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15가 넘어 20가 온다…세계 전쟁 벌어진 폐렴 구균 백신 시장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올해 신규 품목 등장으로 글로벌 제약사들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던 '폐렴구균 백신' 시장에 또 다른 강자가 진입을 예고하면서 과연 어떠한 제품이 살아남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13년 만에 15가가 백신이 시장에 진입한 데 이어 곧장 20가 백신 출시가 가시화되면서 주도권을 둘러싼 글로벌 제약사 간의 맞대결이 더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이를 두고 임상 현장에서는 백신의 세대교체에 주목하면서도 비급여 시장에서는 '가격'이 선택의 조건이 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일선 소아청소년과, 내과 중심 폐렴구균 백신 접종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글로벌 제약사 간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으로 관계가 없습니다. 20가 등장 속 500억원 시장 재편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한국화이자제약의 '프리베나20프리필드시린지(이하 프리베나20)'를 신규 승인했다. 프리베나20은 그동안 국내 폐렴구균 백신 시장을 지배해온 '프리베나13' 이어 한국화이자가 내세우는 차기작이다. 기존 13가 백신에 더해 혈청형을 7가지 더 포함하고 있는데, 추가된 혈청형은 8, 10A, 11A, 12F, 15B, 22F, 33F 등이다. 식약처가 허가한 적응증은 생후 6주에서 18세 미만 영아, 어린이 및 청소년에서 폐렴구균에 의한 침습성질환, 폐렴 및 급성중이염 예방이다.또 18세 이상 성인에서 폐렴구균에 의한 침습성질환 및 폐렴 예방이다.한국화이자는 프리베나20을 정식 허가받음에 따라 본격적인 출시 작업을 펼쳐나갈 예정이다. 일단 한국화이자는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의학회의 백신 가이드라인에 프리베나20이 담기는 것과 동시에 백신으로서 필수로 여겨지는 국가예방접종(NIP)에 포함돼야 정식 출시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이는 올해 임상현장에 정식 출시된 한국MSD 15가 백신 '박스뉴반스(Vaxneuvance)'와 일맥상통한다. 실제로 한국MSD는 지난해 10월 31일 식약처로부터 박스뉴반스를 정식 허가 받았다. 한국화이자가 올해 10월 31일 프리베나20을 허가한 것을 고려하면 정확히 1년 전이다. 올해 상반기 폐렴구균 백신 접종 현황이다. 지난 4월 출시된 MSD 박스뉴반스는 출시 초기 접종 비수기가 맞물렸지만 접종률은 증가세다.이후 박스뉴반스는 대한감염학회 성인예방접종위원회의 '2024년 성인예방접종 가이드라인 개정안'을 통해 "성인 폐렴사슬알균 단백결합백신(PCV) 접종대상자에게 15가 폐렴사슬알균 단백결합백신(PCV15, MSD 박스뉴반스)이 13가 단백결합백신 (PCV13, 화이자 프리베나13)보다 우선적으로 권고한다"고 인정받았다. 또한 올해 4월 NIP 포함과 동시에 백신을 출시했는데, 한국화이자도 이와 똑같은 출시 일정을 밟아나갈 것으로 보인다.한국화이자 관계자는 "그동안 프리베나20 허가를 위해 노력해왔다. 구체적인 출시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일단 내년 출시를 위한 작업을 진행해 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그는 "프리베나20에 대한 국내 파트너는 아직 확정 전"이라며 "프리베나13의 경우 현재 성인은 종근당, 소아는 한국백신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고 설명했다.빠른 세대교체 속 임상현장 선택기로이제 관심은 임상현장 폐렴구균 백신 시장 경쟁이다. 두 글로벌 제약사 간의 맞대결 속에서 누가 우위를 점할 것이냐다.현재는 기존 10가 PCV 백신(신플로릭스, GSK)의 국내 시장 철수 속에서 13가인 프리베나13과 15가인 박스뉴반스 간의 임상현장 맞대결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한국MSD는 보령바이오파마를 국내 파트너로 선정하는 한편, 박스뉴반스 출시와 함께 사업가 겸 방송인인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를 모델로 내세우며 적극적인 영업‧마케팅에 나선 바 있다. 이에 따라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지난 4월 박스뉴반스 출시 이후 전국 병‧의원 대상 NIP와 성인 비급여 접종수는 증가세다. 구체적으로 유비스트 기준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누적된 PCV 백신 접종수는 총 994회로 이중 809회가 프로베나13으로 접종이 이뤄졌다. 박스뉴반스로는 185회로 접종이 이뤄진 것으로 집계됐다.올해 4월 한국MSD는 박스뉴반스를 출시하면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를 광고 모델로 선정해 인지도 제고에도 힘을 쏟고 있다. 오른쪽은 내년 상반기 출시가 예상되는 한국화이자 폐렴구균 백신 프리베나20 제품사진이다. 접종수 면에서는 기존 시장을 지배했던 프리베나13에는 못 미치지만 접종수는 증가세다. 이를 바탕으로 박스뉴반스가 임상현장에서 신규 백신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가정 하에 최근까지 접종횟수가 증가했을 것이란 예상이 가능하다.실제로 A소아청소년과 원장은 "기존 프리베나13을 접종하던 과정 중 박스뉴반스로 변경이 가능한지를 문의하는 사례가 있다. 접종 과정상에 교차접종이 가능한 만큼 환자 문의에 대응하고 있다"며 "최종 접종 스케줄을 완료하지 않았다면 가능한 부분이기 때문에 이를 문의하고 교차접종을 하는 사례가 최근 있다"고 전했다.즉 올해 박스뉴반스 출시에 따른 변화를 고려했을 때, 프리베나20이 출시했을 때도 내과, 소아청소년과 중심 임상현장에서 되풀이 될 수 있다.임상현장에서는 NIP 이외 비급여 성인백신 시장에서는 '가격' 경쟁이 승부를 가를 것으로 내다봤다. 창원파티마병원 마상혁 소아청소년과장은 "프리베나13에 더해 박스뉴반스까지 15가 백신까지 국내에 도입됐는데, 그 이상의 백신이 도입됐을 경우 우리나라 상황에 적합한지부터 임상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폐렴구균 혈청형은 잘 섞이지 않는 편이기 때문에 국내 유행 혈청형을 고려해 백신 여부를 따져야 한다"며 "다시 말해, 미국의 상황을 근거로 백신이 만들어진 것이다. 국내 유행 혈청형을 고려해 국내 영유아를 포함해 국민들이 해당 백신까지 접종이 필요한지부터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서울시내과의사회 곽경근 회장(서울내과)은 "개인적으로 15가와 20가 폐렴구균 백신의 차이가 없다고 본다. 어떤 것이 더 우월하다는 근거가 없다"며 "결국 회사 간의 영업‧마케팅 경쟁이 될 것 같다. 당연히 20가 백신이 혈청형이 더 많다고 하겠지만 비교 근거가 없는 이상 마케팅 싸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