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울증 신약 기대주 추락하나…실로시빈, 타 약제 대비 효과↓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우울증 신약후보물질로 기대를 모았던 실로시빈(psilocybin)의 대조군 반응률이 다른 항우울제보다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기존 치료제 대비 빠른 효과와 사이키델릭이라는 독특한 기전으로 주목받았으나 오히려 이런 특징이 임상 과정에서 기존 약제 대비 효능의 과장된 판단으로 이어졌을 수 있다는 것.우울증 신약후보물질로 기대를 모았던 실로시빈(psilocybin)의 대조군 반응률이 다른 항우울제보다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스웨덴 예테보리대 신경과 프레드릭 히에로니무스 등 연구진이 진행한 실로시빈, SSRI 또는 에스케타민의 우울증 임상시험 메타분석 결과가 국제학술지 JAMA Network Open에 게재됐다(doi:10.1001/jamanetworkopen.2025.24119).이번 연구는 실로시빈,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 그리고 에스케타민을 대상으로 한 주요우울장애(MDD) 또는 치료저항성 우울증(TRD) 임상시험의 대조군 치료 효과를 비교하기 위해 수행됐다.기존 사이케델릭 기반 항우울제 연구들은 짧은 시간 안에 강력한 항우울 효과를 보였다는 점에서 주목받았으나, 피험자들이 실로시빈의 작용을 쉽게 체감하면서 맹검 효과가 깨졌고, 이에 따른 기대효과가 임상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실로시빈은 기존 항우울제와 달리 복용 후 수 시간 내에 항우울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되지만 SSRI 같은 약들은 보통 2주에서 4주 이상 걸려 이같은 '즉효성'이 임상시험 결과에 미쳤을 수 있다는 것.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진은 실로시빈 임상에서의 대조군 치료 반응률을 다른 항우울제 임상시험의 대조군과 직접 비교하는 분석을 기획했다.연구팀은 2019년 3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발표된 두 건의 메타분석과 미국 FDA의 검토 보고서를 바탕으로, MADRS(Montgomery–Åsberg Depression Rating Scale)를 이용해 평가한 이중맹검 임상시험 17건을 선별했다.이 중 실로시빈 임상은 4건(총 373명), 에스케타민 임상은 2건(573명), SSRI 임상은 11건(4014명)이 포함됐다. 환자군은 모두 18~65세 성인으로, 교차설계 연구나 2주 미만의 단기 연구는 제외됐다.분석 결과 치료 전후 MADRS 점수의 변화량을 표준화한 값인 SMC(standardized mean change)는 실로시빈 1.21, SSRI 1.28, 에스케타민 1.43으로 유사하게 나타났으나, 대조군 SMC는 실로시빈에서 0.50으로 가장 낮았고, SSRI는 1.00, 에스케타민은 1.12로 확인됐다.즉 대조군 치료만으로도 우울 증상이 크게 호전되는 SSRI·에스케타민 임상과 달리, 실로시빈 임상에선 대조군 반응이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의미다.응답률 기준으로 봐도 차이는 명확했다. SSRI 임상 대조군의 치료 반응률은 실로시빈 대조군보다 14%p 높았고, 에스케타민 대조군은 실로시빈보다 23%p 높았다.반면 실로시빈의 치료군 탈락률은 5%, 대조군은 11%로 매우 낮았으며, 에스케타민 임상에서도 각각 12%, 8%에 그쳤다. SSRI 임상에서는 양 군 모두 탈락률이 30%를 넘었다.대조군의 반응률이 전반적으로 낮고 참가자의 높은 치료 기대치가 중첩돼 실로시빈의 치료 효과가 실제보다 부풀려졌을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판단.연구진은 "이번 분석 결과 실로시빈 치료를 받은 참가자는 SSRI 또는 에스테타민 대조군 치료를 받은 참가자보다 우울증 등급이 현저히 개선되지 않았다"며 "이는 실로시빈의 항우울제 효능이 SSRI와 에스케타민에 비해 과대평가됐음을 나타낼 수 있다"고 결론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