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비밀번호 변경안내 주기적인 비밀번호 변경으로 개인정보를 지켜주세요.
안전한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3개월마다 비밀번호를 변경해주세요.
※ 비밀번호는 마이페이지에서도 변경 가능합니다.
30일간 보이지 않기
  • 인터뷰 기사

인터뷰

"급여권 들어온 빅시오스…치료 선택지 확대 기대 크다"

[메디칼타임즈=허성규 기자]국내에서 치료법이 한정된 급성 골수성 백혈병 분야에 새로운 치료제가 12월부터 급여권에 진입하면서 임상 현장에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치료 관련 급성 골수성 백혈병(t-AML)'과 '골수이형성증 관련 변화를 동반하는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MRC)'에 사용하는 '빅시오스리포좀주'가 그 주인공.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미 비급여로 국내에서도 충분히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한 만큼 환자들을 위한 새로운 선택지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다.이혜원 교수는 12월부터 급여 적용된 빅시오스가 급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들에게 많은 활용이 이어질 것으로 판단했다.메디칼타임즈는 4일 국립암센터 혈액종양내과 이혜원 교수를 만나 이에 실제 임상 현장에서 '빅시오스'를 활용해 온 경험과 향후 방향성 등을 들어봤다.이혜원 교수는 우선 "백혈병은 급성, 만성 그리고 골수성과 림프성으로 나눌 수 있는데, 그 중 빅시오스의 적응증인 급성 골수성 백혈병이 우리나라 성인 중 가장 흔한 백혈병 타입"이라며 "또한 기존에 다른 혈액암이 있다가 급성 골수성 백혈병 진행되거나 암 치료 후 생존 하다 생기는 등 급성 골수성 백혈병은 최근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처럼 2차성으로 생긴 급성 골수성 백혈병의 경우 치료가 더 어려워 고위험군에 해당하고, 빅시오스는 이같은 '치료 관련 급성 골수성 백혈병(t-AML)'과 '골수이형성증 관련 변화를 동반하는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MRC)'으로 보험급여를 인정 받았다.이 교수는 "고령화와 암생존자의 증가 등으로 급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의 증가가 현장에서 체감할 정도"라며 "다만 기존에는 50년이 넘게 쓰인 고강도의 7+3요법 외에는 치료법이 없어 고령이거나 독성 문제 등의 우려가 있는 경우 저강도 완화 치료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고 언급했다.이 교수는 또 "7+3 요법은 새로 생긴 환자의 경우 관해율이 70%를 넘을 만큼 효과적이지만 고위험군에서는 반응이 좀 떨어지는데다. 고령 환자의 경우 다른 고강도 치료도 어려웠던 상황이었다"며 "최근 완화요법 등에서는 추가된 치료법이 있었지만, 실제 고강도 치료로는 빅시오스가 몇십년만에 등장한 치료법"이라고 전했다.결국 점차 고위험군 환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새로운 치료법이 도입된 만큼 더 많은 환자들이 치료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올 수 밖에 없는 것.특히 이 교수는 실제로 빅시오스를 임상 현장에서 환자의 요청 등에 따라 사용해 본 경험이 있는 만큼 폭 넓은 활용에 대한 기대가 큰 상황.이 교수는 "빅시오스를 반기는 이유는 두가지인데 하나는 더 높은 치료 효과이고, 또 하나는 안전성"이라며 "사실 치료 효과가 좋아도 안전성 우려가 있으면 사용이 꺼려질 수 있는데, 빅시오스는 데이터상으로 안전성에 차이가 없고 실제 임상에서는 조금 더 수월한 느낌이 들 정도"라고 전했다.덧붙여 "국내 빅시오스 허가 이후로 비급여로 투여를 받은 경우들이 있는데, 치료를 받은 환자 중에 심각한 감염증이 생긴 케이스는 없었고 치료 반응에서도 대부분 관해에 도달했다"며 "암센터는 다른 병원보다 치료가 까다로운 2차성 백혈병이 많은데, 빅시오스로 치료를 받은 대부분의 환자에서 관해가 순조롭게 이뤄졌다"고 평가했다.이어 "사실 환자들이 미리 알아보고 빅시오스를 사용하고자 한 경우도 있었다"며 "이에 비용 때문에 1주기만 쓰는 경우도 있고, 그 이후에도 쓴 경우도 있었는데, 대부분이 1주기 투여 후 관해가 왔다"고 언급했다.그는 "그 중에 한 분은 1주기 투여 후 처음보다 나아졌지만 완전 관해에 이르지는 못했고 안타깝게 1주기 투여 후 2주기 투여가 필요했는데 비용 부담 때문에 투여를 못했다"며 "하지만, 이제 빅시오스가 보험급여 적용이 되기 때문에 이러한 환자들은 걱정 없이 2주기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이에 따라 빅시오스의 급여 적용 이후 고령의 고위험군 환자에서 활용이 점차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이 교수는 "빅시오스가 급여가 되면 대상 환자에서 기존 요법을 고집할 이유는 없다"며 "적응증에 해당하는 질환이라면 7+3요법보다 빅시오스를 우선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고 이미 해외에서도 가이드라인에서 빅시오스를 권하고 있는 상황으로 카테고리1로 분류 돼 있다"고 설명했다.또 "이전에 화학항암을 했던 환자 중에 암종에 따라 다르지만 7+3요법에서 3에 해당하는 안트라사이클린(Anthracyclines) 계열의 약제로 치료를 받는 경우가 있다"며 "이 경우나 이전 항암 치료로 신장이 좋지 않은 환자는 고강도인 7+3요법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완화 치료로 가기 아쉬운 경우 빅시오스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다만 이같은 활용 증가에도 여전히 백혈병 치료 및 임상 현장에서 약제 활용 등에 대해서는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혜원 교수의 판단이다.이혜원 교수는 "사실 환자 중 30대인데 10대 때 항암 치료를 받고 완치된 상태에서 15년이 지나 백혈병이 생긴 경우가 있었다"며 "이에 환자의 상태는 7+3요법을 하기에는 어려웠고, 빅시오스로 치료를 받게 됐고, 현재는 다행히 관해가 잘 되어서 조혈모세포이식을 앞두고 있다"고 언급했다.이어 "현재 빅시오스의 경우 허가는 성인 전체로 받았지만 급여는 60세 이상부터 되는데 3~4년 뒤 더 많은 데이터가 나오면 급여가 확대 될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마지막으로 이 교수는 "사실 백혈병의 경우 그동안 신약개발이 상대적으로 어려웠지만 최근 연구가 활발해지고 신약이 많이 나오고 있는 상태"라며 "빅시오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약제에 대해서 폭 넓게 활용을 할 수 있게 해주고, 전문가가 판단해서 선택해서 쓸 수 있도록 해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2024-12-05 05:20:00국내사
인터뷰

한국산 비대면 플랫폼 필리핀 도전장...통증클리닉도 연계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정부 의료 개혁 정책으로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 의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 의료계에선 의대생이 의사 국가시험이 아닌 미국의사시험(USMLE)을 준비하고, 전공의가 해외 취업에 눈을 돌리는 움직임이 관측되고 있다. 개원의의 경우 해외로 사업을 확장하고, 의대 교수들에겐 해외 의료 선진국으로부터 영입 제안이 잇따르는 상황이다.이런 가운데 비대면 진료 플랫폼과 현지 개원이라는 투트랙으로 해외 의료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기업이 있어 의료계 관심이 쏠린다. 메디칼타임즈는 29일, 통합 의료 플랫폼 모비닥과 통증클리닉으로 필리핀에 출사표를 던진 플라잉닥터 김도연 대표를 만나봤다.메디칼타임즈는 통합 의료 플랫폼 모비닥과 통증클리닉으로 필리핀에 출사표를 던진 플라잉닥터 김도연 대표를 만나봤다.■비대면 진료, 통증클리닉 투트랙 "확장성 기대"모비닥은 스마트폰 앱을 통해 비대면 진료 및 진단과 연계된 과별 전문의의 의료 정보를 전달하는 플랫폼으로, 실시간 예약 등의 여러 기능을 함께 제공한다. 이런 모비닥 서비스를 글로벌 버전 앱으로 올해 12월에 출시할 예정인 것. 김도연 대표는 이를 위해 필리핀 현지 헬스케어 기업과 합작 법인도 설립했다.이와 관련 김도연 대표는 "한국에선 비대면 진료 수익 모델을 찾기 어려운 반면, 필리핀에서는 비대면 진료 관련 구독료나 수수료와 같은 수익 모델이 모두 합법"이라며 "또한 스마트폰 보급률이 굉장히 높고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국가기 때문에 서비스 개발과 확산에 용이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이어 "반면 아직 의료IT의 저변은 넓지 않아 우리 회사가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궁극적으로는 비대면 진료 뿐 아니라 우리 회사가 제공하는 의료 전반에 걸친 디지털 헬스케어 모델을 이식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통증클리닉의 경우 김도연 대표가 한국에서 운영 중인 '바른신경외과 네트워크' 운영 방식을 접목, 현지 의사들을 교육해 운영할 예정이다.이를 위해 이미 현지 의사들이 한국에 방문해 4주간의 교육을 마쳤고, 오는 12월부터 본격적으로 진료를 시작할 예정이다. 또 필리핀에서 가장 큰 학회 중 하나인 PAMS(Philippine Academy of Medical Specialist)의 회장을 맡고 있는 정형외과 전문의 Dr.Rylan Flores가 이를 직접 운영할 예정이다.현재 마닐라 지역엔 비수술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통증클리닉 모델이 없기에, 이 같은 모델이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봤다는 설명이다.김 대표는 "현재 메트로마닐라 인구가 1200만 명 정도 되는데 상당수가 글로벌 기업의 백오피스나 사무직으로 근무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척추 통증 환자 수요는 많은 반면 통증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형태의 의료 기관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이어 "또한 의료 수가가 한국보다 2배에서 최대 5배까지 높고 한국 의료에 대한 선호도도 높다"며 "이 때문에 한국형 통증클리닉 모델의 경쟁력은 충분히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부연했다.플라잉닥터 김도연 대표가 PAMS 학회에서 모비닥 서비스를 설명하고 있다.■궁극 목표는 의료 데이터 "미래 의료 새 형태"특히 그는 모비닥을 통한 의료 데이터 수집 및 통합 관리를 궁극적인 목표로 제시했다. 모비닥은 비대면 진료 서비스로 시작했지만, 병원을 운영하며 쌓인 임상 경험이 반영돼 현재 병원 진료 전 과정을 디지털로 변환하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있다는 설명이다.특히 환자용 앱에선 예약과 진료·결제 같은 진료 연관 프로세스뿐 아니라, ▲환자 개개인에 맞춤형 의료 정보 전달 ▲환자 개인의 건강 데이터 수집 등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통증클리닉과 관련해선 향후 이를 한국형 건강검진센터로 확장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필리핀 국민 소득이 점점 높아지면서 건강검진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고, 한국 의료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한국형 검진에 대한 수요가 더욱 클 것이라는 관측이다.이와 관련 김 대표는 "미래 의료는 결국 의료 데이터를 기반으로 질병을 예방하거나, 조기 진단 및 치료하는 형태가 될 것이다. 여기서 의료 데이터가 중요하다"라며 "의료 데이터는 일상생활에서의 라이프 로그 데이터, 병원 진료와 연관된 질병 데이터, 그리고 유전 정보 등 크게 세 가지다. 이를 활용해 미래 의료의 새로운 형태를 만들어 가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다만 비대면 진료에 부정적인 우리나라 의사들의 인식을 보면, 신경외과 전문의인 김도연 원장이 '모비닥'을 서비스하게 된 배경에 궁금증이 생긴다.그는 이 같은 질문에 "비대면 진료는 진료를 하는데 있어서 최선의 방법이 아닙니다. 의사가 환자에게 전화를 거는 방법은 더욱 그러합니다. 하지만 내 환자가 불가피한 이유로 병원에 오지 못할 때, 그때는 모비닥이 필요합니다"는 모비닥 홍보 문구로 답을 대신했다.척추관절 병원을 운영하다 보니 수술·시술 후 진료가 필요한 환자가 있는데, 이중 지방에 거주하거나 연세가 많은 노인 환자들이 적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이동이 불편한 환자를 타사 비대면 진료 플랫폼으로 진료해보려고 했지만 대부분 전화 연결만 가능하거나 결제, 처방전 전달 방식에 불편함이 있었다는 것.이들 플랫폼이 환자 모객 수단으로 변질되고 의사를 플랫폼에 종속된 상품으로 취급하는 상황도 문제로 지적했다. 이를 보면서 의료의 본질을 지킬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마음이 든 게 모비닥 출시 계기가 됐다고 했다.김 대표는 "다른 비대면 진료 플랫폼들은 창업자가 의사가 아니거나 의사더라도 임상에 종사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니 의료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의료는 단순히 소비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 공급자인 의사가 의학적 기준에 따라 환자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이라고 강조했다.이어 "따라서 환자뿐 아니라 의사에게도 친화적인 서비스여야 함에도 현재 다른 비대면 진료 플랫폼들은 의사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환자를 모객하는 광고 플랫폼 역할에 그치고 있다"며 "결국 비대면 진료 시장도 주로 미용이나 비급여 시장으로만 확산되면서 시장이 왜곡돼 진짜 진료가 필요한 환자들은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반면 모비닥은 직접 병원을 운영하는 창업자들의 임상 경험이 녹아들어 사용성 측면에서 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 역할 역시 진료의 완결성을 높이기 위한 '보조적인 수단'이라는 비대면 진료의 본래의 취지를 충실히 반영하고 있다는 것.플라잉닥터 김도연 대표(왼쪽에서 네 번째)가 필리핀 현지 통증클리닉 개원 커팅식을 하고 있다.■"지금이 해외 진출 적기…현지 개원은 고심해야"해외 진출을 고민 중인 다른 의사들을 향한 응원의 말도 전했다. 대한민국이 가장 우수한 의사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게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만큼, 언어와 면허 문제만 해결된다면 해외 진출이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조언이다.다만 자본을 들여 해외에 의료 기관을 설립하고 운영하는 것은 의사 개인으로 진출하는 것과 다른 문제라고 부연했다. 본인 역시 필리핀에 통증클리닉을 개원하는 과정에서 공공기관 인허가를 받는 데 굉장히 긴 시간이 걸렸다는 설명이다.특히 필리핀은 사회적 인프라나 인식 수준이 아직 한국에 미치지 못해 현지 외주 업체들과의 계약에서 업무가 지연되거나,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 이 때문에 동일한 결과를 도출하기까지 한국보다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모된다는 애로 사항이 있었다고.이 밖에도 현지 의료 제도의 차이나 현지 직장 문화, 세금·법률적 문제가 한국과 다른 등 경영적 측면에서도 굉장히 복잡한 장애물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김 대표는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의사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학문적 성과는 물론 임상에서의 수술 실력이나 진료 관련 술기, 환자의 예후 등 의료 관련 모든 분야에서 독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며 "당연히 해외에서도 한국 의사를 유치하려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어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해야 하는 시기"라고 말했다.이어 "하지만 자본을 들여 해외에 의료 기관을 설립하고 운영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본인 역시 처음 필리핀 진출을 준비하고 법인 설립까지 1년, 실제 병원 개원까지는 2년이 걸렸다"며 "만약 이를 고려한다면 우선 철저하게 현지 상황을 조사하고, 경험이 있는 선배 의사나 현지에 신뢰할 수 있는 에이전시와 상의해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2024-11-30 05:30:00개원가
인터뷰

"척추 질환 과잉진료 논란 의학적 근거로 바로잡겠다"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척추 질환에 대해 과잉 진료 논란이 이어지면서 불필요한 제제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의학적 근거를 통해 효율적 치료법을 정립해 환자들의 선택권을 보장할 계획입니다."도수치료와 체외충격파 등 비수술적 척추 치료법을 두고 끝없이 과잉 진료 논란이 이어지면서 의학계를 넘어 사회적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특히 일부 치료법에 대해서는 적응증과 치료 효과를 두고 의학계 내부에서도 의견이 부딪히며 더욱 논란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서 진행중인 혼합진료 금지 등이 대표적이다.김용찬 신임 대한요추연구학회장은 임기 중 최우선 과제로 '다학제 가이드라인'을 꼽았다.그렇다면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최근 대한요추연구학회 신임 회장에 취임한 김용찬 회장(경희대 의과대학)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다학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김용찬 회장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을 기준으로 척추질환 환자수는 1131만명에 달한다"며 "인구의 5분의 1에 해당할 만큼 많은 숫자로 이중 80%는 흉요추부 질환"이라고 운을 뗐다.이어 그는 "환자가 늘어나고 의료비가 증가하면서 끊임없이 과잉 진료 논란이 일어나고 환자들의 불신 또한 커지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를 바로 잡을 수 있는 것은 다학제 가이드라인 뿐"이라고 강조했다.현재 실제 임상 현장에서 이뤄지고 있는 상당수 치료법이 적절하게 사용되면 환자의 통증 완화와 기능 회복에 도움이 되는 것이 분명하지만 치료 계획이 명확하지 않거나 적응증이 불투명한 경우 과잉 진료 논란을 피할 수 없는 만큼 이에 대한 근거가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이에 대한 대표적인 치료법으로 그는 도수치료와 체외충격파 시술을 들었다. 대표적인 비수술적 치료법 중의 하나지만 여전히 논란이 존재하는 영역이라는 지적이다.김 회장은 "도수치료의 효과에 대해서는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논란이 있고 관련 연구 결과도 상충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분명하게 도움이 되는 환자군이 있고 이미 근거가 정립된 적응증도 상당하다"고 설명했다.그는 이어 "체외충격파의 경우 학문적으로 충분히 근거가 쌓인 치료법이지만 적응증에 해당하지 않는 환자들에게까지 적용되면서 과잉진료 논란이 일고 있다"며 "결국 어느 환자에게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명확히 규정하는 것만이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시작점"이라고 덧붙였다.이에 따라 그는 척추외과학회를 중심으로 하는 정형외과는 물론 신경외과와 재활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등 실제 현장에서 요통을 치료하고 연구하는 전문가들을 모아 다학제 가이드라인을 만들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이들이 한데 모여 다기관 코호트 연구를 지속하며 각 치료법 별로 어떤 질환의 어떤 적응증, 어느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지를 도출하며 하나씩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는 의지다.김용찬 회장은 "우선 물리치료, 약물치료, 도수치료, 침습적 치료, 복합치료 등 각 접근법에 대해 근거가 부족한 부분부터 의견이 상충되는 부분 등에 대한 논의의 장을 지속적으로 가져가려 한다"며 "이러한 논의가 지속되다보면 모두가 납득할만한 이상적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이어 그는 "이를 위해서는 공동 연구, 특히 잘 설계된 다기관 코호트 연구가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학회가 이에 대한 구심점을 만들 것"이라며 "각자의 치료 경험을 공유하는 동시에 연구 결과를 집대성해 진단부터 최적의 치료법까지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수립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밝혔다.
2024-11-28 05:30:00치료
인터뷰

"입원의학회 창립 준비 중…PA간호사 인력도 흡수 필요"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가정의학과, 심장혈관흉부외과,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출신의 입원전담전문의를 품을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다."대한외과계입원전담전문의연구회 정윤빈 신임회장은 지난 27일 인터뷰를 통해 (가칭)입원의학회 창립을 준비 중이라며 그 배경을 이같이 밝혔다.정 신임회장에 따르면 학회 창립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같이하고 최근 입원의학발전협의체 구성을 마쳤다. 현재 입원전담전문의는 대한내과학회, 대한외과학회 각각 산하에 입원전담전문의 연구회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타과 전문의+병동 간호사 교육 '조직' 필요내·외과 전문의는 각각 내과학회, 외과학회 산하 연구회에서 활동할 수 있지만 가정의학과, 흉부외과, 소청과 등 타과 출신의 입원전담전문의까지 품기에는 한계가 있었다.게다가 병동 내 핵심 인력인 진료지원인력 즉, 간호사까지 끌어안을 수 있는 조직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는 상황.정윤빈 회장은 이 같은 배경에서 '학회' 창립에 대한 의견이 모아졌다고 봤다. 실제로 미국의 입원의학회 또한 모든 진료과목 전문의를 흡수하고, 전체 학회원 중 PA간호인력이 8.9%를 차지한다.정 회장이 '간호사'를 끌어안아야 한다고 말하는 이유 중 하나는 '병동 간호사를 위한 교육'.그는 "병동 전담간호사를 담으려면 연구회 조직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봤다"면서 "특히 입원환자를 돌보는 데 간호사의 역할이 큰 만큼 그들에 대한 교육이 중요하다"고 했다.올해 의료대란으로 전공의가 대거 사직하면서 의료공백이 심각한 부분은 수술장 보다 병동이 심각하다. 다시 말해 PA간호사보다 더 문제는 병동을 책임지는 NP간호인력인 셈이다.정 회장은 "최근 병동을 책임지는 NP간호사 영역이 붕괴되고 있다"면서 "전공의가 이탈 이후 그들을 누가 교육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NP간호사 교육은 의료현장에서 실무교육이 가장 시급하다"면서 "이는 병동 내에서 함께 근무하는 입원전담전문의가 가장 적절하다"고 강조했다.입원전담전문의 의료행위에 대한 '팀 수가' 산정도 병동 간호인력을 포함해야 상식적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전문의 중심병원 전환 과정 속 역할 확대 모색 정 회장은 '전문의 중심병원' 전환 과정에서 입원전담전문의 역할에 대한 고민도 밝혔다.현재 전문의 중심병원은 사실상 'PA·NP 등 전담간호사 중심병원으로 갈 것이라는 우려가 높은 상황. 정 회장은 "병동 전담간호사를 교육, 관리하려면 병동 내에서 진행돼야 한다"며 "이와 관련해 입원전담전문의 근무 영역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가령, 입원전담전문의가 입원환자 관리와 더불어 NP, PA간호사 교육까지 아우르는 역할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얘기다.정 회장은 이를 위해 수가 체계도 함께 손질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입원전담전문의 의료행위 수가는 팀 체계 모델을 만들면서 협의해야한다"면서 "의료현장의 변화를 수가정책에서도 변화가 있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4-11-28 05:30:00대학병원
인터뷰

"의료사고, '사망' 문제 해결 못하면 필수의료 유입 없다"

[메디칼타임즈=임수민 기자]"필수의료는 위험이 높기 때문에 사실상 사망이 가장 중요한 문제인데, 이번 발표에도 사망사고가 발생했을 때 의료인의 면책 범위에 대한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사망에 대한 사법 리스크가 존재한다면 필수의료에 대한 의사유입은 기대하기 어렵다."의료계를 대표해 의료분쟁 및 의료법 등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학술단체인 대한의료법학회 김장한 회장은 최근 정부가 발표한 의료사고심의위원회 신설을 두고, 의료계가 주장하는 필수의료 사망사고 문제에 대한 형사면책이 없다고 지적했다.김장한 교수는 "의료법학회는 필수의료와 비필수의료를 나눠 민사소송에서 차이를 두고 형사 면책범위는 중대과실인 경우를 제외하고 똑같기 기소하지 않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의료는 생명을 다루는 행위로 일반의료와 필수의료 경계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의료개혁특별위원회는 최근 회의를 열고 의료인의 사법 리스크 완화를 위해 '의료사고심의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하고 내용을 구체화했다.정부와 의료계, 환자·시민단체, 법조계 등 인사로 구성된 위원회가 의료진의 중대 과실 여부를 판단한 뒤 수사기관에 의견을 제출해 중과실 중심의 수사 및 기소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제한하겠다는 방침이다.위원회는 수사기관에 사건이 접수되면, 의료분쟁조정원의 의료사고 감정 결과를 바탕으로 필수의료인지 여부와 의료진 중대 과실이 있었는지를 판단해 수사기관에 의견을 제시한다.중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에만 수사·기소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고, 단순 과실이면 배상 조정 권고, 의료진 과실이 없는 불가항력 사고는 국가 보상을 권고하는 방향으로 추진된다.중대 과실만 책임을 묻고, 단순 과실이나 불가항력 사고는 수사·소송 등을 최소화하자는 취지.당사자 간 합의하면 형사처벌을 면책하는 반의사불벌은 중상해를 포함해 의료행위 전반에 대해 폭넓게 인정하되 사망사고는 필수 의료분야로 한정하자는 의견도 나왔다.이는 대신 의료인의 보험·공제 가입을 전제로 기소를 제한하는 '의료사고처리특례법'은 향후 논의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의료사고처리특례법은 특례 범위에 '중상해 및 사망'이 포함되지 않아 의료계에서 필수의료 유입에 대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왔다.김장한 교수는 "우선 의료사고심의위원회는 외국의 배심원제와 유사한 느낌"이라며 "위원회 판단으로 중과실이면 기소의견을 내고 단순과실이면 국가가 배상을 책임지겠다는 것인데 형사기소되면 민사소송도 자연스레 이어지기 때문에 민형사를 아우르는 배심원제 도입을 추진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는 의료사고심의위원회 설치를 통한 기소 제한이 의료법학회 내부적으로 논의한 방향과는 차이가 있지만, 의료계 입장에서는 환영한다고 밝혔다.김 교수는 "의료법학회는 필수의료와 비필수의료를 나눠 민사소송에서 차이를 두고 형사 면책범위는 중대과실인 경우를 제외하고 똑같기 기소하지 않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의료는 생명을 다루는 행위로 일반의료와 필수의료 경계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이어 "의료사고심의위원회에서 필수의료와 비필수의료를 구분하지 않고 폭넓게 심사하는 것은 이전의 의료사고처리특례법보다 의료계에 고무적인 것으로 보인다"며 "단순과실인 경우는 모든 의료행위를 기소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필수의료, 수가 인상 두 번째 문제…사법 리스크 해소 시급"다만, 의료계가 요구하는 '사망사고'에 대한 형사 면책은 여전히 포함되지 않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해당 부분이 반영되지 않으면 필수의료 유입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그는 "필수의료는 위험이 높기 때문에 사실 사망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며 "하지만 이번 발표에도 사망사고가 발생했을 때 면책 범위에 대한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정부가 시민단체를 설득할 자신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그는 "형사소송이 진행되면 민사손해배상이 따라오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기 때문에 민사소송에서 국가책임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도 핵심인데 이러한 내용이 빠졌다"며 "비필수 분야는 의사 개인이 책임져도 필수의료는 국가가 함께 책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이어 "필수의료 수가를 높여 돈을 벌 수 있는 과로 만드는 것은 두 번째 문제"라며 "형사처벌에 대한 위험을 해결해야 의사들의 유입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또한 필수의료는 형사면책뿐 아니라 민사배상에 있어서도 의료진 중과실이 아닐 경우 일부 국가책임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김 교수는 "형사소송이 진행되면 민사손해배상이 따라오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기 때문에 민사소송에서 국가책임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도 핵심인데 이러한 내용이 빠졌다"며 "비필수 분야는 의사 개인이 책임져도 필수의료는 국가가 함께 책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이어 "즉, 필수의료 분야의 의료진 단순과실로 인한 의료사고는 민사손해배상에서 개인의 배상 한도를 지정하고 나머지 부분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며 "안전핀이 마련돼야 분만 등과 같은 고위험 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인프라가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끝으로, 김장한 교수는 의료사고심의위원회 제도화를 위해 검찰과 시민단체의 공감을 얻는 것 쉽지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그는 "우선 기소독점주의가 인정되는 나라에서 검찰의 기소권을 제한하겠다는 방향인데 이를 수용할지 미지수"라며 "어떤 형태로 정책을 추진할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한 정권에서만 잠깐 시행되고 끝나는 것을 막기 위해 법적 보장 등이 필요해보인다"고 강조했다.이어 "시민단체와 환자단체 또한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주장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이해관계가 얽혀있기 때문에 얼마나 합의가 되느냐의 문제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2024-11-27 05:30:00제도・법률
인터뷰

전공의 돌아온다는 김윤 의원..."의정갈등 해결하려면 복귀해야"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제22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 6월 개원 이후 줄곧 의정 갈등에 매몰되는 양상이었다. 특히 야당은 두 차례의 청문회와 국정감사를 거치면서 2000명 의대 증원의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고 추진 절차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결론 내린 상황이다.하지만 지난 14일 수능이 마무리되면서, 의대 증원을 돌이키기보단 그 이후 부작용을 대비하는 쪽으로 방향으로 튼 모습이다.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은 메디칼타임즈와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 국정감사에서 의대 대란 문제에 초점을 맞췄다고 강조했다.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 역시 25일 메디칼타임즈와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 국정감사에서 의대 대란 문제에 초점을 맞췄다고 강조했다. 현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선 대한민국 의료체계의 구조적 개혁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그는 "정부에 의지가 있는 것은 명확한 것 같다. 다만 실제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치밀한 계획을 갖고 있는지를 보면 여전히 아쉬운 점이 많다"며 "정부가 지금 대대적인 의료 개혁을 하기엔 능력적인 면에서나 계획적인 면에서나 여전히 부족한 게 많다는 생각이다"라고 말했다.앞서 김윤 의원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의료대란으로 인한 응급의료 위기를 집중 조명한 바 있다. 당시 정부는 응급의료 현장에 어려움이 있기는 하지만, 붕괴를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실제론 환자 사망률이 증가했다는 것.김 의원은 "이 같은 문제에 대한 채찍질로 정부가 제대로 된 의료 개혁을 추진할 수 있도록 돕는다면 오랫동안 방치돼왔던 대한민국 의료체계의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까 싶다"며 "그래야 이번과 같은 사태가 되풀이되지 않을 수 있다. 이번에도 구조를 개혁하지 못한다면 다음번에는 또 다른 문제로 의료 대한이 반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보건복지부 역시 이 같은 국정감사 질의 내용을 챙기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한 만큼, 이후 과정을 계속해서 주시하겠다는 설명이다.수능이 끝나면서 사실상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이 확정된 만큼, 의정 갈등 해결을 위해 전공의들이 돌아와야 한다는 말도 전했다.그는 "여전히 변수가 많기는 하지만 전공의들이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전공의들은 2025년 의대 정원을 조정을 목표로 집단 사직의 동력을 이어왔다"며 "하지만 내년도 정원이 이미 확정이 돼 목표를 잃어버린 싸움이 됐고 이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진행하고 있다.이어 "결국 새로운 목표가 있어야 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라도 전략적으로 돌아와야 한다. 그래야 그 다음에 정치적인 레버리지가 생긴다"며 "만약 돌아오지 않는다면 전공의들이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킬 수 있는 수단이나 지렛대가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향후 목표와 관련해 김 의원은 의료계의 내부의 기나긴 갈등 구조를 끊기 위한 입법 활동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그가 지난 7월 발의한 '보건의료인력법'이 그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이 법안은 보건의료 직역 간 업무 범위를 조정하기 위한 별도 위원회를 설치하는 것이 골자다.직역 간 업무 범위 침범 문제로 환자를 중심으로 협력·상생해야 할 의료 인력들이 서로 갈등 관계에 있었다는 지적이다.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업무 범위 관련 의사결정을 직역 간의 합의에 의해 결정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이와 함께 기존에 발의한 필수의료 강화 특별법, 공공보건의료에 관한 법률에 의지를 드러냈다. 국민건강보험 비급여 관련 문제와 응급의료체계 개선, 지역사회 중심 전공의 수련 체계 공공성 강화를 위한 법안을 함께 추진해나간다는 방침이다.하지만 이 같은 법안을 추진하기 위해선 의사 사회와의 신뢰 회복이 필요한 상황이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 4월 당선 당시 의사 사회의 강한 반발에 직면한 바 있다.그가 정부 의대 증원에 찬성하는 등 해당 정책을 추진하는 것에 일조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김 의원은 당선 후 인터뷰에서 의사 사회와의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다만 의사 사회와의 관계 회복이 어느 날 갑자기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지 않은 만큼, 의정활동을 과정에서 소통을 강화해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설명이다.김윤 의원은 대한민국 의료체계의 문제점으로 무정부적 공급,  과도한 영리성을 지적하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김 의원은 "어떤 행사나 이벤트로 갑자기 관계가 회복될 것이라고 기대하진 않는다. 또 이런 보여주기식 관계 회복은 큰 의미가 있거나 실질적이지도 않을 것"이라며 "지난 6개월간 법안을 제안하는 과정에서 여러 학회, 단체들과 계속해서 간담회를 가졌다. 특히 필수의료 특별법을 발의하며 관련 여러 학회와 릴레이 간담회를 진행하며 이들의 의견을 반영했다"고 전했다.이어 "특히 중환자의학회와의 토론회 등을 포함해 여러 학회와 토론회를 계속해 나가고 있다"며 "의원실 차원에서 혹은 의료대란특위나 당 차원에서 계속해서 논의해오고 있다"고 강조했다.마지막으로 그는 자신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문제에 유연하게 접근해 해결해내는 해결사로서의 정치인을 모습을 가지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세상을 고치는 김윤'이라는 자신의 슬로건이 의료를 넘어 사회 전반을 고치는 의미를 실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목표다.그는 "밖에서 보는 국회의원과 실제로 경험한 모습엔 큰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어떤 때는 전문가, 어떤 때는 엔터테이너, 어떤 때는 투사 같은 역할들을 다 잘 수행해 내야 하는 것 같다"며 "교수 시절엔 전문가적인 관점에서만 일했는데 이제 다양한 이해당사자의 목소리를 이제 조정해 굉장히 유연한 대처가 필요한 것이 차이"라고 말했다이어 "지금까지 대한민국 의료체계가 안고 있던 무정부적 의료 공급, 지나치게 영리적인 체계에서 벗어나 상생과 협력의 생태계가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이런 공공적인 의료체계를 위해 법을 만들고, 사람들을 설득하고, 사회적인 담론을 만들어 가는 것을 최종 목표로 임기 동안 최대한의 노력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2024-11-26 05:30:00개원가
인터뷰

반지 혈압계 24시간 살핀다…한국형 SPRINT 연구 내년 첫 삽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공기 주입식 커프 혈압계의 역사는 19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탈리아 의사 리바로치가 개발한 비침습적인 측정법은 팔에 커프(압박대)를 둘러 공기를 주입한 후 수은의 압력 변화를 통해 혈압을 측정했다.리바로치의 디자인에 기반한 수은 혈압계는 오랫동안 진료실의 '골드 스탠다드'로 자리잡았고 이후 커프 기반 전자식 혈압계가 주류로 떠올랐지만 여전히 진료실 측정이라는 문제는 해결하지 못했다. 일회성, 단회성에 그치는 진료실에서의 측정이 과연 평균 혈압에 부합하는 대표성을 가지냐는 것.게다가 병원 환경에서의 긴장감이 혈압을 높이는 '백의고혈압', 고혈압에 해당하지만 진료실에서는 정상 혈압으로 측정되는 '가면고혈압'을 고려하면 진료실 혈압을 기반으로 한 치료의 적절성에도 의문 부호가 달린다.이에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은 대한고혈압학회는 새로운 근거 창출을 위해 팔을 걷고 나섰다. 공모를 통해 30주년 기념 연구과제로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이해영 교수의 '반지형 무커프 가정혈압 측정계를 기반으로 한 코호트 구축 연구'를 선정, 2025년부터 1년에 5천만원씩 5년간 연구비를 지급한다는 것.이해영 교수를 만나 현재 혈압 측정의 문제점 및 코호트 구축 방법과 연구 설계, 새로운 임상 근거 창출의 가능성 등에 대해 물었다.■100년간 골드 스탠다드 = 100년간의 난제커프 방식의 혈압계 및 이를 기반으로 한 진료실 혈압 측정은 근 100년 동안의 표준이었다.문제는 혈압 측정이 일회성에 그칠 뿐더러 거추장스러운 커프 방식으로 인해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측정에 제동이 걸린다는 점.숙면 과정에서 진행되는 야간 측정의 경우 피험자가 뒤척이는 과정에서 커프가 풀리거나 팔의 압박감 및 불편감이 불면을 초래해 오히려 정확한 측정을 방해하는 요소로 지목되기도 했다.이해영 대한고혈압학회 국제교류이사이런 이유들로 인해 다양한 혈압 관련 연구들에도 불구하고 야간 혈압에 대한 데이터는 사실상 공백으로 남아있다는 게 이해영 교수의 판단. 근거가 부실하다는 점에서 야간 혈압에 근거한 적절한 치료법에 대한 제시도 부실한 편이다.이해영 교수는 "우리나라처럼 환자를 짧은 시간에 많이 봐야하는 진료 환경에서는 환자의 상태를 면밀히 평가하기 어렵다"며 "특히 혈압의 경우 진료실에서 오차를 감안해 수 차례 측정하기도 하지만 24시간을 놓고 보면 아무리 정밀한 측정이라도 그 값이 대표성을 가지긴 어렵다"고 지적했다.그는 "실제로 고혈압학회 혈압 모니터링 연구회 연구에 따르면 진료실 혈압이 높게 측정되는 사람이 3명 중에 1명, 반대로 평상 시 혈압이 높지만 진료실 측정이 정상으로 나오는 사람이 5명 중 1명으로 상당한 빈틈이 있다"며 "그런 까닭에 국내외 가이드라인이 가정에서 평소 혈압을 주기적으로 측정해 보도록 권장한다"고 말했다.이어 "긴장이나 불안 등의 심리적 요소가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취침 중 혈압 측정값은 굉장히 유용할 수 있다"며 "문제는 지금까지 야간 수면 과정에서의 혈압을 측정할 적절한 기기가 없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표준기기로 자리잡은 활동혈압계는 24시간 측정이 가능하지만 야간에 30분 주기로 기기가 동작하기 때문에 숙면을 어렵게 한다. 환자가 깨거나 커프의 풀림 등으로 정확한 측정이 안 된다는 것.이해영 교수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외국 논문에서도 활동혈압계를 통한 야간 측정을 '지극히 어렵다'(extremely difficult)고 표현할 정도"라며 "심지어 가격도 한 대당 500만원 안팎에 지속적인 기기 관리도 필요해 개원가에서의 활용성이 떨어지는 편"이라고 지적했다.그는 "이런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웨어러블 방식의 혈압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며 "링 모양으로 생겨 반지처럼 끼고 생활할 수 있는 반지형 무커프 혈압계가 개발돼 상용화됐고, 이미 올해 중순부터 24시간 혈압 측정에 대한 급여가 적용됐다"고 설명했다.그는 "반지형 혈압계는 활동에 제약이 없는 24시간 측정 방식으로 그동안 커프 방식 혈압계가 가진 난제를 해결했다"며 "여러 가이드라인이 제시하는 반복 측정 및 24시간 측정, 야간 혈압 측정이라는 미충족 수요를 충족했기 때문에 이번에 학회 연구 공모과제로 선정된 것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야간 혈압까지 살핀다…한국형 스프린트 연구 내년 첫삽야간 혈압을 반복해서 측정할 수 있는 방법론은 전 세계적으로 전무했다. 반지형 혈압계의 상용화 및 이를 통한 야간 혈압까지 포함한 대규모 코호트 착수는 이번이 처음이라는 뜻.국내 코호트는 반지형 혈압계를 통한 24시간 활동혈압 측정이 과연 효용성이 있는지, 주야간 측정값을 기반으로 치료를 시행한 그룹과 진료실 측정값을 기반으로 치료한 그룹간에 심혈관 사건 발생에 차이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이 교수는 "표준 방식의 대조군과 반지형 혈압계 실험군을 각각 3000명씩 구성하고 약 15%의 중도 이탈자를 고려해 총 8000명 규모의 코호트를 구성하려고 한다"며 "기기에서 측정된 파형은 기기 업체로 전송돼 알고리즘을 거쳐 혈압 값으로 변화되기 때문에 환자에게 자료 이용 동의를 받아 변환된 수치값을 집계하는 방식으로 데이터를 모으겠다"고 설명했다.그는 "IRB를 거쳐 내년 초부터 2년 정도 환자를 모집하고 5년 추적관찰을 거치면 빨라야 2030년 경에 연구 결과들이 나올 것으로 예측된다"며 "최근 발표되고 있는 국내 스텐트 관련 연구들 역시 2017년도부터 진행된 것의 결실"이라고 말했다.이해영 교수가 보여준 반지형 혈압계를 통한 20일 당일의 측정값. 무선을 통해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확인이 가능했다. 그는 "야간 혈압 측정에 대한 대규모 연구는 사실상 없고, 따라서 야간 측정값을 기반으로 한 치료 개입의 효과도 불분명하기 때문에 코호트 결과가 나오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도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다"며 "SPRINT 연구와 규모도 비슷하고 그간 시도되지 않았던 개입의 효과를 살핀다는 점에서 한국형 SPRINT 연구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고 강조했다.2015년 미국에서 발표된 스프린트(Systolic Blood Pressure Intervention Trial, SPRINT) 연구는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꾼 것으로 유명하다.기존 고혈압 치료 가이드라인은 주로 140/90 mmHg 미만을 목표 혈압으로 설정하고 있었지만, 혈압을 더 적극적으로 낮추는 것이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을 줄일 수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임상 데이터는 부족했다.이에 SPRINT 연구는 9300명의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120mmHg 미만으로 혈압을 낮춘 그룹과 140mmHg 미만 그룹을 비교해 심혈관 질환 및 사망률 감소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 집중 치료군에서의 주요 심혈관 사건 발생률의 25% 감소, 전체 사망률의 27% 감소 효과를 밝혀낸 바 있다.■반지형 혈압계는 예고된 미래…"과거 표준 지위도 급변"이해영 교수는 "코호트 및 반복 측정을 통해 백의고혈압, 가면고혈압 환자군만 찾아내도 소기의 목적은 달성한 셈"이라며 "백의고혈압 환자에게 들어가는 불필요한 의료비를 막고, 치료가 필요했던 가면고혈압 환자를 적시에 찾아내 치료하면 추후 발생할 수 있는 의료·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그는 "아직까지 웨어러블 방식의 측정에 대해 불신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어떤 기기든 도입 이후 대중화 과정에서 데이터가 축적되고 알고리즘이 수정, 개선되며 고도화돼 왔다"며 "불완전하니까 쓰지 말자라는 관점으로는 어떤한 개선과 편익도 얻을 수 없다"고 말했다.다양한 학회 지침에서 활동혈압 측정에 대한 권고 등급은 1로, 반지형 혈압계는 3으로 설정돼 있다. 이미 제도권으로의 도입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 비교적 상용화 시점이 오래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각종 연구 결과가 도출되는 미래 시점에서의 권고 등급 상향은 긍정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교수는 "반지형 혈압계를 끼고 매일 생활하고 있지만 딱히 큰 불편은 못 느낀다"며 "스마트폰을 통해 혈압 측정값을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고 여러 수치들의 평균 값을 볼 수 있어 관리의 필요성 환기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그는 "불과 15년 전만 해도 수은혈압계 외에는 부정확해서 쓰면 안 된다는 논리가 있었지만 결국 수은혈압계는 퇴출됐다"며 "한때 배척되던 전자혈압계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처럼 10년 후에는 반지형 혈압계가 표준 측정기의 지위로 올라설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2024-11-21 12:40:40학술대회
인터뷰

"드디어 출시되는 치매 신약 레카네맙…임상 사용 여건은 빈곤"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치매신약 레카네맙(상품명 레켐비)의 내달 국내 출시가 예상되면서 학술단체는 물론 임상 현장도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대한치매학회는 적절한 환자군에서 최대 효과를 나타낸다는 점에 착안, 환자 선별을 위한 사용 기준을 마련한 데 이어 최근 한국인 대상의 Clarity AD 3상 하위분석 결과 공개해 기대감을 키운 것.임상 현장도 바쁘게 투약, 치료 환경 조성에 나서고 있다.뇌혈관병변 및 ARIA 발견과 판단을 위한 영상의학과, 신경과 또는 기타 전문의 보유가 필요하고, 매 2주마다 레카네맙 정맥 주입이 가능한 시설과 약물 이상반응 모니터링 인력을 갖춰야 한다는 점에서 단순히 약제의 런칭만으로는 원활한 사용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특히 연간 약제비가 3000만원 선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신약의 적절한 보급과 사용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수적이란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레카네맙의 장기 효과와 안전성을 살펴보는 후속 임상을 진행하고 있는 대한신경과학회 김희진 학술위원(한양대병원 신경과 교수)에게 최근 공개된 한국인 대상 임상의 의미 및 치매신약 활성화의 과제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한국인에서 유독 적은 부작용, 투약 용량 기인 가능성"레카네맙은 아밀로이드 베타(amyloid-beta) 단백질을 표적으로 해 알츠하이머병 진행을 늦추는 신약으로, 같은 기전의 신약 아두카누맙(상품명 아두헬름)이 먼저 상용화된 바 있다.김희진 교수는 아두카누맙에 이어 레카네맙의 임상도 진행하고 있다.김 교수는 "희귀의약품센터에서 아두카누맙의 임상시험을 진행했고, 지금은 레카네맙의 장기 효과와 안전성을 살피는 후기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레카네맙은 18개월 기간 동안 진행된 Clarity AD 3상을 통해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해 허가가 됐다"고 말했다.한양대병원 김희진 교수그는 "추가로 진행되고 있는 임상은 익스텐션 스터디로 앞서 레카네맙을 투약받은 환자들에게 오픈 라벨로 레카네맙을 지속 투여했을 때의 효과를 살펴보는 것으로 설계됐다"며 "18개월 이후 기간을 늘려 총 5년을 보기 때문에 실제적인 효과에 더 근접한 결과물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그는 "올해 3년째인 익스텐션 스터디는 환자 투약 시점에 따라 종료일이 다르긴 하지만 빠르면 1~2년 안에 모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며 "18개월 시점에서 일차 평가변수인 임상치매척도총점(CDR-SB)이 위약군 대비 27% 지연됐기 때문에 이후 임상의들의 관심은 이런 효과의 일관성, 지속성 여부에 집중되고 있다"고 강조했다.특히 각종 학술대회에서 장기 효과를 살핀 연구부터 인종적 차이를 살핀 연구들이 속속 베일을 벗고 있다는 점도 기대감을 키우는 대목이다.김 교수는 "최근 레카네맙 중간 결과 발표를 보기 위해 알츠하이머병 임상시험 컨퍼런스(CTAD)에 참가했다"며 "국제 학술대회를 비롯해 다양한 학회들이 레카네맙의 알츠하이머 스크리닝을 위한 혈장 바이오마커나 투약에 대한 경험담 등을 다루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CTAD에서 발표된 중간 자료에 따르면 레카네맙의 효과는 위약군 대비 시간이 경과에 따라 격차(그래프상 기울기)가 더 벌어진다"며 "병을 일으키게 하는 원인 물질을 제거한 이후 모든 지표에서 위약군과 실제 투약군이 격차가 벌어진 것은 임상의로서 기대감을 키우게 하기에 충분했다"고 설명했다.이달 초 대한치매학회 학술대회에서 공개된 한국인 대상 임상시험 결과도 마찬가지. 레카네맙의 인종적 특성을 살핀 결과 아밀로이드 항체 기반 신약의 주요 부작용으로 거론되던 뇌부종 발생 이슈가 50% 낮고  효과를 판단하는 지표 중 하나인 ADAS-Cog14가 더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김희진 교수는 "한국인 대상 임상 결과처럼 실제 임상시험 과정에서 경험한 ARIA 부작용은 빈도나 중증도 측면에서 크게 우려할 만한 점은 없었다"며 "APOE ε4 대립 유전자 보유자에서 ARIA 부작용 위험이 특히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실제 APOE 보인자를 제외하고는 큰 문제를 경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그는 "ARIA가 발생한다고 해도 대부분은 무증상이고 경미한 정도에 그치기 때문에 오히려 위험군의 선별이나 적절한 모니터링이 더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기전 상 투약 용량에 비례해 위험도가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고 예측했다.레카네맙의 투약은 2주에 한 번씩 10mg/kg 용량으로 진행된다. 70kg인 사람의 투약 용량은 700mg이지만 100kg인 사람은 용량이 300mg이 더 많은 1000mg을 투약해야 한다.김 교수는 "국내 치매 환자들의 몸무게는 여성이 40~50kg, 남성은 50~60kg 중반대까지 있지만 서구권에선 100kg을 넘는 거구가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투약 용량이 많을 수밖에 없다"며 "따라서 한국인에서의 부작용 감소 효과는 이같은 기전으로 어느 정도 해석이 가능하다"고 제시했다.그는 "다만 이같은 경험은 임상시험 대상군의 특성에 따라 다를 수 있어 일반화하긴 어렵다"며 "효과 부분을 보면 이중맹검 방식으로 진행됐던 임상에서 위약, 진약을 모른 채 PET을 찍어보면 뇌의 아밀로이드가 6개월만에 싹 사라지는 경험이 많아 효과 부분도 일관성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임상시험과 실제 투약 환경은 하늘과 땅 차이…정책 지원 절실"레카네맙은 내달 비급여 출시가 예상된다. 문제는 연간 치료비가 2000~3000만원대의 고가로 전망되는 데다가 원활한 투약과 모니터링을 위해선 제반 인력과 시설이 필요하다는 점.김 교수는 "임상 과정에서 투약을 하는 것과 실제 상용화돼 투약하는 것은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있다"며 "임상시험에서는 비용을 제약사 측이 지불하지만 상용화 이후엔 환자가 자부담을 해야 하는데 이는 환자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그는 "환자는 연간 2000~3000만원에 달하는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며 "의료기관의 경우 임상시험에서 연구 간호사를 채용해 환자의 모니터링과 상담을 전담케 했는데 이는 전적으로 의료진과 간호사간의 계약에 의한 채용이었다"고 귀띔했다.그는 "제약사가 지원한 임상시험 비용에서 이런 인력 비용을 충당했는데 상용화 이후엔 병원이 이런 비용을 부담할지는 미지수"라며 "아무래도 비급여 특성상 비급여 금액 안에서 인건비와 시설비 등을 충당해야 하는데 병원의 규모나 수도권, 지방권 등 병의원 지역 등에 따라 상황이 크게 다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따라서 환자 안전을 위해 일정 수준까지는 맞출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이나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판단. 해외에서의 선별 급여 정책도 참고할만하다는 조언이 뒤따랐다.김 교수는 "일본과 미국은 엄격한 기준을 충족한 환자를 대상으로 선별 급여를 적용한다"며 "100% 보험으로 보상하는 것은 아니지만 꼭 약물이 필요한 환자를 추려 센터에 등록해 관리한다는 측면은 고려할만 하다"고 강조했다.그는 "우리나라는 비급여이기 때문에 좋은 신약이 나와도 그림에 떡에 불과할 수 있어 우려된다"며 "실제로 환자 중에 알츠하이머 치매를 진단 받은 62세 남성 환자의 경우 병세로 일을 못해 경제적 어려움을 이유로 치매 신약의 상용화 이후에도 여력이 없다고 호소하기도 했다"고 전했다.그는 "감기와 같은 경증 질환은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차라리 이런 경증 질환에 들어가는 비용을 중증 질환자에게 전용하는 것이 더 건강보험 재정의 취지에 부합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젊은 치매 환자도 많아지고 있는데 초기 치료를 통해 경제 활동이 가능하다면 이것이 더 사회적인 비용을 절감하고 효용을 창출하는 방안이 아닐까 한다"고 덧붙였다.
2024-11-14 05:30:00연구・저널
인터뷰

화상전문센터 벤치마킹 위해 한국 날아온 카메룬 의사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카메룬에서 화상환자 전문센터를 운영하겠다는 꿈을 갖고 한국으로 날아온 의사가 있다. 그 주인공은 카메룬 가루와병원 하마도우 바(Hamadou Ba) 병원장(51세). 그는 카메룬 가루와병원 의료의 질을 국제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를 위해 그가 선택한 병원은 베스티안 서울병원. 앞서 가루와병원 의료진 3명이 베스티안병원으로 연수를 다녀간 것이 인연이 됐다.카메룬 가루와병원 하마도우 바 병원장가루와병원은 전문의 50명(세부전문의 20명, 일반의 30명) 규모의 카메룬 내 최고 수준병원으로 국내로 치면 소위 4차병원을 역할을 하고 있다. 다른 의료기관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중증 환자를 치료하고 의학기술을 선도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카메룬은 한국과 달리 상당수 병원이 국공립병원으로 가루와병원 또한 국가가 운영하는 의료기관. 카메룬 국민들이 치료를 위해 해외로 나가는 것을 막고자 해당 병원을 설립했다. 중증환자까지 치료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것이 미션인 셈이다.앞서 일부 의료진이 베스티안병원으로 연수를 다녀갔지만 그것만으로는 화상센터를 운영하는데 한계를 느껴 병원장이 직접 벤치마킹을 위해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었다.하마도우 바 병원장은 의료선진국을 제치고 왜 한국을 택한 것일까.그는 "몇년 전 베스티안병원으로 연수를 다녀온 의사들이 한국의 의료시설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이를 계기로 직접 베스티안병원을 벤치마킹하고 싶었다"고 선택 이유를 설명했다.카메룬 내 화상환자 규모는 연간 1000여명 수준으로 별도의 화상치료가 가능한 의료기관이 필요하다. 재밌는 사실은 카메룬에서도 화상센터를 운영하기 어려운 결정적 이유는 의료진 부족이라는 점이다.다만, 한국은 업무 강도에 대한 부담으로 화상분야를 기피하지만 카메룬은 의사 자체가 부족하기 때문에 '화상'까지 흘러들어갈 의사 인력이 없다는 점이 다르다면 다른 점이다.하마도우 바 병원장은 베스티안병원 경영진 및 의료진과의 수차례에 걸친 간담회를 통해 화상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키로 했다. 앞으로 화상센터에서 진료를 맡아 줄 의사를 양성하기 위해서다.그는 "1주에 2차례 정도 화상교육을 진행함으로써 단계적으로 의료인력을 양성할 필요가 있다. 카메룬으로 돌아가면 의료인력 교육 등 다양한 계획을 정부에 제안할 계획"이라고 의지를 피력했다.카메룬 가루와병원 하마도우 바 병원장은 인근 아프리카국에 표본을 제시할 수 있는 화상전문센터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같은 계획이 가능한 이유는 베스티안병원의 탄탄한 외국인 연수프로그램이 있기 때문이다.베스티안병원은 앞서 연수강좌 등을 통해 15개 과목에 대한 교육프로그램을 준비해 둔 상황. 앞으로 카메룬 의사들을 교육시킬 준비를 이미 갖춘 상태다.하마도우 바 병원장이 베스티안병원을 방문해서 가장 주목한 부분은 진단검사실. 순환기내과 전문의인 그는 화상환자를 진료하는 과정에서 진단, 치료가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당장 도입해야 할 것 같다는 판단에 즉시 카메룬 현지 직원들에게 사진을 찍어보내는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앞으로 목표는 카메룬을 넘어 아프리카 주변국들에게 표본이 되는 화상전문센터를 운영하는 것이다. 그는  "카메룬 국민들이 가까운 곳에서 국제수준의 화상치료를 받을 수 있는 최초의 의료환경을 구축할 것"이라며 "또한 주변국 환자들에게도 좋은 의료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2024-11-12 05:30:00중소병원
인터뷰

"내과의사도 쩔쩔 매는 이상지질혈증 원인…합의안 단비"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내과의사도 합의안과 같은 정보가 없다면 적절한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이상지질혈증 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스테로이드, 항정신병제, 항고혈압제 등의 약물은 이상지질혈증을 유발할 수 있지만 만성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이러한 약물들을 장기간 사용하는 환자들이 많아지면서 이상지질혈증 발생 위험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특히 고령화로 인해 만성 질환이 증가하면서 약물 사용도 함께 증가하고 있는 것도 이상지질혈증 관리의 어려움을 예고하는 지표. 문제는 이와 같은 유발 원인이 다양해 지면서 점점 원인 찾기가 힘들어지고 있다는 점이다.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가 전 세계 최초로 '이차성 이상지질혈증에 대한 전문가 합의안'을 마련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이상학 진료지침이사(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에게 이상지질혈증에 대한 전문가 합의안 마련의 배경 및 치료 패턴 변화에 미칠 영향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원인 모르는 치료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유전적 요인으로 발생하는 일차성 이상지질혈증을 제외하고 이차성 이상지질혈증은 주로 기저 질환 또는 약물 사용, 고령화, 생활습관 등에 기인한다.학회가 마련한 합의안은 이차성, 즉 음식, 기저질환, 치료약제와 같은 다른 특정 원인에 의해 발생한 이상지질혈증의 진단과 치료 관련 내용을 담고 있다.이상학 진료지침이사는 "이상지질혈증 상태를 야기하는 요소가 있다면 그것을 찾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한 원칙"이라며 "약제를 통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춘다고 해도 특정 수치를 높이는 원인이 제거되지 않는다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와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이상학 진료지침이사그는 "발생 빈도로 보면 식품에 의한 경우가 많을 수 있지만 합의안에서 강조했듯이 이차성 이상지질혈증 환자 처치에서 중요한 것은 여기에 해당되는 경우인지를 의심하고, 꼼꼼하게 원인을 찾는 것"이라며 "무엇보다도 지질강하제를 시작하기 전에 이런 절차를 밟는게 핵심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그는 "이상지질혈증에 관한 국내외의 여러 진료지침에 이차성 원인이 언급됐지만 실제 치료에 적용하기에는 내용이 너무 빈약했다"며 "원인이 되는 식품, 질환, 약물을 찾아보고 제거해 보라는 간단한 지침 정도만 있어 실질적인 도움이 되진 못 했다"고 설명했다.기존 지침은 단순히 원인을 파악해 제거하라고 기술하는 정도에 그쳐 해당 원인의 종류 및 각 원인에 따른 지질 수치의 변화 정도, 이를 확인하기 위한 검사 방법론 등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얻기 어려웠다.이 이사는 "수년간 항암제, 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 등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 수치를 올리는 약제가 매우 다양해져 원인을 찾는 것이 까다로워졌다"며 "특히 약물은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치료 현장에 도입되기 때문에, 약물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이상지질혈증과 같은 부작용 가능성은 의료진들이 충분히 예상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고 지적했다.그는 "이차성 이상지질혈증은 여러 원인이 발생할 수 있어 일반 의료진뿐 아니라 이상지질혈증을 주로 보는 내과의사도 합의안과 같은 정보가 없다면 적절한 대응이 어려울 수도 있다"며 "이에 합의안은 어떤 검사를 해야하는지, 원인에 대한 대처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어떤 순서로 하는지에 대헤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고 말했다.이번 합의안에서 이차성 이상지질혈증을 크게 고콜레스테롤혈증과 고중성지방혈증으로 나누고, 원인은 크게 음식, 질환, 약제 등 3가지로 분류했다.음식 항목은 적색육, 가공육, 트랜스지방, 고탄수화물, 가당, 알코올 등을 원인으로 지목했고, 질환 항목은 갑상선기능저하증, 간질환, 담관염, 신증후군, 비만, 조절되지 않는 당뇨병, 쿠싱증후군, 만성 콩팥병, 자가면역질환, 패혈증 등을 콜레스테롤 또는 중성지방 수치를 높이는 주범으로 지목했다.약제로는 심혈관계 약물, 스테로이드호르몬, 피부질환 약물, 면역억제제, 항감염제, 항경련제, 항암제, 항정신병 약물 중에 원인 약물이 있을 수 있다.■"도식·그림으로 이해도 높여…합의안 대로 하면 원인 찾기 가능"이번 합의안은 전 세계적으로 최초로 꼽힌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진료지침위원회는 1년 여의 준비 끝에 이를 마련, 학회 저널 Journal of Lipid and Atherosclerosis와 대한내과학회의 국제학술지인 Korean Journal of Internal Medicine의 최신호에 게재케 했다.이상학 이사는 "이번 합의안은 이차성 이상지질혈증의 원인과 치료에 대한 구할 수 있는 최선의 자료를 위원들이 검토하고 정리한 것"이라며 "특히 원인에 대해 최근에 밝혀진 메커니즘, 다양한 약물에 의한 이상지질혈증을 최대한 자세하게 정리했고, 이해하기 쉽게 그림을 추가하거나 대응방침에서 일선 의사들이 각 상황별로 이용할 수 있도록 도식화하는 작업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고 설명했다.이차성 이상지질혈증 원인 찾기에 대한 도식. 합의안은 그림 및 도식의 활용을 통해 이해도를 높이는 한편 추후 한글판 배포를 통해 일선 현장에서의 활용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그는 "환자 입장에서 약물에 대한 주의를 하는 것은 비현실적이기 때문에 의사 입장에서는 보다 세심한 주의와 관심이 필요하다"며 "약이란 항상 필요에 의해서 쓰는 것이고, 합의안에 언급된 약도 이상지질혈증 부작용을 항상 유발하지는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약제 사용 후 이상지질혈증이 나타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관심을 촉구했다.그는 "이상지질혈증 유발 위험성이 큰 스테로이드 같은 경우는 대부분의 의사가 부작용에 대해 많은 지식이 있으므로 진단을 놓지는 경우가 오히려 적을 수 있다"며 "진단과 대응이 어려운 경우라면 이차성 지질혈증이 심하게 나타날 때라고 할수 있는데, 재차 강조하지만 이차성 원인을 의심하고 합의안에 따라 차분하게 대응하면 큰 문제없이 원인의 찾기와 제거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합의안은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지(JLA)와 내과영문학회지(KJIM)에서 무료로 다운로드록 공개했지만 진료실에서 쉽게 참고·활용할 수 있도록 한글판도 계획하고 있다.이상학 이사는 "국제학술지에 먼저 공개한 까닭에 아직은 영문판만 마련됐다"며 "국내 의료진의 경우 아무래도 한글이 편할 수밖에 없어 내과학회지에 한글판 공개 계획도 세우고 있고, 이와 관련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홍보위원회에서 합의안에 대한 홍보방안을 추가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이차성 이상지질혈증이 새로운 문제는 아니지만 그간 좀 경시되거나 지질 수치만 낮추면 된다는 식으로 대충 처리되던 경향이 있었다"며 "국제적으로 이번 합의안이 마련이 처음이라는 것이 이를 반증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고 밝혔다.그는 "체계적으로 원인과 원인을 찾기 위한 방법론을 제시했기 때문에 해외에서도 꽤 관심을 가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특히 합의안을 통해 지질강하제 투약 전 원인 찾기를 수행하는 것이 대응 절차로 자리잡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2024-11-07 05:30:00연구・저널
인터뷰

사직 전공의들의 홀로서기 "각자도생 아닌 상호공생"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정부 의과대학 정원 증원으로 촉발된 의정 갈등이 8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다. 사직 전공의들이 한꺼번에 취업전선에 던져지면서 개원가 술기를 배우기 위한 학술대회에 발길이 몰리는 상황이다.이에 사직 전공의 스스로가 학술대회를 여는 등 이들의 홀로서기에 의료계 관심이 쏠린다. 메디칼타임즈는 의대생과 젊은 의사를 위한 비영리단체이자 이들을 위한 '일차의료 101' 세미나를 개최한 닥터프레너 김국원 공동대표와 투비닥터 김경훈 대표를 만나봤다. 메디칼타임즈는 의대생과 젊은 의사를 위한 비영리단체이자 이들을 위한 '일차의료 101' 세미나를 개최한 닥터프레너 김국원 공동대표(왼쪽)와 투비닥터 김경훈 대표를 만나봤다.■사직서 수리되니 취업난 "바뀐 미래로 전공의 흩어져"그동안 많은 전공의는 지난 2월 제출한 사직서가 7월까지 수리되지 않으면서 생활고를 호소해왔다. 이미 결혼해 자녀를 책임져야 하는 가장도 많고, 의대를 다니며 받은 학자금대출로 부담을 호소하는 전공의들도 있었다.더욱이 이들의 사직서가 한 번에 수리되면서 취업 경쟁이 심해졌는데, 정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신규 취업한 전공의는 8900여 명 중 33%인 2900여 명에 불과하다.이는 상급종합병원 위주인 전공의 수련이 개원가 취업엔 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전공의 스스로가 어떤 교육이 필요한지 고민하고 준비해, 서로 배움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게 일차의료 101 세미나의 취지다.이와 관련 닥터프레너 김국원 공동대표는 "갑작스럽게 바뀐 미래 때문에 여러 전공의가 각자 자기가 살고 싶은 삶의 모양으로 흩어져서 나가게 된 게 이번 사태의 특징이다"라며 "하지만 취직하고 싶어도 사직이 안 되는 상황이 계속됐고, 이번엔 전공의들이 한 번에 나오면서 취직이 어렵게 됐다. 이에 많은 젊은 의사들이 생계에 곤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이어 "실제로 상황이 어려운 전공의들의 연락을 많이 받았다.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안타까운 마음도 들고 어떻게 해야 취직을 잘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선배 의사들께도 여쭤봤다"며 "이 과정에서 우리가 더 공부해야 함께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질 것이라는 말을 듣고 이런 세미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닥터프레너를 결성하게 된 계기도 이 같은 사직 전공의 지원 활동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였다. 개인적으로 뭔가를 해보려고 노력했지만, 계약하거나 사람을 설득하는 것에 한계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하나의 목표를 가진 공인된 단체의 필요성을 느꼈다는 것.이런 상황에서 같은 뜻을 가진 투비닥터와 연을 맺게 되면서 닥터프레너가 탄생했다. 투비닥터는 젊은 의사의 성장을 돕는다는 목표로 의대생 콘텐츠를 기획·제작하는 비영리단체다. 매거진 발간, 영상 제작, 행사 주최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이 투비닥터의 김경훈 대표가 닥터프레너의 공동대표다.닥터프레너 김국원 공동대표는 이번 사태로 자신이 꿈꾸던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되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전공의 쫓아내는 정부 "꿈꾸던 의사는 어려워"의사가 되기로 결심했을 때의 마음이 무색하게, 다른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도 안타깝다. 특히 김국원 대표는 어렸을 때 소아 천식을 앓았던 기억으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되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소아 천식으로 어린 시절 대부분을 병원에 입원해 있었는데, 이때 의사 선생님들의 모습이 천사같이 느껴졌다는 설명이다. 이때 느꼈던 감사함으로 같은 소아청소년과 의사가 되기로 했지만, 이젠 자신의 꿈을 다시 돌아보고 있다고.그는 "종착지는 소아 천식으로 너무 힘들고 밤새 기침할 때 손을 잡아주었던 소아청소년과 선생님이다. 치료받으면 숨을 자연스럽게 쉴 수 있고 편하게 잠을 잘 수 있어 참 감사했던 기억이 있다"며 "모든 의사가 꿈꾸는 것은 결국 환자를 제대로 치료하고 내 직업에 보람을 느끼는, 그런 열정으로 내 젊음을 녹여낼 수 있는 직장일 것이다"라고 말했다.이어 "하지만 여러 정부의 안들을 보면 우리가 생각했던 미래, 환자를 치료하고 병원을 뛰어다니는 멋진 의사로서 활동하기가 어려워지지 않을까 싶다"며 "특히 사람을 살리는 일로서의 의사는 굉장히 힘들어지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사직하면서 내가 이 젊음과 에너지를 어떻게 사용할지 고민하고 꿈을 찾아가는 과정을 겪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김경훈 대표는 사직으로 인한 심정에 관한 질문에, 투비닥터를 결성했을 당시의 회상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투비닥터가 만들어진 2020년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의대 증원으로 젊은 의사 단체행동이 이뤄졌던 시기다. 당시 김 대표는 의대 본과 4학년이었고 의사 국가시험을 거부하면서 길을 잃은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시키는 대로 공부만 열심히 해왔을 뿐, 어떤 의사가 되어야 하는지를 고민한 적이 별로 없었다는 것. 주변의 의대생들 역시 '너무 학교에만 갇혀 있었다'라는 문제 인식을 공유하면서 그 시야를 넓히고자 투비닥터를 설립했다는 설명이다.비영리단체다 보니 재정적인 어려움은 늘 골치다. 특히 투비닥터 결성 당시엔 마땅한 후원도 없어 대표의 사비를 털어 넣어 운영해야 했다.지난 2020년 투비닥터를 결성한 김경훈 대표는 당시 의대 증원 사태로 길을 잃은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하지만 지금은 숨통이 트일 정도의 후원이 이뤄지고 있고, 50여 명의 의대생이 참여해 활동할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특히 김 대표는 매거진 발간에 있어 섭외·취재·인터뷰·디자인·인쇄·배포 등 기획·제작 전 과정을 오로지 의대생들의 손으로 하는 게 큰 자부심이라고 강조했다.이와 관련 김경훈 대표는 "투비닥터의 취지대로 의대생들의 삶이 긍정적으로 바꾸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때 말 못하게 뿌듯하다"며 "팀원인 의대생이 여러 경험으로 꿈을 찾으며 성장하고, 어떤 의사로 살지를 정하는 데 도움이 될 때 보람을 느낀다. 특히 투비닥터 덕분에 멋진 의사로 살아갈 자신이 생겼다는 말을 들었을 때가 힘을 찾는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다만 두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에 대한 대표성을 가지려거나 정치적인 목소리를 내고자 하는 목적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저 한 명의 사직 전공의로서, 다른 전공의들에게 필요한 교육을 주도해 제공하겠다는 목표뿐이라는 설명이다. 기성 단체의 외압에 휘둘리지 않고 순수한 취지만을 지키겠다는 것.■중요한 것은 교육과 글쓰기 "함께 보람 느껴야"현 상황에서 전공의와 의대생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두 대표는 교육과 글쓰기를 강조했다. 이중 전공의 교육과 관련해, 김국원 공동대표는 우리나라 전공의 수련 시스템에서 3차 진료와 1차 진료 간의 연결고리가 부재한 것을 문제로 지적했다. 현재의 사직 전공의 구직난 역시 여기서 기인한다는 지적이다.김 공동대표는 "우리나라는 수련병원에서 1차 의료를 배우지 못하는 시스템이다. 이는 기존에도 있었던 문제인데, 이번 사태로 그 심각성이 드러나지 않았나 싶다"며 "기존 선배들도 봉직의로 일하기 전 1~2주 정도 1차 의료를 배우고 적응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이어 "1차 진료도 굉장히 중요한데 우리가 받는 수련은 3차 진료에 초점이 맞춰져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교육과정이 부재하다"며 "해외의 경우 이런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나라가 꽤 있는데 우리나라엔 없다는 사실이 새삼 놀라웠고, 그 필요성을 느끼게 돼 이번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말했다.김경훈 대표는 글쓰기의 중요성과 관련해 의료계의 생각을 제대로 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이번 의료 사태로 글을 쓰려면 그 근본적인 원인인 국민건강보험이 다뤄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국민건강보험의 역사와 변화 과정, 타국과의 차이점 등 제반 지식뿐만 아니라, 2000년 의약분업 등 그간의 갈등 역시 이해해야 한다는 설명이다.그는 "글을 써보지 않으면 어떤 주제에 대해 본인의 생각에 논리적 비약이 있다라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기도 한다. 하지만 글을 쓰다 보면 스스로 논리를 확립해 나가면서 생각을 할 수 있게 된다"며 "이런 깊이 있는 생각을 가지는 훈련이 글쓰기고, 이것이 의대생과 의사들에게 필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마지막으로 두 대표는 전공의들이 각자가 먹고살기 위해 흩어지는 각자도생이 아닌, 함께 의사로서 보람과 자부심을 느끼는 상호공생으로 가길 희망했다. 또 하루빨리 의정 갈등이 올바른 방향으로 마무리되기를 희망했다.이와 관련 김경훈 대표는 "이번 사태에 스스로 많이 느꼈던 것은, 혼자만 성공해선 행복을 얻긴 힘들겠다는 것이다"라며 "뜻과 지향점이 맞는 분들과 함께하며 같이 성장하고, 또 의사로서 보람과 자부심을 느끼며 살아가고 싶다는 게 목표이자 계획이다"라고 말했다.김국원 공동대표는 "지금까지 사직 전공의들을 위한 일을 아주 미약하게나마 해왔다. 앞으로도 이 사태에서 무엇을 기여할 수 있을지 고민할 것 같다"며 "내가 가진 능력 안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서 그에 맞도록 일을 해나가고 싶다. 그래서 빨리 이 사태가 올바르게 잘 마무리돼 스스로 꿈꿨던 멋진 의사로서 활동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2024-10-31 05:30:00개원가
인터뷰

35년 아이 지킨 노의사의 회고 "다시 태어나도 소아과 할 것"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소아청소년과가 위기에 직면했다. 저출산과 저수가, 낮은 전공의 지원율이라는 '삼중고'는 어두운 미래를 예고하는 지표와 같다는 게 내외부의 평가. 의-정 갈등으로 인한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까지 겹쳤지만 아직 희망을 버리기엔 이르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동트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두운 것처럼 머지않아 밝은 미래가 반드시 다시 온다는 것이 제 63대 소아청소년과학회 이기형 회장(고대안암병원 소청과)의 확고한 신념이다. 그가 내년 2월을 끝으로 정년을 맞는다. 1989년 전문의 취득 이후 35년간 소청과 전문의로서 살아온 그의 삶은 후배 세대들에게 어떤 통찰을 줄까. 그와의 인터뷰 내용을 후배들에게 보내는 편지 형태로 각색했다.존경하는 미래의 소아청소년과 후배 여러분께,처음 진료실 문을 열고 첫 환아의 얼굴을 마주한 그날을 기억합니다. 아직도 소중하게 자리 잡고 있는 그 모습은 마치 어제 일처럼 생생합니다. 갓 걸음마를 배우던 아기들이 벌써 장성한 어른이 돼 자신들의 자녀를 맡기는 모습을 보며 때론 가슴이 벅찼고, 때론 세월의 빠름에 눈시울이 뜨거워지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저의 35년 소청과 의사 생활은 참으로 특별한 순간들로 가득했습니다.소아청소년과학회 이기형 회장하지만 지금 여러분이 마주하고 있는 현실은 냉혹하리만큼 차갑습니다. 전공의 지원율은 해마다 하락해 2024년 상반기 전공의 지원율은 불과 25.9%에 머물고 있으며, 환아들은 줄어들고, 저수가 문제는 여전합니다. 학회장으로 취임할 때만 해도 지난 9월 정부의 소아 입원진료와 야간, 휴일 소아진료 보상강화를 골자로 한 소아의료체계 개선책을 곱씹으며 미흡하나마 이제 나아질 것이란 희망을 가졌지만 급작스런 의-정 갈등이 찬물을 끼얹었습니다.여러분은 어쩌면 "도대체 내가 무엇을 위해 이 길을 가야 할까?"라는 질문을, "과연 소청과 의사로서의 미래는 있는 걸까?"라는 불안감을 품고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도 그랬으니까요. 여러분과 같은 고민을 안고 시작한 35년 전의 제가 기억납니다.당시 소청과는 경쟁이 치열했지만 결코 찬란한 미래를 기대해 선택한 것이 아닙니다. 생명을 살리고 중병을 고치는 메이저과 내외산소(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청과) 중 아이들을 좋아한다는 단순한 동기가 소청과 선택으로 이끌었습니다.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자부심이 고된 하루를 견디게 했습니다.당시엔 다른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고대 구로병원 소청과에서 근무하던 시절 하루 당직 시 입원 환자만 10명이 넘었고 소아의 영양 상태가 떨어져 지금으로선 상상하기 어려운 중환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새벽에 응급 콜을 받고 달려가야 했던 날들, 수없이 오가는 회진과 야간 당직 속에서 몸과 마음이 지쳐갔습니다.그럴 때면 "이 길이 맞나?" 하는 회의감이 들기도 했습니다. 가속도가 붙은  변화의 속도 역시 불안감을 키웠습니다. MRI 등의 신기술이 보급되면서 영상의학과 등 새로운 과가 주목받고 발전했지만 소청과는 클래식한 과로 인기가 하락하고 있었고, 출산율 저하의 조짐도 나타나고 있었습니다.저출산 상황에서 소청과의 위기는 예정된 일이라는 변명은 하지 않겠습니다. 선배로서 현재의 위기에 미안하고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안주했다는 생각을 떨치기 어렵습니다. 진료 영역을 개발하고 확장하는 노력이 못내 아쉽습니다. 환아가 줄어든만큼 진료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먼저 이끌어냈더라면 출산율 반등의 계기가 됐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그런 아쉬움이 '소아청소년 건강권 보장을 위한 기본법' 추진의 배경이 됐습니다. 2023년 일본이 아이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권리를 보장하는 '성육기본법'을 도입한 것처럼 한국에서도 변화가 따를 것으로 믿습니다. 사람들이 '사회적인 문제'로 인식하는 것에서부터 변화는 늘 따라왔기 때문입니다. 선진국으로 도약했던 나라들이 먼저 걸었던 그 길입니다. 그런 까닭에 소청과에도 희망이 있다고 믿습니다.학회가 최근 전공의들에게 설문 조사한 결과 "기회가 주어지면 소청과를 다시 선택하겠다"는 응답은 30%에 그쳤습니다. 교수들조차 45%만이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그만큼 소청과는 이제 메리트가 없다는 뜻이겠죠. "전문의만 따면 괜찮을 것이라고, 1~2년만 고생하자"고 견디던 시절도 과거의 일이 됐습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청과 선배로서, 인생 선배로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소청과를 다시 선택하겠다"는 답변을 내놓습니다. 아이들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존재들입니다. 아이들을 치료해서 건강한 성인으로 키운다는 것은 그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놓는 숭고한 일입니다.힘들 때마다 저를 일으켜 세운 건 다름 아닌 환자와 그 가족들의 감사 인사였습니다. 한 아이의 건강을 지켜냈다는 것이, 그리고 그 아이의 삶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이 제게 큰 힘이 됐습니다. 아이가 자라 어른이 돼 찾아와 "선생님 덕분에 건강하게 잘 컸어요"라고 말해 줄 때면 모든 어려움이 눈 녹듯 사라졌습니다.그때나 지금이나 출산율은 꾸준히 떨어졌고, 의료 환경은 하루가 다르게 악화되고 있었습니다. 힘든 상황 속에서도 저를 붙잡아 주었던 건 바로 진료실에서 마주한 아이들이었습니다. 아프던 아이가 이제는 청년이 돼 대견한 모습으로 웃는 순간, 아무리 힘들어도, 아무리 고단해도 이 길을 선택하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저의 진료가 그 아이의 삶에 도움이 됐다는 생각이 들 때면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만족감이 느껴지곤 했습니다.지금 당장은 힘들고 험난해 보이겠지만 대한민국도 언젠가는 소청과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는 날이 올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진정한 선진국이 되려면, 건강한 다음 세대의 양성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미래가 불확실하다고 해 이 길을 포기한다면, 이 땅의 아이들은 누구에게 의지해야 할까요? 현재의 어려움만을 바라보며 주저앉기보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이 길을 걸어온 선배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다 같이 노력해 주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다시 시간을 돌려 처음으로 돌아간다면, 저는 주저 없이 다시 소청과를 선택할 것입니다. 이 길에는 진정으로 따뜻하고 보람찬 경험들이 가득합니다. 세상을 밝히는 아이들의 미소와, 그 아이들의 성장을 지켜보는 감동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습니다. 부디 이 편지가 여러분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 속에서도 소청과  의사로서의 소명을 느끼며 그 길을 걸어갈 용기를 드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이 대한민국 소청과 의 미래를 책임지고, 우리 아이들의 건강을 지켜 주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미안하고 감사합니다.
2024-10-30 05:30:00대학병원
인터뷰

"비침습 검사도 훌륭한 옵션…간 생검에 변화 바람"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방법론은 다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사의 '골드 스탠다드'라는 지위는 확고했다. 간 생검에 대한 이야기다.초음파, CT의 도움으로 간의 위치를 파악하고, 간 생검 바늘을 오른쪽 갈비뼈 아래로 진입시켜 간조직을 얻어낸다. 채취한 샘플을 병리학적으로 분석한다. 며칠 내 결과가 나온다. 환자가 퇴원한다.간 상태를 측정하기 위한 방법은 혈액 검사에서부터 순간탄성 측정법(간섬유화스캔, FibroScan), MRI, CT스캔, 초음파 검사로 진화하고 확대됐다.선호도부터 안전·편의성·비용-효과성까지 고려 대상이었지만 정확도 면에서는 누구도 생검을 넘보지 못했다. 그 정확도의 기치 아래 간 생검을 위해 입원에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을, 합병증 위험을 감수케했다는 것.그런 간 측정 분야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있다. 대한간학회가 비침습적 검사 진료 가이드라인을 제정하면서 이제 "비침습적인 방법도 충분히 쓸만하다"는 평가가 뒤따른다.골드 스탠다드를 두고 비침습적인 방법론이 각광받는 이유는 뭘까. 비침습적인 방법론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효용은 뭘까. 만성간질환에서 간섬유화 평가를 위한 비침습적 검사 진료 가이드라인 제정위원회 김승업 위원장(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을 만나 이달 공개한 지침의 배경과 기대 효과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침습으로 요약 가능" 표준검사, 장점과 한계 명확간섬유화는 간 내 염증이 오랫동안 지속되면 생성되는 반흔성 변화를 말한다. 간섬유화는 만성간질환의 예후를 예측하는 가장 중요한 인자이므로, 이를 적절히 평가하는 것은 만성간질환 환자 진료에 매우 중요하다.간섬유화 평가의 표준검사는 간 조직 검사이나, 침습적이다. 이 한 문장으로 표준검사의 한계와 장점이 요약된다는 것이 김승업 위원장의 판단.그는 "간 조직 생검은 정확도가 높다는 이유로 그간 표준검사의 지위를 유지해 왔다"며 "다만 입원과 실제 조직 채취 과정, 분석에 시간이 소요돼 편의성, 비용-효과성 등의 측면에서 다른 검사 방법 대비 한계가 명확했다"고 말했다.그는 "그런 까닭에 영상학적 검사와 혈청표지자 등을 이용해 간섬유화를 비침습적으로 평가하려는 노력이 지속돼 왔다"며 "만성간질환 환자를 진료하는 의료진에게 간섬유화 평가를 위한 비침습적 검사들의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진료 가이드라인이 없어 지침 마련에 나서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김승업 위원장이 만성간질환에서 간섬유화 평가를 위한 비침습적 검사 진료 가이드라인 영문판이 실린 학술지 Clinical and Molecular Hepatology(CMH) 표지를 보이고 있다. 영상 기기의 고도화, 순간탄성 측정법과 같은 새 방법론의 도입, 비침습적 검사들의 효용을 살핀 다양한 연구들이 축적되는 과정에서 비침습적인 검사가 생검과 유사한 수준의 정확성을 확보했다는 근거들도 나오고 있다.김 위원장은 "연구마다 다르긴 하지만 비침습적인 방법으로도 조직 검사 대비 90~95%까지 정확성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나 임상적인 활용성은 충분하다는 판단이 든다"며 "미국, 유럽은 이미 2010년대 초반부터 비침습적 진단 마커를 어떤 사람한테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지침을 마련했다"고 밝혔다.그는 "서구권에서는 관련 연구가 많이 진행돼 지침까지 나왔지만 국내에서의 지침 마련은 이번이 처음이라 최대한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최적화하는 과정을 거쳤다"며 "제정위원회는 간학회 소속의 간장학을 전공하는 소화기내과 전문의 17인, 영상의학과 전문의 1인, 외과 전문의 1인, 심장혈관외과 전문의 1인,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1인까지 총 21명이 1년 6개월간 작업했다"고 말했다.■비침습적 검사의 종류·원리·장단점·해석 유의점까지 총망라위원회는 최신 연구 및 근거에 입각한 진료 가이드라인 제정을 위해 PubMed, MEDLINE, KoreaMed 등을 통해 최근까지 발표된 국내외 관련 문헌을 수집하고 분석했다.특히 그림 도식부터 표를 활용해 측정 원리부터 장단점까지 총망라해 지침을 처음 접하는 일반의들도 활용에 어려움이 없게 배려했다.혈청표지자 항목을 보면 "간섬유화가 진행함에 따라 일반적으로 혈청 ALT는 감소하고, AST는 안정적이거나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로 인해 AST to ALT ratio(AAR)가 증가해 간섬유화의 진행을 예측할 수 있지만 대체적으로 간섬유화 진단능이 높지 않아, 간접 섬유화 지표는 단독 사용보다는 여러 지표들을 조합해 수식이나 알고리즘을 만들어 이용하는 경우가 더 흔하다"고 설명했다.순간탄성 측정법 항목에선 "측정된 간경직도는 1.5 kPa에서 75 kPa의 범위이며, 정상 간경직도의 상한치는 약 5~5.5 kPa이다"와 같이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는 한편 복수가 있는 경우는 탄력파가 간실질에 도달하지 못하고, 늑골 사이 간격이 좁으면 탐촉자의 위치 설정이 어려워 측정이 어려울 수 있다고 안내했다.지침은 다양한 도표와 표를 활용, 처음 접하는 의료진도 비침습적 검사에 대해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배려했다. 높은 체질량지수(28 kg/m2 초과)를 보이는 경우 검사 실패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이러한 실패 가능성은 서양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4.3~7.0%)에서보다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상대적으로 낮으며(1.1~3.5%), 이는 아시아인의 상대적으로 낮은 체질량지수로 설명된다고 안내한 부분도 국내 실정에 맞게 최적화한 부분.■ 시대 따라 변한 표준검사…"10년 후 비침습 대세될 것"조직 검사는 드물지만 출혈, 감염과 같은 합병증의 발생 위험도 있다. 조직 검사와 비침습적 검사에서 예후 예측에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측되는 환자라면 굳이 생검을 선택할 당위성은 떨어지는 편.김 위원장은 "조직 검사가 꼭 필요한 환자가 아니라면 합병증을 감수하면서까지 생검을 할 필요까진 없다"며 "여러 검사 방법론에 대해선 늘 정확도가 얼마나 높냐는 질문이 따라 붙을 수밖에 없지만 이는 생검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그는 "얇은 바늘로 떼어낸 작은 조직으로 전체의 간을 대변할 수 있냐는 의문이 연구자들 사이에서 제기됐고, 실제 조직 일부가 전체의 간을 대변을 못한다고 알려져 있다"며 "임상 과정에서 약제 효능·안전성 평가 시 조직 검사가 과거부터 표준이었기 때문에 널리 활용돼 왔지만 이같은 분위기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고 강조했다.비침습적 검사 방법은 일반적으로 간단하고 빠르게 시행할 수 있으며, 환자의 거부감도 적다. 간 섬유화 평가, 혈액 검사는 간의 상태를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고 환자의 의료기관 방문 횟수와 관련 비용도 줄이기 때문에 5~10년 후면 주요 임상 연구들마저 MRI 기반의 비침습적 검사로 대체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그의 전망.실제로 폐암 진단에는 침습적인 생검이 널리 사용됐지만 저선량 CT 스캔이 대규모 스크리닝에 효과적이고 비용 효율적인 방법으로 자리잡고 있고, 심장 관상동맥질환 진단에 조영술이 주요 방법이었지만 이제는 심장 CT나 심장 초음파 같은 비침습적 방법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김승업 위원장은 "지침이 있기 전에는 연구 결과에 따라서 어떤 방법론을 어떤 사람한테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혼란스러웠다"며 "1차 의료기관에는 고정밀도의 비침습적 장비들이 없기 때문에 특히 이번 지침이 로컬 의료진들에게 도움이 많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그는 "관련 내용이 워낙 방대해 아시아태평양, 일본에서도 섣불리 손을 대지 못했는데 여러 위원들과 각고의 노력 끝에 지침을 마련한 것에 뿌듯함을 느낀다"며 "이번 제정을 시작으로 3~4년 내에 새로 개정을 통해 비침습적인 방법론의 보급과 확산에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간학회는 6월 한글판 가이드라인을 공개한 데 이어 이달 영문판을 공개해 주요 아시아 국가들도 참고할 수 있게끔 했다(doi.org/10.3350/cmh.2024.0506).
2024-10-29 05:30:00연구・저널
인터뷰

"욕 먹어도 토론회 열겠다…하루빨리 전공의 복귀 염원"

[메디칼타임즈=임수민 기자]"전공의가 복귀하려면 이들이 돌아와도 억울함을 느끼지 않게끔 전반적인 의료전달체계의 재정비가 필요하다. 교수조차 긍지를 갖고 일하기 힘든 현 사태를 해결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토론회를 시작한 것이다."'서울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최근 정부와 의료정책과 관련해 첫 토론회를 개최하고 의료계에서 거센 비판을 받았다.특히 의료계 강경주의자들은 증원 원점 재논의 이전에는 정부와 대화를 거부하겠다는 의료계 기조를 깨고 대화 빌미를 마련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하지만 서울의대 비대위는 현재 2차 의료개혁 정책토론회 개최를 준비하는 상황. 23일, 강희경 비대위원장을 직접 만나 토론회를 진행하는 이유와 그 의미에 대해 들어봤다.여러 비판에도 굴하지 않고 재차 토론회를 준비하는 이유를 묻자 강희경 비대위원장은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이 하루라도 빨리 복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8차 토론회까지 개최 목표…의료전달체계 전반 개선 논의"강희경 비대위원장에 따르면 토론회 이후 서울의대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컸다고 한다.이에 비대위는 내부 분위기 파악을 위해 최근 서울의대 교수들을 대상으로 정책 토론회 개최에 대한 여론조사에 나섰다.강희경 비대위원장은 "지난 1차 토론 당시에는 일주일만에 급박하게 준비하다 보니 내부 의견 등을 수렴할 여유가 없었지만 이번에는 여유가 생겨 여론조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이어 "조사 결과 교수 60% 정도는 토론회 진행에 긍정적인 입장으로 나타나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며 "하지만 반대 여론 또한 적어도 25% 이상으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지속적으로 소통해 의료계 입장을 정부와 국민에게 잘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2차 정책토론회는 '공유자원인 건강보험과 의료체계의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진행될 예정으로, 구체적 시기는 아직 미정이다.서울의대 비대위는 현재 총 8차 토론회 개최까지 염두에 두며 아젠다를 구성하고 있다.여러 비판에도 굴하지 않고 재차 토론회를 준비하는 이유를 묻자 강희경 비대위원장은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이 하루라도 빨리 복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라고 답했다.그는 "의료계는 현재 정부에 아무런 여지를 주지 않겠다는 이유로 대화 자체를 거부하는 분위기가 있다"며 "사실 토론회도 무슨 내용인지 보지 않고 욕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이어 "서울의대는 지난 3월부터 정부와 대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기조를 유지해 오고 있는데, 이는 현장의 올바른 의견을 제안해야 정책에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토론회를 반대하는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그분들이 생각하는 대안은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당사자인 전공의 목소리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지적과 관련해선 "토론회 패널로 전공의를 섭외하려 노력했고 일정 부분 얘기도 됐지만 현 상황에 대한 부담이 커 최종 무산됐다"며 "그 부분은 아쉬움이 크지만 이해한다"고 밝혔다.또한 그는 "전공의가 복귀하려면 이들이 돌아와도 억울함을 느끼지 않게끔 전반적인 의료전달체계의 재정비가 필요하다"며 "전공의가 젊음을 희생할 정도의 충분한 보상과 보람이 뒤따라오지 않는다면 이들은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이어 "우리는 현 사태 해결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그 시작점으로 토론회를 출발한 것"이라며 "지금으로서는 교수조차 긍지를 갖고 일하기 힘든 환경이기 때문에 조금 더 나은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그는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시범사업은 제시하는 조건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병원 입장에서 수익구조 등이 개선될 여지가 있어 긍정적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며 "하지만 환자들은 그냥 내쳐질 수밖에 없는 구조로 네트워킹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결국 다른 상급종병으로 이송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 해석 곡해하고 명분만 강조해 의료계 신뢰 잃어"강희경 비대위원장은 윤석열 정부의 의료개혁 정책과 관련해 "악한 의도를 갖고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견해를 밝혔다.그는 "하지만 정부와 의료계가 같은 사안을 두고 이해하는 방향이 너무나 다르다"며 "정부의 해석에 곡해도 많고 명분만을 찾아 강조하다 보니 신뢰를 잃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어 "정부는 의료개혁특별위원회를 통해 전공의 요구사항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전공의들은 현재 너무나 많은 상처를 입어 말뿐인 정책으로는 효과가 없다"며 "진정한 사과와 함께 정책이 말로만 그치지 않고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강 비대위원장은 현재 정부가 의료개혁 일환으로 추진하는 상급종합병원 구조조정 시범사업 또한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그는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시범사업은 제시하는 조건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병원 입장에서 수익구조 등이 개선될 여지가 있어 긍정적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며 "하지만 환자들은 그냥 내쳐질 수밖에 없는 구조로 네트워킹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결국 다른 상급종병으로 이송될 것"이라고 우려했다.이어 "환자쏠림 문제를 선해결하고 구조 전환을 시작해야 하는데 순서가 잘못된 것"이라며 "현장 전문가 의견을 충분히 수렴 후 정책을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정부가 계속해서 의료계 참여를 주장하는 의사인력수급추계위원회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의료계가 참여를 꺼린다고 말했다.강희경 비대위원장은 "인력수급추계위원회는 자문 기구에 불과하기 때문에 아무런 결정권이 없는 단체"라며 "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 건정심에서 최종결정한다고 하지만 회의 과정을 공개하지 않으니 의료계 입장에서는 신뢰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이어 "의료계도 당연히 어떠한 방식으로든 정부 정책 기구에 참여해 의견을 개진하고 싶다"며 "하지만 단순한 거수기 역할로 전락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에 거부하는 것. 정부가 전문가 의견을 존중하고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정책 구조를 먼저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4-10-24 05:34:00대학병원
인터뷰

"한국서 노벨 생리의학상 나온다면 면역학이 유력"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우리나라에서 첫번째 노벨상 수상자가 나온다면 면역학 분야가 아닐까 합니다."지난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를 초청한 대한면역학회가 '미래 노벨상'을 위한 마중물을 주문했다. 노벨상 6개 분야 중 평화상에 이어 올해 문학상을 수상한만큼 생리의학상과 같은 타 분야에서의 수상도 불가능한 상상이 아니라는 것.면역학 연구는 의학 및 생리학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국내 면역학은 암 치료, 자가면역 질환, 전염병 대응 등에서 성과를 내고 있어 노벨 생리의학상에 근접한 잠재력 높은 후보라는 뜻이다.문제는 기초과학이 부실한 응용과학은 근본적인 이해 없이 단기적이고 제한적인 문제 해결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것. 분자생물학의 기초 연구였던 DNA 구조 발견이 현재는 유전자 치료, 유전자 편집 기술 등 의료와 생명공학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처럼 당장은 이익이 나지 않는 장기 프로젝트에도 지속적인 마중물이 필요하다는 게 학회가 내건 미래 노벨상의 전제 조건이다.면역학회 이상일 회장(경상국립대병원 류마티스내과)을 만나 학회 창립 50주년을 맞아 새로운 비전과 미션, 면역학 연구를 고도화할 국립 면역학연구원 추진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국내 면역학 연구 현주소는…"산-학-연 교류 활발"면역학회는 코엑스에서 국제학술대회인 KAI 2024와 세계사이토카인학회 학술대회(cytokine 2024)를 함께 개최했다. 학술장을 찾은 석학들 중 단연 눈에 띄는 건 2023년 노벨의학상을 수상한 미국의 의사과학자 드류 와이즈만(Drew Weissman) 박사.코로나19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개발을 가능하게 한 뉴클레오시드(nucleoside) 염기 변형에 관한 발견으로 와이즈만 박사는 미국 출신의 의사과학자로 현재 바이오엔테크(BioNTEC) 수석 부사장인 카탈린 커리코 박사와 함께 2023년 노벨 의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이상일 회장이상일 회장은 "세계사이토카인학회와 함께 학술대회를 개최하면서 약 1900명이 등록을 했고, 500명에 달하는 외국인 참가자들도 한국을 찾았다"며 "세계사이토카인학회에서 많은 활동을 해온 까닭에 해당 학회에서 와이즈만 박사를 추천, 연자로 모실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그는 "특히 최근 한국에서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나왔기 때문에 와이즈만 박사를 통해 해외의 연구 인프라, 연구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면 좋은 참고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그와 관련해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그는 "기초과학 분야의 노벨상 수상은 오랜 역사적 기반이 필요하지만 만약 우리나라에서 첫번째 노벨상 수상자가 나온다면 면역학 분야가 아닐까 생각한다"며 "첫번째 이유로는 면역학은 과학계 다양한 연구 분야 및 의생명 산업의 반도체로 불릴만큼 감염, 자가면역, 종양 등 모든 분야의 질병과 가장 밀접하게 연관되는 학문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와이즈만 교수의 사례처럼 기초과학자들과 의사과학자들의 긴밀한 협력이 연구에 매우 중요한데, 한국 역시 면역학회를 중심으로 산-학-연이 연계되는 교류, 협력이 활성화돼 있어 가시적인 성과가 기대된다는 것.이상일 회장은 "류마티스내과 의사인 본인이 면역학회장을 맡고 있는 것처럼 의사부터 과학자 등 정말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학회에 있다"며 "면역학회에선 기초 임상의 협력 연구를 가장 선두적으로 그리고 가장 활발하게 하고 있고 이는 양질의 연구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자신했다.■미래 노벨상을 위한 전제 조건 "마중물 없인 성과도 없어"독보적인 과학, 공학 분야의 성과를 달성한 미국과 연구 환경을 직접 비교할 순 없지만 적어도 미국이 걸었던 기초과학 육성이라는 길을 답습할 필요가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 회장은 "미국과 한국은 연구 인프라, 연구비 등에서 굉장한 차이가 있어 직접 비교는 어렵다"며 "다만 미국은 각종 연구 분야에서 당장 성과가 나지 않아도 꾸준히 지원을 해준다는 점은 많은 걸 시사한다"고 밝혔다.그는 "정부가 감축한 R&D 예산을 다시 복원한다고는 했지만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올해는 약 20% 이상 연구비 감소를 체감하고 있고, 이런 문제로 연구를 그만두는 사람들도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그는 "의정 갈등 문제로 전공의가 줄어드는 것도 문제인데 관련 인력들이 한번 사라지면 연구의 연속성 측면에서 큰 타격을 받게 된다"며 "연구소 프로젝트는 5년, 10년을 내다보고 하는 것인데 R&D 예산 때문에 휘둘리고 있어 안타깝다"고 했다.와이즈만 박사는 기초과학자일 뿐 아니라 의사라는 특수성이 있었기 때문에 가설을 수립하고 실험을 통해 검증하는 과정을 거칠 수 있었다.대한면역학회가 학술대회에 2023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와이즈만 박사를 초청, 국내의 미래 노벨상 수상자 육성을 위해 연구비 지원과 같은 마중물을 주문했다. (왼쪽부터)이상일 회장, 와이즈만 박사, 김유미 조직위원장반면 3분 진료라는 임상 환경과 논문 다작 풍토가 자리잡은 국내에선 과학적인 연구 방법을 습득하고 독립적인 의과학연구를 수행하는 의사과학자가 드문 것이 현실. 거기에 더해 의정 갈등으로 인한 전공의의 집단 사직이 연구 인력 양성 및 연구 연속성에 치명상을 입혔다는 진단이다.이상일 회장은 "아쉬운 것은 이처럼 중요한 면역학에 관한 국가 차원의 집중적인 지원이 없다는 것"이라며 "미국의 NIAID, 일본의 RIKEN, 독일의 Max Plank, 이스라엘의 Weizmann 등처럼 국가 주도로 면역학을 집중 연구할 수 있는 거점 연구기관의 설립의 필요성을 학회가 몇 년 전부터 꾸준하게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국내에서 면역학 연구를 하는 사람들이 국립 뇌과학연구원, 암센터 등 뿔뿔이 흩어져 있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국가, 정책적인 차원의 연구 지원과 연구소가 필요하다"며 "주요 선진국은 면역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면역학 연구소가 있는데 이는 해당 국가들이 면역학의 중요성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강조했다.그는 "1974년 93명으로 시작한 면역학회가 올해 50주년을 맞아 회원 수 6250여명, 산하 연구회 13개, 위원회 10개의 대형 학회로 거듭났다"며 "향후 100년을 위해 '면역학 연구로 감염과 면역질환의 극복에 기여한다'는 미션을 설정했다"고 말했다.이어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세계 최고 수준의 면역학회', '기초 임상의 융합연구', '미래를 이끌 연구자 육성'이라는 세가지 비전을 제시했다"며 "이미 국내 면역학은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한 만큼 조만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결실을 맺게 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2024-10-24 05:32:00학술대회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이메일 무단수집 거부
메디칼타임즈 홈페이지에 게시된 이메일 주소가 전자우편 수집 프로그램이나
그 밖의 기술적 방법을 이용하여 무단으로 수집되는 것을 거부하며,
이를 위반할 시에는 정보통신망법에 의해 형사 처벌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