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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에 가로막히는 의사과학자 "저수가·병역 해결이 관건"

발행날짜: 2025-11-10 19:11:12

환자에 연구 밀려…군의관 부족하다고 연구원 데려가
융합 빨라지는 의학·과학 "융합형 인재 육성이 핵심"

의학과 과학기술의 융합이 가속화하면서 의사과학자가 의학의 미래와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인재로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아직 관련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체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은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실과 함께 '의사과학자 양성과 의과학 발전 방안 제안' 학술포럼을 개최했다.

의사과학자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선 아직 관련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체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자리에서 연세대학교 의대 의사과학자 양성사업단 단장인 이민구 교수는, 주제 발표를 통해 국내 의사과학자 양성 경험을 바탕으로 한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이민구 단장은 미국의 'MSTP(Medical Scientist Training Program)'를 소개했다. 과학기술을 보유한 의사들이 세상을 바꿔놓는다는 판단하에 이뤄지는 이 프로그램엔 2018년 기준 1조 원이 투자됐다. 효율 역시 높은데, 의사과학자가 될 경우 43%가 연구직에 근무하며 임상 의사 급여의 약 80% 수준을 받는다.

이 단장은 국내에서도 10여 년 전부터 인재가 의대로 집중되는 현상을 해소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연세의대는 2010년부터 전주기적 의사과학자 양성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는 것. 보건복지부 역시 5~6년 전부터 실질적인 지원을 시작했다.

구체적으로 연세의대는 재학 시 선발된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액 지급하고 연구에 참여하도록 교육한다. 특히 '전공의 단계 지원 사업'은 박사 과정 코어 수업을 마치고 바로 전일제 연구 학기를 시작한다. 이를 통해 전체 양성 과정을 단축하는 데 효용성이 높았다는 평가다.

그 결과 2023년 기준 연세의대 전체 대학원 의대 출신 박사 과정은 43명이다. 또 해마다 졸업생의 약 8%인 10명 정도가 의사과학자의 길을 걷고 있다는 설명이다. 졸업생 중 25%는 기초 의학 교수 등 순수 연구 분야로 진출하며, 10~15%는 제약회사 등 산업계에 몸담고 있다. 60% 정도는 임상으로 돌아가 대학교 교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하지만 이 단장은 현 의료체계에선 의사과학자가 지속가능한 연구를 하는 것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지금의 저수가 체제에선 대학병원 연구직 교수가 낮엔 환자를 보고 일과 외 시간에야 연구를 진행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의사과학자가 독립된 연구자로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 반면 현재 복지부 지원은 연구비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적어도 의사과학자가 임상 의사 급여의 80% 수준의 임금을 받고, 근무 시간의 50% 이상은 연구 활동에 할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연세대학교 의대 의사과학자 양성사업단 단장인 이민구 교수는 국내 의사과학자 양성 경험을 바탕으로 한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이 단장은 의사과학자 양성 과정 자체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처럼 적어도 전국 의대의 3분의 1이 의사과학자 과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정부 지원 및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의대 정원의 5~10% 정도만 의사과학자를 양성하며 학교 자체도 소수다.

연구 기간 중 전문연구요원 등을 통한 병역 대체 확대 필요성도 강조했다. 연구 기간 병역 대체는 강력한 유인책이라는 이유에서다. 현재 30명 수준인 전문연구요원 정원을 정부가 원하는 의사과학자 양성 규모만큼은 늘려야 한다는 제언이다. 하지만 현재로선 국방부가 군의관 부족을 이유로 특정 과목 전공의의 전문연구요원 자격을 제한하는 등 문제가 있다는 것.

이 단장은 "미국은 최고 대학병원 인기과 레지던트의 60%가 의사 과학자 출신이다"라며 "이들은 자기 경쟁력을 높여 미국 전역의 지도자가 되는 구조다. 자기 앞날이 좋아지는 것이 보이니 의사 과학자를 택하는 시스템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면 우리나라는 이러한 시스템이 없으면서 학생들을 세속적인 것에만 관심이 있다고 비난한다. 이는 학생의 잘못이 아닌 시스템의 잘못"이라며 "의사 과학자 양성 과정을 확대하고, 고등교육법과 병역법의 틈새를 비집는 현재 방식이 아닌 제대로 된 학제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진 발제에서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이호영 연구부학장은 기존 의사과학자 모델을 넘어선, 새로운 융합형 인재 양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우수한 학생 개인의 역량에 의존하기보다, 제도적 지원과 분야 간 협력을 통해 장기적인 국가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이 부학장은 의사과학자에 대한 사회적 열망이 ▲기초 연구와 임상 적용을 잇는 중개 연구자 ▲의료의 질 향상과 변화를 이끄는 전문가 ▲의사 중심의 과학 발전을 주도하는 인재 등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짚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이호영 연구부학장은 융합형 인재 양성을 위한 시스템 마련과 이를 유지할 재정 지원을 촉구했다.

다만 그는 의사과학자를 양성하기 위해선 두 분야 이상의 전문 지식을 통합해 연구·협력할 수 있는 융합형 인재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의학이 바이오 사이언스, 공학 등 타 분야와 산업적으로 연계되는 현시점에서, 개인이 이 모든 발전 속도를 따라잡아 단독으로 연구 성과를 내긴 어렵다는 것.

다양한 전문가들과 함께 협력 연구를 주도하며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요구되는 의사과학자 모델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정작 우리나라 교육 방식은 의사과학자에게 요구되는 융합형 인재 양성엔 한계가 있다는 게 이 부학장의 지적이다. 교육자부터가 융합형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어 이를 어떻게 가르칠지 고민하는 실정이라는 것. 리더십 교육 역시 중요성만 강조할 뿐 구체적인 방법론이 부재하다는 비판이다.

그는 진정한 융합형 교육을 위해서는 두 분야 이상의 전문가인 교수들이 함께 연구하며 학생들을 지도하는 방식이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강의를 듣는 수준을 넘어, 연구 협력을 통한 실질적인 융합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협력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현대 과학 분야, 특히 노벨상 수상 경향이 단독 수상에서 협력 연구로 변화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의료 분야에서도 진단, 치료, 연구 등 전 분야에서 팀 기반 접근이 중요하다는 것.

조기 경험 필요성도 짚었다. 학생들이 대학원생 또는 학부생 때부터 여러 분야의 학생들과 교류하고 협력하여 성과를 경험하는 것이 장기적인 협력 역량 강화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제언이다.

마지막으로 이 부학장은 이 같은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장기적·파격적 재정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학장은 "잘하는 사람들이 힘을 모아 더 좋은 결과를 볼 수 있는 것이 사회가 바라보는, 궁극적으로 우리가 원하는 의사과학자 모델이 아닌가 싶다"며 "하지만 여러 가지 분야의 사람들이 협업하지 않고서는 발전을 이룰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장비, 약품, 바이오 사이언스 그 어느 한쪽도 이해가 없으면 함께 발전할 수 없다. 이런 분야를 우리 사회가 더 수월하게 키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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