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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처 장사의 역습…전국 병‧의원 덮친 'DB마케팅' 수사

발행날짜: 2026-10-06 05:30:00 업데이트: 2026-10-06 09:3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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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찰청, DB마케팅 업체 압수수색 후 거래 의원 수사
치과 중심으로 피부·성형 등 전방위 확산…조사 확대 관측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병·의원들이 환자를 모으기 위해 흔히 써왔던 온라인 'DB마케팅'을 겨냥한 경찰 수사가 의료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단순한 온라인 광고의 일종으로 여겨졌던 '성과형 광고(CPA, Cost Per Action)' 방식까지 불법 환자 유인·알선에 해당하는지가 본격적인 수사 선상에 오르면서, 개원가 전체가 바짝 긴장하는 모양새다.

최근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른바 'DB게더링' 또는 마케팅·텔레마케팅(TM) 업체 10곳 이상을 압수수색했다.

6일 의료계와 수사 당국에 따르면, 최근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잠재 고객의 연락처를 모아 병원에 넘기는 이른바 'DB게더링' 또는 마케팅·텔레마케팅(TM) 업체 10곳 이상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확보한 장부와 자료를 토대로 이들과 거래해 온 병·의원들을 순차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특히 수사망이 특정 진료과에 국한되지 않고 치과를 비롯해 피부과, 성형외과, 안과, 정형외과 등 광범위한 의료기관으로 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의료계와 법조계는 이번 압수수색에 연루된 마케팅 업체들과 거래한 병원들까지 추산할 경우, 향후 수사선상에 오를 수 있는 의료기관이 전국적으로 1,000곳에 달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 분위기에 대해 "특정 진료과를 넘어 다른 의료기관으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이 너무 크다"고 전했다.

개인정보 동의부터 TM 결합까지…수사 핵심 쟁점

이번 수사의 쟁점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광고업체가 온라인 랜딩페이지 등을 통해 이름과 전화번호 등 잠재 환자의 개인정보를 수집해 이를 의료기관에 전달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 보호법에 따른 적법한 동의가 있었는지 여부다.

더욱 주목되는 대목은 의료법상 환자유인·알선 금지 조항(의료법 제27조 제3항) 위반 여부다. 경찰 수사 결과, 일부 업체들은 단순히 광고를 노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접 전화를 걸어 특정 의료기관의 시술을 설명하고 예약을 잡는 등 텔레마케팅(TM) 업무를 일체로 수행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일단 치과 쪽은 의료 마케팅 방식 자체가 온라인 등에 개인정보 DB를 수집하는 광고를 돌리는 형태"라며 "이러한 DB 수집 과정에서 정상적으로 개인정보를 수집하지 않아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소지가 크고, 수집한 DB를 가지고 텔레마케터들이 특정 의료기관으로 예약을 잡아주는 방식으로 환자를 내원시켜 주기 때문에 문제"라고 지적했다.

'DB 1건당 과금' CPA 광고, 단순 광고인가 알선인가

문제는 이보다 한 단계 앞선 'CPA 광고'다. CPA는 상담을 신청하며 이름과 전화번호를 남긴 DB 1건당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성과형 광고 방식이다.

예컨대 '임플란트 상담을 희망한다'며 개인정보를 입력한 이용자 한 명의 DB가 병원에 전달될 때마다 광고업체에 5만~7만 원가량을 지급하는 식이다.

이 방식은 실제 환자의 내원이나 시술, 진료비 매출과 직접 연동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동안 의료기관 광고시장에서 비교적 광범위하게 활용돼 왔다. 그러나 경찰은 이 같은 'DB 1건당 단가계약' 역시 실질적으로는 환자 유인을 위한 알선 행위의 일환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정산 방식이 DB 1건당 예를 들어 6만 원이라고 할 때, 의료기관에서 600만 원을 주면 100건을 수집해 100명을 상대로 콜을 돌려주는 구조"라며 "여기서 몇 명이 내원할지는 보장하지 않더라도, 이들이 '내원율'이나 광고비 대비 매출(ROAS)을 따져 가며 병원에게 광고비를 집행하게 만드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단 저희는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과 의료법상 환자 알선, 요 두 꼭지로 일단 수사를 진행 중"이라며 "치과의 경우 다른 진료과와 달리 무조건 임플란트 같은 신규 환자가 와야 매출이 유지되는 구조이다 보니 더 마케팅에 의존하고, 그 과정에서 직접 의사들과 수익을 나누거나 사무장 치과를 운영해 버리는 문제도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덧붙였다.

잠재 고객의 연락처(DB) 수집부터 텔레마케팅(TM)을 통한 예약 유도, 그리고 병·의원 내원으로 이어지는 마케팅 구조와 주요 수사 쟁점.

"광고 성과 과금 vs 실질적 알선" 시각 엇갈려

결국 이번 사건의 결론은 'CPA 광고가 합법인가 불법인가'라는 단순한 문제보다는 개별 계약에서 광고업체가 어떤 역할을 수행했는지, 무엇을 기준으로 광고비가 지급됐는지, 환자의 예약·내원·진료·결제 정보가 업체와 공유됐는지 등에 따라 판가름 날 전망이다.

대규모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된 계약서와 DB 전달 내역, 카카오톡 대화내역, 환자별 매출 및 정산 자료 등이 의료기관별 수사의 핵심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향후 경찰의 송치 여부와 법원의 최종 판결이 그동안 의료광고 시장에서 관행처럼 쓰여 온 DB마케팅의 허용 범위를 가르는 결정적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CPA 광고의 적법성을 두고 법리적 평가는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우선 법무법인 액시스(AXIS) 오승준 대표변호사는 단순 CPA 계약과 실제 환자 소개에 따른 성과보수는 구별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오 변호사는 "DB 한 건당 일정한 광고비를 지급하는 계약은 병원의 매출이나 환자의 실제 내원·시술 여부에 보수가 연동되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 광고를 통해 개인정보 입력이라는 특정 광고성과가 발생한 것에 대해 과금하는 구조"라며 "그러한 계약까지 곧바로 환자를 소개·알선한 대가라고 평가해 형사처벌하기에는 법리적으로 검토해야 할 부분이 상당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대법원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의료광고가 결과적으로 환자 유치 효과를 발생시켰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의료법상 환자유인행위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해 왔다. 일반적인 광고행위와 특정 환자를 의료기관에 연결하고 그 대가를 지급하는 소개·알선행위를 어디에서 구별할 것인지가 핵심이라는 시각이다.

다만 오 변호사는 모든 거래방식이 이 논리로 보호받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실제 사건들을 살펴보면 계약서에는 DB 광고라고 기재해 놓고 실제로는 내원율이나 결제율을 관리하거나, 광고업체가 TM까지 직접 수행하면서 예상 매출을 제시하고 실제 매출액을 기준으로 사후 정산하는 등 정상적인 광고계약으로 보기 어려운 사례들도 적지 않게 확인된다"며 "형식만 CPA 계약으로 만들어 놓았을 뿐 실질이 환자를 데려오고 그 대가를 지급하는 구조라면 전혀 다른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같은 법인의 곽미주 변호사(변호사·간호사)는 DB마케팅과 TM이 하나의 서비스로 결합되는 경우에는 단순 광고와 환자유인의 경계가 훨씬 모호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곽 변호사는 "광고업체가 단순히 광고를 노출하고 상담신청 정보를 병원에 전달하는 데 그치는 것과, 직접 전화를 걸어 특정 의료기관의 시술을 설명하고 예약과 내원까지 관리하는 것은 사실관계가 다르다"며 "특히 광고비를 정하는 단계에서부터 예상 환자 수나 예상 매출을 약정하고, DB 제공과 TM을 일체로 운영하는 구조라면 수사기관 입장에서는 환자유인·알선으로 볼 만한 요소가 있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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