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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무대는 단지 한국만이 아닙니다

이동재 학생
발행날짜: 2022-08-16 05:00:00

이동재 학생(경희의대 예과 2학년)

지난 6월 약 한 달 동안 장기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여행의 마지막 경유지는 두바이였는데, 그곳에서 많은 외국계 병원들이 새롭게 건설중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로 두바이는 탈석유, 산업다각화 전략 일환으로 의료관광을 유망분야로 꼽고 집중 육성 중이다. 따라서 의료 관광객의 유치를 위해서 두바이 헬스케어 시티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일례로 우리나라 병원인 우리들병원은 이곳에 진출해 척추 전문병원으로 성장했다. 이처럼 세계 각국은 아직 의료시장에서 블루오션으로 남아있다. 해외 의료시장은 경쟁이 심하고 거의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의료 시장의 새로운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의료기관의 해외 진출은 2016년 6월 '의료 해외진출 및 외국인환자 유치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의료해외진출법)' 시행 이후 매년 지속적인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다. 연평균 증가율은 약 73.7%로 중국과 베트남이 전체 중 약 57%를 차지하고 있다.

의료해외진출법에 따르면 '의료 해외진출'의 법적인 정의는 해외에서 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의료기관을 개설하고 운영하는 행위, 수탁 운영 또는 운영에 대한 컨설팅, 보건의료 종사자 파견, 의료기술 또는 정보시스템 등의 이전, 국외에서 보건의료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의약품이나 의료기기 제공, 의료 지식을 전달하는 교육 제공 등을 일컫는다.

과거에는 대부분 성형외과나 정형외과처럼 전문기술을 가진 병원이 개별적으로 해외에 진출했다. 그러나 최근 추세는 종합병원, 병원 인프라와 같이 진출 규모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해외진출이 마냥 장밋빛 미래라고는 할 수 없다. 아직까지도 해외에 나가려고 하는 인력 및 투자 자금이 부족하다. 또한 특성상 장기간에 걸쳐서 서서히 성과가 드러나는 만큼 비교적 수익 실현의 부담감이 크다.

게다가 해외 시장의 특성에 대한 정보 부족 등이 의료 해외진출의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해외에 진출을 한다고 하더라도 진출 기관의 경험 부족으로 인하여 다시 한국으로 되돌아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본인이 생각하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수익창출을 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현지에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두바이에 진출했던 삼성의료원은 2013년 약 3년만에 영업부진으로 철수하였다. 어느 무역협회 관계자는 "삼성의료원은 환자와의 커뮤니케이션, 감정 교류가 필요한 내과부문으로 진출해 언어·문화적 장벽의 한계를 겪었다"며 "기존 내과부문에 진출한 하버드대 메디컬 센터 등 유명 선진 병원과의 경쟁에서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었다. 그 결과 주로 한국에서 두바이로 파견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했던 터라 수익성이 낮았고, 철수를 하게 된 것이다.

이와 달리 두바이에 진출한 보바스 기념병원은 노인/재활을 주 타깃으로 프리미엄화를 내세웠고, 이 전략은 유효했다. 위와 같은 차이는 현지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한 비즈니스 모델을 설정했는지에 따라 발생했다고 생각한다.

또한 위와 같이 직접적으로 병원을 현지에 만드는 것 이외에도 위탁운영이나 라이센싱과 같이 무형적 시스템을 수출하는 방식도 있다.

8월 한달 동안 SCOPE 프로그램으로 한국에 들어온 해외 의대생의 통역을 맡고 있다. 그 학생이 자주 하던 말이 우리나라 병원은 매우 정돈되어 있으며, 매우 세분화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우리나라 의료계의 특징이 바로 이 체계적인 시스템이며, 수출할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 실제 세브란스병원은 지난 2011년부터 러시아 사할린시와 디지털진단센터 구축 및 운영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의료시스템 수출의 시작을 알렸다.

의사라는 직업은 사업과 사명의 중간 지점에 위치해있다. 사명만을 강조하다 보면 '인간' 의사 본인의 삶을 피폐하게 몰고 가게 되며, 사업만을 강조하면 그것은 생명을 살리는 의사의 본질을 놓치는 것이다. 따라서 의사는 그 사이의 균형을 찾아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한국에서 점점 그 길을 가기 힘들어지고 있다.

사업과 사명의 균형을 찾기 위해서는 사명감을 갖고 일한 것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현재 한국 의사의 현실이 점점 안 좋아지고 있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의료기관의 숫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경쟁이 심해졌고, 건강보험 급여 확대와 비급여 통제 강화 등으로 수익성이 낮아지고 있다. 또한 공공의대 신설이나 수술방 내 CCTV 설치와 같이 정성적인 부분까지 의사의 삶을 힘들게 만들고 있다.

우리의 눈은 단지 한국에만 머무를 필요가 없다. 눈을 돌려 해외로 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흔히 해외에서 의사를 하는 방식으로는 개개인이 독립적으로 USMLE에 응시해 미국 의사 자격증을 얻는 것과 같이 그 나라의 라이센스를 취득하는 것 만을 떠올린다. 그러나 그것 이외에도 병원 자체가 국외로 진출한다면 해외에서 의사를 하더라도, 적정한 의료수가와 삶의 질이 보장 받는 곳 동시에 우리에게 익숙한 한국 병원시스템에서 일하는 것은 매우 큰 이점이 될 수 있다.

물론 모든 사람이 자신만의 병원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정부에서도 해외 의료수출을 국가적인 과제로 설정하여 적극적으로 지원을 하는 현 상황에서 미래에는 더욱 더 많은 의료기관들이 국외로 나아갈 것이고, 그때 개인들도 그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들이 많이 주어질 것이다. 많은 의사들과 의대생들이 자신의 무대는 세계가 될 수 있음을 알고 살아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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