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CT 검사로도 놓치기 쉬운 골전이를 정확하게 찾아내는 국산 인공지능(AI) 모델이 나와 주목된다.
MRI와 PET-CT를 활용해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 병변까지 학습시킨 결과로 향후 영상의학과 전문의의 판독을 돕는 안전망으로 활용이 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영상의학과 김동현·김효진·서지운·채지원 교수 연구팀은 CT에서는 뚜렷하게 보이지 않지만 MRI나 PET-CT에서 골전이로 확인되는 병변까지 학습한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암이 뼈로 전이됐는지를 정확히 확인하는 것은 암의 병기를 결정하고 치료 방향을 정하는 데 중요한 과정이다.
그러나 골전이는 CT 검사에서 놓치기 쉬운 병변 중 하나다. 특히 CT에서 변화가 뚜렷하지 않은 골전이는 발견이 어렵고, 진단이 늦어질 경우 병적 골절이나 척수 압박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기존 골전이 탐지 AI 연구는 단일기관 자료를 이용하거나 CT 영상 자체를 기준으로 골전이를 정의한 경우가 많았다. 문제는 CT에서 발견이 어려운 골전이가 실제 병변임에도 학습 데이터에서 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MRI와 PET-CT를 기준 영상으로 함께 활용해 CT에서 명확하게 보이는 병변뿐 아니라 명확하게 확인하기 어려운 골전이까지 학습 데이터에 포함했다.
연구는 국내 4개 의료기관 환자 332명의 흉부·복부 CT 502건과 총 4999개의 골전이 병변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3차원 영상분할 알고리즘인 nnU-Net을 기반으로 CT에서 명확하게 보이는 골전이만 학습한 모델 1과 MRI·PET-CT를 통해 확인된 발견이 어려운 골전이까지 함께 학습한 모델 2를 개발했으며 별도 의료기관 자료를 이용해 외부검증을 실시했다.
그 결과 발견이 어려운 골전이까지 학습한 모델 2의 병변 단위 재현율(recall)은 41.8%로 모델 1의 33.9%보다 유의하게 높았다(P<0.001).
CT에서 명확하게 보이는 골전이만 따로 분석했을 때도 모델 2의 재현율은 53.6%로 모델 1의 44.7%보다 높았다. 발견이 어려운 병변까지 포함해 보다 충실한 정답 데이터를 학습한 것이 전체적인 골전이 탐지 성능 향상으로 이어진 것이다.
사람 판독자와 비교한 결과에서도 모델 2는 의미 있는 성능을 보였다. 병변 탐지 정밀도는 80.1%로 영상의학과 전공의 그룹의 66.6%, 근골격 영상의학 전문의 그룹의 66.5%보다 높았으며, 재현율은 모델 2가 41.8%, 전공의가 39.4%, 근골격 영상의학 전문의가 43.8%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이번 연구는 의료 AI의 성능을 높이는 데 알고리즘뿐 아니라 얼마나 정확하고 충실한 학습 데이터를 구축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다. CT만을 기준으로 골전이를 정의하는 대신 MRI와 PET-CT를 함께 활용해 발견이 어려운 병변까지 학습 데이터에 포함하자 실제 탐지 성능도 향상됐다.
특히 개발된 AI가 판독 과정에서 놓칠 수 있는 골전이를 추가로 확인해 영상의학과 의사의 판단을 보조하는 안전망(safety net)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AI 모델은 CT 한 건을 평균 49초 이내에 분석했으며, 향후 임상 영상 뷰어와 연동해 의심되는 골전이 병변을 표시하고 영상분할 결과를 이용해 골전이 부피와 치료 전후 변화를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교신저자인 김동현 교수는 "이번 연구는 CT에서 명확하게 보이는 골전이만을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MRI와 PET-CT를 활용해 CT에서는 발견이 어려운 골전이까지 정확한 정답 데이터로 구축했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이러한 고품질 학습 데이터를 활용한 인공지능 모델이 근골격 영상의학 전문의와 유사한 수준의 골전이 탐지 성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인공지능 모델을 실제 CT 판독 환경에 적용하면 영상의학과 의사가 놓칠 수 있는 골전이를 추가로 발견하는 보조적 안전망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단순한 병변 발견을 넘어 골전이의 부피를 자동으로 측정해 치료 전후 종양 부담과 치료반응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방향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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