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보훈병원이 '보훈가족 전용 병원'이라는 인식을 깨고 지역사회 개방형 의료기관으로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
중앙보훈병원 신호철 병원장은 30일, 최근 취임 1주년을 맞아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현재 환자의 90% 이상이 보훈가족이지만, 향후 일반 환자 비율을 30%까지 확대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신 병원장은 병원이 체질 개선에 나선 배경으로 보훈가족의 급격한 고령화를 꼽았다.

그는 "현재 내원하는 보훈가족 환자의 평균 연령이 70대로, 대부분 중증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며 "역학적 통계로 계산해보니 5년 후엔 20%, 10년 후엔 30% 이상 환자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병원은 설립 이념에도 명시된 '지역사회 주민 건강 증진'이라는 두 번째 목표에 집중하기로 한 것. 신 병원장은 "72년 역사의 공공의료기관으로서 지역사회에 대한 역할을 본격화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중앙보훈병원의 가장 큰 고민은 '인지도'다. 1400병상 규모의 대형 병원이지만 지역사회에서 존재감이 미미하다는 게 신 병원장의 진단이다.
실제로 최근 병원 인근에서 발생한 응급상황에서 119 구급차가 코앞의 중앙보훈병원을 지나쳐 5분 거리의 다른 병원으로 향한 사례도 있었다.
신 병원장은 "서울시 응급의료 시스템에 중앙보훈병원이 등록되지 않아 발생한 일"이라며 "공공의료기관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도 너무 알려지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에 병원은 본격적인 홍보 전략에 돌입했다. 다음 달부터 지하철역 광고를 시작하고, 내년에는 인근을 운행하는 마을버스 3개 노선에 병원 광고를 실시할 예정이다. 또 신축 아파트 단지 엘리베이터 모니터 광고도 이미 시작했다.
신 병원장에 따르면 중앙보훈병원은 재활의료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재활병상 187개는 국내 최대 규모로, 서울아산병원(66병상)의 3배에 달하는 수준으로 지역사회 환자를 진료하는데 부족함이 없다는 설명이다.
신 병원장은 "일본 노인병원 벤치마킹을 통해 고령 환자에 최적화된 시설 개선을 추진 중"이라며 "노인 친화형 의료환경 조성에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신 병원장은 중앙보훈병원의 당초 역할에도 집중할 예정이다.
그는 "현역 군인, 경찰, 소방관 등 재복무자에게는 30% 진료비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면서 "이미 공공기관으로서 수가가 낮은데 30% 할인을 더하면 민간병원 대비 절반 수준인데 이 또한 홍보부족으로 이용이 저조하다"고 말했다.
신 병원장은 수십년간 민간 대학병원장 경력을 쌓아온 이력의 소유자. 그는 "평생 민간병원에만 있었기에 공공의료에 기여하고 싶었다"며 "중앙보훈병원은 228개 공공의료기관 중 특수목적을 가장 충실히 수행하는 기관"이라고 자부했다.
그는 "보훈가족 진료라는 설립 목적은 절대 포기할 수 없다"면서도 "지역사회 주민에 대한 역할도 병원의 정체성"이라고 강조했다.

- 최신순
- 추천순
댓글운영규칙ex) medi****** 아이디 앞 네자리 표기 이외 * 처리
댓글 삭제기준 다음의 경우 사전 통보없이 삭제하고 아이디 이용정지 또는 영구 가입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1. 저작권・인격권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
2. 상용프로그램의 등록과 게재, 배포를 안내하는 게시물
3. 타인 또는 제3자의 저작권 및 기타 권리를 침해한 내용을 담은 게시물
4. 욕설 및 비방, 음란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