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 대한적십자사 회장 인선이 정치적 논란으로 치닫는 가운데, 좌우 진영논리를 배제하고 공적 기준에 따라 능력을 검증해야 한다는 의료계 목소리가 나왔다.
대한적십자사 인요한 회장 선출자의 정치적 행보는 검증 대상이지만, 의료·재난구호·국제보건 분야에서의 경험·성과까지 부정해선 안 된다는 제언이다.

14일 보건의료정책연대는 성명서를 내고 이같이 밝혔다. 적십자사 회장 인선과 관련해 특정 인물에 대한 무조건적 옹호나 공격이 아닌, 공적 기준에 따른 판단이 이뤄져야 한다는 요구다.
앞서 적십자사 중앙위원회는 지난 6월 인요한 전 국민의힘 의원을 제32대 회장으로 선출했다. 하지만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는 지난달 그의 회장 취업 적절성 심사를 보류했다.
더욱이 당시 인요한 선출자를 두고 의료계와 시민사회, 노동조합 등에서 반발이 계속되는 상황이다.
그가 제22대 국회에서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으로 역임한 것과 과거 민간의료보험 확대와 영리병원 도입 필요성을 주장한 것이 문제로 지적됐다. 이에 더해 계엄·탄핵 국면에서의 정치적 행보 등이 논란이 된 것.
다만 연대는 인 선출자와 유진 벨·린튼 가문이 한국 의료에 남긴 공헌을 조명했다. 과거 학교와 병원을 설립하고 북한 결핵 환자를 지원해 온 가문의 인도주의적 활동을 결코 가볍게 취급해선 안 된다는 설명이다.
특히 인 선출자가 1990년대 초 한국형 구급차 개발과 보급에 참여하고, 구급차 내부 처치 공간 확보 기준 법제화에 기여한 점을 짚었다. 환자를 운송하던 구급차를 응급처치 공간으로 바꾼 경험은 재난 대응과 응급의료를 수행하는 적십자의 책무와 맞닿아 있다는 것.
계엄 및 탄핵 국면에서의 정치적 행보와 과거 의료 정책 관련 발언에 대해선 분명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위험한 도박'이나 '국민에 대한 모욕' 같은 자극적인 비난이 합리적인 검증을 대신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과거의 일부 과오만으로 재난 구호 및 보건 분야의 경험과 성과까지 전부 지우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비판이다.
연대는 "적십자는 헌혈자의 피를 좌와 우로 나누지 않는다. 어느 진영의 배타적 구호도 적십자를 발전시키지 못한다"고 운을 띄었다.
이어 "인 선출자는 정치적 중립과 헌정질서 존중, 혈액·공공의료의 공공성 강화, 재난구호 역량 확충, 구성원과의 소통과 투명한 운영을 구체적으로 약속하고 실천해야 한다"며 "그렇게 된다면 우리 연대는 그의 경험을 대한적십자사의 공적 자산으로 전환할 가능성에 대해 신중한 기대를 표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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