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카나프테라퓨틱스, 이중항체 ADC 개발 본격화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유한양행의 렉라자가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시장에서 글로벌 블록버스터로 자리매김하면서 국내 제약사들의 폐암 치료제 개발 경쟁이 한층 고도화되고 있다. GC녹십자가 차세대 전략으로 선택한 것은 항체-약물 접합체(ADC) 기술이다. 그것도 단일 표적이 아닌 이중항체를 적용한 차세대 ADC 개발에 나섰다는 점에서 기술적 도전의 수위를 높였다. 녹십자 본사 전경 GC녹십자는 18일 카나프테라퓨틱스가 보유한 이중항체 기반 ADC 기술에 대한 옵션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이는 양사가 지난해 11월 체결한 공동개발 계약의 확장으로, 전임상 단계의 파이프라인을 본격적인 개발 단계로 전환하는 신호탄이다. 이번 협력의 핵심은 EGFR과 cMET을 동시에 겨냥하는 이중항체 ADC다. 렉라자를 비롯한 EGFR 저해제들이 개척한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시장에서, 내성 발생 후 후속 치료 옵션을 확보한다는 전략적 의도가 읽힌다. 실제 EGFR 저해제를 투여받은 환자들은 1~2년 내 약물 내성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내성의 주요 원인으로는 cMET 과발현과 EGFR 내성 변이가 지목되는데, 이중항체 ADC는 이 두 가지 내성 기전을 동시에 차단한다는 점에서 렉라자 등 1차 치료제의 한계를 보완하는 후속 전략으로 기능할 수 있다. 다만 이중항체 ADC는 기술적 난이도가 높은 영역이다. 두 개의 서로 다른 항원을 동시에 인식하면서도 독성 약물을 효과적으로 전달해야 하는 만큼, 플랫폼 기술의 안정성과 효능이 관건이 된다. 카나프테라퓨틱스는 롯데바이오로직스와 공동 개발한 ADC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번 옵션 행사는 GC녹십자가 지난 1년간의 전임상 연구 결과를 검증한 뒤 내린 결정으로 풀이된다. 향후 역할 분담도 명확하다. 전임상은 양사가 공동으로 추진하고, CMC 개발은 카나프가 주도하며, 임상 단계는 GC녹십자가 담당한다. GC녹십자는 그동안 혈액제제와 백신 분야에서 축적한 바이오의약품 개발 역량을 항암제 분야로 확장하고 있으며, 이번 파이프라인을 통해 ADC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GC녹십자 정재욱 R&D 부문장은 "항암 및 면역 질환 치료제 분야에 지속 투자하고 있고, 이번 옵션 행사는 그 전략의 일환"이라며 "양사의 역량을 활용해 혁신 신약 개발의 성과를 이루겠다"고 밝혔다. 카나프테라퓨틱스 이병철 대표는 "GC녹십자의 옵션 행사는 당사 기술에 대한 강한 신뢰와 연구 성과의 가치를 반영한 결과"라며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대해 글로벌 항암제 개발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