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약 알약 하나로" 3제 복합제 '엠파시타'가 대안 이유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 메트포르민과 DPP-4 억제제 병용요법은 국내에서 가장 흔히 쓰이는 2형당뇨병 치료 조합 중 하나다. 문제는 당뇨병이 진행성 질환이라는 점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 조합만으로는 목표혈당에 도달하지 못하는 환자가 늘어나고, 결국 약제 추가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 온다.이때 3제 복합제 '엠파시타'의 등장이 대안이 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는 메트포르민과 DPP-4 억제제(시타글립틴) 조합에 강력한 혈당 강하 능력을 지닌 SGLT-2 억제제(엠파글리플로진)를 결합한 복합제다.지난 3일, 해운대백병원 김태년 교수(내분비내과)와의 인터뷰를 통해 엠파시타와기존 병용요법과 차별점과 임상적 의미를 들어봤다. 김 교수는 대원제약이 개발한 엠파글리플로진·시타글립틴·메트포르민 3제 복합제 '엠파시타'의 근거가 된 3상 임상 연구에 참여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당뇨병·비만·대사(Diabetes, Obesity and Metabolism, IF 5.7)'에 실렸으며 메트포르민으로 조절되지 않는 제2형 당뇨병환자 230명을 대상으로 시타글립틴, 엠파글리플로진 고정용량 복합제 추가 투여에 대한 효과를 확인했다.해운대백병원 김태년 교수 "진행성 질환 특성상 3제 요법으로의 조기 전환 불가피"김태년 교수는 이번 임상이 기획된 배경으로 당뇨병의 진행적 특성을 꼽았다. 메트포르민과 DPP-4 억제제 병용은 국내에서 널리 쓰이는 조합이지만, 당뇨병이 계속 진행되는 질환이다 보니 이 조합만으로는 조절되지 않는 환자가 필연적으로 발생한다는 것이다.이런 환자에게 세 번째 약제를 추가할 때 엠파글리플로진을 더하는 것이 혈당 개선은 물론 저혈당이나 체중 증가 같은 부작용 측면에서도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점이 이번 임상 설계의 출발점이었다고 설명했다.그는 3제 복합제의 강점에 대해서는 세 약제의 작용 기전이 서로 겹치지 않고 독립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그는 "메트포르민은 간에서의 포도당 생성을 억제해 인슐린 저항성으로 인한 공복혈당 상승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시타글립틴 같은 DPP-4 억제제는 인크레틴 기반 치료제로 혈당이 높을 때는 더 많이, 낮을 때는 덜 떨어뜨리는 혈당 의존적 기전을 통해 췌장 베타세포의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면서도 저혈당 위험을 낮춰준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여기에 엠파글리플로진 같은 SGLT-2 억제제는 인슐린과 무관하게 신장에서 포도당과 나트륨 배설을 늘려 혈당·혈압·체중 감소에도 영향을 준다.김 교수는 "각각의 기전이 중복되지 않고 독립적이기 때문에 세 약제를 함께 쓰면 상호 보완적인 효과가 난다"며 "일반적인 병용요법이 1+1을 해도 1.2, 1.3 정도에 그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조합은 1+1이 2에 가깝게 나오는 편"이라고 말했다.한국인 2형 당뇨병 환자에서 엠파시타정의 12주 복용은 HbA1c 7% 미만 도달률이 대조군 대비 약 2~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메트포르민과 시타글립틴 2제 요법으로도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 임상에서, 엠파시타 요법은 대조군(시타글립틴+메트포르민) 대비 당화혈색소(HbA1c) 수치를 10mg 병용군에서 0.54%, 25mg 병용군에서 0.61%씩 추가로 유의미하게 감소시켰다. 김태년 교수는 본 임상 결과에서 주목해야 할 숨은 지표로 환자들의 기저 시점(Baseline) 당화혈색소 수치를 꼽았다.임상 참여 환자들의 베이스라인 혈당 수치가 원래 아주 높지 않은 편이었다는 설명이다. 통상적으로 당뇨병 약제는 기저 혈당 수치가 높을수록 투여 후 감소 폭이 크게 나타나고, 반대로 기저 수치가 낮으면 추가 감소를 이끌어내기가 매우 까다롭다.이러한 환자군 특성을 고려할 때, 0.54%와 0.61%라는 수치는 엠파시타가 가진 혈당 강하 능력이 매우 강력하고 확실하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방증이라고 평가했다. 혈당 감소 외에 동반되는 대사 지표 개선 효과도 뚜렷했다. 공복 혈당 하강은 물론, 인슐린 저항성 지표인 HOMA-IR이 유의하게 개선됐으며, 엠파글리플로진의 소변 배출 기전 영향으로 환자들의 체중 및 수축기 혈압(SBP) 감소했다. 이와 더불어 신장 손상 지표인 알부민뇨 개선 등 만성 대사 질환 관리에 긍정적인 요인도 확인됐다. 임상 현장에서 SGLT-2 억제제를 처방할 때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는 소변 내 포도당 농도 상승으로 인한 요로감염 및 생식기 진균(곰팡이균) 감염 우려였다.특히 여성 환자들에게 흔히 나타나 치료 지속성을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으로 지적돼 왔다.그러나 김 교수는 엠파시타 임상 및 실제 처방 데이터 분석을 통해 이 부작용 우려를 상당 부분 불식시켰다.김 교수는 "소변으로 포도당이 많이 빠져나가는 환경은 역설적으로 환자의 전반적인 혈당 조절이 안 될 때 가속화된다"며 "엠파시타처럼 다중 기전의 3제 복합제를 쓰면 시타글립틴과 메트포르민 덕분에 체내 혈당 상태가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조절된다"고 짚었다.전반적인 대사가 안정되면서 소변으로 포도당이 과도하게 쏠리는 현상이 통제되므로 진균 감염 발생률이 유의미하게 낮게 유지된다는 분석이다.그는 "처방 초기에는 의료진들이 이 부작용을 염려했으나, 현재는 풍부한 임상 경험이 쌓이면서 증상을 충분히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으며, 안전성 측면에서도 우려할 수준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국인 2형 당뇨병 환자에서 엠파시타의 52주 장기투여에도 요로감염과 저혈당은 보고되지 않아, 관련 이상반응에서 안전성이 입증됐다. "알약 갯수 줄인 3제 복합제, 순응도 개선에 기여할 것"만성질환 특성상 장기 복용이 필수인 당뇨병 치료에서 복약 순응도는 핵심 변수다.김 교수는 "세 가지 약을 한 알로 줄여주는 것은 환자 입장에서 약제 개수가 늘어나는 부담을 상당히 덜어준다"며 "이번 엠파시타(엠)뿐 아니라 필 버든을 줄여주는 다른 복합제들에서도 비슷한 순응도 개선 효과가 확인된 만큼, 이 조합에서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다만 그는 복합제 처방이 늘 간단한 것만은 아니라는 점도 짚었다. 위장장애나 생식기 불편감, 피부 이상반응 등 부작용이 나타났을 때 세 가지 성분 중 어느 것이 원인인지 감별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김 교수는 "당뇨약을 오래 처방해본 의료진은 증상만으로도 대략적인 원인을 추정할 수 있다"며 "심각하지 않으면 대증치료를 병행하며 복합제를 유지하고, 중단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단일제로 잠시 치환하는 식으로 대응한다"고 설명했다.저혈당 부담이 적다는 것도 실제 처방 확대를 뒷받침하는 요인이라고 봤다. 그는 "저혈당 부담이 있는 약은 효과가 있어도 환자에게 먹이기가 쉽지 않다"며 "이 조합은 그런 부담이 적어 접근이 상대적으로 쉽고, 두세 가지 약을 복용 중인 환자에게 한 알로 줄여준다는 메시지 자체도 환영받을 요인"이라고 말했다.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성공적인 시장 안착을 위한 제품 포지셔닝으로 '메트포르민+시타글립틴 2제 요법 조절 불충분 환자군의 스위칭(전환 처방) 전략'을 제안했다.현재 당뇨병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 대규모 환자군에게 알약 개수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혈당 조절 효과는 배가시키고, 체중·혈압 감소 혜택까지 제공하는 엠파시타의 임상적 메시지를 명확히 전달한다면 임상 현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메인 트렌드로 빠르게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