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급여 보고 의무화법 졸속 추진 "본질은 왜 말 못하나"
원종혁 기자 (news@medicaltimes.com)
기사입력 : 2021-04-29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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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원도의사회‧한의사회‧치과의사회 공동 기자회견 열어
  • |전문가 논의 빠진 밀어붙이기 "환자 진료정보 수집 우려 크다"
[메디칼타임즈=원종혁 기자] "국민의 알 권리가 그 목적이라면, '비급여 제도'가 생겨난 태생부터 알려야 이치에 맞지 않겠나."

정부가 확대 추진 중인 '비급여 진료비용 공개제도'를 반대하는 의료계의 비판이 날로 거세지고 있다. 불필요한 행정업무까지 의료기관에 전가시키려는 강압적 정책 시행이라는 평가와 함께, 왜곡된 정보를 제공해 오히려 불신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진: 변웅래 강원도치과의사회장, 오명균 강원도한의사회장, 김택우 강원도의사회장.
강원도의사회는 28일 오후 7시 춘천 더 잭슨나인스호텔에서 '비급여 보고 의무화법'과 관련, 강원도치과의사회 및 강원도한의사회와 함께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김택우 강원도의사회장은 "정부의 주장처럼 '국민의 알 권리'가 목적이라면 먼저 비급여가 생겨나게 된 근본적 이유부터 알려야 맞는 것 아니냐"며 "국민건강보험제도가 단기간에 만들어지면서 보험재정에 수용할 여력이 없어 한시적으로 빠져나간게 비급여였다. 이런 태생의 비급여를 이제와서 사회악처럼 몰고가는 것에 의도를 전혀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당 법안이 단순 비교 차원이거나 정보의 알림, 가격 및 서비스의 하향 평준화, 비급여 통제인지 궁극적인 목적이 무엇인가 묻고 싶은 이유"라면서 "비급여를 없애려는 것이라면 구체적인 정책 방향을 제시해 달라. 일방적으로 보고 의무화를 강제화하기에 앞서 정부가 선행해야 할 일이 있다"고 밝혔다.

협상을 배제한 무리한 정책 추진에 우려를 표했다. 그는 "건강보험제도가 지속 가능한지 살펴야 하는 문제다. 더욱이 국민의 민감한 사생활 보호는 꼭 지켜줘야 한다"며 "요양병원 당연지정제의 특징을 이해하고, 급여기준을 개선하는 것이 우선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다시말해, 국민의 건강 및 의료 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날로 높아지는 상황에서 제도권적 편의만을 추구하는 행위는 깊게 고민해봐야 한다는 것.

김 회장은 "국민의 개인정보를 가장 중요시 하는 나라에서 모든 환자의 민감한 진료정보까지 수집하려 한다"면서 "과거엔 공정거래법 위반이라고 적정 가격결정도 못하게 했다. 비급여 보고 의무화법을 통해 환자들의 인공중절수술 유무, 개인 성형수술 이력들까지 모두 들여다보려고 하는 것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나. 저의가 무엇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 "현재 의료계와 치의계가 헌법소원을 진행 중에 있어 결론이 나올 때까지는 유예기간을 가지고 보류를 해야하는게 이치에 맞다. 한 마디 논의도 없이 강압적으로 밀어붙이기식 정책 추진은 헌법에서도 보장하는 직업 수행에 있어서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변웅래 강원도치과의사회장은 "의원급 확대는 헌법 소원 가능일 마감 이틀을 남겨 놓고 확정고시를 발표했다. 또 616개에 달하는 비급여 항목을 어제인 27일부터 제출하라고 강요하고 있다"며 "치과계는 개원의협의회와 함께 지난 3월30일에 헌법재판소에 제소한 상태다. 정부의 일방적 정책 추진이 반드시 철회될 수 있도록 모든 의료인의 지지를 호소한다"고 말했다.

오명균 강원도한의사회장은 "전문 의료단체와 어떠한 협의도 없이 졸속 법을 만들어 자칫 의료인과 환자 사이에 불신을 초래할 수 있는 비급여 보고 의무화법을 시행하려 한다"면서 "모든 제도와 법이 그렇지만 사전에 의견을 조율하고 협의가 필수적이다. 일방통행식 정책에 잘못된 점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진료 관련 없는 행정업무 전가…"의사·환자 불신 유발하는 부적절한 정책"

강원도의사회‧한의사회‧치과의사회 3개 단체는 이날 국민 불신을 조장하는 비급여 진료에 대한 관리 및 통제정책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날 공동기자회견을 자처한 의사회‧한의사회‧치과의사회 3개 단체는 "정부는 불필요한 업무를 가중시키고 국민 불신 및 불안을 유발할 수 있는 비급여 진료에 대한 관리 및 통제정책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부적절한 의료 관련 정책 및 법안들의 졸속 시행을 즉시 철회하고 숭고한 의료행위를 온라인에서 가격 비교하듯 왜곡시켜 국민과 의사들의 불신을 조장하는 부적절한 처사를 멈춰야 한다는 입장.

공동 성명서를 통해 "최근 정부는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한다는 명목을 내세워 비급여 진료에 대한 관리와 통제를 하기 위한 정책을 강행하고 있다"며 "정부가 주장하는 국민의 알 권리는 이미 모든 의료기관이 비급여 항목에 대한 자료를 비치함은 물론 환자에게 설명과 동의를 구한 후에 시행하고 있기에 설득력이 없다"고 못박았다.

또한 "같은 비급여항목이라 하더라도 의료인 및 의료장비와 여건에 따라 비용의 차이를 보일 수 있다"면서 "신의료기술의 발달에 따른 비용증가가 있음에도 단순한 비용 공개 비교를 유도해 마치 비용의 높고 낮음이 의사들의 도덕성의 척도이고, 부도덕한 의료비 상승의 원인으로 오인하게 만들어 국민의 불신을 유발하는 부적절한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비급여 의료 항목 및 현황을 수집하고 공개함과 더불어 향후 비급여 의료행위에 대한 자료의 제출을 강제화해 진료와 관련 없는 행정업무를 증가시킬 것"이라며 "환자 진료에 집중해야 할 의사들에게 불필요한 업무 피로도만 가중시켜 결국 피해가 환자에게 돌아가는 폐단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비급여 보고 의무화 저지를 위한 전국 16개 시‧도 의사회와 치과의사회, 한의사회가 공감대를 형성해 목소리를 키우는 상황이다. 같은 날인 28일, 16개 시도의사회별로 치과의사회, 한의사회와의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비급여 진료비 공개 반대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나섰다.

앞서 심평원은 각 의료기관에 2021년 비급여 진료비용 공개 관련 자료제출을 요청하면서, 비급여 항목 중 공개 항목(616개)에 해당하는 항목별 진료비용 자료를 이달 27일(화)부터 6월 1일(화)까지 심평원 요양기관 업무포털 시스템을 통해 제출해 달라는 공문을 송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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