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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발행하는 상품권·포인트 괜찮을까?

[메디칼타임즈=오승준 변호사(BHSN) ]병원은 광고, 마케팅 활동에 많은 제약을 받아 왔다. 보건복지부는 너무도 기본적인 판촉 행위들, 예를 들어 “상품권 발행” 이나 “포인트 적립” 조차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지속적으로 제시해 왔고, 일건 보건소들은 실제로 별 것 아닌 표현에 대해서도 영업정지 처분을 내려 의료인들에게 지속적인 트라우마를 주입해 왔다. 이에 의사들은 아주 간단한 이벤트를 하나 할 때에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소극적인 의사결정을 하게 되었다.하지만 의료법 제27조 제3항의 해석론에 관한 법원과 헌법재판소의 명확한 결정이 속속 등장하며 우리가 과거에 안된다고만 생각했던 것들이 지금은 가능한 것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 대표적으로 “상품권 발행 행위”를 들 수 있다. 과거 보건복지부는 상품권 발행이 보건의료시장의 왜곡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부적절하다고 했고(의료자원과 2010. 10. 25.), 이런 해석이 오랜 시간동안 이어져 왔다. 따라서 의료인들은 “상품권 발행”은 의료인으로서 절대 해서는 안되는 비도덕적인 행위인양 터부시해왔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전원재판부 결정으로써 지인을 소개하는 기존 환자에게 도수치료 등 비급여 진료 혜택을 1회 받을 수 있는 상품권을 제공하겠다고 광고한 행위가 의료법 제27조 제3항이 규정한 환자의 유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석하여 우리의 상식을 바꿔놓았다(헌법재판소 2019. 5. 30. 선고 2017헌마1217 전원재판부 결정). 이에 지금은 보험사의 프로모션 등으로 지급되는 건강검진상품권을 쉽게 접할 수 있다.포인트 적립행위 또한 마찬가지다. 보건복지부는 자체 포인트 적립이 “특정 의료기관으로 환자를 방문케하는 유인성이 과도한 것으로 간주하여 적절치 아니하다” 라고 하였으나(의료자원과 2010. 5. 19.), 정작 헌법재판소는 포인트 적립행위를 사실상 “가격할인행위”로 볼 여지가 있는 점에 비추어,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 적립” 광고행위를 게재한 행위가 곧바로 의료법 제27조 제3항에서 말하는 ‘유인행위’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결정하였다(헌재 2016. 7. 28. 2016헌마176 참조). 다만, 포인트 적립시 바로 사용하지 못하고 재방문할 때에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환자 유인성이 있다고 해석될 수도 있으니 그 사용방법 설정에 있어 주의를 요한다.지인 소개 할인행위 또한 마찬가지다. 지인을 소개하면 할인을 받는 행위 자체가 경제적 이익을 주고받는 일종의 “브로커”처럼 보인다는 지적이 있었고, 실제로 이런 이벤트를 하는 의료기관에 대한 많은 제보성 민원이 있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 결정을 통해 지금은 가능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플랫폼을 활용한 환자 유치 행위도 마찬가지다. 아직까지 보건복지부와 의료광고심의위원회 등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해주지 않고 있고, 또 최근 유명 어플을 이용한 의사가 벌금형을 선고받고 형이 확정되기도 하였으나, 이를 단순 “광고 플랫폼” 으로만 활용한다면 금지할 만한 뚜렷한 논리가 없어 보인다. 다만, 아직까지 주요 판결들이 선고를 앞두고 있고,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영역인 만큼 입법 등을 통해 해결될 가능성도 있으니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기본적인 입장은, “의료기관이나 의료인 스스로가 자신에게 환자를 유치하는 행위는 의료법상 금지되는 환자유인행위가 아니다.” 라는 것이다. 그리고 의료법 제27조 제3항에서 금지하고 있는 ‘금품 제공’은 환자로 하여금 특정 의료기관 또는 의료인과 치료위임계약을 체결하도록 유도할 만한 경제적 이익이 있는 것으로서 이를 허용할 경우 의료시장의 질서를 해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한정하여야 한다는 입장이다(헌재 2016. 7. 28. 2016헌마176 참조). 이런 기본 원칙을 감안한다면 우리가 그동안 금기시해 왔던 여러 홍보·마케팅 행위들 중에는 허용된다고 해석해야 하는 것들이 많다.따라서 지금은 여러 홍보, 판촉 활동 등이 무조건 안된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가능한 범위 내에서 여러 방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좋은 시점이라 본다. 
2022-06-22 05:30:00의료판례칼럼

동업시 발생한 병원 종합소득세는 누구의 부담일까?

[메디칼타임즈=오승준 변호사(법무법인 BHSN 대표) ]의사를 포함한 전문직들은 종종 “네트” 개념으로 급여를 책정하는 경우가 있다. 일반 직장인들처럼 세전 연봉을 약정한 후 갑근세와 각종 사회보험료 등을 차감하고 남은 금액을 개인 계좌로 입금해주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내 통장에 들어오는 금액을 기준으로 급여 약정을 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연말정산을 했을 때 추납해야 할 세금이 누구의 부담인지, 직장이 여러 곳일 때 가중되는 소득세는 누구 부담인지 등을 두고 다툼이 발생하는데, 애초에 정상적인 계약이 아니다보니 해결책도 마땅치 않은 경우가 많다.이런 유형의 문제는 동업관계에서도 유사하게 벌어진다. F병원의 경우 원장들이 매달 엄청난 금액을 1/N로 배당받아 주변 병원들의 부러움을 샀는데, 알고 보니 종소세에 관한 유보금 없이 수익금 전부를 배당했던 것이었다. 결국 5명의 원장은 다음 해 종소세가 부과되었을 때 각자 N억의 금액을 만들어 세금을 납부해야 했다. 세금을 납부하고 나니 결국 작년의 배당금은 주변 병원의 원장들과 비슷한 수준이었다.최근에 당 법률사무소에서 담당한 케이스에서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 벌어졌다. H병원은 두 사람의 원장이 동업을 하며 기본급과 인센티브를 받아가기로 약속했는데, 종소세에 관한 약속은 없었다. A원장은 당연히 병원에 남아 있는 재원으로 종합소득세를 납부하겠거니 생각했는데, B원장의 생각은 달랐다. 개인 돈으로 각자에게 부과된 종합소득세를 내야 한다는 것이었다. 사실상 업무집행조합원의 위치에 있던 B원장은 병원의 돈으로 종합소득세를 납부하는 것을 끝내 거부하였고, 결국 A원장은 세무서로부터 체납처분까지 당하게 되었다. 조세당국의 독촉과 압류는 동업관계를 탈퇴한 이후까지 쭉 이어졌다.법원의 태도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당 법률사무소는 A원장의 소송대리를 맡아 병원에 탈퇴를 통지한 후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을 제기하였다.대법원은 “조합인 사업체에 있어 사업소득에 대응하는 소득세, 방위세, 주민세 및 동업기간 중의 매출액에 대한 부가가치세 등 동업기간 중의 영업활동에 대하여 부과된 추징 세금은 동업자인 조합원이 공동으로 부담할 채무이다(대법원 1997. 2. 14. 선고 96다44839 판결 참조).” 라는 태도를 취하고 있었기에, 병원을 운영을 통해 발생한 수익금에 관한 종합소득세는 당연히 병원의 비용으로 내야 한다는 확신이 있었다.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예상 외로 병원 측의 반론이 거세게 이루어졌다. 동업계약서상에 종합소득세 부담에 관한 특별한 약정이 없는 상황에서, 원칙이란 것은 있을 수 없고, 오히려 A와 B 사이에는 개인적으로 세금을 부담하기로 하는 묵시적인 약속이 있었다는 것이다.하지만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병원 측의 항변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위 판결에서 재판부는 “병원 운영에 있어 그 사업소득에 대응하는 소득세 등 동업기간 중의 영업활동에 대하여 부과된 추징 세금은 동업자인 조합원, 즉 원고와 피고가 공동으로 부담할 채무에 해당한다. 또한 그 영업활동으로 인한 소득을 원고와 피고의 개인 사업소득으로 신고하여 소득세를 부과받게 된 경우, 원고와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부과된 세금 전액을 과세 관청에 납부하여야 할 채무를 부담하게 되므로, 원고와 피고가 그 세금을 실제로 납부하였는지와 무관하게 부과된 세금 전부는 조합원이 공동으로 분담하여야 한다.” 라고 판단하여 A원장의 손을 들어주었다. 어찌보면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상식이나 기존 대법원 판례의 태도에 비추어 보았을 때 당연한 판결이라 할 수 있겠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0가합503*** 판결, 담당변호사 오승준).의사들은 대부분 의학적 지식과 술기에 관한 전문가일 뿐, 전문적인 경영인은 아니기 때문에 병원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비용, 특히 조세 문제에 관해 명확한 대비를 하지 못하고 있다가 뒤늦게 처리를 고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개인 명의로 병원을 운영하다 보면 그 과정에서 종합소득세를 비롯한 각종 조세가 발생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므로, 그 처리 방법에 대한 기본적인 원칙 정도는 정해 놓고 개원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2022-06-07 05:00:00의료판례칼럼

인보사 소송 부당…조직적으로 단호히 대응해야

[메디칼타임즈=이온교 변호사 ]이온교 변호사(법무법인 에이펙스)최근 실손보험사들이 2019년 7월경 성분 논란으로 품목허가 취소된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에 관하여 제조사인 코오롱생명과학 뿐만 아니라 이를 처방하여 투약한 의료기관 총 126곳에 대해서도 채권자대위소송을 제기하였다는 소식이 들려와 의아함이 들었다.실손보험사 주장에 따르면, 인보사는 법규를 위반한 의약품이므로 이를 사용하기로 한 의료기관과 환자 사이의 진료계약 역시 무효인바, 의료기관은 환자로부터 무효인 진료계약에 기하여 약제비용 및 진료비 상당의 법률상 원인 없는 이익을 얻었으므로 이를 부당이득으로서 환자에게 반환할 의무를 부담하고, 이에 따라 환자가 가지게 되는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실손보험사들이 대신 행사(대위 청구)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와 같은 논리는 채권자대위 소송의 성질상 허용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해를 돕기 위해 먼저 채권자대위소송이 무엇인지 간략히 설명하자면, 채권자대위소송은 민법 제404조에 규정된 권리로서 '채권자(이 사건에서는 실손보험사)가 자기의 채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채무자(보험 가입자)의 권리를 행사'하는 소송이다.예를 들어 갑, 을, 병이 있을 때 갑은 을에게 대여금채권(피보전채권)을 가지고 있고, 을이 병에게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피대위채권)을 가지고 있다고 상정할 때, 갑이 책임재산이 부족한 을에 대한 대여금채권(피보전채권)을 집행하기 위해 먼저 을이 병에 대해 가지는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피대위채권)을 대신 행사하는 소송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는 채무자가 고의적으로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지 않아 피보전채권의 집행을 방해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한 취지에서 도입된 제도이다.  그런데 채권자가 위와 같은 채권자대위소송을 제기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요건들을 충족하여야 한다. ①채권자가 채무자에게 채권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피보전채권의 존재) ②채무자에 대한 채권이 이행기에 있어야 하며(이행기의 도래) ③채권자가 자신의 채권을 보전하기 위해 채무자의 채권을 행사할 필요가 있어야 하고(보전의 필요성) ④채무자가 제3채무자에 대해 채권을 갖고 있어야 하며(피대위채권의 존재) ⑤ 채무자가 스스로 이를 행사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채무자의 권리불행사).  그러나 실손보험사의 인보사 소송에 있어서는 위 요건들 중 우선적으로 ③보전의 필요성을 구비했는지 여부가 매우 불분명하다. 보전의 필요성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채권자가 채무자의 권리를 대신 행사하지 않으면 채권자 자신의 권리를 충족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러야 하는데, 특히 이 사건과 같이 피보전채권이 금전채권일 경우 채무자가 아무런 재산이 없는 무자력 상태여야 하는 것이다.그런데 개별 상황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실손보험사들이 대위하는 환자들이 모두 무자력 상태일지 여부에 대해서는 매우 회의적인 입장이다. 실손보험사들이 사전에 개별 환자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재산명시신청을 한 것도 아닌데 과연 개별 환자들의 무자력 여부를 일일이 파악하고 있을지 의문스럽기 때문이다.   더불어 ① 피보전채권의 존재 여부와 ④피대위채권의 존재 여부에 대해서도 매우 의심스럽다. 인보사는 당시 식약처로부터 정식 품목허가를 받고 사용 가능하도록 인증된 치료제였다. 따라서 의료기관이 이를 사용한 후 환자에게 그 비용을 청구하는 것은 당시에는 적법한 행위였다.물론, 인보사는 이후 식약처에 의해 품목허가를 취소당하게 되었지만, 이는 법적인 관점에서 보았을 때 수익적 행정행위(품목허가 처분)의 직권 취소에 해당할 수 있는데, 이 경우 법적 안정성 내지 신뢰보호를 위해 장래에 대해서만 효력이 인정되고, 취소 이전 시점의 법률관계에 대해서는 소급효가 인정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그렇다면 적어도 인보사의 품목허가 처분 당시부터 취소될 때까지의 기간 동안 인보사의 품목허가는 유효했던 것이므로, 이를 사용하고자 했던 의료기관의 진료계약 역시 적법한 것으로서 이후에 발생한 품목허가 취소라는 사정때문에 별안간 무효가 된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의료기관은 해당 시점을 기준으로 환자와의 적법한 진료계약에 따라 품목허가 된 약제를 사용했던 것이므로 환자에게 부당이득반환채무나 손해배상채무를 부담하지 않는 것이며(④ 피대위채권의 부존재), 실손보험사는 약관에 따라 국민건강보험법상 청구 가능한 법정비급여 진료행위 및 관련 약제비에 대해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환자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포함한 어떠한 권리조차 가지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것이다(① 피보전채권의 부존재).  그렇기 때문에 실손보험사의 인보사 소제기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채권자대위소송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여 부당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러한 사정은 실손보험사들 역시 고문계약을 맺은 법무법인들로부터 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이미 설명 들었을 것으로 추측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듯 무리하게 소송을 제기한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다소 의문이 든다.이유야 어찌되었든 이미 소송이 제기되었고, 이로 인하여 의료기관들에게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은 자명하다. 향후 실손보험사들이 패소할 운명에 처해져 있더라도 민사소송의 특성상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확정될 가능성이 높고, 그 기간 동안 의료기관들에게는 많은 물질적·정신적 피해가 발생할 것이다. 어쩌면 이러한 피해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혹은 법적인 무로 인해 조기에 합의하고자 하는 의료기관들이 나올지도 모른다.  그런데 한번 합의가 이루어지기 시작하면 그 자체로 실손보험사에게 유리한 증거가 될 수 있고, 이를 전례로 삼아 이후로도 제2, 제3의 인보사 사태가 발생할 개연성이 있다. 따라서 의료계는 이번 사태를 두고 단순히 개별 의료기관들의 문제에 불과한 것으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미래를 위해서라도 보다 조직적·적극적인 자세로 단호히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어 보인다.  
2022-05-30 05:00:00의료판례칼럼

보험사들의 외부의료자문 동의 대처법은?

[메디칼타임즈=오승준 변호사 ]의사는 진료를 행함에 있어 환자의 상황과 당시의 의료 수준 그리고 자기의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에 따라 생각할 수 있는 몇 가지의 조치 중에서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진료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 판례의 일관된 태도이고(대법원 1996. 6. 25. 선고 94다13046 판결), 질병의 진단, 치료 방법의 선택 등에 있어서 폭넓은 재량이 인정된다.그런데 의사의 진단을 믿을 수 없다는 사람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보험사들과 그들을 위해 일하는 손해사정사들이다. 예를 들어서, 진단 자체를 믿을 수 없다거나 아니면 수술을 할 정도로 심각하지 않은 상태인데 수술을 한 것으로 의심된다는 것이다.그래서 가끔 보험사는 환자들에게 “다른 의사로부터 자문을 구해보겠다. 동의해라” 라는 요구를 하는데, 환자들은 어찌할 바를 몰라서 다시 병원에 찾아와 어떻게 하는게 좋을지 자문을 구하곤 한다.외부의료자문이 이루어질 경우의 프로세스일단 이런 일이 발생하면 의사들은 상당한 분노를 느끼기 십상이다. 그렇다면 내가 허위 진단이라도 했다는 것인지, 사기라도 쳤다는 것인지, 그리고 환자를 직접 진단하지도 않은 의사가 차트만 보고 어떻게 나보다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다는 것인지 따져 묻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다. 외부의료자문은 분명 보험약관에서 명시하고 있는 절차이고, 이 문제는 환자와 보험사 사이에서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의사가 관여할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덜컥 동의를 해 준 환자가 받아가지고 온 자문회신서의 내용은 더욱 가관이다. “세극등현미경 영상이 없어서 명확한 판단은 어렵지만.. 백내장 증상이 없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암으로 진단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 “입원 치료를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등등 온통 병원의 판단을 부정하는 말만 가득 적혀있다. 대체 이런 말도 안되는 회신서를 누가 썼는지 확인을 해보고 싶지만, 그건 또 비밀이란다.동의를 해주지 않으면 그건 또 그것대로 답답한 상황이 된다. “의료자문동의를 해주지 않으면 심사 자체를 진행하지 않겠다.” 라거나, “지급 거절”, “심사보류” 등의 단어가 기재된 통지서를 받게 된다. 보험금 지급을 믿고 수술을 받은 환자들에게는 청천벽력같은 이야기다.최근에, 이처럼 밑도끝도 없이 “외부의료자문 동의”를 요구하는 보험사 직원들과 손해사정법인들 때문에 고충을 토로하는 의사들과 피보험자들이 참 많다.그럼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을까?일단 보험과 관련한 유튜브 채널을 검색해보면, 외부의료자문에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을지 설명을 해주는 콘텐츠를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절대 동의해주면 안되는 서류” 등으로 설명하고 있다. 보험사들로부터 자문료를 받는 의사들이 보험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회신을 할 수밖에 없는데다가, 환자의 상태를 직접 보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보니 정확한 판단이 이루어질 수 없어서, 결과적으로 보험지급 거절의 명분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반드시 의료자문이 필요 없는 케이스인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응당 제출해야 할 서류를 모두 제출하였고, 의사의 소견도 명확하다면 굳이 다시 한 번 부정확한 자문을 받아야 할 이유가 없는데 당장의 예산이 부족하거나 정책적인 이유 등으로 명분을 만들기 위해 자문을 보낸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세극등현미경 영상의 경우, 법적으로 꼭 보관해야 할 의무기록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환자들이 이를 보험사에 제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 자료가 없이 백내장 진단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애초에 답이 정해져 있는 무의미한 자문절차가 될 것이다.최근 금융감독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보험사기가 의심되는 경우” 적극적으로 외부의료자문을 통해 조사가 가능하다는 취지로 의견을 제시하였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보험사기가 의심되는 경우”에 해당하는 이야기이다. 예를 들어서 소견서에 기재된 상병코드가 C인지 D인지 불명확하다거나, 과거에 보험사기 전력이 있거 중복보장이 많은 피보험자라면 외부의료자문을 받아볼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보험사고 조사대상 선정 관련 5대 기본원칙(안), 2022. 4. 27.구 분조건 (예시)①치료근거 제출거부▪정당한 사유 없이 치료근거 제출을 거부·방해하는 경우②신빙성 저하▪환자상태, 검사결과, 의무기록의 불일치로 신빙성이 의심되는 경우③치료·입원목적 불명확▪심평원 등 공신력 있는 기관의 가이드라인 등에 비추어 치료/입원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며 의사의 진단·소견도 불명확한 경우④비합리적인 가격▪진료비용이 합리적인 사유없이 공시된 가격보다 현저히 높은 경우로서 보험사기 행위 등이 합리적으로 의심되는 경우⑤과잉진료 의심 의료기관 등▪과잉진료 의심 의료기관 등을 통해 보험금을 청구한 경우로서 보험사기 행위 등이 합리적으로 의심되는 경우· 인터넷·SNS 등 과잉진료 유발 광고, 브로커에게 환자 소개비 지급·교통·숙박비 등 페이백 제공, 원거리 지역 환자 비중 50% 초과 등​오히려 보험협회의 의료자문 표준내부통제기준에 따르면, 보험회사는 의료자문이 보험금 부지급 또는 삭감 수단으로 남용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하니, 참고하도록 하자.병원에서 제공할 수 있는 각종 검사결과지 등이 명확하고 다툼의 여지가 없는 상황이라면, 보험사의 요구대로 의료자문을 받고 빨리 심사를 진행하는 것도 방법이다. 하지만 이 때 피보험자 측에서 보험사의 손길이 닿지 않는 비(非)자문의를 지정해서 차트를 보낼 수 있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만약 반드시 자문의를 통해서만 외부의료자문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면, 그 절차는 굳이 추천하지 않는다.보험사 직원과 함께 제3의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보는 동행검사도 마찬가지다. 보험사나 손해사정법인이 지정하는 의사가 아닌 제3의 병원을 예약해서 가되, 그 의사가 보험사의 자문의인지 아닌지 꼭 확인해보고 절차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
2022-05-09 08:08:27의료판례칼럼

의료기관 의료인 정원의 계산 방법(개설, 증설 기타)

[메디칼타임즈=오승준 변호사 ]의료기관은 규모에 따라 적정한 의료인의 수를 확보해야 한다. 연평균 1일 입원환자수 및 외래환자수를 기준으로 의료인 정원을 산정하도록 되어 있는데, 예를 들어 요양병원의 경우에는 1일 입원환자 80명까지는 의사를 2명으로 하되, 80명을 초과하는 입원환자는 매 40명마다 의사 1명을 기준으로 계산한다(외래환자 3명은 입원환자 1명으로 환산함, 종별에 따른 구체적인 기준은 의료법 시행규칙 제38조, [별표5] 참조).구분종합병원병원치과병원한방병원요양병원의원치과의원의사연평균 1일 입원환자를 20명으로 나눈 수(이 경우 소수점은 올림). 외래환자 3명은 입원환자 1명으로 환산함종합병원과 같음추가하는 진료과목당 1명(법 제43조 제2항에 따라 의과 진료과목을 설치하는 경우)추가하는 진료과목당 1명(법 제43조 제2항에 따라 의과 진료과목을 설치하는 경우)연평균 1일 입원환자 80명까지는 2명으로 하되, 80명을 초과하는 입원환자는 매 40명마다 1명을 기준으로 함(한의사를 포함하여 환산함). 외래환자 3명은 입원환자 1명으로 환산함종합병원과 같음 간호사 연평균 1일 입원환자를 2.5명으로 나눈 수(이 경우 소수점은 올림). 외래환자 12명은 입원환자 1명으로 환산함종합병원과 같음종합병원과 같음연평균 1일 입원환자를 5명으로 나눈 수(이 경우 소수점은 올림). 외래환자 12명은 입원환자 1명으로 환산함연평균 1일 입원환자 6명마다 1명을 기준으로 함(다만, 간호조무사는 간호사 정원의 3분의 2 범위 내에서 둘 수 있음). 외래환자 12명은 입원환자 1명으로 환산함종합병원과 같음종합병원과 같음표 - 의료법 시행규칙 [별표 5] 의료기관에 두는 의료인의 정원(제38조 관련)법령이 정한 의료인의 정원을 충족하지 않으면 병원의 개설 허가를 받을 수 없고, 운영 중에 의료인 수가 부족해지면 시정명령을 받게 되며, 환자에게 위험을 초래했을 때에는 허가 취소까지 가게 될 수도 있다(의료법 제63조, 제64조 제1항 제9호).하지만 아직 연평균 1일 환자수 같은 데이터가 없는 신규 개설 허가시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신규 병원에는 작년의 입원, 외래환자수의 데이터가 없으니 말이다. 보건복지부는 이럴 때에는 “병상수”를 기준으로 의료인력을 산정하도록 하고 있다(보건복지부 유권해석).그렇다면 병원을 확장하거나 이전할 경우에는 어떠할까. 보건복지부는 이럴 때 병상수를 “증설”하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을 달리하는 듯하다. 즉, 병상수가 늘어나는 경우에는 신규 허가와 동일하게 보아서, 기존 환자수가 아닌 새로운 병상수 기준으로 의료인 정원을 계산하고, 단순히 연멱적의 추가, 검사 장비 추가 등은 “증설”로 보지 않아 새로운 허가는 필요지 않는 것으로 해석된다. 즉, 병상수가 증설되지 않으면 의료법 시행규칙 제38조, [별표5]에 따라 연평균 1일 환자수를 기준으로 의사, 간호사의 정원을 계산하면 된다.예를 들어서, A라는 병원이 기존에 50병상을 허가받아 운영하고 있다가 장소를 이전하며 병원 규모가 커졌다고 가정했을 때, 병상 수가 그대로 50병상이라면 특별히 의료인 정원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없을 것이고, 병상 수가 100병상으로 늘어났다면, 신규 허가와 동일하게 병상수에 따른 의사, 간호사의 수를 다시 산정해야 할 것이다.이런 내용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병원을 확장하거나 이전할 때에는 예산에 없는 의료인을 충원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병원의 환자수는 아직 그대로이고 딱히 매출이 늘어난 것도 아닌데, 의료인 여러 명을 새로 고용해야 하는 것이다. 재정적으로도 만만치 않은 문제일 뿐만 아니라 인력 수급이 용이하지 않은 비수도권 의료기관은 1~2명의 의료인을 채용하는 과정에서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2022-04-20 05:30:00의료판례칼럼

홈페이지 사소한 표현에 관한 경쟁 병원의 민원

[메디칼타임즈=오승준 변호사 ]A원장은 최근 관할 보건소로부터 홈페이지와 블로그에 있는 몇 가지 표현에 문제가 있으니 소명하라는 연락을 받았다. 작년에 외국계 의료기기업체에서 받은 감사패 및 인증서 이미지, “최고의 시설” 이라는 표현, 블로그의 치료 전후 사진 등이 문제였는데, 이는 의료광고심의위원회의 자체 심의기준에서 금지하는 광고의 유형이다.정작 의료법에서는 위와 같은 표현을 금지한다는 명시적인 규정은 없기에, A원장은 힘들게 꾸민 홈페이지와 블로그를 수정하는 것이 억울했지만, 보건소 담당자는 의료광고심의위원회의 심의기준을 언급하며 수정을 요구했다. 하필 그 시점에 사이가 좋지 않던 봉직의가 주변에 개원을 한터라, 제보자가 누구인지 강한 심증도 있었기에 더욱 억울했다.이에 자문변호사에게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좋을지” 자문을 구해보았지만, 결국에는 보건소의 권고에 따라 문제되는 표현들을 삭제할 수밖에 없었다. 의료광고심의위원회 심의기준에 따라야 하는가우리 헌법은 표현의 자유와 관련하여 “사전 검열”을 철저하게 금지하고 있다. 그리고 광고는 표현의 자유를 통해 보장되는 영역 중의 하나다. 현행 의료광고 사전심의 제도는 이런 원칙하에 민간으로 구성된 위원회에 의해 운영되며 의료인들이 의료법에 반하는 광고를 하지 않도록 자정기능을 하고 있다. 사전심의를 받지 않고 광고하는 것은 위법이지만, 그 기준에 대해서는 법률이 관여하지 않는다. 즉, “의료광고심의기준”은 민간단체에서 만든 것이기에 법적 효력은 없다고 해석된다.예를 들어, A원장에게 민원이 제기된 “시술 전·후 사진”에 대해 보자면, 의료법에서는 시술 전후사진을 광고에 활용해서는 안된다고 명시적으로 금지하지 않는다. 그리고 과거의 의료광고심의기준에서도 “적법한 시술전후 사진의 활용 방법”을 제시했을 뿐, 금지한다는 말은 없었다. 하지만 사전심의가 부활한 이후 일부 민간심의기구에서 치료전후사진은 금지한다는 표현을 심의기준에 명시하기 시작하였다. 즉, 자체 심의기준이 변경된 것이다.그러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병원의 블로그나 SNS 등에 올라와 있는 전후사진을 보면 보건소에 민원을 접수하고, 공무원들은 기계적으로 소명, 삭제를 요구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민간심의기구가 만든 기준이 마치 법률과 같은 기능을 하고 있는 상황인데, 이는 자정(自淨)이라는 순기능을 넘어 의료인과 의료기관의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불합리한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생각건대, 민간심의기구가 만든 기준은 “해당 심의기구”에서 “심의 대상”인 광고의 심의기준으로만 활용되어야지, 사전심의 대상이 아닌 매체에까지 절대적인 기준으로 작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민원에 대한 대응일단 어떤 내용이 됐건 보건소에 정식으로 접수된 민원이 있다면 처음부터 철저하게 소명자료를 만들어 답변할 필요가 있고, 병원에 큰 피해가 가지 않는다면 홈페이지의 일부 표현 등은 시비의 여지가 없도록 삭제하는 것이 좋다.다만, 민원처리법은 행정기관의 장은 민원인이 동일한 내용의 민원을 정당한 사유 없이 3회 이상 반복 제출한 경우 2회 이상 그 처리결과를 통지하고 그 후에 접수되는 민원에 대해서는 종결처리 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동법 제23조 제1항). 따라서 부당한 민원이 반복될 경우에는 담당 공무원에게 민원처리법 원칙을 설명해 민원을 종결 처리할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그리고 의료법에 반한 표현임이 명확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예를 들어 “최고의 시설” 등의 표현) 시정명령이나 과태료, 영업정지 등 “처분”이 내려진다면, 행정소송을 통해 법원의 판단을 받아볼 수도 있다. 아주 사소한 문제 때문에 보건소로부터 처분을 받고 소송까지 가는 것은 비효율적이겠지만, 다른 병원에 비해 지나치게 간섭받는다고 판단된다면 과감한 결정을 통해 판례를 만들어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그와 별개로, 제보자에게 악의가 있다고 생각된다면 무고죄 고소를 검토해 볼 수 있다. 무고죄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 또는 공무원에 대하여 “허위 사실”을 신고함으로써 성립하는 죄이다(형법 156조). 만약 제보자의 제보에 “허위 사실”이 포함되어 있다면, 수사기관에 무고죄로 고소하여 단죄를 받게 하는 것도 최후의 수단으로 고민해볼 수 있다.일례로, 우리 사무실에서 담당했던 사건 중에 주변 경쟁병원간의 다툼 도중 한쪽 병원의 원장이 경쟁병원의 홈페이지의 위법사항을 지적함과 함께 그 병원의 허위 진단, 환자유인알선 의혹까지 담아 행정기관에 제보하는 사건이 있었다. 결국 피해자 병원은 익명의 제보자를 무고죄로 고소하였고, 수사기관의 조사 끝에 제보자가 경쟁병원 원장임이 밝혀졌다. 그리고 이 사건은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되며 제보자가 큰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되었다.민간심의기구의 자체 심의기준이 워낙에 엄격하다보니 대부분의 의료기관이 조금씩은 그 기준을 벗어나 홈페이지, 블로그 등을 운영하고 있다. 민원이 제기되면 사소한 내용은 수정해야 하는 경우가 많지만, 아주 억울한 상황에서는 시비를 끝까지 가려보는 것도 가능한 선택지임을 염두에 두자.
2022-04-06 12:01:22의료판례칼럼

병원이 건물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 동업관계 정산 방법

[메디칼타임즈=오승준 변호사 ]오승준 변호사두 명 이상의 의사가 병원을 공동으로 개원할 때, 동업자들이 함께 상가를 분양 받거나, 건물을 신축하여 그 자리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것을 한 번씩 고민하곤 한다. 임대차계약과 관련한 여러 스트레스를 피해갈 수 있고, 부가적으로 시세차익까지 노릴 수 있으니 자금만 충분하다면 아주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주변에서 건물을 보유하며 한 자리에서 안정적으로 병원을 운영하는 선배들, 동료들을 보면서 “건물 취득”을 장기적이 목표로 잡고 있는 의료인들도 많다.구체적으로는 공동명의로 등기하는 방법, 부동산임대 법인을 새로이 설립하여 법인에 임대료를 지급하는 방법 등 여러 방식이 이용되고 있는데, 세금과 대출 문제, 때로는 상속과 투자유치까지 염두에 두고 각자의 상황에 맞는 의사 결정을 하고 있다.그런데 지난 몇 년간 부동산 가치가 천정부지로 상승하면서, 아이러니하게도 동업자들 사이에서 부동산 소유권과 관련한 다툼이 발생하는 경우가 늘어난 듯하다. 부동산 가격의 추가 상승을 염두에 두고 계속 보유하고 싶어 하는 사람, 이 시점에 매각하길 원하는 사람, 동업관계가 끝나더라도 부동산은 계속 공유로 남겨두고 싶은 사람 등 이해관계가 복잡하여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결국 동업관계를 종료하면서 부동산을 두고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문제는 그 부동산을 처분할 것인지 아니면 누가 보유할 것인지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다. 부동산 처분에 관한 원칙병원 운영을 위해 취득한 부동산 역시 일종의 “조합 재산”으로서 동업자들이 “합유”하는 것으로 해석된다(대법원 2002. 6. 14. 선고 2000다30622 판결). 따라서 부동산은 “합유 등기”를 해야 하고, 동업자 중 한 명이 탈퇴하더라도 부동산은 나머지 동업자들의 합유로 남게 되는 것이 원칙이다.하지만 이것은 원칙일 뿐, 꼭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즉, “동업계약서”에서 탈퇴 후 부동산 처분에 관해 달리 정하고 있거나, 동업 종료 시점에 당사자들끼리 원만한 합의가 이루어졌다면 꼭 부동산을 조합(또는 남은 1인)에게 남겨둬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당사자들의 합의하에 부동산을 매각하여 돈을 나누는 방식도 가능하고, 동업자 중 한 명이 부동산 지분을 전부 매수하여 가지고 가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이는 해산 또는 탈퇴 과정에서 명확한 합의가 이루어졌음을 전제로 한다.일례로, 최근 담당했던 소아과 전문의들의 동업해지 사례에서는 탈퇴자가 부동산의 1/2 지분 소유권을 계속 보유하며 임대료의 절반을 받기로 합의했다. 탈퇴를 원하는 의사는 앞으로 부동산 가치가 더 오를 것을 기대하고 있었고, 병원에 남게 된 의사는 당장 지분을 정산해 줄 여력이 없었기에 서로 윈윈하는 방식으로 합의가 이루어진 것이다.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그러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결국 원칙으로 돌아와서 조합의 해산 또는 탈퇴에 관한 민법의 원칙, 그리고 계약서의 내용 따라 처분이 이루어져야 한다. 판례에 따르면, 동업자 중 1인 명의로 이루어진 등기, 동업자들의 지분에 따른 공유 등기, 법인 명의 등기 등은 전부 ‘명의신탁’으로 간주될 수 있다. 조합의 재산은 ‘공유’가 아니라 ‘합유 등기’를 해야 한다(대법원 2002. 6. 14. 선고 2000다30622 판결 등 다수).즉,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합유 등기가 이루어져야 법률의 원칙에 맞게 등기가 된 것이고, 그 이외의 방식은 전부 명의신탁으로 해석된다. ‘합유’와 ‘공유’의 차이점에 대해서는 법률전문가가 아니면 인지하기 어려운데, 이 때문에 대부분의 동업자들이 부동산 취득시 “공유등기”를 하는 실수를 저지른다. 이런 상황에서 부동산의 소유권을 두고 문제가 발생한다면, 일단 부동산의 명의를 동업자들 합유로 변경하는 것이 첫 번째 소송이 될 수도 있다. (이런 문제를 미리 방지하기 위해서는 동업계약서 작성시 “부동산”을 조합 재산에서 명백히 제외해야 하는데, 지면관계상 이 문제는 다음에 다루기로 한다).이처럼 부동산의 소유권이 누구에게 있는지 정리된 다음에는 조합 ‘해산’인지 ‘탈퇴’인지 ‘지분 양도’인지 등에 따라 그 처리 방향이 달라질 것이다. 그리고 동업관계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하는 경우에는 – 계약서에서 달리 정하는 방법이 없다면 – 결국 부동산의 현재 가치를 평가하여 그 지분을 정산 받는 방법이 대부분일 것이고, 탈퇴자가 주도적으로 소송을 제기하여 그 과정을 이끌어가야 할 것이다.이렇게 될 경우, 탈퇴자의 지분을 인수하는 동업자 입장에서는 당장에 목독을 마련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므로, 종국적으로는 ‘해산’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 되곤 한다. 동업 재산에 부동산이 포함되어 있을 경우에, 경영자이자 소유자로서 누릴 수 있는 여러 가지 장점이 있지만, 계약 종료시점에는 심각한 법률분쟁을 피해갈 수 없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반드시 인지해야 한다. 일례로, 최근에 담당했던 몇 가지 케이스에서, 계약 해지 합의가 잘 되지 않자 동업자 일부가 나머지 동업자들에게 “조합 해산 통보”를 요청한 경험이 있다. 조속히 청산인을 선임하여 부동산을 비롯한 각종 재산을 매각하자는 뜻도 함께 기재했다. 나머지 동업자들은 처음에는 완강하게 거부하였지만, 결국 조합 지분 정산 소송까지 가게 되면 더 큰 비용이 들어갈 것을 이해하고 합의에 임하게 되었다. 반면에 합의에 이르지 못한 사건에서는 상호간에 10건 이상의 민·형사 소송을 주고받으며 몇 년째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소송이 끝나더라도 양쪽에 남는 상처가 만만치 않을 것이다.결국 동업 재산에 부동산이 포함되어 있을 경우에, 경영자이자 소유자로서 누릴 수 있는 여러 가지 장점이 있지만, 계약 종료시점에는 심각한 법률분쟁을 피해갈 수 없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반드시 인지해야 한다. 동업계약 체결시부터 이 문제를 명확히 인식하고 그 대비책을 만들어 놓는 것이 중요한데, 그 대비책은 결국 동업계약서의 작성에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2022-03-21 05:10:00의료판례칼럼

신생아 사망 사건, 형사법의 대원칙 확인했다

[메디칼타임즈=장성환 변호사 ]2017년 12월 16일,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 환아 4명이 같은날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언론의 지대한 관심 끝에 질병관리본부는 2018년 2월 신생아 사망원인을 시트로박터 프룬디균(Citrobacter freundii) 감염에 의한 패혈증으로 판단했다. 패혈증 원인은 2017년 12월 15일 중심정맥관을 통해 투여된 지질영양제 스모프리피드(SMOF lipid) 주사제 준비단계에서 오염이 역학적 개연성이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는 역학조사 결과보고를 발표했다.2018년 4월 27일 서울남부지검은 의사 4인과 간호사 3인을 업무상과실치사죄로 기소했지만 최근 서울고등법원은 의료진 7인에게 1심에 이어 또다시 무죄 판결을 선고했다.검사는 피해자들의 사망을 야기한 공통된 의료행위는 '분주로 인하여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에 오염된 스모프리피드의 중심정맥관 투여'이고 그 이외에 다른 감염원을 상정하는 것은 현실적 가능성이 희박한 무리한 가정이라고 주장했다.그러나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이 검출된 스모프리피드 주사기는 수거 당시 신생아중환자실 의료폐기물함에 10시간 이상 버려져 있었고, 당시 의료폐기물함에는 환아들이 사용한 기저귀, 혈액 등이 묻은 거즈, 환아들에게 투여한 수액병과 주사기 및 수액라인 등이 함께 버려져 있었기에 사후적 외부오염 가능성이 높아 증거로서 가치(증명력)가 없는 것으로 판단되었다.또한, 세명의 환아 중심정맥관 팁에서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이 전혀 검출되지 않은 사정을 보면 감염경로를 중심정맥관 혈류감염이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모든 피해자의 장조직 내지 장내용물, 분변에서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이 검출되었고, 그 유전자형이 피해자들의 혈액에서 확인된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의 유전자형과 일치하므로 피해자들의 장에 집락화되어 있던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이 장점막을 뚫고 혈류로 들어가 패혈증을 유발했을 다른 감염원의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했다.또한 적절한 감염관리가 전제된다면 분주 그 자체를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보았다. 실제로 분주는 널리 행하여지고 있고 비근한 예로 최근 코로나19 백신도 1개의 약병에서 소분되어 여러 명에게 분주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필자는 본 사건 변호인으로 수사과정에서부터 판결과정까지 줄곧 관여했다. 실체적 진실발견과 엄격한 죄형법정주의를 바탕으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를 가지고만 유죄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In Dubio Pro Reo)'라는 형사법의 대원칙이다.그럼에도 수사기관은 사건초기부터 의료진 일부를 구속까지 하면서 형사책임을 지우려고 했다. 과연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환아 사망이라는 결과가 발생했다고 누군가는 그에 대한 형사책임을 반드시 져야 한다는 명제가 맞는 것인지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형법은 고의범 처벌을 원칙으로 하고 있고, 과실범은 정상의 주의를 태만히 한 경우로서 법률에 특별히 규정한 경우에만 형사처벌이 가능하다. 그리하여 실화죄, 과실폭발성물건파열, 과실교통방해,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몇 가지 경우에만 과실범을 처벌하고 있다.형법학 교과서에서 과실범이란 '사회생활에서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위반함으로써 구성요건적 결과가 발생하는 경우에 형벌이 과하여지는 범죄' 라고 설명하고 있다. 즉, 사회생활에서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위반한 것에 대한 비난인 것이다.신생아중환자실 내 환아 사망이라는 결과발생이 있었다고 막바로 의료진 누군가의 주의의무 위반이라는 과실이 있었다고 치환하는 것은, 일부 여론이나 정서에는 부합할 수 있어도 형사법의 대원칙에는 결코 맞지 않다.법원은 같은 신생아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던 피해자 4명이 거의 동시에 동일한 원인으로 사망한 사건으로서 유사한 전례를 찾기 어려운 매우 이례적인 사건이나 이는 관련자들을 단죄하고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할 이유가 될 수도 있겠지만, 다른 한편 자칫 법리와 증거가 아닌 감정과 직관에 호소하는 결과가 되지 않도록 보다 신중한 판단이 필요한 사정이라는 점을 분명히했다.공소사실은 기본적으로 추론에 근거하고 있고, 더욱이 여러 부분에서 피고인들에게 유리한 가능성은 배제한 채 불리한 가능성만을 채택, 조합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는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 결과보고서가 감염원인을 이미 12월 15일 분주로 인한 스모프리피드의 감염이라고 결론을 내려놓고 이에 부합하는 증거만 채택하고 이에 벗어나면 오염된 증거라는 이유로 불채택하는 논증방식을 적용한 것에 대해 법원이 오류를 분명히 지적한 것이다.신생아중환자실 의료진들은 미숙아로 태어난 아이가 온전하게 자라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하루 하루 사투를 벌이며 정성을 다해 치료에 전념을 다하고 있다.감염관리 소홀이라는 주의의무 위반은 너무나 추상적이어서 의료행위 과정에서 감염이라는 결과가 발생했다고 감염관리를 게을리 하였다고 치부한다면 의료진은 감염이라는 결과가 발생하면 언제든 형사처벌될 수도 있다는 위험을 안고 매번 의료행위를 하는 것이다.  환자치료에 전념했는데 사망이라는 결과가 발생하였다고 하여 이를 살인사건의 범인을 찾아내지 못하거나 증거부족으로 무죄 결론이 난 사건(예: O.J.심슨 사건)과 같은 선상에서 볼 수는 없지 않은가? 사망이라는 중한 결과에만 초점을 맞추어 사안의 본질을 놓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재판부는 손해의 공평, 타당한 부담을 그 지도원리로 하는 민사상 손해배상제도와는 달리 실체적 진실발견과 엄격한 죄형법정주의를 바탕으로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원칙에 따라 '합리적인 의심이 없을 정도'의 인과관계와 주의의무 위반에 대한 입증이 형사재판에서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결문에서 형사책임의 원칙을 천명하였다.법리와 증거가 아닌 감정과 직관에 호소하는 결과가 만연하는 사회가 우리가 지향하는 바람직하고 안정적인 사회의 모습은 결코 아닐 것이다.
2022-03-15 12:07:18의료판례칼럼

갑상선 고주파 시술과 관련한 분쟁

[메디칼타임즈=오승준 변호사 ]갑상선 관련 종양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양성 종양(결절)이 발생했을 때 별다른 증상이 없으면 치료를 요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호흡곤란, 이물감 등의 증상이 있을 경우에는 ‘고주파 열치료술’을 통해 결절을 치유하곤 한다. 갑상선 결절에 대한 고주파 열치료술은 보건복지부장관이 2007. 12. 1.부터 신의료기술로 인정 및 고시한 이후 “증상이 있는 경우에 한해” 비급여대상으로 인정받고 있다(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 참조). 그리고 질병의 치료를 위한 수술로서 실손의료보험의 적용 대상이 되고 있다.최근에 고주파 열치료술을 둘러싼 민·형사 분쟁이 늘고 있는데, 문제 원인은 결국 이 치료비용에 관한 보험청구율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 이면에는 수술이 필요하지 않은 환자에 대한 수술 권유, 브로커를 통한 환자 모집, 보험대리점(GA) 과의 결탁 등 여러 이슈가 있지만, 핵심은 그 적응증과 진단기준, 그리고 높은 비급여진료비에 있다.보험사들은 자체적인 심사 기준을 만들어 실손보험금 지급 거부 사례를 늘려가고 있고, 더 나아가 증례가 많은 병원들을 상대로 각종 민·형사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실손의료보험을 악용하는 병원과 환자들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언제나 그렇듯 피해는 “증상이 있어 병원을 방문하고, 수술을 받았을 뿐인” 선량한 피보험자들의 몫이다.진단 기준과 관련하여, 대한갑상선영상의학회 수술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치료가 필요한 대상은 2cm 이상의 결절, 모양이 돌출돼 미용상 문제가 있는 경우, 이물감 및 통증 등이 있는 경우 등이다. 여러 의료기관의 홈페이지에서 이 기준을 동일하게 게시하고 있으며, 보험사들 또한 결절 크기가 2cm 이상이며 점점 자라나 이물감이나 통증이 있을 경우에만 보험금을 지급하겠다고 공표하고 있다. 그리고 이와 관련한 최근의 금융감독원 결정이나 하급심 판례 등에서 결절 크기가 작은 경우에는 초음파를 통한 추적관찰이 적정하고 고주파 치료가 적정하지 않다는 취지의 결정들이 속속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하지만 표준진료지침이 존재하지 않는 우리 의료법 체계 내에서, 진단과 시술 방법에 관한 선택은 의사의 전적인 재량에 맡겨져 있다고 볼 수 있다(의사의 질병 진단 결과에 과실이 없다고 인정되는 이상 그 요법으로서 어떠한 조치를 취하여야 할 것인가는 의사 스스로 환자의 상황 기타 이에 터 잡은 자기의 전문적 지식ㆍ경험에 따라 결정하여야 할 것이고, 생각할 수 있는 몇 가지의 조치가 의사로서 취할 조치로서 합리적인 것인 한 그 어떠한 것을 선택할 것이냐는 해당 의사의 재량의 범위 내에 속하며 반드시 그중 어느 하나만이 정당하고 이와 다른 조치를 취한 것은 모두 과실이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 대법원 2020. 11. 26. 선고 2020다244511 판결).또한 고주파온열치료는 신의료기술평가 후 “증상이 있는 경우에 한해” 시행하도록 권고되었을 뿐 결절의 크기나 기타 조건의 제한이 걸려있지는 않다. 보험사에서 이야기하는 2cm 기준은 대한갑상선영상의학회가 그 유일한 출처인 듯한데, 과연 학회의 가이드라인이 수술 적응증의 절대적인 기준이 되어야 하는지도 의문이다. 전문의들에 따르면, 해외 석학들의 논문에서는 결절의 크기가 수술 여부의 절대적인 기준이 되지는 않는다고 한다.그렇다면, 브로커를 활용하여 위법행위를 저지르고 있는 병원들에 대한 단죄는 절차에 따라 진행한다손 치더라도, 적어도 의사의 진단에 따라 수술을 결정한 환자들에 대해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거나 이미 지급한 보험금을 반환하라고 청구하는 것은 과도한 조치가 아닌가 싶다. 일부 사건에서는 불확실한 청구원인을 기초로 병원 또는 환자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청구,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를 하기도 하는데, 과연 이런 법리 구성이 가능할지도 의문이다.실손의료보험은 피보험자가 질병의 치료와 관련한 비용을 지출하는 보험사고가 발생했을 때, 그 비용을 보험금으로 보상하는 것이다. “결정의 크기가 2cm에 달하지 않으니 고통을 참고 수술을 하지 말았어야 한다. 그 수술비는 지급할 수 없다.” 라는 논리가 환자들이나 그 가족들에게는 썩 와닿지 않는 듯하다.
2022-03-10 05:30:00의료판례칼럼

전 병원 위반행위가 현 병원 영업정지 사유될까?

[메디칼타임즈=오승준 변호사 ]대법원 2020두39365 업무정지처분취소 판결 의료법 또는 국민건강보험법을 위반하여 영업정지, 자격정지 처분을 받게 되면 궁금하고 불확실한 것들이 많다. 언제부터 병원 문을 닫아야 하는지, 처분 시점을 미룰 수는 없는지, 혹시 다음 병원에 처분이 승계되는 것은 아닌지, 다른 원장으로 개설자를 변경하면 계속 영업을 할 수 있는지 문제는 변호사들에게 물어도 쉽사리 답을 얻기 힘들다. 특히 처분의 승계 문제는 케이스마다 적용되는 법률과 해석이 달라서 경험이 많다고 자부하는 입장에서도 즉답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오늘 소개할 대법원 판례는 2022. 1. 27. 선고된 비교적 최신 대법원 판례인데, “폐업한 병원에서 발생한 위반행위를 이유로 그 병원의 개설자가 새로 개설한 의료기관에 대하여 업무정지처분을 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나름 명확한 해석을 담고 있다. 적어도 이 문제에 대해서만은 “대법원 판례”가 있으니 정확한 대응책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이 사건에서 의사 A는 원고는 서울 용산구에 병원을 개원하였다가 2014. 5. 7.경 폐업하였고, 두 달 뒤에 세종시에 새로운 병원을 오픈하였다. 의사 A는 폐업한 병원에서 원외처방전을 발급한 것이 문제가 되어 보건복지부장관으로부터 10일의 업무정지처분을 받게 됐는데, 보건복지부는 과거의 병원은 이미 폐업하여 없어졌으니 새로 오픈한 병원에 대해 처분을 내리겠다고 통보했다. 그리고 A는 이에 반발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하였다.이러한 관행은 “업무정지처분의 효과는 그 처분이 확정된 요양기관을 양수한 자 또는 합병 후 존속하는 법인에 승계된다” 라는 내용에 따라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았는데(구 국민건강보험법 제85조 제3항), 많은 법률가들은 이 조항만으로 이미 폐업한 의료기관의 처분사유를 새 병원으로 끌고 오는 것은 부당하다는 비판을 해왔다. 그리고 위 사건에서도 같은 맥락의 공방이 오갔던 것으로 보인다.결론적으로, 대법원은 “국민건강보험법 법문상 업무정지처분의 처분대상을 ‘요양기관’으로 정하고 있고, 국민건강보험법 제98조 제1항 제1호는 [그 요양기관에 대하여 업무정지를 명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여 처분대상을 위반행위 당시의 요양기관으로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 관련 법령에는 업무정지처분의 절차가 진행되기 이전에 이미 폐업한 요양기관에서 발생한 위반행위를 이유로 그 요양기관의 개설자가 새로 개설한 요양기관에 대하여 업무정지처분을 할 수 있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다.” 라면서 “침익적 행정행위의 근거가 되는 행정법규는 엄격하게 해석․적용하여야 하고, 그 입법 취지와 목적 등을 고려한 목적론적 해석이 전적으로 배제되는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그 해석이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를 벗어나서는 아니 된다”고 판결하였다.쉽게 이야기해서, 의사 A가 기존 병원에서 국민건강보험법을 위반하는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하더라도, 기존 병원이 폐업한 이상, 자리를 옮겨 새로 개원한 병원에 대해서는 업무정지처분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다만, 혼동해서는 안될 것이 있다면, 의료법에서는 자격정지의 사유를 따로 규정하고 있어서 자격정지가 된 기간 동안에는 의료업을 할 수 없다는 점이다(의료법 제66조). 또한 관련 서류를 위조·변조하거나 속임수 등 부정한 방법으로 진료비를 거짓 청구한때에는(소위 7호의 사유) 개설자가 자격정지 된 동안 ‘의료기관’의 의료업이 금지되기에 주의를 요한다.
2022-02-28 05:30:00의료판례칼럼

병원 건물 임대시 3개월 이상의 차임 연체는 독

[메디칼타임즈=오승준 변호사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및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임차인의 권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정되어왔고, 특히 최근 몇 년 동안에는 갱신청구권, 권리금 보호 등에 있어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런 변화로 인해 현재는 병원 건물을 임차할 때 10년 이라는 기간을 염두에 두고 시설 투자 등을 결정할 수 있고, 차임 인상, 권리금 등에 있어도 임차인의 권리가 두텁게 보호된다.하지만 이 모든 권리를 누리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있는데, 그 중 가장 간단하면서 중요한 것은 “차임을 연체해서는 안된다는 점” 이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에 따르면 3개월 이상 차임을 연체할 경우 임대인은 아무런 조건 없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고, 갱신청구권 등 주요 권리들도 행사할 수 없기 때문이다.이와 관련하여, 최근 들어 비슷한 사례를 반복적으로 상담요청 받은바 있는데, 시사하는 바가 있기에 소개하고자 한다. 경기도 지역에서 의원을 개원한 A는 개원 초기 인테리어 공사, 인력 채용, 인·허가 등에 바쁘다보니 초창기 임대료 입금을 깜빡 했다. 두 달 동안 인테리어 공사가 끝나고 임대료를 뒤늦게 입금하였는데, 9/1자, 10/1자 입금을 깜빡 잊고 11/3경 3달 치를 한 번에 입금했다. 시간적으로 보면 대략 두 달 정도를 밀린 셈이라 임대인에게 사과의 뜻도 전했다. (그 과정에서 A원장은 매달 1일 임대료를 선불로 지급하기로 한 것도 놓쳤고, 매달 말일에 돈을 보면 된다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다. 따라서 자신은 한 달 남짓 차임을 연체했다고 믿고 있었다).그런데 2년이 지난 시점에서 임대인이 계약 종료를 통보하며 A원장의 계약갱신을 거절하였다. 거절 사유는 3달치 차임을 연체했다는 것이다. 임대료는 매달 1일에 선불로 지급하기로 했는데, 초기에 9/1, 10/1, 11/1 세 번의 차임을 연속하여 연체했으니 갱신 거절 사유가 된다는 것이 임대인의 주장이었다. A 원장이 3달치 차임을 한 번에 입금한 것은 11/1로부터 이틀이 지난 11/3 이었으니 3달치 차임을 연체한 것은 맞다. 하지만 단 이틀 차이로 계약을 해지 당한다는 것이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럴 때 법률관계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판례는, 임대차기간 중 어느 때라도 차임이 3기분에 달하도록 연체된 사실이 있다면 그 임차인과의 계약관계 연장을 받아들여야 할 만큼의 신뢰가 깨어졌으므로 임대인은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있고, 반드시 임차인이 계약갱신 요구권을 행사할 당시에 3기분에 이르는 차임이 연체되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대법원 2021. 5. 31. 선고 2020다255429호 판결). 따라서 현재는 연체가 없다고 하더라도 임대인은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A원장의 사례처럼 입주 초기에 차임 입금을 깜빡하고, 이후 계약기간동안 성실하게 차임을 지급해 온 경우까지 “신뢰가 깨졌다”고 판단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그래도 판례가 제시한 법 해석론에 따르면 A원장에 불리한 것이 사실이다.결국 A원장은 임대인과 협의하여 5% 이상으로 임대료를 올려주고 새로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그렇지 않으면 계약이 종료될 위험이 있기에 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처음 예상했던 것보다 임대료가 대폭 상승하는 불측의 손해를 입게 된 것이다.상가임대차보호법은 임차인을 위한 여러 보호 장치를 마련하고 있지만, 차임이 연체될 경우엔 그 어떤 보호 장치도 작동하지 않는다. 그럴 경우 임차인은 건물을 5년, 10년 동안 이용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고 투여한 여러 노력과 비용을 회수하지 못하게 될 수 있으니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
2022-02-19 05:30:00의료판례칼럼

병원 건물 임대와 관련한 분쟁사례

[메디칼타임즈=오승준 BHSN 대표변호사 ]병원은 많은 임대인들이 선호하는 업종 중 하나이다. 새로 지은 건물에 의료기관이 입주하면 그 자체로서 건물의 가치가 올라갈 뿐만 아니라 약국 자리 등에 프리미엄을 붙여 전매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축 건물주는 너도나도 메디컬 빌딩을 원하는 경우가 많고, 큰 병원을 유치하기 위해 인테리어 지원, 심지어 현금 선물을 주기도 한다.하지만 실제 몇 년이 지나 건물의 가치가 상승한 후에는 태도가 바뀌어 임대료, 권리금 등을 두고 다툼이 발생하곤 한다. 임대할 부동산을 찾다 보면 임대료와 관리비가 비슷한 이상한 조건의 물건을 종종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임대료가 500만원인데 관리비도 500만원인 식이다. 절세 등 여러 가지 목적이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이런 조건이 걸려 있는 물건은 추천하지 않는다.일례로 최근에 상담했던 사례에서, 신축건물 입주 후 2년이 지나 임대료 시세가 많이 오르자 임대인이 “관리비”를 100% 인상하겠다고 통보하는 경우가 있었다. 상가임대차건물보호법에 따르면 임대료는 5% 이내로 인상해야 한다는 제한이 있지만, 관리비에 관해서는 그런 규제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임대료를 올리지 못하게 막아놓은 만큼 관리비를 인상하여 오른 만큼의 시세에 맞추겠다는 의도다.물론 이런 일은 각 점포의 소유자가 다른 대형 상가 건물, 지식산업센터 등에서는 일어나기 힘들다. 집합건물에는 별도의 관리단이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150가구 이상 집합건물은 관리비 사용 내역을 작성, 공개, 보관하고 매년 회계감사를 받아야 함). 결국 주로 한 명이 통으로 소유하고 있는 소규모 건물에서 이런 일들이 자주 발생하고, 처음부터 관리비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물건에서 그 조짐을 알아챌 수 있다. 그래서 관리비가 이상하게 높은 물건은 피하는 것이 좋다.그렇다면 관리비 인상에는 무조건 응해야만 할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관리비라 함은 건물을 청소·관리해주는 대가로 청구하는 일종의 용역대금이다. 따라서 법의 규제를 받는 집합건물 등이 아니라면 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자, 즉 주로 임대인과 임차인이 약정을 체결하여 서비스 대금을 정할 수 있다. 임대인이 직접 건물을 관리하는 경우라면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할 때 특약사항 등에 관리비에 관한 내용을 기재할 것인데, 그 때 상승률 등을 명확히 기재함으로써 이런 문제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계약서 작성시 그 내용을 꼼꼼히 점검하는 것이 모든 문제를 예방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 방법이다.계약서에 명확한 문구가 없는 상황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한다면 결국 관리비 인상의 타당성에 대해 다툼이 벌어질 것이고, 물가 상승 등 여러 요인을 따져보고 인상률이 적정한지 판단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럴 때 대한법률구조공단 상가건물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한국부동산원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등에서 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2022-02-07 08:24:30의료판례칼럼

비의료인의 네트워크 병원 운영 지원 사업

[메디칼타임즈=오승준 BHSN 대표 변호사 ]오승준 BHSN 대표 변호사 병원과 인접한 영역에 종사하던 사업자들이 직접 병원의 브랜드를 만들겠다면서 회사(MSO)를 통해 병원 브랜드를 운영하는 것이 가능한지 문의하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 기존에는 이미 하나의 병원 경영에 성공한 의료인이 2, 3호점으로 병원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네트워크 의료기관의 형식을 취하거나, 자본력 있는 기업에 의사가 종속되는 형태로 브랜드 병원이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에는 병원 마케팅 업무 등에 종사하던 전문가들이 실력과 경험으로 무장하고 네트워크 사업에 뛰어드는 사례가 많은 것 같다. 오늘은 당 법률사무소에서 법률 자문을 제공했던 비(非)의료인의 네트워크 병원 운영 지원 사업 사례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최근 가장 많이 상담한 사례는 광고, 마케팅, 브랜딩, 홍보, 바이럴, DB영업 기타 병원의 매출에 직·간접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업을 하던 사람들이 그 경험을 바탕으로 하나의 ‘브랜드’를 만들어보고자 나서는 경우들이다. 이미 여러 병원 또는 네트워크 전체의 매출을 끌어올려 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같이 할 실력 있는 의료인들만 모집된다면 일정 매출을 달성하는 것은 따 놓은 당상이라고 볼 수도 있다. 주로 치과, GP, 피부, 비만, 도수치료, 면역치료 등 분야에서 많은 상담을 한 기억이다.일단 이런 형태로 설립한 네트워크 의료기관은 ‘경영과 홍보에 특화된 전문가’와 ‘진료에 전념하는 의사’가 결합된 이상적인 형태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사항만 잘 지키면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 기본적인 사항이라 함은 기존의 네트워크 병원, MSO 와 마찬가지로 의료법 제33조의 사무장 병원, 1인 1개소법 관련 규제를 피해야 한다는 점이다. 초기 개원 자본을 회사가 대주는 형태로 의료인에게 접근해서는 안되며, 기존의 성공 경험 및 인지도를 바탕으로 “우리가 만든 브랜드를 믿고 로열티를 지급할 의료인”을 모집해야 한다. 물론 그 과정에서 일부 시설 지원 등이 이루어질 수는 있으나, 그 정도와 방법에 대해서는 법률전문가와 상의가 필요하다.한편, 자본력을 가진 사업자가 신도시에 검진센터, 병원급 의료기관 등 대규모 시설 투자를 감행하는 사례도 많은 듯하다. 최근에 관련 계약서를 몇 가지 검토했는데, 과거 보다는 의료법 원칙에 충실하고 법률분쟁에 잘 대비한 느낌이었다. 이미 타 지역에서 같은 브랜드로 의료기관을 운영하고 있는 경우도 있으니, 관리하는 의료기관이 늘어남에 따라 경험도 늘어날 것이고 상권 분석이나 환자 유치 계획 등도 전문적·체계적으로 잘 만들어져 있는 듯하다. 참여하려는 의사들은 기존 병원의 운영 현황을 확인해보고 충분히 검토한 후 계약을 진행할 것을 권고한다.이런 경우에는 보통 의료인이 혼자서 대규모 시설 투자를 감행하기는 쉽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 일정 부분에 관해서는 자본력을 가진 회사가 개원 자금을 투입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다들 잘 아시다시피 외부인이 병원에 직접 투자하는 것은 비(非)의료인과의 동업행위로서 위법의 소지가 강하므로, 전대차의 형태 또는 대여금의 형태 등으로 계약을 체결하고, 적정한 임대료, 이자 등을 지급함으로써 법적인 안정성을 기할 것을 권고한다. 즉, 비의료인이 병원에 투자했다는 외관을 형성하지 않을 것을 권고한다. 최근에 인테리어 공사를 지원하겠다는 회사를 보기도 했는데, 이는 병원의 시설에 투자한 것이기 때문에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과거에는 병원을 내세워 코인 사업 등을 해보려는 소위 ‘사짜’들을 비롯해 여러 유형의 가짜 병원 경영 전문가들에게 속아서, 감당하지 못할 큰 병원을 개원했다가 피해를 입은 의료인들의 케이스를 많이 봐왔다. 하지만 이제는 의료인들도 경각심이 생겨셔인지 변호사가 위험하다고 조언하는 방식으로는 개원하지 않으려 하고, MSO 사업자들도 높은 수익을 추구하기보다는 안전한 방식을 택하여 거래처를 늘려가고자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나름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다만 수시로 변화하는 규제 환경 하에서 어제는 가능했던 것들이 오늘은 변경된 판례로 인해 금지될 수도 있으니, 지속적인 법률자문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2022-01-24 13:44:39의료판례칼럼

창상피복재 보험 지급 거절...해법은?

[메디칼타임즈=오승준 BHSN 대표 변호사]오승준 BHSN 대표 변호사|메디칼타임즈=오승준 BHSN 대표 변호사 기자| 아토피 등을 주소로 창상피복재를 구매한 후 이를 집에서 도포하지 않고 중고거래 플랫폼 등에 판매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실손의료보험 적용을 받아 사실상 공짜와 다름없는 가격에 위 제품을 구매하고는, 중고플랫폼에 비싸게 되팔아 차익을 누리고 있었다. 이는 보험사에 대한 보험사기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인·허가 없이 의료기기를 판매한 행위로서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위와 같은 행위로 인해 보험상품의 손해율이 나날이 높아지자, 보험사들은 실손보험료를 두 자리수 비율로 인상하는 한편, 2022년부터 제로이드 등의 구매와 관련한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기에 이르렀다. 이로 인해 실제 아토피 치료가 필요한 실수요자들의 애꿎은 피해가 가중되고 있다.그런데 제도를 악용하는 일부 불법행위자들 때문에 관련 보험금 전체의 지급을 중단하겠다는 것은 타당해 보이지 않고, 지급을 거절하겠다는 법리적 논거 또한 상당히 취약해 보인다. 보험사들은 대법원 2019. 8. 30.선고 2018다251622 판결을 주된 논거로 들고 있는데, 위 판결의 원심인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나13907 판결문을 열람해보면, 그 사례는 “화상 치료에 있어 의사가 아닌 제3자가 주체가 된 치료과정에서 사용된 보습제” 와 관련한 것으로서 환자나 보호자가 직접 사용한 ‘화장품’이기 때문에 약관에서 정하는 입원제비용 또는 외래제비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주된 요지이다.따라서 의사가 직접 사용하는 치료재료(의료기기)로서 질병의 진단 하에 구매한 창상피복재에까지 위 판례가 그대로 적용된다는 것은 억지스러운 부분이 있다. 물론, 남은 제품을 환자들이 집에서 직접 사용한다는 점에 있어서 이것이 과연 치료제비용으로 인정되어야 할 것인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겠으나, 적어도 질병 진단이 있고 병원에서 처치를 받은 사실이 있다면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 보인다.관련하여 보험금 지급을 거절당한 환자들이 직접 병원에 문의하는 경우가 많은데,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까? 사실 보험계약의 주체는 보험사와 환자이기 때문에 병원이 직접 나서서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은 많지 않다. 환자의 상태와 치료가 필요한 이유 등에 대해 소견서를 면밀히 작성해 주고, 혹시 보험사에서 요구하는 서류가 있으면 적극 협조해주는 수밖에 없다.그리고 환자들에게는 “실제 법원이나 금융감독원 등의 결정이 바뀐 것은 아니다.” 라는 점을 명확히 안내해 주고, 금감원 민원 등을 통해 개별적인 해결책을 찾아볼 것을 설명해 드리는 정도로 대응해야 할 것이다. 사실 의사는 환자를 진단하고, 그에 적합한 치료를 하면 책임을 다하는 것이기 때문에 보험금 청구 등에 지나치게 깊숙이 관여하는 것은 적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가끔 과도하다 싶을 정도의 친절한 안내로 인해 오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데, 경영자로서의 느끼는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좀 더 지혜롭게 대처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시간이 지나면 금감원의 결정이나 하급심 판례 등이 등장할테니 그 결과를 숙지하고 잘못된 안내가 나가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도 있겠다.
2022-01-17 05:45:55의료판례칼럼

[오승준 칼럼]환자 DB에 관한 소유권 다툼 결론은?

[메디칼타임즈=오승준 BHSN 대표 변호사]오승준 BHSN 대표 변호사최근 자문을 하고 있는 의원에서 환자 DB를 두고 다툼이 발생했다며 조언을 구해 왔다. 원장과 독립을 앞둔 봉직의, 그리고 마케팅 업체까지 얽혀 서로 자신이 DB “소유자” 라고 주장하는 복잡한 상황이었다. 급기야 서로 환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영업하는 지경에 이르자, 환자들도 불편을 호소하기 시작했다.개인정보의 관리주체일반적으로 환자의 정보는 “소유의 대상”이 아니라 “관리하고 보호해야 할 대상” 으로 생각하는 것이 옳다. 개인정보보호법 제6조 및 의료법 제21조 제2항에 따르면, 의료인, 의료기관의 장 및 의료기관 종사자는 법이 정한 예외를 제외하고는 환자의 진료 정보를 절대 제3자에게 제공해서는 안된다. 따라서 진료 기록의 관리권한은 의료기관에 있다고 보는 것이 당연하고, 원장은 환자로부터 직접 동의를 받아 수집한 주민번호, 연락처 등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관리할 책임을 부담한다.만약 봉직의가 퇴사 후 새로운 병원을 개설하여 기존 환자의 기록을 열람하고 싶다면, 환자의 동의를 받아 진료기록 등을 전송받아야 할 것이다(의료법 제21조의 2). 자신이 새로 개설한 병원을 홍보하고 싶다는 이유로 환자들의 연락처를 몰래 반출하여 홍보에 사용하면, 그 자체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 될 수 있다. 업체가 생성한 DB의 소유권위와 같이 병원이 직접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하나의 DB(주로 연락처)가 생성되었다면, 이 DB의 소유권이 누구에게 있는지는 다툼의 여지가 없다. 관리책임은 병원이 부담한다.하지만 앞서 언급한 사례에서는 원장(A)이 직접 환자의 DB를 수집한 것이 아니라, 마케팅 업체인 B에 DB마케팅을 위탁했고, B 업체가 주도적으로 연락처를 수집하여 DB를 생성하였다. 개원가에서는 이와 같은 “DB마케팅”을 유행처럼 많이 활용하고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CRM 자체를 위탁하는 케이스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위 케이스에서 마케팅 업체는 DB를 가지고 장사를 하는 곳이니 계약이 끝나면 다른 의료기관 마케팅을 하는데 DB를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고, 병원 입장에서는 이미 내가 진료하고 있는 환자를 다른 곳으로 빼돌리는 자체가 영업권 침해라고 강하게 맞서는 상황이었다. 누구의 말이 맞는 것일까?이 문제를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서는 환자가 정보를 제공한 당사자가 누구인지, 그리고 병원과 마케팅 업체 간의 계약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확인해 보아야 한다. 마케팅 업체가 특정 병원(A)의 진료 예약 등을 대행해 주는 위탁업체일 뿐이라면, 마케팅 업체인 B에게 이용 권한이 있다고 보기 어려울 것이다. B가 환자들의 연락처 DB를 가지고 영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반면에 B가 A원장의 위탁업체로서가 아니라 주체적인 수집자로서 직접 환자 개인정보를 취득하였고, 제공자의 동의도 받았다면 수집 목적에 맞게 B가 개인정보를 활용하는 것은 막기 어렵다. A는 계약 종료 후 A의 영업권을 지킬 수 있는 조항을 계약서에 삽입하는 등의 방법으로 문제에 대응할 수 있을 뿐이다. A원장의 경우 계약서를 찾아보니 계약 종료 후에는 B에게 DB를 반환한다는 내용이 있었지만, 그 자체가 개인정보보호법과 일치하지 않는 면이 있었고, A의 기존 환자들에게까지 문자메시지를 보내 다른 병원의 광고를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이 들었다. 이에 A원장은 내용증명우편을 발송하여 1차 경고를 하였고, 그래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법원이 “조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결국 A는 기존 환자에 대한 영업권을 존중 받고, 그리고 B가 수집한 DB에 대해서는 A가 자료를 폐기하는 내용으로 합의하고 분쟁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이처럼 환자의 개인정보, DB 문제는 단순히 그 소유관계를 따질 것이 아니라, 개인정보 제공 동의의 상대방이 누구인지, 관리책임자는 누구인지 그 책임의 문제를 함께 고려해 보아야 한다. 개인정보를 관리하고 책임져야 할 사람이 누구인가를 생각해 본다면 생각보다 쉽게 결론이 도출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2022-01-10 06:00:47의료판례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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