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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각변동 시작한 수술 로봇 시장…글로벌 3강 구도 굳어지나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전 세계적으로 의료기기 산업이 고공성장을 지속하면서 수술 로봇을 둘러싼 경쟁도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인튜이티브 서지컬(Intuitive Surgical)의 다빈치(da Vinci)가 장기간 독주해온 시장에 메드트로닉(Medtronic)과 존슨앤존슨(Johnson&Johnson)이 가세하면서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는 것.특히 인공지능(AI)이 고도화되면서 과거 기기별 성능 경쟁을 넘어 의료 데이터와 플랫폼을 누가 먼저 장악하느냐의 패권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는 점에서 산업 전체가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다빈치 독주 체제 흔들…글로벌 기업 격전지 부상한 로봇 시장10일 의료산업계에 따르면 다빈치가 지배하던 수술 로봇 시장이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들의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오랫동안 인튜이티브 서지컬의 다빈치 시스템이 사실상 독주 체제를 이어왔지만 메드트로닉과 존슨앤드존슨이 무섭게 치고 들어오면서 경쟁의 결이 달라지고 있는 것.인튜이티브가 지배하던 수술 로봇 시장에 글로벌 대기업들이 연이이 진출하며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하지만 이 시장에서 여전히 기준점은 인튜이티브 서지컬이다. 인튜이티브는 이미 지난해를 기준으로 설치 대수 1만 1106대를 확보했으며 같은 해 다빈치와 이온(Ion)을 포함한 전체 시술 건수는 310만건을 넘어섰다.특히 2025년 4분기 매출만 28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고 연간 기준으로도 장비 판매보다 기구·소모품·서비스 매출이 더 크게 늘어나는 구조를 보여줬다.이는 다빈치가 단순한 로봇 장비가 아니라 한 번 병원에 들어가면 이후 소모품, 유지보수, 교육, 술기 데이터까지 묶어두는 전형적인 락인(lock-in) 사업 모델로 굳어졌다는 의미다.다시 말해 지금 수술 로봇 시장의 진입 장벽은 기계 제작 능력보다 설치 기반과 반복 사용 구조, 그리고 그 위에 축적된 임상 데이터에 있다는 의미가 된다.이 때문에 후발주자들의 전략도 다빈치를 단순 복제하는 방식이 아니다. 일단 메드트로닉은 휴고(Hugo) 로봇 보조 수술 시스템을 앞세워 다빈치와 다른 길을 택했다.지난해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비뇨기 수술 적응증 허가를 받은 휴고는 전립선절제술, 신장절제술, 방광절제술 등에 우선 진입했고 일반외과와 산부인과로 적응증을 확대하고 있다.여기까지는 다빈치와 차이가 없다. 휴고의 진짜 차별점은 적응증보다 구조에 있다. 메드트로닉은 모듈형 로봇 팔, 개방형 콘솔, 그리고 터치서저리(Touch Surgery) 생태계를 결합한 이른바 '연결된 수술실'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즉 기기 자체보다 병원 수술실 전체를 디지털화하는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는 셈이다.메드트로닉이 왜 이런 전략을 택했는지는 시장 위치를 보면 이해가 쉽다. 다빈치는 이미 설치 기반과 술기 데이터를 선점했다. 같은 구조로 정면승부를 걸면 후발주자가 가격 외 차별점을 만들기 어렵다는 의미다.이에 따라 메드트로닉은 단순히 로봇 한 대를 팔아 소모품 장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개복 수술과 복강경, 로봇수술을 모두 아우르는 자사 수술 포트폴리오와 연결하는데 초점을 뒀다.병원 운영 효율과 교육, 원격 프록터링, 수술 후 분석까지 묶는 전략을 취하고 있는 셈이다.실제로 메드트로닉은 지속해서 '통합 수술실(integrated operating room)'을 반복해 강조하고 있다. 다빈치가 이미 장악한 병원에 바로 침투하기보다는 로봇 도입을 고민하는 병원이나 다빈치 외 대안을 찾는 병원을 공략하는 방식에 가깝다.존슨앤존슨의 접근은 더 다르다. 이 회사는 아직 오토바(OTTAVA)를 상용화하지 못했지만, 올해 1월 FDA에 디노보(De Novo) 분류를 신청하며 미국 시장 진입을 본격화했다.위우회술, 위소매절제술, 소장절제술, 식도열공헤르니아 복원 등 상복부 일반외과 수술을 목표 적응증으로 제시했고 2025년 말에는 서혜부 탈장 수술에 대한 두 번째 IDE 임상 승인도 확보했다.존슨앤존슨의 방향성은 명확하다. 오토바는 단순히 또 하나의 수술 로봇이 아니라 에티콘(Ethicon)의 기구 역량과 장차 연결될 폴리포닉(Polyphonic) 디지털 생태계를 결합한 제품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기능적으로, 기술적으로 다빈치와 경쟁하기 보다는 이미 존슨앤존슨이 가지고 있는 일반외과 시술 시스템과 에너지 기기 시장을 로봇을 결합하는 쪽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이다.이렇게 보면 세 기업의 전략 차이는 매우 뚜렷해진다.인튜이티브 서지컬은 이미 확보한 설치 기반과 막대한 술기 데이터를 중심으로 시장을 방어하는 기반 우위형 전략을 고수하고 있으며 메드트로닉은 연결된 수술실과 디지털 생태계를 내세워 후발주자의 약점을 보완하려는 통합 운영형으로 시장에 침투하고 있다.여기에 존슨앤존슨은 자사의 기존 수술 포트폴리오와 로봇을 묶어 병원 전체 수술 워크플로우를 장악하려는 플랫폼 결합형을 추구한다.  겉으로는 모두 수술 로봇 기업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서로 다른 무기로 싸우고 있는 셈이다.기기 넘어 플랫폼 향하는 로봇 시장…국내 기업들도 진출 안간힘이 같은 글로벌 경쟁 구도 속에서 국내 기업들도 점차 존재감을 키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일단 국내 선두주자인 미래컴퍼니(Meerecompany)는 세계 두 번째이자 국내 최초 상용 복강경 수술로봇인 레보아이(Revo-i)를 앞세워 국산 수술 로봇 상용화의 문을 열었다.수술 로봇을 둘러싼 전장에 국내 기업들도 파이를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레보아이는 3D 고해상도 입체 영상과 다관절 기구 기반의 세밀한 조작성, 복강경 수술 친화적 구조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다만 아직 글로벌 설치 기반은 매우 제한적이며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라는 수술 로봇 사업의 본격적인 매출 증대와 해외 수출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그나마 최근 몽골, 파라과이, 북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수출과 교육 인프라 확대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큐렉소(Curexo)는 접근 방식이 다르다. 복강경 범용 수술 로봇보다는 정형외과·척추 로봇에 집중해 큐비스-조인트(CUVIS-joint), 큐비스-스파인(CUVIS-spine)을 중심으로 포지션을 구축해 왔다.큐비스-조인트는 3D CT 기반 수술 계획, 능동형 절삭, 실시간 간격 확인, 오픈 플랫폼 구조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고 큐비스-스파인은 2D-3D 영상 정합과 실시간 추적 기능을 갖춘 네비게이션 기반 척추 수술 로봇이다.매출은 오히려 미래컴퍼니보다 큐렉소가 앞선다. 미래컴퍼니다 다른 사업과 연결해도 매출이 400억원에 불과한데 비해 큐렉소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745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또한 일본·대만·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으로 시장을 넓히며 외형도 크게 키웠다. 다만 정형외과 중심 포트폴리오를 넘어 데이터 축적과 글로벌 인허가 확대를 얼마나 빠르게 이뤄내느냐가 다음 관문으로 꼽힌다.결국 국내 기업들도 이미 수술 로봇 경쟁에 들어와 있지만, 글로벌 3강과 비교하면 아직 싸움의 축이 다소 다르다는 의미다.그러는 사이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다른 방향으로 향해가고 있다. 수술 로봇이 이제 단순한 고가 장비가 아니라 병원 안에서 가장 질 좋은 임상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기기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실제로 수술 영상, 기구 움직임, 에너지 사용, 조직 반응, 합병증 패턴 같은 정보는 향후 AI 기반 수술 가이드와 자동화, 술기 평가, 교육 시스템의 핵심 원료가 된다.결국 지금의 수술 로봇 경쟁은 기계 경쟁이 아니라 데이터 원천을 선점하는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이 때문에 산업계에서는 수술 로봇을 대표적인 '피지컬 AI' 영역으로 보기 시작했다. 소프트웨어처럼 단순 분석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실제 물리적 행위를 보조하고, 나아가 일부 자동화를 가능하게 하는 하드웨어와 데이터 융합 시장이라는 뜻이다.여전한 가능성 지닌 로봇 시장…표준 수술실 체제 구축이 승부처각 기업들의 승부처도 여기서 갈린다. 일단 첫째는 설치 기반이다. 인튜이티브 서지컬은 1만대가 넘는 다빈치 기반을 이미 갖고 있고 이는 교육과 유지보수, 기구 사용량, 의사 훈련 네트워크까지 하나의 진입 장벽으로 작동한다.후발주자 입장에서는 아무리 기기를 잘 만들어도 의사가 새 시스템을 익히게 하고 병원이 새로운 프로세스를 도입하게 만들어야 하는 과제가 남는다는 의미다.수술 로봇이 단순한 기기 경쟁을 넘어 표준  수술실 프레임 경쟁으로 번지고 있다.사실 이 부분은 의료기기 분야에서 가장 큰 진입장벽으로 꼽힌다. 의료진 입장에서 굳이 강력한 동기가 없다면 익숙한 기기, 즉 쓰던 것을 계속 쓰려는 관성이 매우 강하기 때문이다.두번째 요인은 바로 데이터 축적 속도다. 기기가 많을수록 수술 건수가 늘고, 수술 건수가 늘수록 알고리즘 고도화가 빨라진다. 이 부분 또한 인튜이티브가 경쟁력을 갖는다.하지만 후발주자들에게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요소 즉 병원 내 통합 플랫폼이라는 전장이 새롭게 생겨나고 잇기 때문이다.실제로 앞으로 수술 로봇은 개별 장비가 아니라 영상, 디지털 기록, 교육, 원격 협진, 성과 분석과 연결된 플랫폼이 될 가능성이 크다.여기서 메드트로닉은 터치 서저리 생태계와 강력한 락인 효과를, 존슨앤존슨은 소모품과의 연결성을, 인튜이티브는 이미 축적된 절대적 사용 경험을 무기로 삼고 있다.과연 수술 로봇 시장이 이렇게 3강 구도로 굳어질지도 관심사 중의 하나다. 수술 로봇 시장은 산업적으로 보면 아직 초입 단계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이다.인튜이티브는 2026년 다빈치 시술 성장률 13~15%를 예상하고 있을 만큼 여전히 시장은 미 개척지가 많다. 후발주자가 등장했다고 해서 당장 점유율이 급변하는 단계는 아니다.그만큼 후발주자들도 먹을 수 있는 파이가 많다. 과거 다빈치가 있으냐 없느냐가 병원의 경쟁력이었다면 앞으로는 어떤 디지털 수술 플랫폼을 갖고 있느냐가 더 중요한 키워드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특히 비뇨의학과에 치중되던 로봇이 점점 일반외과, 산부인과, 흉부외과 등으로 확장되면서 병원은 단일 장비보다 장기적인 운영 효율과 데이터 연계성을 더 따지게 될 가능성이 크다.이 과정에서 후발주자들이 노리는 지점도 분명하다. 메드트로닉은 미국 최초 허가 적응증을 비뇨기에 두고 있지만 빠르게 일반외과와 산부인과로 확장을 노리고 있다.단순히 시장을 넓히겠다는 뜻이 아니라 가장 표준화된 영역부터 진입해 설치 기반을 만들고 이후 더 넓은 적응증으로 나아가겠다는 계산이다.존슨앤존슨은 반대로 처음부터 일반외과와 탈장 수술을 겨냥했다. 어짜피 지배력과 영업력 등에서 차이가 난다면 차라리 절대적으로 시술량이 많은 분야에서 로봇을 표준화하겠다는 접근이다.다시 말해 메드트로닉은 점진적 확장 전략이고, 존슨앤존슨은 자사 기존 외과 자산과의 결합을 통한 수술실 장악 전략에 가깝다. 둘 다 다빈치를 겨냥하지만 공격 방향은 다르다.국내 기업들에도 이 대목은 그대로 과제로 연결된다. 미래컴퍼니는 레보아이를 앞세워 국산 복강경 수술 로봇의 존재를 입증했지만 설치 대수와 반복 시술 구조를 얼마나 빠르게 키우느냐가 숙제로 남았다. 특징이 없다는 의미다.큐렉소 역시 정형외과와 척추 분야에서 레퍼런스를 확대하고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개별 로봇 판매를 넘어 데이터 축적과 디지털 수술 플랫폼으로의 확장이 필요하다.국내 기업들도 단순히 국산화 같은 구호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 사용과 데이터 자산화 단계로 넘어가야 글로벌 경쟁에 참여할 수 있다는 의미다.결국 수술 로봇 시장은 이제 정밀성의 경쟁에서 지능형 수술 체계로의 체계로 넘어가고 있다. 인튜이티브가 개척한 시장에서 메드트로닉은 통합 운영으로 존슨앤존슨은 외과 플랫폼 결합으로 틈을 파고들고 있는 셈이다.그런 의미에서 지금 벌어지는 전쟁의 본질은 단순한 1위 탈환전이 아니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의료기기 산업이 기기 중심에서 데이터와 AI가 결합된 피지컬 AI 시대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누가 먼저 표준 운영체제가 될 것인가를 둘러싼 싸움에 가깝다는 평가다.글로벌 의료기기 기업 대표이사는 "예전처럼 이 기기는 이 기업 제품, 저 기기는 저 기업 제품을 섞어 쓰던 시대는 이미 한참 전에 지나갔다"며 "말 그대로 수술실 전체를 한번에 구매하는 패키징 전략이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로봇 또한 그 흐름을 따라갈 수 밖에 없다"고 내다봤다.그는 이어 "세계 3대 의료기기 기업인 메드트로닉과 존슨앤존슨이 이제와서 급하게 로봇 시장에 깃발을 꽃은 것도 결국 같은 이유"라며 "로봇부터 수술 기기, 운영 체계까지 한번에 묶어 팔겠다는 의지"라고 강조했다.
2026-04-13 05:30:00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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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깜깜이 배당' 끝났다…주주환원 시대 열리나

[메디칼타임즈=허성규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은 상법 개정안의 취지에 맞춰 지배구조 개선, 주주 환원 강화 등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특히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중요한 요소로 꼽히던 주주 환원에 대한 부분은 이미 제약·바이오기업의 중요한 관심사 중 하나가 됐다.그런 만큼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도 투명한 주주 환원 시스템 구축 역시 올해 주주총회를 통해 한층 더 완성되는 모습을 보였다.이는 결국 상법 개정안을 비롯한 지배구조 개선, 주주가치 제고라는 흐름 속에서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배당을 바라보는 시선 역시 바뀐 것으로 볼 수 있다.실제로 올해 주주총회에서도 배당 절차 개선을 통한 배당 예측 가능성 제고에 10여개 제약‧바이오기업들이 동참했다.■ 깜깜이 배당 삭제…선(先) 배당 후(後) 투자 자리잡나이는 대웅, 대웅제약, 한올바이오파마, 바이넥스, 삼양바이오팜,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삼진제약, 화일약품, 제일파마홀딩스, 제일약품, 유유제약, 안국약품, 경남제약 등 다수의 기업들이 정관 개정안에 배당 절차 개선을 포함한 것이다.배당절차의 개선은 그동안 배당금을 얼마 받을지도 모른 채 투자해야 했던 이른바 '깜깜이 배당' 관행을 끊어내고, 주주들이 배당액을 확인한 뒤 투자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기존에는 '매년 12월 31일'에 주식을 보유한 주주에게 이듬해 3~4월 배당을 주는 방식이었다.하지만 배당 기준일을 이사회 결의로 정할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하면서, 이제는 배당금을 먼저 확정한 뒤 주주를 확정하는 방식으로 순서를 바꿨다.이는 주주 가치를 중시하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춘 행보다.투자자 입장에서는 배당 수익률을 미리 계산하고 투자할 수 있어 변동성 리스크를 줄일 수 있고, 기업 입장에서는 배당 시즌에 맞춰 신규 투자 자금을 유인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국내 제약기업들의 배당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절차 개선 역시 이어지고 있다. 사실 배당 절차의 개선은 지난 2023년부터 정부의 주도 하에 추진돼 온 절차였으나, 실제 시행에서는 다소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앞서 이미 지난 2023년 이후 휴온스를 시작으로 다양한 기업들이 배당 절차 개선에 나섰고 이미 이에 동참한 기업들이 다수 존재한다.다만 정관 개정에도 모두 배당기준일 변경으로 이어지지는 않았고, 지난해 연초 동아에스티 및 HK이노엔 등이 배당기준일을 배당액 확정일 이후로 정하는 모습을 보였다.여기에 연말에는 유한양행을 시작으로 종근당홀딩스, JW중외제약, JW생명과학, 녹십자웰빙, 녹십자, 콜마비엔에이치, 하스 등이 배당기준일 변경을 안내하면서 이에 동참했다.결국 이처럼 실제 변화에 동참하는 기업들 외에도 이번에 정관 개정에 나선 기업들이 추가 되면서 배당 절차 개선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진 것.아울러 이들 외에 이미 배당 기준일을 변경한 기업 중에서는 분기 배당에서도 이를 확대하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즉 분기배당 기준일을 이사회 결의로 정할 수 있도록 한 자본시장법개정 내용을 반영하여 분기 배당 역시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행보를 보인 것.올해 분기 배당과 관련한 정관 개정을 시행한 기업은 명인제약,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안국약품, 파마리서치, 메디톡스, 한국파마, 삼익제약, 바이넥스 등이다.결국 이제는 기존 연말 배당은 물론 분기 배당까지 모두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행보로 이어지고 있는 상태다.그런만큼 제약·바이오기업들의 배당기준일 변경 등 배당 절차 개선에 대한 움직임 역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배당기업·비과세 배당 등 주주친화 행보도 확대이와 함께 주목할 점은 제약·바이오기업들의 배당성향 확대를 통한 '고배당기업' 지정 및 비과세 배당 등 주주친화적인 배당 선택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실제로 올해 주주총회 외에도 그동안 제약·바이오기업들은 꾸준히 배당 확대 등의 노력을 기울여왔다.이에 올해에는 높은 배당성향이 필요한 '고배당기업'에만 27곳이 이름을 올리는 모습을 보였다.고배당기업이란 조세특례제한법 및 같은 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배당소득 과세특례 대상기업을 말한다.이를 위한 요건으로는 코스피 및 코스닥 상장법인 중 직전 사업연도에 발생한 배당소득이 기준연도(2024년 12월 31일이 속한 사업연도)보다 감소하지 않아야 하고, ▲직전사업연도 배당성향 40% 이상 또는 ▲직전사업연도 배당성향 25% 이상이면서 직전사업연도 배당금액이 전전 사업연도 대비 10% 이상 증가해야 한다.또한 고배당기업의 경우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익배당을 결의한 날의 다음 날까지 고배당기업 요건 충족 사실을 포함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를 제출해야 한다.이처럼 공시를 통해 고배당기업을 확인한 주주는 수령한 배당소득에 대해 차년도 분리과세 신청이 가능하다.즉 주주 입장에서는 배당금과 관련한 세금에서 혜택을 보며, 이후 투자에서도 고배당 기업을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를 제공하게 되는 것.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과 관련된 기업들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이미지=AI생성) 아울러 고배당기업에는 포함되지 못했으나 주주친화적인 비과세 배당 시도 역시 이어졌다.비과세 배당은 주주가 배당소득세 15.4%를 내지 않고 배당금을 전액 수령할 수 있는 배당 방식으로, 자본준비금을 활용한 감액배당이 대표적이다.이는 기업이 영업이익이 아닌 자본준비금(주식발행초과금 등)을 활용해 배당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주주는 배당소득세를 내지 않고 배당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주주 입장에서는 세금 없이 배당금 수령이 가능해 동일한 배당액 대비 실질 수익률이 증가하고, 세금 부담이 적어 장기 투자에 유리하다.반면 기업 입장에서도 배당금 지급 부담이 줄어드는데다, ROE(자기자본이익률) 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장점이다.실제로 동아에스티, 한독,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신신제약, 한국파마, 알테오젠 등이 올해 주주총회를 통해 감액배당을 추진했다.이처럼 제약·바이오업계가 차츰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주주 환원을 위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배당 확대 역시 기대해 볼 수 있다.특히 이번 배당 외에도 각 제약바이오기업들은 지배구조 개선 및 자사주 활용 방안을 넓히는 등 본격적인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그동안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높은 성장성에도 불구하고 지배구조 불투명성과 낮은 주주 환원율로 인해 '고평가 논란'과 '디스카운트'가 공존해왔다.이에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최근 변화가 단순한 상법 개정안에 맞춘 흐름이 아닌 진정한 '밸류업'으로 이어질지에도 관심이 주목된다.
2026-04-08 05:30:00국내사
기획연재

소각이냐 보상이냐…상법 개정이 바꾼 제약사들 자사주 전략

[메디칼타임즈=허성규 기자] 상법 개정안이 바꿔놓은 풍경에는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던 자기주식도 포함된다.그동안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자사주는 사실상 대주주 우호 지분을 확보하거나, 주가가 급락할 때 방어하는 방식으로 활용해왔다.하지만 지난해 자기주식 소각 의무화와 관련한 논의가 진행되면서 각 기업은 새로운 방안 마련에 나섰고, 올해 주주 총회에서까지 이런 노력이 이어졌다. 이는 자기주식의 보유 자체가 어려워진 만큼 이를 활용해 기업의 성장을 위한 다양한 방안으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으로 변화한 것이다.정부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기업의 지배 구조 개선을 목표로 하는 상법 개정안을 추진해 왔다.이에 독립이사 명칭 변경 등은 물론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자기주식과 관련해서도, 소각을 의무화 하는 내용 등이 추진됐다.이는 자사주 취득 시 1년 내 소각을 원칙으로 하고, 기존 보유 자사주도 1년 6개월 안에 정리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상법 개정안 예고에 지난해부터 해소 움직임이에 상법 개정안의 논의가 시작된 지난해부터 이미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은 자사주를 처분하는 방안에 대해 고심해왔다.과거 제약사들은 주주가치 제고 및 주가 부양을 위해 자기주식을 취득을 지속적으로 활용해왔다. 다만 자기주식 취득 이후 이를 보유하는 경우가 더 많았고, 이를 소각하거나 활용하는데는 다소 인색한 모습을 보였다.이는 자기주식은 경영권 방어는 물론 다양한 활용이 가능한 만큼 이를 소각하기보다는 보유하는 것이 더욱 이득이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정부의 압박 속에 각 기업들은 단순히 '보유'하는 것보다 자기주식을 처분‧활용하는 것이 더 이득인 방안을 찾게 된 것이다.각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우선적으로는 활용한 방안은 기존의 방식을 일부 되풀이 하는 것이었다. 즉 일차적으로는 자기주식을 활용해 자금 확보하는 방안을 선택한 것.지난해부터 각 기업들은 자사주의 처분은 물론 기업간 교환 등 다양한 방안으로 이를 해소해왔다. 즉 보유하기 어려워진 자기주식을 처분하거나, 보유한 자기주식을 대상으로 하는 교환사채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확보해 시설 투자 등에 활용하는 방안을 택한 것이다.실제로 지난해 대원제약을 비롯해 대화제약, 삼천당제약, 진양제약, 환인제약 등이 이같은 행보를 보였다.다만 이같은 방안을 선택하는 기업들이 늘면서 정부 차원에서 제동을 걸면서 각 기업들은 해당 방안 외에도 추가적인 활용 방안을 고심할 수밖에 없게 됐다.이에 따라 각 기업들은 단순히 자기주식을 처분하는 것을 넘어 기존에 활용하던 방안 중 하나인 기업간 교환도 활용했다.이는 사업을 진행하는데 있어 협력하고 있는 기업들은 물론, 제약‧바이오기업 간의 주식 교환을 통해 협력을 추진한 것.즉 상법 개정안의 취지에 맞춰 자사주를 단순히 쥐고 있는 것이 아니라, 타 법인과의 지분 교환(SWAP)이나 전략적 투자에 적극 활용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광동제약,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삼진제약, 일성아이에스, 삼일제약, 신풍제약, 현대약품, 대화제약 등이 이 같은 방안을 선택했다.이는 자기주식을 처분하는 동시에 우호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으로, 추가적으로 각 기업간의 공동개발 등 사업적 시너지까지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특히 각 기업들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스톡옵션이나 우리사주조합 처분 등을 넘어 더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한 것 역시 주목된다.■ 자기주식 경쟁력 제고에 활용…인재 확보·성과 독려이는 자기주식 활용의 초점이 임직원 성과 보상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실제로 지난해 8월 한미약품그룹은 임직원 보상체계를 개편한다며, 주식 기반 성과 보상제도를 도입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이후 이 같은 약속을 지켜 한미사이언스, 한미약품, 제이브이엠이 모두 지난 1월 자기주식 처분을 결정했다.한미사이언스는 자사와 온라인팜 임직원에게 자사주 4만8514주를, 한미약품은 자사 및 한미정밀화학 임직원에 자사주 1만303주를, 제이브이엠은 자사 임직원에게 자사주 1만9021주의 처분을 결정했다.이와 함께 최근 진행된 주주총회에서도 이같은 내용이 담긴 정관 개정 및 별도의 안건 상정 역시 이뤄졌다. 올해 주주총회에서는 약 10여개사가 별도의 자기주식 보유 및 처분 계획의 승인 건을 상정했다.환인제약, 셀트리온, 셀트리온제약, 옵투스제약, 명문제약, 하나제약, 녹십자, 한미약품, 휴온스, 비보존제약 등이 이를 선택했다.셀트리온과 녹십자 등 유동성 확보 및 재무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밝힌 기업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기업이 임직원 성과 보상을 위한 행보를 보였다.특히 최근에는 국내 제약기업들이 자기주식을 임직원에 대한 성과 보상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확대되고 있다.(이미지=AI생성)이들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활용 외에도 임직원 보상 및 인적 자원 확보 등을 그 목적에 명시함으로 자기주식을 임직원과의 성과를 공유하는데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이미 성과 보상을 진행한 한미약품의 경우 70% 자사주 소각과 함께 30%의 임직원 보상 등을 계획에 포함하는 모습을 보였다.아울러 환인제약 등은 성과 보상 프로그램 재원의 활용을 명시했고, 하나제약, 명문제약 역시 임직원 보상만을 위한 자기주식 보유 계획 등을 승인 받았다.이외에도 정관 개정을 시도한 기업은 물론 동구바이오제약, 한독, 앱클론, SK바이오사이언스, 셀트리온제약 등은 별도의 자기주식매수 선택권 부여 등을 승인 받기도 했다.결국 제약‧바이오업계의 특성상 전문인력의 중요성이 큰 만큼 각 기업들은 자기주식을 활용해 핵심 임직원과 회사의 성장을 일치시키는 '팀워크' 전략을 펼친 셈이다.특히 신약 개발 등 장기 프로젝트가 많은 제약업 특성상 '장기 근속'을 유도하는 효과 역시 있으며, 이를 통해 추가로 인력을 확보하는데도 이점을 얻을 수 있다.이번 정기주주총회에서의 이같은 변화 외에도 각 기업들은 앞으로 자기주식을 활용한 인재 확보, 성과 공유에 나설지도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2026-04-07 05:30:00국내사
기획연재

바이엘과 샤리떼가 보여준 '정밀의료', 위기를 기회로 바꾼다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고령화의 파고 속에 암 환자는 매년 폭증하고 있지만, 이를 판독하고 진단할 숙련된 영상의학 전문의는 오히려 줄어드는 것이 의료 현장이 놓은 엄연한 현실이다. 바이엘은 이 거대한 난제에 대한 해답을 인공지능(AI)에서 찾고, 이를 바탕으로 유럽 최대 규모의 의료기관인 샤리떼(Charité) 병원의 실제 병실에서 실현하고 있었다. 단순히 고해상도 영상을 찍는 시대를 넘어, 바이엘의 차세대 저용량 조영제 기술과 샤리떼의 임상 데이터가 결합해 진단의 정확도를 극대화하고, 올해 4월부터는 정책적으로 AI 폐암 검진 시스템까지 시행되면서 '정밀의료'의 생태계가 의료 현장에 자리 잡은 것이다.전문의 부족 난제, AI와 '저용량'으로 푼다우선 바이엘 영상진단 R&D 수장인 콘스탄체 디펜바흐(Konstanze Diefenbach) 박사는 바이엘 글로벌 미디어데이에서 영상의학계가 직면한 냉혹한 현실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3억 4000만건의 조영 증강 CT 및 MRI 검사가 수행되고 있으며, 특히 2045년까지 전 세계 암 발생 건수가 60%나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에서 숙련된 전문의의 심각한 부족 현상은 의료 시스템의 붕괴를 예고하고 있다. 바이엘 영상진단 R&D 수장인 콘스탄체 디펜바흐(Konstanze Diefenbach) 박사가 의료진 부담을 줄여줄 차세대 진단 시스템을 설명하고 있다.디펜바흐 박사는 "단순히 검사 건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의사가 한 명의 환자에게 집중할 수 있는 '질적인 시간'을 확보해 주는 것이 혁신의 본질"이라며 바이엘의 차세대 R&D 전략을 소개했다.바이엘이 제시한 해법은 '저용량(Low-dose)'과 '디지털 인공지능'의 유기적 결합이다. 바이엘은 이미 CNS(중추신경계), 간, 심혈관, 비뇨기, 유방 등 핵심 질환 영역에서 환자의 40% 이상을 조기에 진단하고 최적의 치료 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강력한 라인업을 구축했다. 특히 기존 거대고리형 조영제 대비 가돌리늄 용량을 최대 60%까지 줄이면서도 진단 효율을 유지하는 고이완성(high relaxivity) 조영제 기술은 영상의학의 오랜 난제였던 환자의 신장 독성 우려를 씻어냈다. 디펜바흐 박사는 "CNS, 간, 심혈관, 비뇨기, 유방 분야에서 조영 증강 영상은 약 40%의 환자에게 조기 진단 및 치료 전략 수립 기회를 제공한다"며 "특히 간 CT 영상에서 조영제 사용 전후의 극명한 차이는 왜 바이엘이 인젝터(주입 시스템)의 정밀도와 멸균 일회용품의 안전성을 그토록 강조하는지를 보여준다. 적시에 투여되는 적정량의 조영제는 환자 안전을 지키는 동시에, 암과 같은 만성 질환의 조기 발견이라는 '골든 타임'을 벌어다 준다"고 강조했다.여기에 조영제 주입기부터 영상 획득 장비, 판독 시스템을 지능적으로 연결하는 '커넥티드 솔루션'을 통해 샤리떼 병원과 같은 대형 의료 현장의 워크플로우를 완전히 재설계하고 있다. 디펜바흐 박사는 "의료 영상은 이제 환자 여정(Patient Journey) 전반을 가이드하는 핵심 데이터"라며 "바이엘의 하드웨어 기술이 샤리떼의 임상 소프트웨어와 만나면서 영상의학은 비로소 '지능형 관리' 단계로 진입했다"고 강조했다.샤리떼 병원 심혈관센터장 마르쿠스 브렐로어(Markus Breloer) 박사는 독일의 높은 흡연율을 주목하며 폐암 관리 강화 필요성을 설명했다.사회적 문제로 부상한 폐암, 정밀의료로 예방이 가운데 샤리떼 병원은 조영제 기술과 함께 AI를 활용, 폐암 조기 검진에 사활을 걸고 있었다. 배경에는 독일의 뿌리 깊은 사회적 고민이 자리 잡고 있다. 독일은 유럽 내에서도 남녀 흡연율이 매우 높은 국가로, 전체 인구의 약 24%가 흡연자로 분류된다. 특히 여성 흡연율의 상승과 고령화가 맞물리며 폐암은 독일 내 암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매년 약 5만명 이상의 신규 환자가 발생하고 있을 정도로 사회적 문제 해결 대상이 되고 있다. 이러한 절박함 속에서 샤리떼 병원이 그리는 미래 의료의 핵심은 예방이다. 질병 발생 후 치료하는 'Disease' 중심에서 발병 전 예방하는 'Health' 중심(Rethinking Health)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Health 2030' 전략이 그것이다.독일 현지 시간으로 올해 4월부터 공식적인 국가 검진 조치(National screening measure)로서 첫발을 내딛는 샤리떼병원의 폐암 검진 프로그램은 이 전략의 시작점이라고 볼 수 있다.현장에서 만난 샤리떼 병원 순환기내과 교수이자 심혈관센터장 마르쿠스 브렐로어(Markus Breloer) 박사는 "독일의 높은 흡연율은 폐암 문제를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관리 대상으로 만들었다"며 "이번 4월부터 정책적으로 전면 도입되는 AI 검진 프로그램은 더 빠르고 정밀하게 조기 환자를 찾아내기 위한 국가적 노력의 결실"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4월부터 도입되는 AI 진단 시스템 'LungCheck'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의료 체계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엔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브렐로어 박사가 소개한 'LungCheck' 시스템의 핵심은 AI의 적극 활용이다. 독일 샤리떼 병원은 정책적 제도의 뒷받침 속에서 4월부터 폐암 검진 시 의료진의 AI 활용 의무화를 시행했다.전문의가 육안으로 놓칠 수 있는 미세 결절(Nodule)을 AI가 약 10~15% 추가로 찾아내 오진율을 낮추는 것은 물론, AI가 '음성'으로 분류한 케이스에 대해 2차 판독을 생략함으로써 전문의의 업무량을 최대 90%까지 절감한다. 특히 기존의 단순 직경 측정 방식에서 벗어나 결절의 세밀한 부피(Volume) 변화를 추적하는 'V-DT' 분석을 도입, 5~6mm 이하의 작은 결절에서도 암의 위험성을 조기에 경고한다.브렐로어 박사는 "AI는 폐암 검진을 위해 촬영된 수백 장의 영상을 실시간으로 스캔해 3mm 이하의 미세 결절까지 포착해낼 뿐만 아니라, 과거 데이터와 비교 분석해 성장 속도를 표준화한다"며 "이러한 혁신은 결국 흡연 고위험군 환자들에게 조기 완치의 기회를 제공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어 브렐로어 박사는 "Health 2030의 진정한 목표는 한 번의 저선량 CT 촬영으로 폐암뿐만 아니라 관상동맥 석회화(심혈관), 척추 분석(골다공증), 폐기종 등을 동시에 분석하는 '원스톱 다중 진단'을 실현해 환자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유럽 정밀의료 '틈새' 주목샤리떼 병원의 AI 전면 도입은 단순히 유럽 내 의료 혁신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국내 의료 AI 기업들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코어라인소프트를 필두로 루닛, 뷰노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은 폐결절 검출 및 심혈관 영상 분석 분야에서 독보적인 정확도를 입증하며 유럽 CE 인증을 획득하는 등 판로를 넓히고 있기 때문이다.바이엘과 샤리떼 병원은 빅파마와 대형병원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디지털 헬스케어 모델을 구현해내고 있었다.베를린 현장에서도 독일과 같은 보수적인 의료 시장이 '정책적 AI 도입'으로 선회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바이엘과 샤리떼가 구축한 '커넥티드 솔루션' 생태계에 국내 기업들의 정교한 알고리즘이 정착된다면 향후 글로벌 진출의 여지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한국 기업들은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딥러닝 기술과 높은 판독 효율성을 강점으로 삼고 있어, 글로벌 영상의학계에 직면한 '전문의 부족' 문제를 해결할 최적의 방안으로 기대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바이엘 연구실(Lab)에서 시작된 혁신은 샤리떼 병원이라는 실제 병상(Bedside) 현장을 넘어, 국경을 초월한 디지털 헬스케어의 거대한 산업적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었다.바이엘 R&D 총괄 크리스티안 롬멜(Christian Rommel) 부사장은 "영상 진단과 치료는 더 이상 분리된 영역이 아니다. 정밀 의료의 핵심은 보이지 않는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그에 딱 맞는 치료를 즉시 연결하는 것"이라며 "영상 진단 솔루션을 통해 얻은 인사이트를 신약 개발에 투입하고, 반대로 신약의 효과를 영상을 통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통합된 에코시스템을 지향한다"고 강조했다.롬멜 부사장은 "우리의 비전은 'Reimagining Healthcare of Tomorrow'로 말할 수 있다. 샤리떼 병원 확인한 AI 폐암 검진 시스템처럼, 연구실에서의 혁신이 실제 병실의 정책으로 이어지고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결과로 나타날 때 R&D는 비로소 완성된다"며 "진단부터 치료, 그리고 사후 관리까지 환자의 전 여정을 책임지는 '토탈 디지털 헬스케어 파트너'로서 그 길을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2026-04-07 05:30:00외자사
기획연재

"유전자 수정하고 세포를 복구한다"...바이엘 완치약 시대 연다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160년 역사를 가진 글로벌 빅파마 바이엘(Bayer)이 과거의 성공 방식에서 완전히 탈피해 질병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파괴적 혁신'으로의 전환을 선포했다. 단순히 증상을 완화하는 수준을 넘어, 유전자를 수정하고 세포를 복구해 질병 이전의 상태로 되돌리는 '완치(Cure)'의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다."증상만 쫓지 않는다...근본적 변화 주도"우선 바이엘은 앞으로 R&D 예산과 자원이 '만성질환 관리'가 아닌 '근본적 기전 수정'으로 완전히 치료제 개발의 무게가 이동했음을 선언했다. 바이엘 제약사업부 수장인 스테판 욀리히(Stefan Oelrich) 사장은 "우리는 이제 단순히 생명을 연장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는다"며 "세포 및 유전자 치료제(C&GT)와 같은 혁신적인 플랫폼을 통해 치료 불가능했던 질병을 정복하고 환자의 삶을 온전히 복구(Repair)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이처럼 바이엘이 조준하는 '질병의 뿌리'는 인류 사망 원인의 최상위권인 심뇌혈관(심뇌혈관 질환(Cardiovascular, CVD)과 항암 분야에서 가장 먼저 실체화되고 있다.바이엘 제약사업부는 본부가 위치한 독일 베를린에서 '2026 바이엘 파마 미디어 데이'를 열고 파이프라인 운영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심뇌혈관과 항암 분야는 바이엘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핵심 분야기도 하다.특히 혈전 관리 분야에서 오랜 유산과 세계적 수준의 전문성을 가진 바이엘은 차세대 항응고제 '아순덱시안(Asundexian)'을 핵심 화두이자 파이프라인으로 여기고 있다.여기서 Factor XIa 억제제인 아순덱시안은 혈전 형성 인자만 선택적으로 차단해 출혈 부작용을 획기적으로 줄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임상 3상(OCEANIC-STROKE) 데이터는 비심인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들에게 지혈 기능은 보존하면서 뇌졸중의 뿌리만 차단하는 정밀 의료의 정수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기존 항응고제들이 지혈(Hemostasis)에 필요한 응고 인자까지 억제해 출혈 부작용 위험이 컸다면, 아순덱시안은 병적인 혈전(Thrombosis) 형성의 뿌리가 되는 인자만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차이가 존재한다.바이엘 R&D 임상 개발 부문 글로벌 헤드인 크리스토프 코엔(Christoph Koenen) 박사는 "기존의 치료법에도 불구하고, 이차 뇌졸중은 환자와 그 가족, 그리고 의료 시스템에 용납할 수 없을 정도로 무거운 부담을 계속해서 주고 있다"며 "뇌졸중을 관리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뇌졸중을 어떻게 예방할 것인지 재구상해야 한다"고 필요성을 역설했다.바이엘 심혈관센터 스테판 하이트마이어(Stefan Heitmeier) 이사 역시 "이차 뇌졸중 예방은 출혈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으면서 재발을 방지하는 정밀한 균형을 포함한다"며 "지혈(hemostasis)과 혈전 형성(thrombosis)을 분리하도록 설계된 새로운 양상을 통해, 혈전 형성을 주도하는 근본적인 경로를 표적화하는 데 진보의 핵심이 있다"고 아순덱시안의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바이엘 임상 개발 글로벌 헤드인 크리스토프 코엔(Christoph Koenen) 박사가 아순덱시안으로 대표되는 뇌졸중 치료 패러다임 변화를 설명하고 있다.종양학 분야 역시 암세포의 '저항 기전'을 무력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다른 분야에 마찬가지로 단순히 암의 성장을 늦추는 과거의 방식을 넘어, 암세포의 생존 뿌리를 완전히 뽑아내는 '정밀 타격'을 전략으로 삼고 있다.그 중심에는 기존의 약물 설계 방식으로는 접근조차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단백질 타겟을 공략하는 '비비디온(Vividion)' 플랫폼이 있다. 이 플랫폼은 화학 단백질체학 기술을 활용해 암세포 증식의 핵심 원인을 찾아내고 이를 정교하게 차단한다.동시에 바이엘은 암세포만 골라 사멸시키는 방사성 리간드 치료(RLT, Radioligand Therapy) 분야에서도 독보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차세대 전립선암(mCRPC) 치료제로 주목받는 '225Ac-PSMA-Trillium'은 알파 입자를 활용해 정상 조직의 손상은 최소화하면서 암세포의 DNA만 파괴하는 강력한 항종양 효과를 입증하며 임상 단계에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바이엘 제약사업부는  '2026 바이엘 파마 미디어 데이'는 기업의 임상현황을 공개했다. 사진은 메디칼타임즈가 바이엘 발표자료를 재구성한 것이다.세포치료제 개발, 재상의료 신호탄바이엘 R&D 혁신은 인체의 기능을 근본적으로 되돌리는 '재생 의학'의 설계자로 거듭나는 데 있다. 바이엘 R&D를 총괄하고 있는 크리스티안 롬멜(Christian Rommel) 부사장은 메티칼타임즈와 만난 자리에서 'Modify'와 'Repair'라는 단어를 반복하며 혁신의 당위성을 역설했다.그는 "지난 수십 년간 파킨슨병 치료는 부족한 도파민을 약물로 보충해 환자의 불편함을 일시적으로 덜어주는 '매니지(Manage)'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고 냉정하게 진단하며, "하지만 약물 보충은 시간이 흐를수록 내성과 부작용이라는 한계에 직면한다. 바이엘은 이 지점에서 '세포 보충 요법(Cell Replacement Therapy)'이라는 완전히 다른 경로를 선택했다"고 강조했다.이에 따라 바이엘이 내세우고 있는 파이프라인은 자회사 블루락(BlueRock)이 개발 중인 '벰다네프로셀(Bemdaneprocel, 개발명 BR-ADBP01)'이다. 벰다네프로셀은 유도만능줄기세포(iPSC) 유래 도파민 작동성 뉴런을 환자의 뇌(피각)에 직접 이식하는 혁신적인 기전을 가진다.바이엘 R&D를 총괄하고 있는 크리스티안 롬멜(Christian Rommel) 부사장은 파킨슨병을 필두로 세포치료제 개발 현황과 미래 계획을 설명했다.롬멜 부사장은 벰다네프로셀의 구체적인 임상 성과에 대해 상당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임상 1상에서 18개월간 관찰한 결과, 이식된 세포가 환자의 뇌 내에서 성공적으로 생존하고 기능하며 안전성 프로파일을 만족시킨다는 강력한 근거(Proof of Concept)를 확보했다"며 "이는 단순한 수치 개선을 넘어, 파괴된 신경 회로가 물리적으로 복구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현재 바이엘은 1상의 긍정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임상 2상 가속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롬멜 수장은 "현재 진행 중인 연구들은 파킨슨병이 '불치병'이 아닌 '재생 가능한 질환'임을 증명하는 인류 의학사의 역사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벰다네프로셀이 더 주목받는 이유는 세포치료 플랫폼이 가진 확장성이다. 롬멜 수장은 벰다네프로셀의 성공 모델을 단순 파킨슨병에 가두지 않겠다는 청사진을 분명히 했다. 그는 "한 번 파괴되면 끝이라 여겨졌던 중추신경계의 한계를 깨는 것이 우리의 궁극적 목표"라며 "이 플랫폼 기술은 향후 뇌졸중으로 인한 신경 손상 회복은 물론, 알츠하이머(치매)와 같은 퇴행성 뇌 질환 전반으로 확대 적용되어 환자의 삶을 근본적으로 재설계(Redesign)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6-04-06 05:30:00외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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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개정 파고 탄 제약업계, '독립이사' 성장 엔진으로 삼다

[메디칼타임즈=허성규 기자] 각 기업들의 변화를 요구하는 정부의 상법 개정안 취지에 따라 제약업계 역시 올 한해 분주한 주총 시즌을 보냈다.이는 정관 개정에 나서는 한편, 1년 유예기간을 확보한 독립이사의 비율 상향 등도 진행하면서 변화된 흐름에 발맞추기 위한 행보였다. 특히 이사의 충실 의무를 주주로 확대하는 행보에 맞춰 독립이사 선임에서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 역시 이어졌다.6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을 기점으로 마무리 된 국내 제약업계의 정기 주주총회 시즌은 정관 개정에 분주한 기간이었다.이는 지난해 통과된 상법 개정안의 적용과 관련해서 다양한 기준 충족을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 되면서 이를 위한 행보가 본격화 됐기 때문이다.정부의 상법개정안은 ▲집중투표제 및 ▲감사위원의 분리 선출 확대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 ▲감사 위원 선임 시 최대 주주 의결권 3% 제한 ▲전자주주총회 ▲독립이사 등으로 요약 된다.■ 독립이사 비율 상향 등 선제적 변화이에 올해 국내 제약사들은 정기 주주총회에서 관련된 정관 개정과 함께 감사위원의 분리 선출 및 사외이사의 비율 상향 등을 추진했다.이는 상법 개정안과 관련한 규정 등을 정관 개정을 통해서 적용하면서, 향후 이어질 변화에 대한 직접적인 준비를 진행한 것으로 풀이된다.우선 독립이사의 경우 기존 사외이사의 명칭을 변경되며, 독립성이 명문화된 것으로 이사회 내 독립이사 비율을 상향 조정하는 안이 담겨 있다.즉 기존에는 사외이사가 이사 총수의 4분의 1을 충족하면 됐으나. 독립이사로 명칭 변경과 함께 의무 선임 비율을 3분의 1로 확대한 것이다.지난 주총시즌에는 상법 개정안에 맞춘 정관 개정 등이 이뤄졌다. 또한 감사위원 분리 선임 확대는 지난해 개정된 상법의 주요 내용 중 하나로 감사위원이 될 이사를 다른 이사 후보들과 묶어 선임하지 않고, 별도의 안건으로 따로 표결하도록 한 제도를 강화한 것이다.이는 대규모 상장회사(직전 사업연도 말 자산총계 2조원 이상) 혹은 감사위원회 설치 상장법인에 적용된다.그런만큼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이같은 흐름에 발맞춰 선제적으로 조건을 맞추기 위한 노력이 병행됐다.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녹십자 등 일부 기업들은 우선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분리 선출 등을 진행하면서 이에 발 맞췄다.또한 독립이사(해당 기사에서는 사외이사로 통일)의 경우 유예기간이 있음에도 일부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비율을 상향 혹은 조정하는 노력도 이어졌다.실제로 경보제약, 삼천당제약, 팜젠사이언스 등은 기존에 사외이사의 비율이 25% 수준이었으나 이번 주주총회에서 3분의 1을 넘겼다.다만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다소 차이가 있었다.경보제약은 기존의 사외이사 1명을 2명으로 확대했으며, 삼천당제약 역시 사외이사를 1명 추가하면서 비율을 40%로 조정했다.반면 팜젠사이언스는 6명의 사내이사와 2명의 사외이사를 포함해 기존 8명으로 구성돼 있던 이사회를 사외이사는 유지하면서 사내이사를 2인으로 축소해 3분의 1 비율을 맞췄다.여기에 대웅제약, 씨티씨바이오, 알리코제약 등도 사외이사를 추가하면서 기존에도 높은 수준이던 비율을 한층 더 상향했다.이같은 움직임은 결국 이사회 내에서의 독립이사의 독립성 강조 및 향후 추가 선임 압박을 해결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으로 풀이된다.실제로 여전히 사외이사 비율이 4분의 1 수준인 제약사들이 다수 남아있어 이들은 향후 후보자를 물색하고 선임하기 위한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다.■ 독립성 넘어 전문성 활용…성장동력 맞춤 전략또한 주목할 것은 사외이사의 대거 교체와 현재 필요한 사업 영역에서의 도움을 위한 추가 선임 등이다.이는 이번에 강조된 독립성과 함께 사외이사의 전문성을 높여 주력 사업에 대한 진전을 꾀하거나, 미래 먹거리 확보에 도움을 받고자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실제로 올해에도 경영에 도움이 되는 기업은 물론, 법조인과 세무‧회계 전문가 등이 사외이사로 합류했다.또한 사업 진행과 관련한 조언을 받을 수 있는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출신 인사들은 물론 의‧약사들도 대거 이름을 올렸다.사외이사 확대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일부 기업들은 사외이사 추가로 새로운 전문성을 확보하는 전략을 펼쳤다. 특히 일부 기업의 경우 실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꼽은 사업의 진행을 위해 사외이사를 확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우선 경보제약의 경우 항체와 단백질 의약 개발 연구 분야 전문가인 정상택 교수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정상택 교수는 항체와 단백질 의약 효능 그리고 혈중 지속성을 향상할 수 있는 원천 기반기술들을 개발해 오고 있다.경보제약은 ADC CDMO 사업과 관련한 인프라 확대를 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문가를 추가로 선임한 것이다.또한 최근 새로운 성장동력의 시장 진입이 중요한 시점에 접어든 삼천당제약의 경우 장병원 사외이사를 추가로 선임했다.장병원 이사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부회장, 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 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으며, 현재 동아에스티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여기에 대웅제약의 변화 역시 눈에 띈다. 대웅제약은 최인혁 네이버 테크비즈니스대표와 최대현 산은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를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해 사외이사를 늘렸다.특히 최인혁 대표는 플랫폼 산업 전반의 성장과 혁신을 이끌어 온 IT·디지털 분야 전문경영인으로 꼽힌다.이에 현재 대웅제약이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 헬스케어와 관련한 전략 수립 및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결국 이들은 사외이사의 추가 선임을 통해 독립성을 높이는 한편, 현재 사업 진행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전문성을 추가한 것으로 풀이된다.이에 독립이사 확대의 필요성이 강조되는 만큼 이를 통해 오히려 추가로 사업 전략 수립 등에 도움이 될 '실전형 전문가'의 확보 여부가 향후 기업들의 행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2026-04-06 05:30:00국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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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가 인하 직격탄…제약 CSO업계 "수익 구조 붕괴 기로"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 3월 예정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서 보건복지부의 제네릭 약가 인하율이 40%대 초반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CSO(의약품판촉영업자)업계가 긴장감에 휩싸였다.CSO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인하폭이 중소 제약사의 존폐를 넘어 이에 의존하는 CSO 업계도 수익 구조 전반에 걸친 충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40% 초반, 통과될 것"…건정심 앞두고 업계 체념 분위기복수의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건정심에서 40%  초반의 제네릭 약가 인하안이 원안대로 통과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있다.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 및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40% 초반으로 통과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라며 "품목이 많지 않은 중소 제약사는 정말 문을 닫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매우 높다"고 전했다.이번 약가 인하는 품목 수가 적고 제네릭 의존도가 높은 중소·중견 제약사에 치명적이다. 대형사와 달리 이를 상쇄할 신약 파이프라인이나 수익원 다변화 수단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업계 일각에서는 "제네릭 비중이 높은 업체일수록 약가 인하의 충격이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CSO, 수수료 인하 정해진 수순… "접거나, 줄여서 버티거나"현재 국내 중소 제약사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10% 내외에 불과하다. 문제는 앞으로도 단계적 약가 인하분이 이 이익률을 훌쩍 뛰어넘을 것이 기정사실이라는 점이다.CSO는 제약사로부터 영업 위탁을 받아 수수료를 받는 구조인 만큼, 제약사 마진이 줄어들면 위탁 수수료율도 동반 하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결국 제약사들은 생존을 위해 가장 먼저 'CSO 수수료'에 칼을 댈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얘기다.한 제약사 관계자는 "약가 인하분은 고스란히 마진에서 차감되기에 CSO 수수료 인하는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못 박았다.국내 대형 CSO업체 대표는 "제약사가 존립하지 않으면 CSO는 필요 없는 조직이 된다"며, 제약사의 경영 위기가 곧 CSO의 소멸로 이어지는 공멸의 구조라고 설명했다.그는 이어 "약가가 인하되면 제약사 스스로도 (CSO 수수료를) 줄이려 할 것이고, CSO 입장에서는 수입이 줄어든다면 허리띠를 졸라맬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덧붙였다.특히 자체 생산 시설 없이 위탁 생산에 의존하는 중소 제약사들과 손잡은 CSO업체들은 직격탄이다.자사 생산 품목은 원가 절감의 여지라도 있지만, OEM 품목은 약가 인하 시 손익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또 다른 대형 CSO 업체 임원은 "수입이 10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줄어드는 격"이라며 "특별한 라이선스가 없는 영업인들은 결국 허리띠를 졸라매고 버티거나, 수익이 나지 않는 품목을 포기하고 접는 방법밖에 없다"고 전했다.정산 시스템의 변화 "처방 데이터(EDI) 인정 못 해"또한 대체조제 사후통보 간소화 정책으로 과거 전화, 팩스를 통한 대체조제가 아닌 전자적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대체조제의 실무 장벽을 낮출 것으로 보인다.이는 CSO업체 입장에서 보면 앞으로는 병·의원 이외 약국 및 약사들과의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중요해진다는 얘기다.CSO업계도 대체조제 간소화 정책을 반기기 보다는 우려하는 입장이다. 동일 성분 의약품이라도 제형, 흡수율, 부형제 구성, 복용 편의성 등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CSO업체들도 대체조제 간소화 정책을 두고 약 처방 책임소재 모호 등 우려섞인 시선을 보냈다. 특히 만성질환자나 고령환자의 경우 작은 제형변화나 복약 방법의 차이도 치료 순응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대형 CSO업체 대표는 "대체조제 간소화는 이러한 개별 환자 특성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약국 현장에서 일괄적으로 적용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며 "이는 결과적으로 치료 일관성 저하 및 부작용 리스크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여기에 의료책임 구조의 불명확성도 짚었다. 현행 의료체계는 처방은 의사가, 조제는 약사가 담당하도록 하고 있는데 대체조제가 활성화될 경우 의약품 선택 과정이 분산되고, 책임 소재가 모호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CSO업체 대표는 "특히 동일성분 대체 가능 품목, 수급 불안 품목, 환자 복약 편의성이 중요한 품목은 약국 현장에서의 정보 전달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그는 이어 "약 처방에 있어 책임소재가 모호해지는 것은 의료의 연속성 측면에서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약가 인하와 더불어 CSO들을 압박하는 또 다른 축은 '정산 기준'의 변화다. 정부가 대체조제 사후통보 간소화 제도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CSO업계도 연쇄반응에 대해 예의주시 하고 있다.제약사들은 병원의 EDI(처방 자료)를 기준으로 수수료를 정산하는 구조였다. 하지만 대체조제 간소화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실제 약국에서 우리 약이 조제된 데이터(유통 데이터)만 인정하려는 조짐을 보이면서 변화가 예상된다.만약 약국에서 대체조제가 빈번해질 경우, CSO는 처방을 끌어내고도 정산을 받지 못하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직면하게 된다.대형 CSO업체 한 임원은 "약국에서 실제 조제 내역 자료를 주지 않으면 정산이 불가능해지는 구조적 모순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제약업계는 그동안 고수수료 영업은 앞으로 옛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CSO에 지불하는 수수료가 낮아지면 제약사들이 판촉비를 줄여 마진을 보전하는 눈치싸움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대형 CSO업체대표는 "규모가 작은 업체들은 인건비와 고정비를 감당하지 못해 도태될 가능성이 높으며, 결국 시장은 자금력을 갖춘 대형 법인 CSO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M&A)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3-23 05:30:00국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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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병원 시스템 장악하는 의료 AI…안전핀 마련 급선무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 의료 인공지능(AI)이 개별 문제를 해결하는 포인트 솔루션 단계를 넘어 대형 언어 모델과 플랫폼 중심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런 발전 방향이 의료 현장 효율성 증가 및 의료진 번아웃 해소엔 긍정적이지만 플랫폼 종속 및 인력 양성 체계 변화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은 것이 사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빠르게 올바른 사용을 위한 방파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16일 의료산업계에 따르면 의료 AI 가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관련 기업들의 사업 방향이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엔 특정 질환을 진단하는 단일 도구 개발에 집중했다면 이젠 의료 시스템과 임상 워크플로우에 통합되는 솔루션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것.■보조 넘어 워크플로우로…의료 AI 플랫폼 경쟁 가속실제 국내 의료 AI 기업들이 단순 진단 보조를 넘어 검진과 치료, 관리를 아우르는 전주기 케어 플랫폼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또 실시간 병동 모니터링 및 수술 효율화, 인프라 구축·운영 및 신약 개발 지원 등 여러 영역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특히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의료 행정 자동화와 임상 지원을 중심으로 플랫폼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서고 있다. 개별 솔루션 공급이 아닌 임상 워크플로우 선점으로, 다양한 의료 AI 솔루션이 연동되는 소위 '의료용 마켓플레이스'를 구축하려는 모습이다.의료 AI 산업의 판도가 기존 제품 판매 위주에서 운영 중심 플랫폼 비즈니스로 변화하는 것. 특히 거대 언어 및 생성형 모델의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이를 임상 현장에 결합하려는 움직임도 시작됐다.이와 관련 산업계 한 관계자는 "비단 의료 AI뿐만 아니라 기술 집약적인 산업군에선 초기 투자 비용을 회수하기 위한 수익 구조 창출이 필수적"이라며 "의료 AI 산업에서도 비즈니스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솔루션이 단순 진단 보조 도구에 머무르지 않고 병원 시스템 깊숙이 자리 잡는 플랫폼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이어 "솔루션이 진료 워크플로우와 유기적으로 결합할수록 병원의 시스템 교체 비용이 상승하고 이는 자연스럽게 락인 효과로 이어진다"며 "의료 AI 기업들의 사업 다변화는 의료 현장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함과 동시에 고객 이탈을 방지하는 장기적인 성장 전략"이라고 전했다.■의료 효율성 증대 기대 속 '빅테크 종속' 우려 부각의료계에선 이런 의료 AI의 발전 방향에 대해 기대감과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긍정적인 요인으론 AI를 통한 의료 서비스 효율 증대로 의료진 개개인의 진료 역량이 향상될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또 플랫폼 환경에선 의료진이 여러 솔루션 중 최적의 도구를 선택해 사용할 수 있어 적합도 역시 높아진다.환자와의 커뮤니케이션 개선도 긍정적인데, 영상의학 판독문이나 소견서는 전문 용어가 많아 환자가 이해하기 어렵다. 현재는 의료진이 관련 내용을 직접 설명하고 있지만, AI를 활용한다면 환자용 언어로 자동 변환돼 의료진 업무 부담은 줄고 환자의 알 권리는 강화되는 것.플랫폼을 통한 데이터 표준화로 얻을 수 있는 이점도 있다. 이런 방향성이 데이터 파운드리 구축으로 이어진다면 의료기관은 원내 데이터를 자산화해 연구 생태계를 주도할 수 있게 되는 것. 의료 AI 기업 역시 병원 내 데이터 연계를 통한 기술 고도화와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이와 관련 대한의료인공지능학회 박창민 회장은 "의료 AI가 단순한 포인트 솔루션을 넘어 실제 의료 워크플로우에 밀착해 진화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방향"이라며 "진료 효율성 증대로 의사의 진료 역량을 강화할 뿐 아니라, 환자와의 소통을 돕고 의료진의 고질적인 번아웃 문제 해소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의료 AI 기술 발전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나오는 가운데, 의료계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막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하지만 긍정적인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 같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의료 플랫폼 시장을 장악할 경우 의료 기관과 의료진이 해당 플랫폼에 종속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한 번 특정 플랫폼을 도입하면 다른 시스템으로 교체할 때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발생하는 '공급자 종속성' 문제가 발생한다.박창민 회장은 이 같은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특정 기업에 치우치지 않는 표준화와 상호운용성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제언했다. 플랫폼 중립적인 통합 시스템 구축을 위해 의료계가 공동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제언이다.또 플랫폼상에서 흐르는 데이터의 소유권과 보안 문제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짚었다. 국내 법체계상 데이터 소유권은 기업에 있지 않으므로, 사업 초기 단계부터 권리관계를 명문화해 보안 사고와 권리 침해를 예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박 회장은 "의료 AI 솔루션 기업보단 빅테크 기업에 대한 우려가 있다. 이들이 거대한 플랫폼을 구축해 의료 현장에 보급하면 의료기관과 의료진은 해당 시스템에 종속될 위험성이 있다"며 "한번 도입한 플랫폼은 교체 비용이 압도적으로 증가해 이를 교체하기가 어려운 이른바 '밴더 디펜던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이어 "이런 특정 기업에 종속되는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중립적인 표준화와 상호운용성 확보가 필요하다"며 "데이터 소유권과 보안, 활용에 관한 권리관계를 사전에 명확히 명문화해 정립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이와 함께 의료계가 통합된 목소리로 플랫폼 기업에 중립적인 환경 조성을 요구해 향후 플랫폼 교체 시 발생하는 비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AI 의존에 수련·고용도 변화 "제도 속도 조절해야"의료 AI가 가져올 수련·인력 문제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전공의 등 수련 단계에서 의료 AI에 과도하게 의존할 경우, 오히려 기초적인 전문 지식을 습득할 기회를 잃어 의료의 질이 저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숙련된 전문의라고 하더라도 AI 의존도가 높아지면 전문성이 퇴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이에 대한영상의학회 등 학계는 관련 부작용을 막기 위해 수련 가이드라인을 준비 중이다. 수련 초기엔 AI를 사용하지 않고 스스로 판단하는 능력을 기른 뒤, 일정 수준 이상의 전문성을 갖춘 후에 관련 도구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다만 교육 단계에서 AI를 시뮬레이터로 활용해 복잡한 진단이나 시술 사례를 학습하는 도구로 활용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되고 있다.고용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불가피하다. AI가 의료인의 본질적인 업무를 완전히 대체하긴 어렵지만, 진료 효율이 극대화되면 기존에 의사가 하던 일을 더 적은 인원이 수행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이는 의료 인력 수요의 변화를 야기해 노동 시장 전체에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이와 관련 박 회장은 기술의 발전 속도에 맞춰 의료 현장의 수용성과 고용 안정성을 고려한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그는 "AI의 발전 속도가 워낙 빠르다 보니 의료 고용 시장에 미칠 영향을 간과할 수 없다. 일례로 기존에 특정 병원에서 1000명의 의료진이 일했다면, AI가 접목되면 필요 인력의 숫자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며 "그런 만큼 기술의 진화 속도를 지켜보며 고용 생태계가 연착륙할 수 있도록 제도의 속도를 적절히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26-03-17 05:30:00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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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갈림길 놓인 의료 인공지능…"단순 솔루션 다 망할 것"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 글로벌 의료 시장이 AI 전환(AX)이라는 거대한 변곡점을 맞이하면서, 국내 의료 AI 기업들 역시 그 흐름에 올라타기 위해 보폭을 넓히고 있다단순 영상 판독이나 진단 보조 솔루션 공급에 머물렀던 과거에서 벗어나, 질환 전주기 케어와 병원 운영 플랫폼 구축 등 사업 다변화에 나서는 모습.하지만 기술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말 그대로 동일한 솔루션이 범람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없이는 모두 공멸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범람하는 의료 AI…'필수재' 되기 위한 체질 개선 필요13일 의료산업계에 따르면 의료 인공지능(AI) 시장이 점점 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생존 갈림길에 선 것으로 확인됐다.단순 솔루션 공급자가 마주한 과잉 경쟁과 낮은 전환 비용이 한계로 대두되고 있는 셈이다. 특정 기능에 국한된 솔루션은 의료 현장에 도입되기까지 다난한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정작 진입 후엔 언제든 대체 가능한 '범용 도구'에 머무를 위험이 크다.더욱이 기술 상향 평준화가 가속화되는 환경에선 단순 기술적 우위만으로 후발 주자의 추격과 기술 노후화를 방지하기 어렵다.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임상 현장 의사결정 및 병원 운영 체계에 깊숙이 침투하는, 필수 불가결한 '인프라'로서의 지위를 확보해야 하는 것.실제 국내 의료 AI 산업은 초기 영상 판독 보조 기술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했지만, 이후 우후죽순 등장하는 후발 주자와 기술 평준화로 레드오션이 됐다.단순히 의사의 판독을 돕는 수준의 솔루션은 병원 입장에서 쉽게 대체 가능하며, 실제 수가 체계 진입이나 수익 창출 면에도 한계가 명확하다.이에 국내 기업들은 단편적인 기능을 넘어 치료의 전 과정을 아우르는 '전주기 케어'와 병원 운영의 필수 체계인 '인프라화'에 집중하고 있다. 각자의 전문 분야를 바탕으로 사업 영역을 입체적으로 확장하는 모양새다.특정 질환의 검진부터 치료, 사후 관리까지 모든 임상 경로를 하나의 솔루션으로 묶어 타사 제품이 진입할 틈을 차단하는 것. 특히 의료진의 실무 워크플로우에 솔루션이 유기적으로 결합될 경우, 단순 기능적 편의를 넘어 임상 현장의 루틴 자체에 안착하는 락인(Lock-in) 효과를 거둘 수 있다.이와 관련 한 대학병원 교수는 "의료 AI 기업들의 이런 변화는 당연한 흐름이다. 단적으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만 봐도 다른 서비스나 기기와 연동되지 않으면 금방 대체제가 생기기 마련인데 의료 현장은 더하다"라며 "특정 기능에만 국한된 AI 솔루션은 실제 임상 워크플로우의 복잡함을 견디기 어려워 결국 도태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병원만 해도 여러 회사의 솔루션을 사용 중이다. 기존에 사용하던 솔루션과 동일한 기능을 플랫폼화한 다른 의료 AI 기업이 출시한다면, 해당 솔루션은 교체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전주기 케어, 인프라 운영, R&D…비즈니스 모델 다변화이중 의료 AI 시장을 연 진단 보조 솔루션 기업들은 특히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특정 질환을 대상으로 검진부터 치료, 경과 관찰까지 전 과정을 책임지는 '전주기 AI 케어 플랫폼' 모델을 속속 도입하는 상황이다.일례로 루닛은 암 조기 발견을 위한 판독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를 넘어, 항암제 반응을 예측하는 루닛 스코프를 통해 환자별 최적의 치료법 선택까지 지원한다. 진단과 치료 결정을 잇는 암 정밀 의료의 전 과정을 데이터로 연결한 셈이다.제이엘케이는 뇌경색 진단 보조를 포함해 뇌졸중의 진단, 예후 예측 등 10여 개의 솔루션으로 응급실부터 퇴원 후 관리까지의 경로를 통합 관리한다. 휴런 역시 뇌졸중 응급 선별과 치매·파킨슨병 등 퇴행성 질환의 조기 진단을 결합해 급성기 대응과 만성 관리 전반을 아우르는 뇌신경 질환 전문 플랫폼을 구축했다.로킷헬스케어는 4D 바이오프린팅 기술을 기반으로 당뇨발 환자의 자가 조직을 재생하는 플랫폼을 '역노화'로 확장하고 있다. 연골과 신장 등 장기 재생 및 탈모 치료 라인업 구축을 서두르며 재생 의학 중심 케어 인프라로 도약하려는 모습이다.병원 운영 체계와 임상 워크플로우에 실시간으로 통합되는 기술도 있다. 뷰노의 뷰노메드 딥카스와 에이아이트릭스의 바이탈케어는 일반 병동 환자의 심정지나 패혈증 위험을 실시간 예측해 전자의무기록(EMR) 및 신속대응시스템(RRS)에 연동된다. 이는 의료진의 의사결정에 즉각적으로 개입해 환자 안전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필수 지원 체계로 기능한다.큐렉소는 AI가 수술 계획을 수립하고 로봇이 이를 실행하는 자동화된 수술 워크플로우를 통해 임상 현장의 물리적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웨이센은 클라우드 연결 없이 로컬 환경에서 작동하는 실시간 내시경 영상 분석 기술을 통해 검사실 워크플로우에 즉각적으로 알림을 제공하며 의료 현장의 실시간 판단을 돕는다.의료 데이터 AI 인프라 및 신약 개발 R&D 플랫폼도 한 축이다. 특히 코어라인소프트는 대규모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고 판독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중앙 운영 플랫폼 에이뷰 허브(AVIEW HUB)를 공급한다. 이를 토대로 유럽 국가 단위 폐암 검진 및 국내 공공의료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딥노이드는 노코드 플랫폼 딥파이(DEEP:PHI)를 통해 의료인이 직접 AI 모델을 설계하고 배포하도록 돕는다. 병원이 외부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내부 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 AI를 구축하는 환경을 제공한다. 의료 현장 스스로 AI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이와 관련 코어라인소프트 관계자는 "시장의 초점은 'AI를 어떻게 쓰느냐'가 아니라 'AI를 어디에 배치하느냐'다"며 "일례로 국가 단위 검진에서 시장은 단건 도입이 아닌 표준 프로세스 단위로 고착화된다. 이는 의료 AI가 '제품 판매'보다 운영 인프라 경쟁으로 넘어간다는 의미다. 이 구도에서 파일럿 경험과 운영 데이터는 진입장벽이 된다"고 말했다.기술 상향 평준화가 가속화하면서 의료 AI 기업들이 경쟁력 제고를 위한 사업 다변화에 나섰다.쓰리빌리언, 신테카바이오, 뉴로핏 등은 바이오 R&D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드라이랩(Dry-lab) 인프라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쓰리빌리언은 희귀 질환 유전체 진단 플랫폼 GEBRA를 통해 방대한 변이 데이터를 해석하며 신약 타깃 발굴을 위한 핵심 데이터 기반을 제공한다.신테카바이오는 AI 신약 개발 플랫폼 딥매처를 활용해 후보 물질 발굴 과정을 디지털화해 개발 기간과 비용을 절감하는 인프라를 구축했다.뉴로핏은 뇌 영상 분석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제약사의 알츠하이머 신약 임상에서 임상시험수탁기관 역할을 수행하는 등 뇌 영상 기반 바이오마커 분석 기술을 공급하고 있다.■'AI 기본의료'로 패러다임 전환 "기술 넘어 가치의 설계로"이런 기업들의 변화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제시하는 'AI 기본의료'의 가치와 맞닿아 있다. 진흥원은 최근 보건산업정책연구를 통해, AI를 단순한 산업 육성 수단이 아니라 의료의 접근성, 연속성, 형평성을 보장하는 공공 인프라로 재정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의료는 낮은 의료비 대비 높은 성과를 거두는 '양적 효율'을 달성해 왔다. 하지만 집중과 과밀, 반복과 분절이라는 구조적 한계에 부딪힌 상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병원정보시스템(HIS)은 단순히 정보를 저장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지역사회와 환자 생성 데이터(PGHD)까지 통합 관리하는 '건강정보시스템'으로 진화해야 한다는 것.국내 의료 AI 기업들의 사업 다변화는 결국 이러한 '연결된 시스템' 위에서만 실질적인 의미를 가질 수 있다. AI는 환자 위험 징후 실시간 포착 및 환자 분류, 검진·사후 관리 등 치료의 전 과정이 연속적으로 이어지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다만 대한민국 의료 AI 기술이 글로벌 표준으로 안착하기 위해선, 기술 고도화를 넘어 제도적 뒷받침이 필수적이다. 진흥원 역시 기술 예산의 규모보다 중요한 것은 AI가 실제로 작동할 수 있는 '구조의 설계'라고 제언했다.AI가 일부 수도권 대형병원의 경쟁력 강화 수단에 그치지 않고, 지역 공공의료기관과 중소병원의 일상 업무에 자연스럽게 통합될 수 있는 '적정기술'로서 기능해야 한다는 의미다.이와 관련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바이오헬스정책연구센터 이지선 책임연구원은 "지금 우리가 마주한 전환은 단순한 기술 도입의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과 정책, 산업 구조, 의료를 바라보는 기준 자체를 다시 설계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이제 필요한 질문은 'AI를 얼마나 도입할 것인가'가 아니라, 'AI가 작동하도록 의료 시스템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다"라고 강조했다.
2026-03-16 05:30:00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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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빅파마 특허 만료…K-바이오 '기회의 사다리'

[메디칼타임즈=임수민 기자]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에 '2026년 특허 절벽(Patent Cliff)'의 경고등이 켜졌다.세계 매출 1위 항암제 키트루다를 비롯해 연 매출 수십 조 원을 기록하는 블록버스터들이 줄줄이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키트루다 외에도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 골다공증 치료제 '프롤리아' 등 연 매출 수십 조 원에 달하는 블록버스터들의 특허 만료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 빅파마들 입장에서는 당장 내년 매출 곳간이 비어버릴 위기에 처한 셈이다.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이 위기는 한국 바이오 플랫폼 기업들에게 역대 최대의 '기회의 사다리'가 되고 있다. 빅파마들이 매출 하락을 막기 위해 꺼내 든 핵심 카드인 '에버그리닝(특허 연장)' 전략의 중심에 한국의 기술력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4시간 정맥주사 대신 5분 피하주사"…의료 현장 패러다임 변화빅파마들이 특허 절벽을 넘기 위해 가장 공을 들이는 전략은 제형 변경, 즉 '주사 방식의 진화'다.기존 항암제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는 대부분 정맥주사(IV) 방식이다. 환자가 병원을 방문해 짧게는 2시간에서 길게는 4시간 이상 침상에 누워 약물을 투여받아야 한다.반면, 한국 기업들이 보유한 피하주사(SC) 제형 변경 기술을 적용하면 투약 시간은 5분 내외로 단축된다.종양내과학회 박준오 이사장은 "SC 제형 전환은 단순한 투약 시간 단축을 넘어 환자 편의를 극대화해줄 수 있기 때문에 임상적 가치가 크다"며 "병원 입장에서도 병상 회전율을 극대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더 많은 중증 환자에게 적기에 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여기에 더해 빅파마가 SC 제형에 집착하는 결정적인 이유는 '특허의 수명 연장'이다.일반적으로 신약의 핵심 성분인 물질 특허가 만료되면 누구나 복제약을 만들 수 있는 특허 절벽이 찾아오지만, 주사 방식을 바꾼 SC 제형으로 새롭게 승인을 받으면 제형 특허나 투여 방식에 대한 독자적인 권리를 다시 확보할 수 있다.즉, 물질 특허가 끝나도 SC 제형이라는 강력한 특허 성벽을 통해 시장 독점 기간을 10년 이상 추가로 연장하는 '에버그리닝(Evergreening)' 전략이 가능해지는 셈이다.실제로 글로벌 시장에서는 다국적 제약사 로슈(Roche)의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성분명 트라스트주맙)'이 에버그리닝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로슈는 2014년 허셉틴 정맥주사(IV)의 물질 특허 만료를 불과 몇 개월 앞두고 피하주사(SC) 제형을 전격 출시했다. 그 결과, 복제약 공세 속에서도 환자의 절반 이상을 SC 제형으로 갈아타게 만들며 시장 지배력을 수년간 더 유지하는 성과를 거뒀다.최근에는 MSD가 이 전략을 더욱 정교하게 구사하고 있다. MSD는 알테오젠의 기술을 활용해 세계 매출 1위 항암제 '키트루다'를 SC 제형(제품명 키트루다 큐렉스)으로 개발, 2025년 하반기 미국 FDA 허가를 획득했다.이로써 2028년으로 예정됐던 키트루다의 특허 만료 시계는 사실상 2036년 이후로 늦춰지게 됐다. 빅파마 입장에서는 8년 이상의 '독점 수익'을 한국의 플랫폼 기술로 지켜낸 셈이다.■ 알테오젠, '기술료' 넘어 '로열티'로... K-바이오 수익 모델의 진화실제, 이러한 임상적 수요는 국내 플랫폼 기업의 기업 가치를 천문학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특히, 알테오젠은 핵심 플랫폼인 'ALT-B4(인간 히알루로니다제)'에 이어 파이프라인을 다각화에 힘쓰고 있다.가장 눈앞에 다가온 성과는 허셉틴 바이오시밀러인 'ALT-L2'다. 이는 알테오젠의 SC 제형 기술을 자사 제품에 직접 적용해 임상적 효능을 입증한 상징적인 프로젝트다.국내기업 알테오젠이 진행 중인 핵심 파이프라인 및 진행현황.이미 글로벌 임상 3상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현재 국내외 허가 절차를 밟고 있는 ALT-L2는 단순히 복제약을 하나 더 만드는 수준을 넘어선다.알테오젠이 SC 기술을 활용해 실제 제품화까지 완벽히 수행할 수 있다는 'R&D 완결성'을 입증한 사례이기 때문이다.미래 성장 동력은 차세대 항암제의 주역으로 꼽히는 ADC(항체약물접합체) 신약 'ALT-P7'이 담당한다.알테오젠의 독자적인 ADC 플랫폼 기술인 '넥스맵(NexMab)'이 적용된 이 후보물질은 암세포를 정확히 찾아가는 항체에 강력한 항암 약물을 정교하게 결합한 형태다.최근 완료된 임상 1상을 통해 기존 ADC 치료제들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독성과 내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안전성과 유효성 데이터를 확보하며 '베스트 인 클래스(Best-in-class)' 신약으로서의 가능성을 증명했다. 특히 위암과 유방암 분야에서 기존 치료제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알테오젠 관계자는 "현재 MSD뿐만 아니라 다양한 글로벌 빅파마와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만큼, 향후에도 신규 플랫폼 기술 개발에 집중해 회사 역량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며 "글로벌 신약 파이프라인의 생명력을 연장하는 전략적 파트너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펩트론 등 후발 주자 가세... "글로벌 표준이 된 K-전달 기술"K-플랫폼의 기세는 현재 제약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비만치료제 시장으로도 뻗어 나가고 있다. 그 중심에는 독자적인 약물 전달 기술인 '스마트데포(SmartDepot)'를 보유한 펩트론이 있다.펩트론은 최근 글로벌 비만약 강자인 일라이 릴리와 자사의 기술을 접목하기 위한 공동 연구 계약을 체결하며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스마트데포 기술은 약물을 미세한 구체(마이크로스피어) 안에 가두어 체내에서 서서히 방출되게 하는 원리다. 이를 비만치료제(GLP-1)에 적용하면 현재 1주일에 한 번 맞아야 하는 주사를 한 달에 한 번(1개월 지속형)으로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비만치료제는 환자가 평생에 걸쳐 투여해야 하는 특성이 있어 복용 편의성이 곧 시장 점유율로 직결된다는 특성이 있다.일라이 릴리 입장에서는 노보 노디스크와의 치열한 선두 다툼 속에서 환자의 투약 번거로움을 4분의 1로 줄여줄 한국의 기술이 강력한 게임 체인저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여기에 지투지바이오 등 고도의 마이크로스피어 기술력을 갖춘 후발 주자들도 가세하면서, 한국은 '약물 전달 플랫폼'의 글로벌 허브로 거듭나고 있다.이들 기업은 기존 약물의 단점은 지우고 장점은 극대화하는 이른바 '약물 최적화'를 통해 빅파마의 러브콜을 이끌어내고 있다.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약물 전달 기술은 한 번 상용화되면 전 세계 의료 현장에서 동일하게 적용되는 글로벌 표준을 선점한다는 점에서 그 파급력이 막강하다"며 "단순한 일회성 기술 수출을 넘어 빅파마와의 공고한 파트너십을 통한 장기 로열티 수익 구조를 정착시킴으로써, K-바이오가 일시적 성과를 넘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증명하는 결정적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어 "K-플랫폼이 글로벌 시장의 주류로 편입되면서 이제 한국은 단순한 기술 공급처를 넘어 빅파마의 생존을 함께 고민하는 '전략적 허브'로 거듭나고 있다"며 ", 안정적인 로열티 수익을 기반으로 차세대 신약 개발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확립해 글로벌 무대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기 좋은 구조"라고 전했다.
2026-03-09 05:30:00바이오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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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의료 AI 맏형 루닛...美 '볼파라' 품고 불씨 살릴까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 국내 의료 인공지능(AI) 업계의 맏형으로 꼽히는 루닛이 올해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2022년 코스닥 상장 당시를 제외하고도 2번의 유상증자를 진행하며 기술적 성취를 넘어 실질적인 재무 자립을 증명해야 하는 시점이 온 것.루닛은 암 진단·치료라는 중증 질환 분야에서 독보적인 파이프라인을 구축했지만 이제 시장의 관심은 '해외 시장 장악력'을 넘어 '흑자 전환'이라는 실질적 결과물로 옮겨가고 있다.■루닛 2500억 유상증자 승부수…재무적 자립 능력 시험대27일 의료산업계에 따르면 루닛은 최근 2500억 원 규모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2024년 글로벌 자회사 볼파라(현 루닛 인터내셔널) 인수 과정에서 발행한 1715억 원의 전환사채에 대한 풋옵션을 방어하기 위함이다. 이번 자본 확충을 통해 재무적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운영 자금을 확보한다는 것이 루닛의 전략이다.시장의 반응은 엇갈린다. 고금리 상황에서 재무적 걸림돌을 털어내는 것은 다행이지만, 신주 발행으로 기존 주주들의 지분 가치를 희석되면서 반발이 나오는 상황이다.특히 루닛은 2024년 기준 연간 인건비가 661억 원에 달하는 등 매출 규모에 육박하는 고비용 영업 구조가 문제로 지적됐다. 이에 루닛은 지난해 전체 인력의 15%를 감축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했으며, 올해 운영 비용을 전년 대비 20% 이상 절감해 내실을 다지겠다고 공언했다.반면 주주들의 시선은 냉정하다. 상장 이후 4년간 약 6500억 원에 달하는 외부 자금을 수혈받았음에도 흑자 전환 시점이 늦어지는 것이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모습이다. 루닛은 2023년에도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2028억 원을 조달한 바 있다.시장 일각에서 '성장을 위한 투자'가 아닌 '생존을 위한 수혈'이 반복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이 나오는 이유다. 루닛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이번 유상증자를 마지막으로 재무적 자립을 보여줘야 할 시점인 것.2022~2025년 루닛 주요재무정보■역대 최대 매출로 수익 체질 개선…해외 시장 지배력 입증루닛이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한 것은 희소식이다. 루닛은 2025년 연결재무제표 기준 연간 매출액 831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53% 성장했다. 이 중 해외 매출 비중은 92%에 달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입증했다.분기별로 봐도 2025년 3분기 누적 영업손실률이 전년 동기 대비 32%p 개선됐으며, 같은 해 12월엔 월 단위 영업현금이익(EBITDA) 흑자를 달성하며 수익 체질 개선 성과를 확인했다.특히 루닛 스코프 매출이 전년 대비 159% 급증하며 종양학 사업 부문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 다이이찌산쿄와 애질런트 등 글로벌 기업과의 파트너십도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적자 구조가 여전한 것은 숙제다. 루닛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약 831억 원으로 매출액과 맞먹는다. 비록 매출액 대비 손실 비율은 전년보다 개선됐으나,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와 글로벌 확장 비용은 재무적 부담으로 작용하는 상황이다.루닛이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지만, 그에 맞먹는 적자로 재무 구조 개선이 급선무인 상황이다.■볼파라 시너지 본격화…북미 영업망·데이터 기반 격차 확대다만 올해부터 볼파라 인수 시너지가 본격화하면서 루닛의 수익 창출이 가속할 것이라는 시장 기대감이 나온다. 올해가 양사의 통합 작업이 완료되고 실적이 온전히 연결 반영되는 분기점이기 때문이다. 특히 루닛의 유상증자가 문제없이 마무리된다면 볼파라를 통한 수익이 이자 부담 없이 온전히 연결 실적으로 반영된다.루닛이 주력으로 하는 분야는 암 진단·치료 AI다. 흉부 및 유방 진단 보조 AI 솔루션인 '루닛 인사이트'와 암 조직 분석을 통해 최적의 항암제 선택을 돕는 '루닛 스코프'를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했다. 진단 영역에서 쌓은 신뢰도를 바탕으로 치료 결정 지원 시장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의료 AI의 임상적 활용 가치를 증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특히 AI 바이오마커 기술력은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이끄는 핵심 동력이다. 실제 루닛은 GE헬스케어, 필립스, 후지필름 등 세계적인 의료기기 제조사들과 협력해 이들 장비에 자사 솔루션을 기본 탑재하는 방식으로 기술적 해자를 구축했다.전 세계 40개국 이상 의료기관에 제품을 공급하며 확보한 대규모 임상 데이터와 글로벌 제조사들의 강력한 유통망을 결합해 진입 장벽을 높이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 국내 다른 경쟁사와 비교해 봐도 해외 매출 비중과 규모 면에서 압도적인 모습이다.이런 상황에서 루닛이 미국 유방암 검진 플랫폼 기업 볼파라 헬스 인수를 마무리하면서 북미 시장 내 거점 확보라는 날개를 단 셈이다.볼파라는 미국 내 유방암 검진 기관의 약 42%에 해당하는 2000곳 이상의 의료기관에 솔루션을 공급하는 기업이다. 특히 루닛은 이번 인수로 볼파라가 보유한 1억 장 이상의 양질의 유방암 관련 데이터를 확보하게 됐다.이는 세계 최대 수준의 데이터인 만큼, 루닛이 이를 자사 솔루션에 학습시킨다면 AI 알고리즘 고도화와 판독 정확도 상승을 동시에 꾀할 수 있다. 이렇게 고도화된 솔루션은 진단 보조를 넘어 질병 예측 영역까지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영업망 측면에서도 북미 매출의 직접적인 증대 효과가 기대된다. 볼파라가 이미 확보한 미국 의료기관 네트워크는 루닛 AI 솔루션을 즉각적으로 교차 판매할 수 있는 통로가 되는 덕분이다. 덕분에 루닛은 신규 고객 확보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루닛이 볼파라 인수 및 유상증자로 승부수를 던지면서 올해 실질적인 재무 자립을 증명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이미지 = AI 생성)■흑자 전환 시점 1년 앞당긴다…연내 영업현금이익 달성 목표루닛 역시 올해 가장 중요한 과제로 매출 증대를 꼽았다. 특히 영업현금이익 기준 흑자 달성 시점을 기존에 소통했던 2027년에서 1년 앞당겨 올해 안에 실현하겠다는 목표다. 지난해보다 높은 매출 실적을 달성해 재무 건전성을 조기에 확보하겠다는 의지다.이를 위한 핵심 전략으론 볼파라와의 시너지 극대화를 강조했다. 볼파라를 루닛 인터내셔널로 통합하는 작업이 지난해 말 마무리 된 만큼, 양사가 제품 측면에서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매출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구체적으로 볼파라가 기존에 확보한 판매 채널에 루닛 제품을 추가해 판매하는 업셀링(Up-selling) 방식과 루닛 제품에 볼파라 솔루션을 탑재해 함께 공급하는 교차 판매 전략을 병행한다. 이를 통해 해외 비즈니스의 매출 비중을 높이고 수익 구조를 개선한다는 구상이다.또 루닛 스코프를 중심으로 한 온콜로지 사업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만큼, 기존 1단계 계약을 2단계로 발전시키거나 추가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매출 구조를 다져나갈 계획이다. 루닛 스코프 관련 매출은 지난해 처음으로 100억 원을 돌파하며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글로벌 B2G(기업 정부 간 거래) 시장 확대에 대한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최근 독일이 AI 폐암 검진 급여화에 나서는 등 유럽 시장에서 관련 솔루션 수요가 늘어나는 덕분이다.이에 루닛 역시 유럽연합(EU) 회원국 몰타에 국가 암 검진 사업에 솔루션을 공급하는 등 공공 의료 분야에서 유의미한 레퍼런스를 쌓아가고 있다. 이 같은 성과로 다른 국가에서도 사업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루닛 측의 설명이다.이와 관련 루닛 관계자는 "올해 최우선 과제는 매출 성장이다. 당초 2027년으로 계획했던 흑자 전환 시점을 1년 앞당겨 올해 안에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며 "특히 작년 4분기 통합을 마친 루닛 인터내셔널을 중심으로 볼파라와 제품적 시너지를 본격화해 가시적인 매출 확대를 이끌어 낼 방침"이라고 강조했다.이어 "특히 루닛 스코프 부문이 지난해 처음 매출 100억 원을 돌파하며 견고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존 계약 확대와 추가 계약으로 수익 구조를 한층 강화할 것"이라며 "B2G 시장에서의 영향력도 지속적으로 넓히고 있다. 구체적인 진출 시점을 특정하기보단 글로벌 시장에서 건강한 성장을 지속하며 진출 국가를 꾸준히 확대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2026-03-03 05:30:00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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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의료AI 1호 상장사 제이엘케이...수익성 문제 극복할까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대한민국 의료 AI 업계의 '퍼스트 무버' 제이엘케이가 창사 이래 가혹한 데스밸리를 지나고 있다. 2019년 국내 의료 AI 기업 중 최초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며 화려한 조명을 받았던 제이엘케이는 현재 '기술력'이라는 훈장 이면에 무거운 과제를 짊어지고 있다. 뇌졸중과 암이라는 중증 질환 분야에서 독보적인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면서, 시장의 시선이 기술력을 넘어 '수익성'이라는 현실적 문제로 옮겨가고 있는 것.최근 국내외 의료 AI 시장은 그야말로 춘추전국 시대다. 루닛, 뷰노 등 후발 주자들이 공격적인 마케팅과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매섭게 추격하는 가운데, 제이엘케이는 뇌졸중과 암이라는 중증 질환에 역량을 집중하며 차별화를 꾀해왔다.그러나 자본시장의 시선은 냉정하다. 2020년 이후 지속된 매출 감소와 적자 폭 확대는 투자자들로 하여금 "과연 의료 AI가 실질적인 돈이 되는가"라는 근본적인 의구심을 던지게 했다. 제이엘케이의 사업 구조와 경쟁력, 그리고 재무적 위기 요인을 심층 분석, 미국과 일본 진출이 과연 이 회사의 '흑자 탈출'을 이끌 구원 투수가 될 수 있을지 진단했다.■ 루닛·뷰노와 다른 길…'비급여' 승부수 던졌지만사업 구조는 선택과 집중이 명확하다. 인간의 생명과 직결되지만 진단이 까다로운 '뇌'와 '암'에 올인하는 전략이다. 특히 주력 제품인 '메디허브 스트로크(MEDIHUB STROKE)'는 단순한 영상 판독 보조를 넘어선다. CT와 MRI를 아우르며 뇌경색 진단, 대혈관 폐색 검출, 뇌출혈 분석까지 뇌졸중의 전주기를 관리하는 국내 유일의 토털 솔루션이다.전 주기 뇌졸중 분야에서 독보적인 파이프라인을 구축한 제이엘케이는 완성된 기술력을 넘어 수익성 실현이라는 문제에 직면했다. (이미지 = AI 생성)업계에서는 제이엘케이의 기술적 해자를 높게 평가한다. 의료진 간 실시간 정보 공유 플랫폼인 'FASTRO'를 통해 뇌졸중 환자의 골든타임을 사수하는 비즈니스 모델은 이미 현장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여기에 전립선암(JPC-01K)과 유방암 분석 등 암 진단 분야까지 확장된 포트폴리오는 제이엘케이를 종합 의료 AI 기업으로 각인시키기에 충분했다.경쟁사들이 암 검진(루닛)이나 심정지 예측(뷰노) 등 특정 분야에 집중할 때, 제이엘케이는 '국내 최초'라는 타이틀을 무기로 제도권 진입에 속도를 냈다. 2022년 12월, 뇌경색 진단 보조 솔루션 'JLK-DWI'가 보건복지부의 혁신의료기기 통합심사 1호로 지정되면서 비급여 수가 적용이라는 실질적 수익 모델을 확보했다.하지만 경쟁사들과의 격차는 뜻밖의 지점에서 발생하고 있다. 루닛이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매출 볼륨을 키우고 뷰노가 생체신호 분야에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닦는 동안, 제이엘케이는 국내 의료 환경의 경직성과 인허가 지연이라는 변수에 발목을 잡혔다. 기술력은 뒤처지지 않으나, 시장 지배력을 수익으로 치환하는 과정에서 병목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매출액 대비 판관비 10배…성장통으로 치환될까2022년 34억원이었던 매출은 2023년 25억원으로 줄어들더니, 2024년에는 14억원까지 곤두박질쳤다. 의료 AI 산업 전체가 성장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역성장이다.더 큰 문제는 비용 구조다. 매출이 반토막 나는 사이 판매관리비는 오히려 폭증했다.2024년 판관비는 142억원으로 전년 대비 47.1% 늘어났다. 매출액보다 판관비가 10배 가까이 많은 '기형적 구조'다. 영업손실 또한 2022년 86억원에서 2024년 127억원으로 확대되며 자금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판관비율 991.5%라는 숫자는 현재 제이엘케이가 처한 재무적 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지배구조 역시 투자자들의 불안을 키우는 요소다. 최대주주인 김원태 대표의 지분율은 18.27%로, 특수관계인을 포함해도 20% 수준에 불과하다. 소유구조가 상대적으로 분산돼 있어 향후 대규모 자금 조달이나 M&A 국면에서 경영권 방어에 취약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금 조달을 위해 지속적으로 발행된 전환사채(CB)와 자기주식 처분 결정은 경영권 방어는 물론 주주 가치 희석이라는 과제를 동시에 던진다.제이엘케이 최근 4개년도 재무제표(네이버증권 캡쳐).다양한 과제에도 불구하고 제이엘케이의 반전을 기대하는 이유는 압도적인 글로벌 인허가 자산 때문이다. 제이엘케이는 현재 미국 FDA 510(k) 7건, 일본 PMDA 7건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총 76건의 인허가를 확보했다. 이는 국내 의료 AI 기업 중 최다 수준이다.이런 인허가들이 실질적인 수익으로 변환되지 않는다면 실적 부진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제이엘케이는 이미 미국과 일본에 해외 법인을 설립하고 글로벌 영업망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시장인 북미(전 세계 시장의 38.5%)에서 FDA 승인을 받은 뇌졸중 솔루션들이 현지 보험 수가 체계에 안착할 경우, 국내 매출 부진을 한 번에 만회할 수 있는 '슈퍼 사이클'을 맞이할 수 있다.실제로 2025년 3분기 실적에서는 희망의 불씨가 보였다. 3분기 누적 매출이 2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약 300% 급증했다. 영업손실 역시 소폭 축소되며 적자 탈출을 위한 예열을 마친 상태다.■ 일본 CMI·마루베니와 동맹…흑자 탈출 분수령일본 시장 역시 25.4%의 비중을 차지하는 아시아태평양 시장의 핵심이다.  일본 PMDA 인증을 받은 솔루션들이 현지 대학병원 및 의료기관에 안착한다면 국내 매출 부진을 상쇄할 수 있는 강력한 동력이 될 수 있다.최근 제이엘케이는 일본 5대 종합상사 중 하나인 이토추 그룹의 자회사 '센추리 메디컬(CMI)' 및 마루베니의 헬스케어 자회사 '크레아보(CLAIRVO)'와 잇따라 유통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의료 AI 스타트업이 겪는 가장 큰 고충인 병원 영업망 확보를 현지 업계의 큰손들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전략이다.특히 50년 역사의 CMI는 허혈성 뇌졸중 등 신경계 의료기기 유통에 특화돼 있어, 제이엘케이의 뇌졸중 AI 솔루션과의 시너지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제이엘케이가 '연구 중심 기업'에서 '매출 중심 기업'으로 전환하는 상징적인 분기점에 들어섰다고 분석한다.시장이 가장 주목하는 대목은 제이엘케이가 제시한 구체적인 흑자 전환 로드맵이다. 제이엘케이는 올해 일본 내 의료기관 200곳에 솔루션 공급을 1차 목표로 설정했다.수익 모델은 철저히 실리 위주다. 병원당 연간 약 3,000만 원 수준의 구독료(Subscription) 모델을 적용할 경우, 일본에서만 연간 60억원의 안정적인 매출이 발생한다. 여기에 회사가 제시한 2026년 국내 매출 목표 70억원을 더하면 총 매출은 130억원 규모에 이른다.제이엘케이는 매출이 감소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폭이 덩달아 커지는 실적 부진의 늪에 빠졌다.(한국 IR협의회 보고서 캡쳐)제이엘케이의 분기당 영업비용이 30억~40억원(연간 120억~160억원) 수준임을 감안할 때, 국내외 합산 매출 130억원은 손익분기점(BEP)을 통과하는 마법의 숫자가 된다. 2027년까지 계약 병원을 500곳으로 확대해 일본에서만 180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중장기 계획이 현실화될 경우, 수년간 이어온 적자 고리를 완전히 끊어낼 수 있다는 계산이다.제이엘케이가 일본 시장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단순히 지리적 이점 때문만이 아니다. 일본 의료 시장의 특수성이 제이엘케이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제이엘케이 관계자는 "일본은 환자 정보의 외부 반출 규제가 엄격해 병원 내부에서 즉시 구동되는 '온프레미스(On-premise)'형 AI 솔루션 수요가 높다"며 "한국에서 방대한 임상 데이터를 통해 학습된 제이엘케이의 AI 모델은 일본인에게도 높은 정확도를 보여, 서구권 경쟁사 대비 도입 장벽이 낮다"고 밝혔다.이어 "무엇보다 일본 현지에는 뇌졸중의 전주기를 포괄하는 AI 솔루션 라인업이 부재하다"며 "이미 일본 PMDA로부터 7건의 인허가를 확보했기 때문에 일본 진출에 속도가 날 것으로 본다"고 했다.일본 내 유통 채널과 이익 분배에 대한 논의를 마친 만큼, 2026년은 실적 턴어라운드의 원년이 될 수 있다는 것. 일본 시장 진출은 단순한 영토 확장이 아니라, 수익 구조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체질 개선의 핵심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일본 의료기관의 AI 도입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구독형 모델의 유지율이 낮아질 경우 흑자 전환 시점은 늦춰질 수 있지만 급증한 판관비를 감당하기 위한 국내 '구독료' 매출 증가가 지원사격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소로 풀이된다.이어 이달 일본 현지법인 JLK JAPAN을 통해 일본 시장에서 자사 의료 AI 솔루션을 직접 판매할 수 있는 허가를 획득, 일본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한 직접 영업 및 계약 체결이 가능한 부분도 일본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026-02-26 05:30:00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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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끝난 K-임상, 혁신 통한 수익성 시장 재설계 시급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과 함께 예고된 '바이오 자국 우선주의'는 국내 임상 생태계에 거대한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미국 내 제조와 임상을 우선시하는 정책 기조 속에서, 한국은 중국의 데이터 굴기와 호주의 파격적인 속도전이라는 틈바구니에 낀 '샌드위치' 신세다.임상현장에서는 의료진 개개인의 사명감에 기댄 각자도생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는 지적하며 정책적인 개선이 수반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미국 FDA '임상 현대화'…서류 간소화로 혁신 속도전세계 임상연구의 나침반인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최근 '임상시험 현대화'를 넘어선 파격적인 규제 혁신을 단행했다. 2026년 2월, FDA는 관습적으로 요구되던 '2개의 대규모 확증 임상' 원칙을 깨고, '1개의 견고한 임상시험과 확증적 근거'만으로도 신약 마케팅 허가를 내주겠다는 지침을 확정했다. 이는 임상 비용을 최대 1억 5000만 달러(약 2000억원)까지 절감하고 출시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조치다. 또한, ICH E6(R3) 가이드라인 채택을 통해 '위험 기반 모니터링(RBQM)'을 도입, 불필요한 행정 서류를 대폭 간소화했다.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와 맞물려 "미국에서 임상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경제적"이라는 환경을 국가가 직접 조성하고 있는 것이다.국내 임상현장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한 호주도 CTN(Clinical Trial Notification, 임상시험 신고제) 시스템을 통해 병원 내 윤리위원회(HREC) 승인 시 식약처(TGA) 심사 없이 단 7~10일 만에 환자 투약을 시작하게 한다.동시에 호주는 경제적 유인책도 제시하고 있다. R&D Tax Incentive를 통해 연 매출 2000만 호주달러 미만 기업이 호주에서 임상을 진행하면 발생 비용의 43.5%를 현금(Cash Rebate)으로 즉시 환급해 준다. 초기 임상(1상) 물량이 한국을 건너뛰어 호주로 직행하는 '비용의 논리'가 여기서 나온다.물론 우리 식약처도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글로벌 규제 조화와 임상 효율화를 위해 규제 지원 가이드(GIFT)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혁신 신약의 상담 주기를 단축하고 있으며, 디지털 의료기기 임상을 위한 분산형 임상시험(DCT) 도입 등 '디지털 기반 임상 환경'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하지만 현장에서는 이러한 노력이 글로벌 속도를 따라오지 못한다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익명을 요구한 A대학병원 혈액내과 교수는 "과거엔 낮은 인건비와 건강보험 급여를 적절히 활용한 '하이브리드 임상'이 가능해 한국이 매우 매력적인 사이트였지만, 이제는 비용이 선진국 수준으로 치솟아 CRO들조차 고개를 내저을 정도"라고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특히 그는 정부 부처 간에 임상시험을 바라보는 간극에 대해 꼬집었다. '하이브리드 임상'과 같은 사례를 인정하지 않는 한 절차를 간소화한다고 해도, 실질적인 산업 활성화로 이어지기는 힘들다는 평가가 가능하다.그는 "제약사가 모든 비용을 독박 쓰는 구조가 되면서 임상 단가는 천정부지로 뛰었다. 이제 한국은 단순히 '환자 모집이 조금 빠르다'는 장점 하나에 기대기에는 힘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임상-급여' 연결고리 복원…'수익성 시장' 매력 높여야따라서 업계 전문가들은 규제 혁신과 더불어 '한국 시장의 수익성'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미국 FDA가 신약 승인 시 자국민 임상 참여 비중을 높일 것을 요구하면서, 글로벌 제약사 본사가 한국에 배정하는 등록 인원수를 인위적으로 제한하는 이른바 '캡(Cap)'이 일임상현장에서는 하이브리드 임상의 필요성을 다시금 언급했다. 빠른 등록은 더 이상 장점으로 통할 수 없다는 의견을 제시했다.상화되는 상황에서 해결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뜻이다.아무리 환자 모집이 빨라도 본사가 정한 '쿼터'가 차면 더 이상 환자를 넣을 수 없는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러한 절벽 끝에서 현장 전문가들은 '초기 임상(Early Phase)'이라는 틈새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따. 물량전인 후기 임상(2·3상)은 국가별 쿼터와 규제에 민감하지만, 약물의 가능성을 처음 확인하는 1상 단계는 비교적 이런 제한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서울의 상급종합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현재 모든 레지스트레이션(허가용) 임상에는 한국인 캡이 걸려 있어 넣고 싶어도 못 넣는 실정"이라며 "결국 전략을 초기 임상으로 선회해 본사가 캡을 씌우지 않는 '어리 디벨롭(Early Develop)' 단계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그는 "연구를 열심히 하는 이유는 결국 환자 치료 때문"이라며 "1상 임상은 명성보다 한 명의 환자에게라도 더 최신 치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정부도 이에 대한 내용을 확인하고 보다 적극적인 규제 개선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토로했다.결과적으로 단순히 연구 데이터만 제공하는 기지를 넘어, 신약이 원활하게 팔릴 수 있는 시장으로서의 매력을 회복해야 한다는 의견이다.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본사가 한국을 외면하는 본질적인 이유는 '연구는 한국에서 실껏 시키고, 정작 약은 급여 장벽 때문에 안 사주는 구조'에 대한 불만 때문"이라며 "식약처가 승인 속도를 높이는 것 만큼이나, 복지부와 심평원이 임상 성공 데이터가 곧장 환자 접근성(급여)으로 이어지는 '패스트트랙'을 활성화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2026-02-25 05:30:00외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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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임상 룰 메이커된 중국, 룰 팔로워 전락한 한국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과거엔 중국 데이터를 로컬용이라 치부했지만, 이젠 학회장에서 '차이니스 스탠다드 오브 케어(Chinese Standard of Care)'라는 말이 자연스러워졌다.""이제 우리 환자들이 중국의 치료 환경을 부러워해야 하는 때가 된 것 같다."글로벌 학술대회 현장에서 'K-임상'의 위상은 과거와 같지 않다. 임상시험 PI(Principal Investigator)로 인정받는 주요 국내 대학병원 교수들의 입에선 글로벌 산업의 변화 속에서 한국의 상황을 두고 탄식이 터져 나오고 있다. 안으로는 1년 넘게 이어진 의료대란으로 임상 생태계가 흔들리고 있는 사이, 밖으로는 중국이 양적 팽창을 넘어 질적 표준까지 주도하며 'K-임상'의 입지를 대체하는 것을 넘어 글로벌 표준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ASCO·ESMO 메인 세션 '중국판'…데이터가 증명하는 굴기실제로 글로벌 신약 개발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인 항암 분야 학술대회를 보면 단숨에 확인이 가능하다. ASCO(미국암학회)나 ESMO(유럽종양학회) 등 주요 학회의 메인 세션(Oral Session)은 이미 중국 연구자들의 데이터로 도배되다시피 하고 있다. 주요 다양한 질환 영역에서 글로벌 가이드라인에 변화를 일으킬 만한 임상시험 결과가 집중되면서 학술대회 주최 측 입장에서도 중국은 이제 없어서는 안 될 임상의 메카가 됐다. 데이터는 이러한 현실을 냉혹하게 보여준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KoNECT)이 지난해 발표한 '글로벌 제약사 후원 임상시험 현황'에 따르면, 중국의 점유율은 2017년 3.70%에서 2024년 14.59%로 수직 상승했다. 7년 사이 몸집을 4배나 불린 중국은 이제 전 세계 임상의 약 15%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됐다.여기에 '초기 임상의 강자'로 군림하던 한국의 빈자리를 노리는 호주의 기세도 무섭다. 2017년 2.87%(10위)에 불과했던 호주의 점유율은 2024년 4.24%를 기록하며 단숨에 세계 3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중국이 양적·질적 표준을 장악하는 사이, 호주는 파격적인 규제 완화를 앞세워 한국이 자랑하던 초기 임상 물량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는 것이다.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KoNECT)이 지난해 발표한 '글로벌 제약사 후원 임상시험 현황'을 재구성한 것이다.그 사이 한국은 의료대란 등을 거치며 2023년 세계 4위(4.04%) 임상시험 국가에서 2024년 6위(3.46%)로 후퇴했다. 특히 해당 데이터의 경우 임상현장 의료진의 연구자 주도 임상이 아닌, 제약사들이 비용을 대고 주도하는 '산업계 후원(Industry Sponsored)'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글로벌 제약사의 임상연구 비용이 미국과 중국, 호주로 집중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익명을 요구한 한 상급종합병원 교수는 "다국적 제약사 본사에서 강의 요청이 올 때 보면 이제 한국이 아니라 중국이 '퍼스트 프라이리티(First Priority)'다"라며 "우리 위상은 이제 브라질과 비슷해진 수준"이라고 냉정하게 진단했다.그는 "그동안 한국 임상이 가졌던 가장 큰 경쟁력은 중국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었다. 중국 시장이 워낙 크다 보니 한국의 약가가 중국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고, 특히 항암제 분야에서 그 파급력이 엄청났다"며 "글로벌 제약사들이 우리를 배려했던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었는데, 이제 그 연결고리마저 끊기고 있다"고 설명했다.삼성서울병원 박연희 교수(혈액종양내과)는 "중국은 이미 '차이니스 스탠다드 오브 케어(Chinese Standard of Care)'를 말한다"며 "자국에서 약 두 개만으로 표준 치료가 다 되고, 최근 5~6년 사이 R&D와 AI 기술을 결합해 눈부시게 성장했다. 이제 학회장에서 그들이 대답하는 수준을 보면 정말 훌륭하다"고 말했다.박연희 교수는 "특히 ADC 분야는 이제 '오리지널리 프럼 차이나(Originally from China)'라고 봐야 한다"며 "이제 같은 아시아권으로 묶어 보기도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교수도 환자도 임상기회 놓치나반면, 한때 '속도'와 '열정'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던 국내 임상 현장은 위기에 내몰린 상황이다. 1년 넘게 지속됐던 의료대란으로 전공의와 전임의가 사라진 대학병원은 이제 임상시험은커녕 환자 진료조차 유지하기 벅찬 '한계 상황'에 봉착했다. 임상시험의 실무를 지탱하던 주니어 스탭들의 부재는 교수들의 업무 부담으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더구나 최근 들어 주요 대학병원들이 수도권에 신규 병원 건립과 개원을 추진, 의료진 인력 부족현상까지 심화되며 교수 인력난까지 가중되고 있다.이로 인해 국내 초대형병원으로 분류될 수 있는 병원들마저 임상현장에서 펠로우로 불리는 주니어 스텝 부재는 비일비재한 상황이 된지 오래다. 외래 진료를 병행하며 임상 연구까지 챙겨야 하는 교수들은 이 때문인지 이러한 의료진의 역할은 본인들의 세대까지만 유지 될 것으로 여긴다.임상현장에서는 현재의 의료시스템 상에서 진료와 교육, 연구를 모두 소화해내는 세대들이 현직 교수들이 마지막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습니다.서울의 한 상급종합병원 혈액내과 교수는 "의료대란을 거치며 인력적인 문제도 대두됐지만, 이는 직접적인 문제는 아니다.  전반적으로 임상시험에 투입되는 비용도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면서 비싸졌다"며 "우리나라의 임상시험의 최대 장점이 환자 인롤(Enroll) 등 빠르게 진행된다는 측면이었는데 이 점마저 이제 상쇄된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글로벌 본사가 공식적으로 말하진 않지만, 이제는 한국의 수익성이나 급여 환경이 녹록지 않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며 "임상 연구도 제약사 입장에서는 하나의 '기회'인데, 연구는 한국에서 실컷 하고 정작 약은 안 써주는(급여가 안 되는) 상황이 반복되니, 차라리 시장이 더 큰 곳에 기회를 몰아주겠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토로했다.문제는 이 같은 내부 붕괴는 글로벌 제약사들의 '코리아 패싱'을 가속화하고 있는 상황과 맞물리고 있다는 점이다. 데이터에서도 나타나듯 호주가 점유율 4.24%를 기록하며 세계 3위로 급부상하는 사이, 한국은 다국가 임상 물량에 사실상 상한선(Cap)이 씌워지며 소외되고 있다.임상현장에서는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결국 환자들의 신약 치료기회마저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또 다른 경기도의 한 상급종합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특정 제약사 한 곳의 문제가 아니다. 여러 다국적 제약사의 방향성이 공통적으로 한국에 배정하는 임상 연구 캐파(Capacity)를 줄이는 쪽으로 가고 있다"며 "연구는 결과의 퀄리티만 좋으면 그만이지 않느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제는 임상 참여 기회조차 철저히 수익성과 연계해 계산기 두드려가며 줄이고 있다는 게 정말 놀랍고도 무서운 지점"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글로벌 본사는 '한국 환자들이 많이 등록됐고, 그 데이터 덕분에 임상이 성공(Positive)했으니 당연히 급여도 빨리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며 "그런데 우리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결국 한국 데이터로 약을 만들어놓고 정작 한국 환자들은 급여의 벽에 막혀 약을 못 쓰는 모순이 발생하니, 본사에서도 한국에 대한 투자를 재검토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6-02-24 05:30:00외자사
기획연재

트럼프발 R&D 본토 소환령…K-임상의 조용한 추락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대한민국이 그동안 구축해온 '글로벌 임상 허브'의 지위가 유례없는 대외적 파고에 직면했다. 특히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기치로 내건 트럼프 행정부가 제약·바이오 R&D 공급망 전반을 미국 본토로 강제 소환하면서, 글로벌 제약사들이 한국 내 신규 임상 추진에 사실상 '캡(Cap·상한선)'을 씌우는 현상이 임상현장에서 포착되고 있다.사실상 그동안 임상현장에서 강점으로 통해 온 임상 강국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는 셈이다.약값 깎으려면 미국서 임상…거세진 '본토 소환령'최근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행보는 단순히 약가를 낮추는 수준을 넘어, 신약 개발의 핵심인 임상시험과 R&D 인프라를 미국 본토로 소환하는 '패권 시프트' 양상을 띠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미국 '최혜국 약가(Most-Favored-Nation Pricing, MFN)' 정책 압박이 R&D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도미노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2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는 글로벌 빅파마들을 상대로 약가 인하 협상을 진행하면서 그 대가로 미국 내 대규모 투자와 임상 수행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최근 애브비(AbbVie) 등 주요 기업들이 관세 면제와 약가 인하 보전의 조건으로 향후 10년간 미국 내 R&D 및 제조 시설에 10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확약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특히 주목할 점은 미국의 '신약 승인 혜택'이다. 미국 정부는 본토에서 임상을 진행하고 제조 시설을 갖춘 기업에 대해 '1개월 내 초고속 심사'와 '서류 간소화'라는 파격적인 당근책까지 제시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한정된 R&D 예산을 한국 등 해외 사이트가 아닌 미국 본토 임상에 우선 배정하게 만드는 강력한 유인책이 되고 있다.임상현장에서는 이 같은 미국의 정책 압박에 따라 글로벌 제약사들이 국내 임상 추진에 사실상 상한선(Cap)을 씌워 진행하는 경우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사례는 글로벌 신약개발 트렌드로 자리 잡은 항암신약 임상시험에 집중돼 있다.익명을 요구한 한 상급종합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글로벌 본사에서는 이제 한국 시장을 세밀하게 들여다보지도 않는 것 같다"며 "일종의 매너리즘에 빠진 것 마냥, 기존의 루틴만 반복하거나 아예 우선순위에서 지워버리는 분위기다. 현장에서는 환자들의 절박한 목소리를 매일 듣고 있는데, 정작 약을 공급하고 임상을 결정하는 본사는 냉담하기만 하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그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한국에 배정되는 임상 프로젝트와 환자 수에 사실상 '캡(Cap)'이 씌워졌다는 점"이라며 "임상 참여 의지가 높고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도 본사에서 정한 상한선 때문에 더 이상 환자를 넣지 못한다. K-임상이 자랑하던 '속도'와 '효율'이 글로벌 정책이라는 벽에 막혀 강제로 멈춰 선 상태"라고 우려했다.더구나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정책 변화도 'K-임상'을 벼랑 끝으로 몰아넣고 있다. 최근 FDA는 신약 승인 시 미국 내 실제 환자군을 반영한 '인종적 다양성(Diversity Plans)' 데이터를 필수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과거에는 한국 등 아시아권에서 확보한 우수한 임상 데이터만으로도 승인이 가능했으나, 이제는 미국 본토 데이터가 일정 비중 이상 포함되지 않으면 승인 검토조차 거부되는 분위기다.실제로 최근 존슨앤존슨(J&J)의 이중항체 항암제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 피하주사(SC) 제형이 두경부암 혁신신약(BTD)으로 지정받는 과정에서도, 미국 중심의 빠른 임상 설계와 현지 데이터 확보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삼성서울병원 박연희 교수(혈액종양내과)는 "과거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 임상 당시를 돌이켜보면, 부작용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새로운 치료 기회를 찾으려는 환자와 의료진의 열의가 전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며 "당시 우리 병원 단 한 곳에서만 40명의 환자를 등재할 수 있었고, 그렇게 쌓인 데이터가 글로벌 가이드라인의 초석이 됐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평가했다.박연희 교수는 "최근 유방암 분야 수술 전 보조요법(Neoadjuvant) 임상이 진행 중인데, 과거 연구 때 혼자서 40명을 넣었던 세팅과 유사하지만, 이번엔 한국 전체에 배정된 '캡(Cap)'이 고작 30명에 불과하다. 한 기관이 소화하던 물량보다 적은 인원을 국가 전체 물량으로 묶어버린 셈"이라고 꼬집었다.최근 5년간 KRPIA가 발표한 '임상 연구수 그래프' 현황이다. 3상 임상은 숫자를 유지하고 있으나, 신규 진입의 척도인 초기 임상의 질적 입지는 글로벌 정책 변화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숫자는 성장 중이나 체감은 절벽"…지표의 역설문제는 임상강국으로서의 입지가 흔들린다는 위기감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전부터 감지되고 있었지만, 그 위기감이 업계 전반으로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최근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가 발표한 '최근 5년간 임상 연구수 그래프 현황' 지표는 이러한 위기감을 그대로 보여준다. 외형적으로는 연평균 3.1% 성장하는 듯 보이지만, 세부 데이터를 뜯어보면 '신약 개발의 꽃'이라 불리는 초기 임상의 위축이 뚜렷하다.특히 2024년 들어 총 임상 건수가 감소세(-1.9%)로 돌아선 지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제약업계 전문가는 "3상은 기존에 계약된 장기 프로젝트가 많아 당장 수치 하락이 덜해 보이지만, 신규로 들어와야 할 1, 2상 단계에서 '코리아 패싱'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미국 본사가 R&D 예산을 본토로 회수하면서 한국 지사가 따올 수 있는 초기 임상 물량에 사실상 상한선(Cap)이 걸린 상태"라고 분석했다.실제로 1, 2상 임상시험의 경우 호주 등 다른 국가로 패권이 옮겨 갔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결국 미국이 임상 주권을 강화하며 글로벌 공급망을 독점하려 들면서, 한국은 안방 임상 시장마저 내줄 위기에 처했다는 분석이다.또 다른 서울 상급종합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예전에는 한국이 초기 임상에서 독보적이었지만, 지금은 규제 당국의 보수적인 태도가 발목을 잡고 있다. 글로벌 본사 입장에서는 신속한 승인이 관건인데, 우리 식약처가 '위험성'을 이유로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면 본사는 미련 없이 한국을 명단에서 뺀다"며 "다 같이 시작하기로 했던 다국적 임상에서 대만, 일본, 미국은 열리는데 한국만 빠지는 상황이 이제는 간간이, 꽤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분당차병원 전홍재 교수(종양내과)는 "호주 같은 나라는 초기 임상 승인을 엄청나게 자유롭게 풀어주며 시장을 흡수하고 있다"며 "원래 한국이 환자 등록을 워낙 잘해줘서 글로벌 물량을 흡수했었는데, 이제는 식약처의 보수적 기준 때문에 초기 임상 포션(Portion)을 호주에 다 뺏기고 있는 형국"이라고 진단했다.
2026-02-23 05:30:00외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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