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수치료 관리급여 이후의 풍선효과
체외충격파·수기치료 결합·무료 도수치료까지, 달라진 비급여 진료 방식과 보험금 청구의 법률적 쟁점[메디칼타임즈=오승준 변호사]지난 7월 1일 도수치료 관리급여가 시행된 이후 관련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처음에는 도수치료를 계속할 수 있는지, 실손보험은 어떻게 적용되는지에 관한 질문이 많았다. 그런데 최근에는 질문의 내용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도수치료 대신 신장분사치료나 체외충격파치료를 활용할 수 있는지, 이들 치료에 수기치료를 결합하는 것은 가능한지, 미용 목적의 도수치료를 별도로 제공하는 것은 문제가 없는지 등 새로운 진료 방식의 적법성을 묻는 질문이 대부분이다.실제로 의료현장의 변화는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지난 9월 김윤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6년 8월 도수치료 실손보험 청구액은 전년 동월 대비 96% 감소했다. 반면 신장분사치료 청구액은 같은 기간 218% 증가했고, 건당 평균 청구금액 역시 두 배 이상 늘었다. 체외충격파치료는 전체 청구 건수와 금액이 감소했지만, 7월 기준 건당 평균 청구금액은 전년 동월 대비 약 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도수치료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자 다른 비급여 진료로 수요와 비용이 이동하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이러한 변화가 반드시 놀라운 일은 아니다. 기존에 10만 원에서 20만 원까지 받던 도수치료의 가격이 4만 3,850원으로 통일되고, 치료 횟수와 인정기준까지 제한되었으니 의료기관들이 새로운 진료 방식을 고민하는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다.신장분사치료(MZ007)·체외충격파치료(SZ084), 달라진 비급여 진료 현장필자가 법률자문을 제공하는 의료기관들의 이야기나 의사들의 모임, 단체대화방, 학회 등에서 전해 들은 사례들도 상당히 다양하다.신장분사치료의 가격을 높이는 대신 치료시간을 늘린 병원도 있고, 신장분사치료를 구성하는 '신장'과 '분사' 과정을 구분하여 신장 과정에서 상당한 시간 동안 수기치료를 시행한다는 곳도 있다. 신장분사치료나 체외충격파치료를 유상으로 제공하면서 종전에 시행하던 도수치료를 미용 또는 체형교정 목적의 서비스로 무료 제공한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여러 비급여 치료를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구성하여 운영하기도 한다.물론 이러한 사례들이 모두 위법하다는 뜻은 아니다. 개별 의료기관의 실제 진료내용과 청구방식을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 적법성을 일률적으로 판단할 수도 없다. 다만 관리급여 시행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비급여 진료를 구성하려는 시도가 현장에서 상당히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만큼은 부인하기 어렵다.그리고 이러한 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문제를 제기하는 주체가 있다. 바로 실손보험사들이다.신장분사에 수기치료 결합, 무료 도수치료는 어디까지 허용될까문제는 아직 이러한 진료 방식들에 관한 법률적 판단기준이 충분히 정리되지 않았다는 점이다.가령 신장분사치료(MZ007)는 본래 근육을 신장시키고 냉각물질을 분사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신장" 과정에서 의료인이 손을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도수치료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신장분사치료라는 명목으로 30분 또는 1시간 동안 치료하면서 실제로는 대부분의 시간을 관절가동술이나 근막이완 등 수기 치료에 사용했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명칭은 신장분사치료이지만 실질은 도수치료에 가까운 것으로 평가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한편 질환 치료 목적의 도수치료가 관리급여로 전환되었다고 해서, 미용이나 체형교정 등 개인적 필요에 따른 도수치료까지 전면적으로 금지된 것은 아니다. 보건복지부 역시 이러한 목적의 도수치료는 건강보험과 실손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서비스로 이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그렇다면 다른 비급여 진료를 받는 환자에게 체형교정 목적의 수기치료를 무료로 제공하는 경우는 어떨까. 이 역시 일률적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해당 서비스가 질환 치료와 명확히 구분되는 별도의 목적으로 제공되는 것인지, 아니면 관리급여 도수치료의 비용을 다른 비급여 진료비에 사실상 포함시킨 것인지에 따라 법적 평가는 달라질 수 있다.실제로 최근에는 이러한 진료 구조와 관련하여 보험사 SIU팀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병원이 있다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결국 보험사 역시 관리급여 전환 이후 새롭게 나타나는 진료비 구성과 비급여 결합 형태를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비급여 진료비 청구와 실손보험 사기는 구분해야 한다.비급여 진료비를 높게 책정하거나 여러 치료를 결합했다는 이유만으로 보험사기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의료기관의 진료비 청구가 적법한가"와 "실손보험금을 지급받는 과정에서 보험사를 기망했는가"는 구분해서 보아야 할 문제다.의사가 요양급여비용을 부당하게 청구했다면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른 환수나 행정처분이 문제될 수 있고, 환자에게 부적절한 비급여 진료비를 받았다면 그에 따른 별도의 법적 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가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보험사기까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보험사기에서 중요한 것은 실제 진료내용과 보험금 청구서류 사이에 불일치가 있었는지, 그 결과 지급하지 않아도 될 보험금이 지급되었는지, 그리고 의료기관이 이를 알면서도 그 과정에 관여했는지 여부다.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역시 보험사고의 발생·원인·내용에 관하여 보험자를 기망하여 보험금을 청구하는 행위를 보험사기행위로 규정하고 있다.예를 들어 병원이 환자에게 15만 원의 신장분사치료를 시행하고, 환자가 진료비 세부산정내역서를 제출하여 실손보험금을 지급받았다고 해보자. 그런데 실제 치료시간의 대부분은 관절가동술이나 근막이완 등 수기치료에 사용되었고, 신장분사치료는 극히 짧은 시간만 시행되었다면 보험사는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병원이 이러한 사정을 알면서도 신장분사치료만을 시행한 것처럼 서류를 작성하고, 그 서류를 통해 환자가 보험금을 지급받도록 했다면 보험사기 가담 여부가 쟁점이 될 수 있다.반대로 처음부터 진료기록과 세부산정내역 등에 "냉각치료 5분, 나머지는 수기치료"와 같이 실제 시행한 치료내용을 그대로 기재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그와 같은 진료비 구성 자체가 적법한지는 별도의 평가를 받을 수 있겠지만, 적어도 실제와 다른 내용의 서류를 만들어 보험사를 속였다는 구조는 성립하기 어려워진다.결국 비급여 가격이 높다는 사실이나 새로운 형태의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사정 자체가 보험사기의 본질은 아니다. 핵심은 실제 시행한 의료행위와 보험금 청구에 사용된 자료가 일치하는지, 그리고 지급 대상이 아닌 보험금을 받게 하기 위해 의료기관이 고의로 사실과 다른 외관을 만들었는지에 있다.보험사의 잠입조사와 환자 진술, 보험금 반환 및 합의 요구한 가지 더 염두에 둘 점은 최근 보험사들의 조사 방식이 상당히 적극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얼마 전 필자가 소개한 판결에서도 보험사 직원이 일반 환자로 가장하여 의료기관을 방문한 뒤 허위 진료기록 작성을 유도한 행위가 문제되었다. 의료인은 보험사 직원의 행위가 사실상 함정수사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해당 직원이 수사기관과 직접 관련되어 있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이 판결 이후 보험사 직원이나 조사 담당자가 환자로 가장하여 직접 진료를 받거나, 기존 환자들에게 접촉해 실제 치료내용에 관한 진술을 확보하는 방식이 부쩍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필자가 접한 사건 중에도 보험사가 여러 환자로부터 확인서나 진술서를 받아둔 뒤, 이를 근거로 의료기관의 진료기록과 실제 치료내용이 다르다고 주장한 사례가 있었다.연말이 가까워지면서 이러한 자료를 토대로 의료기관에 보험금 반환이나 합의를 요구하는 사례도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보험사기 혐의로 형사고소를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달하면서, 일정 금액을 반환하면 분쟁을 종결하겠다는 취지의 제안을 하는 경우도 있다.그러나 보험사가 문제를 제기했다는 사실만으로 보험사기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환자의 진술이 진료기록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해당 의료기관의 전체 청구가 허위였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반대로 병원이 오랫동안 관행적으로 운영해 왔다는 사정만으로 실제 치료내용과 다른 진료비 청구가 정당화되는 것도 아니다.따라서 이러한 분쟁에서는 무엇보다 보험사가 구체적으로 어떤 환자의 어떤 진료와 보험금 지급을 문제 삼고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그다음 실제 시행된 의료행위와 진료기록, 세부산정내역서 등 발급 서류를 서로 대조하고, 보험사가 주장하는 보험금 지급의 부당성이 실제로 인정되는지, 나아가 의료기관이 그 사실을 인식하면서 보험금 지급 과정에 관여했는지를 구분하여 판단해야 한다.결국 먼저 따져야 할 것은 보험사가 확보한 자료만으로 의료기관의 고의적인 기망과 보험금 지급 사이의 연결고리까지 실제로 입증할 수 있는지 여부다.보험사기 판단의 핵심은 실제 치료내용과 청구서류의 일치도수치료 관리급여 시행 이후 의료기관들이 새로운 진료 방식을 모색하는 현상 자체를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의료기술과 치료 방식은 계속 변화하고, 환자의 상태에 따라 여러 치료를 병행해야 할 의학적 필요성도 충분히 존재한다. 정부가 특정 진료행위의 가격과 횟수를 규제한다고 해서 의료기관의 진료재량까지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다만 어떠한 방식으로 진료하더라도 한 가지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 실제 시행한 의료행위와 진료기록, 진료비 청구내역이 서로 일치해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실손보험 청구가 예상되는 진료라면 환자에게 어떤 서류가 발급되고, 그 서류가 실제 치료내용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는지까지 더욱 세심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제도와 해석이 아직 정리되지 않은 시기일수록 의료기관의 합리적인 진료재량은 존중받아야 한다. 그러나 그 진료의 내용을 증명하는 진료기록과 각종 제증명 서류만큼은 실제 사실에 충실해야 한다. 결국 새로운 진료 방식 자체보다 더 위험한 것은, 실제로 한 치료와 기록에 남은 치료가 달라지는 방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