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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난 지질강하제 투약, '정밀 전략' 없인 LDL-C 도달 요원

발행날짜: 2026-10-1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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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증하는 병용처방 이면에 도사린 '임상적 관성'
목표 미달 시 원인 분석, 환자 개별화 상담이 해법

[메디칼타임즈=김민건 기자] 최근 LDL 콜레스테롤(LDL-C) 강하를 위한 병용요법 처방이 늘고 있지만, 모든 환자에게 일괄적인 치료 전략을 적용할 수는 없다.

실제로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가 지난 9월 ICoLA 2026에서 공개한 새 진료지침은 위험강화인자를 반영해 목표치를 세분화하고, 초기 병용 전략을 한층 구체화했다.

환자 개개인의 심혈관 위험도와 필요한 LDL-C 강하 폭에 맞춰 초기 병용 여부를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다.

나아가 이처럼 강화된 치료 목표를 실제 진료 현장에서 달성하고 유지하려면, 최적의 약제 선택뿐 아니라 치료 후 미도달 원인 분석, 정기적인 추적 검사, 그리고 복약 순응도 관리까지 유기적으로 이어져야 한다.

늘어난 처방, 환자별 목표에 맞는 치료일까

2026 이상지질혈증 팩트시트에 따르면, 지질강하제 단독요법 비중은 2010년 91.8%에서 2023년 55.4%로 크게 줄어든 반면, 2제 병용요법은 7.9%에서 38.8%로 급증했다.

연간 처방일수 290일 초과를 기준으로 한 복약순응도 지표도 같은 기간 39.8%에서 67.4%로 상승했다.

그러나 병용처방 증가와 처방일수 개선만으로는 개별 환자의 LDL-C 목표 달성 여부를 알 수 없다. 심혈관질환 병력과 동반 위험, 치료 전 수치와 추적 검사 결과를 함께 살펴야 현재 처방이 충분한지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26 지침은 재발성 죽상경화성 허혈뇌졸중 고위험군을 LDL-C 55mg/dL 미만 목표 대상에 새롭게 포함했다.

아울러 저위험군·중등도 위험군을 포함한 일차예방 영역에서도 비만, 만성 염증성 질환, Lp(a) 상승 등 위험강화인자가 동반되면 목표치를 한 단계 강화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도 관상동맥질환 등 일부 환자에게는 55mg/dL 미만 목표가 권고됐다는 점에서 이번 개정의 핵심은 모든 환자의 목표를 일률적으로 낮추기보다 위험도에 따라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치료 목표를 세분화한 데 있다.

2026 이상지질혈증 팩트시트에 따르면 지질강하제 단독요법 비중은 2010년 91.8%에서 2023년 55.4%로 크게 줄어든 반면, 2제 병용요법은 7.9%에서 38.8%로 급증했다.

140에서 55mg/dL 미만까지…누구에게 조기 병용해야 하나

정재훈 가천대의대 심장내과 교수(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진료지침위원)는 치료 전 LDL-C가 140mg/dL인 환자에게 55mg/dL 미만 목표를 적용하는 상황을 예로 들었다. 60% 넘게 낮춰야 하는 만큼, 중강도 스타틴 단독요법만으로는 목표 도달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정 교수는 "판단 기준은 필요한 LDL-C 감소율"이라며 "환자에게 적용할 목표치와 현재 수치 사이의 차이를 계산하고, 해당 요법에서 기대할 수 있는 강하 효과와 비교해야 한다"고 짚었다.

초기 병용을 검토할 대표적인 대상으로는 심혈관 위험이 매우 높으면서 목표치까지 필요한 감소 폭이 큰 환자를 꼽았다. 심근경색과 불안정협심증을 아우르는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 환자가 대표적이다.

발병 초기 재발 위험이 높은 이들 환자에게 스타틴을 단독 투여한 뒤 수개월이 지나서야 에제티미브를 추가하면 목표 도달까지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것이 정 교수의 지적이다.

2026 지침 역시 급성관상동맥증후군 환자에서 초기부터 최대 가용 용량의 스타틴과 에제티미브를 병용해 조기 목표 달성을 고려하도록 권고했다.

관상동맥질환 환자 중 스타틴 단독으로 목표 미달이 예상되거나 조기 달성이 필요한 경우에도 비스타틴 약제 병용을 권고한다. 심혈관 사건이 재발했거나 다혈관 동맥경화가 확인된 환자, 고위험 당뇨병·만성콩팥병 동반 환자 등도 조기 병용을 검토할 수 있는 대상이다.

정 교수는 스타틴이 치료의 근간이라는 점을 전제로 "스타틴 단독으로 목표 도달이 어렵다고 명백히 예상되는 고위험 환자라면, 여러 단계를 거치며 시간을 지체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치료 강화를 늦추는 요인으로는 목표 미달을 확인하고도 기존 처방을 유지하는 '임상적 관성'을 꼽았다. 조기 병용의 임상적 근거를 이해하려면 약제 조합 자체의 효과와 병용을 시작하는 시점의 영향을 구분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국내 RACING 연구는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환자 3780명을 대상으로 로수바스타틴 10mg·에제티미브 10mg 병용과 로수바스타틴 20mg 단독을 비교했다.

3년 주요 심혈관 복합사건 발생률은 병용군 9.1%, 단독군 9.9%로 병용요법의 비열등성이 입증됐다. 불내성에 따른 약제 중단 및 감량 비율도 병용군(4.8%)이 단독군(8.2%)보다 낮았다.

다만, RACING은 병용요법의 임상 결과와 내약성을 비교한 연구로, 초기 병용과 단계적 추가 전략을 직접 비교한 시험은 아니다.

스웨덴의 SWEDEHEART 등록자료 분석은 심근경색 환자 3만 5826명을 대상으로 에제티미브 추가 시점의 영향을 살폈다.

퇴원 후 12주 이내 에제티미브를 추가한 조기 병용군은 13주~16개월에 추가한 후기 병용군보다 사망·심근경색·뇌졸중 복합사건 발생률이 1~2년 차에 유의하게 낮았다. 다만 3년 차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관찰연구라는 한계가 있지만, 고위험 환자에서 병용 시점을 앞당기는 전략의 잠재적 이점을 보여주는 결과다.

목표 미달, 약을 더하기 전에 확인할 원인

정재훈 교수는 치료 시작이나 변경 후 4~12주에 LDL-C를 다시 측정하고, 급성관상동맥증후군 같은 고위험 환자는 4~6주 무렵 평가하는 것이 실용적이라고 설명했다. 목표 도달 후에도 정기적인 추적 검사가 필요하다.

정 교수는 "재평가 검사를 단순한 '확인 검사'로 끝내지 않는 게 중요하다"며 "목표에 미달했다면 기저치 대비 실제 감소율을 기대치와 대조하고, 현재 치료 강도를 평가해 다음 처방으로 연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DL-C가 목표치에 미달했다는 결과가 같더라도 원인에 따라 대응은 달라진다. 정 교수는 약제 자체의 강하 효과 부족뿐 아니라 불규칙한 복약, LDL-C 수치를 높이는 이차성 원인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선 현재 처방으로 예상되는 감소율과 실제 검사에서 확인된 감소율을 비교한다. 고강도 스타틴은 일반적으로 기저치 대비 약 50% 이상의 LDL-C 강하를 기대하지만, 같은 약제와 용량에도 환자별 반응은 다를 수 있다.

약효 외에 다른 원인도 확인해야 한다. 갑상선기능저하증, 신증후군, 담즙정체성 간질환 등 동반 질환이나 지질 수치에 영향을 주는 다른 약제, 체중·식습관 변화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치료 초기에는 목표치까지 떨어졌다가 추적 검사에서 다시 상승했다면 복약 상태를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정 교수는 이런 경우 약물 반응 차이보다 복용 중단이나 불규칙한 복약을 우선 의심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LDL-C 수치만으로 환자의 실제 복용 여부를 확정할 수는 없다. 박상민 노원을지대병원 심장내과 교수(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의료정보이사)는 남은 약의 개수를 세는 '필 카운트(pill count)'를 복약 확인 방법으로 제시했다.

처방 일수와 남은 약의 개수를 비교하고 LDL-C 변화 추이를 함께 살피면 실제 복약 상태를 가늠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정 교수는 이차성 원인이 배제되고 규칙적인 복약이 확인됐는데도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에제티미브 병용이나 PCSK9 억제제 추가 등 치료 강화를 검토한다고 했다.

추적 검사는 목표 달성 여부를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약제 추가나 복약 관리 등 다음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근거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상지질 치료를 위해선 정확한 원인 분석에 따른 치료 전략 수립이 중요하다는 현장 전문가들의 제언이다.

중단 이유부터 묻는다…치료 효과 오래 유지하는 진료

처방으로 LDL-C를 충분히 낮췄더라도 그 효과를 장기간 유지하는 것은 또 다른 과제다.

박상민 교수는 환자가 지질강하제를 임의로 줄이거나 중단하는 가장 흔한 이유로 '특별한 자각 증상이 없어 복용 필요성을 체감하지 못하는 점'을 꼽았다.

이에 박 교수는 처음 약을 처방할 때부터 치료가 필요한 이유를 충분히 설명하고, 환자가 장기 복용의 필요성을 이해하도록 돕는다고 했다. 이상지질혈증과 동맥경화의 관계, 치료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예방 효과를 설명하는 방식이다.

다만 급성관상동맥증후군처럼 신속한 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치료와 설명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복용 중단의 주요 원인이다. 박 교수는 검증되지 않은 유튜브 콘텐츠나 주변 사람의 경험을 근거로 임의로 약을 끊는 환자를 진료 현장에서 자주 접한다고 설명했다.

이때는 약물에 대한 막연한 불안과 실제 증상을 함께 살펴야 한다. 특히 근육통을 호소하는 환자는 스타틴과의 연관성을 단정하기보다 증상의 양상과 약물 복용 전후 경과를 평가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박 교수는 치료를 중단한 환자를 다시 만났을 때도 중단 이유부터 확인한다고 했다. 그는 "환자가 복약을 꺼리는 이유를 무시하고 재투약을 결정하면 안됩니다"라고 강조했다.

잘못 알고 있는 정보는 바로잡고, 실제 증상이 있다면 치료 방법을 조정한다. 환자 상태에 따라 짧은 기간 약을 처방해 반응을 확인하거나 스타틴 용량을 줄이고 에제티미브를 함께 사용하는 방법도 검토한다.

정재훈 교수 역시 치료 효과를 장기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결국 이상지질혈증 치료의 목표는 약을 처방하는 것 자체가 아니라, 목표 LDL-C에 도달하고 그 상태를 장기간 유지해 실제 심혈관 위험을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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