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김민건 기자] 대한위암학회가 창립 30주년을 맞아 진행성·4기 위암의 '완치' 가능성을 새로운 치료 목표로 제시했다. 항암치료 발전과 수술을 결합한 다학제 치료가 확대되는 가운데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위암 진단·치료 역시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대한위암학회는 17일 오전 국제학술대회 'KINGCA WEEK 2026'가 열리고 있는 더그랜드롯데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학회 창립 30주년의 의미와 국내 위암 치료 변화, 올해 주요 학술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대한위암학회는 위암연구회를 모태로 1996년 공식 출범했다. 이후 국내 위암 치료와 연구 수준을 끌어올리며 국제적인 학회로 성장했다. 2014년부터는 KINGCA라는 이름의 국제학술대회로 운영하고 있다.
이혁준 대한위암학회 이사장(서울대병원 위암센터장)은 올해 학회의 주요 키워드로 '완치(cure)'를 꼽았다.
이 이사장은 "우리가 이야기하는 완치는 조기 위암에서 완치가 아니라 진행성이나 4기 위암에서 완치"라며 "다른 여러 암에서도 완치를 이야기하고 있는 만큼 위암에서도 이를 목표로 치료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위암 치료는 수술 중심에서 항암치료와 수술을 결합하는 다학제 치료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근욱 위암교과서 준비위원장(분당서울대병원 교수)은 "과거 세포독성 항암제가 중심이었다면 표적항암제와 면역항암제가 등장하면서 4기 위암 치료 성적이 좋아지고 있다"며 "수술 가능 환자에서도 수술 전 항암치료 적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고, 면역항암제가 접목되면서 치료 성적도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부 4기 환자에서는 항암치료로 종양을 충분히 줄인 뒤 수술을 시행해 장기간 질병이 조절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이 교수는 "4기 암에서도 완치 가능성을 실제 진료현장에서 목격하고 있다"며 "항암치료로 종양 크기를 줄이고 수술까지 이어지면서 좋은 결과를 보이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열 특임이사(국립암센터 소화기내과 및 위암센터 교수)는 국가암검진 도입 이후 조기 발견이 늘면서 국내 위암 치료 환경이 크게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이 특임이사는 "국가암검진이 도입된 지 25년이 됐다"며 "위암 발생 자체가 크게 줄어든 것은 아니지만 빨리 발견하고 치료하면서 예전처럼 걸리면 사망한다고 생각했던 질환에서 잘 관리할 수 있는 질환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기 발견이 늘면서 내시경 역시 위암 치료에서 중요한 영역이 됐다"며 "지난 25년 동안 국내 위암 치료의 위상도 크게 발전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KINGCA WEEK에서도 이러한 치료 변화를 주요 의제로 다룬다.
김형일 학술이사(연대 세브란스병원 위장관외과 교수)는 소수복막전이를 대표 주제로 제시했다. 과거에는 복막전이가 확인되면 4기 위암으로 분류돼 적극적인 치료 가능성이 제한적이라고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 일부 환자를 선별해 적극적으로 치료했을 때 좋은 결과를 보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축적되고 있다는 것이다.
AI 역시 올해 학술대회의 핵심 주제다. 김 학술이사는 "AI가 의료 전반을 크게 변화시키고 있고 위암 치료도 예외가 아니다"라며 "새로운 기술을 어떻게 활용해야 환자 치료 결과를 더 좋게 만들 수 있을지를 학술대회에서 함께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적인 위상도 한층 높아졌다. 대한위암학회는 국내 항암치료·병리·헬리코박터 관련 학회, 연구회뿐 아니라 일본 위암 관련 학회와 공동 세션을 진행해 왔다. 올해부터 중국 학회와 공동 세션을 새롭게 마련했다. 국제암통제연합(UICC), 국제위암학회(IGCA) 등과 협력도 확대했다.
오는 2029년 서울 코엑스에서 제17차 세계위암학회 개최도 준비하고 있다. 국내에서 세계위암학회가 열리는 것은 세 번째다.
해외 젊은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도 확대되고 있다. 학회는 KINGCA 개최 전후로 국내 주요 위암 치료기관에서 수술과 내시경 치료를 직접 경험하는 '마스터클래스'를 운영 중이다.

올해는 15개국에서 41명이 지원했다. 과거 동남아시아와 중국, 몽골 의료진 중심에서 미국과 영국, 일본, 싱가포르 등으로 확대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허훈 국제이사(아주대병원 위장관외과 교수)는 "올해는 위암 치료 수준이 높은 국가의 젊은 의사들도 프로그램에 참여했다"며 "기존 수술 중심 프로그램에서 내시경 치료까지 분야를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KINGCA WEEK에는 824명이 등록해 역대 최대 규모의 참가자를 기록했다.
공성호 총무이사(서울대학교병원 위장관외과 교수)는 "대한위암학회는 외과뿐 아니라 소화기내과와 종양내과, 영상의학과, 병리과 등이 함께 참여하는 대표적인 다학제 학회"라며 "과거 일본이 세계 위암 치료를 주도했다면 국내 위암 치료와 연구 수준도 빠르게 발전해 현재는 세계적 중심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학회는 학술 교류를 넘어 환자와의 접점도 확대한다. 오는 10월 말에는 미국 위암 환자단체와 연계해 한국과 미국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 정보를 공유하고, 세계 위암 전문가들이 직접 질문에 답하는 국제 환자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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