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허성규 기자]국내 제약사가 자체 개발한 첫 GLP-1 계열 비만치료제가 마침내 허가 문턱을 넘으면서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선점한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에 변화를 예고했다.
국내 생산을 기반으로 한 공급 안정성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 예상되는 한미약품의 '에페'가 시장에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한미약품이 개발한 '에페오토인젝터주2·4·6·8·10밀리그램(에페글레나타이드)'을 국내 개발 45번째 신약으로 허가했다.
에페는 국내에서 자체 개발된 첫 GLP-1 계열 비만치료제로, 당뇨병을 동반하지 않은 성인 비만 및 과체중 환자의 만성 체중관리를 위해 저열량 식이요법 및 운동요법의 보조제로 투여한다.
한미약품은 당일 공시를 통해 연내 국내 시장 공급을 목표로 신속한 발매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런 만큼 빠르게 시장에 진입해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주도하는 비만치료제 시장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한미약품이 공개한 국내 임상 3상 40주 중간분석에서 에페 투여군의 평균 체중감소율은 9.75%였다.
다만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각각 진행한 임상시험과는 대상 환자와 투여기간, 시험설계 등이 달라 체중감소율을 직접 비교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에페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는 가격과 공급 안정성이 꼽힌다.
현재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비급여로 처방되는 만큼 환자가 약제비를 직접 부담해야 한다.
특히 비만치료 특성상 지속적인 투약이 필요한 만큼 가격 부담은 치료 접근성과 지속 여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의료현장에서는 에페가 기존 치료제 대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경우 후발주자라는 한계를 넘어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를 잡을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아직 실제 출시 가격이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에페의 예상 가격과 출시 전망 등을 안내하는 등 의료현장의 관심도 나타나고 있다.
곽경근 대한내과의사회장(서울내과)은 통화에서 "시중의 저렴한 클리닉 수가를 기준으로 보더라도 위고비 가격의 70% 수준인 10만 원대 후반~20만 원대의 비급여 약가로 공급된다면, 비만 치료가 시급한 일선 현장에서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대폭 덜어줄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선발 제품 간 경쟁에서도 가격은 이미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위고비는 지난해 마운자로의 국내 출시를 앞두고 용량별 차등가격제를 도입하면서 시작용량인 0.25mg의 공급가격을 기존 37만2000원에서 21만6000원으로 약 42% 낮춘 바 있다.
결국 에페가 어느 수준의 가격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기존 제품과의 경쟁뿐 아니라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시장 전반의 가격 경쟁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에페는 한미약품의 평택 바이오플랜트에서 생산된다는 점에서 공급 안정성 역시 경쟁력으로 꼽힌다.
평택 바이오플랜트는 완제의약품 기준 연간 최대 2000만개의 프리필드시린지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이미 에페 상업생산을 위한 준비를 진행해왔다.
한미약품 역시 개발 단계부터 자체 생산을 통해 수입 제품과 비교해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고 경제적인 가격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을 에페의 경쟁력으로 강조해왔다.
에페가 국내 첫 자체 개발 GLP-1 계열 비만치료제라는 상징성을 실제 시장 경쟁력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는 연내 출시 과정에서 구체화될 가격과 공급 전략에 달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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