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비밀번호 변경안내 주기적인 비밀번호 변경으로 개인정보를 지켜주세요.
안전한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3개월마다 비밀번호를 변경해주세요.
※ 비밀번호는 마이페이지에서도 변경 가능합니다.
30일간 보이지 않기
  • 병·의원
  • 대학병원

"의사 설명이 곧 콘텐츠되는 시대...의료계 유튜브 꿈 꿔"

발행날짜: 2025-05-23 05:30:00 업데이트: 2025-05-23 08:08:10

[인터뷰] 아이쿱 조재형 대표(가톨릭스마트헬스케어센터장)
"닥터바이스 대상자 전면 확대…환자 설명 자료 생산·공유 마중물"

의료 상담·설명 정보 공유 플랫폼 '닥터바이스(Dr.Vice)'가 외연을 확장한다. 그간 1차 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만관제)에 참여하는 의원급 의료기관에 국한돼 쓰였지만 오는 26일부터 내과 등 더 넓은 진료과, 의료기관에서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만관제 상담 교육 수가 적용과 함께 입소문을 타며 성장해온 플랫폼이 이제는 말 그대로 '정보 공유의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는 것. 의대 교수이자 스마트 기기를 통한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는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을 개발한 아이쿱 조재형 대표(서울성모병원 내과 교수, 가톨릭스마트헬스케어센터장)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유튜브를 처음에 누가 성공할 거라고 봤습니까? 하지만 지금은 개인이 만든 영상이 사회적 흐름을 만들고, 그걸 보고 자발적인 콘텐츠 생산, 소비가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가 확립됐습니다."

닥터바이스를 개발한 아이쿱(iKooB)의 대표이자 가정의학과 전문의인 조재형 대표는 이번 개편이 단순한 사용자 확장에 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아이쿱 조재형 대표(가톨릭스마트헬스케어센터장)

당초 닥터바이스는 '의사의 설명 자체가 콘텐츠'라는 철학에서 출발했다. 조 대표는 환자에게 약물 복용법이나 질환 설명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진료의 품질과 직결된다는 걸 일찍이 체감했다.

그는 "GLP-1 유사체인 엑세나타이드가 처음 나왔을 때 하루 두 번 맞아야 하고, 복부 불편감이나 오심 같은 부작용이 있어 처방률이 떨어지는 편이었다"며 "반면 본원에서는 450명 넘게 처방하면서 아시아에서 처방 건수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 제약사에서도 그 비결에 관심을 가졌다"며 "그런 까닭에 되짚어보니 비결은 설명의 방식에 있었다는 걸 깨닫게 됐다"고 설명했다.

췌장 그림을 그린 A4 용지를 들고 환자에게 인슐린과 GLP-1 작용 기전을 설명하며, "2주만 참으면 확실한 효과가 나온다"고 설득했다. 환자들은 이해했고, 처방은 지속됐으며, 실제로 좋은 결과를 냈다.

경험은 중요한 깨달음을 줬다. '의사의 설명은 단순한 말이 아니라 창작 행위이며, 그 자체가 가치 있는 콘텐츠'라는 것. 그는 이 지식과 노하우가 축적·공유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봤다.

"설명은 단순한 전달이 아닙니다. 창작이고, 설득이고, 소통입니다. 그런데 매번 그걸 종이에 그리고 말로 풀어내는 건 너무 비효율적이죠. 이걸 영상이나 이미지로 바꿔 저장해두고, 반복해서 사용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더 나아가, 그걸 다른 의사들도 자유롭게 참고할 수 있다면요?"

이런 생각이 닥터바이스의 출발점인 셈. 닥터바이스는 의사 사용자가 올린 상담, 교육 자료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콘텐츠가 쌓이면 더 많은 의사들이 이를 참고하고, 다시 변형해 사용하면서 일종의 '의료계 넷플릭스'로 진화하는 것이 목표다.

닥터바이스는 전국 1300여 개 의원에서 사용되고 있지만 플랫폼 특성상 교육, 상담에 대한 수가가 적용되는 만관제 참여자를 기반으로 태동했다.

조 대표는 이 같은 수가 중심의 활용이 플랫폼의 본질을 가리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만관제의 보조 수단이 아닌, 전방위적인 '설명 콘텐츠 공유 플랫폼'으로 확대하기로 한 것.

그는 "의사마다 설명 방식은 다르다"며 "당뇨 환자에게 '술을 얼마나 줄여야 하는가', '운동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등 상황별 설명이 달라 그 다양성이 모두 콘텐츠이자 창작물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닥터바이스에는 이미 다양한 처방 설명, 교육 콘텐츠가 쌓이고 있다"며 "의사마다 설명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질환이라도 개별 환자 특성, 상태에 따라 설명이 달라지고, 운동 습관이나 복약 순응도에 따라 설명이 바뀐다"고 했다.

만관제 참여자 외에 다른 사용자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까닭에 향후 사용자 수 증가와 맞물려 콘텐츠의 누적 및 활용이 증대되는 선순환 구조가 확립될 것이라는 게 조 대표의 판단. 설명, 교육에 대한 건강보험 수가가 적용되지 않는 진료과에서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는 확신은 타 과에서의 사용 가능 문의 증가가 한몫했다.

"성형외과, 피부과, 정형외과 등 비급여 중심의 병의원은 설명의 질이 곧 병원의 신뢰도 및 병원 선택으로 연결됩니다. 닥터바이스로 시술 전후 설명을 표준화하고, 태블릿이나 대형 화면으로 시각화해 보여주면 환자 만족도가 확실히 달라질 겁니다."

국내 의료기관은 로비 소파, 어항 등 인테리어에는 돈을 아끼지 않지만 소프트웨어 투자에 인색한 편. 변화의 바람도 불고 있다. 정작 환자들은 '설명을 잘 해주는 의사'를 원하고, 설명을 어떻게 잘 전달할지가 의료의 핵심 경쟁력이자 가치로 떠오르고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닥터바이스는 올해 하반기 중 독립형 웹 앱으로도 출시돼, 특정 EMR 시스템 없이도 어디서든 활용할 수 있게 된다. 기존 연동형보다 설치와 사용이 간편해지고, 자료 업로드도 손쉬워진다.

조 대표는 "의사들이 플랫폼을 활용해야만 데이터가 축적되고, 콘텐츠가 늘어야 플랫폼이 살아난다"며 "결국 의사들이 자발적으로 콘텐츠를 공유하고 서로 배우는 문화가 만들어져야 데이터 기반 산업도 성장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그는 "혈액검사, 생체 신호, 복약 정보 등의 환자 검사 기기 정보를 저장, 공유하는 랩커넥트와의 연동, 연계가 마지막 퍼즐"이라며 "향후 닥터바이스와 연동해 인공지능 기반 환자 맞춤형 진료 보조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장기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처럼 기술적 기반이 마련되면 넷플릭스, 유튜브를 통한 콘텐츠 제작, 유통이 활성화된 것처럼 플랫폼의 본질적 잠재력이 드러날 것"이라며 "유튜브 업체조차 누군가는 자신의 먹는 장면을 찍어 올리는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먹방'이라는 장르로 확립될 것이란 상상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닥터바이스도 초기 유튜브 플랫폼과 같은 위치라고 본다"며 "진료실 내 의료진의 교육과 상담, 설명은 진료의 시작이자 끝으로 이를 기록하고 공유해, 의료의 품질을 끌어올릴 수 있다면 유튜브처럼 의료계에 꼭 필요한 플랫폼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댓글
새로고침
  • 최신순
  • 추천순
댓글운영규칙
댓글운영규칙
댓글은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기실 수 있으며 전체 아이디가 노출되지 않습니다.
ex) medi****** 아이디 앞 네자리 표기 이외 * 처리
댓글 삭제기준 다음의 경우 사전 통보없이 삭제하고 아이디 이용정지 또는 영구 가입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1. 저작권・인격권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
2. 상용프로그램의 등록과 게재, 배포를 안내하는 게시물
3. 타인 또는 제3자의 저작권 및 기타 권리를 침해한 내용을 담은 게시물
4. 욕설 및 비방, 음란성 댓글
더보기
이메일 무단수집 거부
메디칼타임즈 홈페이지에 게시된 이메일 주소가 전자우편 수집 프로그램이나
그 밖의 기술적 방법을 이용하여 무단으로 수집되는 것을 거부하며,
이를 위반할 시에는 정보통신망법에 의해 형사 처벌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