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박상준 기자]일부 의료기관이 환자에게 수술 전 촬영 동의 단계부터 20만 원대의 비용을 미리 내도록 요구하는 사례가 적발됐다.
원래 의료기관의 장이나 의료인은 환자나 보호자가 요청하면 법령상 촬영 예외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의식 없는 상태에서의 수술장면을 수술실 CCTV로 촬영해야 하며(의료법 제38조의2제2항), 촬영 단계에서 비용 부담을 요구하거나 비용 미납을 이유로 촬영을 거부할 수 없다.
또한, 복지부 가이드라인상 비용 청구가 가능한 '열람 등'에는 촬영이나 보관 요청이 포함되지 않아, 수술 전 촬영을 요청하거나 보관을 요구하는 단계에서는 비용을 청구할 근거가 없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인천 동구미추홀구갑)이 공개한 내용에 보면,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수술 전 CCTV 촬영 동의서를 작성하며 병원 측으로부터 23만 원의 비용을 요구받아 선납했다는 사례가 확인됐다.

이러한 사전 선납 요구는 부당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 의료법상 수술실 CCTV 영상은 범죄 수사·재판을 위해 관계기관이 요청하거나,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 조정·중재 개시 후 환자 동의를 받아 요청하거나, 촬영된 사람 전원이 동의해야 열람할 수 있고, 따로 연장을 요청하지 않으면 30일 뒤 삭제될 수 있다. 법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20만 원대를 미리 내고도 영상을 확인하지 못할 수 있으며, 선납 비용의 환불 여부조차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주무 부처의 관리 사각지대도 드러났다. 복지부는 전국 의료기관의 수술실 CCTV 비용 청구 현황에 대해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혀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지자체 확인 결과 위반 사례가 없다고 답했지만, 비용 청구 실태를 파악하지 않은 상태에서 나온 결과다.
현재 의료 현장에는 열람 비용의 상한 기준조차 마련되어 있지 않다. 복지부가 안내한 정보공개법 시행규칙을 적용하면 4시간 수술 영상의 열람 수수료는 약 1만 2,000원 수준이다. 일부 병원이 요구한 23만 원은 정보공개법 기준(1만 2,000원)의 약 19배, 복지부 고시상 진료기록 영상 DVD 복사 상한(2만 원)과 비교해도 11.5배에 달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올해 6월 말 기준 전국 수술실 CCTV 설치 의무 의료기관 2,529곳 중 휴업 중인 1곳을 제외한 2,528곳이 설치를 마쳤으나, 수술 전 환자에게 촬영 요청권을 개별 안내할 의무는 없어 제도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허종식 의원은 "수술실 CCTV가 사실상 100% 설치됐지만, 촬영 동의 단계에서 20만 원대의 선납금을 요구하는 행위는 환자의 촬영 권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며 "보건복지부가 촬영 단계 비용 요구가 불가하다고 확인한 만큼 현장 실태를 전면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술 전 환자에 대한 CCTV 촬영 요청권 개별 고지 의무화와 영상 열람 비용 상한 기준 마련을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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