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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기 허가 절차 손질 나선 FDA…국내 기업 새 기회 맞나

발행날짜: 2026-06-29 05:10:00

디지털 헬스 중심 규제 효율화 추진…510(k) 사전 심사 면제
허가 신청도 전자 제출로 변경…브레이크트루 트랙도 신설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전 세계 최대 의료기기 수요처인 미국 시장 진출을 추진하는 국내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규제 효율화 방안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이 1순위로 노리는 510(k) 트랙의 사전 심사 면제 대상이 크게 확대되는데다 허가 신청 절차도 디지털로 간소화된다는 점에서 부담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FDA가 의료기기 허가 절차에 대한 대대적 재편에 들어가면서 국내 기업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사진=AI 생성).

26일 의료산업계에 따르면 FDA가 혁신 촉진과 규제 효율화라는 두가지 축을 기반으로 의료기기 허가 절차에 대한 대대적 손질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혁신 의료기기 등의 경우 빠르게 허가를 내주는 대신 사후 관리를 좀 더 강화하는 방식으로 규제 정책을 손보고 있는 것.

과거에는 의료기기의 안전성을 살피기 위해 사전 심사에 무게를 뒀다면 이제는 시판 후 감시(Post-market Surveillance)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규제를 재편하고 있는 셈이다.

대표적인 변화가 바로 브레이크트루 트랙(Breakthrough Devices Program), 이른바 혁신 의료기기 제도다.

혁신 의료기기 대상이 될 경우 개발 초기부터 FDA와 지속적으로 협의하며 임상과 허가 전략을 함께 수립하는 것이 핵심으로 트랙에 오르면 사전 심사(510(k))와 드노보(De Novo), 시판 전 허가(Premarket Approval, PMA) 등 허가 절차도 우선적으로 진행한다.

과거 기업이 가져온 자료를 검토해 허가를 결정하는 것을 넘어 이제는 FDA가 혁신 기술의 시장 진입을 지원하는 파트너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다.

허가 신청 절차 역시 간소화되고 있다. 실제로 FDA는 의료기기 허가 제출 시스템인 'eSTAR'를 통해 신청 자료를 표준화하고 있다.

eSTAR는 기업이 입력한 내용에 따라 필요한 자료를 자동으로 안내하고 제출 단계에서 누락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한 전자 허가 플랫폼.

기업이 허가를 신청하는 단계부터 어떤 자료가 빠졌는지, 더 필요한 자료가 무엇인지 자동으로 알려준다는 점에서 불필요한 행정 처리 절차를 획기적으로 줄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FDA는 최근 위험도가 낮고 안전성이 충분히 입증된 2등급(Class II) 의료기기에 대해 의료기기 사전심사(510(k))를 면제하는 방안을 공개하고 의견 수렴에 들어갔다.

510(k)는 기존 허가 제품과의 동등성을 입증하는 대표적인 허가 방식으로 국내 기업들도 대부분 이 트랙을 활용하고 있다.

충분한 안전성이 확보된 제품군은 획일적인 사전 심사보다 위험 기반(Risk-based) 관리 체계로 전환하는 것이 혁신 제품의 시장 진입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국내 기업들에게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일단 국내 기업 대부분이 510(k) 트랙을 노리고 있는데다 혁신 의료기기 진출이 많다는 점에서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실제로 루닛은 최근 유방촬영 기반 5년 내 유방암 발생 위험 예측 AI 모델인 Lunit INSIGHT Risk에 대해 FDA 510(k)를 제출했으며 올해 허가를 기대하고 있다.

뷰노 역시 미국 시장 공략을 이어가고 있다. 대표 제품인 심정지 예측 AI 딥카스(DeepCARS)가 FDA 혁신 의료기기 지정을 받았고 승인 절차 중 보완 권고에 따라 막바지 작업을 진행중에 있다.

미용 의료기기 분야에서는 클래시스가 고주파(RF) 리프팅 장비 볼뉴머의 FDA 허가를 확보하며 미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고 원텍 역시 미국을 핵심 성장 시장으로 설정하고 승인 절차에 들어갔다.

아울러 아이센스도 차세대 연속혈당측정기 케어센스 에어2(CareSens Air2)의 미국 진출을 추진중으로 FDA 허가 전략이 사업 성패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하지만 허가가 빨라지는 만큼 품질 기준은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는 것은 살펴봐야할 부분이다.

FDA가 올해부터 기존 품질시스템규정(QSR)을 품질관리시스템규정(QMSR)으로 전환하고 의료기기 품질경영시스템(ISO 13485)을 반영한 새로운 품질관리 체계를 적용에 나섰기 때문이다.

허가와 승인은 빠르게 해주더라도 제조공정과 위험관리, 시판 후 품질관리 수준은 국제 기준에 맞춰 더욱 철저하게 관리하겠다는 의미다.

최근 FDA 승인을 받은 A기업 임원은 "FDA 승인, 허가 절차는 결국 돈과 시간의 싸움"이라며 "변화하는 규제 흐름에 따라 정확하게 진입 시점을 잡지 않으면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의 예산을 날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현재 미국 시장의 규제 흐름은 승인, 허가를 받느냐 못받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빠르게 품질 시스템까지 갖춰 진입하느냐로 변화하고 있다"며 "막연하게 2027년 승인, 2028년 승인 이런 식으로 계획을 잡다가는 큰 코 다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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