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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린알포세레이트 재평가 새 해법 필요…빅데이터 활용 가능

[메디칼타임즈=허성규 기자] 콜린알포세레이트의 임상적 유용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임상재평가 결과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실사용 데이터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특히 경도인지장애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에서 일차 평가변수를 충족하지 못한 결과가 나오면서 무작위배정 임상시험(RCT)의 평가 기준과 실사용근거(RWE)의 보완 가능성이 함께 주목받고 있다.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콜린알포세레이트의 임상재평가는 경도인지장애 관련 임상시험 결과가 제출된 반면, 치매 관련 임상시험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종근당은 지난 6월 경도인지장애 관련 임상재평가 자료 제출 기한에 맞춰 임상시험 결과를 제출했다. 대웅바이오는 내년 10월까지 자료 제출 기한을 인정받아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먼저 자료 제출이 이뤄진 경도인지장애 재평가 역시 최종 판단까지는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이처럼 임상재평가가 장기화되면서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자료 제출 기한 연장과 재평가 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지적이 제기됐다.지난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에서 진보당 전종덕 의원은 임상재평가에 평균 5.2년이 소요되고 일부 의약품의 자료 제출 기한이 반복적으로 연장된다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콜린알포세레이트 역시 기한 연장 사례로 언급됐다.반면, 제약업계에서는 임상시험의 특성과 환자 모집 등 현실적인 어려움을 고려하지 않은 채 재평가 기간만으로 문제를 판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들은 관계 법령과 식약처가 정한 절차에 따라 임상재평가를 성실히 진행해 왔으며, 임상시험 기한 연장 역시 정해진 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이뤄진 것"이라며 "임상시험은 환자 모집과 시험 설계, 의료 환경 변화 등 다양한 변수로 인해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는 만큼, 단순히 재평가 기간이 길어졌다는 이유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실제 임상 현장의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이어 "제약사들이 정해진 절차를 준수하며 임상시험을 수행해 온 과정도 함께 고려해 보다 균형 잡힌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한편,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은 국정감사 서면질의를 통해 콜린알포세레이트의 유효성을 판단할 때 기존 임상시험 결과와 함께 장기간 축적된 환자 진료자료를 보완 근거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는 임상재평가의 신속한 마무리뿐 아니라 임상적 유용성을 판단할 근거를 보다 폭넓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문제 제기로도 볼 수 있다.일차 평가변수 미충족…인지기능 평가 한계도 지적실제로 최근 공개된 종근당의 경도인지장애 관련 임상시험 결과에서는 일차 평가변수를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일부 분석에서는 긍정적인 신호가 관찰됐다는 설명도 나온다. 다만 임상시험의 유효성 평가는 사전에 정한 일차 평가변수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만큼, 보조분석 결과만으로 약효가 입증됐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하지만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인지기능을 평가하는 시험의 특성 역시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한 신경과 전문의는 "콜린알포세레이트의 효과는 실제 현장에서, 또 코호트 연구 등에서 확인이 된 상황"이라며 "반면 뇌기능개선제의 특성상 RCT에서는 이를 확인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앞서 국내에서는 50만8107명의 경도인지장애 환자 데이터를 분석해 콜린알포세레이트 사용과 치매 전환 위험 사이의 연관성을 살펴본 연구가 발표됐다. 해당 연구에서는 약물 사용군의 알츠하이머 치매 전환 위험이 비사용군 대비 10.1%, 혈관성 치매 전환 위험은 16.8% 낮게 관찰됐다.후향적 관찰연구라는 점에서 치료 효과를 확증할 수는 없지만, 임상적 유용성을 판단하는 과정에서 함께 검토할 수 있는 자료로 주목받고 있다.이러한 가운데 의료계에서는 인지기능 평가의 변동성과 기존 치료제에 추가하는 방식의 임상시험 설계가 결과 해석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신경과 양동원 교수는 "RCT에서 사전에 정한 일차 평가변수를 충족하지 못하면 효과를 입증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하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 방식이고, 그 자체가 잘못됐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오랫동안 사용된 약제의 특성과 임상시험의 한계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양 교수는 "인지기능 검사는 혈압이나 혈당처럼 명확한 수치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상태에 따라서도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며 "전날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것만으로도 검사 점수가 달라질 수 있어 작은 효과를 확인하려면 환자 수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또한 콜린알포세레이트가 기존 치매 치료제에 추가되는 방식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있어 추가적인 치료 효과를 확인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봤다.양 교수는 "개인적으로는 콜린알포세레이트의 효과를 확인하려면 한 군당 1000~2000명 정도는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연구비 등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그렇다면 공단이 보유한 대규모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CT 보완할 빅데이터…객관적 분석 기준 마련 필요다만 양 교수는 실사용근거 역시 연구 대상의 선정과 분석 방식에 따라 서로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는 만큼 객관적인 평가 기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에 양 교수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국민건강보험공단, 제약사, 연구자가 사전에 연구 설계와 자료 추출·분석 기준을 합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분석 결과가 나온 이후 특정 결과만 선택하는 문제를 줄이고, 실사용근거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확보하자는 취지인 것이다.그는 "공단 데이터도 분석 방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며 "식약처와 공단, 제약사, 연구자들이 함께 어떤 데이터를 추출하고 어떻게 분석할 것인지 사전에 논의한 뒤 그 결과를 활용하는 방안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이는 단순히 기존 임상시험을 실사용근거로 대체하자는 것이 아니라, RCT에서 확인하기 어려운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추가적인 근거를 확보하자는 제안인 셈이다.다만 실사용근거를 임상적 유효성 판단에 어느 수준까지 반영할 수 있을지는 연구 설계의 적절성과 자료의 신뢰성 등을 고려한 별도의 검토가 필요하다.한편 식약처는 의료정보 데이터베이스 연구에 대한 가이드라인과 외부 대조군 임상시험 관련 지침 등을 통해 실사용 데이터를 활용한 연구의 평가 기반을 마련해 왔다.다만 관련 가이드라인 가운데 의약품 안전성 평가를 대상으로 하는 내용도 있어, 이를 콜린알포세레이트의 유효성 입증에 곧바로 적용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결국 핵심은 RCT와 RWE 가운데 어느 하나를 선택하는 문제가 아니라 각각의 연구가 가진 한계를 고려하면서 임상적 유용성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확보하는 데 있다.특히 임상재평가 결과에 따라 해당 의약품의 효능·효과 유지 여부와 향후 처방 환경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기존 임상시험 결과와 추가적인 실사용근거를 어떻게 종합적으로 평가할 것인지가 향후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26-11-02 05:30:00국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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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기능 개선 논란만 9년…대체약제 퇴출 속에 임상은 지속

[메디칼타임즈=허성규 기자] 콜린알포세레이트의 임상적 유용성을 둘러싼 논란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일부 제약사들이 여전히 임상재평가를 통한 근거 확보에 기대를 걸고 있다.급여기준 강화와 환수 부담, 장기간 이어진 법적 공방 등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임상적 가치를 확인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콜린알포세레이트를 둘러싼 논란은 지난 2017년 국정감사에서 임상적 유용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뤄진 이후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당시 콜린알포세레이트의 의학적 근거가 충분한지를 둘러싼 지적이 제기됐고, 이후 건강보험 급여 적정성에 대한 논쟁으로 확대됐다. 이 같은 논란은 2020년 급여 적정성 재평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임상재평가로 이어졌다.건강보험 급여 적정성 재평가에서는 일부 적응증에 대해 본인부담률을 80%로 높이는 선별급여 적용이 결정됐다.식약처 역시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 255개 품목을 대상으로 임상재평가를 공고했다. 이후 제약사들은 선별급여 적용에 반발해 행정소송에 나섰고, 임상재평가 과정에서도 상당수 업체가 참여를 중단하거나 품목허가를 자진 취하했다.실제로 2024년 10월 15일 기준 임상재평가 대상 255개 품목 가운데 144개 품목이 자진 취하된 것으로 파악됐다.급여 축소를 둘러싼 법적 공방 역시 제약사들의 패소로 마무리되면서 2025년 일부 적응증에 대한 선별급여 적용이 현실화됐다. 여기에 지난 16일 국민건강보험공단 국정감사에서는 임상재평가 기간이 장기화됐다는 지적과 함께 급여비 환수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이처럼 콜린알포세레이트를 둘러싼 논란은 임상적 유용성 문제에서 출발해 급여 축소와 법적 공방, 임상재평가와 환수 문제로까지 확대됐다.그 과정에서 상당수 품목이 시장에서 이탈했지만 일부 제약사는 여전히 임상시험을 통한 근거 확보를 이어가며 콜린알포세레이트의 활용 가능성을 확인하려는 모습이다.거듭된 논란에도 임상 지속…제약사들이 남은 이유는콜린알포세레이트 임상재평가에 참여한 대표적인 제약사로는 대웅바이오와 종근당이 꼽힌다.두 기업은 콜린알포세레이트 시장에서 높은 매출을 기록해 온 업체로, 각각 임상재평가에 참여하며 임상적 유용성을 확인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해 왔다.특히 임상재평가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데다 최종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도 존재한다는 점에서 이들 기업의 참여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종근당은 경도인지장애와 관련한 임상재평가를, 대웅바이오는 경증 치매와 관련한 임상재평가를 각각 진행해 왔다.이처럼 제약사들이 임상재평가를 이어가는 배경에는 기존 시장을 유지하려는 사업적 이해관계가 존재한다.하지만 기존 의약품의 유효성을 끝까지 검증하고, 환자에게 필요한 치료 선택지를 과학적 근거에 따라 판단 받아야 한다는 인식도 함께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실제로 제약업계에서는 경도인지장애의 경우 환자마다 원인과 진행 속도가 다르고 치료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장기간 관찰이 필요한 만큼, 충분한 검증 없이 기존 약제의 임상적 가치를 포기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여기에 임상재평가 과정에서 일부 지표의 긍정적인 신호가 관찰됐고, 대규모 코호트 연구에서도 치매 전환 위험 감소와의 연관성이 보고된 만큼 관련 근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제약사 관계자는 "제약사 입장에서 사업적 이해관계가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상당한 임상 비용과 환수 부담 가능성까지 감수하며 재평가를 진행해 왔다"며 "콜린알포세레이트를 무조건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축적된 임상 근거와 실제 의료현장의 치료 수요를 충분히 살펴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결국 제약사들이 임상재평가를 지속하는 이유는 콜린알포세레이트의 치료적 역할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와 맞닿아 있다.오랜 기간 사용된 약제라는 사실만으로 임상적 유용성을 인정할 수는 없지만, 기존 치료 환경에서 해당 성분이 담당해 온 역할과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선택지가 충분한지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콜린알포세레이트의 대표적인 품목들.대체약제 잇단 퇴출…환자 치료 선택지는 충분한가콜린알포세레이트의 임상재평가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기존 뇌기능개선제들이 잇따라 시장에서 이탈하면서 치료 선택지가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과거 뇌기능개선제로 사용되던 아세틸엘카르니틴과 옥시라세탐은 각각 임상재평가에서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하면서 시장에서 퇴출 수순을 밟았다.아세틸엘카르니틴은 2019년 일부 적응증이 삭제된 데 이어 2022년 나머지 적응증도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하면서 허가사항에서 삭제됐다.옥시라세탐 역시 2023년 임상재평가에서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해 처방·조제 중지 조치가 이뤄졌다. 도네페질도 앞서 혈관성 치매 관련 적응증이 삭제되는 등 뇌기능개선제와 관련한 허가사항 변경이 이어져 왔다.이처럼 기존에 사용되던 약제들의 허가사항이 축소되거나 시장에서 사라지면서 콜린알포세레이트의 임상적 역할과 대체 가능성에 대한 관심도 이어지고 있다.다만 니세르골린과 은행엽엑스 등 다른 성분이 여전히 사용되고 있는 만큼 대체약제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문제는 기존에 콜린알포세레이트를 처방받던 환자들에게 다른 약제가 어느 정도 대안이 될 수 있느냐다. 약제별 작용기전과 허가 적응증, 치료 대상에 차이가 있는 만큼 다른 의약품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기존 치료를 모두 대체할 수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이와 관련해 한 신경과 전문의는 "콜린알포세레이트를 비롯한 뇌기능개선제는 임상적으로 효과를 체감하기 어려운 부분이 분명히 있다"면서도 "하지만 장기적인 예방 효과 등 다른 약제로 대체할 수 없는 영역도 있다"고 말했다.결국 콜린알포세레이트를 둘러싼 논쟁은 특정 성분의 시장 유지 여부를 넘어 실제 진료에서의 치료적 필요성과 이를 뒷받침할 의학적 근거를 확인하는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제약사들이 장기간 임상재평가를 이어가며 근거 확보에 나서는 이유 역시 이러한 측면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26-10-26 05:30:00국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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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DL-C만으론 안 끝나는 심혈관 예방…수치 개선만으로 부족

[메디칼타임즈=김민건 기자] LDL 콜레스테롤(LDL-C)을 목표치까지 낮췄더라도 심근경색과 뇌졸중 위험이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지질강하치료가 발전하면서 LDL-C를 더욱 낮출 수 있게 됐지만, 치료 이후에도 남는 '잔여 심혈관 위험'을 어떻게 평가하고 관리할지는 여전히 진료 현장의 과제다.위험평가 측면에서는 기준이 한층 정교해졌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지난 9월 ICoLA 2026에서 공개한 새 진료지침을 통해 아포지단백 B(apoB), 지단백(a)[Lp(a)] 등 추가 지표를 활용해 환자별 위험평가를 보완하도록 권고했다.그러나 검사로 위험인자를 확인했다고 해서 곧바로 치료 전략이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해당 위험인자를 약물로 조절했을 때 실제 심혈관 사건까지 줄어드는지는 별도의 임상적 근거가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최근 발표된 Lp(a) 표적치료제 펠라카르센의 임상 3상 결과가 대표적이다. 약물을 통해 혈중 Lp(a) 수치는 낮췄지만, 심혈관 사건 감소라는 1차 평가변수는 충족하지 못했다. 잔여 위험 관리에서는 무엇을 추가로 검사할지 뿐만 아니라, 그 결과에 따라 어떤 근거로 치료적 개입을 할지가 핵심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LDL-C 30mg/dL 달성해도 심혈관 사건 발생…숨은 위험 찾는 지표는적극적인 LDL-C 강하 이후에도 심혈관 사건이 발생한다는 사실은 기존 임상시험에서도 확인됐다.대표적인 연구가 PCSK9 억제제 레파타(에볼로쿠맙)의 효과를 평가한 FOURIER 연구다. 스타틴 치료 중인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 환자 2만756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 연구에서 레파타 치료군의 LDL-C 중앙값은 48주 시점 30mg/dL까지 낮아졌다. 추적기간 중앙값 2.2년 동안 주요 심혈관 복합사건 발생률은 레파타군 9.8%, 위약군 11.3%였다. 적극적인 LDL-C 강하로 심혈관 사건 위험을 추가로 줄였지만 치료군에서도 여전히 사건은 발생했다.이처럼 LDL-C 강하 이후에도 남는 죽상경화성 지단백 위험을 평가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지표가 non-HDL-C와 apoB다.LDL-C가 LDL 입자 안에 들어 있는 '콜레스테롤의 양'을 나타낸다면, apoB는 혈관 벽을 파고드는 LDL·초저밀도지단백(VLDL)·Lp(a) 등 '나쁜 지단백 입자의 전체 수'를 보여준다. 따라서 LDL-C 수치가 같더라도 실제 혈관을 공격하는 입자 수(apoB)에는 차이가 날 수 있다. 특히 당뇨병이나 비만, 고중성지방혈증 동반 환자는 크기가 작고 밀도가 높은 LDL 입자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어, LDL-C 수치는 상대적으로 낮아 보여도 apoB는 높게 나타날 수 있다.또 다른 지표인 non-HDL-C는 총콜레스테롤에서 이른바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C를 뺀 값이다. LDL뿐만 아니라 중성지방이 풍부한 지단백에 포함된 콜레스테롤까지 반영하며, 별도 검사 없이 기존 지질검사 결과만으로 계산할 수 있다.정재훈 가천대의대 심장내과 교수(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진료지침위원)는 "중성지방이 높거나 당뇨병·비만 등 대사질환을 동반한 환자에서는 non-HDL-C나 apoB를 추가로 확인하면 남아 있는 죽상경화성 지단백 부담을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학회의 2026년 새 진료지침은 관상동맥질환 환자에서 LDL-C 55mg/dL 미만 도달 권고와 함께 non-HDL-C 85mg/dL 미만을 치료 목표로 제시한다. 정 교수는 중성지방이 높거나 LDL-C가 낮은 구간에서는 계산 방법에 따라 LDL-C 값에 차이가 생길 수 있어, 직접측정 LDL-C나 non-HDL-C, apoB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2026년 미국심장학회·미국심장협회(ACC/AHA) 지침도 LDL-C와 non-HDL-C 목표에 도달한 환자 가운데 중성지방이 높거나 당뇨병 등이 동반된 경우, apoB 측정이 추가적인 위험평가와 치료 판단을 보완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추가 검사의 목적은 수치를 하나 더 확인하는 데 있지 않고, LDL-C만으로 드러나지 않는 위험을 바탕으로 기존 치료 강도와 전체 심혈관 위험을 재평가하는 데 있다.LDL-C 목표에 도달한 뒤에도 당뇨병·비만·고중성지방혈증, 조기 심혈관질환, 가족력 등이 있으면 non-HDL-C, ApoB, Lp(a) 등 추가 지표로 잔여위험을 평가할 수 있다.중성지방 낮췄는데 결과는 정반대…약제마다 갈린 심혈관 예방 성적표잔여 위험 치료에서 신중한 판단이 필요한 또 다른 지표는 중성지방이다. 중성지방 상승은 심혈관 위험과 관련이 있지만, 약물로 수치를 낮췄다고 해서 반드시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실제 임상시험 결과도 엇갈렸다. PROMINENT 연구는 제2형 당뇨병과 고중성지방혈증이 있는 환자 1만497명을 대상으로 페마피브레이트의 효과를 평가했다. 치료 4개월 시점 중성지방은 위약 대비 26.2%, 잔여 콜레스테롤은 25.6% 감소했다. 그러나 추적기간 중앙값 3.4년 동안 주요 심혈관 복합사건 감소는 입증되지 않았다(위험비 1.03). 오히려 죽상경화성 지단백 입자 수를 반영하는 apoB는 위약 대비 4.8% 증가해, 중성지방 감소가 심혈관 사건 감소로 이어지지 않았다.반면 REDUCE-IT 연구에서는 특정 환자군에서 예방 효과가 확인됐다. 스타틴을 복용하면서 중성지방이 135~499mg/dL인 고위험 환자 8179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로, 고순도 EPA 제제인 바세파(이코사펜트 에틸)를 하루 4g 투여한 결과 주요 심혈관 복합사건 발생률은 치료군 17.2%, 위약군 22.0%로 위약 대비 상대위험도가 25% 감소했다.이와 달리 EPA와 DHA 혼합 제형을 평가한 STRENGTH 연구에서는 주요 심혈관 사건 감소가 확인되지 않았다. 스타틴을 복용 중인 고위험 환자 1만3078명을 대상으로 한 이 연구에서 위험비는 0.99였다. 두 연구(REDUCE-IT과 STRENGTH)는 제형과 대조군 등이 달라 결과가 차이나는 원인을 단정할 수 없지만, '오메가-3 제제'라는 공통점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동일한 심혈관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다.2025년 유럽심장학회·유럽동맥경화학회(ESC/EAS) 개정 지침도 이러한 근거 차이를 반영했다. 스타틴 치료에도 공복 중성지방 수치가 여전히 높은(135~499mg/dL) 고위험·초고위험 환자에서는 고용량 이코사펜트 에틸 병용을 고려하도록 권고했다. 모든 중성지방 약이 심혈관 질환을 예방해 준다고 인정한 것이 아니라, 효과가 입증된 특정 성분만 골라서 권고한 셈이다.결국 중성지방 치료에서는 '수치 개선'과 '심혈관 사건 예방' 목적을 구분해야 한다. 심한 고중성지방혈증에서 췌장염 위험을 줄이기 위한 치료와 기존 지질강하치료 이후 남은 심혈관 위험을 줄이기 위한 치료는 약제를 고르는 판단 기준부터 다르기 때문이다.중성지방을 낮췄다고 모두 심혈관 사건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PROMINENT, REDUCE-IT, STRENGTH 등 주요 임상시험은 약제와 연구 설계에 따라 서로 다른 결과를 보였다.위험평가 지표 Lp(a)…표적치료제 3상 실패가 남긴 과제Lp(a)는 LDL-C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심혈관 위험을 평가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다. 혈중 농도에 유전적 영향이 크기에 일반적인 생활습관 교정만으로 충분히 낮추기 어렵다. 이 때문에 국내 새 진료지침은 Lp(a) 50mg/dL 이상을 위험강화인자로 제시했고, 미국 ACC/AHA 지침도 성인에서 적어도 한 번 Lp(a)를 측정해 심혈관 위험평가에 활용하도록 권고한다.정재훈 교수는 "Lp(a)는 치료 반응을 추적하기 위한 검사는 아니지만, 평생 최소 한 번 측정해 환자의 잔여위험을 평가하고 LDL-C 결과를 해석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Lp(a)가 높은 환자는 측정된 LDL-C 수치에 Lp(a) 내부의 콜레스테롤이 일부 포함되기 때문에, LDL-C 약물 치료에 대한 반응이 실제보다 체감상 낮게 나타나는 것처럼 왜곡되어 해석될 수 있다는 점을 임상에서  고려해야 한다.문제는 조기 심혈관질환이나 가족력이 있는 환자에서 Lp(a) 검사로 위험을 확인하는 것과, 이를 약물로 직접 낮춰 심혈관 사건을 예방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점이다.노바티스는 지난 9월 4일 Lp(a) 표적치료제 펠라카르센의 임상 3상 HORIZON 결과를 발표했다. Lp(a)가 높고 심혈관질환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기존 표준치료에 펠라카르센을 추가했지만, 위약 대비 주요 심혈관 사건 감소라는 1차 평가변수를 충족하지 못했다. 회사는 혈중 Lp(a) 감소를 확인했다고 밝혔으나, 당시 공개한 주요 톱라인 결과에는 구체적인 감소율이나 사건 발생률, 위험비 등이 제시되지 않아 세부 분석이 필요한 상태다.이번 결과가 위험인자로서 Lp(a)가 갖는 가치를 부정하거나 개발 중인 다른 표적치료제의 성패까지 단정할 근거는 아니다. 다만 현재 진료현장에서는 높은 Lp(a)를 확인했다면 이를 전체 위험평가에 반영해 효과가 입증된 LDL-C 강하와 다른 위험요인 관리를 강화하는 데 활용해야 하며, 아직 임상적 이득이 입증되지 않은 표적치료를 전제로 치료 전략을 세울 수는 없음을 보여준다.지표만 늘리는 검사는 무의미?…실제 치료 전략 바꿀 근거 돼야잔여 위험을 평가하는 지표가 늘면서 이상지질혈증 진료에서 고려할 항목도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검사별 역할과 적용 대상이 다른 만큼 추가 검사나 약제를 일률적으로 적용할 수는 없다.Lp(a)는 성인에서 적어도 한 번 측정하도록 권고되는 반면, apoB는 환자의 심혈관질환 병력과 지질검사 결과, 당뇨병·비만·중성지방 상승 등 동반 위험을 고려해 선택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우선 환자의 심혈관질환 병력과 지질검사 결과를 확인하고, 당뇨병·비만·중성지방 상승 등 동반 위험에 따라 apoB나 Lp(a) 등 추가 평가가 필요한지 판단해야 한다. 검사 이후 추가 약제를 선택할 때도 수치 개선뿐 아니라 해당 환자군에서 실제 심혈관 사건 감소가 입증됐는지, 이상반응과 치료 지속 가능성은 어떠한지 살펴야 한다.잔여 위험 관리의 범위는 지질검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혈압과 혈당, 비만, 흡연 등 다른 위험요인도 함께 관리해야 한다. 실제로 SELECT 연구는 당뇨병은 없지만 심혈관질환과 과체중·비만이 동반된 환자 1만7604명에서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 2.4mg의 심혈관 예방 효과를 확인했다. LDL-C 목표 달성 환자만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아니지만, 특정 고위험 환자에서는 동반질환에 대한 개입이 별도의 심혈관 예방 근거를 가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이상지질혈증 진료는 LDL-C를 목표치까지 낮추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추가 검사의 가치는 새로운 수치를 얻었다는 사실보다 그 결과가 치료 판단을 어떻게 바꿨는지에서 드러난다. 위험을 더 자세히 찾아내는 데 그치지 않고, 임상적 근거를 바탕으로 실제 심혈관 사건을 줄일 수 있는 관리로 연결하는 것이 진료실에 남겨진 과제다.
2026-10-19 05:30:00학술대회
기획연재

늘어난 지질강하제 투약, '정밀 전략' 없인 LDL-C 도달 요원

[메디칼타임즈=김민건 기자] 최근 LDL 콜레스테롤(LDL-C) 강하를 위한 병용요법 처방이 늘고 있지만, 모든 환자에게 일괄적인 치료 전략을 적용할 수는 없다.실제로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가 지난 9월 ICoLA 2026에서 공개한 새 진료지침은 위험강화인자를 반영해 목표치를 세분화하고, 초기 병용 전략을 한층 구체화했다.환자 개개인의 심혈관 위험도와 필요한 LDL-C 강하 폭에 맞춰 초기 병용 여부를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다.나아가 이처럼 강화된 치료 목표를 실제 진료 현장에서 달성하고 유지하려면, 최적의 약제 선택뿐 아니라 치료 후 미도달 원인 분석, 정기적인 추적 검사, 그리고 복약 순응도 관리까지 유기적으로 이어져야 한다.늘어난 처방, 환자별 목표에 맞는 치료일까2026 이상지질혈증 팩트시트에 따르면, 지질강하제 단독요법 비중은 2010년 91.8%에서 2023년 55.4%로 크게 줄어든 반면, 2제 병용요법은 7.9%에서 38.8%로 급증했다.연간 처방일수 290일 초과를 기준으로 한 복약순응도 지표도 같은 기간 39.8%에서 67.4%로 상승했다.그러나 병용처방 증가와 처방일수 개선만으로는 개별 환자의 LDL-C 목표 달성 여부를 알 수 없다. 심혈관질환 병력과 동반 위험, 치료 전 수치와 추적 검사 결과를 함께 살펴야 현재 처방이 충분한지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2026 지침은 재발성 죽상경화성 허혈뇌졸중 고위험군을 LDL-C 55mg/dL 미만 목표 대상에 새롭게 포함했다.아울러 저위험군·중등도 위험군을 포함한 일차예방 영역에서도 비만, 만성 염증성 질환, Lp(a) 상승 등 위험강화인자가 동반되면 목표치를 한 단계 강화할 수 있도록 했다.기존에도 관상동맥질환 등 일부 환자에게는 55mg/dL 미만 목표가 권고됐다는 점에서 이번 개정의 핵심은 모든 환자의 목표를 일률적으로 낮추기보다 위험도에 따라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치료 목표를 세분화한 데 있다.2026 이상지질혈증 팩트시트에 따르면 지질강하제 단독요법 비중은 2010년 91.8%에서 2023년 55.4%로 크게 줄어든 반면, 2제 병용요법은 7.9%에서 38.8%로 급증했다.140에서 55mg/dL 미만까지…누구에게 조기 병용해야 하나정재훈 가천대의대 심장내과 교수(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진료지침위원)는 치료 전 LDL-C가 140mg/dL인 환자에게 55mg/dL 미만 목표를 적용하는 상황을 예로 들었다. 60% 넘게 낮춰야 하는 만큼, 중강도 스타틴 단독요법만으로는 목표 도달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정 교수는 "판단 기준은 필요한 LDL-C 감소율"이라며 "환자에게 적용할 목표치와 현재 수치 사이의 차이를 계산하고, 해당 요법에서 기대할 수 있는 강하 효과와 비교해야 한다"고 짚었다.초기 병용을 검토할 대표적인 대상으로는 심혈관 위험이 매우 높으면서 목표치까지 필요한 감소 폭이 큰 환자를 꼽았다. 심근경색과 불안정협심증을 아우르는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 환자가 대표적이다.발병 초기 재발 위험이 높은 이들 환자에게 스타틴을 단독 투여한 뒤 수개월이 지나서야 에제티미브를 추가하면 목표 도달까지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것이 정 교수의 지적이다.2026 지침 역시 급성관상동맥증후군 환자에서 초기부터 최대 가용 용량의 스타틴과 에제티미브를 병용해 조기 목표 달성을 고려하도록 권고했다.관상동맥질환 환자 중 스타틴 단독으로 목표 미달이 예상되거나 조기 달성이 필요한 경우에도 비스타틴 약제 병용을 권고한다. 심혈관 사건이 재발했거나 다혈관 동맥경화가 확인된 환자, 고위험 당뇨병·만성콩팥병 동반 환자 등도 조기 병용을 검토할 수 있는 대상이다.정 교수는 스타틴이 치료의 근간이라는 점을 전제로 "스타틴 단독으로 목표 도달이 어렵다고 명백히 예상되는 고위험 환자라면, 여러 단계를 거치며 시간을 지체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치료 강화를 늦추는 요인으로는 목표 미달을 확인하고도 기존 처방을 유지하는 '임상적 관성'을 꼽았다. 조기 병용의 임상적 근거를 이해하려면 약제 조합 자체의 효과와 병용을 시작하는 시점의 영향을 구분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국내 RACING 연구는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환자 3780명을 대상으로 로수바스타틴 10mg·에제티미브 10mg 병용과 로수바스타틴 20mg 단독을 비교했다.3년 주요 심혈관 복합사건 발생률은 병용군 9.1%, 단독군 9.9%로 병용요법의 비열등성이 입증됐다. 불내성에 따른 약제 중단 및 감량 비율도 병용군(4.8%)이 단독군(8.2%)보다 낮았다.다만, RACING은 병용요법의 임상 결과와 내약성을 비교한 연구로, 초기 병용과 단계적 추가 전략을 직접 비교한 시험은 아니다.스웨덴의 SWEDEHEART 등록자료 분석은 심근경색 환자 3만 5826명을 대상으로 에제티미브 추가 시점의 영향을 살폈다.퇴원 후 12주 이내 에제티미브를 추가한 조기 병용군은 13주~16개월에 추가한 후기 병용군보다 사망·심근경색·뇌졸중 복합사건 발생률이 1~2년 차에 유의하게 낮았다. 다만 3년 차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관찰연구라는 한계가 있지만, 고위험 환자에서 병용 시점을 앞당기는 전략의 잠재적 이점을 보여주는 결과다.목표 미달, 약을 더하기 전에 확인할 원인정재훈 교수는 치료 시작이나 변경 후 4~12주에 LDL-C를 다시 측정하고, 급성관상동맥증후군 같은 고위험 환자는 4~6주 무렵 평가하는 것이 실용적이라고 설명했다. 목표 도달 후에도 정기적인 추적 검사가 필요하다.정 교수는 "재평가 검사를 단순한 '확인 검사'로 끝내지 않는 게 중요하다"며 "목표에 미달했다면 기저치 대비 실제 감소율을 기대치와 대조하고, 현재 치료 강도를 평가해 다음 처방으로 연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LDL-C가 목표치에 미달했다는 결과가 같더라도 원인에 따라 대응은 달라진다. 정 교수는 약제 자체의 강하 효과 부족뿐 아니라 불규칙한 복약, LDL-C 수치를 높이는 이차성 원인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우선 현재 처방으로 예상되는 감소율과 실제 검사에서 확인된 감소율을 비교한다. 고강도 스타틴은 일반적으로 기저치 대비 약 50% 이상의 LDL-C 강하를 기대하지만, 같은 약제와 용량에도 환자별 반응은 다를 수 있다.약효 외에 다른 원인도 확인해야 한다. 갑상선기능저하증, 신증후군, 담즙정체성 간질환 등 동반 질환이나 지질 수치에 영향을 주는 다른 약제, 체중·식습관 변화 등이 대표적이다.반면 치료 초기에는 목표치까지 떨어졌다가 추적 검사에서 다시 상승했다면 복약 상태를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정 교수는 이런 경우 약물 반응 차이보다 복용 중단이나 불규칙한 복약을 우선 의심한다고 설명했다.다만, LDL-C 수치만으로 환자의 실제 복용 여부를 확정할 수는 없다. 박상민 노원을지대병원 심장내과 교수(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의료정보이사)는 남은 약의 개수를 세는 '필 카운트(pill count)'를 복약 확인 방법으로 제시했다.처방 일수와 남은 약의 개수를 비교하고 LDL-C 변화 추이를 함께 살피면 실제 복약 상태를 가늠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정 교수는 이차성 원인이 배제되고 규칙적인 복약이 확인됐는데도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에제티미브 병용이나 PCSK9 억제제 추가 등 치료 강화를 검토한다고 했다.추적 검사는 목표 달성 여부를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약제 추가나 복약 관리 등 다음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근거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이상지질 치료를 위해선 정확한 원인 분석에 따른 치료 전략 수립이 중요하다는 현장 전문가들의 제언이다.중단 이유부터 묻는다…치료 효과 오래 유지하는 진료처방으로 LDL-C를 충분히 낮췄더라도 그 효과를 장기간 유지하는 것은 또 다른 과제다.박상민 교수는 환자가 지질강하제를 임의로 줄이거나 중단하는 가장 흔한 이유로 '특별한 자각 증상이 없어 복용 필요성을 체감하지 못하는 점'을 꼽았다.이에 박 교수는 처음 약을 처방할 때부터 치료가 필요한 이유를 충분히 설명하고, 환자가 장기 복용의 필요성을 이해하도록 돕는다고 했다. 이상지질혈증과 동맥경화의 관계, 치료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예방 효과를 설명하는 방식이다.다만 급성관상동맥증후군처럼 신속한 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치료와 설명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복용 중단의 주요 원인이다. 박 교수는 검증되지 않은 유튜브 콘텐츠나 주변 사람의 경험을 근거로 임의로 약을 끊는 환자를 진료 현장에서 자주 접한다고 설명했다.이때는 약물에 대한 막연한 불안과 실제 증상을 함께 살펴야 한다. 특히 근육통을 호소하는 환자는 스타틴과의 연관성을 단정하기보다 증상의 양상과 약물 복용 전후 경과를 평가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박 교수는 치료를 중단한 환자를 다시 만났을 때도 중단 이유부터 확인한다고 했다. 그는 "환자가 복약을 꺼리는 이유를 무시하고 재투약을 결정하면 안됩니다"라고 강조했다.잘못 알고 있는 정보는 바로잡고, 실제 증상이 있다면 치료 방법을 조정한다. 환자 상태에 따라 짧은 기간 약을 처방해 반응을 확인하거나 스타틴 용량을 줄이고 에제티미브를 함께 사용하는 방법도 검토한다.정재훈 교수 역시 치료 효과를 장기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그는 "결국 이상지질혈증 치료의 목표는 약을 처방하는 것 자체가 아니라, 목표 LDL-C에 도달하고 그 상태를 장기간 유지해 실제 심혈관 위험을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2026-10-12 05:30:00학술대회
기획연재

해외 폐암검진 'AI 인프라'로…한국형 모델 과제는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 해외 주요 국가들의 폐암검진 체계가 후속 진료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통합 경로 관리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폐결절 탐지에 집중했던 AI의 역할도 대상자 관리부터 판독, 이상 소견 확인, 추적검사 지원까지 확대되는 양상이다.30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폐암검진 대상이 확대되면서 영상의학과 전문의의 판독 부담 등 인력 문제가 함께 부각되고 있다.검사량 증가에 더해 이전 영상 비교와 반복 추적관리까지 필요해지면서, 대규모 검진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관리체계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이에 해외 주요국에선 AI로 검진 경로 전반의 효율성을 높이는 등 관련 솔루션의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미국, 낮은 참여율·후속관리 공백에 AI 활용 모색실제 미국은 지난 2013년 선도적으로 고위험군 대상 폐암 검진을 도입했지만, 환자 참여와 사후 관리 측면에서 난항을 겪었다. 정부 지원에도 불구하고 2024년 기준 적격 환자의 검진 참여율은 24.5%에 그쳤으며, 후속 조치가 필요한 환자의 후속 평가 참여율 역시 22% 수준으로 추산됐다.결국 검진 자체의 질과 별개로 대상자의 참여를 높이고, 검진 이후 지속적인 관리로 연결하는 체계가 핵심 과제로 떠오른 셈이다.이에 미국 의료기관들은 전자의무기록(EMR) 시스템에 검진 알림을 도입해 의료진과 환자의 순응도를 높이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동시에 한 번의 CT 스캔에서 폐결절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건강 정보를 얻어 검진의 활용도를 높이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폐기종, 간질성 폐 이상(ILA), 관상동맥 석회화(CAC) 등 추가적인 흉부 소견을 AI로 분석해 검진에서 얻는 정보를 넓히려는 방식이다.마운트 시나이 아이칸 의과대학 찰스 파월 교수는 "앞으로 이 프로세스는 전자의무기록 시스템과 통합될 가능성이 높다"며 "검진 프로그램에 진입한 환자들이 지속적으로 후속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을 하는 전략을 개발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이어 "CT 스캔에서 결절 유무 외에 추가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기대되는 부분"이라며 "환자의 폐암 유무와 관계없이 실행 가능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AI가 전반적인 폐 건강을 확인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주요국 폐암검진 운영체계 비교유럽, AI로 부담 완화…독일은 후속 관리도 수가 반영유럽은 고위험군 대상 저선량 CT 검진을 회원국 국가 시스템에 안착시키기 위한 표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규모 임상 연구에서 관련 검사를 통한 사망률 감소 효과를 확증하면서다. 보험·지역 의료 체계가 국가별로 복잡하게 얽혀 있는 상황에서도, 모든 고위험군에게 고품질 검진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다.검진 규모 확대에 따른 판독 부담 완화 수단으론 AI 활용이 논의되고 있다. AI를 제2 판독자로 활용하는 방식뿐 아니라, 정상 검사 건을 선별해 전문의가 주요 병변 판독에 집중하도록 지원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를 통해 전문의는 폐기종·기관지 병변 등 주요 소견에 집중, 판독에 필요한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일례로 독일은 지난 4월 고위험군 대상 저선량 흉부 CT(LDCT) 폐암검진을 법정건강보험 체계에 편입시킨 바 있다. 1차 판독자는 먼저 CAD 없이 CT 영상을 판독한 뒤 컴퓨터보조검출(CAD)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다시 판독한다.이 과정에서 재검이나 추가 확인이 필요한 소견이 확인되면 독립된 2차 판독자가 같은 방식으로 다시 판독한다. 이후 두 판독자가 최종 판단을 내리고, 재검이 필요한 경우 다음 검사 시점을 공동으로 권고한다.주목할 점은 저선량 CT 촬영뿐 아니라 검진 이후의 주요 후속 단계도 독일 외래진료 수가체계(EBM)에 반영됐다는 것이다. ▲12개월 이내 추적 CT 촬영 ▲2차 판독 의뢰 및 시행 ▲추가 상담 ▲판독 결과 불일치 시 합의 과정 등 검진 이후의 후속 단계들이 별도 의료행위 수가로 인정받고 있다.CAD 활용 판독을 제도에 포함시키는 동시에 추적 CT와 2차 판독, 상담, 판독 결과 합의 등 검진 이후의 과정에도 별도의 보상체계를 마련한 셈이다.폐암검진 확대에 따른 판독·추적관리 부담이 커지면서, 주요국이 AI를 활용한 검진 운영 효율화에 나서고 있다.벨기에 앤트워프 대학병원 영상의학과 아네미에크 스누프 교수는 "지금처럼 AI를 제2의 판독자로 활용하는 것이 현재로선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검사 자체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이 모든 과정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바라보고 검진 경로 전체를 고려해야 한다"며 "검진 과정의 모든 측면을 디지털화한다면 시간을 절약하고 인력 문제를 줄일 수 있다"고 제언했다.호주 역시 국가폐암검진프로그램(NLCSP)을 도입해 시행 첫해 약 10만 명이 참여하는 등 대규모 스크리닝 체계를 구축했다. 호주는 국가암검진등록시스템(NCSR)을 활용해 대상자에게 정기 재검진 시점을 안내하고, 발견된 결절의 위험도에 따라 단기 추적이나 전문의 진료로 연계하고 있다.검진이 반복될수록 이전 CT와 현재 CT를 비교하는 종단적 추적(longitudinal tracking)과 구조화된 결과 관리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이에 AI 역시 반복검진과 추적관리를 지원하는 운영 도구로 활용 범위를 넓히는 모습이다. 이와 함께 오지 거주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모바일 CT 검진 트럭을 투입하는 등 물리적 인프라 확장도 병행하고 있다.인프라 강점 있는 한국…표준화·추적관리 숙제의료산업계에선 이 같은 해외 주요국 방향성이 전체 폐암검진 경로 디지털화 및 인프라 확충으로 넘어갔음을 시사한다는 반응이 나온다.한국은 지난 2019년 국가폐암검진 도입 이후 중앙집중화된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비교적 빠르게 검진 시스템을 안착시켰다. 하지만 향후 검진 대상이나 검사량이 확대되면, 늘어나는 수요를 기존 관리체계로 어떻게 감당할지가 과제가 될 전망이다. 검진 규모가 커질수록 다기관 판독과 추적관리의 일관성을 어떻게 유지할지가 중요해지기 때문이다.이에 AI를 활용한 다기관 판독 연계 및 품질관리(QA)가 대안으로 거론된다. 의료기관별 판독·추적관리 방식을 표준화하고, 이를 실제 국가검진 체계와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것. 이와 함께 독일 사례처럼, 촬영뿐 아니라 추적검사와 추가 판독·상담 등 검진 이후의 과정까지 보상체계에 반영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코어라인소프트 관계자는 "폐암검진은 한 번의 CT 촬영으로 끝나는 과정이 아니다. 이상 소견에 따라 수개월 뒤 재검이 필요할 수 있고, 장기간 이전 영상과 비교하며 변화를 추적해야 한다"며 "검진 규모가 커질수록 대상자 선별부터 촬영, 판독, 이전 영상 비교, 추적검사와 진료 연계까지 전체 경로를 안정적으로 연결하는 능력이 중요해진다"고 말했다.
2026-10-06 05:30:00진단
기획연재

10조 시장으로 폭발한 K-에스테틱, 그 실체를 해부하다

[메디칼타임즈=박상준 기자]한 종평에서 방영하고 있는 가상의 강남 개원 피부과를 무대로 펼쳐지는 메디칼 오피스 코미디 프로그램이 인기다. 이곳에는 의사, 간호사, 상담실장 등 6~7명이 등장하는데 그 묘사가 예사롭지 않다. 개그 소재에 등장할 정도로 부흥기를 맞고 있는 대한민국 에스테틱(미용의료) 시장. 심상치 않은 속도로 몸집을 불리고 있다.복수의 에스테틱 업체의 분석을 종합하면, 국내 에스테틱 시장 추정 규모는 2023년 약 7.1조원에서 2024년 8.6조원, 2025년에는 10.3조원까지 성장했다. 2025년 대한민국 의약품 시장 규모가 약 33조원이되니 정확히 3분의 1인 셈이다. 게다가 3년 만에 시장이 45% 넘게 성장했다. 이대로라면 올해는 15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이처럼 빠른 고성장 배경은 2023년 팬데믹 종식 이후 억눌렸던 소비가 오프라인 대면 시술로 몰리며 '보복 소비'가 시장을 견인했다는 시각이 많다. 게다가 2024년에는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스킨부스터'와 에너지 기반 의료기기(EBD) 마켓이 확대됐고, 2025년에는 외국인의 미용시술 수요가 본격적으로 폭증하며 스킨부스터·리프팅 등 고단가 비침습 시술이 대중화되고 영역이 남성까지 열렸다는 게 업계 안팎의 공통된 분석이다.문제는 이 성장이 '자연스러운 확장'이 아니라 몇 가지 구조적 변곡점이 겹쳐 만들어진 압축 성장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메디칼타임즈는 언론사로는 최초로 복수의 분석자료를 입수, 약 두 달간에 걸쳐 이뤄진 현장 취재 내용을 3회에 걸쳐 보도한다. 여기에는 국내 피부과 병의원 시장의 규모와 구조, 트렌드,  이면의 명암을 짚어본다. 1편에서는 먼저 시장 전체의 규모와 플레이어, 환자 구성을 데이터로 들여다 봤다. 참고로 에스테틱 시장은 비급여라,  데이터는 매우 제한적이다. 따라서 업계 데이터, 증권 보고서, 진흥원 등 복수의 데이터를 종합 검토했다.외국인 환자 200만명 시대 대부분은 '에스테틱'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매년 발간하는 '외국인 환자 유치실적 통계분석 보고서'는 국내 에스테틱 시장의 성장세를 가장 정직하게 보여주는 지표다. 2009년 유치사업이 시작된 이래 국내를 찾은 외국인 환자는 2019년 49만7464명까지 늘었다가 코로나19로 2020년 11만7069명까지 급감했다.그러나 엔데믹 이후 반등하면서, 2022년 24만8110명, 2023년 60만5768명, 2024년 117만467명으로 매년 실질적으로 2배씩 뛰었고, 2025년에는 201만1822명으로 전년 대비 71.9% 증가했다. 2009년 이후 누적 외국인 환자 수는 705만9631명에 달한다.국적별 구성은 아시아인이 압도적이다. 2024년까지는 일본이 44만1112명(37.7%)으로 부동의 1위였고 중국은 26만641명(22.3%)으로 2위였다. 2025년 부터는 중국이 61만8973명(30.8%)으로 전년 대비 137.5% 급증하며 1위로 올라섰고, 일본은 60만9명(29.8%, +36.0%)으로 순위가 바뀌었다. 그 외 대만(18만5715명, +122.5%)과 말레이시아(1만2086명, +106.8%), 인도네시아(2만1257명, +104.6%)도 세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며 주요 고객으로 올라서는 중이다.흥미로운 점은 이들이 찾는 의료기관이다. 2025년 외국인 환자의 87.7%(176만5153명)가 '의원'급 의료기관을 찾았다. 반면 상급종합병원(3.0%)과 종합병원(3.6%)을 합쳐도 10%에 미치지 못한다. 전년 대비 증가율도 의원이 83.9%로 병원 종별 중 가장 가팔랐다.진료과목별로는 피부과가 131만2700명(62.9%)으로 압도적 1위를 보인다. 성형외과가 23만3100명(11.2%)으로 뒤를 이었다. 두 과목을 합치면 외국인 환자의 74%로, 결국 대부분의 외국인은 '미용' 목적으로 국내 의료기관을 찾은 셈이다. 상급종합병원 중심의 중증질환 치료 목적 의료관광이라는 통념과는 상당히 다른 그림이다.시장을 이끄는 7대 네트워크 병의원 각축전이 폭발적 수요를 상당수 흡수하고 있는 주체는 서울·수도권을 거점으로 한 에스테틱 네트워크 병의원들이다.업계에서 통상 '7대 네트워크'로 분류되는 병의원이 있다. 이들은 밴스의원, 블리비의원, 닥터에버스의원, 톡스앤필의원, 예쁨주의쁨의원, 포에버의원, 리엔장의원(+유픽의원) 등으로 이들 지점 현황을 종합하면 전국 261곳이 운영 중이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전국의 피부과 진료 의원은 약 1500여곳으로 이중 서울에 620여곳이 몰려 있는데, 이중 30% 가량은 네트워크 병원이고, 이들이 시장을 움직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국내 최대 네트워크 병원인 밴스 의원 중 한 곳. 역삼점은 다른 병원과 달리 일층에 문을 열었다.규모는 얼마나 될까? 메디칼타임즈가 복수의 에스테틱 회사의 내부자료와 홈페이지 검색 등 다채널을 활용해 분석해본 결과, 대략 규모 면에서는 밴스의원이 74개 지점, 마케팅 인력 120명으로 지점 수·인력 모두 상위권을 형성하며 '확장형' 모델의 전형을 보여주는 병원으로 꼽히고 있다. 이 병원은 일본에도 4개 지점이 있을 정도다. 홈페이지에는 영어는 기본, 거의 모든 동남아 언어로 예약도 받고 있다. 현장을 가본결과 일본어와 중국인을 응대하는 직원이 상시대기중이다. 대표적인 외국인 친화적인 에스테틱 병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그 뒤를 블리비의원(64개 지점, 미오픈 5개 포함)이 쫒고 있는데, 이 병원도 차이만 있을뿐 외국인 유치에 진심인 곳이다. 전국적인 규모로 운영 중이나 아직 해외진출은 없다. 다만 외국인 상담 사이트는 물론, 다양한 이벤트와 채널을 통해 국내외 환자를 쓸어모으고 있다.이어 닥터에버스(33개), 톡스앤필(35개, 미오픈 포함), 포에버(21개), 예쁨주의쁨(19개), 리앤장+유픽(11개)가 뒤를 잇고 있으며, 국내외 환자를 소화해 내고 있다.이들 네트워크의 지점 분포는 극단적으로 서울·경기에 편중돼 있다. 261개 지점 중 서울 93개, 경기·인천 83개로 두 권역이 전체의 67%를 차지한다. 하지만 제주(100%)나 부산·울산·경남권(27개 지점 중 상당수)이 외국인 상권 접점 비율에서는 서울보다 높게 나타나, 지방에서는 소수 지점이 외국인 특화 전략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매출은 왠만한 상장기업 수준이다.추정 매출(2025년 기준)은 밴스의원과 예쁨주의쁨의원이 각 3000억원, 블리비의원 2325억원, 톡스앤필의원 2000억원, 리엔장(+유픽) 565억원, 닥터에버스 500억원, 포에버 15억원 순으로 추산된다. 매출 구성에서 밴스·예쁨주의쁨·블리비·톡스앤필 등 상위권 브랜드는 외국인 매출 비중이 상당한 수준으로 추정되고 매출 구조에 직접적으로 반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이들외에도 10~20여개 소규모 네트워크 병원들이 산재되어 있고, 주로 미용 에스테틱을 전문으로 표방하면서 네트워크 모집을 하고 있어 규모는 점점 더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전문의 vs 일반의(GP) 경쟁도 치열시장의 또 다른 축은 '누가 진료하느냐'는 것이다. 복수의 제약사들의 매출실적과 보고서를 종합해본 결과, 피부과가 이시장을 석권하고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진료과별 에스테틱 매출 현황상 일반의(GP)가 운영하는 의원의 매출 비중이 46%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한다. 피부과 전문의가 운영하는 의원은 19%, 성형외과 전문의는 16%에 그친다. 가정의학과(7%), 여성의원(7%), 기타(5%)가 나머지를 채운다.즉 국내 에스테틱 시장 매출의 절반 가까이가 피부과·성형외과 전문의가 아닌 일반의(GP) 의원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상황이다. 이는 현행 의료법상 진료과목 표시와 무관하게 면허만 있으면 미용시술이 가능한 국내 제도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다. 이로 인해 피부과 전문의와 일반의간의 보이지 않는 경쟁과 갈등도 존재한다.치료 목적별 환자 유입 비중은 피부 재생 및 리프팅(Skin Rejuvenation & Tightening)이 50%로 절반을 차지하고, 색소·흉터 치료가 25%, 체형·지방 관리가 15%, 제모·탈모·혈관 관리 등 기타가 10% 순이다. 과거 성형 중심의 '수술적 미용'에서 '비침습 재생·리프팅' 중심으로 시장의 무게중심이 이동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국내 상위권 에스테틱에 재직중인 한 임원은 "국내 미용 시장이 계속 커지고 있다. 이는 미용 성형이 아닌 에스테틱 진료 개원의 증가와 더불어 외국인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특히 맞춤형 상담, 의사시술이라는 해외에 없는 서비스가 브랜드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또다른 에너지 기반 에스테틱 장비를 공급하는 업체 임원은 "해외 고객들을 위한 서비스를 위해 현재 개원가는 갈수록 고급화, 대형화 추세"라면서 "해외환자 유입은 계속 늘고 있어 갈수록 에스테틱 시장은 커지고 있어 자본을 동반한 특정 네트워크 병원들이 인스타그램, 틱톡, 위챗 등과 같은 플랫폼 광고를 하면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결과적으로 현재 K-에스테틱은 피부과 의원 증가, 해외 환자(외국인) 증가, 광고확장 등이 맞물려 의심할 여지 없는 성장 산업으로 커지고 있다. 따라서 성장성을 통찰한 병원들은 계속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네트워크 병원들의 진입은 계속 가지를 뻣고 있다.앞으로의 관건은 10조원을 넘어선 시장 규모가 얼마나 더 커질지, 200만명을 돌파한 외국인 환자 규모가 얼마나 더 늘어날지, 외부 자본력을 내세운 네트워크 병의원들의 성장세가 될 전망이다.최근 신사지역으로 이전했다는 김동하 원장은 "K-컬쳐(문화)의 발전과 더불어 K-뷰티, K-에스테틱 시장도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고, 투자도 꾸준하다"면서도 "지리적인 요소, 감염병과 같은 팬데믹이 리스크 요인만 없다면 앞으로도 무한성장 가능한 시장이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2026-09-28 05:30:00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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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폐암검진 7년…드러난 사각지대 인공지능이 메울까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 도입 7년 차인 국가폐암검진이 연령·흡연력 중심 대상자 선정 방식으로 비흡연 고위험군을 충분히 관리하지 못한다는 전문가들의 우려가 나온다.비흡연 폐암 비중이 높은 아시아의 역학적 특성과 과거 결핵 흔적이 남은 한국만의 임상적 특수성을 고려해 기존 검진체계를 보완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가족력과 환경·직업 노출 등 다양한 위험 요인을 반영한 위험도 기반 선별이 필요하다는 것.최근 의료계에 따르면 정부는 현행 국가폐암검진 대상자 선정 기준을 완화하고 검진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에 국가건강검진·건강보험에 축적된 데이터로 대상자 선별을 정교화하는 한편, 검진 규모 확대에 따른 판독 부담을 줄이기 위한 AI 활용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비흡연 폐암 사각지대…흡연력 중심 기준 한계2019년 도입된 국내 국가폐암검진은 현재 30갑년 이상의 흡연력을 가진 54~74세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2년마다 저선량 흉부 CT(LDCT) 검진을 지원하고 있다. 이는 미국 등에서 시행된 대규모 무작위 임상시험 결과를 주요 근거로 마련된 기준이다.문제는 아시아 지역의 폐암 발생 특성이 서구와 다르다는 점이다. 특히 아시아는 여성 비흡연자의 폐암 발생이 두드러지는 지역이다. 흡연력 중심의 기존 검진 기준으론 일부 고위험군을 충분히 포괄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실제 의료계에서도 흡연 외에 ▲유전적 요인 ▲가족력 ▲환경적 노출 ▲직업적 요인 등 다양한 위험 요소가 폐암 발병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비흡연 고위험군을 검진 대상에 포함하기 위한 위험도 평가 모델과 추가적인 근거 마련이 필요하다는 요구다.분당서울대병원 호흡기중환자내과 김연욱 교수는 "단일 요인으로는 왜 폐암이 비흡연 인구에서도 발생하는지 완벽히 설명할 수 없다"며 "유전적 요인과 흡연, 여러 환경 노출 사이의 상호작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이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많은 전문가는 가족력이나 기타 위험 요소가 있는 비흡연 고위험군을 검진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며 "이를 위해 새로운 위험 요소에 관한 연구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국가별 폐암검진 대상 기준 비교결핵 흔적까지 고려해야…한국형 판독 기준 필요한국만의 특수한 임상 환경도 고려해야 할 요소다. 한국은 과거 수십 년간 결핵 유병률이 높았던 국가로, 일부 고령층에서 과거 결핵으로 인한 폐 흉터가 관찰된다.이런 결핵 흔적은 관련 소견에 익숙하지 않은 의료진에게 폐 종괴와 유사하게 보일 수 있어 판독 과정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이에 국내 전문가들은 기존 폐결절 평가 기준을 한국의 임상 환경에 맞게 수정하고, 양성 결핵 결절에 특화된 별도 코드를 마련하는 등 판독체계를 보완해 왔다.폐암검진 과정에서 확인되는 다른 질환의 소견을 활용하는 것도 검진 효과를 높이기 위한 과제로 제시된다. 폐결절 판독에 국한하지 않고 한 번의 흉부 CT 촬영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를 보다 폭넓게 활용하자는 취지다.일례로 폐기종, 관상동맥 석회화(CAC), 간질성 폐질환(ILD) 등은 폐암검진 과정에서 함께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인 소견이다. 이를 통해 폐암뿐 아니라 검진 대상자의 다른 건강 위험까지 평가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의료 AI 분야에서도 한 번의 LDCT 촬영으로 폐결절과 폐기종, 관상동맥 석회화 등 여러 소견을 함께 분석하는 솔루션이 개발되고 있다.김연욱 교수는 "한국은 수십 년간 결핵 풍토병 국가였기 때문에 평생 남는 결핵 흉터가 관련 소견에 익숙하지 않은 의사들에게는 폐 종괴와 매우 비슷하게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이어 "관상동맥 석회화나 간질성 폐질환 같은 소견도 사망률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연구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며 "폐결절뿐만 아니라 이러한 추가 소견까지 발견해 검진 대상자에게 최대한의 혜택을 제공하는 데 AI 기반 도구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국가폐암검진 대상 확대 논의로 의료진 업무 부담 우려가 커지면서 AI를 활용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나온다.검진 대상 확대에 판독 부담 우려…AI 해법 될까향후 논의될 국가폐암검진 권고안 개정도 중요한 변수다. 검진 대상 연령이 낮아지고 흡연력 기준이 완화되면 검진 대상자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른 흉부 CT 촬영 건수 증가가 영상의학과 전문의 부족 현상과 맞물리면서, 판독 인력 확보와 검진의 질 관리가 주요 과제로 떠오를 수 있다는 우려다.더욱이 검진 대상 확대에 따른 부담은 단순 판독량 증가에 그치지 않는다. 폐암검진은 한 번의 촬영으로 끝나는 검사가 아니라 이전 영상 비교와 결절 변화 추적, 재검 여부 판단 등 반복적인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대다수 정상 검사 결과에서 소수의 이상 소견을 찾아내야 하는 폐암검진의 특성도 판독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검진 규모가 커질수록 정상 가능성이 높은 영상을 선별하고, 의료진이 추가 확인이 필요한 검사에 집중할 수 있는 체계가 중요해지는 이유다.이에 AI를 활용해 정상 가능성이 높은 영상을 선별하고, 의료진이 추가 확인이 필요한 검사에 집중하도록 하는 판독체계가 대안으로 거론된다. AI의 활용 범위 역시 이전 영상 비교와 결절 변화 추적, 구조화된 리포팅, 다기관 판독 연계 등 반복검진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다만 AI가 실제 판독 업무량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 검증하는 것은 숙제다. 의료기관마다 기존 의료정보시스템과 AI의 연동 환경이 다르고 의료진의 활용 경험에도 차이가 있는 만큼, 관련 교육과 운영체계 마련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구진모 교수는 "우리나라 폐암검진 대상군을 넓히는 것이 논의되고 있어 대상자가 적어도 4배 이상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렇게 되면 CT 촬영이 굉장히 늘어 판독이 문제가 되고, 전 세계적으로 영상의학과 의사가 부족해 AI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이어 "폐암검진은 대개 암이 발견되지 않는 검사에서 일부 암을 찾아내야 하는 방식"이라며 "AI가 정상인 것을 잘 걸러내는 기능을 활용하면 영상의학과 의사들의 업무량을 줄이고 판독을 보다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2026-09-28 05:30:00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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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 공백 속 위태로운 사다리…민간 지원이 남긴 숙제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식품의약품안전처의 정식 허가를 획득했음에도 건강보험 등재라는 거대한 문턱을 넘지 못한 초고가 신약들. 당장 약값을 감당할 수 없는 중증 환자들에게 정부가 건네는 실질적인 공적 지원은 요원하다.이 거대한 제도의 공백 속에서 임상시험에 더해 환자들과 가족들이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의존하는 두 번째 민간 사다리가 바로 제약사 주도의 '환자 지원 프로그램(EAP·Patient Support Program 등)'이다.약값을 일부 또는 전액 지원받아 생명의 연장선을 잇는 이 프로그램은 환자들에게 가뭄의 단비와도 같지만, 그 이면에는 언제 끊어질지 모르는 위태로운 동아줄과 같은 리스크가 도사리고 있다.사다리 뒤에 숨겨진 민간 지원 한계와 불확실성허가 후 급여 등재 전까지 환자들에게 약을 무상 혹은 할인 공급하는 지원 프로그램은 언뜻 인도주의적 제도로 보이지만, 제도의 법적 테두리 바깥에서 민간 기업의 자율성에 전적으로 의존하다 보니 구조적인 불안정성을 내포하고 있다.건강보험 중심인 국내 임상현장 시장을 고려했을 때 제약사 입장에서는 EAP를 통해 먼저 시장에 안착하는 동시에 향후 급여 적용 시 안정적인 시장확보를 목적으로 할 수 있다.하지만 임상현장 전문가들은 환자 지원 프로그램이 지닌 가장 큰 딜레마로 '지속성의 불확실성'을 꼽는다. 제약사의 글로벌 임상 전략 변화나 국내 약가 협상 지연 등의 변수가 발생할 경우 제약사는 언제든 프로그램을 축소하거나 중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최근 혈액을 포함한 항암제와 희귀질환 영역에서 도입된 환자지원 프로그램(PAP)은 환자들에게 마지막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다. 하지만 이러한 환자 프로그램은 약가 협상 결렬이나 제도의 벽 앞에서 언제든 신뢰를 잃을 수 있는 위태로운 구조를 지니고 있다.실제로 최근 도입된 대표적인 신약 환자 프로그램들을 살펴보면 이러한 구조적 딜레마가 명확히 드러난다.한국얀센의 폐암 치료제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의 경우 지난해 허가 받은 적응증(Exon 20ins 1차, EGFR 1차 및 2차 등)에 대해 PAP을 통해 지원을 한 바 있다. 첫 12바이알까지는 약가의 72%를 지원하지만, 이후 13바이알부터는 지원율이 약가의 20%로 급감하는 구조다. 언제 건강보험 급여가 될지 기약 없는 상황에서 환자들이 투약을 지속할수록 경제적 부담이 불어나는 셈이다.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전, 후 신약 접근 경로 비교표.여기에 최근 바이엘코리아의 전립선암 치료제 '뉴베카(다로루타마이드)'의 사례는 이러한 민간 사다리의 취약성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뉴베카는 지난해 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에서 급여기준 설정에 성공, 올해 3월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급여 적정성을 조건부로 인정받아 논의 궤도에 올랐으나, 약가 협상 과정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국 제약사가 자진 철회를 신청했다.특히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한국혈액암협회 등을 통해 환자들에게 약제를 지원해 오던 환자 프로그램마저 협상 결렬과 함께 지난 7월 1일부로 전면 중단됐다. 기존 지원을 받아 투여받던 환자는 유지하는 한편, 신규 환자는 받지 않기로 한 것인데, 최근 혈액암협회가 해당 사실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정부의 급여권 진입을 기대하며 버텨온 환자들은 협상 결렬과 동시에 지원 중단이라는 위기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급여를 기대하며 프로그램을 도입한 바이엘코리아도 추가적인 운영은 어려운 측면이 존재하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임상현장에서는 이를 두고 제약사의 의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전반적인 우리나라 체계상의 문제점이라고 지적한다.국립암센터 한지연 교수(종양내과)는 "그것은 제약사의 공통적인 문제점(운영의 한계)이라고 볼 수 있다"며 "제약사가 PAP를 운영하는 이유가 퍼블리시티 등에 기여하는 바가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혜택을 주는 것이지만, 이를 전부 제약사의 의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제약사 내부의 현실을 들여다보면 이 민간 사다리가 얼마나 취약한 토대 위에 세워져 있는지 명확해진다.글로벌 제약사 환자 프로그램 담당자는 "환자 목소리가 커지면서 관련 롤이 생겨나고는 있으나, 실상은 정립된 표준운영절차(SOP)나 충분한 예산조차 없이 만들어가는 초기 단계"라며 "특히 헬스케어 업계 특유의 엄격한 컴플라이언스 규제에 묶여 허가 전 신약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나 실질적인 약제 지원을 투명하게 안내하는 것조차 극도로 제한되어 있다"고 귀띔했다.개별 제약사의 자율적 판단과 컴플라이언스 기준에 휘둘리다 보니 기업 경영 상황이나 약가 협상 결과에 따라 프로그램이 예고 없이 사라질 위험이 상존한다.처방 벽에 가로막힌 의료진과 공적 안전망 구축이러한 제도의 공백 속에서 환자를 직접 마주하는 일선 의료진 역시 깊은 무력감과 윤리적 갈등에 시달린다.임상현장에서는 새로운 혁신 치료 옵션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천문학적인 비용 장벽 때문에 선뜻 처방이나 권유를 꺼내지 못하는 상황이 일상이 됐다. 검사 결과와 함께 치료 방향을 설정하는 업무에 더해 환자의 전반적인 경제적인 상황도 모니터링해야 하는 셈이다.임상현장 의료진들은 혁신 치료 옵션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비용 장벽 때문에 선뜻 처방이나 권유를 꺼내지 못하는 상황이 일상이 됐다.경기도의 한 상급종합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신약 이야기를 꺼낼 때 주치의로서 고민을 정말 많이 한다"며 "환자에게 '뇌종양'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전하는 것 만으로도 충격인데, '약이 있는데 얼마입니다'라고 하는 순간은 가족들의 가슴에 한 번 더 칼을 찌르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환자 지원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거나 기약 없는 희망을 품더라도 여전히 남는 경제적 부담과 언제 끊길지 모르는 불안감 속에서, 치료제가 있어도 경제적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그림의 떡일 뿐이다. 환자가 겪을 파탄과 절망감을 잘 알기에 주치의들조차 말을 꺼내조차 조심스럽다는 자조 섞인 탄식이다.해외 주요 국가들은 이 같은 신약 허가와 건강보험 급여 사이의 치명적인 공백을 방치하지 않기 위해 국가적 차원의 안전망을 가동하고 있다.일례로 영국의 경우 별도의 전용 기금(혁신 의약품 기금 등)을 조성해, 건강보험 정식 등재 전이라도 시급한 중증 환자들이 초고가 신약이나 항암 혜택을 공적 재정의 테두리 안에서 안정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뒷받침하고 있다. 제약사의 자선적 프로그램이나 개별 협상의 변동성에 생존권을 저당 잡히지 않도록, 국가가 직접 리스크를 분산하고 사다리를 지탱하는 구조다.대한혈액학회 다발골수종연구회 위원장을 지낸 세브란스병원 김진석 교수(혈액내과)는 "건강보험 재정과 다르게 고가 약제들을 관리하는 펀드를 만들어야 한다"며 "새로운 접근 방법이 필요한데 정부는 이러한 제도를 고려하고 있는 것 같지 않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2026-09-14 05:30:00외자사
기획연재

글로벌 '게임체인저' 등장, 한국 환자는 왜 그림의 떡인가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수억 원을 호가하는 글로벌 항암제와 초고가 혁신 신약이 속속 개발되고 있지만, 정작 국내 중증 환자들에게 이 약들은 식약처 허가를 받더라도 실질적인 건강보험 급여 등재까지 기나긴 공백기가 소요되는 탓에 그림의 떡일 뿐이다. 당장 내일의 생명이 위태로운 말기 암 환자들에게 이 시간은 사형선고나 다름없으며, 국가는 기다리라 하고 약값은 감당할 수 없는 절망 속에서 환자들이 목숨을 걸고 찾아오르는 첫 번째 사다리가 바로 허가 전 임상시험이다.좁아지는 문… "중국으로까지 가야 하나"신약이 정식 허가를 받기 전 환자들에게 가장 먼저 혁신 치료제를 투여해 볼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통로인 임상시험은, 특히 항암 분야에서 비용 부담 없이 최첨단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현장 전문의들이 입을 모아 강조하는 마지막 생명의 줄이다. 돈이 있어도 사서 맞을 수 없는 초고가 신약을 무상으로 투여받고 암세포가 줄어드는 경험은 환자들에게 재기의 희망 그 자체이지만, 진입 문턱이 높고 정해진 슬롯이 한정돼 있어 혜택을 누리는 환자는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것이 냉혹한 진실이다. 이 허가 전 임상시험의 문턱이 이처럼 바늘구멍인 이유는 단순한 개인의 불운이 아니라, 국내 보건의료 규제와 글로벌 제약사들의 전략적 투자 회수 사이의 인과관계에서 비롯된다. 실제로 지난 2022년 3월 4기 비소세포폐암 진단을 받은 A씨의 투병 기록은 이 구조적 모순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축소판이다. 당시 면역항암제인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 MSD)로 첫 번째 생명줄을 잡았으나 불과 10개월 만인 2023년 1월 내성이 찾아왔고, 정식 급여 의약품을 기대할 수 없는 공백 속에서 환자가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글로벌 제약사의 임상시험실뿐이었다.결국 2023년 3월 신약 후보 물질과 세포독성항암제를 병용하는 첫 번째 임상시험에 참여했으나 9개월 만에 내성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그해 12월 곧바로 두 번째 임상시험으로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하지만 국내 임상 문이 턱없이 좁아지면서 A씨와 가족들은 치료 기회를 찾아 "차라리 임상 인프라가 한창 발전 중인 중국으로까지 건너가야 하나"라는 깊은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 '전 세계 임상시험 실시기관 활용 현황' 자료를 재구성한 것이다.이후 A씨는 치료 기회를 찾아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할지 고민하다 2024년 5월 뇌전이가 발생해 감마나이프 시술을 받고 같은 해 9월 두 번째 임상마저 실패한 뒤 케모포트를 심은 채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해 끝내 눈을 감았다.이러한 환자 가족의 절체절명한 고민은 객관적인 거시 지표로도 완벽히 증명된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 자료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체의 3상(Phase 3) 임상 실시기관 수는 2024년 6597건에서 2025년 5144건으로 1년 만에 1453건이나 급감하며 전체적인 아시아 볼륨이 쪼그라들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거대 자본과 막대한 환자군, 정부의 전폭적인 규제 완화를 업은 중국은 글로벌 임상 허브로 거세게 부상하며 파이프라인을 공격적으로 흡수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글로벌 신약 허가의 명운을 가르는 핵심 3상 임상시험 분야에서 북미 지역(2025년 기준 7875건으로 전 세계 1위) 등 서구권에 밀리고, 중국과의 경쟁에서도 밀려나며 배정 쿼터가 가파르게 축소되는 악순환에 빠졌다. 분당차병원 전홍재 교수(혈액종양내과)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한국에 배정하는 쿼터와 임상 슬롯을 전반적으로 많이 줄이고 있다는 것이 현장의 공통된 평가"라며 "미국이나 유럽 등 서구권이나 급부상하는 중국 쪽으로 핵심 임상을 더 몰아주는 추세이며, 상대적으로 식약처의 규제가 까다롭고 건보 등재 협상이 보수적인 한국은 글로벌 제약사들의 투자 우선순위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제약사 입장에서는 한국에서 임상을 진행해 데이터를 확보하더라도 이후 보수적인 허가 및 약가 협상 난항에 부딪힐 바에는 한국 시장을 포기하고 본토나 중국으로 발길을 돌리게 되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들에게 돌아오는 형국이다.FDA '라손큐' 승인… 국내 임상 인프라 허상과 한계이 같은 구조적 딜레마는 폐암을 넘어 다른 난치암 영역으로 고스란히 이어진다. 최근 췌장암 4기 진단을 받고 전신 전이가 진행된 60대 중반 남성 환자 B씨의 사례 역시 허가 전 임상시험의 한계를 보여준다. B씨는 유전자 검사 결과 'Kras G12D' 돌연변이가 확인돼, 최근 주목받고 있는 차세대 RAS 억제제 신약 후보 물질인 '세티데그라십(ASP3082)'의 제1상 임상시험에 올라탔다.레볼루션 메디신(Revolution Medicines)의 '라손큐'가 글로벌 임상 3상인 'RASolute 302 연구'를 바탕으로 FDA 허가를 획득했다.다만, 이 과정에서 환자와 보호자는 전이성 췌장암 게임체인저로 최근 FDA 허가를 받은 '라손큐(다락손라십)'를 두고서 깊이 고민했다. 글로벌 임상 3상에서 표준요법 대비 사망 위험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혁신적 성과를 입증하면서, 식약처 승인 등을 거쳐 국내에서도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일부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RASolute 303' 연구(전이성 췌장 선암종 환자의 1차 치료로서 라손큐 단독 또는 병용요법을 비교하는 제3상 글로벌, 다기관, 공개라벨, 무작위배정, 3개군 시험)가 가동되는 등 환우 사회에는 국내 관련 임상 슬롯이 열릴 것이란 실낱같은 희망이 돌기도 했다.그러나 글로벌 대형 다국적 3상 임상이 국내 일부 병원에서 진행된다 하더라도, 정작 대다수 일반 환자들이 마주한 현실은 여전히 냉혹한 문턱에 가로막혀 있다. 단적으로 글로벌 스탠다드와 국내 현실 사이의 괴리는 일선 대형병원 임상시험에서 드러난다. 일선 주치의인 교수들조차 글로벌 제약사가 본사 가이드라인에 맞춰 하달한 복잡한 임상시험 계획서(Protocol)를 환자에게 설명하고 제안하는 통로 역할에 머무는 경우가 적지 않다.수억 원대 치료비를 감당할 수 없는 중증 환자들에게 약값을 무상으로 아낄 수 있다는 점은 임상시험이 가진 절대적 장점이지만, 모든 과정이 장밋빛인 것은 아니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박병규 교수(소화기내과)는 임상 참여를 두고 "컨디션이 좋은 일부 환자들이 대형병원 임상에 진입해 기회를 얻고 있지만, 약물 투여 순서나 기존 표준치료와의 우열 등 임상적으로 아직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은 변수들이 존재한다"며 "환자나 가족들의 기대가 매우 크지만 무조건적인 환상보다는 면밀한 임상적 유효성을 따져봐야 한다"고 냉철하게 조언했다. 임상현장에서는 글로벌 대형 다국적 3상 임상이 국내 일부 병원에서 진행된다 하더라도, 정작 대다수 환자들이 적용 받기에는 한계가 크다고 진단했다.실제로 국내 의료기관에서 진행 중인 관련 신약 임상들은 라손큐처럼 미국 등지에서 주도하는 글로벌 3상 트랙이 국내로 들어올 길이 요원하여 그림의 떡인 경우가 많고, 혹여나 들어온다고 하더라도 진입 문턱이 매우 높고 슬롯이 극히 한정된 치료 단계에 편중돼 있다는 평가다.  라손큐 임상연구에 참여 중인 한 종양내과 교수는 "저 역시 1차 치료 임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여기에 진입하는 소수의 환자들은 그나마 행운을 잡는 것"이라며 "2차, 3차 치료제로 넘어가는 레이터 라인(Later-line)의 글로벌 신약들은 아예 한국에 들어오지도 못한다. 등록이 까다롭고 필수적인 1차 치료나 극히 귀한 연구들만 겨우 남는 식"이라고 말했다.그는 "결국 미국 같은 곳은 환자도 많고 시장도 크니까 본토에서 대부분 소화해 버리고,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권은 그 혜택에서 점차 멀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처럼 글로벌 제약사들이 국내의 보수적인 급여 체계와 턱막힌 규제 장벽에 가로막혀 발길을 돌리고 임상 투자를 줄여나가는 악순환을 끊어내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전폭적인 임상시험 투자 확대와 제도적 유연성 확보가 해법이라는 지적이다.서울의 한 상급종합병원 혈액내과 교수는 "우리나라의 임상시험의 최대 장점이 환자 인롤(Enroll) 등 빠르게 진행된다는 측면이었는데 이 점마저 이제는 상쇄된 것 같다"며 "글로벌 본사가 공식적으로 말하진 않지만, 이제는 한국의 수익성이나 급여 환경이 녹록지 않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그는 "임상 연구도 제약사 입장에서는 하나의 '기회'인데, 연구는 한국에서 실컷 하고 정작 약은 안 써주는(급여가 안 되는) 상황이 반복되니, 차라리 시장이 더 큰 곳에 기회를 몰아주겠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며 "임상시험이 국가 제도 공백이 아닌 지원의 영역으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라고 토로했다.
2026-09-07 05:30:00외자사
기획연재

사각지대 놓인 감염 예방 특화 제형 "건설적 특례 제도 시급"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 일체형 주사제 키트가 수작업 조제의 취약성을 극복할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획일적인 국내 약가 정책이 제도적 사각지대를 만들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국민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을 위한 정부 약가 인하 정책 기조는 존중하지만, 경직된 제형 분류와 우대 요건이 구조적 모순을 낳고 있다는 지적이다. 감염 예방에 특화된 일체형 주사제 키트 등 특정 영역에서 유효성이 입증된 제형은 장기적 편익을 고려한 특례 제도가 필요한 상황이다.이에 메디칼타임즈는 현행 약가 인하 제도에 대한 제약산업계 우려와 필수 약제 공급 안정을 위한 정책 대안을 살펴봤다.■제도적 한계 부딪힌 주사제 키트…획일적 제형 분류 발목의료계와 제약산업계가 지적하는 현행 약가 제도의 맹점은 일체형 주사제 키트의 특수성을 구분할 명문 제형 코드가 없다는 점이다. 허가 체계상 일체형 키트는 조제 방식과 용기 구조가 완전히 다름에도 일반 바이알과 동일한 '주사제(IJ)'로 묶여 있다.이로 인해 기등재 약제 상한금액 재평가 과정에서 일체형 키트가 일반 바이알과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될 처지에 놓였다. 일체형 키트는 동일 제형 내 경쟁 제품이 없는 단독 제품임에도, 일괄적인 분류 탓에 약가 인하의 표적이 된 셈이다.더욱이 일체형 키트 상한금액이 동일 제제 최고 상한금액 산정 기준으로 잘못 반영될 경우, 일반 바이알의 인하 폭은 축소되고 일체형 키트만 삭감되는 역차별마저 우려되는 실정이다.하지만 정부는 그동안 일체형 키트의 차별성을 여러 차례 인정해 왔다. 실제 2011년 기등재 의약품 목록 정비 당시 조제 오류 예방 및 무균 상태 유지 가치를 인정해 2012년 일괄 약가 인하 대상에서 일체형 키트를 제외했다.이후 2019년 항생제 키트 주사제 허가사항 통일 조정, 2021년 품목 갱신 시 투여 경로 상이 판단, 2024년 주성분 함량 코드 분리 등 일관되게 독립적인 관리 체계를 유지해 왔다.사법부 역시 약가 인하 처분 취소 소송 확정판결을 통해 일체형 키트가 부대비용 절감과 감염 위험 경감이라는 경제적·기능적 차별성을 지닌 별도의 제형임을 명확히 판시했다.그럼에도 제형 분류 코드가 분리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또다시 동일 제형으로 취급해 약가 인하를 강행하는 것은 그간의 행정 기조와 모순된다는 지적이다.임상 현장에서 일체형 주사제 키트의 감염·조제 과오 예방 효과가 인정받고 있지만, 획일적 코드 분류로 제도적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우려가 나온다.■필수 항생제 우대 정책에서 소외…실질적 제조 기여도 외면필수 항생제의 안정적 공급을 목적으로 하는 약가 우대 정책에서도 일체형 키트의 제형적 특수성이 외면될 위기다.관련 정책에서 정부가 정한 우대 조건은 투약 방식, 약효, 형태가 같은 약을 만드는 회사가 3곳 이하일 정도로 공급 부족 위험이 커야 한다는 것이다. 또 포장 이전 단계의 모든 생산 공정을 자사에서 직접 수행해야 한다.하지만 일반 바이알 주사와 일체형 키트 주사제를 같은 제형으로 묶어 취급하면서 수많은 제약사가 동일 제형 제조사로 합산된다. 이 경우 일체형 키트 주사제 제조사는 당연히 우대 대상에서 탈락하게 된다.일체형 키트의 독특한 제조 구조도 문제로 꼽힌다. 키트 제조사는 항생제 바이알을 반제품 형태로 공급받더라도, 자사 제조 시설에서 생리식염수 충전, 연통침 결합, 무균 융복합 등을 직접 진행한다.반제품 공급업체는 완제품을 공급하지 않으며, 의료기관에 납품되는 최종 완제품의 출하와 품질 관리는 모두 키트 제조사가 전적으로 책임진다. 완제품 제조업체와 동일한 수준의 제조 인프라와 비용을 투입함에도 반제품을 들여온다는 이유로 '전 공정 수행' 요건에서 배제되는 것이다.이와 관련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정부가 여러 행정 조치로 일체형 키트의 독자성을 인정해 온 만큼 제형 코드가 없다는 이유로 약가 인하를 강행하는 것은 신뢰 보호 원칙에 위배된다"며 "재평가 제도의 본래 취지를 살려 단독 제품인 일체형 키트는 실질적 제형 분리를 인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글로벌은 총치료비용 주목 "장기적 편익 위한 특례 필요"현재 일체형 주사제 키트는 국내 필수 항생제 공급망에서 대체 불가능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실제 세프메타졸 성분의 메타 키트는 해당 성분 시장의 약 60%, 세포페라존·설박탐 성분의 페라설주는 약 40%를 감당하는 상황이다.이런 상황에서 약가 인하로 일체형 키트 주사제의 채산성이 악화해 기업이 생산을 중단하면 공급망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 2차 감염 및 조제 과오 방지 효과를 고려하면, 약가 인하가 오히려 건강보험 재정 소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반면 해외에선 제형별 특수성을 합리적으로 반영할 가산 및 예외 제도를 신설해 장기적 편익을 도모하고 있다.유럽 주요국은 일체형 주사제 키트의 가치를 총치료비용 관점에서 평가해 조달에 반영한다. 영국과 프랑스 등은 보건의료기술평가(HTA)를 통해 조제 소요 시간 단축, 소모품 감소, 투약 오류 예방 효과 등을 경제성 판단 지표로 삼고 있다.또한 병원 조달 과정에서도 무균 조제 단순화와 의료진 안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따지는 최고가치낙찰제(MEAT)를 활용, 특수 제형의 혜택을 실질적인 구매 경쟁력으로 인정해 주는 모습이다.일본은 약가 특례 제도를 통해 키트 제품의 제조 원가 보전과 고부가가치 개발을 직접 장려한다. 신규 키트 제품에 원재료비를 보전해 주며 의료 현장 유용성이 입증되면 5%의 시장성 가산을 추가로 부여한다.실제 일본 약가 산정 결과를 보면 세파졸린나트륨 1g 기준 바이알 오리지널은 346엔이지만, 키트 오리지널은 1062엔으로 책정되는 등 제형의 특수성이 직관적으로 반영돼 있다.이에 국내서도 글로벌 흐름에 맞춰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 정부 역시 최근 무균 조제 특수성을 반영, 별도 제형 코드 신설 및 최대 5%의 임상적 유용성 가산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해당 조치는 신규 등재 약제에만 국한돼 기등재 재평가로 인한 약가 삭감을 막기엔 역부족이다. 더욱이 5% 이내의 가산율은 키트 약가를 최대 207%까지 높게 인정하는 일본과 비교해봤을 때, 고도의 무균 설비 투자 원가를 보전하기엔 한계가 있다.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일체형 키트를 일반 제형과 실질적으로 분리해 '1개사 제품'으로 유권해석하거나 '장관이 정하는 의약품'으로 지정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 이와 함께 관련 제형을 약가 재평가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필수 항생제 우대 요건의 '직접 생산' 기준을 개선해 실질적인 완제품 제조 기여도를 인정해야 한다는 제언이다.이와 관련 산업계 한 관계자는 "건강보험 재정을 안정화하려는 정부의 목적은 존중한다"면서도 "다만 행정 체계상의 제형 분류 부재라는 이유로 환자 안전을 지키는 필수 제형이 사각지대에서 억울한 피해를 보게 방치해선 안 된다"고 전했다.    이어 "단순한 약가 억제를 넘어 조제 오류 방지와 감염 예방을 통해 보전되는 국가적 기회비용을 살펴야 한다"며 "필수 약제의 안정적 공급과 의료 생태계 보호를 위해 제형의 임상적 특수성을 반영한 건설적인 특례 제도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2026-08-24 05:10:00진단
기획연재

조제 오류·감염 방지 입증한 주사제 키트…단종 우려 증폭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 주사제 수작업 조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과 투약 오류 등이 보건의료 문제로 지적되면서, 이를 방지하는 일체형 주사제 키트가 임상 현장의 주요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원가 절감 중심 약가 정책이 이를 역행하고 있다는 현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일반 주사제 약가 인하 여파로, 같은 코드로 묶인 일체형 주사제 키트 역시 인하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나오면서다.이에 채산성 문제로 관련 제품이 단종 위기에 놓일 것이라는 제약산업계 우려와, 이 제형이 주는 재정 절감 효과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료계 제언이 함께 나온다. 약가 인하로 절감한 재정 보다, 일체형 주사제 키트의 예방 효과로 보전한 기회비용이 더 클 수 있다는 것.■수작업 조제 한계 뚜렷…감염·투약 오류 등 손실 커실제 의료 현장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지는 개방형 수작업 조제는 여러 사회경제적 손실을 유발하고 있다. 영국 정부가 진행한 실태 조사에서, 처방 및 투여 등 의약품 사용 전 과정에서 연간 약 2억3700만 건의 투약 오류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영국 전역과 다른 의료 및 요양시설 등으로 확대 적용한 숫자다.이 중 환자에게 중등도 이상의 위해를 초래할 잠재성이 있는 오류는 28%에 달했다. 회피 가능한 약물 이상 반응으로 인한 연간 추가 입원일수는 18만 1626일이었으며, 사망에 기여했다고 판단되는 사례는 약 1708건이었다.이에 따라 영국 국가보건서비스가 부담하는 경제적 손실만 연간 약 9846만 파운드(한화 약 1879억 원)에 이른다는 분석이다.일본 사정도 비슷하다. 일본 의료기관에서는 보고되지 않은 사례를 포함해 연간 약 52만5000건의 의료종사자 주사침 찔림 사고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여기서 사고 1건당 초기 진단 검사비와 생산성 손실 등을 합쳐 약 6만3711엔(한화 약 56만 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이를 바탕으로 산출한 일본의 총 경제적 부담은 연간 약 334억 엔(한화 약 2966억 원) 규모다. 개별 병원의 안전사고가 국가 보건의료 체계의 막대한 기회비용 상실로 이어지고 있는 것.■촌각 다투는 임상 현장 "일체형 주사제 키트 유효성 확실"이에 국내 의료 현장에선 관련 위험성을 방지하기 위해 일체형 주사제 키트 활용이 늘고 있다. 수작업 조제 시 주사침이나 바이알 고무마개를 통해 오염물질이 유입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면역력이 저하된 중환자에겐 중심정맥관 관련 혈류감염 등 원내 감염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이를 직접 사용하는 간호사 역시 관련 제형이 주는 편의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약제 소분이 불필요한 것에 더해, 투약 시간 자체도 단축되면서 더 많은 시간을 환자 관리에 쓸 수 있다는 반응이다.하지만 일체형 주사제 키트 단종으로 기존 수작업 혼합 방식으로 되돌아간다면, 간호 업무 부담과 환자 감염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다. 더욱이 바이알, 일회용 주사기 등 감염성 의료 폐기물이 늘어 병원 차원의 처리 비용 부담도 커진다는 것.이와 관련 한 종합병원 중환자실 출신 간호사는 "키트 주사제는 챔버를 깬 뒤 체결하기만 하면 돼서 직접 주사할 때보다 확실히 편하다. 모든 항생제가 이렇게 나왔으면 싶다"라며 "반복적인 바늘 조작이 없는 만큼 주사침 찔림 사고가 줄고, 침습적인 행위가 없으니 환자 감염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이어 "무엇보다 중환자실 특성상 업무가 많고 위급 상황도 잦은데 이렇게 급박한 환경에선 휴먼 에러가 발생하기 쉽다"며 "더욱이 항생제와 믹스 약물 챙기는 일은 특히 실수가 발생하기 쉬운데 관련 제품이 투약 오류를 줄이는 데 확실히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감염 전문가 역시 수작업 조제가 지닌 취약성을 우려하고 있다. 약제를 직접 소분하면서 감염 위험을 낮추려면 무균 시설이 필수지만, 관련 인프라가 부족한 우리나라 병동 구조상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다.이와 관련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엄중식 교수는 "감염 관리 원칙상 모든 주사제의 소분이나 혼합은 무균적 시설에 가까운 환경에서 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 병동이나 외래 환경은 그렇지 못해 감염 유행이 발생할 수 있다"라며 "키트화된 제형은 단순히 다루기 편한 것을 넘어 주사 안전 실무와 관련된 사고를 예방하는 데 상당히 기여해 왔다고 본다"고 진단했다.이어 "세프트리악손이나 반코마이신 키트 등이 없어져 이를 다시 병동에서 수작업으로 소분하고 혼합하게 되면 감염 사고 발생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밖에 없다"라며 "무균 조제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은 국내 상황에서 주사제의 소분이나 혼합을 최소화해야 하는데, 일괄적인 약가 인하는 이에 역행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강릉 집단감염 사태 교훈…일체형 주사제 키트 경제성은?수작업 조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고 및 감염의 위험성은 국내에서도 현실화한 바 있다. 실제 지난해 강원도 강릉의 한 의료기관에선 신경 차단술을 받은 환자들이 황색포도알균에 집단 감염돼 1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역학조사 결과 시술 직전 주사기로 국소마취제와 스테로이드 등을 수작업으로 혼합하는 과정에서 약물이 오염됐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무균 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환경에서 이뤄진 개방형 수작업 조제의 위험성이 드러난 사례다.반면 일체형 제형을 전면 도입한 의료기관에선 감염 예방에 더해 자원 효율화에도 성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1500병상 규모 3차 의료기관은, 투약 직전 활성화하는 일체형 백을 도입해 처방 변경 등으로 인한 항생제 폐기량이 기존 대비 72.6% 급감했다.간호사 투약 준비 단계 역시 기존 14단계에서 8단계로 줄어 업무 복잡성이 완화됐다. 약사와 간호사가 약물을 준비하고 혼합하는 데 투입하는 시간 요구량도 66.7% 감소하는 등 의료진 업무 효율성 증대 효과가 확인된 것.일체형 주사제 키트가 약가 인하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나오면서 의료계에서 우려가 나오고 있다.■사법부도 인정한 특수 제형 가치…신뢰이익 보호 무게이 같은 특수 제형의 가치는 국내 사법부를 통해서도 인정받았다. 과거 서울행정법원은 보건복지부가 일체형 항생제 키트 주사제 9개 품목의 성분 분류 변경을 이유로 단행한 상한금액 인하 고시를 취소하라고 판결했다.당시 보건복지부는 염화나트륨이 주성분에서 등장화제로 변경됐다는 이유만으로 최대 47.6%의 약가 인하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법원은 품목 허가사항 변경이 상한금액 조정의 필요성을 자동으로 정당화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제약사의 손을 들어줬다.특히 재판부는 성분 분류만 바뀌었을 뿐 의약품의 효능이나 효과 등 실질이 변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일체형 키트 구조가 감염 위험 경감 및 조제 오류 감소 등 단순 합산 이상의 임상적 유용성과 비용 절감의 경제성을 지닌다는 점을 인정한 것.또 제약사가 2012년부터 지속적으로 제도 개선을 건의해 온 점을 들어 기존 약가 산정 기준 유지에 대한 신뢰이익을 보호할 가치가 있다고 봤다. 행정 편의주의적인 약가 인하가 제약사의 사익 침해는 물론 기술 발전 장려라는 공익까지 훼손할 수 있다는 법리적 해석이다.당시 법원은 "성분 분류가 바뀌었을 뿐 의약품의 실질적인 효능이나 효과는 변하지 않았기에 품목 허가사항 변경이 상한금액 조정의 필요성을 자동으로 정당화하지 않는다"며 "일체형 키트 구조는 감염 위험 경감 및 조제 오류 감소 등 단순 합산 이상의 임상적 유용성과 비용 절감의 경제성을 지닌다"고 판시했다.이어 "행정 편의주의적인 약가 인하는 기존 약가 산정 기준 유지에 대한 제약사의 신뢰이익과 사익 침해는 물론, 기술 발전 장려라는 공익까지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예방 위한 선제 투자 중요 "장기적 의료재정 절감"해외 선진국과 국내 보건당국 산하 기관 역시 총비용 관점에서의 선제적 투자 중요성을 이미 인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018년 주사제 안전사용을 위한 종합개선 방안 연구 보고서를 통해 일체형 안전용기 주사제에 대한 약가 가산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이 제형을 통해 환자 감염 위험과 조제 과오 위험을 경감하고, 응급 시 신속 대응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단기적으로라도 약가 우대 제도를 도입, 안전한 주사제 공급을 유도해야 한다는 취지다.실제 일본의 경우 조제 과정의 오염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키트나 프리필드시린지 등 완제품 형태의 일체형 제형을 80~90% 비율로 적극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또 무균 제제 처리의 위험도와 폐쇄식 연결기구 등 특수 기구 사용 여부에 따라 조제료를 차등 보상하는 등 환자 안전을 위한 특례 제도를 확립해 운영 중이다.이와 관련 엄중식 교수는 "경제적 요소가 발생한 것도 아닌데 약가를 일괄적으로 낮추면 병원 입장에서는 감염 관리의 위험 요인이 생기는 것"이라며 "주사제 혼합과 관련된 감염 사고 빈도가 증가하게 되면 결국 사고 해결에 들어가는 기회비용이 늘어난다. 이는 보험 재정 절감에 전혀 합리적이지 않은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2026-08-18 05:30:00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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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새벽' 앞둔 마이크로바이옴…임상 반전 카드는 '데이터'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 마이크로바이옴이 특정 질환을 치료하는데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지만 임상 현장에서는 여전히 냉담하다. 정부까지 적극 나서며 수천억원 규모의 국책 연구과제를 진행했던 마이크로바이옴은 '가짜 새벽'을 지나, 다시 불이 붙을 수 있을까.결론부터 말하자면 충분히 가능하다. 다만, 임상 현장에서 상용화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해보인다."마이크로바이옴, 더 이상 뜬 구름 아냐"마이크로바이옴 분야는 정부 차원에서도 역점 사업으로 꼽고 있다.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보건복지부와 지난 2023년부터 2027년까지 5년간 '병원기반 인간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개발 사업'을 추진 중이다.이번 사업은 임상 기반의 마이크로바이옴 데이터를 수집하고 인프라를 구축해 암, 치매 등 진단 및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것으로 국가 차원의 프로젝트다.국립보건연구원 남재환 원장은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사업 확대를 통해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의 임상 적용 기반을 지속적으로 강화해나가겠다"면서 의지를 보였으며 질병청 임승관 청장 또한 "임상 연계형 마이크로바이옴 연구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역점 사업으로 꼽았다.또한 제약·바이오 업계는 물론 의학계가 마이크로바이옴 관련 임상 연구를 쏟아내고 있다. 장내 미생물이 파킨슨, 치매 등 신경계는 물론 크론병 등 소화기 분야, 자폐 및 우울증 등 정신건강의학 분야에서도 환자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논문을 발표하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 업계에서 주목하는 HEM파마는 서울아산병원 김나현 연구원과 이장호 교수, 서울의대 오재익 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공동 교신저자: HEM파마 정은성 연구소장, 서울의대 조성엽 교수, 서울아산병원 이세원 교수)로 참여한 연구에서 마이크로바이옴이 COPD(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해당 연구는 이렇다. 중증 COPD환자의 장내 미생물 샘플을 추출, HEM파마의 분변 검사 플랫폼인 PMAS를 통해 어떤 장내 미생물이 필요한지 여부를 확인한다.이어 실험용 쥐를 흡연 환경에 노출시킨 이후 앞서 PMAS를 통해 선별한 장내 유익균을 실험용 쥐에 경구 투여한 이후 경과를 확인한 결과 폐기종은 감소하고 폐기능은 개선됐다. 또 염증세포는 줄어들었다. 다시 말해 COPD 환자에게 장내 유익균을 투여하는 것은 치료에 직접적인 효과가 있다는 의미다.이는 지난 2023년 추진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 국책 과제로 HEM파마 측은 COPD 관련해 조만간 임상 1상에 돌입할 예정이다.중증 COPD 환자 대상 장내미생물과 연관 관계 입증 연구 결과.또한 건국의대 김주원 교수, 울산대병원 조재철 교수가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에서는 조혈모세포를 이식 받은 환자 58명의 장내 미생물을 분석했다. 이식 전, 후 그리고 이식 14일 이후까지 총 3번 분변 샘플을 받아 분석했다.그 결과 NGS(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및 정밀 질량분석을 활용해 장내 미생물과 대사체 변화를 추적했으며 특히 아세트산·뷰티르산 등 단쇄지방산(SCFAs)의 감소가 합병증 및 생존율 저하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음을 확인했다. 장내미생물 즉, 마이크로바이옴이 조혈모세포 이식 환자 치료 효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결론이다.실제로 대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마이크로바이옴 임상 연구를 진행한 서울대병원 정승용 교수(대장항문외과)는 "대장암 환자에게 맞춤형 유산균을 복용 시켰더니 눈에 띄게 좋아지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의료현장에서도 필요성과 효과가 입증됐다는 의미다.마이크로바이옴은 단순히 장 이외 신경계, 정신건강의학과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앞서 마이크로바이옴 분야는 기업을 넘어 국가차원에서도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는 국가차원에서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최근 장내 미생물이 소화기계는 물론 신경계 등 다양한 질환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가 발표되면서 장기적으로 볼 때 추후 의료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산업계도 마이크로바이옴에 뜨거운 관심을 보였던 것은 이 같은 이유 때문. 실제로 국가 승인 통계 '국내바이오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마이크로바이옴 국내 시장 규모는 7조 4천억원 규모다.마이크로바이옴은 단순히 장 이외 신경계, 정신건강의학과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왜 임상 현장은 냉담했을까? 핵심은 '데이터 확보'문제는 이처럼 다양한 연구 성과에도 임상현장에선 큰 변화가 없다는 사실이다. 그 이유는 마이크로바이옴 기반의 치료 성과를 입증하기에는 데이터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실제로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들은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 등 임상현장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장내미생물 연구는 분변 검사가 필수적인데 아직까지 현실적으로 경제성이 떨어진다"면서 "검사 건수가 일정 규모 이상 유지돼야 하는데 제약·바이오 기업 입장에서 성과를 내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이자 에이아이프로바이오틱스 마상혁 대표는 장내미생물 연구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인정하지만 "아직까지 분변 이식술이 가장 현실적인 치료법"이라고 말했다.하지만 가능성은 있다.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를 통한 성과들이 잇따르고 있고, 하나씩 성과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마이크로바이옴 전문기업 HEM파마는 지난 2022년 국내에서 장내 미생물 분석 서비스 '마이랩'을 출시한 데 이어 지난 5월 일본 진출하면서 총 12만명의 마이크로바이옴 데이터를 확보했다.이는 HEM파마는 글로벌 웰니스 기업 암웨이와 20년 독점 계약으로 충성도 높은 소비자층을 구축, 마이크로바이옴 데이터 확보에서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고 있다. 그 결과 미국 국가 차원에서 확보한 것보다 4배 이상 많은 데이터를 확보한 것.앞서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지난 10년간(2007~2016년) 수천억원의 국가 예산을 투입했음에도 마이크로바이옴 데이터 약 3만개 확보한 데 그친 바 있다.HEM파마 지요셉 대표는 "HEM파마는 분변 검사 플랫폼은 암웨이라는 충성도 높은 소비자층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데이터 확보가 가능했다"면서 "2028년 100만명의 마이크로바이옴 데이터를 확보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오는 2028년까지 100만명의 데이터를 확보해 '치료 기전'을 찾아내면 더 많은 업체들이 신약 개발 등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게 지 대표의 전망이다.제약·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등 실질적인 변화는 결국 데이터 확보가 성패를 가를 것"이라며 "100만개의 데이터가 쌓이면 본격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6-07-20 05:30:00국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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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핑 경쟁에 스킨부스터 시장도 '와르르'…화장품 주사도 고개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글로벌 에스테틱 시장에서 비침습 시술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런 가운데, 스킨부스터가 스킨부스터가 피부 개선 효과로 유명세를 타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태. 이에 맞춰 병·의원 간 환자 유치 경쟁도 덩달아 치열해지는 상황이다.하지만 시장 과열로 인한 무분별한 저가 경쟁이 심화하면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비용 절감을 위해 허가 범위를 벗어난 시술 방식이나 저가 제품을 도입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 이에 환자 안전 위협과 산업 전반의 질적 저하 우려가 나오는 실정이다.3일 메디칼타임즈는 국내 스킨부스터 시장의 과열 양상과 저가 경쟁의 원인을 살피고, 그 파급 효과와 의료계가 나아가야 할 안전 시술 방향성을 짚어봤다.■스킨부스터 전성시대…독이 된 묻지마식 가격 경쟁최근 미용 의료 시장은 칼을 대는 침습 시술에서 주사나 레이저를 활용하는 비침습, 최소침습 시술로 트렌드가 이동하는 추세다.특히 겉모습만 기계적으로 교정하는 톡신이나 필러와 달리, 얕은 진피층에 유효 성분을 주입해 콜라겐 재생을 유도하는 스킨부스터가 폭발적인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스킨부스터 시장이 과열되면서 덤핑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실제 서울대학교 투자연구회(SMIC)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시장에서 내국인의 지속적인 반복 시술 수요가 커지고 있다. 이에 더해, 저렴한 가격과 우수한 의료진을 찾아 방한하는 외국인 의료 관광객까지 몰리며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특히 폴리뉴클레오티드(PN), 폴리디엘엘에이(PDLLA), 세포외기질(ECM) 등 유효성분별로 다양한 제품군이 안착하며 시장 파이가 급속도로 커졌다.문제는 병·의원이 진료과 구분 없이 무한 경쟁하는 피부·미용 시장 구조다. 이 때문에 환자 유치를 위한 가격 인하 경쟁이 임계점을 넘고 있는 상황이다.실제 SMIC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발간된 것으로 국내 리쥬란 시술 가격은 20만~30만 원 초반대로 명시돼 있다. 하지만 이날 기준 강남언니 등 미용 의료 플랫폼 등록된 스킨부스터 항목을 보면, 1cc 용량·1회 시술 기준 5만 원 이하까지 가격대가 추락했다.구체적으로 이를 다른 진정 관리나 레이저 시술과 연계하는 패키지나 방문 할인 형태로 10만 원의 가격대를 설정한 곳이 많았다. 기존 가격대인 20~30만 원을 유지하는 곳은 적었으며, 그마저도 다른 시술과 연계한 패키지 형태였다.■여전한 화장품 주사…환자·산업·의료계 전방위 위협의료계에선 이런 저가 경쟁 구도가 결국 원가 절감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일각에서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고 단가가 저렴한 화장품형 스킨부스터를 주사제로 사용하는 사례가 관측되고 있다는 것.특히 대한피부과의사회는 샤넬주사, 엑소좀 등 화장품으로 허가 받은 스킨부스터를 주사로 시술 받는 문제가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한 부작용으로 환자들이 대학병원에 내원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는 설명이다.화장품 스킨부스터 주사는 2022년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된 바 있는데,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는 데다가 저가 경쟁이 심화되면서 관련 문제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다.스킨부스터 출혈경쟁이 원가 절감으로 이어지면서 화장품을 주사하는 등 오용 사례로 의료계 비판이 나온다.주사용 스킨부스터는 식품의약품안전처 품질·안전성 심사를 거쳐 주사제 등으로 승인받은 피부 주입용 의료기기다. 이를 위해선 재료의 점성 및 탄성 특성을 이용한 물리적인 수복을 목적으로 해야 하며, 그 용도에 맞는 품질·안전성 심사 등을 거쳐야 주사기를 이용해 피부에 주입할 수 있다.반면 화장품형 스킨부스터는 인체에 바르고 문지르거나 뿌리는 방식을 통해 청결·미화 또는 피부 건강 유지를 목적으로 하는 제품으로, 주사제로 사용해선 안 된다는 비판이다.가장 큰 문제는 환자 건강권 침해다. 화장품으로 분류된 제품을 피부 내에 직접 주사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육아종성 피부 염증, 색소침착, 비정형 감염 등은 환자 안전을 직접적으로 위협한다는 것. 이는 결국 의료의 본질적인 기능과 신뢰도에 큰 타격을 주게 된다는 우려다.산업 생태계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저가 경쟁이 고착화할 경우 기업들의 장기적인 연구개발 투자가 위축되기 때문이다. 안전성이 검증된 고품질 의료기기 개발보단 가격 경쟁력만을 내세운 화장품 위주의 시장이 형성되면서 산업 전반의 질적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이와 관련 피부과의사회 이하은 홍보이사는 "무분별한 가격 경쟁이 심화하면서, 일각에서 비용을 낮추기 위해 허가 범위를 벗어난 시술 방식이나 저가 제품을 도입하는 현상이 보이고 있다"며 "시술 비용 문턱이 낮아져 접근성은 좋아졌으나, 오히려 안전성 우려는 크게 증가한 셈"이라고 우려했다.이어 "이런 현상이 단기적으로 시장 파이가 커지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론 산업 전반의 질적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며 "이는 궁극적으로 국민 피부 건강 증진을 위해 노력하는 의료계의 본질적인 기능에도 큰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환자 알 권리 침해 심각 "허가 범위 내 시술 지켜야"환자들의 인식 부족과 정보 비대칭성도 저가 경쟁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대한피부과의사회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의 80%가 인터넷 포털 검색과 뷰티 커뮤니티, 애플리케이션 등 온라인 채널을 통해 정보를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정작 안전성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염증이나 감염 등 부작용 발생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은 크지만, 정확한 의학적 지식보단 마케팅 위주의 가격 정보에 노출되기 쉬운 구조인 것.이에 피부과의사회는 미용의료시술 안전 가이드라인을 발간하고 안전한 시술 환경 조성을 위한 대국민 인식 개선에 나섰다. 스킨부스터 시술 시 사용되는 제품이 정식 의료기기인지, 화장품인지 명확히 구분해 환자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시장 과열에 따른 부작용을 막기 위해선 결국 현장 의료진의 원칙 준수와 자정 노력이 필수적이라는 것. 아무리 저가 경쟁이 심하더라도 환자 안전을 담보로 하는 위법, 탈법적 시술은 지양해야 한다는 제언이다.피부과의사회는 이를 위해 주사 스킨부스터 시술 시, 반드시 피부 주입용으로 승인된 의료기기만을 사용해 허가 범위 내에서 안전 시술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용 절감을 목적으로 화장품을 주사제로 오용하는 행위는 철저히 배제돼야 한다는 경고다.또 환자가 온라인 정보나 가격에만 의존해 시술을 결정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를 위해 시술 전 피부 상태와 고민을 면밀히 분석하고 과거 시술 이력을 철저히 공유받는 맞춤형 진단이 선행돼야 한다는 설명이다.이와 함께 시술 후에도 염증 및 뭉침 현상 등 부작용 발생 가능성을 상세히 안내하고, 문제 발생 시 즉각 대처할 수 있는 장기적인 부작용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피부과의사회 이하은 이사는 "허가 범위 내에서 안전한 시술을 하는 것이 원칙이 돼야 한다"며 "주사 등을 통해 피부 내에 주입하는 스킨부스터 시술 시, 반드시 피부 주입용으로 승인된 의료기기만을 사용해야 하며 화장품을 주사제로 사용하는 위법·탈법적 시술을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어 "시술 전 온라인 정보에 의존하기보다, 환자의 피부 상태와 고민을 면밀히 분석하고 과거 시술 이력을 철저히 공유받아 필요한 경우에만 시술해야 한다"며 "시술 후에도 환자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염증 및 감염 등 부작용 발생 가능성에 대해 상세히 안내하며 문제 발생 시 즉각 대처할 수 있는 관리 지침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6-07-07 05:30:00개원가
기획연재

'리쥬란 신화'가 쏘아올린 공…버블론 기로 놓인 스킨부스터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국내 미용의료 시장의 중심축이 보툴리눔 톡신과 히알루론산(HA) 필러에서 스킨부스터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일부 제품이 시장을 형성하던 분야였지만 현재는 대기업부터 중견 바이오기업, 의료기기 업체, 화장품 기업까지 앞다퉈 시장에 뛰어들며 수십 종의 제품이 경쟁하는 구도가 형성됐다.업계에서는 이 같은 현상을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미용의료 패러다임 변화로 해석한다. 과거 볼륨을 채우는 필러와 주름을 펴는 톡신이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피부결과 탄력, 광채, 재생을 개선하는 '스킨 퀄리티(Skin Quality)' 시장이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과거에는 신제품 하나를 출시하는 데 그쳤다면 최근에는 기업들이 성분별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전략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파마리서치의 PN(폴리뉴클레오타이드) 기반 '리쥬란'이 시장을 키운 이후 ECM(세포외기질), 콜라겐, 엑소좀, PDRN 등 다양한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스킨부스터 춘추전국시대'가 열렸다는 평가다.품목 출시 경쟁에 이어 생산시설 증설 경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실제 수요가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지, 해외시장 역시 국내와 같은 성장세를 이어갈지, 그리고 피부미용 업계에서 새 기전 품목 출시로 업계 순위가 변했다는 점에 비춰 스킨부스터도 그같은 파급력을 가져올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볼륨보다 피부 질"…미용 트렌드가 바뀌었다스킨부스터 시장이 급성장한 가장 큰 배경으로는 소비자들의 시술 목적 변화가 꼽힌다. 과거에는 얼굴 윤곽을 또렷하게 만들거나 볼륨을 채우는 필러 시술이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피부 자체의 건강과 자연스러운 개선을 원하는 수요가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업계에서는 이를 단순한 유행으로 보지 않는다. 소비자들의 미용 트렌드 변화와 반복 시술 중심의 시장 구조, 해외 수요 확대가 맞물리면서 스킨부스터가 미용의료 산업의 '제3의 성장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스킨부스터 시장이 급성장한 가장 큰 배경으로는 소비자들의 시술 목적 변화가 꼽힌다. 휴젤 관계자는 "예전에는 볼륨을 채우거나 윤곽을 만드는 시술이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피부결이나 광채, 피부의 질 자체를 개선하려는 환자들이 크게 늘었다"며 "이 같은 미용 트렌드 변화가 스킨부스터 시장 확대의 가장 큰 배경"이라고 말했다.이는 미용의료 패러다임의 변화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보툴리눔 톡신이 근육을 이완해 주름을 개선하고 필러가 볼륨을 보완하는 역할이었다면 스킨부스터는 피부 조직의 환경을 개선하는 새로운 치료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것이다.■ 누구나 만드는 스킨부스터? "쉽게 만든 제품 아냐"최근 5년 새 히알루론산 기반은 물론 PN(Polynucleotide), PDRN, 콜라겐, 엑소좀, 아미노산, 펩타이드, ECM(세포외기질), 유전자재조합 콜라겐 기반 등 성분, 작용 방식, 허가와 관리 체계가 다른 의료기기와 인체조직 유래 이식재까지 등장하면서 "개발의 진입장벽이 낮은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실제 보툴리눔 톡신은 의약품으로 균주 확보와 독소 생산기술, 엄격한 허가 절차가 필요하고, 필러 역시 가교기술과 장기간 축적된 제조 노하우가 경쟁력으로 작용하기 때문.스킨부스터는 OEM·ODM 생산 기반도 구축돼 있어 자체 공장이 없어도 위탁생산을 통해 제품을 출시하는 것이 가능하고 대부분은 의료기기로 분류돼 '상대적'으로 개발 부담이 낮은 것은 맞다. 하지만 이를 '쉽게 만들 수 있는 제품'으로 해석하기는 무리가 따른다. 스킨부스터라는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여 다양한 제품이 쏟아져나오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제품의 타깃층과 컨셉, 차별화 요소 등 각각의 개발 난이도는 천차만별이라는 것. 휴젤 관계자는 "스킨부스터가 의료기기인 만큼 톡신보다 허가 절차는 상대적으로 수월하지만 그렇다고 단기간에 출시할 수 있는 제품은 아니다"라며 "제품 허가까지 통상 3~5년 정도가 걸리기 때문에 최근 출시되는 제품들도 대부분 오래전부터 개발을 준비해 온 결과"라고 설명했다.이어 "유통 제품처럼 갑자기 뚝딱 만들어낼 수 있는 제품은 아니다"며 "최근 제품 출시가 몰리는 것은 그동안 준비해 온 프로젝트가 시장 성장과 맞물려 한꺼번에 나오고 있는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엘앤씨바이오 관계자 역시 "최근 제품이 많이 나오는 것처럼 보이지만 대부분 수 년 전부터 개발과 임상을 준비한 결과"라며 "중소기업이라고 해서 쉽게 진입할 수 있는 시장은 아니고 지금에서야 시장이 커지면서 그동안 준비했던 제품들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즉, 진입장벽이 과거보다 다소 낮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시장이 열리자 단기간에 만든 제품이 쏟아지는 구조는 아니라는 설명이다.히알루론산 기반은 물론 PN(Polynucleotide), PDRN, 콜라겐, 엑소좀, 아미노산, 펩타이드, ECM(세포외기질), 유전자재조합 콜라겐 기반 등 업체마다 차별화 요소를 내세운 다양한 스킨부스터 품목이 출시되고 있다.■ 레드오션 우려는 기우 "2배씩 늘려도 모두 팔린다"다양한 업체가 지속적으로 스킨부스터 품목을 출시하면서 시장의 질문은 자연스레 아직도 수익적인 매력이 남아있냐로 귀결되고 있다. 특히 주요 기업들이 생산시설(CAPA) 확대에 나서면서 미래 수요까지 끌어와 공격적인 투자를 하는 것의 적정성 여부가 관심사다. 이는 기업 실적은 물론 재무부담, 주가 등의 요소와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기 때문.신한투자증권은 스킨부스터 분야가 오히려 '공급 부족' 국면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ECM 기반 스킨부스터 시장이 2025년 99억원에서 2027년 1729억원으로 성장하고 국내 침투율도 3%에서 28%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것. 특히 ECM 기반 스킨부스터는 시장 확대 속도가 생산능력을 앞지르고 있어 당분간은 수요보다 공급 역량이 기업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다.업계도 비슷한 시각이다. 엘앤씨바이오 관계자는 "스킨부스터 시장은 아직 레드오션이라기보다 계속 열리고 있는 시장"이라며 "제품을 출시한 뒤 소비자 만족도만 확보하면 사용량이 빠르게 늘어나고 확장 속도도 상당히 매력적"이라고 말했다.실제로 엘앤씨바이오는 월 생산능력을 기존 3만 5000개 수준에서 지난 5월 8만개로 확대했지만 공급 물량이 모두 소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요가 충분하다는 점에서 올해 말까지 캐파를 15만개까지 늘릴 예정. 반복 시술이 이뤄지는 시장 구조 역시 수요 증대에 한몫하고 있다.엘앤씨바이오 관계자는 "해외 매출 비중도 아직 10% 미만이지만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해외 매출 비중의 확대 속도가 빠르다는 점을 감안해 선제적으로 캐파 증대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는 "안티에이징은 결국 노화를 늦추는 개념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다시 관리가 필요하다"며 "한 제품에 만족한 소비자는 지속적으로 같은 제품을 사용하거나 다른 스킨부스터를 함께 병행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이어 "피부과에서는 보툴리눔 톡신이나 레이저와 병행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계속 개발하고 있다"며 "여러 제품을 함께 사용하는 방식이 늘어나면서 시장도 함께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최근 바이오플러스도 유전자재조합 콜라겐 기반 스킨부스터를 출시하고 이를 인체·동물 유래 원료 수급 불안정과 규제 리스크까지 겹친 ECM 스킨부스터의 대안으로 자처하고 나섰다.바이오플러스 관계자는 "유전자재조합 콜라겐은 안정성과 효능뿐 아니라 기존 제품들의 고질적인 원료 수급 불안정을 근본적으로 해결해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며 "스킨부스터에 한하지 않고 수술 후 재생제품, 의약품 원료 등으로도 활용이 가능해 확장성이 매우 크다"고 전했다.지난해 신공장 준공으로 10배의 생산능력을 확보한 바이오플러스 역시 '미래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셈. 겉으로만 보면 공급 과잉이 우려되지만 기업들은 현재 시장만 보고 생산능력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국내 미용시장은 이미 일정 수준의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중국과 동남아시아, 중동, 중남미에서는 K-뷰티와 K-에스테틱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높아지는 등 이제 막 시장이 형성되는 해외 상황도 긍정적 요소다.■ 스킨부스터판 나비효과…업계 판도까지 바꿀까스킨부스터 시장 확대가 미용의료 업계의 경쟁 구도 자체를 바꿀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국내 미용의료 산업은 오랫동안 보툴리눔 톡신 중심으로 성장했지만 국내 미용의료업계는 이미 두 차례 극적인 순위 재편을 경험한 바 있다.2006년 국내 최초, 세계 4번째로 보툴리눔톡신 제제 '메디톡신'을 출시한 메디톡스는 영업이익률이 50%를 넘나들 정도로 독보적인 수익성을 자랑하기도 했지만 2010년 휴젤 '보툴렉스', 2015년 대웅제약 '나보타'가 잇따라 시장에 진입하고 나란히 미국 FDA 허가를 따내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메디톡스는 국내 1위 자리를 휴젤에 내준 뒤 지금까지 되찾지 못하고 있다.재편은 현재진행형이다. 2001년 같은 해 설립된 휴젤과 파마리서치는 20여 년간 휴젤이 매출 우위를 지켜왔지만 구도가 뒤집혔다. 2024년까지만 해도 휴젤 매출(3730억원)이 파마리서치(3501억원)를 앞섰으나, 지난해 파마리서치가 매출 5357억원·영업이익 2143억원의 최대 실적을 내며 휴젤을 넘어섰다. 시가총액에서도 마찬가지. 올 1분기에는 매출·영업이익 모두에서 격차가 더 벌어졌다.이 역전의 동력은 톡신이 아니라 스킨부스터였다. 국내 톡신 시장이 저가 경쟁으로 레드오션화되며 휴젤의 톡신 매출이 뒷걸음질하는 사이, 파마리서치는 2014년 출시한 리쥬란으로 국내 스킨부스터 시장 점유율 70%를 확보하며 프리미엄 입지를 굳혔다.두 사례를 관통하는 공식은 명확하다. 원조 제품의 우위는 영구하지 않으며, 이를 흔드는 건 대개 새로운 기전의 등장이라는 점이다. 스킨부스터 시장도 정확히 같은 조건에 놓여 있다. 리쥬란이 PN(폴리뉴클레오티드) 기반으로 시장을 개척해 70%의 점유율을 갖고 있지만, 전혀 다른 기전의 ECM 스킨부스터가 등장하면서 'PN 대 ECM'이라는 새로운 전선이 그어졌다.현재 구도는 엘앤씨바이오가 지난해 매출 855억원·영업이익 42억원으로 ECM 시장 선두를 지키는 가운데 GC녹십자웰빙, 시지, HLB, 라메디텍 등이 올해 안에 ECM 스킨부스터를 출시하며 3파전, 4파전으로 번질 조짐도 보인다.휴젤 관계자는 "자체 스킨부스터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며 "개발 일정 등을 고려할 때 이르면 2029년, 늦어도 2030년께 자체 개발 제품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고, 시장 변화 속도를 감안해 인라이선스와 공동판매 등 외부 협업을 통한 포트폴리오 확대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파마리서치는 아직 ECM 진영에 직접 뛰어들지 않은 채 리쥬란의 브랜드력과 톡신 사업 확장으로 맞서고 있지만 톡신 시장에서 신카테고리 등장 이후 3~5년 만에 서열이 뒤바뀐 전례를 감안하면, 업계에서는 2028년 전후를 시장 재편의 분수령으로 보는 시각이 나온다.파마리서치 관계자는 "미용의료 제품은 시간이 지날수록 브랜드보다 안전성과 임상적 근거가 경쟁력을 좌우한다"며 "10년 이상 축적된 임상 데이터와 의료진 사용 경험, 일관된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제조기술이 파마리서치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말했다.이어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지만 시장이 성숙할수록 의료진과 소비자의 선택은 결국 안전성과 임상 근거, 제조 품질이 검증된 제품으로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며 "제품 출시 속도보다 장기간 축적된 신뢰가 시장 경쟁력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반면 차세대 주자로 떠오른 엘앤씨바이오는 다른 미래를 보고 있다.엘앤씨바이오 관계자는 "산업에서는 시대 흐름에 따라 순위가 바뀌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HBM이라는 신기술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시총 순위가 역전된 것처럼 새로운 품목이 성장하면 기업 간 경쟁 구도 역시 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과거 메디톡스가 톡신 시장을 주도했던 것처럼 앞으로는 스킨부스터를 얼마나 확보하고 성장시키느냐가 기업 경쟁력을 평가하는 새로운 기준이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결국 현재의 스킨부스터 시장은 단순한 신제품 경쟁을 넘어 산업 구조가 재편되는 변곡점에 서 있다는 것.승부처 역시 달라지고 있다. 이제는 누가 먼저 제품을 내놓았느냐보다 누가 안정적인 공급망과 브랜드 신뢰, 임상 데이터, 글로벌 유통망을 확보하느냐가 시장의 승자를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지금의 스킨부스터 시장은 '제품 홍수'의 시대인 동시에 K-에스테틱 산업의 새로운 주도 기업을 가려내는 치열한 선별 과정이 시작된 셈이다.
2026-07-06 05:30:00치료
기획연재

장기 예후가 중요한 당뇨병...학회도 '지침과 급여 일치' 한목소리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대한당뇨병학회가 최신 당뇨병 약제의 급여 기준 개선을 보건당국에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학회는 공개적으로 GLP-1 수용체 작용제(GLP-1RA) 급여 기준 개정을 올해 최우선 해결 과제로 못 박은 데 이어, 임상 현장의 모순을 바탕으로 정부를 향해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요구하는 상태다.학회가 이처럼 적극적인 급여 기준 개정을 요구하는 배경에는 환자별 특성에 맞춘 통합 치료 환경 마련이라는 목적이 자리하고 있다.  대한당뇨병학회 김성래 이사장(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은 "이번 급여 기준 개선 요구는 특정 제약사를 위한 일이 아니다"라며 "당뇨병 환자들이 합리적인 환경에서 적절한 치료를 제때 받아 장기 예후를 개선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학회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김 이사장은 "임상 현장의 목소리를 전하지 않으면 급여 기준의 구조적 모순은 해결되기 어렵다"며 학회가 정책 개선에 나선 이유를 밝혔다. 최신 글로벌 가이드라인은 이미 환자의 심혈관 및 신장 합병증 예방을 고려한 통합 치료로 전환되는 추세지만, 국내 급여 고시는 여전히 과거 설계된 행정적 기준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김성래 대한당뇨병학회 이사장은 취임 후, 실제 진료지침과 격차가 큰 건강보험 급여기준을 개선하기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16년 전 기준에 묶인 신약, 처방 전무 배경"김성래 이사장은 현재 국내 당뇨병 치료 임상 현장이 직면한 가장 큰 모순으로 '오젬픽(세마글루타이드, 노보노디스크제약)' 등 GLP-1 수용체 작용제(Glucagon-Like Peptide 1 Receptor Agonists, 이하 GLP-1RA)의 기형적인 급여 기준을 꼽았다.  현행 고시상 차세대 GLP-1RA를 급여로 처방하려면 반드시 메트포르민과 설폰요소제(Sulfonylureas, SU) 제제를 먼저 사용하고도 혈당 조절에 실패했다는 기록을 증명해야만 한다.  김 이사장은 이 기준이 16년 전인 2010년, 초기 1세대 약제인 '엑세나타이드' 급여 당시 재정적 관점이 작용해 만들어진 틀의 영향이 남아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당시에는 고가 신약의 사용 대상 환자군을 정하는 과정에서 재정적 관점이 크게 작용해 가장 저렴했던 메트포르민과 설폰요소제를 먼저 사용하게 하는 기준이 만들어졌다"며 "하지만 현재 2형 당뇨병 치료 패러다임은 크게 바뀌었다. 혈당 조절뿐 아니라 체중, 심혈관계질환, 신장질환 위험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는 시대인데, 16년 전의 기준을 오젬픽과 같은 GLP-1RA에 대입해 사용을 제한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임상 현장에서 의사들이 설폰요소제 처방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현실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설폰요소제는 저혈당 위험이 있고 체중 증가 측면에서 한계점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김 이사장은 "체중이 많이 나가는 환자에서 체중 감량 효과가 있는 GLP-1RA를 사용하기 위해, 오히려 체중 증가와 저혈당 위험이 있는 설폰요소제를 먼저 사용해야 한다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복잡하게 얽힌 세부 고시 조항 탓에 임상 현장에서는 처방 위축 현상과 '무늬만 급여'라는 비판도 쏟아진다. 오젬픽이 진통 끝에 급여권에 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일선 의료진이 심평원의 사후 삭감 공포 때문에 처방을 주저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메트포르민과 설폰요소제를 사용했을 때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에만 급여를 인정한다는 것 자체가 실제 임상 현실과 맞지 않다"며 "개인적으로도 제한적인 급여 기준으로 인해 오젬픽을 급여로 사용한 환자 사례는 아직 한 건도 없다. 오젬픽처럼 제도권 안으로 들어왔음에도 실제 현장에서 사용하기 어렵다면, 환자의 치료 접근성 측면에서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오젬픽의 급여 기준이 트루리시티 등 기존 GLP-1RA 제품들과 상이해, 임상 현장에서는 기준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이에 따라 학회가 궁극적으로 요구하는 개정 방향은 명확하다. 장기적으로는 당뇨병용제 일반원칙의 병용 원칙 자체를 전반적으로 개편하는 것이지만, 우선은 환자가 기존에 어떤 조합의 약제(DPP-4 억제제, TZD, SGLT-2 억제제 등)를 사용하고 있었더라도 GLP-1RA로 전환하거나 추가하는 경우에도 급여를 인정해 달라는 최소한의 요구다.  "눈앞 약제비 줄이려다 의료비 폭탄"…비급여 통제 재검토 해야보건당국의 방어 논리가 될 수 있는 '건강보험 재정 누수' 우려에 대해서도 김 이사장은 거시적인 관점에서 반박했다. 당장 눈앞에 지출되는 약가만 줄이려고 통제하는 행태가, 오히려 추후 건보 재정 피해로 되돌아올 것이라는 경고다. 현재 국내 당뇨병 환자의 트렌드는 새로 진단받는 발생률은 다소 감소하는 양상을 보이지만 유병률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기존 환자들이 더 오래 생존하면서 전체 환자 수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합병증의 양상도 과거의 뇌경색, 관상동맥질환, 심근경색을 넘어, 최근에는 당뇨병을 장기간 앓는 환자가 늘어나면서 심부전, 신기능 악화, 신장 투석과 같은 유형의 합병증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  김 이사장은 "정부가 건강보험 재정 문제를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도 이해하지만, 현재 지출되는 약가만 줄인다고 전체 재정 부담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라며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았을 때 환자에게 합병증이 발생하고, 향후 지불해야 할 의료비가 증가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 관점에서 5년, 10년 뒤에 더 많은 의료비가 소요되는 문제뿐 아니라 환자의 상태가 악화되는 문제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 보면 적절한 치료를 통해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사회경제적으로도 부담을 절감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이사장은 국내의 낮은 약가 구조가 혁신 신약의 국내 도입 자체를 가로막는 '글로벌 장벽'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의 약가가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약가 협상 기준이 되는 경우가 많아 낮은 약가가 책정되면 제약사 입장에서는 한국 시장 진입 자체를 늦추게 된다는 설명이다.  최근 GLP-1RA 계열 약제들이 글로벌 비만 치료 시장에서 인기를 끌면서, 국내 당뇨병 환자의 비급여 처방 영역까지 행정적으로 과도하게 통제받는 현실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피력했다. 오남용을 막기 위한 보건당국의 정교한 관리 체계가 부재한 상황에서, 단순히 오남용 우려 의약품이라는 낙인만 찍는 행정이 정작 치료가 시급한 당뇨병 환자들을 위축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성래 이사장은 당장 눈앞에 지출되는 약가만 줄이려고 통제하는 행태가, 오히려 추후 건보 재정 피해로 되돌아올 것이라고 우려했다.김 이사장은 "물론 GLP-1RA 제제가 비만 치료 목적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 만큼, 오남용을 막기 위한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에는 공감한다"면서도 "다만, 모든 GLP-1RA 제제가 오남용 우려 의약품으로만 인식될 경우, 실제로 치료제가 필요한 당뇨병 환자들까지 오해할 수 있다. 비급여 사용 제한 문제에 대해서는 제도적으로도 세심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의 모범 사례를 제시했다. 일본은 비만 환자에게 GLP-1RA 제제를 사용할 때 환자의 키, 몸무게, 체질량지수(BMI) 등 어떠한 비만 관련 상태를 근거로 이 약을 왜 처방했는지 기록해야 하고 사용 후 체중 변화도 지속적으로 보고하게 하는 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반면, 당뇨병 환자에게는 약제를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두고 있다. 정작 필요한 당뇨 환자는 신약을 쓰지 못하고 비만하지 않은 사람이 체중 감량 목적으로 오남용하는 국내 현실을 막기 위해서라도, 실제 환자에게 의약품이 적절히 공급될 수 있는 정교한 관리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김 이사장은 당뇨병이 제대로 치료하면 일반인과 마찬가지로 사회경제적 활동을 하며 국가에 기여할 수 있는 질환임을 거듭 강조했다. 그렇기에 환자들을 위해 약제비를 조금 더 사용하는 것은 비용 낭비가 아닌 투자라는 확신이다.   그는 "이제 보건당국이 화답할 차례다. 메트포르민과 설폰요소제 조합에만 제한하지 않고 어떤 경구혈당강하제 조합을 사용하고 있든 임상적으로 필요하다면 오젬픽을 급여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며 "그것이 국내 당뇨병 치료 환경을 실제 진료지침과 더 일치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2026-07-03 05:30:00학술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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