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암 치료 바꿔놓은 '웰리렉', 국내 임상현장은 '제한적'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MSD의 저산소증유도인자-2 알파(HIF-2α)억제제 '웰리렉(벨주티판)'이 신장암 치료의 패러다임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기존 3차 이상 후기 치료에 머물렀던 적응증을 수술 후 보조요법(Adjuvant)과 면역항암제 실패 후 2차 치료 단계까지 전방위로 확장하며, 사실상 신장암 전 주기를 아우르는 핵심 치료제로 부상했기 때문이다.다만, 국내에서는 제한적인 적응증과 비급여 탓에 임상현장에서의 활용은 실질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 비뇨생식기 암 심포지엄(ASCO GU 2026)에서 웰리렉 임 데이터가 공개됐다.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 비뇨생식기 암 심포지엄(ASCO GU 2026)에서는 웰리렉의 임상적 가치를 증명하는 두 건의 대규모 3상 임상(LITESPARK-011, LITESPARK-022) 결과가 나란히 공개됐다.가장 먼저 주목받은 연구는 신장 절제술 후 재발 위험이 높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LITESPARK-022다.현재 표준 치료인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 단독요법에 웰리렉을 추가한 결과, 키트루다 단독군 대비 무질병 생존기간(Disease-Free Survival, DFS)에서 재발 또는 사망 위험을 28% 감소시키는 성과를 거뒀다.그동안 신장암 수술 후 재발 방지를 위한 병용 전략들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던 상황에서, 웰리렉 병용요법이 키트루다 단독요법보다 우월함을 입증한 최초의 사례가 된 것이다. 이는 향후 허가 시 고위험군 환자들에게 강력한 표준 치료 옵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이어 발표된 LITESPARK-011 연구는 면역관문억제제 치료 중 또는 이후 병이 진행된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비교 대상은 현재 2차 치료 현장에서 널리 쓰이는 표적항암제 '카보메틱스(카보잔티닙)'였다. 연구 결과, 웰리렉-렌비마(렌바티닙) 병용군은 카보메틱스 단독군 대비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30% 감소시켰다.특히 무진행 생존기간(Progression-Free Survival, PFS) 중앙값은 웰리렉 병용군이 14.8개월로, 대조군(10.7개월) 대비 4개월 이상 연장하는 효과를 보였다. 객관적 반응률(Objective Response Rate, ORR) 또한 52.6%를 기록하며 대조군(39.6%)을 크게 앞질렀다.이번 두 연구의 핵심은 웰리렉이 가진 HIF-2α 억제 기전이 신장암의 전 단계에서 유효하다는 점을 확인했다는 데 있다.특히 수술 후 보조요법과 2차 치료 모두에서 '삶의 질(QoL)' 악화가 기존 치료 대비 적었다는 점이 높게 평가받았다. 다만, 병용요법 시 나타나는 빈혈과 저산소증, 그리고 3등급 이상의 이상반응(LITESPARK-022 기준 52.1%)은 임상 현장에서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지난해 국내에서는 웰리렉의 VHL 적응증 급여 논의가 진행됐지만 첫 문턱인 암질심 조차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한편, 웰리렉이 신장암 영역에서 임상연구로 치료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 있지만 국내 임상현장에서는 희귀질환 분야에서만 제한적으로 허가 돼 있는 탓에 활용은 제한적이다.현재 국내에서 웰리렉은 '폰히펠-린다우(von Hippel-Lindau, VHL) 성인 환자에서 즉각적인 수술이 필요하지 않은 신세포암, 중추 신경계 혈관 모세포종, 췌장 신경 내분비 종양의 치료'에서만 적응증이 허가 돼 있다.이마저도 지난해 급여에 도전했지만 첫 문턱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익명을 요구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는 웰리렉이 신장암 치료의 핵심으로 떠오르며 적응증을 무섭게 넓히고 있지만, 국내 환자들에게는 희귀질환 허가와 급여 문제에 붙잡혀 있다"며 "암질심에서도 이 문제가 집중적으로 대두됐었다. 혁신 신약의 허가 확대와 급여 논의가 속도를 내지 못하면 국내 환자들의 치료 선택권은 계속해서 소외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