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리리스 울토미리스 대항마 등장...PNH 처방 경쟁 예고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국내 발작성 야간혈색소뇨증(PNH) 치료 시장에 새로운 C5 보체 억제제가 추가, 시장 주도권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솔리리스(에쿨리주맙)와 울토미리스(라불리주맙)로 대변되는 시장 주도권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한국로슈 PNH 치료제 피아스카이 제품사진.2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한국로슈의 '피아스카이(크로발리맙)'를 '40kg 이상 성인 및 소아(12세 이상)의 PNH' 치료에 승인했다. 여기서 PNH는 만성적인 보체 매개성 혈액 질환으로, 생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심각한 희귀질환이다. PNH 환자는 일부 조혈모세포에 후천적 돌연변이가 있어 조기 파괴되기 쉬운 적혈구를 생성하며 혈관 내 용혈(IVH, Intravascular Hemolysis)과 혈관 외 용혈(EVH, Extravascular Hemolysis)이 발생한다.이는 혈전증, 신부전, 폐동맥고혈압 등의 합병증을 유발해 사망에 이를 수 있으며 5년 사망률 35%, 10년 사망률도 약 50%에 달한다. 빈혈 및 쇠약 증상으로 삶의 질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이 가운데 C5 보체 억제제 계열인 피아스카이는 소용량을 4주 간격으로 피하주사(SC)하면 약물이 혈중에서 재순환하며 지속적으로 보체 활성을 억제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지난해 6월 FDA 허가 이후 1년이 지나서 국내에도 허가 된 셈인데, 글로벌 허가는 임상 3상 COMMODORE 2 연구가 기반이 됐다. COMMODORE 2는 체중 40kg 이상, 13세 이상 PNH 환자를 대상으로 피아스카이와 기존 표준치료제인 아스트라제네카의 솔리리스를 직접 비교한 무작위·개방형·활성 대조 비열등성 임상이다.연구 결과, 5주부터 25주까지의 용혈 조절 달성률은 피아스카이 투여군 79.3%, 솔리리스 투여군 79.0%로 나타나 비열등성을 충족했다. 기저 시점부터 25주까지 적혈구 수혈을 회피한 환자 비율도 각각 65.7%, 68.1%로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돌파성 용혈 발생률은 피아스카이군 10.4%, 대조군 14.5%로 피아스카이에서 낮은 경향을 보였으며, 안정적인 헤모글로빈 수치를 유지한 환자 비율 역시 양 군 간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국내 PNH 치료제 시장에 내년부터 피아스카이까지 추가되면서 내년 제약사 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참고로 시장을 주도한 아스트라제네카는 기존 C5 억제제 솔리리스와 울토미리스에 더해 D인자 억제제 '보이데야(다니코판)'를 출시한 바 있다. 2주 간격으로 투여하는 주사제 솔리리스 이후 8주 간격으로 투여가능한 주사제 울토미리스를 도입한 데 이어 부가 요법으로 보이데야를 추가함으로써 차별화된 시장 경쟁력을 구축했다. 여기에 올해 한독의 C3 억제제 '엠파벨리(페그세타코플란)', 노바티스의 B인자 억제제 '파발타(입타코판)'까지 시장에 진입한 상황에서 피아스카이까지 경쟁 대열에 합류하게 된 것이다.SC 계열 주사제와 경구제까지 제형이 다양화한 데다 투여 간격도 일정 수준 상이함에 따라 복용편의성과 급여 여부 등이 임상현장 주요 선택의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익명을 요구한 A대학병원 교수는 "솔리리스와 울토미리스의 경우 사전심사 과정을 거쳐야하는 치료제인 만큼 의료진의 부담도 상당하다"며 "급여기준에 부합해서 사용해야 하는 부담감으로 인해 오히려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그는 "임상현장에서의 치료제 사용에 있어서 사전심사는 그만큼 중요하다"며 "따라서 새로운 치료제 역시 급여가 적용된다면 사전심사 여부가 핵심이 될 것이다. 승인 여부에 따라서 시장에서의 활용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