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허성규 기자] 사회적 현상으로까지 번진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열풍이 비만치료제 시장을 넘어 주변 의약품과 치료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비만치료제가 아닌 기존 의약품의 체중·식욕 관련 효과를 앞세운 영업이 등장하는 등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체중 감량 이후 국소 지방과 체형을 관리하려는 수요가 커지면서 지방분해주사제 시장에서도 제약사들의 개발과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국내 제약업계에서는 미그리톨과 베타히스틴 등 기존 의약품을 비만과 연결한 영업이 나타나고 있다.
'비만약 아닌 약'도 주목…체중·식욕 효과 앞세운 영업 확대
실제로 CSO 영업 현장에서는 최근 '비만'이라는 카테고리로 다양한 성분의 의약품을 활용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그리톨이다. 미그리톨은 당뇨병 치료에 사용되는 알파글루코시다제 억제제로, 탄수화물 흡수를 억제해 식후 혈당을 낮추는 약물이다. 일부 연구에서는 체중 감소와 식후 GLP-1 분비 증가 등이 보고된 바 있다.
특히 당뇨병 치료제로 이미 시장이 형성돼 있는 상태에서 이 같은 체중·식욕 조절 관련 연구 결과가 재조명되며 비만 영역에서의 활용 가능성이 부각됐다. 오래전부터 사용돼 온 성분이지만 비만치료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이 같은 기존 연구 결과가 다시 영업 현장에서 주목받는 모습이다.
지난해 국내 제약사들의 미그리톨 제네릭 허가가 잇따르며 후발 제품의 시장 진입도 이어졌다.
올해에도 미그리톨에 대한 관심이 유지되는 가운데 최근에는 베타히스틴까지 비만 관련 영업 대상에 포함되고 있다. 베타히스틴은 메니에르병 등에 따른 어지럼증·이명·청력장애 치료제로 허가된 성분이다.
하지만 일부 영업자료에서는 베타히스틴의 식욕 감소와 체중 감소 가능성을 강조하며 비만과 관련된 효과를 주요 포인트로 제시하고 있다.
실제 영업자료를 보면 베타히스틴은 단순히 체중 감소 가능성을 언급하는 수준을 넘어 식욕 조절과 포만감 증가 등 비만과 연결될 수 있는 기전과 연구 결과를 주요 디테일 포인트로 제시하고 있다. 베타히스틴의 허가 적응증과는 다른 영역에서 관련 문헌을 영업 논리로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지난해 미그리톨에서 나타났던 현상과도 닮아 있다. 정식 비만치료제가 아닌 성분 가운데 체중이나 식욕과 연결되는 연구 결과가 있는 경우 이를 비만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와 연결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다만 미그리톨이나 베타히스틴을 정식 비만치료제와 같은 선상에서 볼 수는 없다. 허가 적응증과 비만 치료에 대한 임상적 근거는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관련 문헌 등을 근거로 비만과의 연관성을 강조하는 영업이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현재 비만치료제 시장은 GLP-1 계열 치료제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지만, 약제 비용이나 치료 중단 이후 체중 재증가 등에 대한 부담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이런 시장 환경에서 체중·식욕 관련 특성을 가진 성분들이 새로운 영업 포인트로 부각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체중 감량 후 '라인 관리' 수요 확대…지방분해주사제 성장
특히 GLP-1 계열 비만치료제 확산은 체중을 줄이는 치료뿐 아니라 감량 이후의 관리 영역에도 관심을 불러오고 있다.
체중 감량으로 전신적인 체중은 줄이더라도 특정 부위의 지방이나 체형에 대한 고민은 남을 수 있다는 점에서 지방분해주사제를 활용한 국소 부위 관리가 하나의 영역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의료 현장에서도 이런 활용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365mc는 대웅제약의 DCA(데옥시콜산) 성분 지방분해주사제 '브이올렛'을 활용한 '밉살주사'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대웅제약·분당서울대병원과 함께 적용 부위를 확대하기 위한 공동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실제 시장에서도 성장 사례가 확인된다. 대웅제약에 따르면 브이올렛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다. 후발 제품의 시장 진입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기존 제품의 매출이 증가했다는 점에서 지방분해주사제 시장의 성장세를 보여주는 사례다.
다만 이 같은 매출 증가를 GLP-1 계열 비만치료제 확산의 직접적인 결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GLP-1을 통한 체중 감량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감량 이후 특정 부위의 지방과 체형을 관리하려는 수요도 함께 부각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제약사들의 지방분해주사제 개발과 시장 진입도 이어지고 있다.
대웅제약이 2021년 브이올렛을 출시한 이후 LG화학의 벨라콜린이 시장에 진입했고, 휴메딕스·펜믹스·한국비엠아이·동국제약·종근당·삼익제약 등 후발주자들의 허가가 이어졌다. 올해 3월에는 대한뉴팜도 DCA 성분의 브이벨라주를 허가받았다.
여기에 메디톡스는 지난해 콜산을 주성분으로 한 '뉴비쥬'를 허가받으면서 기존 DCA 중심의 지방분해주사제 시장에 새로운 성분으로 진입했다.
제약사들의 잇따른 시장 진입과 함께 지방분해주사제의 제품과 성분 선택지도 넓어지는 모습이다.
결과적으로 GLP-1 열풍이 불러온 시장의 변화는 비만치료제에만 머물지 않고 있다. 기존 의약품의 체중·식욕 관련 특성을 앞세운 틈새 영업부터 감량 이후의 체형 관리 영역까지 전방위로 번지는 양상이다.
이는 GLP-1에서 시작된 비만 치료의 가능성이 이를 관리하는 영역까지 그 외연을 넓히고 있는 셈이다. 비만치료제 시장의 성장세 속에서 다양한 주변 영역의 확장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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