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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보다 베트남 먼저" K-의료기기 수출 지도 바뀐 이유는?

발행날짜: 2026-06-15 05:30:00

미용 기기부터 의료 AI까지 최우선 전략 지역으로 급부상
동남아시아 진출 교두보 목적…"정부 지원+매출 두 토끼"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동남아시아 지역이 탄탄한 매출 기반으로 급부상하면서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이 베트남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 주도의 헬스케어 육성 정책으로 빠르게 인허가가 가능한데다 경쟁자가 적어 곧바로 매출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의료기기 기업들의 전략적 요충지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베트남 시장이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의 최우선 요충지로 부상하고 있다(시잔=AI 생성).

12일 의료산업계에 따르면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이 베트남 시장 공략을 최우선 목표로 설정하고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먼저 성과가 나오고 있는 부분은 바로 미용 의료기기다. 이른바 K-뷰티 열풍을 타고 가장 수요가 높기 때문이다.

이를 기반으로 클래시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3368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38% 성장한 수치다.

주력 제품인 집속초음파(HIFU) 장비 슈링크와 고주파 장비 볼뉴머는 현재 전 세계 70여개국에 공급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태국과 베트남을 포함한 동남아 시장이 핵심이다.

이미 경쟁 기업들이 자리잡은 미국과 유럽에 비해 동남아 시장에서 폭발적으로 수요가 늘어나며 판매 건수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텍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고주파 리프팅 장비 올리지오를 앞세워 베트남과 태국,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원텍은 각 투자사에서도 동남아 피부미용 시장 확대의 대표적인 수혜 기업으로 꼽히며 성과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는 비단 미용 의료기기에만 국한되는 일은 아니다. 최근에는 의료AI 기업들도 베트남을 중심으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AI 내시경 기업 웨이센이다.

웨이센은 최근 베트남 국영 통신기업 계열 IT 기업인 VNPT IT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AI 내시경 솔루션 '웨이메드 엔도(WAYMED Endo)'의 현지 확산에 나섰다.

VNPT IT는 베트남 전역 8000여개 의료기관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어 단순한 제품 공급이 아닌 국가 단위 의료시장 진입 창구로 평가받고 있는 상황.

웨이센은 앞서 베트남 중부 최대 병원 가운데 하나인 후에중앙병원과도 협력 관계를 구축하며 현지 레퍼런스를 확보한 상태로 최근에는 실질적인 매출이 발생하면서 시장 진입 단계를 넘어 사업 확장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뇌졸중 AI 기업 제이엘케이 역시 미국 FDA 전략과 별개로 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과거에는 미국 진출 전 거쳐가는 시장 정도로 인식됐던 동남아가 이제는 실제 사업 모델을 검증하고 매출을 창출하는 핵심 시장으로 변화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지난 6일까지 베트남 호찌민에서 열린 'K-Med Expo Vietnam 2026'에서도 절실히 드러난다.

국내에서만 80여개 의료기기 기업들이 베트남에 나가 무려 940억원 규모의 수출 상담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일부 기업은 현장에서 100만달러 이상의 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베트남, 나아가 동남아 시장이 이처럼 의료기기 기업들의 최우선 요충지로 꼽히는 이유는 바로 실질적인 매출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 시장은 FDA와 CE 승인 이후에도 보험 등재와 실제 의료기관 진입, 유통망 확보까지 상당한 시간과 돈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동남아 시장은 상대적으로 인허가 절차가 빠른데다 의료기기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제 매출로 연결되는 속도가 미국과 유럽에 비해 매우 빠르다.

특히 베트남은 정부 차원의 디지털 전환 정책과 병원 현대화 사업이 동시에 추진되면서 의료AI와 진단기기, 의료미용 장비 수요가 함께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매력 요인으로 꼽힌다.

결국 동남아가 과거에는 미국이나 유럽 진출 전에 레퍼런스를 쌓는 시험대 정도로 인식됐다면 이제는 실질적 매출 기반으로 떠오르며 우선순위에서 앞서고 있는 셈이다.

국내 A기업 대표이사는 "일단 FDA 하나만 놓고 보더라도 최소 3년 이상의 시간과 많게는 수십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며 "스타트업이 대부분인 헬스케어 생태계에서 턱없이 높은 허들"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하지만 베트남의 경우 라인 하나만 잘 잡으면 짧게는 몇 달만에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며 "당장 돈 되는 시장을 두고 미래만 꿈꿀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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