는 이중작용제 형태로 식욕을 억제하고, 먹고 싶은 갈망을 줄여주며, 포만감을 높인다. 또한 인슐린 분비를 자극할 뿐만 아니라 인슐린 감수성 개선에도 도움이 되어 체중감량, 혈당관리에 효과가 있다.두 약제는 모두 비만 치료에 효과적이지만 작용기전에는 일부 차이가 있어 환자의 건강 상태와 동반질환 등을 고려해 전문의가 적절한 약제를 선택한다.비만치료제, 누구에게 필요할까?중요한 점은 비만치료제는 단순한 체중감량을 위한 약이 아니라 의학적으로 치료가 필요한 비만 환자를 위한 약이라는 점이다. 체질량지수(BMI) 30kg/㎡ 이상이거나, 27kg/㎡ 이상이면서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폐쇄성수면무호흡증, 심혈관질환 등 체중 관련 동반 질환이 있는 경우 처방을 고려한다. 또한 비만치료제 사용 초기에는 오심·구토·설사 등 위장관계 증상이 흔하게 나타날 수 있어, 전문의 처방에 따라 낮은 용량부터 시작해 단계적으로 늘려간다.건강한 체중감량, 근육도 함께 지켜야최근에는 비만치료제 사용 후 근육량 감소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비만치료제를 사용하면서 체중이 빠지면 체지방의 감소와 함께 근육량도 줄어들 수 있다. 특히 최소한의 식사만 하면서 운동은 하지 않고 비만치료제만 사용하는 경우에는 근손실 위험이 더욱 커질 수 있다. 따라서 비만치료제를 사용하더라도 단백질 섭취와 근력운동은 반드시 함께해야 치료 효과를 더욱 극대화할 수 있다. 고령층에서 비만치료제를 사용할 때는 근손실의 위험도가 높기 때문에 단백질 섭취, 근육운동이 더욱 권장된다.체중 유지를 위한 생활습관 개선비만치료제 중단 이후 체중이 다시 증가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비만치료제를 사용하는 동안 생활습관 개선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경우 이러한 현상이 더욱 쉽게 나타날 수 있다.비만치료제를 사용하는 기간은 단순히 체중을 줄이는 시간이 아니라 건강한 생활습관을 만드는 과정으로 생각해야 한다. 움직이지 않고 오래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고, 스트레스를 음식 대신 다른 방법으로 해소하며, 질 좋은 수면을 유지하는 습관을 함께 만들어야 비만치료제 중단 이후에도 체중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무엇보다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한 뒤 비만치료제의 시작과 중단 시점을 결정하고, 부작용 관리와 체중유지 계획까지 함께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문한빛 교수는 "체질량지수가 낮은 사람이 단순히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비만치료제를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비만치료제 사용 시에는 반드시 전문의의 정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2026-07-03 14:12:58메타건강정보
기획연재

장기 예후가 중요한 당뇨병...학회도 '지침과 급여 일치' 한목소리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대한당뇨병학회가 최신 당뇨병 약제의 급여 기준 개선을 보건당국에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학회는 공개적으로 GLP-1 수용체 작용제(GLP-1RA) 급여 기준 개정을 올해 최우선 해결 과제로 못 박은 데 이어, 임상 현장의 모순을 바탕으로 정부를 향해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요구하는 상태다.학회가 이처럼 적극적인 급여 기준 개정을 요구하는 배경에는 환자별 특성에 맞춘 통합 치료 환경 마련이라는 목적이 자리하고 있다.  대한당뇨병학회 김성래 이사장(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은 "이번 급여 기준 개선 요구는 특정 제약사를 위한 일이 아니다"라며 "당뇨병 환자들이 합리적인 환경에서 적절한 치료를 제때 받아 장기 예후를 개선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학회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김 이사장은 "임상 현장의 목소리를 전하지 않으면 급여 기준의 구조적 모순은 해결되기 어렵다"며 학회가 정책 개선에 나선 이유를 밝혔다. 최신 글로벌 가이드라인은 이미 환자의 심혈관 및 신장 합병증 예방을 고려한 통합 치료로 전환되는 추세지만, 국내 급여 고시는 여전히 과거 설계된 행정적 기준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김성래 대한당뇨병학회 이사장은 취임 후, 실제 진료지침과 격차가 큰 건강보험 급여기준을 개선하기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16년 전 기준에 묶인 신약, 처방 전무 배경"김성래 이사장은 현재 국내 당뇨병 치료 임상 현장이 직면한 가장 큰 모순으로 '오젬픽(세마글루타이드, 노보노디스크제약)' 등 GLP-1 수용체 작용제(Glucagon-Like Peptide 1 Receptor Agonists, 이하 GLP-1RA)의 기형적인 급여 기준을 꼽았다.  현행 고시상 차세대 GLP-1RA를 급여로 처방하려면 반드시 메트포르민과 설폰요소제(Sulfonylureas, SU) 제제를 먼저 사용하고도 혈당 조절에 실패했다는 기록을 증명해야만 한다.  김 이사장은 이 기준이 16년 전인 2010년, 초기 1세대 약제인 '엑세나타이드' 급여 당시 재정적 관점이 작용해 만들어진 틀의 영향이 남아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당시에는 고가 신약의 사용 대상 환자군을 정하는 과정에서 재정적 관점이 크게 작용해 가장 저렴했던 메트포르민과 설폰요소제를 먼저 사용하게 하는 기준이 만들어졌다"며 "하지만 현재 2형 당뇨병 치료 패러다임은 크게 바뀌었다. 혈당 조절뿐 아니라 체중, 심혈관계질환, 신장질환 위험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는 시대인데, 16년 전의 기준을 오젬픽과 같은 GLP-1RA에 대입해 사용을 제한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임상 현장에서 의사들이 설폰요소제 처방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현실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설폰요소제는 저혈당 위험이 있고 체중 증가 측면에서 한계점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김 이사장은 "체중이 많이 나가는 환자에서 체중 감량 효과가 있는 GLP-1RA를 사용하기 위해, 오히려 체중 증가와 저혈당 위험이 있는 설폰요소제를 먼저 사용해야 한다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복잡하게 얽힌 세부 고시 조항 탓에 임상 현장에서는 처방 위축 현상과 '무늬만 급여'라는 비판도 쏟아진다. 오젬픽이 진통 끝에 급여권에 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일선 의료진이 심평원의 사후 삭감 공포 때문에 처방을 주저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메트포르민과 설폰요소제를 사용했을 때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에만 급여를 인정한다는 것 자체가 실제 임상 현실과 맞지 않다"며 "개인적으로도 제한적인 급여 기준으로 인해 오젬픽을 급여로 사용한 환자 사례는 아직 한 건도 없다. 오젬픽처럼 제도권 안으로 들어왔음에도 실제 현장에서 사용하기 어렵다면, 환자의 치료 접근성 측면에서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오젬픽의 급여 기준이 트루리시티 등 기존 GLP-1RA 제품들과 상이해, 임상 현장에서는 기준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이에 따라 학회가 궁극적으로 요구하는 개정 방향은 명확하다. 장기적으로는 당뇨병용제 일반원칙의 병용 원칙 자체를 전반적으로 개편하는 것이지만, 우선은 환자가 기존에 어떤 조합의 약제(DPP-4 억제제, TZD, SGLT-2 억제제 등)를 사용하고 있었더라도 GLP-1RA로 전환하거나 추가하는 경우에도 급여를 인정해 달라는 최소한의 요구다.  "눈앞 약제비 줄이려다 의료비 폭탄"…비급여 통제 재검토 해야보건당국의 방어 논리가 될 수 있는 '건강보험 재정 누수' 우려에 대해서도 김 이사장은 거시적인 관점에서 반박했다. 당장 눈앞에 지출되는 약가만 줄이려고 통제하는 행태가, 오히려 추후 건보 재정 피해로 되돌아올 것이라는 경고다. 현재 국내 당뇨병 환자의 트렌드는 새로 진단받는 발생률은 다소 감소하는 양상을 보이지만 유병률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기존 환자들이 더 오래 생존하면서 전체 환자 수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합병증의 양상도 과거의 뇌경색, 관상동맥질환, 심근경색을 넘어, 최근에는 당뇨병을 장기간 앓는 환자가 늘어나면서 심부전, 신기능 악화, 신장 투석과 같은 유형의 합병증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  김 이사장은 "정부가 건강보험 재정 문제를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도 이해하지만, 현재 지출되는 약가만 줄인다고 전체 재정 부담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라며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았을 때 환자에게 합병증이 발생하고, 향후 지불해야 할 의료비가 증가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 관점에서 5년, 10년 뒤에 더 많은 의료비가 소요되는 문제뿐 아니라 환자의 상태가 악화되는 문제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 보면 적절한 치료를 통해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사회경제적으로도 부담을 절감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이사장은 국내의 낮은 약가 구조가 혁신 신약의 국내 도입 자체를 가로막는 '글로벌 장벽'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의 약가가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약가 협상 기준이 되는 경우가 많아 낮은 약가가 책정되면 제약사 입장에서는 한국 시장 진입 자체를 늦추게 된다는 설명이다.  최근 GLP-1RA 계열 약제들이 글로벌 비만 치료 시장에서 인기를 끌면서, 국내 당뇨병 환자의 비급여 처방 영역까지 행정적으로 과도하게 통제받는 현실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피력했다. 오남용을 막기 위한 보건당국의 정교한 관리 체계가 부재한 상황에서, 단순히 오남용 우려 의약품이라는 낙인만 찍는 행정이 정작 치료가 시급한 당뇨병 환자들을 위축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성래 이사장은 당장 눈앞에 지출되는 약가만 줄이려고 통제하는 행태가, 오히려 추후 건보 재정 피해로 되돌아올 것이라고 우려했다.김 이사장은 "물론 GLP-1RA 제제가 비만 치료 목적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 만큼, 오남용을 막기 위한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에는 공감한다"면서도 "다만, 모든 GLP-1RA 제제가 오남용 우려 의약품으로만 인식될 경우, 실제로 치료제가 필요한 당뇨병 환자들까지 오해할 수 있다. 비급여 사용 제한 문제에 대해서는 제도적으로도 세심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의 모범 사례를 제시했다. 일본은 비만 환자에게 GLP-1RA 제제를 사용할 때 환자의 키, 몸무게, 체질량지수(BMI) 등 어떠한 비만 관련 상태를 근거로 이 약을 왜 처방했는지 기록해야 하고 사용 후 체중 변화도 지속적으로 보고하게 하는 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반면, 당뇨병 환자에게는 약제를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두고 있다. 정작 필요한 당뇨 환자는 신약을 쓰지 못하고 비만하지 않은 사람이 체중 감량 목적으로 오남용하는 국내 현실을 막기 위해서라도, 실제 환자에게 의약품이 적절히 공급될 수 있는 정교한 관리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김 이사장은 당뇨병이 제대로 치료하면 일반인과 마찬가지로 사회경제적 활동을 하며 국가에 기여할 수 있는 질환임을 거듭 강조했다. 그렇기에 환자들을 위해 약제비를 조금 더 사용하는 것은 비용 낭비가 아닌 투자라는 확신이다.   그는 "이제 보건당국이 화답할 차례다. 메트포르민과 설폰요소제 조합에만 제한하지 않고 어떤 경구혈당강하제 조합을 사용하고 있든 임상적으로 필요하다면 오젬픽을 급여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며 "그것이 국내 당뇨병 치료 환경을 실제 진료지침과 더 일치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2026-07-03 05:30:00학술대회

"한·일 공동 RECORD 구축…비뇨수술 빅데이터 시대 연다"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대한비뇨내시경로봇학회(KSER)가 일본비뇨내시경로봇학회(JSER)와 공동 구축한 국제 연구 플랫폼 'RECORD'를 앞세워 아시아 비뇨기수술 분야의 근거 창출에 본격 나선다.단순한 국제 학술교류를 넘어 한·일 공동 레지스트리를 기반으로 다기관 연구를 활성화하고, 장기적으로는 아시아권 공동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해 세계 비뇨의학 연구를 주도하겠다는 전략이다.강석호 KSER 회장은 1일 서울 대려도에서 간담회를 개최하고 "국내를 넘어 세계 연구와 교육을 연결하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KSER가 추구하는 다음 단계로 교육과 연구, 국제협력을 기반으로 아시아를 넘어 세계를 선도하는 학회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대한비뇨내시경로봇학회 강석호 회장KSER는 오는 9일부터 11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2026 KSER Academic Festival'을 개최한다. 올해 학술대회에는 미국과 유럽,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등 22개국·지역에서 400여 명이 참가 등록을 마쳤으며 해외 참가 의사만 100명 이상, 해외 초청 연자는 50여 명에 달한다.세계내비뇨학회(Endourological Society), 북미비뇨로봇수술학회(NARUS), 유럽비뇨로봇수술학회(ERUS), 일본비뇨내시경로봇학회(JSER), 세계요로결석연합(IAU) 등 세계 주요 학술단체와 공동 세션도 마련돼 역대 최대 규모의 국제 학술교류가 이뤄질 예정이다.하지만 학회가 이번 기자간담회에서 가장 강조한 성과는 국제 학술행사 자체보다 공동 연구를 위한 데이터 기반 구축이었다. 학술교류가 일회성 만남에 그쳐서는 세계적인 연구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지속 가능한 국제 공동연구 체계를 구축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 왔다는 설명이다.그 결과물이 바로 한·일 공동 연구 플랫폼인 'RECORD'. KSER와 JSER는 최근 로봇 방광절제술(Robot-assisted Radical Cystectomy) 국제 레지스트리 구축을 완료, 이번 Academic Festival에서 이를 공식적으로 소개한다. 양 학회는 단순히 데이터를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공동 데이터 관리와 분석, 다기관 연구를 통해 국제적 수준의 근거를 만들어내는 연구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강 회장은 "그동안 일본과 학술교류를 지속하며 쌓아온 신뢰가 공동 데이터베이스 구축으로 이어졌다"며 "국제 공동연구는 결국 데이터를 얼마나 체계적으로 축적하느냐가 핵심 경쟁력"이라고 말했다.RECORD가 주목받는 이유는 희귀질환이나 고난도 수술 분야에서 더욱 분명해진다. 로봇 방광절제술처럼 시행 건수가 많지 않은 수술은 단일 국가의 증례만으로는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하기 어려워 근거를 만드는 데 한계가 있다. 반면 국가 간 데이터를 통합하면 더 많은 증례를 기반으로 신뢰도 높은 연구가 가능하고, 치료 결과를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된다.실제로 현재 레지스트리에는 국내 약 1300례, 일본 약 1000례 규모의 로봇 방광절제술 데이터가 축적돼 있다. 양 학회는 이를 토대로 공동 논문과 국제 다기관 연구를 확대하고, 향후에는 역행성 신장내시경수술(RIRS), 부분신절제술 등 다양한 분야로 레지스트리를 확장할 계획이다. 나아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의 참여를 이끌어 아시아 비뇨의학 공동 연구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강 회장은 "미국이나 유럽에서 만들어진 데이터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아시아 환자를 기반으로 한 근거를 우리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며 "RECORD는 단순한 데이터베이스가 아니라 아시아권 비뇨의학 연구를 연결하는 플랫폼이자 미래 공동연구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국제 협력도 한층 확대된다. KSER는 학술대회 기간 세계요로결석연합(IAU)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국제 공동연구와 젊은 의학자 교류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세계내비뇨학회 전 회장이자 국제교류위원장인 존 덴스테트(John Denstedt) 교수도 참석해 특별강연을 진행하며, 공동 세션 운영과 교육 프로그램 개발 등 장기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학회의 국제적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 강 회장은 최근 세계내비뇨학회 이사회 임원(Member-at-Large)에 선임됐으며, 이를 계기로 세계 학회와의 공동연구와 교육 협력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강 회장은 "이번 Academic Festival은 세계 각국 전문가들이 함께 연구하고 토론하며 새로운 근거를 만들어가는 국제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RECORD를 중심으로 국제 공동연구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아시아를 대표하는 최소침습 비뇨기수술 학회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2026-07-02 11:55:16학술대회

폭증하는 신경차단술 부작용도 속출...시술주체 제한 '솔솔'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허리 통증 관리를 위해 시행되는 신경차단술이 의료기관의 수익 수단으로 전락하면서 3조원에 이르는 의료비가 투입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대한통증학회가 주관하는 통증 분과 인증의 등으로 시행 주체를 제한하는 등의 인적 기준을 마련해 더 이상의 폭증을 막아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대한통증학회가 신경차단술에 대한 인적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대한통증학회 신진우 회장은 "현재 정부가 관리급여 방안 등을 통해 의료비 통제에 나서고 있다"며 "폭증을 막을 수 없으니 결국 건수를 제한하겠다는 의도"라고 운을 뗐다.그는 이어 "하지만 이렇게 되면 정말 필요한 환자들이 치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며 "그러한 정책보다는 그 질환을 제대로 공부하고 수련받은 인력으로 시행 주체를 한정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현재 정부는 도수치료 의료비가 폭증하자 이를 관리급여로 포함하는 안을 추진중이다. 현재 신경차단술 역시 5년간 의료비가 203%나 폭증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논란과 규제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것이 학회의 우려다.실제로 2020년 1조 6267억원에 불과했던 신경차단술 의료비는 2024년에 3조 2960억원에 이를 정도로 폭증하고 있다. 증가율만 봐도 매년 20% 가까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다.이에 대한 배경으로 학회는 현재 의료법의 구멍을 지적했다. 의료법상 의사는 모든 행위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무런 제재없이 신경차단술을 시행하고 있다는 것이다.신진우 회장은 "현재 신경차단술 시행 현황을 보면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뿐만 아니라 정형외과, 신경외과, 재활의학과를 넘어 이비인후과, 일반의까지 뛰어들고 있다"며 "신경차단술은 척추 신경 주변에 마취제와 스테로이드를 직접 주입하는 고난도 침습 시술인데도 아무런 제약이 없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그는 이어 "4년간의 전공의 과정과 전임의를 거쳐 통증 분야만 수년간 집중해온 전문가와 일반의가 동일선상에서 신경차단술을 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이를 단순히 건수로 통제하게 되면 전문가에게 최고의 의료 혜택을 기대하는 환자의 권리를 제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국민건강보험 자료를 보면 실제로 현재 신경차단술의 89.4%는 의원급에서 시행되고 있다. 점유율을 보면 이비인후과가 3.2%, 일반과가 2.2% 등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이 가운데서 마취통증의학과의 비율은 점점 줄고 있다. 연도별 신경차단술을 표방하는 진료과를 보면 마취통증의학과는 5년간 증가율이 14.2%에 불과했지만 정형외과는 87.1%나 증가했다. 또한 재활의학과 또한 68.4%가 늘었다.이로 인해 부작용도 크게 늘고 있다. 또한 신경차단술과 관련한 의료분쟁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대한통증학회 이준호 기획이사(순천향대 부천병원)는 "신경차단술의 경우 C-arm을 반복 사용해 연간 최대 127mSv까지 방사선 피폭이 일어난다"며 "또한 시술 부위 감염으로 경막외 농양이 발생하고 척수 압박, 하지 마비까지 이어지는 사례도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이어 그는 "나아가 주사 바늘이 신경근을 직접 손상시는 사례도 나오고 있으며 스테로이드 누적으로 인한 문제도 지속적으로 보고된다"며 "결국 지식과 숙련도가 부족한 의사들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부작용과 의료분쟁이 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그런 의미에서 학회는 선진국과 같이 최소한의 인력 기준을 마련해 이에 대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통증 전문가 양성을 위한 공식 인증 제도인 통증 분과 인증의 제도 등이 충분히 마련돼 있는 만큼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다.신진우 회장은 "통증 분과 전문의 제도는 이미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전문가를 키워내기 위한 제도로 자리잡고 있다"며 "최소한 부작용 관리와 과잉 진료 방지를 위해서라도 이를 활용한 인적 관리 제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2026-07-02 05:30:00학술대회
인터뷰

"탈모엔 1800억 쓰면서 생명 살리는약 1000억도 못 쓰나"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많이 잡아도 연간 1000억원입니다. 사람이 죽어가고 있는데 이게 맞는 건가요?"26일 폐동맥고혈압 서울 마곡코엑스에서 열린 대한폐고혈압학회 학술대회(PH Korea 2026)에서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됐다. 정책 세션이 끝난 후 정욱진 대한폐고혈압학회 회장이 보건당국 관계자를 향해 급여 정책의 원칙을 두고 읍소에 나선 것.환우회 회장 역시 환우회 임원은 물론 환자들이 지금 이 시점에서도 폐동맥고혈압으로 생명을 잃고 있다며 급여 원칙에 대한 기준을 따져 묻기도 했다. 이른 바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 방안이 쏘아올린 공이다.탈모 치료제의 건강보험 적용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건강보험 재정의 우선순위를 둘러싼 논쟁도 함께 커지고 있다. 단순히 탈모 치료를 급여화할 것인지의 문제가 아니라, 한정된 건강보험 재정을 어디에 먼저 투입해야 하는지가 화두로 떠오른 것.정욱진 대한폐고혈압학회 회장폐동맥고혈압(PAH)은 폐혈관 압력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결국 우심부전으로 이어지는 희귀난치질환이다. 치료하지 않으면 5년 후 생존율이 절반에 가까울 정도로 크게 떨어지지만 최근에는 표적치료제가 개발되면서 조기에 적극적인 병용치료를 시행할 경우 장기 생존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는 질환으로 바뀌고 있다.문제는 희귀난치질환 환자들은 수억원에 달하는 치료비를 감당하지 못해 검증된 치료제를 쓰지 못하고 있다는 것. 상대적으로 생명과 직결되지 않는 탈모 치료를 급여화하는 것이 과연 건강보험의 본래 취지에 부합하느냐는 문제가 자연스레 제기될 수밖에 없다.이 같은 질문에 대해 대한폐고혈압학회 정욱진 회장은 '탈모 급여 찬반'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핵심은 건강보험이 가장 먼저 보장해야 할 의료의 우선순위를 다시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정 회장은 현재 국내 폐동맥고혈압 치료 환경을 대표하는 사례로 신약 소타터셉트(sotatercept)를 꼽았다. 그는 "환자 한 명에게 3주 간격으로 다섯 차례 투여했는데 치료비만 5000만원이 들었다"며 "효과는 분명했지만 결국 비용 때문에 치료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이어 "현재는 상태가 유지되고 있지만 계절이 바뀌면 언제든 악화될 수 있어 다시 투여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그때는 환자나 가족이 사실상 전 재산을 털어야 하는 현실"이라고 설명했다.정 회장은 이 같은 생명 유지 치료제는 일반적인 경제성 평가 대상이 아니라 필수의약품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타터셉트는 해당 기전에서 사실상 유일한 치료제로 희귀질환 필수약제는 경제성 평가를 면제한다는 규정이 있는데도 실제로는 적용되지 않는 상황이 많다는 것.정 회장은 "소타터셉트가 필요한 환자는 많지 않아 국내 치료 대상은 많아야 200명 정도로 예상된다"며 "환자 1인당 연간 약제비를 1억원으로 계산해도 전체 건강보험 재정 부담은 연간 약 200억원 수준에 그친다"고 강조했다.일본의 경우 지난 6월 소타터셉트가 도입된 이후 현재 1000명 정도가 보험 적용을 받아 사용하고 있다. 반면 국내는 일부 신약은 허가를 받고도 급여가 적용되지 않고 있으며, 해외에서 표준치료로 자리 잡은 약제 가운데 국내에 아예 도입되지 않은 사례도 남아 있다.글로벌 제약사 입장에서는 한국 가격이 다른 국가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낮은 약가를 받아들이기 어렵고 결국 국내 환자들만 치료 기회를 잃는다. 이른바 희귀의약품의 구조적인 '코리아 패싱' 문제다.그는 "우리나라는 희귀의약품의 약가를 지나치게 낮추려는 경향이 있다"며 "글로벌 제약사 입장에서는 한국 가격이 다른 국가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결국 국내 출시 자체를 포기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그는 "벨레트리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에포프로스테놀 계열에서 사실상 유일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약인데 우리나라만 도입되지 않았다"며 "OECD 국가 대부분이 사용하는 약을 한국 환자들만 쓰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그는 "플로란은 글로벌 시장에서 철수하는 상황이고 벨레트리가 사실상 대체 약제인데도 국내에는 아직 없다"며 "희귀의약품은 정부가 약가를 계속 낮추려고만 하다 보니 글로벌 제약사가 아예 한국 출시를 포기하는 코리아 패싱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이 밖에도 간질성폐질환 관련 폐고혈압(Group 3) 치료제인 타이바소, 만성 혈전색전성 폐고혈압(CTEPH) 치료제 아뎀파스(성분명 리오시구앗)의 적응증 확대, 업트라비(성분명 셀렉시팍)의 적응증 확대 등도 과제로 남았다. 이들 약제를 모두 도입하거나 급여를 적용해도 건강보험 재정 부담은 연간 1000억원이 채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는 실제 재정 부담이 아닌 의지의 문제라는 게 그의 판단.정욱진 회장은 "탈모 급여에는 연간 1800억원 정도의 재정이 거론되고 있는데 생명을 살릴 수 있는 희귀질환 치료에는 1000억원도 쓰지 못하면서 미용 영역에 더 큰 재정을 투입하는 것이 건강보험의 우선순위에 맞는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그는 "현행 경제성 평가 방식도 희귀질환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도 풀어야 할 숙제"라며 "30~40대 젊은 환자는 오래 살수록 약을 더 오래 써야 하기 때문에 경제성이 오히려 낮게 평가된다"고 지적했다.이어 "살아야 경제활동도 하고 가족도 지킬 수 있는데 생존 자체를 비용으로만 계산하는 방식은 희귀질환자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며 "사회 생산성과 가족을 부양하는 역할 등은 반영하지 않은 채 약값만 계산하는 방식에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무엇보다 그는 약제가 없어서 환자를 잃었던 지난 20년의 경험을 강조했다.정 회장은 "2005년 처음 폐동맥고혈압 환자를 보기 시작했을 때는 치료제가 하나뿐이어서 2~3년 안에 돌아가시는 분들을 너무 많이 봤다"며 "그 시절 환자들은 대부분 세상을 떠났다"고 회상했다.그는 "반면 치료제가 늘어난 지금은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며 "현재는 3제, 4제 병용치료까지 가능해졌고 소타터셉트까지 사용한 환자는 4년째 거의 정상생활을 하고 있어 약만 제대로 사용할 수 있으면 더 이상 죽지 않아도 될 사람들이 안타깝게 돌아가시는 일은 없게 될 것"이라고 했다.실제로 일본 전문센터의 폐동맥고혈압 5년 생존율은 90% 이상. 우리나라는 약 70% 수준으로 국내 폐동맥고혈압의 5년 생존율은 전체 암 평균 생존율보다도 낮다.정 회장은 "같은 질환인데 일본에서는 살 수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약이 없어 생존율이 낮다는 현실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건강보험의 역할은 재정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치료 성과를 높이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그는 "의사들에게 질환과 싸울 무기를 줘야 하는데 지금은 좋은 약이 있는데도 쓰지 못하게 발을 묶어놓은 상황"이라며 "월드컵 경기에서 선수들에게 공도 주지 않고 뛰지 못하게 하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없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이어 "건강보험과 심사체계도 치료를 막는 감독이 아니라 환자가 최선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 감독이 돼야 한다"며 "건강보험이 가장 먼저 지켜야 할 대상이 누구인지에 대한 사회적 원칙부터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6-07-01 05:30:00학술대회

폐동맥고혈압 5년 생존율 절반 "표준치료, 보험 장벽에 막혀"

대한폐고혈압학회는 마곡코엑스에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고 국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폐동맥고혈압 환자 장기 코호트의 현황 및 전망에 대해 설명했다.[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국내 폐동맥고혈압(PAH) 환자의 3년 생존율이 약 87%까지 향상됐지만, 국제 진료지침이 권고하는 표준치료(GDMT)를 받는 환자는 3년 시점에도 30%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연구진은 국내 보험급여 기준의 제한이 가이드라인 치료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분석하며, 3기 PHOENIKS(피닉스) 연구에서는 진료지침 준수율을 높이기 위한 실행연구(Implementation Research)까지 병행하기로 했다.26일 하경은 가천의대 심장내과 교수는 서울 마곡코엑스에서 열린 대한폐고혈압학회 국제학술대회(PH Korea 2026)에서 'PHOENIKS 3기 연구 진행 현황과 향후 계획'을 발표하며 이 같은 결과와 향후 연구 방향을 소개했다.폐동맥고혈압이 치료법이 크게 발전했음에도 여전히 높은 사망률을 보이는 대표적인 희귀질환이다. 최근 미국 레지스트리 연구에서도 최신 치료를 받은 환자의 3년 사망률이 약 21%에 달하며, 고위험군 환자의 예후는 여전히 나쁜 편이다.최근 발표된 글로벌 메타분석에서도 폐동맥고혈압의 5년 생존율이 약 50% 수준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분석 대상 22개 연구 가운데 아시아 연구는 3건에 불과해 동아시아 환자 데이터를 확보할 필요성이 제기된 바 있다.하경은 교수는 "국내에서도 코파(KORPAH) 레지스트리와 건강보험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연구들이 수행됐지만 대부분 10여 년 전 자료이거나 임상정보가 제한적이었다"며 "특히 우심도자술 기반 혈역학 자료가 충분하지 않아 최신 치료 환경을 반영한 전향적 데이터 구축이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밝혔다.하경은 가천의대 심장내과 교수이어 "이 같은 배경에서 2018년 PHOENIKS로 명명된 국내 최초의 폐고혈압 바이오뱅크 기반 장기 코호트가 추진됐다"며 "단순히 임상정보를 수집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유전체와 단백체 등 다양한 생체정보를 함께 확보하는 심층표현형 연구를 통해 한국인 폐고혈압 환자의 특성을 규명하고 정밀의료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 목표"라고 설명했다.현재 가천대 길병원을 포함한 전국 24개 의료기관이 참여하고 있으며 임상연구정보관리시스템(iCReaT)을 활용해 표준화된 임상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동시에 혈액 검체를 이용한 바이오뱅크도 구축해 DNA, RNA, 혈청, 혈장 등을 체계적으로 보관하고 있으며, 이를 활용한 멀티오믹스 연구도 병행하고 있다.PHOENIKS 1·2기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그룹1 폐동맥고혈압 환자의 3년 생존율은 약 87%로 확인됐다. 문제는 치료 성적은 과거보다 개선됐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국제 가이드라인이 권고하는 표준치료(GDMT) 이행률이 충분히 높지 않았다는 점. 추적관찰 기간 동안 준수율은 점차 증가했지만 3년 시점에도 30%에 미치지 못했다.하 교수는 "가이드라인에 따른 치료는 조금씩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충분한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며 "국내 보험급여 기준의 제한이 가장 큰 장애 요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그는 "3기에서는 왜 의료진이 GDMT를 충분히 적용하지 못하는지 원인을 분석하고, 교육과 캠페인, 진료지침 보급 등을 통해 실제 진료 현장의 준수율을 높이는 실행연구를 함께 진행할 계획"이라며 "궁극적으로는 보험기준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한 목표"라고 말했다.PHOENIKS는 단계적으로 연구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1기에서는 그룹1 폐동맥고혈압 환자를 등록했고, 2기에서는 좌심질환 관련 복합성 폐고혈압(CpcPH)을 추가했다. 현재 진행 중인 3기에서는 COPD와 간질성폐질환(ILD)에 동반된 폐고혈압까지 연구 대상을 넓혔으며, 4기부터는 만성혈전색전성 폐고혈압(CTEPH) 환자도 포함할 계획이다.등록 환자 수도 계획을 웃돌고 있다. 연구진은 1기 100명, 2기 150명, 3기 200명을 목표로 했지만 1·2기는 모두 목표를 초과 달성했으며, 현재 진행 중인 3기도 이미 목표 환자 수를 넘어섰다. 임상 데이터 입력도 대부분 완료돼 본격적인 분석 단계에 들어섰다.연구진은 앞으로 장기 추적을 통해 서구와 한국인 폐고혈압 환자의 차이를 규명하고, 한국인 환자에 특화된 바이오마커와 치료 표적을 발굴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밝혔다. 또한 PHOENIKS를 중심으로 대한폐고혈압학회 차원의 전국 단위 대규모 코호트로 확대해 국내 폐고혈압 연구의 핵심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구상이다.
2026-06-26 12:00:15학술대회

아시아판 ASCO 개막...액체생검·정밀치료·GLP-1 연구 공개

[메디칼타임즈=박상준 기자]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마련하는 ASCO Breakthrough 2026이 이달 25일부터 27일까지 싱가포르 래플즈 시티 컨벤션 센터(Raffles City Convention Centre)에서 열린다. ASCO Breakthrough 2026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종양학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최신 연구 성과와 임상 적용 경험을 공유하는 국제 학술대회로 아시아판 ASCO로 불린다. 올해는 싱가포르종양학회(SSO)와 공동 주최하며, 온·오프라인을 병행한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진행된다. 눈에 띄는 연구로는 액체생검 기반 다중암 조기검출, 유방암 정밀치료, 조기 완화의료, GLP-1 계열 약물과 대장암 위험 연관성 등을 주제로 한 대표 초록 5건이 있다. 시전 공개된 초록에 따르면, 아시아 6개국에서 진행된 실제 진료 환경 연구에서 혈액 기반 다중암 조기검출(MCED) 검사인 'SPOT-MAS'가 대규모 암 선별검사로서 활용 가능성과 임상적 유용성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실제 진료 환경에서 SPOT-MAS 검사를 받은 8만 4,145명의 데이터를 분석했으며, 12개월 이상 추적 관찰된 2만 2,597명 평가 결과 민감도 79.0%, 특이도 99.9%를 확인했다. 또한 위암·간암·비인두암 등 국가 차원의 표준 검진 체계가 제한적인 암종도 포함해 검출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중국에서 진행된 제2상 neoPICD 임상시험에서는 HER2 양성 국소 진행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HER2 표적치료제인 이네테타맙(inetetamab)과 피로티닙(pyrotinib) 병용요법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했다. 연구 결과 수술 전 치료 후 병리학적 완전관해율(pCR)은 60.2%로 확인됐으며, 특히 호르몬수용체 음성(HR-) 환자군에서 더 높은 병리학적 완전관해율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해당 병용요법이 HER2 양성 비전이성 유방암의 선행치료 전략으로 추가 연구될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INAVO120 임상시험의 아시아 환자 하위군 분석 결과도 나온다.PIK3CA 변이를 가진 HR+/HER2- 진행성 유방암 환자에서 이나볼리십(inavolisib) 기반 병용요법이 위약군 대비 임상적 유효성을 보였다. 이나볼리십 치료군의 무진행생존기간(PFS) 중앙값은 14.8개월로 대조군(6.8개월)보다 길었으며, 객관적 반응률도 60.3%로 대조군(27.4%) 대비 높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아시아 환자에서도 이나볼리십 병용요법의 일관된 효과와 안전성을 뒷받침하며, PIK3CA 변이 진행성 유방암에서 새로운 표적치료 전략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인도에서 진행된 무작위 임상시험에서는 유방암 진단 시점부터 완화의료를 통합한 환자군이 필요 시에만 완화의료를 받은 환자군보다 삶의 질 개선 정도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암 진단 초기부터 완화의료를 통합하는 접근이 환자 중심 치료를 강화하는 전략이 될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한편 GLP-1 수용체와 암관련 연구도 나와 주목된다.미국 대규모 의료 데이터베이스 분석 결과, GLP-1 수용체 작용제를 사용한 염증성 장질환 환자는 비사용군 대비 대장암 발생 오즈(odds)가 약 51%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염증성 장질환과 제2형 당뇨병을 함께 가진 환자에서도 GLP-1 수용체 작용제 사용군에서 대장암 발생 오즈가 약 46%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6-06-25 11:23:54학술대회

PSMA PET-CT, 애매한 전립선 MRI 환자 생검 절반 줄여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다중매개변수 MRI(mpMRI)에서 병변이 뚜렷하지 않거나 애매하게 보이지만 임상적으로는 전립선암 위험이 높은 남성에서, 갈륨-68 표지 PSMA PET-CT를 먼저 시행하는 전략이 불필요한 전립선 생검을 크게 줄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특히 불필요한 생검을 줄이면서도 임상적으로 중요한 전립선암 진단은 놓치지 않아 임상 적용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호주 피터 맥컬럼 암센터 제임스 뷰토 등 연구진이 진행한 모호하거나 고위험 소견이 있는 남성의 전립선암 진단에서의 Ga-PSMA-11 PET-CT 적용 임상 결과가 국제학술지 란셋 6월호에 게재됐다(DOI: 10.1016/S1470-2045(26)00120-8).현재 mpMRI는 전립선암 진단의 핵심 도구지만, PI-RADS 2 또는 3처럼 비의심성 혹은 애매한 MRI 소견을 보이면서도 PSA density 상승, 가족력, 직장수지검사 이상, BRCA 변이, 높은 PSA 등 임상적 위험 신호를 동반한 환자들은 해석이 쉽지 않다.mpMRI에서 병변이 뚜렷하지 않거나 애매하게 보이지만 임상적으로는 전립선암 위험이 높은 남성에서, Ga-PSMA-11 PET-CT를 먼저 시행하는 전략이 불필요한 전립선 생검을 크게 줄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이들은 중요한 암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결국 생검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암의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고, 반대로 임상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저위험 암을 찾아내 과잉진단·과잉치료로 이어질 여지도 있다. 생검 자체도 통증, 혈뇨, 혈정액증, 감염, 불안 등 부담을 동반한다.연구진은 이런 회색지대 환자군에서 PSMA PET-CT를 추가하면 생검이 꼭 필요한 환자만 더 정교하게 가려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임상시험을 통해 실제 진단 경로에서 생검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 또 그 과정에서 중요한 암을 놓치지 않는지 검증에 나섰다.PRIMARY2 연구는 호주 7개 병원에서 수행된 다기관, 비열등성, 3상 무작위 대조시험이다. 대상은 생검 경험이 없는 남성으로,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전립선암이 의심되지만 mpMRI에서 PI-RADS 3 또는 PI-RADS 2 소견을 보인 환자들이었다. 대신 임상적 위험도는 높아야 했다.구체적으로는 PSA density 0.1 ng/mL/mL 초과, 강한 가족력, 직장수지검사 이상, BRCA 변이, PSA 10 ng/mL 초과, PSA doubling time 36개월 미만, PSA velocity 연 0.75 ng/mL 초과 등의 고위험 요소가 포함됐다. PSA는 20 ng/mL 이하, 임상 병기는 T2 이하로 제한했다.연구진은 환자들을 1대1로 무작위 배정해 한 군은 표준 전략인 체계적 회음부 전립선 생검을, 다른 군은 [68Ga]Ga-PSMA-11 PET-CT를 시행했다. PET-CT 군에서는 PRIMARY score 3~5를 양성으로 보고 PSMA PET 표적 회음부 생검을 시행했고, PRIMARY score 1~2의 음성 환자는 생검을 하지 않았다.공동 1차 평가지표는 두 가지였다. 첫째는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전립선암 검출 비율로, Gleason 3+4이면서 pattern 4가 10% 이상이거나 그보다 높은 병변으로 정의했다. 둘째는 PET-CT 전략군에서 무작위 배정 후 6개월 내 생검을 피한 환자 비율이었다.329명은 대조군인 체계적 회음부 생검군, 331명은 실험군인 [68Ga]Ga-PSMA-11 PET-CT군으로 배정, 분석한 결과 PSMA PET-CT 전략은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전립선암을 찾아내는 능력에서 표준 체계적 생검에 뒤지지 않았다.유의미한 전립선암은 PET-CT 전략군 331명 중 39명(12%), 대조군 329명 중 51명(16%)에서 확인됐고, 두 군 차이는 -3.7%였다. 95% 신뢰구간은 -8.9%에서 1.5%로, 사전에 정한 비열등성 한계 10% 이내에 들어 비열등성이 성립했다.동시에 PET-CT 전략은 실제로 생검을 크게 줄였다. PET-CT군 331명 중 163명, 즉 49%가 6개월 내 생검을 피했다. 연구가 설정한 생검 회피 기준선 20%를 크게 웃도는 결과다. MRI 결과가 애매해 결국 생검으로 이어지던 환자 절반 가까이를 생검 없이 관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생검 후 이상반응은 두 전략 사이에 큰 차이가 없었다. 통증은 PET-CT 전략군과 대조군 모두 21%였고, 혈뇨는 각각 38%와 43%, 혈정액증은 48%와 45%였다. 다만 이번 연구의 핵심은 생검 후 부작용 차이보다는, 애초에 생검이 필요 없는 환자를 상당수 가려내 생검 자체를 피하게 했다는 데 있다.이번 결과는 PSMA PET-CT가 MRI를 대체한다기보다, MRI 이후에도 판단이 남는 고위험 환자군에서 2차 선별 도구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PI-RADS 2~3이지만 임상적 위험이 높은 환자에서 "누구를 생검할 것인가"를 다시 정밀하게 가르는 역할이다.연구진은 "Ga-PSMA-11 PET-CT는 임상적 위험이 높지만 의심스럽거나 모호한 전립선 MRI 환자의 진단 경로를 개선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질 수 있다"며 "이 접근법의 임상적 구현과 일반화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건강 경제 분석과 다른 PSMA 방사성 의약품과의 검증을 포함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2026-06-23 11:44:18연구・저널

당뇨병약 화상 흉터 억제 기능 확인...에보글립틴의 재발견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국내 의대 연구진이 당뇨병 치료제 에보글립틴(Evogliptin)의 화상 후 비후성 흉터 억제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미 임상에서 사용 중인 DPP-4 억제제를 흉터 치료에 적용할 수 있다는 약물 재창출 가능성을 확인한 연구로, 화상 후 뚜렷한 치료 옵션이 부족한 비후성 흉터 분야에서 새로운 접근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은 을지대 의대 김준범 교수와 차의과학대 김동현 교수, 한림대 의대 기연경·서정훈 교수로 구성된 공동 연구팀이 화상 후 비후성 흉터 조직을 이용한 연구에서 에보글립틴의 항섬유화 효과를 확인했다고 22일 밝혔다.비후성 흉터는 화상 이후 흔히 발생하는 합병증 중 하나다. 손상 부위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섬유조직이 과도하게 증식하면서 피부가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지고 붉게 융기되는 것이 특징이다. 단순한 미용상 문제를 넘어 통증과 가려움증, 피부 당김, 관절 운동 제한 등을 유발해 환자의 일상 기능과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 특히 화상 부위가 넓거나 관절 주변을 침범한 경우 기능적 후유증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임상에서는 수술적 치료, 압박요법, 실리콘 치료, 스테로이드 주사 등이 활용되고 있지만, 비후성 흉터를 효과적으로 예방하거나 근본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약물 치료는 아직 제한적이다. 이런 배경에서 이미 다른 적응증으로 사용 중인 약물을 활용해 흉터 형성 기전을 조절하려는 약물 재창출 전략이 대안으로 거론돼 왔다.(왼쪽부터) 을지대학교 의과대학 김준범 교수,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서정훈 교수연구팀은 화상 환자로부터 확보한 비후성 흉터 조직과 정상 피부 조직에서 섬유아세포를 분리한 뒤, 에보글립틴을 처리해 분자생물학적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에보글립틴은 흉터 형성에 핵심적으로 관여하는 α-SMA, TGF-β1, YAP1, CTGF 발현을 유의하게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인자는 섬유아세포의 활성화와 근섬유아세포 분화, 조직 재형성 과정에 깊이 관여하는 대표적 지표들이다.과도한 흉터 형성의 또 다른 축인 세포외기질(ECM) 생성 억제 효과도 확인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에보글립틴 처리 후 콜라겐 I형과 III형, 피브로넥틴(Fibronectin) 발현이 감소했다. 이는 비후성 흉터 조직에서 과도하게 축적되는 기질 단백질 생성을 줄여 흉터 조직 비후를 완화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결과다.상피-간엽 전이(EMT) 관련 반응도 함께 억제됐다. 에보글립틴은 Snail, Slug, Twist, Vimentin, N-cadherin 등 EMT 과정에 관여하는 인자들의 발현을 감소시켰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에보글립틴이 단순히 특정 표지자 하나를 낮추는 수준을 넘어, 섬유화와 조직 재형성에 관여하는 복합 경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실제 신호전달 경로 분석에서도 에보글립틴은 섬유화 유발에 중요한 TGF-β/SMAD 및 MAPK 경로를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에보글립틴이 비후성 흉터 형성 과정에서 섬유아세포 활성화, 세포외기질 축적, EMT 반응 등을 동시에 조절함으로써 흉터 형성 전반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이번 연구는 이미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사용 중인 에보글립틴을 새로운 적응증으로 확장하는 약물 재창출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신약 후보물질을 처음부터 개발하는 방식과 달리, 기존 허가 약물의 안전성 자료와 임상 경험을 활용할 수 있어 개발 기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에보글립틴이 혈당 조절을 넘어 화상 후 비후성 흉터 치료 후보물질로 검토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김준범 교수는 "화상 후 비후성 흉터는 환자의 기능적·심리적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효과적인 약물 치료법은 여전히 제한적"이라며 "이번 연구는 기존 당뇨병 치료제의 새로운 활용 가능성을 제시한 것으로 향후 흉터 치료 분야에서 의미 있는 치료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Nature Portfolio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Scientific Reports 2026년 6월호에 게재됐다.
2026-06-22 11:59:37연구・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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