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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동안 바뀐게 없는 인턴 제도 '인턴도 전공의다'

[메디칼타임즈=이지후 전공의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는 2017년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의 전공의 수련 및 근무환경 실태조사와 2018년 전공의 수련병원 평가(이하 병원평가)의 결과를 종합해 2019년 의학교육학술대회에서 인턴 수련에 대한 문제점을 조명한 바 있다. 약 4년 만인 2022년 5월 23일부터 6월 3일까지 대전협은 인턴에 대한 설문 조사(인턴 설문)를 통해 인턴 수련의 현황 변화를 확인했다. 약 4년, 인턴이 레지던트 상급연차가 되었거나 또는 전공의 과정을 마칠 기간 동안 어떠한 변화가 있었을까.먼저 2018년 병원평가의 주요 응답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았다. 각 연차의 학습 과정이 적절하게 구성되어있는지에 대한 항목에 대해 '그렇다', '매우 그렇다'의 응답 비율은 각각 3%, 26% 이었다. 또한 각 연차의 학습 과정에서 적절한 지도 및 교육이 있었는지에 대한 항목에 대해서는 39% 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이 외 주된 역량 수련 경로는 동료 전공의 또는 독학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50% 이상이었고 과반수가 지도전문의 제도 자체를 처음 듣는다고 답했다.2022년 인턴 설문의 주요 응답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았다. 먼저, 인턴의 교과과정 및 핵심 획득 역량에 대해 안내받은 비율은 각각 77.3%, 50.4% 에 달했다. 수련 과정이 핵심 획득 역량을 다루고 있는지에 대한 항목에서 '그렇다', '매우 그렇다'의 응답 비율은 각각 20.2%, 29.8% 이었다. 지도전문의 또는 상급 전공의로부터 지도받은 경험에 대한 항목에서 '예'의 응답 비율은 57.6% 였으며 상급자로부터 교과과정과 관련 없는 업무를 지시받은 경험에 대한 항목에서 '예' 응답 비율은 50.8%였다.2019년 대전협의 발표 내용과 2022년 인턴 설문 결과를 비교하면, 안타깝게도, 4년이라는 적지 않은 기간 동안 인턴의 수련 및 근로 환경이 큰 개선을 이루었는지 의문이다. 더욱 문제인 점은 이 결과가 결코 예상치 못했던 일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현행 인턴 수련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이를 담당하는 주체가 모호하다는 것이다.먼저 인턴이 어느 전문 학회에도 속하지 않아 그 핵심역량과 교과과정을 개편하고자 하는 논의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보건복지부 역시 의료계의 요구가 없는 한 수면 아래에 있는 인턴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를 보일 이유가 없다. 개별 수련 병원 수준에서도 인턴 관리의 주체가 매우 다양하여 표준화된 수련을 위한 관리 감독이 쉽지 않다. 또한 인턴이 행정을 담당하는 교육수련부 소속인 경우가 많아 교육, 수련을 위한 학술적인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기도 어렵다. 마지막으로 개별 교수 및 레지던트 측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과도한 업무량과 인턴에 대한 바르지 못한 인식의 폐해로 지도자로서 역할을 다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 오히려 교수 및 레지던트로부터 부당한 업무를 지시받는 일도 부지기수이다. 결국 인턴에 대한 학회, 정부, 현장 모두의 무관심이 수년째 이어지며 모든 전공의가 거치는 인턴 1년의 소중한 시간이 허비되고 있다.2019년 대전협이 제안한 인턴 수련 개선의 핵심 내용은 수련교과과정개발, 수련환경의 변화, 그리고 인식개선 3가지였다. 문제가 같으니 제안도 같다. 인턴을 위한 수련교과과정을 개발하고, 수련환경에서 이를 관리, 감독하는 주체를 명확히 하여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수련의 주체인 인턴 및 레지던트를 비롯하여 교육자인 교수들이 인턴도 수련의 대상인 전공의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이 과정은 앞서 살펴본 학회, 정부, 현장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인턴도 전공의다. 의학이 나날이 발전함에 따라 의사의 역량에 대한 기대치도 높아지고 있다. 전공의 수련 기간 중 20~25%를 차지하는 인턴 수련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의료계 전체의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전공의의 소중한 1년과 관계된 모두에게, 부디 합리적인 근거와 의사결정과정을 바탕으로 그 시간을 보다 빛나게 해주시길 부탁드린다.
2022-06-27 05:30:00젊은의사칼럼

코로나 이후 급물살타는 '디지털치료제'에 대한 기대

[메디칼타임즈=최형화 학생(원광의대) ]2019년 COVID-19이 전세계를 강타한 이후 우리의 삶은 많은 것이 달라졌으며, 변화가 가속되었다. 의료계에서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그 동안 논의만 되고 여러가지의 이유로 시행되지 못했던 비대면 진료가 한시적으로 허용된 것이다. 비대면 의료체계가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잠재력을 보여줌으로써 앞으로도 원격의료 서비스의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비대면 의료 서비스와 함께 최근에 각광받고 있는 것은 디지털 치료제다. 디지털 치료제란 질병이나 장애를 치료, 관리, 예방하기 위해 환자에게 치료적인 중재를 제공하는 고도화된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다. 알약과 같은 저분자 화합물인 1세대 치료제와 세포치료제 등의 생물학적 제제와 같은 2세대 치료제를 잇는 3세대 치료제라고 부르기도 한다. 디지털 치료제는 2017년 9월 미국 FDA가 페어 테라퓨틱스의 약물중독 치료제인 'reSET'을 최초로 허가하면서 본격 등장했고, 11월에는 프랑스 볼룬티스가 제2형 당뇨병 인슐린 투여 용량 계산 앱인 'insulia'가 미국과 유럽에서 동시 승인 받았다.국내에서는 아직 식품의약품안전처 인허가를 받은 제품은 없지만 다양한 제품들이 현재 개발 또는 임상 시험 단계에 있다. 현재 라이프시맨틱스의 호흡재활치료 기기인 '레드필숨튼'과 뇌졸중으로 인한 시야장애 치료제로 뉴냅스가 개발한 '뉴냅비전' 등이 허가임상 절차에 들어간 상태다.디지털 치료제는 비침습적이기 때문에 약물의 위험이나 부작용이 기존의 치료제에 비해 적다는 장점이 있고, 일반 의약품과 달리 제조, 운반, 보관의 과정이 필요하지 않아 저렴한 비용으로 대량 공급이 가능해 의료비용을 낮출 수 있다.또한 소수의 의사가 다수의 환자를 관리할 수 있어서 의료공급의 부족이나 재정적인 문제 또한 일부 보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며, 환자 데이터의 수집 및 저장이 용이해 환자 상태를 시간과 공간의 한계 없이 모니터링 가능하다. 수집된 데이터는 향후 환자 맞춤형 의료를 제공하고,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하는 등 데이터를 활용하기 유용하다는 장점이 있다.하지만 우리가 해결해야할 문제는 아직 많이 남아있다. 미국에서는 20종이 넘는 디지털 치료제가 FDA 승인을 받았지만 임상 현장에서 실제로 환자에게 처방되는 비율은 그렇게 높지 않다. 디지털 치료제를 처방하는 의사들이 디지털 치료제에 대한 이해도가 낮으며, 위험성이나 책임 부담을 우려해 선뜻 나서서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그리고 의사가 처방한다고 한들 환자에게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지속적으로 사용해야하는데, 기존 의약품보다 효과가 느리고 사용도 복잡하기 때문에 환자가 쉽게 사용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것과 명확한 규제 체계가 아직 없고, 치료제 측면에서 안정성 관리 기준이 부재한 상태라는 것이 해결해야할 문제다. 현재 세계적으로 디지털치료제는 주로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 환자나 중독, 불면, 우울증, 공황장애 등의 정신질환자, ADHD, 치매, 자폐와 같은 신경 질환자를 대상으로 개발되고 있다. 현재는 치료 분야가 제한적이나 많은 관심을 받으며 발전하고 있는 것을 보아 치료 분야와 역할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예를 들어 Kaia health는 근골격계 통증에 대해 동작 추적 기술을 활용해 맞춤형 운동과 이완요법, 정보를 제공한다. AI 기술을 적용한 디지털 바이오마커 솔루션으로 동작을 추적하여 개인의 움직임의 범위와 균형, 안정성 등을 스마트폰을 이용해 측정해서 환자에 대한 설문 결과와 함께 진단 및 치료에 사용한다.현재 학생의사로서 재활의학과 실습을 돌면서 환자들이 매일같이 물리치료, 작업치료실 등 치료실에 나와서 재활치료를 받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대부분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이라 병동에서 치료실까지 이동하는 것이 불편해보였고, 퇴원하고 나서는 병원으로 오는것 자체가 힘들기 때문에 재활 치료를 받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환자가 퇴원한 이후에도 꾸준히 재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디지털 치료제의 형태로 제공할 수 있다면 환자의 예후와 삶의 질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의사가 되어 환자를 만나게 될 때에는 또 어떻게 많은 것들이 바뀔지 기대가 된다. 빠른 시대의 변화와 그 흐름 속에서 빠르게 적응하고 도전하면서 환자가 만족할 수 있는 의료를 제공할 수 있는 의사가 되기를 소망한다.
2022-06-20 05:00:00젊은의사칼럼

전공의에게 배울 권리와 건강한 권리를

[메디칼타임즈=정태종 전공의 ]"어제 인턴 OOO 출근안했대!""어, 뭐 그만두는 거래?""뭐라고 하면서 그만 뒀대?""에이 그것도 못버티고 뭘한다고"5월이 지나면서 3월에 시작한 인턴들은 2개월 동안 학창시절엔 경험해보지 못한 콜과 많은 사람들의 격려와 '라떼'가 섞인 말들을 들으며 회한(悔恨)에 사로잡힌다.'내가 왜 이 길을 선택했을까?', '과연 이 길이 나한테 맞는건가?', '그만하고 나가면 바로 돈 많이 받으면서 갈 곳도 많은데?', '여기서 그만두면 낙오자 취급 받는 거 아닐까?', 'OOO이 너무 뭐라고 해서 나가는거야, 내 잘못이 아니야' 등 수많은 생각들이 하루에도 여러번 지나간다. 예나 지금이나 인턴 수련과정은 각 과를 돌아보면서 어떻게 과가 운영 되는지를 보면서 내 적성을 파악하는 기회다. 다만 그에 상응하여 부모님이 지어주는 이름보다 '인턴쌤'이라는 칭호로 더 많이 불리며 과 내의 온갖 잡일을 하는 것은 그에 수반하는 의무이기도하다. 내가 첫번째 돌았던 인턴 텀에서 교수님은 내게 이런 말씀을 해주셨다."올 한해는 아마 모두가 너의 이름을 부르지 않을것이다. 인턴쌤이라는 칭호로 부르며 갖은 모욕이나 잡일 처리기로 사용하겠지만 그럼에도 너는 너 스스로의 이름을 떳떳히 밝혀라."가족 중엔 의료계통에 종사하는 분이 없어 이렇게 의사선배에게 이성적이며 따뜻한 조언을 받은 것은 처음이어서 그런지 나는 유난히 이 말이 기억에 남는다. 그래서 이후엔 항상 당당하게 이름 석 자를 밝히며 콜을 받고 자존감을 꿋꿋하게 지켜내고자 노력했었다.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의료인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이 조언이 내게 큰 자양분이 되었다고 생각이 든다. 지금도 인턴으로 병원에 온 선생님들을 보면 나는 그 분들의 이름을 꼭 부르고 일을 부탁하는 인턴으로 보기보다 한 사람의 피교육인으로 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전공의의 교육은 교수 또는 레지던트인 상급 교육자에게 의학지식과 의료인으로서의 자세를 배우는 것이다. 그렇기에 수련병원에서의 수련은 도제식 방식으로 대에서 대로 이어지는 방식을 지키며 당직을 지키며 배울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여전히 전공의들은 수련이라는 목적으로 병원에서 오랜기간 머물러 자신들의 젊음을 불태우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교육을 제대로 받기를 기대하기는 더 힘들어 지는 것이 사실이다. 의료시스템 상 저수가를 고수하고 있는 체계에서 대형병원은 수익을 유지하기 위해 전문의 이상의 의사들에게 더 짧은 시간에 더 많은 환자를 보도록 채찍질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선배의사가 젊은 의사에게 무엇인가를 가르친다는 것은 갈수록 어려워진다. 인턴을 포함한 전공의들은 이 상황에서 환자에게 술기를 시행하고 잡일을 처리하며 하루하루를 근근이 버티고 있다. 게다가 당직이 있는 날이면 36시간 가량의 시간을 수많은 콜과 남겨진 잡일에 치여 제대로 수면시간 조차도 보장받기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전공의들은 피교육권과 휴식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주장하는 것조차 힘들고 버겁다.   2018년 대한전공의협의회는 방사선 피폭과 피폭을 줄일 수 있는 납복(Lead apron) 등의 보호장비를 어떻게 착용하고 있는지 조사하였다. 당시 설문조사 질문에는 본인의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주관식 문항이 있었는데 인턴선생님들의 답변들은 다음과 같았다.'C arm, CT keep도 일상으로 하는 인턴입니다. 아무리 눈에 보이지 않는 위험요인이라 하더라도, 저희가 1년만 근무하는 인턴이라 하더라도 문제가 심각한 거 같습니다. 인턴인 저희는 방사능에 너무나 대책 없이 많이 노출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휴대용 인공호흡기(portable ventilator)가 있다 하더라도 앰부 배깅( ambu bagging)을 직접 하라며 CT실에 머무르도록(CT keep) 하는 일도 있습니다. 방사능에 얼마나 노출되는지 측정도 안 되고 관리도 잘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렇게 많이 노출되는 건 정말 불합리하다고 생각합니다.''가임기 여성을 아무런 질문, 동의도 없이 방사선에 노출 시키는 것은 명백한 위법이며 인권침해입니다.''갑상선 보호구, 납 앞치마 등 보호장비의 질 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도 의문입니다. 예전부터 쓰던 거 그대로 쓰고 있고, 다들 앞치마 관리법도 잘 몰라서 마구 접어놓는 사람도 있습니다.'내용들을 읽다보면 일제시대 '군함도'를 상기시킬 정도의 열악함이 느껴질 정도다. 전공의 선생님들의 건강권은 기본적으로 존중받아야 할 인간의 권리인데도 그들이 평가받는 위치에 있다는 이유로 묵살당하거나 묵살을 암묵적으로 유도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했다. 과연 그것이 현재에는 개선되었을지는 의문이다.인턴 선생님들을 비롯한 전공의 선생님들의 건강권과 교육권은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 사항임에도 자꾸 잊히기 일쑤다. 깨어있는 선배 의사들이 자신들의 고생을 대물림하지 않기위해, 현재 후배의사들도 그 고통을 인내하지 않도록 하기위해 고민하며 전공의 특별법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이제는 그 혜택을 입고 있는 전공의들이 생겨났다. 하지만 여전히 전공의 특별법을 보는 병원과 선배의사 몇몇의 시선은 차갑다. 수련기간 동안 제대로 교육을 받을 시간이 부족하다며 수련 시간에 대해 더 늘려야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고 진료보조인력(PA)를 합법화 해야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냉정하게 따져볼 때 문제는 저수가로 수많은 환자들을 진료해야하는 한국의 보건의료 시스템과 전공의 교육보다는 본인의 실적에만 관심을 두고 이미 손 발이 착착 맞았던 PA만을 수술방과 회진에 참여시키는 몇몇은 선배의사들이 그 원인은 아닐까? 도제식으로 자신들이 전달받았던 의술과 임상의로서의 역량을 자신의 대에서 소멸시키고 있는 선배의사들. 저렴한 수가로 더 많은 환자를 케어할 수 있도록 구미에 맞는 의료진을 배출하고자 공공의대를 추진하고, 직역간의 갈등을 조장하는 서투른 입법으로 자신들의 보건의료 시스템을 만들고 있는 위정자들. 그 사이에서 전공의들은 건강권과 교육권을 수호받지 못하고 건강은 건강대로 악화되고 미흡한 교육은 미흡한대로 받으면서 그렇게 배출되고 있다.
2022-06-13 05:00:00젊은의사칼럼

굴러온 돌이 보는 '의대 입학 열망' 현상

[메디칼타임즈=이진규 학생(경북의대) ]수학과 과학을 좋아하는 우리나라 고등학생이라면 진학 상담시 선생님으로부터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보았을 선택지가 '의과대학 진학'일 것이다. 이상하리만치 우리나라에서는 의과대학에 진학해 의사가 되는 것에 대해 고 평가되어 있는 듯하다. 실제로 수학능력시험 이후 입시 결과를 참고해보면, 이과 계열 상위권 학생들은 위에서부터 순서대로 전국의 의과대학 정원을 채우게 된다. 만인의 선망의 대상으로 평가되는 국립대학교인 서울대학교의 유명한 자연계열, 공학계열 학과 타이틀조차 지방 사립대 의과대학을 채우고 나서야 채워지는 것을 보면 무엇인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이번 칼럼에서는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의과대학에 편입학 하여 곧 졸업을 앞두고 있는 '굴러들어온 돌'인 필자의 입장에서 현재 고등학생들이 의대 입학을 열망하는 사회현상을 살펴보고 그 원인에 대한 생각을 나눠 보고자 한다.사회 공헌 활동과 취약 계층을 위한 교육기부를 위해 대한민국 인재상 수상자들이 모여 만든 비영리 임의단체 '인스타(인재상 수상자들의 스스로 타인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의 대표 위치에서 기획해서 진행중인 사업 가운데, '학교 밖 청소년들을 위한 진로 멘토링 사업'이 있다.여러가지 사정 때문에 학교를 떠나야만 했던 중고등학교 청소년의 경우 제도권 밖에서 학업을 지속해야하기에, 시험을 위한 공부는 사교육을 통해 충당할 수 있더라도, 그 외에 학교에서 행해지는 진로나 적성 관련 교육은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에 학교 밖 청소년들을 모아 각자의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해온 인재상 수상자들과 연결하여 그들의 경험을 나누고 새로운 시각(insight)를 얻어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를 주도적으로 만들어가기를 기대하며 행사를 기획했다.하지만 멘토링에 참가한 학생들의 요구는 우리의 기대와는 크게 달랐다. 첫 멘토링에 참가하겠다고 신청한 5명의 학생 중 실제로 참가했던 학생은 3명이었는데 그들은 성공적인 대학진학을 위해 '자발적으로' 학교를 자퇴한 이른바 '전략적' 학교 밖 청소년들이었다. 멘토링에 참석하지 못한 나머지 2명의 청소년들은 센터 선생님의 권유로 신청하긴 했지만, 그들은 대학 진학 혹은 진로 설정에 큰 관심이 있어서가 아닌, 생계 혹은 가정 환경의 이유로 학교를 나온 친구들이었다.멘토링에 참가한 세 학생들의 공통적인 목표는 '의대 진학'이었다. 의대생이 멘토로 참여하는 행사라 하여 관심을 갖고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일반 고등학생의 의대에 대한 관심과 열정은 또 다른 사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고등학생의 입시를 담당하는 학원가에서 원생을 모으기 위한 이벤트로 이따금씩 주최하는 행사가 바로 '의대생 초청 공부법 혹은 합격 비법 특강'이다.한 학원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그 행사에 100명이 참가하면 3분의1은 의대생이 어떤 사람인지 단순히 보고 싶어서, 3분의1은 진심으로 의대 진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이, 3분의1은 부모님 등쌀에 떠밀려서 참가한다고 한다.그렇다면 그 중에서 실제로 의대에 진학하는 학생은 몇명이나 되느냐는 질문에 아무리 명문고등학교라고 해도 일반 평준화 고등학교 기준 5명 이상 보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니, 행사에 참가한 100명의 학생 중 실제 의대에 진학하는 학생은 1명에서 2명뿐이라고 한다.많은 학생과 학부모들이 의과대학 진학을 갈망하는 이유에 대한 나의 생각을 간추려 보자면 크게 세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의사라는 직업이 가지는 안정성과 높은 수익, 둘째는 성공적인 직업으로 인정해주는 사회 분위기, 셋째는 의사 면허증 취득 이후 다른 분야의 하고 싶은 일을 비교적 쉽게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평균적으로 높은 급여를 받으며 일할 수 있다는 의사라는 직업은 자격증으로 보장받는 직업이기에 일하기 싫을 때까지 일할 수 있다는 장점이 분명히 있다. 또한, 타인을 치료해주고 도와주는 직업의 특성상 다른 이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대상으로 살아 갈 수 있는 점 또한 충분히 매력적인 부분임에 분명하다.하지만 의사가 되어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득과 안정성은 충분히 다른 직업을 통해서도 보장받을 수 있다. 그리고 타인을 이롭게 하면서 존경을 받을 수 있는 직업 또한 의사 외에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오히려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의대에 편입학해서 의대 동기들을 관찰해보면, 의사라는 외길만을 걸어가는 길 가운데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친구들을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되려, 대부분이 임상의사라는 길을 걸어가고 있는 거대한 물결에 휩쓸려 자신이 살아가고 싶은 삶을 부모와 사회의 기대에 맞춘채 떠밀려 가고 있는 친구들을 볼 때면 안타까울 때가 많다.실제로 전문의를 취득한 이후 의사 외의 다른 직업을 선택해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최근 부쩍 늘어나는 것을 보면, 의대에 진학한 많은 학생들이 자신의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부족했음에 대한 근거가 되어줄 수 있다.한정된 사회의 자원과 관심이 특정 부분으로 쏠리는 것은 전체 사회의 발전에 있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우수한 이공계 인재들이 의대에 쏠리는 것을 막기 위한 여러가지 시도들로, 의전원 제도 도입과 폐지, 의과대학 편입학, 이공계 박사 전문연구요원을 통한 군면제 등이 있었으나 2022년 현재 모두 실패한 것으로 평가된다.새로운 정부가 출범한 현재 파격적인 제도 개편을 통해 의과대학 입시에 대한 과도한 관심이 집중되지 않는 정책과 제도들이 제안되고 실현되어 우수한 이공계 인재들이 각계 분야에서 뜻하는 바를 펼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2022-06-07 05:00:00젊은의사칼럼

18개월vs38개월, 입대는 빨리할수록 좋다

[메디칼타임즈=김재균 학생(가천의대 1학년) ]대한민국에서 남자로 태어난 이상 군 복무는 국민으로서 감당해야 하는 의무다. 의대를 다니고 있는 나도 피해 갈 수 없는 현재 인생에서 가장 큰 숙제이며 특히 의대에 입학한 이후 언제 이 숙제를 해결해야 최고의 선택을 하는 것인지 고민스러운 것이 사실이다.다른 학과를 다니는 친구들의 요즘 가장 큰 대화의 화두는 군 복무다. 어느 보직이 편한지, 군대에서 어떤 공부를 하는 게 좋은지, 학점 취득은 몇 점까지 가능한지, 돈은 얼마나 모을 수 있는지 등 군대와 관련된 다양한 고민을 공유하고 미래와 관련해 현명한 선택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2003년도부터 현역병의 복무기간은 24개월에서 18개월로 꾸준히 줄어든 것에 반해 군의관의 복무기간은 축소 없이 기초군사 훈련을 포함해 38개월 가까운 복무기간이 20년 넘게 지속되어 왔다. 현역병의 복무기간이 18개월로 축소되는 새로운 상황의 변화는 나에게 현역 입대라는 현실적인 고민을 하게 만들었다.그동안 의과대학 학생들의 경우 의사가 된 후 군의관 또는 공보의로 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기 때문에 군대 문제를 이차적인 문제로 미뤄두는 경향이 많았다. 하지만 현역병과 20개월의 차이로 벌어진 군의관의 복무기간은 나에게는 너무나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이 시간을 군대 대신 펠로우, 대학원 또는 연구와 같이 다른 분야에 투자하는 것이 의사로서 내 자신의 성장에 더욱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입대를 앞당기고 싶다고 생각하는 하나의 이유이기도 하다.시대 변화에 맞게 군의관의 군 복무기간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덧붙여 본다. 복무기간의 지나친 차이는 군대의 의료문제에 대한 균열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 또 다른 이유는 지식과 의료 술기 함양의 단절에 대한 걱정 때문이다. 군대에서는 의사면허를 취득한 이후 의료인으로서 근무한 시기를 호봉으로 인정해준다. 그래서 군의관 복무는 의사면허 취득 후 언제든 할 수 있지만 대개 레지던트 수련(면허 취득 후 3~4년)을 마치고 대위로 임관하는 것이 관례이다. 그런데 과연 군부대에서 근무하는 의사들이 대학병원에서 전문의가 되기 위해 몇 년간 공부하고 훈련받았던 의료지식과 술기들을 유지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든다.물론 나의 지나친 기우일 수도 있지만 군대에 간 주변인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의무실에 방문하는 병사들의 대부분은 감기, 근육통, 두통과 같이 단순한 증상으로 의무실을 방문한다.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많은 군의관은 부대의 의무실에서 간단한 처치만을 하게 되는데 3년이라는 시간 동안 개인의 술기와 지식이 많이 후퇴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현역병으로 군 문제를 빨리 해결하고 싶은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예과 때 군대에 가는 것은 예전에 비해 늘어나는 추세이긴 하지만 아직도 보편적인 일은 아니다. 그래서일까? 나 자신이 과연 일반병으로 군 복무를 마치는 선택을 할지도 여전히 고민스러운 문제 중 하나다. 나는 지금도 이 글을 쓰면서 오는 9월에 있을 카투사 모집 지원서를 써야 할까 치열하게 생각 중이다. 앞으로 의대에 입학하는 예과생들에게 "입대는 빨리할수록 좋다"는 말이 통용되는 시기가 오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2022-05-30 05:00:00젊은의사칼럼

건강한 자존감이란? 소아정신과 수업을 듣고

[메디칼타임즈=최시연 학생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욕망함에 따라, 성공적인 삶을 나타내는 지표들은 시대에 따라서 바뀌어왔다. 성공적인 경제력에 대한 예시를 들어보자. 과거 부유한 삶을 상징했던 풍만한 몸매는 자기관리가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더 이상 성공의 상징이 되지 못했다. 재력을 상징하는 명품 또한 플렉스(FLEX, 성공이나 부를 뽐내거나 과시하다) 와 욜로(YOLO,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고 소비하는 태도) 라는 키워드가 유행이 되며 소비층이 중산층과 학생들로 이동했고, 이제 더 이상 상류층만의 전유물이 아니라고 여겨진다. 사람들은 점점 더 희소한 가치를 향하여 움직이며, 더 상위의 것을 욕망하게 된다. 정신적인 측면도 이러한 면에서 예외는 아니다.요즘 미디어에서는 자존감이라는 단어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연구를 통해 자존감과 성공적인 삶의 상관관계가 드러나면서 높은 자존감은 사람들에게 또 하나의 '성공' 으로 인식되기 시작했고 비교와 경쟁에 지친 한국인들에게 자존감이라는 단어는 본인의 문제를 관통하는 하나의 빛줄기로 다가왔다.또한 자존감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소아기 부모와의 관계라는 것이 밝혀지며 높은 자존감은 이제 '행복한 유년기를 가진 사람들만이 가질 수 있는 것'으로 특권화되었다. 이러한 관심은 자존감 높은 사람들의 특징,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 등의 인기있는 강연과 연구의 주제로 파생되었다.개인의 소아 자존감과 성공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한 논문에 의하면, 영상은 소아 시기 부모와의 관계, 자기효능감 등이 성장 과정에서 대인관계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를 인용하여 제작된 EBS 다큐멘터리에서는 끊임없이 불편한 점을 찾을 수 있었다. 높은 자존감에 대한 강조가 이루어질수록 낮은 자존감을 가진 아이들은 끊임없이 저평가되고 실패자처럼 묘사되었다는 것이다.자존감은 개인의 경험에 따라 언제든지 변화할 수 있는 것임에도 자존감 낮은 아이들은 방송에서 낙인찍혀졌고 그 사실은 그 아이들이 당연하게도 더 낮은 퍼포먼스를 보여주리라 여기게 만들었다. 이것은 그 아이들의 자존감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을 리 만무했다.특정 개념을 정의하는 것은 그것을 분석하는 데에 꼭 필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낮은 자존감'을 자각하는 것은 오히려 대상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자존감은 높낮이가 있는 수치의 개념으로 많이 오해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자존'感' 이라는 용어에서 알 수 있듯 일시적인 감정에 불과하며 성공을 위해서는 소아가 이를 반복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이 다큐멘터리를 통해 소아의 건강한 자존감 형성을 위해 노력하는 한 편, 개인이 낮은 자존감을 수용하되 하나의 실패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악순환은 경계해야 할 것이다. 
2022-05-23 05:00:00젊은의사칼럼

이종이식이 제시하는 윤리적 딜레마

[메디칼타임즈=신유찬 학생 ]지난 1월 7일 미국 심장병 환자 데이비드 베넷(David Bennett, Sr.)은 메릴랜드 대학 의료 센터(University of Maryland Medical Center, UMMC)에서 심장 이식 수술을 받았다. 7시간의 대수술 끝에 이식된 심장이 정상적으로 박동하기 시작하자, 전 세계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수술실에서 나오자마자 베넷과 UMMC 수술진은 세계적인 스타가 되었으며 많은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었다. 일반인에 불과한 베넷이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았던 이유는 바로 그가 돼지의 심장을 이식 받았기 때문이었다.사실 이 수술이 최초의 이종이식 수술이었던 것은 아니다. 기록상 최초의 이종이식 수술은 1906년 중년 여성 환자의 팔꿈치에 돼지 신장을 이식한 수술로, 수술 후 불과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환자가 혈전증으로 사망한 사례다. 1912년에 혈관 봉합술이 개발되고 1963년과 1984년에 더욱 효과적인 면역억제제가 사용되었음에도 이종이식은 썩 좋은 성과가 없었다. 침팬지 신장을 이식 받은 한 환자는 운 좋게 9개월 동안 생존했지만 대부분의 환자는 이식 후 한 달을 못 넘겼다.사실 면역계의 원리를 생각하면 이종이식의 연이은 실패는 당연하다. 면역계는 인체를 침입자로부터 방어하기 위해 생겨난 것으로, 기본적으로 인체에 속하는 '자기'와 그렇지 않은 '비자기'를 식별할 줄 알아야 한다.면역계가 아군을 공격하는 최악의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서 신체 내 모든 세포는 '인간백혈구항원(human leukocyte antigen, HLA)'을 지니고 있다. HLA는 세포를 위한 시민권 같은 존재로, 만약 이식 장기의 HLA를 수혜자의 면역계가 비자기라 인식한다면, 이식 장기가 손상되거나 극심한 면역거부반응 때문에 수혜자가 사망할 수도 있다. 유전적 차이가 적어 HLA가 비슷할 확률이 높은 형제 사이에도 면역거부반응이 일어날 수 있는데, 종부터 다른 이종이식의 면역거부반응은 너무나 당연한 결과다. 그러면 왜 21세기에 이종이식이 시행되었을까?사실 이종이식에 대한 희망이 완전히 사라졌던 것은 아니다. 먼저 아무리 장기이식 및 보존 기술이 발달하더라도 고령화와 평균 수명 증가 덕분에 공급의 문제는 여전할 수 밖에 없다. 또한, 코로나19 동안 의료 과부하가 일어나 장기 기증과 공급에 문제가 생기면서 2020년에만 약 5만년의 총합 기대 수명이 줄어들었다. 이종이식이 가능하게 된다면 장기를 '사육' 가능하게 됨으로 이 같은 공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거기에 90년대부터 지금까지 면역거부 반응을 크게 감소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개발되면서 이종이식이 다시 각광받았다. 1992년에 유전자 조작을 통해 인간의 면역 반응을 억제하는 단백질을 갖춘 돼지가 탄생했으며, 유전자 가위 등 신기술을 사용해 총 10종류의 개량을 거쳐 인간의 장기와 유사한 장기를 가진 돼지를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 결국 2022년, 세계 최초로 유전자 조작을 거친 동물의 장기를 인간에게 이식했다.여기까지만 보면 이 이야기는 페니실린의 발견이나 코로나19 백신 개발처럼 긍정적일 수 밖에 없는 의학적 발전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사례는 여러 윤리적 차원의 쟁점을 제시한다.첫번째는 인간 생명 연장을 위한 동물 희생의 윤리성이다. 비록 돼지는 인간만큼의 이성을 갖추진 못했지만 지능 지수가 침팬지 같은 유인원과 비슷한 수준이며, 지적 능력이 부족하다고 해서 행복, 고통, 두려움 등의 감정이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물론 이 부분은 도축과 동물 실험에 대해 얘기할 때도 다뤄지는 문제지만, 이제는 단순 동물이 아닌 '유전자 조작' 동물이 중심에 있다. 인간의 뇌세포를 주입한 생쥐가 월등한 기억력과 사고력을 발휘한 사례처럼 인간의 유전자를 일부 받은 돼지도 인간에 한층 더 가까워질 수도 있다. 유전자 조작이 더욱 발전돼 돼지가 인간의 장기와 구별 불가능한 장기를 생성할 수 있다면, 그 돼지는 짐승에 더 가까운가, 인간에 더 가까운가?두번째는 이 수술 자체의 윤리성이다. 의학 발전을 위해서 성공이 보장되지 않은 실험은 불가피하지만 본 수술은 그런 실험적 시도와 거리가 멀다. 원래 미국 식약청은 유전자 조작 돼지의 장기 이식을 임상적 근거가 부족하다 판단하여 승인하지 않았다. 따라서 지금까지는 뇌사자를 상대로만 실험을 한 것이다. 그러나 베넷이 의사의 지시를 따르지 않아 이식 우선순위가 낮은 점을 고려해 특별히 허가했다. 10번의 유전자 개량은 면역거부반응을 완전히 억제하기에 터무니없이 부족하지만 의식이 있는 환자를 상대로 할 수 있는 실험은 이번이 처음이었기에 수술을 진행한 것이다.또한, 공식적으로 밝혀진 적은 없었지만 베넷이 전과자라는 점도 수술의 진행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그는 1988년 술집에서 시비가 붙은 남자의 등을 칼로 여러 번 찔렀다. 피해자는 결국 하반신 마비로 여생을 보냈다. 흉악 범죄 전과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극도로 부정적이니, 수술의 결과가 어떻든 여론이 나빠질 수 없다.결국 베넷은 수술 후 두 달이 지나자마자 면역거부반응으로 사망했다. 장기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현재, 본 수술이 더 많은 이종이식수술의 계기가 될지, 하나의 해프닝으로 끝날지는 그 누구도 모른다. 확실한 건 기술이 발전하고 이 같은 사례가 많아질수록 여러 윤리적 딜레마에 직면해야 한다는 것이다.
2022-05-16 05:00:00젊은의사칼럼

나는 하얀 가운을 입을 준비가 되어 있을까

[메디칼타임즈=박유진 학생 ]본과 3학년이 되어 처음 병원 실습을 돌던 날.나는 준비된 하얀 백지 같은 상태라기보단 온갖 의학 지식이 뒤섞인 채, 드디어 실습을 돈다는 기대감과 내가 잘할 수 있을까 불안감이 한데 모인 복잡한 회색 빛 종이와 같은 상태였다.실습은 생각만큼 힘들지도, 그렇다고 쉽지도 않았다. 생각지 못한 곳에서 혼이 나기도 하고 오히려 더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다만, 병원이란 곳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 꽤 오랜 시간과 관찰이 필요한 건 분명해 보였다.대학 병원은 일종의 '국가'와 같다. 병원을 중심으로 수많은 부서와, 과들이 존재하며 서로가 도움을 주고받기도 하고 감시하기도 하는 탄탄한 조직 체계가 존재한다. 중요한 건 의사들이 모든 걸 다 결정하고 이끌어 나갈 수 없다는 것이다. 외래를 볼 때도, 회진을 돌 때도, 컨퍼런스를 할 때도, 심지어 약을 처방할 때도 항상 그 옆엔 약이 잘 맞게 들어가는지, 소독은 제대로 되어있는지 확인하는 간호사 선생님들이 계시고 시술을 할 땐 해당하는 검사에 따라 방사선사 기사님들이 계신다.의사가 진단과 처방을 내리기 위해 필요한 대부분의 것들은 의사가 아닌 다른 사람들에 의해 준비된다. 의사는 늘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을 수 밖에 없기에, 주변 상황에 늘 관심을 가져야 한다. 병원에 가서 놀랐던 점은 생각보다 의사가 신경을 써야 할 일들이 많다는 점이었다.한번은 아침 회진을 참관하다 교수님이 환자와 간호사 사이 갈등을 해결하시는 모습을 보았다. 환자의 주치의인만큼 환자의 기분이 상하지 않으면서 같이 일하는 식구인 간호사 선생님도 마음 상하지 않게 환자에게 잘 설명하시는 모습이 꽤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다. 진단과 치료, 그리고 환자와의 라포 형성이 의사에게 다인 줄만 알았던 나는 '아 의사는 이런 직업이구나'를 몸소 느낄 수 있었다.의사가 이렇게 누군가의 도움을 받기도 하고 처방을 내릴 때 '이게 과연 최선일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며 신중히 결정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아마 자신의 손에 달린 생명에 대한 책임감 때문일 것이다.책임감. 의사라면 누구나 짊어질 수 밖에 없는 '책임'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책임감엔 환자 치료에 대한 책임도 들어가겠지만 의사의 언행에 대한 책임도 상당하다. 어릴 때야 잘못을 하고서도 부모님한테 혼나기 싫어 거짓말을 했다지만, 의사가 자신의 실수에 대해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면? 이건 의료 사고까지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이 될 수 있다. 의사의 말과 행동은 그 자체로 환자를 더 좋게 만들 수도, 나쁘게 만들 수도 있기에 한 번 더 환자에게 귀 기울이고 한 번 더 환자의 말을 곱씹어볼 수밖에 없다.병원에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알겠지만 자신의 결정과 판단에 따라 누군가의 생사가 갈릴 수도 있다는 사실은 때때로 굉장한 스트레스가 되기도 한다. 언젠가 한 번 교수님이 '내가 다시 태어나면 의사를 선택할까? 나는 안할 것 같아. 책임감이 상당하거든' 이라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실력은 물론이고 환자들도 굉장히 잘 따르는 분이셨기에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것을 듣고 사실 적잖이 놀랐다. 하지만 그만큼 내가 아닌 누군가를 책임진다는 것은 질병을 치료하는 것과 별개로 또 다른 힘든 일이었다.그렇다면 의사의 책임은 어디까지일까. 최근 의료 소송이 많아지다 보니 여러 판례들을 통해 여기까지는 의사의 몫, 여기까지는 환자의 몫이라고 딱 선을 긋는 수준이 되어버린 상태다. 환자를 가장 잘 아는 것은 의사이고, 매순간마다의 상황을 가장 잘 아는 것도 의사인데, 정작 의사가 어디까지 책임을 져야할 지에 대한 기준을 배우는 곳은 법원이라는 것이 나에겐 아이러니했다. 소송에 걸리지 않을 만큼만 책임지는 것이 과연 옳은 걸까?의사라고 해서 모든 것이 의사의 책임일 순 없다. 책임질 수도 없고.하지만 그래도 의사는 기본적으로 환자의 생명을 맡고 있는 사람이기에, 오늘도 환자에게 아픈 곳 없는지 한마디 더 묻고, 이겨낼 수 있다고 진심이 담긴 한마디를 더 건네고, 잘해보자고 건네는 악수 속에서 따뜻한 온기를 보내는 것이 더 필요할 때는 아닐까 싶다.나는 지금 이대로 의사가 될 준비가 되었을까? 의학적 지식을 떠나서 지금 나의 행동, 나의 생각 하나하나는 앞으로도 쉽게 바꿀 수 없다. 나는 나의 말과 행동에 책임을 질 준비가 되어있을지, 그리고 책임질 수 있는 의사가 되려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고 또 고민하는 나날들이다.나는 과연 하얀 가운을 입을 준비가 되어 있을까.
2022-05-09 05:10:00젊은의사칼럼

안락사와 연명의료 사이에서 현장의 딜레마

[메디칼타임즈=정진형 전공의 ]내과 전공의로 근무하면서 환자 상태가 악화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있다.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것은 보호자에게 연락해 소위 "어디까지 치료할 것인지" 물어보는 일이었다.환자가 평소 연명의료에 대해 어떤 생각을 했는지, 보호자 의지는 어떠한지, 인공호흡기나 승압제, CRRT(지속적 신대체요법), ECMO(체외생명유지술) 들이 연명치료고 각각이 어떤 치료이고 어떤 영향을 주는지, 예후는 어떠한지 설명한다. 이런 치료를 할 경우 중환자실 입실이 필요함을 설명하고 치료의 범위를 정하는 것이다.대학병원에 입원하는 환자들인지라 중증도가 높은 분들이 많고, 중환자실 자리뿐 아니라 방금 언급한 치료를 위한 장비들 또한 늘 부족한 실정으로 그마저도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지만 말이다.코로나 중환자실 주치의를 하면서 코로나 폐렴이 호전 추세를 보이다가 정말 갑작스럽게 환자 상태가 악화돼 하루나 이틀 안에 사망하는 경우를 상당히 보았다. 멀쩡하게 호전되어 내일 퇴원할 준비를 하다가 한순간에 의식이 떨어지거나 산소 수치가 떨어져 인공호흡기를 달고 승압제를 최대한 쓰고 다음날 사망하는 경우가 심하면 매일 일어났다. 언제나 죽음의 순간은 갑작스럽게 찾아왔다.사람은 죽음을 미리 생각해야 한다. 죽음 직전의 순간뿐 아니라,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언제든지, 인생의 마지막은 죽음이다. 사람이 젊을 때는 편안한 노후와 미래를 생각하고 늙어서는 좋은 인생의 마지막을 생각하듯이, 죽음 또한 그 고려 대상에 포함되어야 한다.연명의료 결정제도라는 것이 있다. 사전에 본인이 악화되었을 경우 어디까지 연명치료를 할지 결정해두는 것이다. 실제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고, 사전에 작성하는 서류임으로 본인 스스로가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직접 결정을 하는 것이다.이 제도가 만들어지기까지는 두 번의 큰 사건이 있었다. 첫 번째는 1997년 보라매병원 사건으로 인공호흡기를 떼면 사망할 것이 분명한 환자를 보호자의 강력한 요구로 각서를 쓰고 퇴원시켰으나 환자는 당연히 5분 뒤 사망했다. 이에 의료진에게 살인죄 및 살인방조죄가 적용됐다.이 사건은 아직도 의료계에 영향을 주고 있다. 살아날 가능성이 없어도 환자의 가망없는 퇴원을 보낼 시 살인죄가 적용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의사들에게 주었기 때문이다.두 번째는 김할머니 사건으로, 평소 환자가 연명치료 거부의사를 지속적으로 밝혔으며 가족의 요청으로 인공호흡기를 제거하고 연명의료 중단을 인정한 경우다. 이 사건 이후 연명의료 중단이 가능하게 되었으며 중단할 수 있는 연명의료 시술에는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혈압 상승제, 체외생명유지술 등이 있다.하지만 2018년 법이 개정되면서 연명치료 중 어떤 것은 하고 어떤 것을 하지 않을지는 미리 정할 수 없고 의료진 판단으로 넘어가게 되었다.결국 본인이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미리 작성하더라도 결정적인 순간이 오게 된다면 의료진의 판단하에 모든 연명치료를 다 진행할 수도 있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물론 그 순간에도 보호자와 상의하게 될 것이고 환자의 의사와는 다르게 보호자의 뜻에 따라 치료를 진행되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또한, 갑자기 환자가 악화되는 상황에서 보호자가 연락이 되지 않거나 급박한 상황에서 일단 시작해둔 연명의료 치료들을 중단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모든 치료가 시작은 쉬워도 중단하기는 참 어렵다.연명의료는 가능한 한 중단되어야 한다. 물론 환자분이 연명의료를 진행했을 때 의식이 있고 사회 속에서 살아갈 수 있다면 진행하는 것이 옳다. 예를 들어 연명치료에 수혈이나 투석도 포함되는데 최근에는 의학기술의 발달로 투석만 주 3회 다니면 나머지 시간에는 직장을 다니는 등 일상생활을 영유하는 분도 많고, 갑작스럽게 피를 토하는 경우 내시경적 치료 및 수혈을 하고 호전되어 이후에는 문제없이 생활하는 분도 많다. 그런 수혈이나 투석이 현재 연명의료 항목에 포함되어 있지만 그런 치료는 단순히 목숨을 '연명'하기 위한 연명의료라고 할 수는 없다.하지만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죽음의 경계선에서 연명치료는 다른 문제다. 환자와 보호자의 뜻과 의료진의 뜻이 다른일이 생기면 연명의료를 진행해서 얻는 결과는 누구 책임으로 남을 것일지, 그리고 연명의료 이후에도 상태가 악화되어 죽음을 맞이한다면 그것이 과연 최선의 죽음일지에는 의문이다. 연명의료와 무관하게, 한 사람의 의사로서 치료할 수 있는 분은 최선의 치료를 하겠지만 죽음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최선의 죽음을 제공하는 것 또한 의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코로나 폐렴이 악화되어 고유량 산소치료(Optiflow)를 최대로 유지하는 환자가 있었다. 고유량 산소치료를 최대치로 유지하면 의학적으로는 인공호흡기로 바꾸는 것을 당연히 고려해야만 한다. 환자분은 고유량 산소치료 중 의식이 명료하였지만, 보호자와 면담 후 인공호흡기를 유지하는 쪽으로 결정되어 환자분께 진정제를 드리고 주무시게 만든 후 기관삽관 후 인공호흡기를 달았으나, 결국 사망할 때까지 의식이 돌아오는 일은 없었다.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맞이한 죽음이 과연 최선이었을까.심장기능도 아주 떨어져 심부전이 진행한 환자분 중 심장이 뛰지 않아 심폐소생술을 진행하고 의식은 돌아오지 않았던 분이 있다. 역시 기관삽관 및 인공호흡기를 달고, ECMO로 기계를 통해 심장 대신 피를 순환시키도록 한 적이 있다. 그 환자분은 중환자실 처치가 필요하였고, 하루에 중환자실 비용 및 ECMO 유지비용이 100만원 이상 나가던 분이었다. 정확한 상황은 알지 못하나, 그 보호자분은 이후 병원비 때문에 전셋집을 팔았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다.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환자분의 죽음은 절대 최선이 아니었을 것이다.ILD(간질성 폐질환)가 악화되어 돌아가실 때까지 호흡곤란을 호소하던 분이 있었다. 그 환자분은 마지막까지 호흡곤란으로 힘들어하시다 돌아가셨다. 연명치료는 하지 않기로 기존에 결정되었던 분으로 최대한 고통을 덜어드리려는 치료를 했지만 호전은 없었고, 그렇게 고통스럽게 맞이한 죽음은 절대 최선은 아니었을 것이다. 회진 때마다 보호자는 환자가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는 없었고, 매일 "언제 돌아가실까요?"라는 질문만 했을 정도였다. 차라리 조금이라도 고통을 더 느끼시지 않을 때 여생을 정리하고 일찍 보내드리는 것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환자분들이 좋은 경과가 예상되지 않는다면 정말로 최선의 죽음을 제공해드리고 싶다. 자신의 삶에 감사하며 이웃들에게 감사와 사랑의 말을 전하며 떠나는 죽음은 아름답지 않은가. 그런 죽음을 겪을 수 있다면 그 누구라도 하고 싶을 것이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죽을 때는 남은 사람들에게 그 흔적을 남긴다. 그 흔적이 조금이라도 좋은 흔적으로 남는다면 좋지 않을까.그런 죽음을 위해서는 그 최적의 타이밍을 결정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결국, 연명의료의 중단 시점을 잘 결정하는 것, 그리고 필요하다면 적극적 안락사가 그 방법이다. 공통점이 있다면 둘 다 안락사라는 것이다. 연명치료 중단은 소극적 안락사다. 환자가 악화될 것을 알지만 적극적으로 'Do harm'을 하지는 않는 선에서 통증 등 증상 조절을 하면서 지켜보는 것이다.안락사. 말 그대로 안락한 죽음이다. 누구라도 원하는 안락한 죽음이다.이미 연명치료 중단, 즉 소극적 안락사는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처음에 이야기했듯, 환자가 악화되면 연명치료를 할지, 하지 않을지부터 환자 및 보호자와 상의하는 만큼 우리 사회는 소극적 안락사에는 꽤나 관대해졌다.연명의료 결정제도는 말 그대로 본인의 연명의료는 본인이 결정하는 제도가 되어야 한다. 먼저 상태가 악화되었을 때 어느 정도 치료까지 본인이 원해서 받을 것인지 명확하게 설정할 수 있어야 하겠으며, 이를 위해서는 현재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시 구체적인 치료 여부를 설정할 수 있어야 하겠다.현재도 그렇듯이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본인이 언제든지 철회 또는 수정할 수 있으므로, 혹시라도 건강상태가 바뀐다면 그때 수정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개선되는 것이 좋겠다. 또한, 본인의 마지막 순간은 본인이 결정해야 한다.적극적으로 멀쩡한 사람이 자살을 원한다고 안락사를 시켜주자는 말이 아니다. 환자와 보호자, 의사가 다방면으로 상의해 가장 최선의 순간에 모든 것들을 마무리짓고 남는 사람들에게 좋은 흔적으로 죽음을 남기자는 이야기다. 서로가 원하는 최선의 시점에 죽음을 겪게 해주는 방법은 적극적 안락사 이외에 없지 않을까.다만, 무분별한 자살을 막도록 이전에 정신건강의학과 등 충분한 전문적인 면담이 필요하겠고, 말기 환자의 경우로, 질병으로 인한 고통이 심하여 현대 의학으로 쉽게 조절되지 않는 경우로 제한하여 허용해야 하겠다. 연명의료 결정제도는 본인의 인생을 결정할 수 있는 제도가 되어야지, 단순히 연명치료를 유지할지 중단할지만 결정하는 것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인간의 존엄성을 스스로 지키기 위해서 말이다.
2022-05-02 05:30:00젊은의사칼럼

의대생 하나로 묶는 '공정'이 안녕하지 않습니다

[메디칼타임즈=박시영 학생 ]2020년 8월,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의하 공공의전)의 설립을 둘러싼 정부 및 여당과의 대립 끝에 우리는 강의실과 병원을 벗어나 여의도의 아스팔트 위에 섰다.2019년 법무부 장관 후보의 인사 검증 과정에서 자제 A씨의 의학전문대학원(이하 의전원)부정 입학 정황이 포착되었고, 오랜 기간의 재판 끝에 해당 학교의 최종 결정이 나왔다.위 두 개의 사건들에 왜 젊은 의사∙의대생의 분노를 일으켰는가, 이 조용하고 자기 할 일 바쁜 집단이 왜 거리로 뛰쳐나와야만 했는가. 혹자들이 말하는 대로 그저 내 밥그릇 챙기기 위함인가? 여름의 찌는 더위 아래에서, 그 더위보다 더 뜨거운 마음으로 여당의 정책에 맞섰던 사람들 모두 각자의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하지만 이 이유를 우리의 마음 한켠에 담고 있지 않았다고 생각할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최근 3년간 각종 언론, 커뮤니티에서 '의사'라는 단어를 가장 많이 만들어냈을 상기 두 사건과, 길 위에 서야만 했던 우리 젊은 의사∙의대생들을 묶어줄 하나의 키워드, '공정'말이다.부모의 도움을 받아 부정한 방법으로 만든 스펙을 통해 의전원을 합격하고, 유급에도 불구하고 장학금의 수혜를 입었던 A씨. 그리고 시민단체의 추천을 통한 입학을 계획하고 있던 공공의전. 모두 우리가 생각하는 공정의 가치를 짓밟는 일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꿈을 이룰 기회를 갖기 위해 했던 수많은 노력, 정당하게 만들어낸 결과를 기만하는 행위와 다름이 없었다.그리고 지금, 우리의 '공정'은 또 다른 위기 앞에 서 있다.2030의사와 의대생들을 주축으로 한 '공정한 사회를 바라는 의사들의 모임(이하 공의모)'가 지난 3월 2일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제멜바이스 의대를 비롯한 헝가리 4개 의과대학의 보건복지부 인정이 부적절하다는 취지였다.대한민국에서 의사 국가고시를 통해 면허를 취득하려면 졸업한 해외 의과대학이 보건복지부의 인정을 받은 대학이어야 한다. 인정 절차 또한 19가지 항목으로 까다롭게 이루어진다. 이번 헝가리 의과대학에서 문제가 된 항목은 다음과 같다. 입학시 현지언어능력 검정 시스템이 미비함, 제한없는 입학정원, 유학생 특별반 운영.해당 항목들이 왜 문제가 되는지를 알려면 우선적으로 복지부에서 19개의 기준을 세워서 해외의대의 적격 여부를 판단하는 이유를 알아야 한다. 의료인은 국가적으로 엄격하게 정원이 관리된다. 또한, 학교가 의료인을 제대로 배출할 수 있는지 그에 대해 정기적으로 평가하며, 학교 자체적으로도 유급과 같은 수단을 활용해 수학능력이 미달되는 사람에게 재교육을 받도록 한다.몇 년 전 의료계에서 큰 이슈가 되었던 서남의대 또한 학교 자체의 문제로 인한 파행적인 교육과정과 미비한 실습체계 때문에 교과부로부터 의학과 폐과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예비 의료인들이 적절한 교육을 받아서 제대로 된 의료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지를 복지부, 교육부 등 해당 부처에게 매우 중요한 사안임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부적격한 의료인이 배출된다는 것은 당장 환자들의 안전에도 직결되는 문제이지만, 더 나아가서는 국가의 보건의료체계에 심각한 위해가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그렇기에 의학 교육기관의 승인은 엄격한 잣대 아래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그렇다면 문제가 된 헝가리 의대들은 어떻게 복지부의 인정심사를 통과할 수 있었는가?의학 교육기관의 인정심사를 담당하는 복지부는 해당 업무를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하 국시원)에 위탁한다. 국시원에서의 인정심사는 의과대학교수 5인으로 구성된 '외국학교 인정심사위원회(이하 위원회)'가 담당하고 있다.이번 헝가리 의대에 대한 행정소송에서 쟁점이 된 부분도 바로 이 위원회에 대한 의혹에서 시작한다. 이 위원회가 공정한 평가를 진행했는가에 대해 의문이 생기는 정황들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2019년 방영된 MBC PD수첩에 따르면 헝가리 데브레첸의대의 경우 학부모의 95%가 의사였다. 헝가리 의대로 진학을 돕는 유학원의 자료에 따르면 매년 200명에 가까운 한국 학생들이 헝가리 의대로 유학을 택하는데, 이 중 50%이상이 학부모가 의사인 사람들이다. 헝가리 의대에서 다수의 인정기준에 부적합하다는 정황이 있음에도 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했다는 사실이 이러한 학생들의 배경과 연관이 없다고 생각하기 힘든 이유이기도 하다.이러한 의혹은 비단 헝가리 뿐만이 아니다. 의사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헝가리 이외에도 우즈베키스탄, 몽골 등 여러 해외의대에 대한 복지부의 교육평가 공정성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대한민국에서 의사가 되기 위해 꼭 국내 의대를 졸업해야 할 이유는 없다. 앞서 말했듯 복지부로부터 인정받은 의대를 졸업해서, 국내에서 의사를 할 수 있는 자격을 취득하면 되는 일이다. 하지만 의대 인정 절차에서부터 문제가 있다는 정황이 발견된다면, 제대로 조사를 진행하는 것이 책임기관이 해야할 일이다. 그것이 국민 건강을 위한 길이며, 더 나아가 공정이다. 불공정한 인정절차를 이용해 의사면허를 취득한 사람이 국내에서 의사로 잘 활동할 수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 앞으로 그 어떤 국민이 의사들에게 신뢰를 보낼 수 있을 것인가.최근 젊은 사람들의 정치 참여가 활발해지면서 자연스럽게 공정에 대한 담론도 늘어났다. 지난 대통령 선거 기간 국민의 힘에서는 윤석열 후보 및 이준석 대표를 필두로 청년들의 공정에 대한 언급을 연일 이어왔고,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이재명 후보가 조국 사태에 대해 사과하며 청년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행보를 보여왔다.청년들에게 있어 공정함이 얼마나 중요한 요소였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이는 당연한 일이다. 공정함이 결여된다면, 그것은 필연적으로 힘을 가진 사람들이 대놓고 자신들을 위한 판을 깔 환경이 마련됨을 의미한다. 그 결과 사회는 계급이 고착화되고, 건강함을 잃어버리며, 궁극적으로 성장 동력이 소멸한다. 수천년의 역사 동안 신분사회를 가진 국가들의 쇠망이 이미 이를 증명하고 있다. 힘 없는 청년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보장하는 것이야말로 사회가 건전하게 돌아가는 토대를 마련하는 일이다.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목소리를 내는 사람에게 권리가 주어져왔다. 우리가 진정 공정을 원한다면, 스스로가 그에 대해 관심을 갖고 목소리를 내야 한다. 우리의 공정이 안녕하지 않음을 사람들에게 이야기 해야 한다.우리 젊은 의사, 그리고 의대생들에게 지금 이 순간 해외의대에 대한 관심과 의견개진이 필요한 이유이다. 또 본인이 이 글을 볼 독자이자 동료들에게 이 말을 하고 싶은 이유이기도 하다.작금의 부적격 해외의대 사태, 우리의 공정은 안녕합니까? 이걸 보시는 동료분들, 정녕 안녕하십니까?
2022-04-25 05:00:00젊은의사칼럼

의사를 신뢰하시나요?

[메디칼타임즈=이동재 학생 ]많은 사람들은 죽음의 순간 자신의 생명을 연장하려고 노력한다. "나 지금 죽어도 후회없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조차도 마지막 죽음이 임박했을 때 어떻게든 살려고 발버둥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죽음과 불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거리에 서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한다.그런 현대인들에게 죽음의 동시성을 알려준 것이 코로나 바이러스였다. 비로소 지구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오늘 있던 사람이 내일 없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망각 속에서 꺼내왔다. 전 인류가 마스크 한 장으로 생명이 왔다갔다하는 현실을 마주했고, 그제서야 사람들은 삶과 죽음의 끝자락에서 환자들이 죽음의 낭떠러지로 떨어지지 않게 막고 있는 의료진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그런데 이와 같은 헌신은 까맣게 잊은 채, 의료진을 옥죄는 정책과 법안은 지난 2년간 수없이 만들어졌다.지난해 8월 31일 수술실에 CCTV설치를 의무화하는 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주어진 유예기간은 24개월이지만 의료계 내에서는 유예기간에 관계없이 CCTV 설치 자체를 원천적으로 반대하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을 두고서 대다수의 국민들은 지난 2020년때의 파업과 같이 "의사들이 자기들 밥그릇 챙기기"에 여념이 없다며 비난을 하고 있다. 실제로 국민 10명 중 7명은 CCTV 설치에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었다. 수술실 CCTV에 찬성하는 일반인들은 몇 년 전 성형외과에서 일어났던 대리수술, 의료사고 및 사망 사건을 들어 필요성을 강조한다. 또한 "본인이 떳떳하다면 의사들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 본인들이 떳떳하지 않기 때문에 그러는 것 아닌가?"라는 것이 핵심이다. 필자 역시 위와 같이 의료진에 의해 발생한 사건 사고는 반드시 근절해야 하는 사항이 맞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을 CCTV를 설치하는 것으로 해결하려 한다면 오히려 더 큰 부작용을 낳을 것이다.  우선 첫 번째로 대리수술은 극히 일부에 불과한 사항에 대한 지나친 일반화이다. 우리나라에서 연간 이루어지는 몇 백만 건의 수술 중에서 대리수술로 제기된 건수는 이때까지 몇 십건에 불과하다. 이는 대다수를 차지하는 일반적인 의사들마저 잠재적인 범죄자로 취급하는 신뢰의 파괴이다.두 번째로, 수술방에 있는 CCTV로 말미암아 수술 행위 자체가 매우 소극적으로 변할 것이다. 수술실 CCTV 설치가 이루어진다면 의사가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매우 보수적인 결정을 하거나 실수를 하게 될 확률이 높아져 전체적인 의료의 질을 하락시킬 수 있다. 수술실은 이미 정해진 매뉴얼대로 진행하면 되는 공장같은 시설이 아니다. 그때그때 발생하는 급작스런 돌발 상황은 항상 발생하며, 의사는 정해진 순서에서 벗어나 임기응변으로 대응해야만 한다.이때 환자의 동의 없이 의료진은 스스로 판단하는데, CCTV가 존재할 시 추후에 있을 의료소송을 우려하여 보수적으로 기존에 안전하고 검증된 기법만 사용할 것이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세 번째로 전공의들의 수련 기회는 점점 줄어들 것이다. 대학병원의 존재 이유 중 한 가지는 우수한 수련교육인데, CCTV가 설치되면 환자들이 자신의 담당 교수에게'만' 수술을 받을 것이라는 압력과 요구는 더욱 거세질 것이다. 따라서 수련의들은 점점 수술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 것이며 장기적으로 우리나라 의료계의 질 저하로 이어질 것이다.이처럼 의사들은 의료법과 관련하여 국민들에게 끊임없이 왜 불가한지 설명하려 애쓰지만, 의료현장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는 일반인들의 입장에서는 CCTV 설치 반대가 밥그릇 지키기로 보일 뿐이다. 의료계에도 분명히 책임은 있다. '의료계에 대한 신뢰'를 지속적으로 말한다고 하더라도 근본적인 해결책 없이 무작정 믿어달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의료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용이해짐에 따라 국민들의 지식수준도 높아지는 상황에서 그에 맞는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이는 우선 대리수술 및 기타 불법적인 수술에 대해서 처벌 수위를 높이는 방안이 있다. 미국은 대리수술을 상해 및 살인미수 행위로 규정짓기 때문에 적발될 시 의사 면허 박탈 및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통한 강한 처벌을 부과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도 영구적인 면허정지와 같은 제도로 의료계도 자정능력이 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환자와 의료진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특수한 관계이다. 구매자-판매자, 보호자와 피보호자, 계약 등등으로도 설명이 불가능한 복합적인 관계이다. 예전부터 의사는 환자의 생명을 위하겠다는 서약을 했고, 환자는 의사를 믿고 자신의 생명을 맡겼다. 따라서 비즈니스 관계에나 적용할 수 있는 CCTV를 의료현장에 도입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이 관계를 파괴하는 근시안적인 봉합책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의료진은 죽음과 가장 가까이 대면한 사람들이며, 이들이 다루는 의학은 100%의 확률을 근본적으로 추구할 수 없는 실용학문이다. 필자는 미래에 실수와 꼬투리 하나 잡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는 곳이 아니라 의료진이 제대로 된 신뢰를 받을 수 있는 현장에서 근무하길 기원한다.
2022-04-18 05:00:00젊은의사칼럼

자해 환자를 만난 날, 옳은 방향의 치료란 어려운 일

[메디칼타임즈=정태종 전공의 ]지난해 어느 여름 날이었다. 응급실에서 연락이 왔다. 작업 중에 손을 베인 환자라고 한다.처음 본 환자의 인상은 다소 수줍은 지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모습이었다. 미성년자인지라 환자의 보호자인 어머니에게 상처가 깊게 패여 인대 및 심부조직 손상이 있으면 인대봉합술을 할 수 있다고 말씀드리고 처치실로 들어갔다. 환자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쓰고 있는 모자로 보일 듯 말 듯하게 눈을 마주치며 리도카인 마취 주사에 통증을 표시한다.상처를 조심조심 열어보니 깊지 않고 피하지방정도만 베인 상처였다.봉합을 시작하기전 우연히 시선이 손목 쪽으로 향한다. 현재는 아물었지만 3개 정도의 선형의 반흔들. 왠지 모를 심상치 않은 생각에 봉합을 하며 말을 걸었다."학생이세요?""네 ,고3이에요""에고 많이 힘드시겠네요, 코로나 때문에도 힘든데 더워서 어떡해요.""그러게요.""요즘 많이 힘들고 그래요?""네….""혹시 제가 우연히 손목에 상처들이 보이는데 어떻게 다치신 거에요?""아… 네…"  환자는 말끝을 흐렸다."혹시 스스로 상처를 낸 건 아니에요?""맞아요, 네….""요즘 많이 우울한가요?""네.""혹시 스스로 목숨을 끊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있어요?""네, 가끔요.""많이 힘드셨나봐요, 혹시 이번에 이 상처도 스스로 낸 거에요?""네, 맞아요 사실…."손바닥에 깊지 않은 정도의 상처, 힘들다는 이야기를 이렇게 라도 해야 했으리라. 누군가에게 힘들다는 소리를 스스로를 해함으로 친 것이겠지."학업 스트레스가 많이 힘들죠, 저도 고3 여러 해를 보내서 힘든 거 알아요, 손목의 상처는 언제 있었던 거에요?""작년 12월이요.""12월이면 고3 공부해야 한다는 압박감 이런 게 심했겠다. 에고…지금까지도 많이 힘들었어요?""네 진짜 너무! 스트레스 받아요, 힘들어요!" 환자는 갑자기 언성을 높였다."혹시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받아본 적 있어요?""아니오. 고3이라서 그런 거같아요.""제가 학교 다닐 때도 정신건강의학 공부를 했지만, 학업 스트레스 때문에 정신건강의학과를 갔던 친구들도 있었어요. 가면 누가 흉보거나 이상한 곳이 아니에요 생각보다 다녀오면 많이 편해질 수 있어요. 이번에 다친 상처는 제가 꼬매고 하면 분명히 나을거에요, 하지만 마음은 꼭 치료를 받아야할 것 같아요. 제가 어머님께 많이 힘들어하신다고 이야기를 해도 괜찮을까요?"환자는 대답이 없었다."저는 하지말라고 하셔도 이야기할거에요, 저는 이런 사람이니까, 아픈건 보면 뭔가해주고 싶은 사람이라서, 미안해요 제가 있는 이유가 그것에 있어서 저는 그렇게 해야겠어요.""네." 역시나 답변은 짧았다."앞으로 학업 스트레스는 이번 해 이후에도 계속 될 수 있어요, 그때마다 이런 일이 생긴다면 더 슬픈 일이 생길 수도 있어요. 그런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는… 상처는 이대로 소독 받고 2주 정도 쯤에 실밥 뽑으면 돼요. 제가 어머님과 이야기할게요."환자와의 대화를 마치고 어머님께 다가가 말씀을 나누며 상처는 깊지 않아 괜찮지만 다른 드릴 말씀이 있다고 했다."자녀분이 지금 스트레스가 많이 심한 것 같아요, 혹시 예전에도 스스로 손목에 상처를 낸 것 아세요?""네 알고 있어요.""제가 그것과 관련된 말씀을 드려도 될까요?""네 지금 대기실에 남편도 있으니까 같이 해주세요.""아버님 되실까요? 상처는 괜찮고 몇일후면 회복할 겁니다. 다만 제가 손목의 상처나 이번 상처가 스스로 해한 것이라고 해서 이 부분에 대해 말씀드리려 합니다."자녀분에게 했던 이야기를 그대로 했다."저는 사실 저희끼리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이번에도 그런 것 같아서 안 그래도 너무 걱정이 되긴합니다"라는 보호자의 답변이 돌아왔다."올해도 물론 너무 중요한 해이지만, 앞으로 어떤 쪽을 선택하게될 지 모르지만, 학업 스트레스는 앞으로도 계속 있을텐데 이렇게 해결하게 된다면 이후에는 너무 늦을지도 모릅니다. 부디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보셨으면 좋겠어요."응급실을 보다보면 이렇게 스스로를 해하지만 깊지 않은, 얕게 내는 상처로 오시는 분들이 있다. 크게 힘들다는 소리를 지르기에도 수줍은 지 다른 사람들이 불편할까봐 걱정하며 몸에 상처를 내서 표현하는 분들이 있다.뼈만 보고 나사나 스크류만 박는 외과계 의사지만, 응급실에서 가장 일차적으로 상처를 보게 된다. 과거 정신건강의학과에 흥미도 있었고 현재 나에게 큰 영감을 주는 사람이 이 쪽에 있어 나도 모르게 이 날은 더 주제를 넘어버린 것 같다.우리는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에서 환자와의 대화를 몇가지 주제로 끌어가고 결정(decision making)을 하는 연습을 하기에 이런 스스로 해하는 행동(self harm)에 관한 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었던 것 같다.몇일 뒤에 다른 정신건강의학과 동료와 이야기하다 보니 오히려 이렇게 스스로 낸 상처에 큰 관심을 내는 것이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고 한다. 상처를 낸 모습에 타인이 관심을 기울이는 것을 보며 계속해서 상처를 내어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습관으로 될 수도 있다고.마음이나, 상처나 아파서 오는 누군가를 치료하는 일은 생각보다 무척 어렵고 섬세한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더 많은 사람에게 치료하는 법을 배우고 있는 것이고. 어려운 일이다, 누군가에게 올바른 방향으로 치료를 이끌어낸다는 것은. 그러나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올바른 방향으로의 전환을 꾀할 수 있으니 쉬지 않고 더 고민하고, 문헌들을 찾고, 타인과 토론해야 한다. 그게 젊은 의사로 좀 더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전공의의 역할이라고 믿는다.
2022-04-11 05:10:00젊은의사칼럼

닥터헬기 11년, 우리는 어디로 나아가고 있을까

[메디칼타임즈=모채영 학생 ]2011년 아덴만의 영웅이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온 이후 외상외과는 갑작스럽게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됐다. 응급의학과 신설과 때를 함께하여 설립된 외상외과는 커리큘럼의 부재와 예산 부족이라는 장애물 아래 파묻혀 있다가, 그야말로 극적으로 일반인에게 존재를 인식시키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통로를 얻은 것이다.석해균 선장의 주치의였던 아주대병원 이국종 교수님의 몸을 불사르는 열정에 국민적인 공감대 또한 형성될 수 있었다. 아덴만 여명 작전으로부터 8개월 후, 가천대학교 길병원이 국내 최초로 닥터헬기를 도입했다. 이후 현재 목포한국병원, 안동병원,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단국대병원, 원광대병원, 그리고 아주대병원의 순서로 7곳의 병원이 닥터헬기를 도입했다.지역으로 보자면 인천광역시, 전라남도, 강원도, 경상북도, 충청남도, 전라북도, 그리고 경기도에서 사용되고 있다.   그로부터 11년 후, 우리나라의 외상외과와 닥터헬기 정책은 어디에 서 있고 어디로 나아가고 있는 것일까. 현재 닥터헬기는 육로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에 주로 운용되며, 그 밖에도 교통체증으로 인해 골든타임을 놓칠 가능성이 높은 환자나 수직 이착륙이 필요한 곳, 혹은 자연재해에 대한 대처에서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그에 따라 섬이 많은 전라남도 및 산간지역 거주 비율이 높은 강원도 등 의료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에서 많이 이용되고 있다. 중증외상, 심혈관계질환, 뇌혈관계질환의 3대 응급 질환 환자를 이송하는 데 주로 사용할 수 있다. 2020년 보건복지부의 자료에 따르면 호흡곤란, 화상, 의식저하, 쇼크 등의 기타 응급질환 환자 이송 비율도 약 47.6%로 높게 나타나고 있었다. 그만큼 다양한 환자들을 빠르고 신속하게 이송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닥터헬기는 외상외과의 운영에서 필수적인 장비가 아닐 수 없다.    그러면 닥터헬기에 배정되어 있는 정부 예산은 어떻게 운용되고 있는 것일까. 우리나라는 일본식 닥터헬기 모델을 도입, 한국식으로 변형해 정착시켰다. 일본에서는 대지진 및 쓰나미와 같은 재해가 있는 경우를 대비해 닥터헬기를 효율적으로 사용해왔다. 그렇기에 전체적인 시스템은 대동소이하지만, 결정적인 차이점은 바로 닥터헬기 예산 배정에 있다.일본은 닥터헬기에 배정되어 있는 예산의 약 10% 정도를 헬기를 운영하는 권역외상센터에 배정하지만, 우리나라는 예산의 전부를 헬기 운영 업체에 배정한다. 그렇기에 닥터헬기에 필요한 의약품, 근무 의료진의 당직비, 그리고 기타 발생될 수 있는 비용 전부는 권역외상센터가 속해있는 병원에서 부담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수송 건수에 상관없이 같은 수입이 발생하기 때문에 헬기 운영 업체에서는 헬기의 이용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최대한 닥터 헬기의 이용률을 높이고 싶은 정부와 이해관계가 상충하게 되는 것이다. 운영할수록 적자가 발생하는 권역외상센터의 입장에서도 반갑지만은 않다.    그렇다면 수송 건수에 따라 예산을 배정하는 것이 적절할까? 그렇지만도 않다. 권역외상센터의 담당 지역 경계는 명확하게 정해져있지 않다. 대표적으로 가천대 길병원의 닥터헬기는 충청남도의 환자를 이송해오기도 한다. 다른 권역외상센터들도 조금씩 영역이 겹치기 마련이다. 국토가 좁은 우리나라 특성상 겹치는 영역이 많이 발생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미국에서는 닥터헬기의 예산이 수송 건수에 비례하여 배정된다. 두 개 이상의 센터에서 담당 영역이 겹치는 장소에서 환자가 생기면, 적으면 두 대, 많으면 서너대의 닥터헬기가 경쟁적으로 환자를 수송하게 된다. 환자를 태운 한 대의 헬기는 예산을 가져가고 나머지 헬기는 그대로 허탕을 치는 셈이다. 너무나 많은 시간과 비용이 낭비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정책의 각 방향이 모두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보건복지부는 닥터헬기 도입 기관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 절충안을 찾아야 할 필요가 있다. 이대로 간다면 기관은 기관데로, 헬기 운영 업체는 업체데로, 정부는 정부데로 각자 원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에 의견의 골이 깊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예를 들어, 예산의 일부를 닥터헬기 도입 기관에 배정해주는 방법이 있겠다. 또한 헬기 운영 업체 및 기관에 배정하는 예산을 기본금에 더해 수송 건수에 비례하게 하되, 한 환자에 몇 대의 헬기가 몰리는 현상이 없도록 중앙에서 해당 상황을 계속해서 모니터링하는 담당자의 존재가 필수적으로 존재해야 할 것이다. 해당 담당자는 외상외과 분야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경력이 있는 사람으로 채용하고, 특정 병원에 쏠림이 없도록 잘 관리할 의무가 있어야 할 것이다. 닥터헬기는 외상외과의 발전에 필수적인 정책인 만큼 정부에서는 현장에 조금 더 귀를 기울여주기를 바란다.    이 밖에도 외상외과 및 권역외상센터 관련 정책에는 수많은 허점이 존재하고 있다. 예산 운용의 방만함, 적자 누적으로 인한 병원의 피로감, 의료진들이 투입되는 시간 대비 적은 수당… 그럼에도 오늘도 전국 권역외상센터에서는 한 명의 환자를 더 살리기 위해 의료진은 열심히 뛰고 있다. 그들의 열정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정부는 한시빨리 정책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보다 나은 방향을 찾아 나아가야 할 것이다.
2022-04-04 09:10:00젊은의사칼럼

대면 수업으로 전환하는 의대, 학생들을 위한다면

[메디칼타임즈=최윤갑 학생 ]2019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가 처음 발생한 뒤부터 대부분의 의과대학은 학생들의 건강을 위해 수업을 비대면으로 전환해 진행했다. 처음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환자는 하루 한 명 꼴에 지나지 않았다. 국민의 철저한 방역의식과 의료진의 경이로운 헌신 덕분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다 시나브로 감염환자 수에는 변화가 있었다. 하루에 수 십 명 꼴로 나오던 것이, 수 백 명씩 나오기 시작했다.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이 대유행이 금방 종식될 것이라 여기며, 의과대학은 실습을 미루고 비대면 수업 계획을 연장했다. 그렇지만 현실은 기대와는 달랐다. 하루 수 천, 수 만 명씩 나오기 시작했고 최초 발생이 보고된 지 약 2년 뒤, 현재는 하루 수 십만 명씩 코로나 환자가 나오고 있다. 2년이라는 대면 수업에 대한 기다림의 시간이 있었지만 지금은 실로 그 처음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된 것이다.이 기다림의 시간 속에서 교수님들은 지쳐가는 듯 했다. 비대면 수업에 들어오시는 교수님들은 한결같이 학생들의 얼굴을 직접 대면하지 못함에 안타까움을 토로하셨다. 이런 안타까움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어려움을 겪는 교수님들도 계셨다. 비대면 수업진행 프로그램을 다루기 어려워하시고 비대면으로 수업을 진행하니 학생들의 즉각적인 반응 역시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 대면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것보다 더 힘들어 하셨다.비대면 수업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는 학생들 역시 적지 않았다. 인터넷 통신 등으로 수업 중간 중간이 날아가버린 일이 심심치 않게 발생했다. 일부 비대면 수업에 미숙한 교수님들은 마이크를 키시지 않고 수업을 진행하셔서 수업 시간 절반 가까이가 날아갈 때도 있었다. 20학번은 신입생때부터 햇수로 3년차가 되는 지금까지 대화 한 번 나누지 못한 동기도 있었다.수업을 들을 장소 역시 마땅치 않았다. 기숙사, 독서실, 열람실 등 비대면 수업을 듣기에는 크고 작은 문제점들이 존재했다. 일부 실습 수업 역시 비대면으로 진행되다 보니, 제대로 된 실습을 할 기회 역시 줄어들었다.이런 고역을 견뎌가며 인내하는 것에는 분명히 한계가 존재하고 최근 들어 그 한계에 도달한 것 같다. 며칠 전 학교 측으로부터 3월 21일부로, 전면 대면 수업으로 전환하겠다고 공지가 내려왔다. 앞서 언급한 교육자와 피교육자의 피곤함 뿐만 아니라 종식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상태에 무기한 비대면 수업을 연장해나갈 수 없기에 결정된 방침이었다.하지만 나는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생각이 든다. 의학교육실과 학교 측의 입장을 백 번 공감하고 있지만, 일일 코로나 확진자가 20만명씩 나오는 지금 대면수업으로 전환한다면, 99.9% 확률로 같은 수업을 듣는 학생들 사이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나올 것이고 이는 꽤나 골치 아픈 문제가 아닐 수 없을 것이다.학생들은 대면으로 수업을 진행시에 대면수업 시간에만 같은 공간에 있는 것이 아니다. 수업이 끝나고 식당이나 카페에 이동해서도 장시간 얼굴을 마주하고 있다. 수업시간에만 자리를 띄어 앉고, 방어벽을 설치하고, 손소독제를 뿌리고, 마스크를 쓰고 있다고 해서 감염의 원천 봉쇄는 힘들다.확진자가 나오고 난 다음에도 크나 큰 문제다. 자가 격리하고 있는 확진자를 위해 대면 비대면 수업을 병행해야 하는데, 이 과정 속에서 모든 학생이, 특히 격리된 학생이 동일한 퀄리티의 수업을 받을 수는 없다. 격리자의 시험 응시 역시 마찬가지로 문제다. 학교 측에서는 시험기간 내에 확진자가 발생할 시에 시험기간을 늦추거나 형평성을 고려해 확진된 해당 학생에게 대체 평가를 시행할 것이라는 지침이 내려왔지만 성적이 중요한 학생 입장에서는 공평성과 형평성에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일일 확진자 수가 수인 만큼, 학생들은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는 지금에도 몇 명은 어디선가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있다. 앞서 말한 위험을 고려하더라도 대면수업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면, 확진자의 수업권을 최대한 보장하고, 학생들과 소통을 통해 학생들이 받아 들일 수 있는 추가 감염 방지 대비책을 마련할 수 있으면 좋겠다. 예를 들어 쌍방향 소통이 필요한 실습 수업만 선택적으로 대면으로 진행하고 단방향 소통만으로도 충분히 진행할 수 있는 이론 수업은 비대면으로 구분 지어 진행할 수 있다.무엇보다도 안전이 우선시되어야 하는 지금, 일상 생활 속에서의 철저한 방역으로 코로나의 종식을 앞당기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책일 것이다. 일방적인 학교 측으로의 방역 대비책 마련을 요구하는 것보다 학생들 개개인이 외출을 삼가하고 위생을 철저히 하는 등의 노력을 동반해야만 수업이 정상화되는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학년대표로서 대면 수업으로 전환에 대해 걱정하는 학우들이 많다. 아무쪼록 공부도 열심히 하는 것도 좋지만 건강도 챙기며 본과 1학년을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2022-03-28 05:20:00젊은의사칼럼

'재난' 코로나19가 전공의들에게 남긴 것은

[메디칼타임즈=박한나 전공의 ]코로나 바이러스의 대유행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에서 보건 방역 및 의료 전반에 걸쳐 큰 사회적 혼란을 야기시켰다. 세계보건기구는 재난을 '한 지역사회가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의 한계를 압도할 만큼의 심각한 생태/사회적 붕괴'로 정의하고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단위 병원이 가진 자원의 한계를 넘어서는 사건이 발생했을 때를 병원 재난으로 정의할 수 있겠다.코로나 바이러스가 의료현장을 덮친 지난 몇년을 필자는 감히 '재난'이라고 표현하고 싶다.병원 내 의료진을 포함한 모든 의료자원이 코로나 확진자 및 의사환자를 위해 투입되었지만 아랫돌 빼어 윗돌 괴는 수준의 주먹구구식 대응으로 의료자원은 점점 더 고갈되어 가고 있다. 음압격리실이 없어 입원이 제한되고, 응급실 진료조차 보지 못하고 병원을 전전하는 환자들의 이야기는 이제 흔한 일상이 되어버렸다.2022년 1월, 대한전공의협의회에서는 코로나 진료와 관련한 전공의 실태조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수련병원에서 사전고지 및 참여의사 확인 없이 코로나 관련 진료에 전공의를 투입했는데, 전공의 외의 입원전담전문의 등 새로운 의사 인력을 보충했다는 답변은 소수에 불과했다. 전공의들은 이로 인해 본인의 전문과목 수련이 양적, 질적으로 저해되었다고 답했다.본인의 수련과목과 전혀 관련이 없는 업무를 진행하거나, 전문과목 이수에 필수적인 수련을 받지 못하고 코로나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는 뜻이었다.예를 들어,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어떤 병원에서는 외과계 수련중인 전공의가 본인의 전공과목과 관련없는 코로나 확진자 진료 업무를 맡고 있고, 응급실을 운영하지 않아 응급의학과 수련중인 전공의가 필수 수련을 진행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어떤 대학병원의 내과에서는 코로나 확진자의 증가로 코로나 외의 감염 환자를 받지 않고있어 내과 수련에 필수적인 감염 케이스들을 경험하지 못하고 수련 과정이 끝나기도 한다.전공의는 근로자 및 피교육자의 이중적 지위를 지니고 있다. 근로자로서 병원의 일원으로 근무하는 동시에 한편으로는 향후 전문의로서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수련을 받아야 하는 피교육자라는 뜻이다.전공의를 선발하는 수련병원에서는 체계적인 수련 교과과정을 수립하고 전공의가 충분한 역량의 전문의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코로나 대유행이라는 전대미문의 국가적 재난 속에 비교적 업무 변경이 수월한 전공의들을 의료 현장의 빈자리마다 채워 넣는 식의 운영으로 많은 병원에서 전공의 수련교육 파행이 일어나고 있다.전공의들은 수련을 받아야 하는 피교육자이니 코로나 관련 진료에서 배제되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대한민국에서 면허를 부여받은 의사로서, 감염병 유행 상황에 그 책임을 다하는 것이 마땅하다. 다만, 현재 각 과목의 전문의 육성을 위한 필수적인 수련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결국 수년 후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의료인력 확보에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임을 강조하고 싶다.전공의특별법 시행 이후 전공의의 근로환경은 이전에 비하여 크게 개선되었으나 아직까지도 많은 병원에서 연차별 수련교육 과정이 확립되어 있지 않거나 지도전문의의 지정 및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는 등 전공의 수련에 대한 체계가 제대로 잡혀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렇게 체계적인 교육 과정이 없다는 것이 결국 코로나 사태 등을 맞이하면서 상황에 따라 필요한 업무에 전공의가 투입되며 수련 교육 파행을 불러오게 되는 빌미를 제공하게 되었다. 전공의 수련을 담당하는 수련병원들은 전공의를 선발할 수 있는 권한이 사회 초년생의 젊은 의사들을 적은 임금으로 노동시킬 수 있다는 권리가 아닌 전문의 양성을 위해 수련교육을 담당해야 하는 의무를 부여받은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코로나 대유행이 여러번의 굴곡을 거치며 3년차에 접어든 지금, 다양한 전문가들의 예측을 비웃기라도 하듯 상황은 시시각각으로 변화하고 있다. 앞으로 새로운 감염병의 출현으로 제 2의, 제 3의 코로나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보건당국에서는 충분한 수의 감염병 전담 전문의를 확보하고, 감염병 유행의 반복에 대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각 수련병원에서는 전공의 수련교육 과정을 정상화하여 장기적인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기반을 다져야 할 것이다.지금 이시간에도 본인의 자리를 지키며 환자를 위해 희생하고 있는 모든 의료진들에게 응원과 격려를 전하며, 하루 빨리 감염병 사태가 진화되고 의료 현장이 정상화 되기를 기도해본다.
2022-03-21 05:10:00젊은의사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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