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여 전략 변화가 필요한 이유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2026년 다중 적응증 약제로 대표되는 면역항암제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 한국MSD)의 급여가 대폭 확대된다.동시에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는 듀피젠트(두필루맙, 사노피 한국법인) 역시 중증 천식까지 급여 영역을 넓히게 됐다. 두 치료제 모두 임상현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른 적응증의 환자 문턱이 낮아지면서 더 큰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이 같이 급여 확대로 임상현장에서 영역확대가 기대되는 치료제들이 있다면 급여 적용에 도전하지만 번번히 실패하는 약제도 존재한다.올 한 해 대표적인 치료제를 꼽는다면 웰리렉(벨주티판, 한국MSD)이 꼽힌다.웰리렉의 국내 적응증인 폰히펠-린다우(von Hippel-Lindau, VHL)병은 여러 장기에 발생하는 종양과 관련된 유전성 질환으로, 종양 억제 유전자 VHL의 유전적 이상에 의해 발생한다. 뇌, 척수에 발생하는 중추신경계 혈관모세포종, 망막 혈관모세포종, 내이의 내림프낭종양, 신장과 췌장의 낭종, 부신의 갈색세포종 및 부신경절종, 생식기관의 낭샘종 등 다양한 악성 및 양성종양을 유발하는 것이 특징이다.발생 빈도는 약 3만 6000명당 1명으로 전 세계적으로 약 20만명, 미국에서 약 1만명이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의 경우 심평원 자료 기준, 성인 VHL병 환자수는 200명대 초 중반으로 평가된다.이를 바탕으로 한국MSD는 VHL 희귀한 적응증으로, 2023년 국내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아 5월 최종 허가 받은 바 있다.하지만 급여 등재의 첫 관문으로 여겨지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에서 급여기준 설정에 번번이 실패하고 있다. 세 번째 도전이었던 올해 마지막 암질심에서도 고배를 마셨다. 웰리렉 급여 적용을 기대하는 환자들 입장을 고려하면 이 같은 도전 실패가 아쉬울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다만, 웰리렉이 국내에서 VHL이라는 희귀질환 치료제로 알려져 있다면 글로벌 시장에서는 적응증 점진적으로 넓히고 있다. 국내 상황과 글로벌 시장에서 다소 차이점이 있다는 뜻이다.실제로 웰리렉은 2023년 12월 FDA부터 면역항암제(PD-1/L1 억제제) 및 표적치료제(VEGF-TKI) 치료 후 병이 진행된 성인 진행성 신세포암 환자의 치료제로 추가 승인 받은 바 있다. 올해 5월에는 FDA로부터 전이성 또는 수술 불가능한 갈색세포종 및 부신경절종(PPGL) 치료제로도 승인받으며 적응증을 지속적으로 넓히고 있다. FDA 허가를 계기로 유럽 EMA 승인 등이 이뤄질 예정으로 글로벌에서 존재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일반적인 신세포암은 전 세계 신장암의 약 90%를 차지하는 주요 암종이라는 점이 주목된다. 웰리렉이 진행성 신세포암 2~3차 치료제로 자리 잡는다면, 소수의 희귀병 환자에서 수만 명 이상의 일반 암 환자로 급격히 환자군이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그렇다면 국내에서도 추가 적응증 허가 등 글로벌 상황을 고려한 급여 접근 전략이 필요하지 않을까. 희귀질환으로 약제의 급여를 원하는 환자들을 고려했을 때라도 말이다. 제약사들의 치료제 급여 접근 방식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