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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기 안 왔다" 창립 30년 인바디, 1조 기업 될까

발행날짜: 2026-09-28 05: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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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철 회장 간담회 "우리가 시장 만든다" 자신감
체성분 데이터에 AI 더하나…원격 환자 관리 구상도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 삼성동 작은 건물 지하에서 시작해 세계 시장으로 성장한 인바디가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창업주인 차기철 회장은 지난 30년을 기업의 완성으로 보지 않고, 계속해서 규모가 성장할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주력 장비 사업 매출의 대부분이 해외에서 발생하는 가운데, 향후에는 체성분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환자 관리 영역까지 인바디의 활용 범위를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22일 인바디 차기철 회장은 회사 창립 30주년 기념 의료기기산업 전문기자단 간담회에서 회사의 성장 과정과 향후 사업 방향에 대해 전했다.

인바디 차기철 회장이 간담회에서 창업 초기 일화와 향후 사업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하 사무실서 세계 시장까지 "아직 전성기 안 와"

차 회장은 창업 당시를 회상하며 사업의 비전이나 시장 규모보다 생존 자체가 우선이었다고 말했다. 사업 경험 없이 창업에 나서, 기계를 하나라도 더 팔기 위해 한 의료기관을 수십 번씩 찾아가며 간신히 회사를 유지했던 경험이다. 과거 직원 5명과 생존을 고민했던 회사가 30년의 세월 동안 어엿한 중견기업이 된 것.

차 회장은 그동안의 성장 과정에 대한 질문에, 아직 인바디의 전성기는 오지 않았다고 답했다. 회사가 커지긴 했지만 성장 한계가 오진 않은 만큼, 이에 맞는 경영 체계를 고민해야 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설명이다.

올해 약 2800억 원으로 예상되는 매출이 지금과 같은 속도로 성장할 경우 4~5년 뒤 5000억 원에 이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후 산술적으로 1조 원 규모까지 성장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다는 것.

이 회장은 "창업 당시 강남 삼성동의 조그마한 4층 건물 지하에서 친구 회사 공간을 빌려 시작했는데, 사업이 뭔지도 모른 채 5명의 직원이 당장 어떻게 먹고살아야 할지만 고민했다"며 "기계를 꾸역꾸역 만들어 한 대를 팔기 위해 원주의 한의원을 20번씩 찾아가며 간신히 한 달을 버티며 회사를 유지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이런 속도로 회사가 성장하면 4~5년 뒤 매출이 5000억 원이 되고, 산술적으로만 보면 또 5년 뒤엔 1조 원이 돼야 할 것이다. 다만 그 실현 가능성에 대해 여러 고민이 있다"며 "보통 회사는 30년이 지나면 성장에 한계가 보여 고비가 오지만, 인바디는 아직 전성시대가 오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해외 매출 95%까지 확대 "시장이 아니라 우리가 개척"

회사의 성장에 따라 고객층도 변화했다. 초기 스포츠센터 중심에서 병원, 군대, 경찰, 소방서 등으로 저변이 확대됐다. 특히 미국에선 해병대와 육군 등 훈련시설에 대규모로 장비가 공급되며 활용처가 다변화하고 있다.

이를 두고 차 회장은 이미 형성된 시장에 진입해 점유율을 높이는 방식보다, 현지에서 직접 수요를 만들며 시장 자체를 키우는 방식으로 해외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말레이시아 매출은 과거 수천만 원 수준에서 현재 50억 원 규모로 성장했고, 인도네시아와 태국에서도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것.

국내 시장은 이런 해외 진출을 위한 테스트베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주력 장비 사업 매출의 약 95%가 해외에서 발생하는 만큼, 국내에서 제품의 안정성과 마케팅 전략을 충분히 검증한 뒤 글로벌 시장으로 내보내는 구조다.

차 회장은 "시장이 있고 우리가 거기에 들어가 몇 퍼센트를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들어가서 그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신경을 많이 쓰면 작은 나라에서도 수년 안에 50억 원, 100억 원 규모로 시장을 키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신사업보단 '인바디' 완성도 집중 "다른 사업은 분사"

차 회장은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무분별한 제품군 확장보단 기존 '인바디'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혈압계 등 다른 의료기기에 인바디 브랜드를 적용한 뒤 소비자 혼란이 발생했던 과거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체성분 분석의 대명사로서 인바디 브랜드가치를 지키겠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체성분 분석 장비 외 다른 제품은 인바디 내부에서 직접 확대하기보다 별도 회사로 분사하는 방향으로 정리했다고 밝혔다.

차기철 회장은 인바디 제품 자체의 완성도를 높이는 한편, 체성분 데이터 활용 범위를 넓이는 사업 방향을 제시했다.

차 회장은 "인바디를 만든 뒤 인터뷰할 때마다 항상 받던 질문이 '다음에는 뭘 만들 것이냐'였다"며 "하지만 아직 인바디가 완벽한 제품이 되지 않았기에 더 완벽하게 만들어가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어 새로운 제품에 대한 생각은 거의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우리 회사 혈압계에 인바디 이름을 붙여 출시했더니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은 일이 있었다. 이때 아무 데나 이 이름을 붙이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인바디라는 이름 자체가 회사의 가장 큰 경쟁력이다. 브랜드가치에 혼란을 줘선 안 된다는 판단에 다른 사업은 모두 분사시켰고, 앞으로도 이 방향성을 유지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체성분 데이터에 AI…장비 판매 넘어 환자관리로

체성분 데이터 활용 범위를 넓히는 방안은 구상하고 있다. 그동안 축적한 체성분 데이터를 AI와 결합해 환자 관리에 활용한다는 청사진이다. 원격 진료 과정에서 체성분 데이터를 확인하고, 이를 환자 상태 예측과 모니터링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단순히 화상으로 문진하는 원격 진료를 보완, 환자의 체성분 데이터를 기반으로 객관적인 모니터링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의사가 환자 한 명을 장시간 지속적으로 관리하기 어려운 환경인 만큼, AI가 일상적인 모니터링 업무를 맡고 의료진이 필요한 시점에 개입하는 방식이 유효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차 회장은 체성분 데이터를 단순히 판매하는 방식보단, 향후 AI를 접목한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환자 상태 예측과 관리에 활용할 가능성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바디는 어제 잘 먹었는지, 운동했는지 같은 것들도 결과에 반영되기 때문에 환자 모니터링 기능에서 굉장히 강력한 툴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AI가 그 역할의 상당 부분을 담당하고 의사가 필요한 부분에 개입한다면 원격 진료 시스템이 지금보다 훨씬 현실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 30년 좌우할 것은 사람 "직원을 CEO처럼"

회사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항상 뒤따라오는 것은, 인재를 어떻게 키울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다. 차 회장은 기술 발전에 따라, 머지않은 미래에 정형화된 기술·전문직 업무의 상당 부분을 AI가 대신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젠 단순히 주어진 업무를 수행하기보다 스스로 판단하고 조직과 사업을 이끌 수 있는 인재가 중요해졌다는 판단이다.

그는 이런 인재 양성을 위해 마이스터고 졸업생 등 젊은 인재를 조기에 채용하고, 이들에게 다양한 해외 경험과 주요 업무를 맡기는 등 자체 육성 방식을 실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개인이 원하는 분야를 찾고 실제 문제를 치열하게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전문성을 갖추도록 하겠다는 것.

인바디가 단순히 규모만 큰 기업이 되는 것을 넘어, 전 세계 체성분 분석 원조 기업이자 최고 수준의 제품을 만드는 회사로 인정받기를 바란다는 설명이다.

차 회장은 "기술자나 기능자가 하던 정형화된 일은 전부 AI가 대신할 수 있는 시대가 돼버린 만큼, 우리 직원들을 다 CEO 같이 경영자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게 꼭 맞는 방법인지, 성공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다만 어려서부터 강하게 훈련시켜 훌륭한 인재로 만들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이나 선진국을 보면 오랜 역사를 거치며 글로벌 명품을 만드는 100년 기업들이 있다. 30년은 한 기업이 자리 잡기엔 부족한 시간이라고 생각한다"며 "인바디 역시 앞으로 계속 시간을 더해가며, 전 세계인이 알아주는 체성분 분석의 원조이자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회사로 계속 만들어 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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