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톤사이언티픽 독주 깨지나…TAVR 보호 기기 경쟁 돌입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경피적 대동맥 판막 치환술(TAVR)이 사실상 표준 요법으로 자리잡으며 급속도로 시장이 확대되자 가장 큰 부작용인 색전증을 막는 보호 기기 분야도 경쟁이 시작되고 있다.보스톤사이언티픽의 센티넬(Sentinel)이 사실상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 엠볼린(Emboline)이 엠볼라이너(Emboliner)를 들고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밀었기 때문이다.경피적 대동맥 판막 치환술의 부작용을 막는 보호 기기 시장을 놓고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사진=AI 생성).10일 의료산업계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TAVR 시술 중 발생하는 색전 물질을 포착해 제거하는 보호 기기인 엠볼라이너를 허가한 것으로 확인됐다.현재 TAVR 시술은 저위험군, 저연령대로 계속해서 적응증을 확대하며 사실상 수술(SAVR)을 넘어 구조적 심혈관 질환의 표준 치료로 자리잡고 있다.하지만 시술 과정에서 기존 판막의 석회화 조직이나 혈전 등이 떨어져 나가면 혈류를 타고 이동한다는 구조적 한계는 여전한 상황.특히 이러한 파편이 뇌혈관으로 들어가면 뇌졸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색전 보호 의료기기가 별도의 시장을 구축하고 있는 상태다.현재 이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제품은 바로 보스톤사이언티픽의 센티넬이다. 센티넬은 TAVR 직전 요골 동맥 등을 통해 삽입해 팔머리동맥과 좌측 총경동맥에 각각 필터를 배치하는 방식으로 색전 물질을 포착해 제거한다.하지만 엠볼라이너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다. 센티넬이 뇌로 향하는 주요 혈관을 중심으로 색전 물질을 차단한다면 엠볼라이너는 대동맥궁 전체에 원통형 필터를 펼치는 방식으로 구동된다.헤파린으로 코팅된 니티놀 기반 필터가 대동맥 벽에 밀착하면서 뇌로 연결되는 주요 혈관과 하행대동맥으로 향하는 색전물질을 함께 포착하는 방식이다.또한 필터 중앙에는 TAVR 카테터가 들어가는 통로가 마련돼 있어 사전에 보호 기기를 설치한 상태에서 판막을 삽입할 수 있다.결국 센티넬이 뇌혈관 보호에 초점을 맞췄다면 엠볼라이너는 뇌뿐 아니라 신장과 말초장기로 이동할 수 있는 색전 물질까지 포착하는 전신 색전 보호를 차별점으로 내세운 셈이다.주목할 부분은 엠볼라이너의 허가 임상이 바로 이 센티넬과의 직접 비교 임상이라는 점이다.미국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ACC 2026)에서 발표된 'PROTECT H2H' 연구가 대표적으로 이 연구는 미국과 독일 등 20개 의료기관에서 TAVR 시술을 받은 환자 522명을 대상으로 센티넬과 엠볼라이너를 직접 비교했다.평균 30일의 추적 관찰 기간 동안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과 뇌졸중, 중증 급성신장손상을 합친 복합 지표가 평가 지표였다.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센티넬과 비교해 전혀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30일 시점 1차 평가 변수 발생률은 엠볼라이너군 4.9%, 센티넬군 5.0%로 통계적으로 차이가 나지 않았다.가장 관심을 모았던 뇌졸중 발생률 역시 각각 2.0%와 2.1%로 차이가 없었다. 출혈이나 혈전 등 이상 반응 발생도 모두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이는 엠볼린 입장에서는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다. 일단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센티넬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것은 장점이지만 우월하다는 근거 또한 없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갖기는 힘들기 때문이다.한가지 희망적인 것은 실제 필터가 잡아낸 색전 물질을 구체적으로 분석한 결과다. 엠볼라이너가 센티넬에 비해 약 3배나 많은 파편을 잡아냈기 때문이다.이에 대해 엠볼린은 뇌혈관뿐 아니라 신장이나 장, 하지 등 전신으로 이동하는 파편까지 포착해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점에서 분명한 이점을 갖는다고 설명하고 있다.그러나 연구 결과에서 보듯 이러한 차이가 뇌졸중이나 중증 급성신장손상 등 실제 임상사건 감소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경쟁력으로 보기는 이른다는 평가가 우세하다.따라서 엠볼린이 이러한 해석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보스톤사이언티픽이 구축한 시장을 잠식하며 경쟁 구도를 형성할 수 있을지에 산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