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와 과일, 콩류, 감자 등 식물성 식품 가운데 일부는 크론병 발병 위험을 낮추는 반면, 특정 식품은 오히려 궤양성 대장염 위험을 높인다는 대규모 유럽 코호트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는 식이 섬유가 염증성 장질환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기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질환별로 식품군을 세분화해 개별 식품과의 연관성을 분석한 것이 특징이다.
프랑스 파리 사클레대학교 마이어 앙투안 등 연구진이 진행한 식품과 크론병 및 궤양성 대장염의 위험성 연구 결과가 미국소화기학회 저널에 24일 게재됐다(DOI: 10.14309/ajg.0000000000003602).
지금까지 일부 연구에서는 식이섬유가 크론병 위험을 낮추는 반면, 궤양성 대장염과의 연관성은 불분명했다.
이번 연구는 단일 식품이 아닌 식품군과 개별 식품 수준에서 염증성 장질환 발생과의 연관성을 분석한 대규모 전향적 코호트 연구로, 기존의 상반된 연구 결과에 실질적 근거를 제공한다.
연구는 유럽 10개국, 총 34만 1,519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한 European Prospective Investigation into Cancer and Nutrition(EPIC) 코호트 자료를 기반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연구 시작 시 검증된 식품섭취 빈도 설문을 통해 과일, 채소, 콩류, 감자의 섭취량을 보고했으며, 이후 중위 13.4년간 추적 관찰됐다.
이 기간 동안 크론병은 149명, 궤양성 대장염은 379명에서 새롭게 진단됐다.
분석 결과, 과일·채소·콩류·감자의 전체 섭취량이 많은 군(4분위 기준)은 섭취량이 가장 적은 군에 비해 크론병 발생 위험이 56% 낮았다(HR 0.44).
반면 이러한 식물성 식품의 총량은 궤양성 대장염 발생과는 유의한 관련을 보이지 않았다. 식품군을 더 세분화해보면, 사과·배, 바나나, 버섯, 마늘·양파류를 많이 섭취하는 군에서 크론병 발병 위험이 유의하게 낮았고(HR 0.58), 이는 개별 식품의 항염증 성분이나 장내 미생물군 조절 효과와 연관된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감자의 섭취는 궤양성 대장염 위험을 유의하게 높이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감자를 가장 많이 섭취하는 군은 가장 적게 섭취하는 군보다 궤양성 대장염 위험이 51% 높았다(HR 1.51).
연구팀은 이와 관련해 감자의 조리법, 특히 튀김이나 고온 조리에 따른 아크릴아마이드 등 발암물질 노출 가능성, 혹은 감자 기반 고탄수화물 식단이 장내 미생물군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흥미롭게도 다양한 식물성 식품을 골고루 섭취한 '식이 다양성 점수'는 크론병이나 궤양성 대장염 어느 쪽과도 유의한 관련이 없었다.
연구진은 "특정 식품은 장내 염증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지만, 다른 식품은 오히려 해로운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염증성 장질환 위험 인자를 평가할 때 단순히 식이섬유 섭취량이나 식품 다양성만을 기준으로 삼기보다, 식품의 종류와 조리 형태까지 고려한 세부 식이 분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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