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전도만으로 간 질환 잡는다…새 인공지능 모델 관심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심전도(ECG) 검사만으로 간의 이상을 진단하는 인공지능(AI) 모델이 나와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심전도 검사 한번 만으로 간 질환까지 잡아낼 수 있는 이른바 '기회 진단'의 길이 열린 것으로 현재 표준 검사법 대비 간 질환을 두배 이상 찾아내 이목을 끌고 있다.심전도만으로 간 질환 진행 여부를 탐지하는 인공지능 모델이 나왔다.현지시각으로 18일 국제학술지 네이쳐(NATURE MEDICINE)에는 심전도를 통해 간 질환을 탐지하는 인공지능 모델의 검증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10.1038/s41591-025-04058-y).현재 전 세계적으로 비만과 고혈압, 당뇨병 유병률이 크게 증가하면서 만성 간질환 환자도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하지만 문제는 간이 침묵의 장기라고 불릴 만큼 위장 출혈이나 황달 등의 증상이 나타났을때는 이미 말기에 가깝다는 점이다.이로 인해 의학계에서는 간 질환을 초기에 잡아내기 위한 선별 진단 도구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태다.메이요클리닉 더그 시모네토(Doug Simonetto)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심전도 검사에서 실마리를 찾고자 노력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심장과 간이 밀접하게 연관이 있으며 간에 이상이 생기면 국소적 압력이 증가해 심장에 영향을 준다는 점을 주목한 것이다.이에 따라 연구진은 메이요클리닉에서 심전도 검사를 받은 1만 1513명을 대상으로 진행성 간 질환이 심장의 전기 신호에 주는 영향을 분석하고 이를 학습시킨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했다.심전도 검사에서 간 질환과 관련한 특정한 전기 신호 패턴을 발견하고 이를 인공지능에게 학습시킨 뒤 실제 혈액 검사와 영상 검사를 통해 이에 대한 인과 관계를 분석한 것이다.무작위 대조 임상시험 결과 이 인공지능 모델로 심전도를 분석한 환자들은 표준 검사법으로 검사한 환자들에 비해 진행성 만성 간질환(CLD)의 신규 진단율이 2.09배나 높았다.특히 2차 평가 변수로 설정한 모든 섬유증을 대상으로도 심전도를 통한 인공지능으로 검사한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진단율이 무려 8.03배나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만약 이 인공지능을 적용하지 않았다면 발견되지 않았을 간 질환 환자들이 대거 신규로 진단을 받고 치료에 들어간 셈이다.더그 시모네토 교수는 "인공지능 모델로 신규로 간 질환 진단을 받은 환자들은 그 어떤 검사에서도 간 질환을 의심할 근거가 없었다"며 "심전도 하나만으로 심장 질환 유무는 물론 간 질환까지 한번에 알아낸 셈"이라고 설명했다.그는 이어 "말 그대로 새로운 기회 검진의 시대가 열렸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며 "이를 더 고도화시킨다면 실제 임상 현장에서 매우 유용한 검사 도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