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박상준 기자]정신과적 심리상담의 직역을 넓혀주는 정신건강복지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이 추진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전국 대학교 심리학과 학생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서울대학교·단국대학교·경성대학교·부산대학교·충북대학교 심리학과 학생들은 9일 연대 시국성명을 통해 보건복지부가 추진 중인 정신건강복지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은 관련해 심리상담의 전문성과 국민 정신건강서비스의 안전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행정이라고 맞섰다.
부산대학교와 충북대학교 심리학과는 10월 7일 보건복지부 국정감사 당일 각각 시국선언을 진행했으며, 10월 8일에는 서울대학교·단국대학교·경성대학교 심리학과에서도 시국선언을 이어갔다. 전국 5개 대학 심리학과가 잇따라 목소리를 내면서 보건복지부가 추진하는 '심리상담 공통업무화'에 대한 문제는 공론화 가능성이 커졌다.
각 대학은 심리상담의 교육·수련 체계와 직역별 전문성의 차이를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업무 범위를 확대하는 것은 국민 정신건강서비스의 질과 안전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충분한 검토와 사회적 논의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논란은 보건복지부가 정신건강전문요원의 공통업무에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시행하는 심리상담 및 재난심리지원 사업을 포함하는 내용의 시행령 개정안을 추진하면서 불거졌다. 현재 정신건강전문요원은 정신건강임상심리사, 정신건강간호사, 정신건강사회복지사, 정신건강작업치료사 등 4개 직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학생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핵심은 각 직역의 교육 및 수련과정에 차이가 있음에도 '심리상담'이라는 업무를 공통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행 수련과정을 보면 정신건강임상심리사는 개인·집단심리치료와 심리평가 등을 포함한 교육과 실습을 받는 반면, 정신건강간호사는 정신간호중재 및 치료, 정신건강사회복지사는 사회사업치료, 정신건강작업치료사는 정신건강작업치료 평가와 중재 및 치료를 중심으로 수련한다.
이에 5개 대학 심리학과 학생들은 심리상담을 제공하기 위해 요구되는 전문적인 교육과 수련의 차이가 제도에 충분히 반영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며, 특히 심리상담은 개인의 정신건강과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전문 영역인 만큼, 국가가 제공하는 정신건강서비스에 대해서는 국민이 충분한 교육과 수련을 거친 전문가에게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신뢰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시국선언은 지난 9월부터 이어진 심리학계와 심리상담 전공자들의 대응의 연장선에서 진행됐다. 지난 9월 11일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대학원생 33인이 보건복지부의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반대 성명서를 발표한 데 이어, 9월 19일에는 한국임상심리학회, 한국심리학회, 한국상담심리학회, 한국상담학회 등 관련 학회와 심리상담 전공자 및 수련생 1,000여 명이 청와대 인근에 모여 '전문성 수호 및 국민 안전을 위한 총궐기 집회'를 진행했다.
이후 9월 29일 가톨릭대학교 심리학과가 시국선언을 진행했으며, 9월 30일에는 충북대학교 심리학과 학부생과 대학원생 총 155인이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어 10월 7일 부산대학교와 충북대학교 심리학과가 각각 시국선언을 진행했고, 10월 8일 서울대학교·단국대학교·경성대학교 심리학과가 동참하면서 대학 현장의 문제 제기가 전국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학생들은 "이번 시국선언은 단순한 일회성의 목소리가 아니다"라며 "정부가 심리학계와 현장 전문가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국민의 정신건강과 안전을 중심에 둔 제도 마련에 나설 때까지 전국의 심리학계 및 관련 전공자들과 끝까지 연대해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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