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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 경영 해빙기 맞은 대학병원…대형 의료기기 투자 재개

발행날짜: 2026-06-22 05:10:00

의정갈등 등으로 미뤘던 CT, MRI 등 고가 영상 장비 도입 시작
교체 수요와 맞물려 수요 활발…AI 확산 맞물리며 치열한 경쟁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코로나 대유행과 의정 갈등으로 허리띠를 졸라매던 대학병원들이 다시 CT나 MRI 등 고가 영상 장비 도입을 시작하면서 의료기기 기업들도 생기를 띄는 모습이다.

아직 완전한 회복을 논하기는 이르지만 그나마 막혔던 숨통이 트이면서 점차 투자를 재개하고 있는 것.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인공지능(AI)의 확산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대학병원들이 보릿고개를 넘어서면서 고가 영상 장비 구매에 시동을 걸고 있다(사진=AI 생성).

19일 의료산업계에 따르면 주요 대학병원들이 올해 들어 CT나 MRI 등 고가 영상 장비 도입을 추진하면서 의료기기 산업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먼저 전북대병원은 캐논 메디칼의 최상위 CT 모델인 '애퀼리언 원 인사이트(Aquilion ONE INSIGHT)'를 도입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이 CT는 초고해상도 재구성 기술인 피크(PIQE)를 탑재한 기종으로 미세 구조를 정밀하게 보강해 검출기의 최대 해상도를 완전히 활용하도록 설계됐다.

이대서울병원도 국내 최초로 광자 계수 CT(Photon-Counting CT) 장비인 네오톰 알파(NAEOTOM Alpha)를 도입했다.

지멘스 헬시니어스의 네오톰 알파는 빛의 최소 입자인 광자(Photon) 단위로 영상을 확보한 뒤 자동으로 스펙트럴 영상을 생성해 초고해상도 영상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방사선량 및 조영제 사용을 최소화해 여성, 소아, 신장질환자 등 고위험 환자군도 안전하게 촬영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대서울병원은 네오톰 알파 도입을 통해 기존 CT로 확인이 어려웠던 미세 병변을 조기에 발견하고, 재검사율을 줄여 환자 중심의 정밀 진단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특정 병원에 국한되지 않는다. 상당수 대학병원들과 종합병원들도 글로벌 주요 기업들과 도입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경기도의 A상급종합병원은 글로벌 기업의 최신 방사선 치료기기 도입을 결정하고 도입 시기를 조율 중인 상태다.

또한 서울의 B상급종합병원도 지난해 최신식 3.0T MRI를 도입한 데 이어 해당 기업과 추가 도입을 논의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고가 영상장비 도입이 활기를 띄는 배경에는 코로나 대유행과 의정갈등이 있다. 코로나 대유행으로 인해 2020년부터 대다수 대학병원들이 비상 경영에 들어갔던 상황에서 의정갈등이 이어지며 긴 터널을 지났기 때문이다.

결국 경영 환경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설비 투자 계획을 무기한 연기했던 대학병원들이 주기에 맞춰 교체를 진행하고 있는 셈이다.

B대학병원 보직자는 "사실상 빅5병원의 영상 장비들은 365일, 24시간 돌아가고 있는 상태"라며 "영상의학 장비의 경우 진단에 직결되는 요소인 만큼 교체를 무한정 미룰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눈에 띄는 점은 이들이 도입하는 장비가 모두 AI와 결합된 장비라는 점이다. 과거에는 해상도 등 기기의 성능에 치중했다면 이제는 AI를 통한 영상 재구성과 자동 촬영, 워크플로우 개선 기능이 장비 선택의 기준이 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이에 맞춰 GE헬스케어와 필립스, 지멘스 헬시니어스, 캐논 메디칼 시스템즈 등 주요 영상 기업들은 AI를 활용한 영상 품질 향상과 워크플로우 개선을 강조하고 있다.

영상의학과 의료진 부족이 이어지고 있는 상태에서 검사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는 점에서 결국 생산성을 높이는 장비에 눈을 돌리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의료기기 기업들은 아직 시장 회복을 단정하기에는 이르다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일부 병원들이 교체 주기와 센터 확장 등에 맞춰 기기 도입을 재개하고 있지만 대학병원들의 경영 상태가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결국 실제로 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라기 보다는 코로나 대유행과 의정갈등으로 최대한 미뤄놨던 장비를 불가피하게 진행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하지만 기대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일단 완전히 얼어붙었던 시장에서 다시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히 긍정적 신호이기 때문이다.

또한 CT와 MRI 등 영상 장비 시장이 병원의 투자 심리를 가장 먼저 보여주는 지표라는 점에서 분위기 전환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글로벌 C기업 임원은 "일단 코로나 대유행이 시작된 2020년부터 지금까지 약 6년여간은 거의 모든 병원들이 신규 투자 자체를 매우 꺼렸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나마 최근 들어 미뤄놨던 장비 도입이 시작되고 있는 것은 분명히 반길만한 일"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아직 시장이 회복됐다고 말하기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병원들이 다시 카탈로그를 보기 시작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며 "각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는 이유"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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