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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만에 어긋난 공동개원, 탈퇴 후 지분 챙길 수 있을까

발행날짜: 2023-01-31 05:30:00

[언박싱]동업 약속한 원장 3명의 분열 과정 법정다툼 왜?
공동개원 계약서에 담아야 할 조항 "존속기간 및 해지 사유"

제10조(탈퇴 시 처리) 동업자 간 합의를 거쳐 탈퇴할 경우에는 공신력 있는 기관에 자산평가를 의뢰하여 출자액의 비율에 따라 탈퇴자에게 분기로 나누어 1년 내에 지급한다. 단 동업자 간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탈퇴하는 경우 비정상적인 탈퇴로 간주하여 지분을 받을 수 없으며 어떠한 권리도 주장할 수 없다.

2009년 4월, 세 명의 원장이 서울 강남구에 함께 2개의 병원과 마케팅 업체를 함께 차리면서 만든 동업계약서 중 '탈퇴'와 관련된 내용이다.

세 명의 원장 중 A원장은 개원 8년여만에 탈퇴를 선언했지만 쉽사리 나갈 수 없었다. 동업계약서 상 탈퇴 조항 때문이다. 그는 결국 남아있는 원장들을 상대로 법적 분쟁을 선택했다. 법원은 해당 조항이 동업관계에서 탈퇴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지나치게 불리하다고 봤다.

A원장은 8년여 전, 두 명의 원장과 의원 및 마케팅업체 등을 공동 개원하는 내용의 동업계약을 체결했다. A원장은 출자금으로 3억3100만원을 냈고, 나머지 원장 두 명은 각각 3억3100만원, 1억8100만원을 출자했다. 지분율은 세 명이 각 33.3%로 했다.

2019년 동업게약을 맺은 원장 3명은 8년 후 정산금 등을 둘러싼 법적 분쟁을 겪어야 했다.

탈퇴를 하려면 동업자 간 합의를 거쳐야 하며, 탈퇴할 때는 공신력 있는 기관에 자산평가를 의뢰해 출자액 비율에 따라 탈퇴자에게 분기로 나눠 1년 내에 정산하기로 했다. 다만 동업자 간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탈퇴하면 '비정상적 탈퇴'로 간주해 지분을 받을 수 없으며 어떤 권리도 주장할 수 없도록 했다.

A원장은 탈퇴를 한 이후에도 내부 정산문제와는 별도로 병원에 부과된 국세, 과태료 등 부담을 지기로 약속했다. 당시 병원은 세무조사를 받아 부가가치세 1억8833만원, 종합소득세 4억7573만원이 부가됐다. 여기에다 현금영수증 미발행 등으로 인해 과태료 액수만도 5억1043만원에 달했으며 건강보험료와 국민연금 추징액도 각각 4569만원, 6720만원 수준이었다. 모두 더하면 12억8738만원에 육박한다. A원장은 남아있는 원장들과 각 지분비율에 따라 각각 3억6370만원씩 부담하기로 했다.

A원장은 다른 원장들이 세금을 납부하지 않아 체납 상태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세금 등을 선납했고, 출자지분 정산금을 요구하면서 선납한 세금에 대한 구상권도 청구했다. 남아있는 원장들은 A원장이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그만뒀기 때문에 동업관계를 비정상적으로 탈퇴했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A원장은 "동의 없이 동업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한다는 통보를 했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방법원 제30민사부는 A원장의 손을 들어줬다. 이들의 동업계약 10조 내용은 탈퇴자에게 지나치게 불리한 내용이라 민법 제103조에 따라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본 것. 민법 103조는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 질서에 위반한 사항을 내용을 하는 법률행위는 무효로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원은 동업 탈퇴자에게 불리한 내용의 계약은 무효라고 봤다.

법원은 "동업계약 당사자는 다른 동업자들이 탈퇴에 동의하지 않으면 병원에 관한 모든 권리를 포기해야 관계에서 벗어날 수 있는데, 이 때문에 탈퇴자는 두 권리 중 하나를 반드시 포기해야 하는 결과에 이른다"라며 "해당 조항은 민법에 규정된 정산청구권 발생 여부를 전적으로 남은 동업자 의사에 맡기고 있다"고 밝혔다.

또 "동업자 사이 합의가 이뤄지지 못한 경위나 탈퇴 사유 등에 관한 아무런 예외도 규정하지 않아 동업자가 부득이하게 합의에 이르지 못했을 때도 출자지분의 반환을 받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라며 "해당 조항을 유효하다고 보면 계약 당사자들이 동업계약에 지나치게 구속되고 탈퇴권을 포함한 동업에 관한 권리들이 과도하게 제한되는 결과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3명의 원장 사이에 만들어진 동업계약에 존속기간 및 해지 사유가 전혀 없어 당사자들이 계약관계의 구속에서 벗어나는 방법이 극도로 제한되고 있다는 것이다.

법원은 "계약이 존속하는 동안 의료기관을 공동으로 운영하는 내용을 넘어 계약관계 종료에 이르기까지 동업자 간 공동의 합의가 필요하다고 볼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라며 "동업에서 탈퇴하는 경우 계산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탈퇴 당시 재산상태를 기준으로 평가한 재산 중 탈퇴자 지분에 해당하는 금액을 금전으로 반환해야 한다. 동업자의 지분비율은 내부 손익분배 비율을 기준으로 계산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따라 법원은 감정촉탁 결과 등을 반영해 A원장이 탈퇴하는 시점 두 개의 병원과 마케팅 업체의 순자산은 9억1867만원이었다. A원장은 여기서 4분의1 수준(2015년 3월 한 명의 의사가 동업관계에 더 합류했다)인 2억2966만원을 정산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더불이 A원장이 청구한 구상금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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