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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톡스·필러에서 하이브리드까지…계속 진화하는 K-에스테틱

발행날짜: 2026-09-29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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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대한민국 미용•에스테틱 시장 집중 진단 2편
단순시술서 에너지치료 전성시대...고압산소까지 등장

[메디칼타임즈=박상준 기자]국내 에스테틱 시장은 10조원(추정)을 넘어섰고, 그 성장의 8할(80%)은 외국인 환자 증가와 비침습 시술이 견인하고 있다. 그런데 이 시장을 좀 더 들여다보면 끈임없이 진화하고 있는 이른바 질적 변화가 감지된다.

보톡스·필러라는 단일 시술 중심에서, 스킨부스터를 거쳐 회복까지 관리하는 '패키지형 종합 뷰티서비스'로, 그리고 이를 대량으로 처리하는 '대형화·표준화된 시술 공장' 형태로 시장의 성격 자체가 바뀌고 있다. 이번 편에서는 이 변화의 축을 기술·기업·조직 세 층위에서 분석했다.

트렌드의 3대 축 외국인 비침습 젊은층 확대

최근 들어 에스테틱 시장을 견인하는 요인은 크게 세가지로 함축된다. 첫째, 외국인 '피부과 의료관광'의 폭발적 성장이다. 과거 침습적 수술 중심이었던 외국인 의료관광이 레이저·비침습 시술 중심으로 완전히 대세가 전환됐다. 2025년 미용시술 목적 외국인 환자는 약 201만명까지 확대됐다.

메디칼타임즈가 확보한 업계 추정 및 여러 증권가 보고서를 종합해본 결과, 방한 외국인 피부과 소비액 추이를 월별로 보면 2025년 1월 약 570억원 수준이던 소비액이 같은 해 12월 1400억원대까지 치솟았고, 2026년 5월에도 1300억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방한 외국인 수와 소비액 그래프가 대체로 동행하지만, 2025년 12월에는 외국인 수 증가폭보다 소비액 증가폭이 훨씬 가팔랐던 구간도 확인돼 '1인당 시술 단가' 자체가 오르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2026년 5월 기준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195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9.4% 늘었고, 2분기 인바운드 지표가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는 배경에는 K-팝·K-뷰티 등 문화적 요인과 환율 효과가 겹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두번째로 강력한 견인책은 수술에서 '비침습 시술'로의 세대교체다.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스러운 시술 효과와 빠른 일상 복귀라는 두 가지 강점이 소비자 선호를 완전히 비침습 쪽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불과 5년전만에도 대중에게는 생소했던 에너지 기반 미용기기(EBD)인 울쎄라·써마지 등 리프팅 장비가 대중화 단계에 들어섰고, 리쥬란·쥬베룩처럼 자가 콜라겐 재생을 유도하는 주입형 재생제, 이른바 '스킨부스터'가 고성장 카테고리로 자리 잡았다.

마지막으로는 소비층의 확대다. 기존 30~40대 여성 중심 시장에서 20대 남녀와 50대 이상 시니어 안티에이징 수요로 저변이 넓어지고 있다. 35~50세 연령층이 전체 소비의 약 44%를 견인하며 여전히 핵심 매출원 역할을 하고 있지만, 이른바 '그루밍족'으로 불리는 남성 유입이 매년 가파르게 확장되며 시장의 새로운 '블루칩'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진단이다.

한 국내 마케팅 업체 임원은 "다양한 견인책이 있지만 아직까지는 외국인의 환자의 방문이 가장 큰 원동력이다. 이들이 내수시장을 완전히 키우고 있다"면서 "수요가 많은 만큼 관련 제약사들의 영업 마케팅 움직임도 크게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강남역 사거리 인근 에스테틱 전문 병원들에서는 외국인 환자를 흔하게 볼 수 있다. 태국에서 왔다는 한 환자는 "질좋은 에스테틱 서비스를 편하게 받을 수 있다는 것에 놀랍다. 서비스도 만족한다"고 말했다.

의료기기 업체의 춘추전국시대…50여개 업체 진출중

에너지 기반 의료기기(EBD) 를 공급하는 회사들의 광고경쟁이 치열하다.
의료기기들의 정품을 인증하는 인증패로 홍보하기도 한다.

트렌드 변화의 배후에는 업체의 역할도 크다.

에너지 기반 의료기기(EBD) 영역에서는 멀츠의 울쎄라, 솔타의 써마지, 클래시스(CLASSYS)의 슈링크(HIFU)·볼뉴머(RF), 사이노슈어 루트로닉(세르프), 제이시스메디칼의 포텐자(마이크로니들 RF), 원텍·비올의 올리지오·실펌 등이 대표 제품으로 꼽힌다.

이들 장비는 이미 시장에서 리프팅 시술의 '표준 장비'로 자리 잡으며 대중화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게다가 비침습 스킨부스터 영역은 최근 3년간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카테고리다. 파마리서치의 리쥬란 시리즈는 표피·진피 재생과 보습이라는 근본적 효능, 그리고 두터운 마니아층을 바탕으로 결합시술의 '기준'으로 통용되고 있다. 바임(VAIM)의 쥬베룩·쥬베룩 볼륨은 콜라겐 재생을 촉진하는 볼륨 제제로 후발주자임에도 빠르게 점유율을 넓히고 있으며, hADM 계열 제품군도 시장에 안착하는 모습이다.

톡신 및 필러 영역에서는 업체 간 경쟁이 특히 치열하다. 다국적 제약사 멀츠와 갈더마의 주도권을 다음으로 휴젤(Hugel)은 보톨렉스 '더채움'을 앞세워 글로벌 허가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고, 메디톡스(Medytox)는 코어톡스·이노톡스로 대응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나보타를 통해 수출 확대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주목할 점은 이 밸류체인의 상당수가 순수 '제약사'가 아니라 에스테틱 전문 제약·바이오 기업, 혹은 의료기기 기업이라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에스테틱 판매 또는 전문 제약사만 4~50여개사, 여기에 에너지 기반 의료기기 회사까지 합치면 이 시장을 둘러싼 공급 생태계가 어지간한 전통 제약 산업 못지않은 규모로 형성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렇다보니 광고 마케팅 경쟁도 치열하다.

한 개원의 대표 원장은 "에스테틱 제품을 공급하는 회사가 정말 많다. 다양한 옵션이 존재한다는 것은 맞춤형 치료가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될 수 있지만 너무 많으면 제대로 평가하기 어렵다"면서 "게다가 소비자 마케팅이 가능하면서 다양한 니즈를 맞춰야하는 불편함도 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기업들은 경쟁력 차별화를 홍보해야 하다보니 다양한 마케팅도 생겨나고 있다. 의사들을 그룹화해 정기 세미나를 열어주는 것부터 상담실장을 겨냥하는 컨퍼런스까지 전방위다. 시연과 데모를 할 수 있는 병원을 제약사 또는 의료기기사 이름으로 지어 놓고 실전 세미나 또는 라이브 데모도 한다.

패키지화·대형화·공장화'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트렌드 변화가 조직의 형태로 구체화된 결과물이 네트워크 병의원 체제다. 이들 조직의 구성을 다시 들여다보면 '패키지화·대형화·공장화'가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는 점이 드러난다.

밴스의원은 경영지원·운영지원·마케팅으로 이어지는 본사 직속 조직에 마케팅 인력만 120명을 두고 브랜드 마케팅과 콘텐츠 기획을 전담시키고 있다.

리엔장의원(+유픽의원)은 12개 지점이라는 상대적으로 적은 규모에도 마케팅 인력 140명을 투입해 광고 운영, 자체 미디어·콘텐츠 제작, 데이터 기반 고객관리(CRM) 솔루션까지 본사 직속으로 운영한다.

닥터에버스의원은 아예 '해외사업부'를 별도 조직으로 두고 영상콘텐츠 제작과 해외환자 유치 마케팅을 전담시키고 있어, 외국인 환자 유치가 조직 설계 단계부터 반영된 사례로 꼽힌다.

이는 과거 '원장 1인 개인의원' 체제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조직 규모다. 개별 시술을 스킨부스터·리프팅·톡신을 결합한 '패키지 상품'으로 설계하고, 이를 SNS·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통해 대량으로 판매하며, CRM 시스템으로 재방문율을 관리하는 구조는 사실상 '의료 서비스의 유통업화'에 가깝다는 평가도 나온다.

예쁨주의쁨의원처럼 '굿바이브+커넥트웰' 등 외부 마케팅 대행 체계와 결합한 하이브리드 운영 형태도 등장하고 있어, 병의원 운영의 아웃소싱화 역시 뚜렷한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앞으로 어디까지 갈까 다음 진화 단계

흥미로운 것은 여기가 끝이 아니라는 것. 업계 관계자들은 좀 더 많은 서비스를 결합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그 요소중 하나는 회복·치유 영역의 결합이다. 시술 자체의 다양화를 넘어, 고압산소 치료기(아이벡스 등으로 통칭)와 같은 회복 촉진 장비를 시술 후 케어에 결합해 '시술+회복'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는 흐름이 확대되고 있다는 관측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병의원이 단순 시술 제공처가 아니라 '토탈 뷰티 케어 플랫폼'으로 확장이다.

고압산소 장비를 공급하는 아이벡스 윤석호 대표는 "외국인 고객의 대부분은 관광도 겸하고 있다. 빠른 치유와 빠른 재생이라는 개념은 외국인들에게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강남 일부 병원에서는 에스테틱+치유 개념을 벌써부터 도입해 해외환자를 유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압산소치료기 2개를 운영중인 리더스피부과 정성태 원장은 "원래 고압산소치료기는 감압병이나 당뇨병 족부궤양 치료에 사용하던 장비인데 원리는 산소공급을 통한 세포 회복과 재생에 있다"라며 "환자들 반응도 좋아 도입하는 병의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하나는 개인 맞춤화와 데이터 기반 관리의 고도화다. CRM 인프라를 이미 갖춘 네트워크 병의원들을 중심으로 피부 데이터 축적, 재방문 주기 예측, 맞춤형 시술 조합 추천 등이 향후 경쟁의 축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즉 때되면 재방문할 수 있도록 묶어두는 고도화된 마케팅 기법의 확산이다.

의료기관 컨설팅 마케팅 전문가는 "앞으로도 시장확대는 고객관리의 시대가 될 것"이라며 "지금은 단순한 문자발송 등과 같은 수준이지만 고도화되면 고객관리를 통한 매출 확보를 하며, 이는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보톡스·필러라는 '단발성 시술'로 시작된 국내 에스테틱 시장은 이제 스킨부스터, 에너지 기반 리프팅, 회복 케어까지 아우르는 '패키지 산업'으로, 그리고 이를 대량으로 소화하는 '네트워크 공장'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 진화는 소비자에게는 선택의 폭 확대와 접근성 향상이라는 순기능을 제공하지만, 동시에 의료의 상업화·표준화가 가져올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함께 키우고 있다. 마지막편에서는 이 성장의 명암을 집중 다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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