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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청소년 비만 공중보건 위기 부상…치료 옵션 넓혀야"

발행날짜: 2026-01-28 05:30:00

고혈압·당뇨 증가에도 처방 제한적…현장 전문가들 '아우성'
커지는 규제 유연화 요구…식약처 "의학적 필요성 소명해야"

국내에서 소아청소년 비만이 급증하면서 대사증후군 위험이 크게 늘고 있어 공중 보건 위기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소아청소년 환자에게 치료 선택지를 보장해야 한다며 비만치료제에 대한 급여 적용 등 유연한 정책 적용을 주문했다.

27일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은 '소아청소년 비만 환자의 제한적인 국내 처방 환경 및 개선 방안을 위한 국회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 모인 임상 현장 전문가들은 의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정책 유연화와 처방 기준 마련을 촉구했다.

'소아청소년 비만 환자의 제한적인 국내 처방 환경 및 개선 방안을 위한 국회 정책 토론회'에서 현장 전문가들은 정책 유연화를 촉구했다.

먼저 대한비만학회 소아청소년위원회 홍용희 이사는 발제를 통해 소아청소년 비만 환자에 대한 제한적인 국내 처방 환경을 지적하는 한편, 이에 대한 개선 방안을 전했다.

■소아청소년 비만·대사증후군 유병률 급증 "공중보건 위기 수준"

홍 이사는 국립보건연구원 자료를 제시하며 소아청소년 비만의 절반이 성인 비만으로 이어지는 상황을 우려했다. 특히 이 중 90%에겐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 대사증후군이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또 2023년 비만팩트시트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남자 비만 유병률은 1~3 등 모든 단계와 전 연령대에서 꾸준히 늘었다. 특히 2단계 환자군의 경우 2012년 3.9%였던 유병률이 2021년 7.1%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더욱이 젊은 연령대일수록 비만군에서의 대사증후군 유병률일 13.1배로 뚜렷하게 높았으며, 고혈압·당뇨병의 경우 비만이 아닌 경우보다 유병률이 각각 5.1배, 13배 높았다.

이는 소아청소년도 마찬가지였는데, 대한민국은 동아시아 4국 중 소아청소년 비만율이 가장 높았으며 그 속도 역시 가장 빨랐다. 소아 대사증후군도 전체 소아 중 2.5%였으며 연령이 증가할수록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 같은 문제는 정상체중군 감소, 저체중 증가, 비만 증가 등 양극화 심화로 이어지면서 공중보건 위기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 특히 10~11세가 비만 절정기고, 당뇨병 등 대사증후군보다 그 원인이 비만을 치료하는 것이 더 쉬운 만큼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반면 국내 소아청소년 비만 문제에 대한 인식은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비만 치료에 대한 보호자의 지식 부족 및 정책적 정보·지원 역시 부재하다. 비만 치료에 나선다고 해도 관련 의료비뿐 아니라 식이·운동 관리에 들어가는 비용이 경제적으로 부담된다.

대한비만학회 소아청소년위원회 홍용희 이사는 소아청소년 비만 환자에 대한 제한적인 국내 처방 환경을 지적하는 한편, 이에 대한 개선 방안을 전했다.

더욱이 인구 감소로 개별 아동에 대한 건강 중요성은 높아지고 있지만, 소아청소년과의원 및 관련 전문의 충원율은 낮아지는 등 아동 전문진료 인프라는 오히려 감소하는 실정이다.

이에 홍 이사는 소아청소년 비만 치료에서 선택의 유연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식욕억제제라고 하더라고 소아청소년 비만 환자에 대한 임상적인 근거가 확보된다면, 국내에서 소아청소년에 대한 적응증이 추가될 수 있어야 한다는 제언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규제기관의 마약류 관리 시스템을 통해 통제가 잘 이뤄지는 환경인 만큼, 임상적 데이터를 기본으로 한 정책 유연화가 필요하다는 것.

홍 이사는 "약물치료가 필요한 경우엔 치료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주사 투여가 어려운 환자, 저혈당 위험성이 큰 환자, 혹은 2~3단계 이상 심한 비만이 동반된 소아청소년 환자에게는 치료 옵션이 확대돼야 한다"며 "하지만 위험도가 높은 환자에 대한 치료 옵션이 구조적으로 부재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단순히 약물을 쓰자는 것이 아니라 치료가 꼭 필요한 소아청소년을 방치하지 말자는 의미다. 선별적으로 약을 처방할 수 있는 치료 단계화와 접근 기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충분한 전문가, 정책 관련자 논의 후 제한적 사용 기준을 마련하는 관리된 접근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규제로 치료 기회 박탈 "정책적 유연화와 옵션 확대 필요"

이어진 패널 토의에서 좌장을 맡은 대한비만학회 총무위원회 이재혁 이사는 현재 비만 치료 규제가 임상 현장의 현실과 괴리가 크다고 지적했다. 규정을 벗어난 처방을 일일이 소명해야 하는 구조가 의료진으로 해 치료 자체를 기피하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는 비판이다.

무조건적인 금지보단 명확한 기준을 세워 의료진이 자율적으로 처방하되, 책임 또한 명확히 하는 건설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요구다.

특히 이 이사는 과거 복잡했던 당뇨병 약제 보험 기준이 간소화된 사례를 들며, 비만 치료 역시 주치의 판단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편적인 허가 사항을 마련하되 기준을 벗어난 처방에 대해선 철저한 사후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 오남용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약계 역시 소아 비만 환자에 대한 향정신성 의약품 처방 규제를 과학적 근거에 따라 완화해야 한다는데 뜻을 같이 했다. 현재의 엄격한 행정 관리가 의료 현장과 규제기관 양측에 과도한 부담을 주고 있다는 진단이다.

특히 한국약제학회 조혜영 회장은 펜터민 단독제와 복합제의 성분 차이를 조명했다. 펜터민 성분의 식욕억제제는 의존성 우려로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토피라메이트가 추가된 복합제는 펜터민 함량이 낮으면서도 포만감 유지와 섭식 행동 조절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설명이다.

복합제는 체중 감소 효과를 달성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개발된 의약품이며, 미국 FDA에서도 이를 의존성이 낮은 스케줄 4로 관리하고 있다는 것. 또 그는 안전성 측면에서도, 2014년 성인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에서 의존성이 관찰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FDA 역시 이를 근거로 2022년 12세 이상 소아에게 해당 약물을 승인했다. 식약처가 우려하는 인종적 차이나 소아 대상 데이터 부족 문제는 후향적 임상 모니터링이나 4상 임상 시험, 관찰 연구 등을 조건으로 걸어 해결할 수 있다는 부연이다.

(왼쪽부터)한국약제학회 조혜영 회장, 의약품규제과학센터 이재현 센터장, 대한비만학회 대외협력정책위원회 박정환 이사

조 회장은 "무분별한 처방은 경계하되, 과학적 근거가 확보된 범위 내에서는 정책적 유연함을 발휘해야 한다"며 "현재 식약처가 5000건 이상의 처방을 일일이 모니터링하고 의사들이 이를 소명하는 데 드는 행정력 낭비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실질적인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에게 처방 문턱을 낮춰주는 대신, 임상 데이터를 축적해 안전성을 지속 확인하는 완화 정책이 필요하다"며 "4상 임상이나 관찰 연구를 조건부로 처방 연령을 낮추고, 현장 임상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확인한다면 안전성을 담보하면서도 현장 불편과 행정 부담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약품규제과학센터 이재현 센터장은 향정신성 의약품 관리의 핵심이 의료적 목적의 사용 보장과 오남용 방지 사이의 균형에 있다고 봤다. 그는 우리나라 마약류 관리법의 근간이 3대 국제 협약에 있다고 짚었다. 인류가 마약류를 관리해 온 원칙은 의료 및 학술적 목적의 사용은 허용하되, 생산과 유통은 엄격히 통제하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오남용 대책이 무조건적인 사용 금지가 돼서는 안 되며, 사전·사후적으로 합리적인 사용을 지원하는 시스템 구축이 본질적인 해결책이라는 것.

이 센터장은 "한국의 향정신성 의약품 관리 체계가 국제조화에 부합하는 만큼 의료 현장의 약물 선택권에 제한이 없어야 한다"며 "특히 미국과 같이 특정 라이선스를 통해 처방권을 제한하는 방식보다는 국제적 가이드라인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 이렇게 의료적 필요에 따른 선택이 충분히 보장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근거 기반 관리 필요 "오남용 방지, 치료권 보장 균형 맞춰야"

대한비만학회 대외협력정책위원회 박정환 이사는 성분별로 차별화된 규제 체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임상적 근거가 부족한 특정 성분에 대해서는 규제를 강화하되, 안전성이 확인된 복합제는 소아 청소년까지 사용 범위를 넓혀 치료 선택지를 확보해야 한다는 요구다.

비만학회 역시 마약류 관리 초기 우려가 컸으나, 현재는 오히려 중독 및 위험 약물의 장기 처방에 따른 경각심이 필요한 때라는 것. 특히 권역응급센터 현장에서 목격되는 젊은 층의 약물 오남용 실태를 보면, 식약처의 철저한 관리 감독과 판매자 모니터링 의무 부여가 병행돼야 한다는 제언이다.

박 이사는 "일례로 펜터민은 임상 연구 결과가 부족하고 기전이 명확하지 않아 유럽 등지에서는 이미 금지가 된 약물인데, 유독 국내에서는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충분한 임상 데이터를 보유한 복합제와 달리 펜터민 단일제는 국가 차원에서 마약류 관점의 엄격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다만 환자마다 약물 반응이 다양해 세마글루타이드 같은 고가 약제도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다양한 약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 연령을 낮춰야 한다"며 "이와 함께 식약처가 적절한 장기 모니터링 계획을 세우고 이를 강제 이행시킴으로써 현장에 필요한 안전성 데이터를 쌓아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정현철 과장은 향후 비만학회 등 전문가 단체의 의견을 수렴해 마약류 안전 사용 기준을 지속적으로 개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 정현철 과장은 향후 비만학회 등 전문가 단체의 의견을 수렴해 마약류 안전 사용 기준을 지속적으로 개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연령 금기 위반 등 행정처분에 대해 현장 의료진이 느끼는 규제 부담에 대해선, 소명 절차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임상 자료 부족으로 허가 사항에 포함되지 않은 연령대의 소아 환자라 하더라도 대사증후군 등 의학적 필요성이 증명되면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2022년 이후 연령 금기 위반으로 최종 행정처분까지 이어진 사례는 없다는 것.

또 정 과장은 이 같은 관리 체계의 핵심은 정상적인 진료를 수행하는 의료 기관이 아닌, 이른바 공장형 처방 기관에 있다고 강조했다. 특정 약물을 대량으로 찍어내듯 처방하거나, 비대면 방식으로 오남용을 부추기는 행위를 차단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라는 설명이다.

정 과장은 "식약처 사전 알림 제도는 마약류 통합관리시스템에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오남용 의심 사례를 선별해 의료진에게 소명 기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며 "비만·내분비학회 등 현장 전문가들로 구성된 위원회가 1년여 동안 각 처방의 타당성을 직접 검토한다. 의사의 처방권을 최대한 존중하되 소명이 부족하거나 개선되지 않는 극소수의 사례에 대해서만 행정 조치를 단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아 환자 처방 시 허가 기준과 임상 현장의 괴리로 발생하는 어려움을 인지하고 있으나 의학적 근거가 명확하다면 규제 시스템 내에서 충분히 수용 가능하다"며 "식약처의 목적은 정상적인 진료를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수익만을 목적으로 약물을 대량 처방하는 공장형 병원의 불법 행위를 근절하는 것이다. 앞으로도 전문가 단체와 협력해 실제 치료 현장의 목소리가 안전 사용 기준에 반영될 수 있도록 체계를 정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소아청소년 비만 환자의 제한적인 국내 처방 환경 및 개선 방안을 위한 국회 정책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단체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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