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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백신 확보 허둥지둥 "선택과 집중해야"

메디칼타임즈
발행날짜: 2021-01-04 05:45:50

강윤희 전 식약처 심사위원

우리나라는 백신 확보 대책이 늦었다. 정부가 좋아하는 OECD 데이터에 따르면(공공의대를 밀어붙일 때 OECD 데이터를 활용), 우리나라의 백신 확보는 OECD 37개국 중 34위라고 한다(12월22일 기준). 이는 정부가 전문가들의 권고를 무시하고, 백신 확보를 하고 있지 않다가, 화이자/모더나 백신의 임상결과가 예상외로 빨리, 그리고 매우 양호하게 나오고, 미국과 유럽에서 백종 접종을 시작하게 되자 뒤늦게 발등에 불이 떨어지게 된 것이다.

그런데 정부의 백신 확보 전략이 우려스럽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확보된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 1,000만명분, 코박스 퍼실리티 1,000만명분, 모더나 2,000만명분, 얀센 600만명분, 화이자 1,000만명분이다. 즉, 다양한 종류의 백신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백신 확보를 뒤늦게 한 것은 정부의 실책이나, 늦게 시작할 때의 장점을 살려야 한다. 예를 들어서 미국, 유럽, 일본 등이 다양한 백신을 인구의 여러 배 이상 확보한 것은 어떤 백신이 성공할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한두가지에 몰빵했다가는 망할 수가 있으니까.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미 2개의 백신이 성공한 상태에서 백신 확보를 시작했다(물론 논의는 그 전에 시작했겠지만 계약을 기준으로). 그렇다면 예측하기 어려운 요소들을 배제하고 안전한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는 것이다. 늦게 시작하는데, 여전히 예측하기 어려운 요소들이 많이 있다면 전체적인 코로나 방역 대책 수립에도 혼란이 오고, 국민들의 불안도 가중될 뿐이다.

그런데 정부가 확보한 백신들에 여전히 예측 불가능한 요소들이 너무 많이 있다. 코박스 퍼실리티를 통해 어떤 백신이 언제 공급될 지 결정이 되지 않았으며, 얀센은 아직 임상시험이 끝나지 않았고 당연히 그 결과를 모른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영국의 MHRA는 승인을 했다고 하지만, 대표적 규제기관인 미국의 FDA와 유럽연합의 EMA는 승인하지 않았고 미국에서 진행 중인 3상 결과가 나오지 않는 한 승인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용법/용량이 확증적 임상시험을 통해 입증되지 않은 현 시점에서 이 백신을 승인할 때 용법/용량을 정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그 결과도 예측하기 어렵다. 또 한가지는 Lancet에 발표한 중간 분석 결과를 정리한 필자의 칼럼(2020.12.14. 칼럼)에서 언급했듯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 2~3개월 뒤 2차 접종을 하는 것이 더 효과가 좋은 경향을 보였다. 그래서 영국 또한 이를 권고하고 있다.

그렇다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 실제 효과를 발휘하기까지(2차 접종을 마치고 2주 뒤) 사실상 1분기가 소요된다. 즉, 1분기를 까먹고 들어간다고 봐야 한다. 예를 들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1분기에 맞는 것과 모더나 백신을 2분기에 맞는 것이 실제 백신 효과가 있는 타이밍상 유사한 것이고, 게다가 효과는 모더나 백신이 더 좋다. 이는 모더나 백신에 좀 더 집중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 정부의 계획대로 아스트라제네카, 모더나, 화이자 백신을 나누어 공급하려고 할 때 운송 체인을 아스트라제네카는 냉장 체인, 모더나는 -20도 냉동 체인, 화이자는 -60도 이하 냉동 체인 이렇게 3가지를 구축해야 한다. 특히 화이자 백신의 경우 일반 의료기관에서는 접종이 불가능하고, 소수의 접종 센터를 별개로 지정해야 되서 백신 접종의 속도를 내기 어렵다. 이미 미국이나 유럽에서 냉동 체인의 문제가 발생한 경우도 있고, 과연 냉장 체인조차 제대로 없는 우리나라에서 -60도 냉동 체인이 잘 구축될지도 의구심이 든다. 더군다나 화이자 백신의 공급시기는 여름으로 추정되니 말이다.

냉동체인 구축에만 수백억이 들 가능성이 있고, 나중에 다른 용도로 쓸 가능성이 거의 없는데, 과연 이렇게 하는게 효율적일지 검토가 필요하다. 모더나의 경우 -20도 냉동 체인은 대부분의 의료기관에서 가지고 있는 일반 냉장고의 냉동고가 -20도 냉동고이기 때문에 표준온도계 등으로 냉동고 정도관리를 하도록 가이드라인을 만들면 일반 의료기관에서도 충분히 백신의 관리가 가능할 것이다.

필자가 칼럼을 쓰는 오늘(2020.12.31) 국내 회사가 모더나 백신의 위탁 생산을 하게 됐다는 소식을 접하게 됐다. 위에 언급한 여러 사항과 오늘의 뉴스를 종합해서 고려할 때 모더나 백신에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생각된다. 참고로 필자는 모더나라는 회사를 코로나 때문에 처음 알게 됐고 아무런 conflict of interest가 없음을 밝혀 둔다.

스포츠 경주에서 계주는 역전의 묘미가 있다. 1등으로 출발한 팀이 최종 우승자가 되는 경우가 오히려 별로 없다. 때론 경주자가 넘어져도, 심지어 바톤을 떨어뜨려도 역전을 하기도 한다. 필자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힘을 믿는다. 다만 정부의 시나리오가 불안할 뿐인데, 정부가 차분히 선택과 집중을 잘 해서 역전의 드라마를 쓸 수 있기를 바래본다.

※칼럼은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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