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보안법 압박에도… 빅파마, 중국산 파이프라인 '사재기'
[메디칼타임즈=임수민 기자] 미국 정부가 '생물보안법(BIOSECURE Act)'을 앞세워 중국 바이오 기업을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으나, 글로벌 빅파마의 중국발 파이프라인 도입 열기는 더욱 가속화되는 모양새다.자본은 미국으로 집중되고 혁신 기술은 중국에서 조달하는 생태계 이원화 현상이 뚜렷해짐에 따라, 한국 바이오 산업도 그 어느 때보다 치밀한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미국 자본이 중국의 바이오 제약 자산에 대규모로 투자하는 흐름이 확대되고 있다.글로벌 빅파마의 중국산 신약 후보 물질 확보 경쟁은 2026년 1분기에도 지속됐다.한국바이오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특히 선급금 5000만 달러 이상의 대형 거래 데이터는 중국의 압도적인 기술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해당 조건에 부합하는 글로벌 전체 거래 중 건수 기준 50%, 거래 금액 기준으로는 무려 75%가 중국 유래 자산인 것으로 집계됐다.실제로 올 1분기 동안 총 7건의 대형 거래가 성사됐으며, 이를 통해 중국으로 유입된 선급금 및 주식 규모는 26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대규모 선급금이 중국으로 집중되는 현상은 글로벌 바이오 생태계 내에서 중국이 지닌 독보적인 '기술 공급처'로서의 위상을 뒷받침한다.실제로 초기 단계 바이오텍들은 이미 확보된 중국의 파이프라인을 구매하는 것이 기술을 직접 구축하는 것보다 훨씬 '자본 효율적인(Capital Efficient)' 전략이라고 평가하고 있다.미국 자본으로 세워진 기업이 중국의 혁신 자산을 도입해 임상을 진행하는 방식이 일종의 '뉴노멀'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미국 정치권이 국가 안보를 이유로 중국의 CDMO 기업을 배제하는 생물보안법을 추진 중이지만, 실제 기술 거래 시장의 분위기는 다르다.생물보안법은 특정 중국 기업의 서비스와 인프라 이용을 제한할 뿐, 중국 바이오텍이 개발한 신약 후보 물질(자산)의 지식재산권(IP) 거래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실제로 1분기 M&A와 IPO 시장이 임상 2상, 3상 및 허가 단계 등 후기 단계의 고품질 자산에만 자금을 집중하는 경향을 보이면서, 이미 어느 정도 성과를 낸 중국 바이오텍들의 가치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 빅파마 입장에서는 생산처만 다변화한다면 중국의 우수한 파이프라인을 포기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이러한 상황 속에서 한국 바이오 산업 또한 단순한 미·중 갈등의 반사이익을 기다리는 수동적 태도에서 벗어나 전략적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한국 바이오텍 역시 임상 2상 이상의 후기 단계에서 가시적인 데이터를 빠르게 제시하고, 글로벌 시장의 수요가 입증된 항암제와 항체·단백질 플랫폼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특히 단기 상업화가 가능한 자산을 선호하는 빅파마의 추세에 맞춰 실질적인 제품 경쟁력을 증명해야 한다.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바이오 산업은 CDMO 인프라 확장과 수출 실적 면에서 긍정적인 흐름을 타고 있지만, 생물보안법이라는 지정학적 변수가 신약 R&D 경쟁력까지 대신해주지는 않는다"며 "중국은 이미 기술 자산 시장에서 빅파마의 대체 불가능한 파트너로 안착한 상태"라고 진단했다.이어 "이 틈을 파고들기 위해서는 글로벌 자본의 눈높이에 맞는 파이프라인을 선점하기 위해 더욱 전투적으로 임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CDMO에서의 성공 경험을 연구개발 분야의 실질적인 성과로 연결시키려는 적극적인 공세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