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글로벌을 넘어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을 주도해 온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가 국내 출시 2년 만에 급여를 신청하며 치료제 경쟁 국면에서 승부수를 던졌다.

12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노보노디스크제약은 보험당국에 위고비의 국내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위한 정식 신청을 접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급여 신청의 대상 적응증은 '성인 환자'로, 그동안 비싼 비급여 약가로 인해 치료 지속성에 어려움을 겪던 환자들의 접근성을 대폭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시장의 시선이 그리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위고비가 급여권 진입이라는 장기 레이스를 선언한 시점,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은 다자 간의 치열한 각축전으로 판도가 완전히 재편됐기 때문이다.
당장 라이벌인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터제파타이드)'가 비급여 시장에서 의료진과 환자들의 선택지를 넓히며 거세게 압박을 가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국내 제약사 한미약품의 자체 개발 GLP-1 비만 신약인 '에페(에페글레나타이드)'가 최근 식약처로부터 정식 허가를 획득하며 국내 임상 현장 출격을 본격화했다.
특히 제약업계는 한미약품의 '에페'가 지닌 경쟁력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 제약사가 한국인의 체형과 임상적 특성을 반영해 개발해 온 국산 신약이라는 상징성과 함께, 수입 오리지널 의약품 중심의 기존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대'로 공급될 것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향후 임상 현장에 본격 진입할 경우,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외산 대형 품목들에 상당한 위협이 될 것으로 의료계는 내다보고 있다.
임상 현장에서는 이 같은 위고비의 급여 신청을 두고서 본격적인 비만 치료제 급여 논의가 이뤄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며 기대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대한비만학회 총무이사인 이재혁 명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최근 기자간담회를 통해 "비만 치료가 진료 단계부터 급여 영역에 들어와 있지 못하고 비급여라는 카테고리에 있다"며 "그러다 보니 사람들에게 대수롭지 않은 질환이나 언제든 편리하게 받을 수 있는 미용 진료 같은 인식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진료도 급여로, 치료도 급여로 적극적으로 진행되면 좋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결국 노보노디스크 입장에서는 국내 출시 2년 차를 맞아 마운자로의 시장 잠식과 국산 신약 에페의 가격 공세라는 이중고를 마주한 형국이다. 이번 성인 환자 대상 위고비의 급여 신청이 난감한 국면을 타개할 강력한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아니면 점유율 방어를 위한 전략적 행보에 그칠지 의료계와 제약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정감사 등에서 비급여 위주의 비만 치료제 처방 및 오남용 문제가 계속해서 도마 위에 오르는 상황"이라며 "이번 급여 신청은 사회적 지적에 대해 선제적으로 문제를 개선하는 동시에, 치열해지는 경쟁 국면에서 새로운 승부수를 던지며 국내 시장을 향한 확고한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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