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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전문의가 간호사까지 교육? "애먼 전공의 수련 불똥"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13일 문석균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 부원장은 13일 대한의학회 학술대회에서 간호법 시행과 관련해 전공의 수련 교육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오는 21일부터 시행되는 간호법과 관련해 진료지원(PA) 간호사의 제도화가 전공의 수련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 목소리가 나왔다.간호사 교육에 따른 교육 자원의 분배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전공의들의 실기 경험과 교육 기회의 침해 소지가 크다는 것. PA 제도를 정착시킨 해외 주요 나라에서도 이같은 우려가 실제 현실화됐다는 점에서 제도적 보완책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문석균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 부원장은 13일 대한의학회 학술대회에서 간호법 시행과 관련해 전공의 수련 교육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문 부원장은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과정은 다수의 의료 인력이 팀을 이뤄 연속적으로 수행해야 하는데, 특정 직역을 위한 법이 시행되면 팀워크에 균열이 생기고 직역 간 갈등이 불가피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PA 제도는 전공의 교육과 역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그 파급 효과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현재 정부가 제시한 PA 간호사 자격 요건은 전문간호사 또는 일정 경력을 갖춘 전담간호사로, 일정 조건에 따라 기존 경력자에 대한 교육 면제나 간소화도 가능하다. 이에 대해 문 부원장은 "이처럼 전문성이 담보되지 않은 부실한 기준은 환자 안전과 교육 시스템의 질을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문석균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 부원장또한 그는 "PA가 수행할 수 있는 진료지원행위는 7개 분야 45개 항목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 중에는 고위험 침습행위나 의학적 판단이 필요한 업무도 포함돼 있어 혼란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특히 교육 측면에서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기존에는 지도 전문의가 전공의만 교육하면 됐지만, 이제는 PA에 대한 교육 책임도 지게 된다는 것.문 부원장은 "환자 수가 많은 상급종합병원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병원은 이중 교육을 감당하기 어렵고, 이는 전공의가 실제로 경험할 수 있는 증례와 술기 기회를 줄이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이로 인해 단순 반복 업무는 PA가, 고차원 진료는 전공의가 담당하는 구조가 생기겠지만, 정작 고차원 진료 수행을 위한 실기·기초 경험이 부족해지면서 '역량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문 부원장은 "결국 전공의 역할이 약화되고 정원 감축 논의로 이어질 수 있으며, 수련 시스템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실제로 해외에서도 유사한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2023년 미국응급의학 전공의협회 조사에 따르면 전공의의 66.9%가 PA로 인해 교육 기회가 줄었다고 응답했고, 미국 외과 전공의의 77%는 PA의 영향으로 환자 상담 시간이 줄었다고 밝혔다.영국의사협회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7%가 PA가 환자 안전을 위협한다고 평가했으며, 80%는 PA가 역량 이상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우려했다.문 부원장은 이를 바탕으로 "전공의 교육 기회를 보호하기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며 "필수 술기나 증례는 전공의가 우선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 전공의 우선 배정 원칙을 각 과별 지침에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또한 PA가 수행할 가능성이 높은 고난도 술기에는 시뮬레이션 교육을 강화하고 집중 수련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그는 마지막으로 "간호법 시행은 전공의 수련 시스템에 중대한 도전이자 동시에 변화의 기회가 될 수 있다"며 "PA에 대한 객관적 평가 및 관리 감독 기구를 의협 내에 신설하고, 향후 역량 중심의 전공의 교육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2025-06-14 05:30:00학술대회

전공의 수련전문기관 생기나...의학회 '수련교육원' 설립 제안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13일 대한의학회는 학술대회를 통해 전공의 수련교육원 설립의 당위성 및 제도 취지, 운영 방안에 대해 공론화하고 나섰다.대한의학회가 전공의 수련교육의 체계화 및 표준화를 위한 상설기구인 '전공의 수련교육원' 설립을 공식 제안하고 나섰다.현재 국내에서 전공의 수련은 26개 전문과목 학회와 수련병원이 주도하는 등 사실상 민간의 관리 영역에 머물러 있어, 전국 단위 통합 컨트롤타워를 통해 수련의 질을 표준화, 체계화하자는 것.박용범 대한의학회 수련교육이사는 13일 열린 대한의학회 학술대회에서 "의료의 미래를 책임질 전공의가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체계적인 전공의 수련교육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며 수련교육원 설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박 이사는 "지금까지의 수련교육은 위원회나 TF 형식의 임시 조직이 주도해왔다"며 "전공의 수련은 단발성 과제가 아니라 지속가능한 미래 투자인 만큼, 이를 총괄하고 관리할 상설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실제로 미국은 ACGME(Accreditation Council for Graduate Medical Education), 영국은 GMC(Good Medical Council), 캐나다는 RCPSC(Royal College of Physicians and Surgeons of Canada) 등 각국에서 GME(Graudate Medical Education, 졸업 후 의학교육)를 전담하는 독립적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미국은 ACGME를 통해 전국 전공의 수련 프로그램을 평가하고 인증하며, 영국은 GMC가 수련제도 전반을 감독하고 있으며, 캐나다는 RCPSC가 GME의 기획, 시행, 평가까지 총괄한다.박용범 대한의학회 수련교육이사이들은 모두 민간이 아닌 공적 기구로, 정부와 협력하되 독립적 지위를 가지며 전공의 교육의 질과 일관성을 국가 수준에서 관리하는 반면 한국은 전공의 수련의 공공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이를 관리하는 책임 있는 주체도 없는 실정이다.박 이사는 "이런 상황에서 전공의 수련의 질과 방향성은 지속적으로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통합 컨트롤타워가 부재해 교육의 일관성, 표준화, 지속성 측면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어 전공의 수련교육은 더 이상 병원이나 학회에만 맡겨둘 일이 아니"라고 강조했다.의학회는 전공의 수련교육원의 핵심 역할로 ▲ 26개 전문과목 및 인턴 과정에 대한 수련교육과정 개발 및 조율 ▲표준화된 수련 평가 체계 및 E-portfolio 구축 ▲지도전문의 교육·인증 및 평가 체계 수립▲수련기관 평가 및 질 관리 ▲온라인·오프라인 연수 및 술기교육센터 운영을 설정했다.박 이사는 "수련교육원은 교육과정의 질적 향상과 수련 병원 간 격차 해소를 위해 온라인 기반 통합 교육 플랫폼과 e-learning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라며 "전국 어디서든 표준화된 콘텐츠를 기반으로 지식과 술기를 학습하고, 평가받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수련의 효율성과 공정성을 모두 확보하겠다"고 밝혔다.이어 "수련병원의 위치나 규모에 따라 수련의 질이 달라지는 문제를 해결하려면 모든 전공의가 동일한 기준과 콘텐츠로 교육받을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며 "표준화된 e-learning 시스템과 실시간 피드백이 가능한 E-portfolio는 전공의 개개인의 성장을 체계적으로 추적하고 지원할 수 있는 중요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지도전문의에 대한 교육 및 지원 체계도 강화된다. 전공의 수련의 질은 결국 이를 가르치는 지도전문의에게 달려 있다는 점에서, 교육 가이드라인과 전문 역량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보상체계까지 포함한 정책을 병행해 지도전문의 제도의 정착을 뒷받침하겠다는 계획이다.수련교육원은 이외에도 수련기관 평가 및 인증 사업, 전공의 교육 정책 수립과 국가 차원의 GME 관련 연구 수행까지 포함하는 전방위 조직으로, 수련교육의 질 관리부터 정책 제안까지 총괄하는 중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박 이사는 "수련교육원은 단순히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는 곳이 아닌 전공의 수련교육 전반을 설계하고 운영하며, 향후 GME 제도의 방향을 제시하는 두뇌 역할을 하게된다"며 "전공의 교육의 철학과 방향을 제시하고, 미래 전문의 육성 전략을 세우는 일에 정부가 책임을 다해달라"고 촉구했다.대한의학회는 향후 수련교육원 설립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보건 당국에 제시하고 정책 연계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2025-06-13 14:13:59학술대회

"증원이 필수의료 대책? 한국의료, 비이커 속 개구리"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13일 대한의학회는 플렌티컨벤션에서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정부의 필수의료 개선 방향을 점검했다.의사 부족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정부가 밀어붙인 의대 정원 확대 정책이 거센 반발에 부딪히며 제자리로 돌아간 가운데, 김한중 전 연세대 총장이 의료개혁의 방향성을 놓고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적정 의사 수에는 정답이 없고 의사 수를 늘린다고 필수의료, 지역 의료가 살아나지 않는다는 것. 의사들이 기피하는 것은 필수의료가 아니라 '불합리한 건보 체계'에 있다는 점에서 가두리 양식장과 같은 의료시스템을 타파하고 정당한 진료에 정당한 보수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13일 김한중 연대의대 명예교수이자 연세대 전 총장은 대한의학회 학술대회에서 '비이커 속의 개구리 한국의료, 어떻게 될 것인가?- 소통과 공감을 바탕으로 집단 지성 발휘해야' 발표를 통해 주먹구구식 의대 증원을 조목조목 비판했다.김 전 총장은 '적정 의사 수에는 정답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의대 2000명 증원 방침은 과학적 근거 없이 추진됐다고 비판했다.그는 "의사 수 추계는 가정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밖에 없고, AI 발전이나 고령화, 보상 체계에 따라 수요는 크게 변한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생산성이 높은 진료 시스템에서는 적은 수의 의사로도 높은 접근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김한중 연대의대 명예교수정부가 '의사 부족'만을 필수의료와 지역의료 붕괴 원인으로 지목한 데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의사 수를 늘린다고 해서 낙수효과처럼 필수·지역의료가 회복될 것이라는 믿음은 시대착오적"이라며 "정작 문제는 건강보험 수가의 비합리성과 의료사고 위험, 과도한 책임 부담에 있다"고 강조했다.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의료진의 기피 및 의사 부족 현상은 단순한 선호 문제나 사명감의 결여가 아니라는 것. 젊은 의사들은 의료의 본질적 가치를 추구하지만, 현실은 국가가 수요를 독점하고 가격을 통제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들이 '비이커 속 개구리'처럼 점점 더 탈출구 없는 시스템에 갇히고 있다는 진단했다.김 전 총장은 "지역의료 강화를 위해 병원을 무작정 늘리는 방식은 효과가 없다"며 "취약지역 일차의료 강화와 중증환자 이송 체계 구축이 우선으로 전국이 1일 생활권인 한국의 특성을 고려하면, 중앙-지역 협력형 모델이 더 적절하다"고 주장했다.대학병원의 현실에 대해서는 교육과 연구, 진료를 모두 떠안은 채 환자 과밀로 본래의 역할이 훼손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전공의의 과중한 업무, 교수의 진료 부담, 그리고 의료 전달체계의 약화가 구조적인 문제라는 것이다.한편 한국 의료에서 공공과 민간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점도 도마에 올랐다.그는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로 민간병원도 사실상 공공 기준을 따르고 있고, 모두 비영리 법인으로 투자 회수가 불가능한 구조"라며 "공공의료 확대만이 해답이 아니라, 왜 공공병원이 경쟁력을 잃었는지를 먼저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번 의정 갈등이 장기화된 배경에는 '소통과 공감의 부재'가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가 의대 증원을 발표하며 의료계와 사전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였고, 반면 의료계는 감정적인 대응과 폐쇄적인 소통으로 국민과의 거리감을 키웠다는 게 그의 판단.김 전 초장은 "의료계는 정당한 진료에 정당한 보수를 원하고, 본연의 사명감을 다할 수 있는 시스템을 요구하고 있다"며 "정부는 일방적인 규제가 아니라, 소통과 공감을 바탕으로 하는 합리적 설계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의료의 미래에 대해서는 '고성장'이 아닌 '관리'의 시대로 진입했다고 봤다. 민영보험이 건강보험을 대체하기는 어렵고, 민간 중심 의료 공급 구조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또한 병상과 장비 등 의료 자원의 추가 확대는 없거나 오히려 줄어들 것이며, 지불제도는 점차 포괄수가제·가치 기반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전망했다.김 전 총장은 끝으로 "의료계의 리셋 요구는 이상적이지만, 실제 변화는 고통스러울 수 있다"며 "지금은 갈등보다 집단 지성과 소통을 통해 국민 신뢰를 회복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2025-06-13 11:52:55학술대회

"전공의 수련 천차만별"…의학회, 교육원으로 표준화 시동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대한의학회가 전공의 수련의 질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전공의 수련 교육원' 설립 필요성을 공론화한다.그동안 수련 교육이 각 병원의 역량과 책임 속에서 체계적 지원 없이 운영돼 온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9일 대한의학회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전공의 수련 교육원 설립을 정부에 공식 제안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이진우 대한의학회 회장(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교수)은 "의대 정원 확대와 필수의료 강화라는 큰 물결 속에서 전공의 수련의 질 관리 문제는 지금까지 너무 오랫동안 방치돼 왔다"며 "전공의 수련은 단순히 현장 경험을 쌓는 것이 아니라, 전문성을 갖춘 의사를 양성하는 핵심 교육 과정인데, 지금까지 이를 총괄하고 설계하는 전담 조직조차 없었다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현재 수련 시스템은 보건복지부가 수련기관 지정 및 정원을 승인하고, 각 학회가 수련 프로그램을 구성하며, 병원이 실무를 맡는 구조다.이진우 대한의학회 회장문제는 이 모든 과정에서 수련의 질을 모니터링하거나 교육 내용을 점검하는 독립 기전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는 것. 이로 인해 병원별, 전공과별 격차가 심각하며 전공의가 인력 공백을 메우는 '노동력'으로만 취급되는 악순환도 반복되고 있다.박용범 수련교육이사(세브란스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지금도 수련기관이 194곳이나 되는데, 이 중 인턴 정원이 5명 이하인 곳이 절반 가까이 된다"며 "이런 기관에서 제대로 된 수련 교육이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도전문의의 교육 역량이나 헌신 정도도 기관마다 천차만별인데, 그에 대한 평가나 피드백 시스템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덧붙였다.교육원이 없어서 발생한 대표적 문제 중 하나는 병원 간 수련 질 불균형이다. 수술이나 시술 같은 핵심 술기 경험이 부족한 병원에서는 전공의가 자비로 외부 연수를 알아보거나, 연차 중 특정 병원에 파견을 나가는 식으로 보완하고 있지만 교육의 연속성과 질이 보장되지 않고, 전공의 개인에게 부담을 지우는 구조로 굳어져 있다.또 다른 문제는 수련 성과를 평가하는 기준이 지나치게 협소하다는 점이다. 전공의가 수련 기간 동안 어떤 역량을 갖췄는지 체계적으로 측정할 시스템이 없다 보니, 결국 모든 평가가 전문의 시험으로 집중되는 왜곡이 발생한다. 실제 의료 현장에서 필요한 역량보다 시험 점수에 의존하는 구조다.'전공의 수련 교육원'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련 교육 과정 개발 ▲수련 평가 ▲지도전문의 역량 개발 ▲수련기관 평가 ▲전공의 교육 연수 체계화로 수련의 전 과정을 아우르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겠다는 것.박 이사는 "미국의 ACGME, 영국의 GMC처럼, 수련 교육을 국가 차원에서 설계하고 관리하는 독립 조직은 이미 보편화된 모델"이라며 "우리도 이제는 특정 학회나 병원에만 맡겨둘 것이 아니라, 공공성과 전문성을 갖춘 교육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실제로 미국은 미국의 전문의 수련 프로그램을 인증하는 민간 비영리기관 ACGME(Accreditation Council for Graduate Medical Education)을, 영국은 의사 면허와 교육을 총괄하는 국가 기관 GMC(General Medical Council)을 운영하고 있다.미국 내 모든 전공의(레지던트)와 펠로우 수련 프로그램이 ACGME 인증을 받아야 하고, 각 수련 프로그램은 ACGME의 인증 기준을 충족해야 유지 가능하고, 프로그램 질이 낮거나 평가에서 문제가 발견되면 인증 취소나 시정 명령이 내려지기도 한다.GMC는 의대 교육, 전공의 수련, 계속교육까지 전 과정의 기준을 설정하고, 의사 면허 발급 및 윤리·전문성 평가도 관리한다. 영국의 전공의 수련 역시 GMC가 승인한 교육기관과 프로그램에서만 가능하고, 수련 프로그램도 매년 평가와 피드백을 받는다.이 회장은 "미국에는 ACGME, 영국에는 GMC와 같은 조직이 전공의 수련과 관련해서 굉장히 포괄적인 일들을 하고 있는데, 한국은 전문화되고 상설화된 그런 기구가 현재는 없다"며 "그간 26개 전문학회에서 계속 노력을 해왔지만 엄밀하게 표준화되고 체계화된 수련 체계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그는 "상설화된 기구 설립의 필요성에는 전공의들도, 수련 기관들도 원하는 부분"이라며 "수련의 질 중심으로 전환 이후엔 전문의 시험까지 교육원이 통합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이를 위해선 제도적·재정적 뒷받침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대한의학회는 오는 13일 학술대회를 통해 수련 교육원 설립의 구체적 운영 구조와 제도화 방안을 첫 공개할 예정이다.
2025-06-10 05:30:00학술대회

"간분야 로봇수술 사치 아닌 선택의 진화…복강경과 어깨"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30일 경주 화백컨벤션 센터에서 개최된 대한간학회 국제학술대회 'The Liver Week 2025'에서는 간절제술 관련 복강경 대 로봇수술의 비교가 이뤄졌다."간수술 분야에서 로봇수술이 고비용을 정당화할 수 있을까?"복강경 간절제술(Laparoscopic Liver Resection, LLR) 대 로봇 간절제술(Robotic Liver Resection, RLR)과 같은 최소침습 간수술이 간 종양 치료에서 중요한 전략으로 자리잡으면서 효용성과 비용 문제 측면의 비교가 불붙고 있다.두 수술법 모두 소규모 절제부터 복잡한 대규모 수술까지 폭넓게 적용되며 널리 시행되고 있고, 예후까지 비슷해 결국 '비용' 문제만 부각돼 왔던 것.30일 경주 화백컨벤션 센터에서 개최된 대한간학회(공동주최 한국간담췌외과학회, 대한간암학회, 대한간이식연구학회) 국제학술대회 'The Liver Week 2025'에서 간절제술 관련 복강경 대 로봇수술의 비교가 이뤄졌다.동아대병원 김관우 외과 교수는 "LLR과 RLR을 포함한 최소침습 간수술은 간 종양 치료에서 중요한 접근법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두 수술법 모두 소규모 절제부터 복잡한 대규모 간절제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술기에 대해 숙련된 의료기관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고 밝혔다.그는 "로봇 수술은 3D 입체 시야와 손목 관절처럼 움직이는 기구 덕분에 복잡한 수술에서 기술적 이점을 제공할 수 있다"며 "그러나 복강경 수술과 결과가 유사하다면, 고비용 구조를 어떻게 정당화할 수 있는지가 향후 중요한 쟁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LLR은 안전성이 입증된 고효율의 수술법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Iwate, IMM, Southampton 등 검증된 난이도 점수 체계는 수술 전 환자 선정 및 계획 수립에 활용되고 있다.그는 이 질문에 대한 해답으로 최근까지 발표된 다양한 비교 논문을 소개했다.동아대병원 김관우 외과 교수김 교수는 "2025년 2월 초기 단계(BCLC 0-A) 간세포암에서 로봇 대 복강경 간 절제술 후 재발 및 생존율 비교 연구가 공개됐다"며 "기저 간경변증이 있는 BCLC 0-A기 간세포암 환자 중 선별된 간세포암 환자에서 RLR의 종양학적 결과는 LLR보다 열등하지 않았고 두 술기 모두 간세포암 재발 시 유사한 회복 가능성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그는 "2024년 발표된 ROC'N'ROLL 임상은 간 악성 종양에 대한 로봇 대 복강경 간 절제술을 비교했다"며 "연구진은 RLR이 무작위 임상시험의 증거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간암 치료에서 점점 더 많이 시행되고 있어 LLR과 환자들의 삶의 질 측면의 비교를 진행했다"고 밝혔다.이어 "분석 결과 역할 수행 점수는 둘 간의 차이가 없었고, 종합 합병증 지수 역시 그룹 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며 "다른 수술 전후 결과에는 차이가 없고 삶의 질에서 유사한 결과를 보여 두 시술법은 안전한 대안으로 간주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했다.다양한 연구에서 RLR은 출혈량 감소, 개복 전환율 감소, 절제연 확보율 향상 등에서 우수한 성과를 보였으며, 특히 해부학적 절제가 필요한 복잡한 케이스에서 두드러진 장점을 보였지만 수술 시간은 다소 길거나 유사한 수준이었다. 다만 이와 같이 차이는 예후 측면에서 '대동소이'했다.국내외 다수의 연구에서도 RLR과 LLR은 모두 주요 합병증 및 사망률에서 안전성을 확보했으며, 절제완전성(R0 절제율), 2년 및 5년 재발률, 생존율 등 종양학적 결과 역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김 교수는 근무처 병원에서의 임상 경험도 공유했다. 2019년 다빈치 Xi 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약 150례의 로봇 간절제술을 집도했으며, 이 중에는 복잡한 해부학적 간절제 및 미러기술을 포함한 다양한 고난도 수술이 포함돼 있다.그는 "2024년 4월부터는 단일공 로봇 수술 시스템(SP system)을 이용해 후구역(liver caudate lobe) 절제술 등 고난이도 술기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며 "이러한 술기는 개복수술로도 어려운 영역이지만, 로봇의 정밀 조작 기능 덕분에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절제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그는 "RLR은 인체공학적으로 수술자의 피로를 줄여주는 등 장기적으로 외과의사의 수술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이점도 있다"며 "수술은 단지 단기적인 환자 예후만이 아니라, 장기적인 술기 수행 가능성까지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RLR과 LLR 모두 숙련된 외과의가 집도할 경우 안전하고 효과적인 수술 및 종양학적 결과를 제공하지만 수술은 환자 결과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 외과의의 수행 능력, 편안함, 그리고 장기적인 건강을 포함할 경우 선택의 우선순위는 바뀔 수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김 교수는 "RLR은 외과의에게 더 정밀한 조작, 피로 감소, 복잡하거나 장시간 수술 시 향상된 자세 유지와 같은 실질적이고 인체공학적인 이점을 제공한"며 "현재 RLR은 더 비용이 많이 들지만, 향후 기술 발전을 통해 그 격차는 줄어들 수 있다"고 밝혔다.그는 "그럼 관점에서 보면 RLR은 사치가 아닌 환자와 외과의 모두를 위한 현명한 진보"라며 "특히 수술이 복잡한 환자에게 꼭 필요한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고 향후 비용 부담도 점차 완화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한편 "결과가 유사하다면 어떤 기준으로 수술법을 선택하느냐"는 질의에 김 교수는 "환자의 상태, 종양의 위치와 복잡도, 그리고 수술자의 숙련도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해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접근해야 한다"며 "궁극적으로는 환자 맞춤형 수술 전략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2025-06-02 12:00:11학술대회

두경부외과 전문의 10년내 4분의 1 은퇴 "예고된 대란"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대한두경부외과학회가 은퇴자 증가 및 전공의 지원 감소에 따른 인력난이 고착화되고 있다며 10년 내 예고된 진료 공백 대란을 공론화하고 나섰다."베이비 붐 세대 시니어들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10년 내 25% 회원이 정년을 맞습니다."대한두경부외과학회가 은퇴자 증가 및 전공의 지원 감소에 따른 인력난을 우려하고 나섰다.최근 신입 회원 10명 중 4명은 이미 이탈했고, 중견 전문의들마저 의정 갈등 등 누적된 피로감으로 현장을 떠나는 등 전국 100여명 대에 그치는 인력이 고령화와 신입 유입의 급감을 동시다발적으로 겪고 있다는 것.더불어 30~40대 핵심 진료 세대의 인력이 급감하면서 향후 인력 공백이 불가역적인 상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31일 대한두경부외과학회는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하고 학회의 인력 고령화에 따른 인력 수급 공백 가능성을 공론화하고 나섰다.이상혁 보험이사(강북삼성병원)는 현재 두경부외과가 중증 응급 질환을 다루는 고강도 진료과임에도 불구하고, 인력 부족과 낮은 수가 등으로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일반 대중에게조차 두경부외과의 역할이 잘 알려지지 않아 저평가되어 있으며, 특히 기도 및 식도 등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영역을 다루는 중요한 과임에도 기피과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이 이사는 "두경부외과는 주로 중증 및 응급질환을 다뤄 고도의 수술기술과 전문 지식이 필요하지만, 수련 과정이 길고 업무 강도가 높아 전문의 지원은 타 분과에 비해 저조한 편"이라며 "수술 위험도와 업무 강도는 높지만 수가는 낮아, 병원마다 적자 발생 수술 행위로 분류되고 인적물적 지원이 없어, 기존 인력이 퇴사하고 신규 인력이 감소하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고 우려했다.그는 "두경부암 수술은 6-12시간의 장시간 수술이 빈번하고, 수술 후에도 중환자실 진료를 포함해 장기간 중증 치료와 24시간 지속적인 집중 관리가 요구된다"며 "이에 따라 그나마 있는 인력도 3차 의료기관에 집중되는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이상혁 대한두경부외과학회 보험이사(강북삼성병원)중증도가 높은 환자 관리를 위하여 충분한 인력과 자원이 필요하지만, 병원 지원이 열악하고 대부분의 전문인력이 3차 의료기관에 근무해, 1·2차 의료기관의 진료체계는 부재한 실정이다.두경부암 환자들의 수도권 쏠림이 심하고 필수 의료 행위에 대한 수가가 저평가돼, 병원 입장에선 두경부 진료 체계 유지에 대한 필요성이 낮다.이 이사는 "진료 체계의 붕괴로 전문 인력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특히 지방 두경부 필수 진료를 담당하는 전문 인력의 공백은 심각하다"며 "고령화로 2030년까지 전체 회원 중 25% 이상이 은퇴하고, 최근 의정갈등 장기화로 경험이 많은 중견급 전문 인력의 이탈이 가속화된 점 역시 우려할만 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실제로 지난 10년간 신입 회원의 유입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2014년 17명 유입을 기점으로 지속 감소, 2021년엔 5명에 그쳤다.이 이사는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신입회원의 절반 이상이 중도에 포기하거나 타 분과로 이동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올해의 경우 신입회원 10명 중 4명이 이직하고, 5명의 기존 전문의가 은퇴했다"고 지적했다.그는 "전문 인력의 고령화와 공백을 보완할 신규 인력의 감소, 진료 현장의 최전선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게 되는 80년대 생 이후 인력은 고갈 수준"이라며 "이러한 현상은 기존 버티던 인력의 퇴사라는 악순환을 유발하고, 현 50대 이상 전문 인력의 은퇴가 예상되는 10년 후에는 전국 단위 진료와 치료는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예고했다.1980년생 전문의는 15명에 달하지만 1989년생부터는 두 명에서 한 명 수준에 머문다.이상혁 이사는 "서울에서 중증도가 높은 두경부 질환을 담당하는 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보라매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등 총 19개 주요 병원의 인력을 집계했다"며 "두경부 전임의는 2022년 전체 9명에서 2023년 7명, 2024년 4명으로 줄었다"고 밝혔다.그는 "기도, 외상, 감염 등 두경부 중증진료를 담당하고 있는 서울지역권역응급센터: 고대 구로병원, 서울대병원 등 권역응급센터도 비슷한 상황"이라며 "두경부 전임의는 이미 고갈돼 현장에서 응급 진료 기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귀띔했다.서울지역 권역응급센터의 2022년 전임의는 고대안암병원 1명, 서울대병원 3명을 제외하고 전무했고, 2023년과 2024년은 서울대병원의 각 2명을 제외하고 타 병원 전임의는 '0'을 기록했다.이 이사는 "충북 한 명, 경북 한 명 등 지방의 두경부 전문 인력 체계는 이미 붕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며 "이러한 상황이 단기간에 복원되기는 불가능하다는 점이 심각한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그는 "현재 두경부 질환의 지역 의료 붕괴는 수도권 환자 유입을 가속화하고, 지역에서 응급 환자 발생 시 즉각적인 대응이 어려워 위험한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며 "극심한 저수가에 시달리는 상황을 개선하지 않으면 더 이상의 지원도 진료도 없게 된다"고 대책을 촉구했다.
2025-06-02 05:30:00학술대회

알콜성 간질환 간이식 '밑 빠진 독'…"관리시스템 전무"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간이식 이후에도 재음주로 다시 이식받아야 하는 상황이 빈번하다는 점에서 해외 주요 나라들이 채택하고 있는 이식 적합 환자의 선정 및 재음주 예방 모니터링 시스템 도입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최근 국내 간이식 환자 중 음주로 인한 알코올성 간질환 환자 비중이 급증하면서 이식의 형평성 및 윤리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간이식 이후에도 재음주로 다시 이식받아야 하는 상황이 빈번하다는 점에서 해외 주요 나라들이 채택하고 있는 이식 적합 환자의 선정 및 재음주 예방 모니터링 시스템 도입으로 '밑 빠진 독' 상황을 타개하자는 것.30일 경주 화백컨벤션 센터에서 개최된 대한간학회(공동주최 한국간담췌외과학회, 대한간암학회, 대한간이식연구학회) 국제학술대회 'The Liver Week 2025'에서는 알코올성 간질환 환자의 간이식 후 관리 대책에 대한 의견 공유가 이뤄졌다.2009년 72건에 불과했던 알코올성 간질환 간이식은 2022년 295건으로 4배 이상 늘었으며, 현재 뇌사자 간이식 환자 10명 중 4명이 알코올성 간질환 환자다. 이는 더 이상 간이식이 간염 환자만의 문제가 아니며, '음주'가 새로운 위협으로 떠올랐음을 보여주는 신호다.이해원 대한간이식학회 학술위원회 위원장(분당서울대병원 외과)은 "최근 미국에서는 간이식의 주요 원인이 B형·C형 간염에서 알코올성 간질환(ALD)으로 바뀌고 있고 한국도 사정은 비슷하다"며 "항바이러스 치료의 발전으로 B형 간염 환자는 줄고, 알코올성 간질환 환자가 증가해 간이식도 급속히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그는 "외과의사 입장에서 ALD 간이식은 단순한 수술 문제가 아닌 임상적 판단은 물론이고 윤리적·사회적 요소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는 복잡한 영역"이라며 "현재 ALD는 전체 성인 간이식 대기자 중 40% 이상을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고 40세 이하 젊은 환자에서 급성 알코올성 간염으로 인한 긴급 이식 수요가 급증하면서 기존 이식 기준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고 설명했다.이해원 대한간이식학회 학술위원회 위원장(분당서울대병원 외과)현재 쟁점은 '금주 6개월 규칙'이다. 해외 주요 국가에선 최소 6개월의 금주가 간이식 적합 대상자의 선별 기준으로 자리하고 있다. 이는 환자의 금주 의지를 확인하고, 자연적으로 간이 회복될 가능성을 보기 위한 목적.이 위원장은 "하지만 최근 연구들은 이 기준이 꼭 필요한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며 "대표적인 예가 2011년 마튜랭 교수팀의 다국적 연구로 해당 연구에선 술을 끊은 지 6개월이 되지 않았지만, 다른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중증 급성 알코올성 간염 환자에게 간이식을 시행해도 예후가 매우 좋았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그는 "이후 여러 연구에서도, 조건을 잘 갖춘 환자라면 이식 후 1년 생존율이 80%를 넘고, 음주 재발도 낮다는 결과가 반복되고 있다"며 "결국 핵심은 얼마나 금주했나가 아니라 환자가 술을 끊고 회복할 가능성이 있느냐를 판단하는 데 집중되고 있다"고 환기했다.최근엔 간이식 적합자를 선별하기 위해 알코올 중독 이력, 가족이나 사회적 지지 여부, 본인의 회복 의지 등을 체계적으로 평가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이 위원장은 "간이식 적합자를 찾기 위한 SALT 점수 같은 도구도 제안되지만 아직까지 완벽한 예측 방법은 없어 전문가들의 종합적 판단과 협업이 중요하다"며 "국내에서의 가장 큰 문제는 이식 적합자를 찾고 관리할 시스템이 전무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미국과 유럽에서는 알코올성 간질환 환자의 간이식에 대해 엄격하고 표준화된 관리 체계를 갖추고 있다. 이식 전에는 최소 6개월 이상 금주와 중독 치료 프로그램 참여를 의무화하고, 사회적 지지체계와 정신건강 상태를 정밀하게 평가한다.이식 후에는 의료진, 사회복지사, 중독 전문가가 함께 협력하는 다학제적 시스템을 통해 환자와 보호자에 대한 지속적 상담과 모니터링이 이뤄진다.이해원 위원장은 "이러한 체계는 환자의 장기 생존율을 높이고 재이식 가능성을 줄이는 데 기여한다"며 "반면 국내에서는 증가하는 알코올성 간질환 간이식 수요에 비해 관리 시스템이 매우 부족해 이식 전 금주 확인 및 중독 치료 참여 규정이 병원마다 다르고, 국가 차원의 표준화된 관리 프로토콜이 없다"고 우려했다.그는 "수술 시점과 긴급도만 따지는 게 아니라, 이식 후 이 환자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회복할 수 있을지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중독 전문의, 사회복지사, 이식 코디네이터 등과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라고 못 박았다.이어 "이식 코디네이터들은 이 과정에서 이식 후 약 복용, 금주 유지, 정신건강 지원 등을 도와주며 환자가 다시 음주로 빠지지 않도록 꾸준히 관리한다"며 "실제로 장기적으로 좋은 예후를 보이는 환자일수록, 이런 지속적 지원 시스템에 잘 연결돼 있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대한간이식학회는 문제 해결을 위해 의사 전문가 단체인 한국중독정신의학회 및 국가기관인 중독관리센터와 긴밀히 협력해 알코올성 간질환 환자 간이식 표준 관리 프로토콜 개발을 추진 중이다.이 위원장은 "표준 관리 프로토콜이 개발된다면 특정 병원이 아닌 전체 기관에 포괄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며 "일부 병원만 해당 시스템을 적용하면 간이식 환자가 다른 병원을 찾아 떠나기 때문에 실효성이 없다"고 당부했다.다양한 전문가들 역시 ALD 이식 환자의 표준 관리 시스템의 필요성을 지원사격했다.손선영 대한장기이식코디네이터협회장(강남세브란스병원)은 "2022년 기준으로 뇌사자 간이식의 40%가 ALD 환자였지만, 이에 대한 국가 단위의 표준 관리체계는 전무하다"며 "해외에서는 간이식 코디네이터가 음주 재발 모니터링과 다학제 협력 조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제도적 근거 마련 및 지원을 촉구했다.서은선 화성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장은 "알코올 사용장애는 만성적이고 재발이 잦은 뇌 질환이며, 간이식 환자의 치료 결과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며 "중독의 심리·행동적 특성을 이해하고 이에 맞춘 지속적 치료와 재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그는 "수치심, 인지왜곡, 정서적 불안정성 등은 환자의 회복을 방해하는 핵심 요소로 이러한 특성을 고려할 때 병원 치료에 지역사회 기반의 회복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며 금단 해소 치료, 인지행동치료(CBT), 동기강화상담(MET) 등 다양한 개입 전략을 소개, 병원-지역사회 통합 모델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2025-06-02 05:20:00학술대회

"초고령사회 골절 초위험군에 골형성치료제 급여 필요"

[메디칼타임즈=허성규 기자]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국내 환경에서 골절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관련 급여 기준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이는 국내외 가이드라인에 따라 초위험군에게 골형성치료제를 우선 투여함으로써 예방 효과를 높이고 향후 치료 목표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대한골대사학회는 30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골형성촉진제 급여 기준 개선을 촉구했다.30일 대한골대사학회(회장 신찬수, 이사장 백기현)는 제37차 춘계학술대회에서 '골절 초고위험군을 위한 골(骨)든타임: 골형성촉진제 급여기준 개선'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이날 행사는 초고위험군 환자에게 2차 치료제로 적용되고 있는 골형성치료제(골형성촉진제)의 급여 기준 개선 필요성에서 출발했다.현재 골형성치료제의 보험 급여 기준은, 뼈를 분해하고 흡수하는 파골세포에 작용해 뼈 흡수를 억제하는 골흡수억제제를 먼저 사용한 후, 효과가 없을 시에만 급여가 적용된다.또한 급여 적용 대상은 △65세 이상(로모소주맙의 경우 65세 이상 폐경 후 여성), △T점수 –2.5 이하, △골다공증성 골절 2개 이상 발생을 '모두' 충족해야 해 매우 제한적이다.이에 대해 학회 백기현 이사장(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은 "우리나라는 이미 초고령사회로 진입했고, 골다공증 유병률 조사에 따르면 70세 이상 여성의 경우 60~70%가 골다공증을 앓고 있다"며 "골다공증은 초고령사회에서 국민건강의 중대한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백 이사장은 "노인이 주의해야 할 질환으로 암, 치매, 심혈관계 질환 외에도 골다공증을 추가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골다공증 골절은 재발 위험이 높아 조기 치료가 필수"라고 말했다.이어 그는 "골형성치료제는 임상에서 사용하기엔 조건이 까다로워 실제 환자에게 적용되는 경우가 드물다"며 "급여 기준이 개선돼 더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어야 하며, 이것이 현재 학회의 당면 과제"라고 설명했다.이날 주요 발표를 맡은 공현식 총무이사 역시 국내외 가이드라인 권고사항, 해외 급여 기준 변화, 경제적 효과 등을 언급하며 급여 기준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공 총무이사는 "골다공증으로 인해 골절이 발생하면 1년 내 재골절 위험이 5배 증가하며, 이 위험이 4년까지 지속된다"며 "초기부터 빠르게 골밀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골형성촉진제의 조기 사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또 "국내외 가이드라인 모두 초고위험군에는 초기부터 골형성치료제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며 "해외에서는 고위험군이나 골절 환자에게도 1차 치료제로 골형성치료제 사용이 가능하지만, 국내는 1차로 골흡수억제제를 써야 하고 적용 대상도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특히 공 이사는 골형성치료제의 효과에 대해 설명하며,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인 알렌드로네이트는 골밀도(T점수)를 –3.0에서 –2.5로 끌어올릴 확률이 10% 미만이지만, 로모소주맙이나 테리파라타이드 같은 골형성치료제는 60% 이상으로 6배 가까이 높다"고 소개했다.그는 "골흡수억제제를 선행한 뒤 골형성치료제를 사용할 경우 효과가 낮을 수 있다"며 "치료 효과나 목표 달성 가능성, 치료 순서를 고려할 때 초고위험군에게는 골형성치료제를 먼저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또한 "이러한 치료제들은 골형성치료제를 먼저 투여한 후 골흡수억제제를 병행하면 골절 예방 효과가 더 크다"고 덧붙였다.즉, 골밀도가 낮은 환자일수록 초기부터 골형성치료제와 같은 강력한 약제를 사용하는 것이 골절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들이 있음에도, 현재 국내 보험 급여 기준은 골흡수억제제를 우선 사용하게 해 치료 효과를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며 사회적 비용 측면에서도 비효율적이라는 설명이다.이에 학회는 나이 제한을 없애고 골형성치료제를 1차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급여 적용 대상도 △최근 1년 내 척추 또는 고관절 골절 발생자 중 골밀도(T점수) –2.5 이하, △2곳 이상 골절에 골밀도 –2.5 이하인 경우 등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이날 간담회에 앛선 발표에서는 해외의 경우 가이드라인 등에 맞춰 활용이 가능하지만, 국내는 급여 기준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을 지적했다.공 이사는 "임상 현장의 필요와 현재 정책 간의 불일치를 해소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국제 진료지침에 부합하도록 골절 초고위험군 환자의 골절 예방을 위한 급여 기준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백승훈 보험정책이사(경북대학교병원 정형외과 교수)도 "최근 호주뿐만 아니라 영국, 일본 등 여러 나라에서 골형성치료제를 1차 치료제로 사용하고 있다"며 "전례 없는 속도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우리나라도 선제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마지막으로 백기현 이사장은 "그간 대한골대사학회는 골다공증 치료 환경 개선과 국민 뼈 건강 증진을 위해 노력해 왔고, 최근에는 골다공증 치료제의 지속 치료 급여 확대, 국민건강검진 내 골밀도 검사 횟수 확대 등의 정책 개선에도 참여해왔다"며 "적극적인 골절 예방 치료를 통해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로 입증된 만큼, 앞으로도 골형성치료제 급여 기준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5-05-30 12:07:21학술대회

"정밀의료 시대, 영상진단 불충분" 간세포암에 간 생검 재조명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대한간암학회(KLCA)가 간세포암 관리에서 간 생검의 필요성을 진단하기 위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65%가 "앞으로 생검을 더 자주 시행해야 한다"고 답했다.영상의학 기술의 발전으로 간세포암 진단에서 조직 검사의 필요성이 줄어들었지만, 최근 정밀의료의 흐름과 맞물려 '간 생검(liver biopsy)'의 잠재적 가치가 다시 조명받고 있다.대한간암학회(KLCA)가 간세포암 관리에서 간 생검의 필요성을 진단하기 위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65%가 "앞으로 생검을 더 자주 시행해야 한다"고 답해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30일 경주 화백컨벤션 센터에서 개최된 대한간학회(공동주최 한국간담췌외과학회, 대한간암학회, 대한간이식연구학회) 국제학술대회 'The Liver Week 2025'에서 '간세포함 관리에서 간 생검 활용 확대에 대한 대한간암학회 설문조사' 결과가 공개됐다.간세포암(HCC) 관리에서 간 생검은 진단과 치료 결정 과정에서 유용할 수 있지만, 침습적이라는 특성과 암 확산 가능성, 영상 기반 진단의 발달로 인해 일상적으로 권고되지는 않는다.간 생검은 영상 소견이 비전형적이거나, 감별이 필요한 상황, 치료 전략 수립을 위해 조직학적 정보가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 한해 시행하지만, 대부분의 고위험군 환자에서는 영상학적 진단 기준을 충족할 경우 생검 없이도 진단과 치료 결정이 가능하며, 주요 가이드라인 역시 이러한 접근을 권고한다.설문 결과를 발표한 이해림 교수(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는 "주요 학회들의 최신 가이드라인에서는 진단 외에도 치료 전략 수립과 예후 평가를 위해 조직검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특히 전신 항암제 투여 전 조직검사를 권고하고 있다"며 "간세포암 진료에서 간 조직검사의 역할에 대한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음에 따라 학회 차원에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설문은 2024년 12월부터 2025년 1월까지 HCC 전문가 13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중 60%는 내과의사, 19%는 영상의학과, 14%는 외과, 5%는 방사선종양학과 소속이었다.전체 응답자 중 49%는 생검을 진단 사례의 10% 미만에서만 시행한다고 답했으며, 5%는 아예 시행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생검을 꺼리는 이유로는 '진단 및 치료 결정에 불필요하다'는 인식, 그리고 출혈, 종양 파종, 감염 등 시술과 관련한 합병증 우려가 꼽혔다.영상진단 결과와 실제 조직검사 결과의 불일치를 경험했다는 응답이 80.5%에 달했다.반면 실제 진단 결과와 영상 소견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의견도 상당했다.이 교수는 "영상학적 진단의 한계도 무시할 수 없다"며 "간세포암이 강하게 의심됐으나 실제 조직검사에서 다른 진단이 나왔던 경험이 있다는 응답이 80.5%에 달했다"고 지적했다.그는 "다기관 연구에서도 영상과 조직 소견이 불일치하는 경우가 많았고, 실제 간암 확진율은 약 83~88%에 그쳤다"며 "영상 진단으로 HCC로 분류된 사례 중 약 10%는 생검 결과, 이형성 결절, 선종, 기타 악성종양으로 확인되기도 하는데 특히 LI-RADS 5로 분류된 경우조차 그렇다"고 꼬집었다.오진의 가능성이 남아 있는만큼 생검은 확진뿐만 아니라 치료 반응을 예측하거나 결정에 필요한 바이오마커 확보, 예후 예측을 위한 정보 획득 등 다방면에서 활용이 가능해 분명한 역할이 있다는 게 그의 판단.생검에 따른 합병증 우려 역시 실제보다 과도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이 교수는 "조직검사 관련 합병증으로는 출혈(78%), 종양 침착(28%), 통증(3%), 사망(11.3%) 등 상당히 높은 비율이 나왔지만 이는 몇십 년간 누적된 경험을 응답해 이렇게 높게 나온 것이 아닌가 한다"며 "합병증 우려에도 불구하고 최근 문헌에서는 조직검사가 예후에 유의미한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결과도 확인됐다"고 했다.그는 "종양 침착은 2.7% 미만, 출혈 위험은 0.1% 미만이 실제 합병증 위험으로 거론된다"며 "시술 전 약물 관리와 응고 수치 교정이 이뤄지면 출혈 위험이 감소하므로 조직검사를 신중히 고려할 수 있다는 응답이 53.3%였다"고 말했다.간 쪽에서는 치료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가 뚜렷이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 역시 조직검사를 기반으로 한 바이오마커 분석과 치료전략 개발 활성화를 예고하는 대목.이 교수는 "생검은 확진뿐 아니라 치료 반응 예측 및 평가를 위한 병리적인 정보 확보는 정밀의료 구현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며 "KLCA 회원들 중 간생검 활용 확대에 찬성하는 비율은 예상보다 낮았지만 그래도 65%는 확대에 동의했다"고 밝혔다.그는 "바이오마커 개발 등의 연구를 위해 간헐적으로 간조직 검사를 시행하는 것에 대한 동의도 63%에 달한다"며 "간세포암 진료에서 생검이 진단을 넘어 예후 예측, 치료 결정, 정밀의료 적용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맥락에서 간생검의 역할 재평가가 필요하고, 안전성 확보, 시술 가이드라인 정비 등의 간생검 보완책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2025-05-30 11:55:17학술대회
현장

세계 의학자 일으킨 K-학회…해외 연자들 "벤치마킹 사례"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한창 강연이 진행되던 오후,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졌다. 세션이 끝나자 강연장 조명이 은은하게 바뀌고, 연단 앞에 젊은 트레이너들이 등장했다.스피커를 통해 BTS의 다이너마이트가 울려 퍼지자 흰색 티셔츠를 맞춰 입은 이들은 경쾌한 리듬에 맞춰 스트레칭과 간단한 댄스 동작을 선보였다. 대형 스크린에는 해당 안무 동작이 큼지막하게 펼쳐졌다.다소 어색한 기운이 감돈 것도 잠시, 스피커를 통해 영어로 동참을 유도하는 안내 음성이 울리자 객석에 앉아있던 참석자들도 하나둘 자리에서 일어나 동작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 쭈뼛쭈뼛 몸을 흔들던 손과 팔은 곧 유연한 리듬을 형성했다.2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심장대사증후군학회 APCMS 2025 국제학술대회는 딱딱할 것만 같은 학술대회의 풍경을 새로운 시도로 변모시켰다.의학 학술대회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운 '운동 시간(액티브 세션)'이 펼쳐진 것.이를 기획한 김병진 심장대사증후군학회 학술이사(강북삼성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심장대사질환 분야에서 운동 부족은 가장 대표적인 위험 요인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학회 현장은 하루 종일 앉아있는 구조"라며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공감대 아래 학회 이사진들과 함께 운동 세션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이번 참가형 운동 코너의 핵심은 '라이프스타일 변화'라는 심장대사질환 예방의 본질을 실천적으로 보여주는 데 있다는 것. 늘 말로만 환자들에게 '앉아있지 말라'고 할 게 아니라, 학회 임원진, 참가자들부터 일어나 움직이면 이 자체로 '메시지'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 들었다.23일 심장대사증후군학회는  APCMS 2025 국제학술대회에서 참석자들이 함께 하는 운동 세션을 기획, 직접 몸을 움직이며 라이프스타일 개선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해 호평을 받았다.김 이사는 "연구나 교류도 중요하지만, 국민에게 1차 예방의 중요성을 전달하려면 이런 시도가 필요했다"며 "백 번의 말보다 한 번의 행동으로 메시지를 보여준 셈"이라고 했다.운동 세션은 사전에 치밀하게 기획됐다. 학회 산하 운동위원회 이사인 제세영 서울시립대 스포츠과학과 교수와 함께 중·장년층도 무리 없이 따라 할 수 있도록 구성한 동작이었다. 처음 제작된 영상은 동작 난이도가 높아 몇 차례 수정 끝에 최종안이 나왔다. 약 3분 30초 길이의 짧은 유산소+근력 복합 루틴에, 해외 연자들이 대거 참여한다는 특성을 감안해 인지도가 높은 노래를 배경 음악으로 택했다.실제로 당일 현장 반응은 예상보다 뜨거웠다.처음엔 다소 어색한 기운이 감돈 것도 사실이었지만 음악이 나오고 학회 마스코트 '해랑이' 티셔츠를 입은 학회 임원들부터 손동작으로 참여를 독려하자 참석자들도 자연스레 일어나 따라 하기 시작한 것.반신반의했던 사람들도 시간이 지나며 몰입했고, 3분 여간의 운동이 끝난 뒤엔 공연을 끝낸 것처럼 곳곳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독특한 풍경에 곳곳에서는 휴대폰을 꺼내 들어 동영상을 찍는 외국인 참석자들도 포착됐다.일부 해외 학술대회에서 참석자들이 함께 하는 '요가 세션'이 시도된 바 있지만 학술대회와는 무관하게 독립된 장소와 시간에 펼쳐져, 이번의 융합형 세션과는 결이 다르다.김병진 이사는 "보통 교수들이 이런 시도에 보수적일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 현장 분위기와 참석 호응도는 매우 뜨거웠다"며 "해외 연자로 모신 저명한 교수들도 해당 장면을 영상으로 찍어 본인이 소속된 학회에서도 시도해보겠다고 귀띔했다"고 말했다.운동 세션을 주도한 김병진 학술이사. 학회 마스코트인 해랑이 티셔츠를 입고 그도 직접 운동 세션에 참여했다.그는 "이번 학회의 주제가 다학제적 접근이었기 때문에 운동학, 식품영양학 등 타 분야 전문가들과의 협업을 보여주는 의미도 있었다"며 "운동 세션 외에도 식이요법 시연도 구상됐으나 호텔 측 조리 제한 규정으로 무산돼 추후 기회가 되면 식품영양위원회와 간단한 건강식을 선보일 계획"이라는 포부도 전했다.'학술대회의 무게감은 점잔 뺀다고 생기는 게 아니다'라는 말처럼, 형식적 권위보다 '실질적 메시지 전달'이 더 중요하다는 게 김 이사의 판단.김 이사는 "좋은 콘텐츠가 있으면 학술대회가 더 빛나게 마련"이라며 "학회가 변하면, 메시지도 바뀐다는 믿음으로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그는 "누군가가 시작해야 다른 사람도 따라올 수 있기 때문에 우리가 그 시작점이 됐으면 한다"며 "이번 운동 세션은 단순한 이벤트를 넘어, 직접 몸을 움직이며 메시지를 전하는 실천형 학회의 첫 걸음"이라고 덧붙였다.
2025-05-27 05:30:00학술대회

코로나 이후 복부 비만 급증…4명 중 1명 대사증후군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23일 심장대사증후군학회는 콘래드호텔에서 국제학술대회 APCMS 2025를 개최하고 최근 15년간 대사증후군 유병률을 조사한 팩트시트 2024를 공개했다.국내 성인 4명 중 1명이 심장대사증후군을 앓고 있으며, 고령층에서는 절반이 이에 해당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유병률이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며, 복부비만과 고혈당 항목이 가장 크게 악화된 것으로 분석됐다.23일 심장대사증후군학회는 콘래드호텔에서 국제학술대회 APCMS 2025를 개최하고 최근 15년간 대사증후군 유병률을 조사한 팩트시트 2024를 공개했다.심장대사증후군은 단일 질환이 아니라 여러 대사적 이상이 동시에 존재하는 '복합 대사장애'로, ▲복부비만(허리둘레 남자 90cm 이상, 여자 85cm 이상) ▲중성지방 150mg/dL 이상 ▲HDL콜레스테롤 남자 40mg/dL 미만, 여자 50mg/dL 미만 ▲혈압 130/85mmHg 이상 또는 혈압약 복용 중 ▲공복혈당 100mg/dL 이상 또는 혈당강하제 복용 중, 이 중 3가지 이상 해당하면 진단된다.자료를 발표한 김현진 의료정보이사(한양의대)는 "팩트시트는 최신의 데이터를 업데이트하면서 제공함으로써 대사증후군 인식 증대, 조기 진단을 촉진해 심혈관질환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심장대사증후군학회가 발간한 팩트시트 2024그는 "해외 대사증후군 최근 동향을 살펴보면 미국이 35%로 가장 높고 스페인이 한 27% 정도, 유럽 평균이 23% 정도로 집계됐다"라며 "우리나라는 중국(26%)나 유럽하고 비슷한 유병률을 가진 것으로 이번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KNHANES) 분석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분석 결과 최근 15년간 대사증후군 유병률은 증가하는 추세로 남녀 모두에서 증가 추이가 관찰됐다. 대사증후군 진단기준 항목 중 복부비만, 고혈당의 유병률이 증가했고, 고중성지방혈증, 저고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은 남녀 모두 감소했다. 고혈압 유병률은 증가했다가 최근 감소추세다.자세히 살펴보면 성인 약 4명 중 1명(24.9%)이, 65세 이상 성인 약 10명 중 5명(47%)이 대사증후군을 가지고 있었다. 문제는 성별 격차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것.2013~2015년 6기 조사 당시 남성의 유병률은 24.9%, 여성은 16.2%로 8.7%p 차이를 보였지만 7기(2016~2018)에선 28.3% 대 17.8%로 10.5%p, 8기(2019~2021)에선 30.8% 대 19%로 11.8%p를 나타내 격차가 점차 커지고 있다.김현진 이사는 "여성은 비교적 안정적인 대사증후군 유병률인 것을 보이지만 남성의 유병률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며 "이런 격차는 65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고 지적했다.65세 이상 고령층 유병률은 47.3%로 인구 중 거의 절반이 심장대사증후군을 앓고 있다.고령층의 특징은 여성의 유병률이 더 높다는 것. 성별 격차가 점점 벌어지는 전체 유병률과 달리 고령층은 성별 격차가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좁혀지고 양상을 보인다.4기(2007~2009)의 여성 유병률은 50.7%, 남성은 35.2%로 격차가 15.5%p에 달했지만 8기에선 49.4% 대 44.5%로 격차가 4.9%p로 줄었다.코로나19 팬데믹 전후의 변화도 관찰됐다.팬데믹 이전인 2018~2019년 유병률은 27.7%였으나, 2020~2021년에는 29.7%로 상승했다.특히 구성 요소 가운데 '복부비만'과 '고혈당'의 유병률 증가가 두드러졌는데, 이는 팬데믹 기간 동안의 활동량 감소와 식습관 변화, 스트레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김 이사는 "다만 고중성지방혈증, 저고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은 남녀 모두 감소하는 등 일부 긍정적인 변화도 관찰됐다"며 "고혈압 유병률도 증가했다가 최근 감소 추세로 접어든 만큼 학회 차원에서 건강 인식의 향상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2025-05-26 05:30:00학술대회

"신무기부터 게임체인저까지"…극찬 쏟아진 RNA 치료제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23일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심장대사증후군학회 국제학술대회(APCMS 2025)에서 '심혈관 질환을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RNA 기반 약물'을 주제로 RNA 치료제의 최신 연구성과가 집중 조명됐다."지금껏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던 영역을 정확히 겨냥하고 발본색원합니다."기존 치료제로 한계에 부딪혔던 심혈관 질환 분야에 RNA 기반 약물이 새로운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이상지질혈증, 고혈압, 심부전 등 주요 심혈관 적응증을 겨냥한 siRNA 및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ASO) 기반 치료제들이 임상 및 실사용 단계로 속속 진입하면서 주목된다.23일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심장대사증후군학회 국제학술대회(APCMS 2025)에서 '심혈관 질환을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RNA 기반 약물'을 주제로 RNA 치료제의 최신 연구성과가 집중 조명됐다.RNA 기반 약물은 질병의 원인을 유전자 수준에서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기존 약물들이 주로 단백질 수용체에 작용하거나 대사 경로를 간접적으로 조절하는 방식이라면, RNA 치료제는 단백질 생성 이전 단계에 개입해 질병의 근본 원인을 차단한다.소간섭 RNA(siRNA)나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ASO) 같은 기술은 특정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 표적 치료의 정확도를 크게 높여 '질병을 발본색원한다'는 표현까지 나온다. 게다가 주사 한번으로 6개월간 혈압 강하 효과가 지속되는 등 상대적으로 투약 주기가 긴 것도 장점이다.■"심혈관질환 치료, RNA 기반 신약이 바꾼다"위진 가천의대 교수는 siRNA와 ASO를 중심으로 한 RNA 표적 치료제의 최신 연구 동향과 임상 적용 사례를 소개하며 RNA 기반 치료제가 심혈관질환 치료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고 진단했다.위 교수는 "기존 소분자 약물은 전체 단백질 중 약 20%에만 작용 가능해 한계가 있다"며 "RNA 치료제는 단백질이 생성되기 전 단계인 mRNA 수준에서 작용해 기존 약물로 접근하기 어려운 표적에도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대표적인 표적으로는 리포단백질(a)이 있으며, 이는 유전적으로 결정되며 기존 치료법으로는 조절이 어렵지만 RNA 간섭 현상을 활용한 siRNA는 이중가닥 구조를 통해 특정 mRNA를 인식하고 분해하며, ASO는 단일가닥 구조로 RNase H1을 통해 작용한다.그는 "현재까지 FDA는 총 7개의 siRNA 치료제를 승인했으며, 이 중 파티시란, 부티시란, 인클리시란은 심혈관질환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며 "특히 인클리시란은 PCSK9 억제를 통해 LDL 콜레스테롤을 약 50% 추가적으로 감소시키는 효과를 입증해 2021년 승인됐다"고 밝혔다.위진 가천의대 교수그는 "RNA 치료제는 드문 유전질환 환자에게 맞춤형 치료제를 빠르게 개발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며 "실제로 2019년 NEJM에 보고된 사례에서는 한 소녀를 위해 개인 맞춤형 ASO 약물 밀라센이 개발돼 1년 만에 투여됐다"고 설명했다.RNA 치료제는 기존 치료법과 작용 기전이 완전히 다른 혁신적인 접근이지만 장기적인 안전성 평가는 여전히 중요한 과제라고 것이 그의 판단. 실제로 일부 ASO 치료제는 혈액학적 이상 등의 심각한 부작용으로 인해 FDA 승인이 취소되거나 보류된 사례가 있다.위 교수는 "일부 우려 사항을 제외하고는 RNA 표적 치료는 심혈관질환뿐 아니라 다양한 만성질환으로 적응증이 확대, 향후 간 외 조직으로의 약물 전달 기술 및 경구 제형 개발 등이 활발히 이뤄질 것"이라며 "질병을 생성 단계에서 발본색원한다는 점에서 근본 치료에 가깝다"고 평가했다.■고혈압·이상지질혈증에서도 '신무기'조인정 이화의대 교수는 RNA 기반 고혈압 치료제가 '신무기'가 될 것이라 전망했다.고혈압은 심혈관질환의 주요 위험인자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의 조절률은 59%에 불과하다. 특히 젊은 층에서의 조절률이 낮고, 환자 순응도 부족이 큰 원인으로 지목됐다.현재 한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항고혈압제는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ARB)이며, 혈압 조절의 핵심 경로인 RAS를 표적으로 한다. 하지만 장기간 사용 시 'RAS escape' 현상으로 효과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표적으로 '안지오텐시노겐'이 부각되고 있다.조 교수는 "RNA 치료제 중 대표주자는 siRNA 기반 치료제인 질레베시란"이라며 "이는 간세포에서 안지오텐시노겐 합성을 억제해 RAS 경로를 원천적으로 차단한다"고 강조했다.2023년 NEJM에 발표된 1상 임상에 따르면, 1회 투여만으로 6개월간 혈압을 유의하게 낮췄으며, 800mg 고용량 투여 시 수축기 혈압이 평균 22.5mmHg 감소했다. 2상 임상에서도 유의한 혈압 감소 효과가 확인됐다.그는 "현재 고위험 환자를 대상으로 한 CARRIER-3 임상이 진행 중"이라며 "siRNA 기반 치료제는 복약 순응도를 높여 차세대 고혈압 치료제의 핵심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박재형 고대의대 교수 역시 이상지질형증 고위험군 환자의 치료 격차를 해소할 중요한 대안으로 판단했다.박 교수는 "이상지질혈증 치료의 기본 축은 여전히 스타틴이지만, 최적화된 스타틴 요법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며 "비스타틴계 약제의 적극적 활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실제로 국내에서 발표된 2024년 KSoLA 자료에서도 이상지질혈증에 대한 인지도, 치료율, 조절률 모두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유럽의 DAVINCI 연구 역시 가이드라인과 실제 진료 사이의 괴리를 보여줬으며, 이는 2019년 가이드라인 개정 이후 더 심화됐다는 지적이다.박 교수는 "RNA 치료제들이 표적 단백질 생성 억제를 통해 다양한 이상지질혈증 아형에 적용될 수 있다"며 "ANGPTL3를 억제하면 LDL, HDL, 중성지방(TG) 모두를 조절할 수 있고, APOC3 억제를 통해 중성지방 수치를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그는 "특히 siRNA 치료제인 올페시란은 Lp(a) 수치를, ASO 제제인 볼라네소르센은 2000mg/dL 이상인 극고 중성지방 수치를 80% 이상 줄이는 결과를 보였다"며 "RNA 치료제는 약물 상호작용이 없고, 용량 제한 독성도 없으며, 자가면역 반응이나 암 유발 가능성도 낮다"고 밝혔다.그는 "정확한 표적 치료, 낮은 면역원성, 저용량·저빈도 투약이라는 점도 강점"이라며 "최근 ORION, VICTORIAN 등 글로벌 임상에서 LDL-C를 최대 85%까지 감소시키는 결과가 나오는 등 RNA 치료제는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은 충분하지만, 추가 연구를 통해 장기 안전성과 실질적인 심혈관 이점 검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2025-05-23 12:12:31학술대회
인터뷰

"국내 역학 분석하니, 저체중·정상도 통풍 위험"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통풍의 역학을 둘러싼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마른 체형의 환자에서도 고요산혈증이 발견되는 등 통풍의 병태생리와 관련된 기존의 통념을 흔드는 사례들이 누적되면서다.전통적으로 통풍은 비만과 관련이 깊은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체중이 정상이거나 오히려 저체중인 환자에서도 통풍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안성수 류마티스학회 학술위원회 국제위원회 위원(전 용인세브란스병원 류마티스내과 과장, 현 솔빛내과 원장)도 이러한 사례들을 과학적으로 규명하려는 시도에 동참했다. 지난 15일 열린 대한류마티스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된 해당 연구는, 저체중 또는 정상 체질량지수(BMI)를 가진 통풍 환자들의 임상적 특성을 규명함으로써 통풍 진단과 치료의 새로운 단서를 제시했다."실제로 체중도 정상이거나 마른 편이고 식습관도 문제없는데 요산 수치가 높고 통풍이 발생하는 환자들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좀 납득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그런 환자들이 분명히 존재합니다."안 원장은 이번 연구가 시작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통풍 환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역학적 특징을 분석하면 특이적 통풍 환자군에 대한 명확한 이해로 이어져 진단 및 치료 전략에 새로운 통찰을 줄 수 있다는 것.안성수 류마티스학회 학술위원회 국제위원회 위원특히 '전혀 고요산혈증이 있을 것 같지 않은 환자'가 통풍을 앓는 경우를 설명하면서, 이들이 가진 특성이 무엇인지 규명하려는 시도가 이번 연구의 출발점이었다고 밝혔다.'저체중 또는 정상 체질량지수를 가진 통풍 환자의 특성' 연구는 단일센터 후향적 분석으로 대상자는 2020년 3월부터 2024년 5월까지 용인세브란스병을 방문한 통풍 환자 269명이다.이들을 BMI 23kg/m² 기준에 따라 ▲저체중/정상군(n=35) ▲과체중/비만군(n=234)으로 분류해 분석했다.연령, 성별, 기저질환 여부, 주요 혈액검사 수치 등 다양한 변수들이 비교됐으며, 저체중/정상 BMI 환자군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알아보기 위해 단계적 로지스틱 회귀분석도 수행됐다. 아울러 신규 진단 통풍 환자(n=81)를 따로 추려 동일한 분석을 반복했다.안 원장은 "분석 결과 저체중/정상 BMI 통풍 환자는 전체의 약 13%에 달했다"며 "이들은 유의하게 더 고령이고 여성 비율이 높으며, 음주율과 이상지질혈증, 고혈압 유병률이 낮았다"고 설명했다.그는 "혈액검사에서도 고지혈증 관련 지표인 총콜레스테롤, 중성지방, LDL-C 수치가 유의하게 낮았고, 간 효소 수치인 AST, ALT도 더 낮았다"며 "다변량 로지스틱 회귀분석에서는 여성(OR 6, 고혈압의 부재(OR 0.37),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을수록(OR 0.99), ALT 수치가 낮을수록(OR 0.97) 저체중/정상 BMI 통풍과 연관성이 확인됐다"고 말했다.신규 진단 환자군만 분석했을 때는 여성 성별(OR 12.3)과 총콜레스테롤 수치(OR 0.97)가 독립적인 예측 변수로 판별됐다.전통적으로 통풍은 고요산혈증과 대사증후군, 고지혈증과 관련 있다고 여겨졌지만, 저체중 또는 정상 BMI에서도 통풍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 환자군은 상이한 대사적, 임상적 특징을 보이는 까닭에 치료의 개별화가 필요할 수 있다는 게 그의 판단.안 원장은 "특히 여성, 고령자, 저콜레스테롤 상태 등은 통풍 고위험군으로 잘 인식되지 않는다"며 "따라서 해당 집단에서 통풍을 조기 진단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그는 "통풍의 예외적인 특성이 어떻게 나타나는지에 명확한 규명이 없어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며 "해당 집단이 통풍 진단의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이번 연구는 저체중/정상 체중 통풍 환자들의 임상적 프로파일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특히 신규 발병 환자에서 진단 시 참고할 수 있는 임상 지표를 도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안 원장은 "저체중 또는 정상 체중의 통풍 환자는 기존 통풍 관리 전략에서 소외될 수 있는 집단이므로, 본 연구 결과가 향후 보다 맞춤화된 통풍 관리와 진단 전략을 마련하는 데 기반 자료로 활용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2025-05-21 05:30:00학술대회

갤럭시워치 혈압 측정 믿을 수 있나? 의료웨어러블 현주소는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고혈압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는 대중화되고 있는 웨어러블 방식 혈압 측정의 현주소를 점검하는 세션을 마련했다.웨어러블 디바이스의 확산과 함께 스마트워치를 통한 혈압 측정이 일상화되고 있지만, 이를 고혈압 진단이나 치료에 직접 활용하는 데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전문가 의견이 제시됐다.고혈압 수치가 높을수록 워치의 측정값은 낮게, 저혈압일수록 높게 측정하는 경향이 관찰됐고, 고령층에서의 편차 증가가 관찰된 만큼 혈압 수치의 '경향성' 확인 용도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 환자에게 자기관리에 동기를 부여하는 측면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제언이다.16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 대한고혈압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전기현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스마트워치를 비롯한 웨어러블 기기의 혈압 측정 기능은 기본적으로 추정값을 제공하는 개념으로, 아직까지는 제한적인 상황에서만 임상적으로 참고할 수 있다"고 밝혔다.전 교수는 "최근 외래에서 환자들이 본인의 스마트워치 혈압을 보여주며 상담을 요청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의료진 입장에서는 이런 데이터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할 수 있는 기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웨어러블 기기의 혈압 측정 원리는 전통적인 커프 기반의 측정 방식과는 다르다.주로 PPG(광용적맥파) 센서를 이용해 손목에서 혈류 파형을 감지하고, 이를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혈압 수치를 추정하는 방식이다. 일부는 ECG(심전도) 신호나 피부 임피던스, 초미세 움직임(Ballisto/Seismo cardiography) 등을 추가로 활용해 정밀도를 높인다.전기현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전 교수는 "이러한 디바이스들은 초기에 커프 혈압으로 보정(캘리브레이션)을 한 뒤, 웨이브폼에서 추출한 다양한 값을 이용해 혈압을 추정하는 구조"라며 "피부 두께, 혈관 위치, 혈류 동역학 등 다양한 변수에 따라 정확도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특히 그는 삼성 갤럭시 워치를 활용한 유럽 연구를 인용해, 스마트워치가 전반적인 혈압 경향성은 반영하지만 고혈압 여부의 일치율이 완벽하진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실제로 해당 연구에서 스마트워치와 ABPM(24시간 활동혈압계) 간의 고혈압 진단 일치도는 AUC 0.77로 활용성은 높지만 진단 도구로는 충분치 않다는 게 그의 판단.또 환자의 연령, 고혈압 특성에 따라 측정값의 편차가 더욱 커지는 현상이 관찰됐다. 고혈압 수치가 높을수록 워치의 측정값은 낮게, 저혈압일수록 높게 측정되고, ABPM 대비 혈압 변동성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전 교수는 "65세 이상 고령층이나 고혈압 2기 이상의 환자군에서는 측정값 오차가 더 커지는 경향도 보고되고 있다"며 "연령과 혈압 상태에 따라 오차 패턴이 달라질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이같은 현상이 모든 웨어러블에서 나타나는 것인지 확인하는 연구도 있었다"며 "2024년 반지형 혈압계인 카트BP와 ABPM을 비교한 결과 반지형 혈압계는 야간 SBP이 조금 높게 나오고, 주간 DBP가 약간 낮은 걸 빼고는 다양한 항목에서 AUC 값의 신뢰도가 상대적으로 더 높았다"고 했다.그는 웨어러블 기기를 통한 혈압 측정의 임상적 활용에 대해 "기기별로 반복 보정이 필요하고, 고혈압 여부 판별보다는 장기 추세 파악용 참고자료로 쓰는 것이 안전하며, 정밀 진단이나 치료 결정에는 표준 커프 측정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젊고 건강한 사람에서, 정적인 상태에서 주기적으로 추세를 관찰할 때, 초기 커프혈압 캘리브레이션을 정확히 수행하고, 주기적 재보정이 가능한 경우, 혈압 수치를 '절대값'이 아닌 '경향성' 파악용으로 활용할 때 스마트워치는 효용성을 갖는다는 것.전 교수는 "웨어러블 기술은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가능한 장점이 있지만, 스마트워치는 보조적 도구이지, 진단 장비가 아니라는 점에서 그 해석은 반드시 전문가의 평가가 수반돼야 한다"며 "환자 스스로에게 자기관리에 동기를 부여하는 측면에서 의료진이 올바른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그는 "갤럭시 워치에서 혈압이 154/90mmHg로 측정되는 49세 흡연 남자의 경우 스마트기기의 혈압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까에 하는 질문에 답을 드리고자 한다"며 "혈압이 145 이상이기 때문에 고혈압은 거의 확실하지만, 수치가 높을수록 낮게 측정하는 것을 반영하면 실제보다 더 높을 것으로 추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025-05-19 12:17:27학술대회

선택지 좁은 임신부 고혈압 치료…약제 정비 시급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임신 중 발생하는 고혈압 치료에  약제 선택지가 턱없이 부족할 뿐더러 사용주의 사항이 복용을 꺼리게 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임신 중 발생하는 고혈압 치료에 선택지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제한적인 약제 유통에 덧붙여 임신부에게 비교적 안전한 것으로 알려진 약제조차 국내에서는 '수유부 금기'가 표기돼 있어, 실제 임상 현장에서 투약을 꺼리는 환자들을 심심찮게 만난다는 것.1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대한고혈압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제주대병원 심장내과 김송이 교수는 '임신성 고혈압의 진단과 치료'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하며 이같이 밝혔다.김 교수는 "임신 중 고혈압은 산모와 태아 모두에게 중대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필수지만, 국내에서는 사용할 수 있는 약제 옵션이 부족하다"며 "라베타롤, 메틸도파는 유통이 어렵거나 국내 도입이 안 돼 있고 하이드랄라진은 최근 생산 중단 이슈로 공급이 불안정하다"고 지적했다.임신 중 고혈압은 임신과 관련된 심혈관계 질환 중 가장 흔한 질환으로, 전체 임산부의 약 5~10%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특히 만성 고혈압은 미국 기준 임신부의 약 2%에서 발생하며, 임신부 및 주산기 이환율과 사망률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전자간증, 폐부종, 급성 신장 손상, 심근병증, 뇌졸중, 조산, 태반 박리, 자궁 내 성장 지연, 임신부 사망 및 주산기 사망 등 심각한 합병증과도 관련돼 있다.문제는 위험 상황에서도 치료제 선택지가 협소한 것이 현실이라는 것.김 교수는 "임신 중 고혈압은 크게 네 가지로 분류되며, 각각에 맞는 적절한 약물치료가 필요하다"며 "그러나 현실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약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제주대병원 심장내과 김송이 교수임신 중 만성 고혈압, 임신성 고혈압, 전자간증, 중첩 전자간증 등 네 가지 유형에 따라 접근이 필요한 상황에서 치료제는 메틸도파, 라베타롤, 니페디핀, 하이드랄라진 정도로 제한되는데, 이조차 국내에서는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실제로 의약품안전나라에서 '임신성 고혈압'으로 검색하면 총 1만 9050건의 관련 의약품 정보가 나오지만, 이 중 본태성 고혈압을 제외하면 122건에 불과하고, 실질적 치료약물로 분류되는 것은 정맥주사 형태의 라베타롤 4종뿐이다.국내 현실을 살펴보면 상황은 더 열악하다. 니페디핀과 암로디핀은 국내에서 처방 가능한 대표적인 경구용 약물이지만, 식약처 허가사항에는 여전히 임신과 관련한 제한이 명시돼 있다.김 교수는 "메틸도파는 아예 국내에 도입조차 되지 않아 사실상 사용이 불가능하다"며 "라베타롤은 정맥주사제로만 제한적으로 유통돼 희귀의약품센터를 통해서만 공급받을 수 있고 하이드랄라진은 최근 생산이 중단돼 공급이 불안정하다"고 우려했다.그는 "모 제약사에서 경구용 라베탈롤 제재를 개발하고자 하는데 승인 절차가 까다롭다"며 "국내에 들어와 있는 경구용 약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비교 실험을 해야 되기 때문에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이어 "임신성 고혈압 환자에게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니페디핀의 경우 사용상의 주의사항에 임부 또는 임신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는 부인 ,수유부는 금기로 표기돼 있다"며 "임신한 경우 약제에 민감하기 때문에 환자들이 이런 내용을 많이 찾아보고 금기라는 부분 때문에 불안해 한다"고 지적했다.니페디핀은 '임부 또는 임신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는 부인, 수유부 금기'로 표기돼 있으며, 암로디핀은 2020년까지 임부 금기였고, 2024년에서야 '임부 신중 투여, 수유부 금기'로 다소 완화됐다.김 교수는 "진료지침에서는 사용이 가능하거나 비교적 안전하다고 명시된 약물조차 국내 의약품 허가 체계에서는 수유부 금기나 임부 주의 약제로 표기돼 있다"며 "메토프롤롤, 비소프롤롤 등 일부 약물도 비슷하게 임부 주의 또는 수유부 금기로 분류돼 있다"고 설명했다.그는 "이로 인해 고위험 임신 상황에서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며 "기존 복용 약물, 부작용 가능성, 기형 발생 위험 등을 고려해 선택할 수 있도록 허가사항 정비와 현실 반영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김 교수는 "임신 중 고혈압은 흔한 질환이며, 적극적인 약물 조절을 통해 모성과 태아의 합병증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며 "그러나 국내에서 사용 가능한 약물이 너무 적고, 허가 정보와 실제 임상 간의 괴리가 커 이를 해소하지 않는 한 산모 건강을 지키는 데 근본적인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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