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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따봐야 갈 곳도 없는데 누가 지원하나"

발행날짜: 2011-01-18 06:50:34

기피과 전공의들 쓴소리 "수가 오르니 PA만 뽑더라"

|특별기획| 무너진 필수진료…사라지는 칼잡이들

외과 계열 전공의 기피현상이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대다수 병원들이 전공의를 확보하지 못해 수련기능이 마비되는 상황에 놓였으며 일부 병원은 필수과목 레지던트가 없어 상급종합병원 지정이 취소될 위기에 놓였다. 이에 따라 현재 병원들이 처한 상황을 면밀히 짚어보고 전공의들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수련제도를 들어본다.

------------<글 싣는 순서>---------
<상> 추락하는 외과계…전공의 없는 병원 속출
<중> 월급 인상 무용론…기피 원인 따로 있다
<하> 칼잡이를 향한 꿈…그들이 부르는 희망가
"수가를 100% 아니라 200% 올리면 뭐하나요. 어차피 병원만 좋은거죠. 선배들 보면 반도 취업을 못해요. 그마저도 응급실로 몰리죠. 인상된 수가로 PA를 육성하고 있으니 흉부외과에는 오히려 독이 됐다고 해야 하나요"

지방의 한 대학병원 흉부외과 전공의의 말이다.

정부가 전공의 수급 개선을 위해 흉부외과와 외과의 수가를 각 100%, 30% 인상한지 1년이 지난 지금 전공의들은 어떠한 생각으로 이를 바라보고 있을까.

"흉부외과 의사가 없다는 것은 비겁한 변명"

대다수 전공의들은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전공의들은 흉부외과, 외과 수가인상분 활용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본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A전공의는 17일 "아마 개원이 용이한 과목이었다면 수가 100% 인상이 엄청난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며 "하지만 흉부외과 간판 달고 개원하는 전문의가 몇이나 되냐"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결국 종합병원, 대학병원 취직에 목을 매야 하는 것이 흉부외과 전문의의 숙명"이라며 "공급은 많은데 수요는 극소수니 주는 대로 받고 죽도록 일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결국 이러한 고용 수급 불균형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바뀔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모두가 다 아는 원인을 손바닥으로 가리고 있다는 것.

이 전공의는 "흉부외과, 외과의사가 없어 난리라고 하는데 실제로 보면 자리를 잡지 못해 방황하는 선배들이 천지"라며 "결국 대학병원에서 부려먹을 의사가 없다는 외침이 이러저리 와전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수가인상으로 들어오는 수익으로 PA를 육성하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라며 "PA 육성하는 비용에 조금만 더 얹어줘도 일하겠다는 전문의들이 줄을 설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렇다면 과연 전공의들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수급 개선책은 무엇일까. 이들은 한목소리로 안정된 일자리라고 입을 모았다.

A전공의는 "대다수 종합병원조차 이제는 흉부외과 전공의를 고용하지 않는 추세"라며 "결국 모교에서 스텝 자리를 꿰차지 못하면 전공을 살릴 기회가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전공의 시절에 월급 몇 백만원 더 받자고 평생 이리저리 취업자리를 찾아 헤매야 하는 전문과목에 누가 지원하겠냐"고 성토했다.

"수련이 힘들어도 비전 보이면 전공의 모인다"

또 다른 대학병원의 외과 전공의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단순히 수련이 힘들어서 지원하지 않는다는 것은 일차원적인 사고라는 것이다.

전공의들은 수련이 힘들어도 비전이 있다면 견딜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본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습니다.
B전공의는 "같은 외과 계열이라도 정형외과, 신경외과와 흉부외과, 외과의 전공의 지원율을 비교해 보라"며 "정형외과의 경우 수술 스케줄 빡빡하고 드레싱도 힘든 편이지만 보드를 따면 갈 곳이 많고 개원 전망도 나쁘지 않으니 지원율이 높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전공의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겠다고 외치면서 도대체 어디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지 모르는 것 같다"며 "힘들다는 이유로 기피과가 되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수련제도 자체도 꼬일대로 꼬였다고 지적했다. 처음부터 엇나간 문화가 바뀔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전공의는 "전공의 일을 분담시킨다고 전담간호사를 고용했는데 교수들이 대우해주니 이들도 레지던트에게 잡일을 시키더라"며 "교수들 조차 간호사는 식구고 전공의는 4년 지나면 보지 않을 사람이라는 인식이 강하니 어느 부분이 제대로 돌아가겠냐"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그래도 전공의들이 이러한 힘든 과정을 참고 견디는 것은 이 과정을 밟고 나가면 새로운 미래가 보인다는 희망 때문"이라며 "훨씬 더 힘들게 수련받고 보드를 따도 오라는 곳이 없으니 외과가 추락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전공의들은 진정으로 비인기과 기피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비전을 제시해 주는 일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B전공의는 "복지부도, 병원협회도, 외과학회도 도대체 뭐가 원인인지,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초점을 잡지 못하고 있다"며 "이대로라면 전공의 지원율은 계속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신경외과를 보면 아무리 힘들다 힘들다 해도 꼬박꼬박 전공의가 들어온다"며 "그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A전공의는 "우선 외상센터, 응급센터에만 흉부외과 스텝을 상주하게 해도 전공의 지원율이 눈에 띄게 달라질 것"이라며 "또한 전공의 월급을 올려줄 바에는 차라리 임상교수 등으로 스텝 자리를 늘리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문제는 이도 저도 하지 않고 수가인상분만 받아 챙기는 병원들이 태반이라는 것"이라며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수가를 아무리 올려봐야 다 도루묵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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