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연속혈당측정기(CGM) 시장의 절대 강자로 경쟁을 주도하고 있는 애보트가 또 한번 시장의 기준을 바꾸는 승부수를 던졌다.
하나의 센서로 혈당은 물론 케톤까지 동시에 모니터링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공개하며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것. 과열 양상을 띄고 있는 CGM 시장에 다중 바이오마커라는 새 기준을 제시한 셈이다.

2일 의료산업계에 따르면 애보트가 혈당과 케톤을 동시에 연속 측정하는 리브레 듀오(Libre Duo)와 리브레 듀오 10 데이(Libre Duo 10 Day)에 대해 유럽 CE 인증을 획득한 것으로 확인됐다.
리브레 듀오는 세계 최초의 연속 혈당·케톤 동시 측정 센서로 단순 신제품을 넘어 차세대 CGM 시장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상징적 기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확도와 크기, 착용 기간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치열한 CGM 시장 경쟁에서 벗어나 하나의 센서로 얼마나 많은 생체 정보를 측정할 수 있는가에 대한 경쟁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애보트는 왜 케톤을 들고 나왔을까. 일단 케톤이 당뇨병 관리에 있어 혈당보다 더 위험한 신호를 보내기 때문이다.
당뇨병 환자는 인슐린이 부족해지면 포도당 대신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케톤이 생성되는데 일정 수준 이상 증가하면 당뇨병성 케톤산증(DKA)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문제는 DKA가 수 시간 내에 급격히 악화될 수 있으며 심할 경우 혼수상태나 사망까지 초래할 수 있는 응급질환이라는 점이다. 발병할 경우 큰 위험이 존배하지만 지금까지는 대부분의 환자가 이를 정기적으로 측정하지 않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기존에는 혈액이나 소변 검사를 통해 별도로 케톤 수치를 확인해야 했다는 점에서 결국 증상이 나타난 뒤에야 검사가 이뤄지는 한계도 있었다.
애보트는 바로 이 지점을 공략했다. 리브레 듀오가 혈당과 케톤을 동시에 측정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케톤 수치가 상승하면 사용자에게 경고를 보내 보다 빠른 대응을 가능하게 하는 구조다. 즉 혈당 관리 장비가 응급 합병증 예방 장비로 진화한 셈이다.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들은 물론 의학계 또한 이 기술을 주목하는 이유는 단순히 측정 항목 하나가 늘어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동안 당뇨병 관리 시장은 CGM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하지만 최근 산업계에서는 CGM을 넘어 다중 바이오마커 모니터링(Multi-Analyte Monitoring) 시대를 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온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애보트의 CEO 로버트 포드는 지난 2022년부터 포도당 외에 케톤, 젖산, 기타 대사 지표를 함께 측정하는 플랫폼을 공개적으로 언급해 왔다. 리브레 듀오가 세계 시장에 처음으로 내놓은 결과물인 셈이다.
이는 CGM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혈당 관리 플랫폼 경쟁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글로벌 CGM 시장은 애보트와 덱스콤(Dexcom)이 사실상 양분하고 있다.
애보트는 프리스타일 리브레(FreeStyle Libre) 시리즈를 앞세워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덱스콤은 G7을 중심으로 추격 중이다.
여기에 메드트로닉과 센소닉스 등이 차세대 제품을 속속 출시하며 시장은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애보트가 다중 바이오마커 분야에서 한발 앞서 나가면서 새로운 전장을 넓힌 것. 경쟁 기업들 또한 포도당과 케톤을 동시에 측정하는 기술을 연구 중이지만 실제 규제 승인 단계까지 진입한 사례는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케톤은 제1형 당뇨병 환자뿐 아니라 SGLT2 억제제를 사용하는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도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환자군을 넓히는 역할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계는 물론 의학계가 이 기술에 주목하고 있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결국 CGM의 다음 단계는 다중 바이오마커 모니터링으로 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과거 CGM이 매번 손가락을 바늘로 찔러야 했던 채혈 혈당계를 대체했다면 앞으로는 다중 바이오마커 센서가 기존 CGM을 대체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인공지능과 자동 인슐린 전달 시스템이 발전할수록 더 많은 생체 데이터가 필요해진다는 점에서 결국 이제는 누가 더 정확하게 혈당을 측정하는가를 넘어 누가 더 많은 생체 정보를 읽어낼 수 있는 센서를 갖고 있느냐가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과연 애보트가 세계 최초로 쏘아올린 이중 분석 센서가 혈당 관리 플랫폼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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