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노란봉투법 도입 이후 노동권에 대한 해석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의사의 노동권 역시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027년도 의원 유형 요양급여비용 계약이 최종 결렬된 가운데 '의사노조 설립' 주장이 재차 탄력받을 전망이다.
앞서 의료정책포럼을 통해 '의사=노동자'라는 인식이 확산된 상황에서 매번 되풀이되는 일방적인 수가 협상의 틀을 깨기 위해서라도 노조와 같은 대응 카드가 필요하다는 것.
황규석 서울시의사회 회장은 4일 회관에서 의원 유형 요양급여비용 계약 협상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의사노조 설립 등 대응책을 공론화했다.
황 회장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제시한 의원 유형 수가 인상률 1.6%에 대해 "인상률이 아니라 사실상 진료비 삭감 통보"라며 "최근 의원급 의료기관 운영비 증가율이 4~6%에 달하는 상황에서 1.6% 인상은 실질적인 삭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1차 의료의 근간이 이미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저수가 구조가 지속되면 개원을 선택하는 젊은 의사들은 더욱 줄어들고 다른 분야로 인력이 이동하게 될 것"이라며 "결국 의료전달체계 왜곡과 대학병원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 회장은 수가협상 결렬의 원인으로 건강보험 재정운영위원회 중심의 현행 수가 결정 구조를 지목했다.
그는 "건강보험 재정운영위원회가 협상이 시작되기도 전에 밴딩(추가 소요 재정)을 결정한 뒤 그 안에서 나누는 방식은 협상이 아니라 정해진 금액을 쪼개는 것에 불과하다"며 "협상이라는 이름 뒤에 숨은 일방적 통보 구조가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계약의 기본은 당사자 간 대등한 지위인데 현재 구조는 공급자가 거부하면 불이익을 받는 구조"라며 "재정 총량을 넘을 수 없는 구조 안에서는 애초에 협상이 성립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황 회장은 의료계의 협상력 강화를 위한 방안으로 의사노조 설립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모든 문제는 정부의 일방적인 통보 구조와 의료계 내부의 협상력 부족에서 비롯됐다"며 "의협이 실질적으로 정부와 협상력을 가진 조직으로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서는 의사들의 정당한 단체교섭권과 노동권 확보를 위한 전국적인 의사노조 설립이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의사회가 구상하는 의사노조는 기존 대한의사협회와 별개의 조직이 아니라 의사회 회원들로 구성된 노조 형태다.
황 회장은 "의사회와 전혀 다른 단체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의사회 안에서 단체행동을 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드는 개념"이라며 "당연지정제 아래에서 정부 정책에 대응할 법적 대항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노조의 단체교섭권과 단체행동권을 활용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현재는 불합리한 결과가 나와도 대응 수단이 사실상 없다"며 "의사노조가 설립되면 법적으로 교섭이 가능하고 의사들의 의지를 표명할 수 있는 단체행동권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의사노조 설립의 법적 가능성에 대해서는 최근 노동권 확대 흐름을 근거로 제시했다.
황 회장은 "노란봉투법 도입 이후 노동권에 대한 해석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의사의 노동권 역시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서울시의사회는 이미 여러 차례 의사노조 설립을 준비해왔으며 앞으로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 회장은 또 건정심 구조와 수가협상 제도를 대상으로 한 헌법소원 등 법적 대응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법률적 이득 자체보다 국민적 관심과 여론을 환기하는 것이 더 중요한 목적"이라며 "국민들은 의원 수가가 1.6% 오르는 반면 한의 유형은 3.0% 인상됐다는 사실조차 잘 모르고 있어 건정심 구조와 수가협상 과정이 과연 공정한지 사회적 논의를 촉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도 일방통보식 협상에 대한 근복적 개혁 방안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의협 김성근 대변인은 "제한적인 재정 규모와 불투명한 의사결정 과정, 상호 존중이 결여된 지금과 같은 협상 구조는 무늬만 협상이지 일방적 통보나 다름없다"며 "의료현장의 어려움은 외면한 채 규제와 감시 기능만 강화하려 한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제 필요한 것은 건정심의 일방적 결정이 아니라 수가결정체계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이라며 "의료기관의 실제 진료비용과 의료물가 상승, 인력 유지비용을 합리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기준 마련과 협상 과정의 투명성 강화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제도 개편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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