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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수치 정상도 치료 대상…간암 유병률 점점 더 낮아질 것"

발행날짜: 2026-06-22 05:30:00

아태간학회 평위원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안상훈 교수
만성B형간염 지침 변화 의미 그레이존 환자 적극 치료

리버위크 2026 학술대회에서 부스에서 만난 안상훈 교수(신촌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만성 B형 간염 치료 기준 변화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말하고 있다.

[메디칼타임즈=박상준 기자]대한간학회가 만성 B형 간염 치료 가이드라인을 4년만에 개정하면서 ALT(간수치)를 치료 기준에서 사실상 지워버린, 유례없는 결정을 내린 것과 관련해, 아태간학회 평위원(executive council)인 안상훈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그레이존' 환자들의 간암 발생을 예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평가했다.

전통적인 B형간염 치료 기준은 HBV DNA와 ALT, 두 가지였다. ALT, 즉 간수치는 염증 반응의 지표인데, 과거 라미부딘이나 인터페론을 쓰던 시절에 치료 반응을 보면서 정한 기준이다. 염증이 계속 있으면 간경변, 간암으로 진행하니까 간수치가 높을 때 치료해야 한다는 논리였던 것.

그런데 항바이러스제가 발전하면서 이 패러다임이 서서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요즘 약은 워낙 좋아졌어요. HBV DNA도 다 음성이 되고, 염증도 가라앉아요. 그런데 간수치가 정상인데도 간암은 발생하더라는 겁니다. 이게 핵심이에요. 바이러스가 증식하면서 세포 내 DNA에 통합(integration)되고, 유전적 변이를 일으켜 간암이 생길 수 있거든요. 염증 경로와는 별개입니다"

이른바 '그레이존'이 문제였다. HBV DNA 수치가 낮아도 간암 위험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중간 구역의 환자들. 임상적 관점에서 보면 반드시 치료해야 하는데 지침은 이들을 방치하고 있었다.

결국 대한간학회는 이번 가이드라인 개정에서 ALT 수치를 아예 뺐다. 따라서 앞으로는 HBV DNA 역가가 2000 IU/mL 이상이면, 간수치와 무관하게 치료할 수 있다. 특히 간경변이 있고, HBV DNA가 검출되면 즉시 치료할 수 있고, 간경변증이 없더라도 HBV DNA 2000 IU/mL 이 넘으면 무조건 치료할 수 있게 바꾼 것. 정부지원 연구가 결정적인 뒷받침이 됐다.

이는 세계 기준과 비교하면 파격적인 결정이다. 미국, 유럽, 아시아태평양 간학회, WHO 모두 아직 ALT가 정상 상한치 이상이어야 치료한다는 기준을 고수한다.

이 같은 지침이 발표되자 안 교수는 "이번 지침은 그간 그레이존에 있는 환자들을 적극적으로 치료해야한다는 근거를 만들었다는 것이며, 궁극적으로 이들의 간암발행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가이드라인 개정으로 치료 대상이 얼마나 늘어날까. 현재 국내 B형 간염 환자 중 치료를 받고 있는 비율은 22.2%에 불과하다. 학회는 치료율은 50%가까이 늘어나고, 향후 2035년까지 4만3000명의 간암발생과 3만7000명의 사망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이미 많은 환자들이 치료를 받고 있는데다 비급여 치료라고 하더라도 제네릭이 많이 나오면서 약값 부담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실비보험의 확산도 긍정적인 포인트다. 일선 개원가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데 아직 실행력 문제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안 교수는 가이드라인이 바뀌었다고 해서 개원가에서 바로 바뀌는 건 아닐 것이라면서 간수치 안 보고 DNA만 보고 처방하는 게 아직 낯설 수 있고 급여 기준은 심평원이 별도로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환자나 의사나 인식이 높아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반응이다.

가이드라인 변화에 완치약 등장까지 '환영'

그러면서 완치약도 대기하고 있어 적극적인 치료는 자연스럽게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마침 올해 유럽간학회(EASL)에서 기능적 완치를 검증한 신약 이 등장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 주인공은 ASO계열로 불리는 베피로비르센이다.

안 교수는 이 약의 특징 중 하나로 표면항원 소실률에 주목하고 있다.

안교수가 질병청 지원하에 수행된 국내 HBV 코호트 연구결과를 보면, 평균 54개월 추적관찰시 항바이러스 치료환자에서는 HBsAg(표면항원) 소실이 2%에 불과하다.

반면 베피로비르센은 24주 투약에 주 1회 피하주하 주사제로, HBsAg 정량값이 1000 미만이면 약 25%, 3000 미만이면 약 19%에서 기능적 완치가 된다. 즉 20~30%가 약을 완전히 끊어도 되는 상태가 되는 그야말로 파격적인 약물이다.

안 교수는 "기능적 완치는 HBsAg가 소실되고 항체가 생긴 상태로 간조직 내 cccDNA가 완전히 제거됐는지는 확인하지 않는다며, 그걸 확인하려면 간 조직검사를 해야 하는데 그럴 필요는 없다. 이상적으로는 멸균적 완치가 최선이지만, 기능적 완치도 실질적으로는 그에 가까운 상태"라고 정의했다.

신약 부작용에 대해서는 혈소판이 좀 떨어지거나 신기능이 일시적으로 저하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바이러스가 빠르게 줄면서 면역 반응으로 ALT가 일시적으로 오르는 경우도 있었다. 다만 투약 종료 후 대부분 회복됐고, 심각한 문제는 없었다. 3%의 투약 중단률이 있었는데, 전반적으로 안전성 프로파일은 양호한 편이라고 소개했다.

현재 미국 FDA는 베피로비르센에 패스트트랙을 부여했다. 일본은 이르면 올해 8월 말, 미국은 10월 허가가 예정돼 있다.

"우리나라도 준비해야 해요. 모든 환자가 대상이 되는 건 아닙니다. 국내 HBV 코호트 연구 결과를 보면 항바이러스 치료 환자 중 HBsAg 3000미만 75%되는데 베피로비르센 치료 적응증인 HBsAg 100에서 3000이하는 약 62% 됩니다 적지 않은 숫자입니다."

"HBV DNA도 결국 사라질 것, 지표가 바뀐다"

안 교수는 치료 지표 자체의 패러다임 전환도 예고했다.

"지금 ALT가 사라졌잖아요. 앞으로는 HBV DNA도 지표에서 사라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ASO나 siRNA 계열 신약들은 HBsAg 정량값을 주요 지표로 보거든요. HBV DNA가 낮아도 검출이 되면, 전부 항바이러스제로 억제하고 이어 신약으로 기능적 완치까지 가는 흐름이 될 겁니다."

실제로 대한간학회 이번 가이드라인에는 아직 국내 허가가 나지 않은 ASO, siRNA 계열 약물을 선제적으로 포함시켰다. 안 교수는 약이 아직 없는데 넣어놨다는 것은 발 빠르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라면서 ASO 계열 중에서는 베피로비르센이 가장 빠르고, 그 다음이 siRNA 계열로 두 계열이 기능적 완치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개념적으로는 멸균적 완치에 가장 근접한 유전자 치료는 언젠가 암이 생길 수 있다는 이론적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의견이다. 60년 후에 그 부작용이 없다고 확인되면 모르겠지만, 지금 당장 그걸 선택하기는 힘든 만큼 연구 단계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환자 끌어내는 국가 정책 필요...학회 노력 절실

따라서 남은 숙제는 남은 환자를 치료 영역으로 끌어내는 정책과 노력이다.

안 교수는 백신으로 젊은 세대의 신규 감염은 거의 막혔기 때문에 현재 환자에 집중해야 한다면서 가이드라인 개정으로 치료 대상이 늘고, 베피로비르센 같은 기능적 완치제가 추가되면 국내 간염지도는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박멸(elimination)은 시간문제다.

"사실 정부가 B형간염에서 관심이 좀 멀어져 있어요. 백신 했으니까 할 것 다 했다는 인식이 있거든요. 치료를 받지 않는 환자들을 끌어내는 데는 국가 정책이 필요한데, 지금은 암이나 심뇌혈관 쪽에 무게중심이 있어요. 학회가 스스로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관심을 놓지 말라는 메시지가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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