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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의관·공보의 복무 24개월 단축 힘 받나…복지부도 찬성

발행날짜: 2026-09-18 05:30:00

서울시의사회·대공협 토론회서 임기제 공무원 및 경력 인정 촉구
"섬 지역 3인 교대·원격 자문망 구축 등 격오지 인프라 투자 필요"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 군의관·공중보건의사 급감으로 지역·필수·공공의료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현행 38개월인 복무기간을 24개월로 단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의료계와 복지부가 24개월 단축 필요성에 힘을 싣고, 법조계 역시 개인 선택권 보장을 위한 제도 개선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관련 논의가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양상이다.

단순 처우 개선이나 순회 진료 등 임시방편을 넘어, 병역 의무를 이행하는 청년 의사들의 선택을 유인할 수 있는 근본적인 구조 개편이 시급하다는 것. 공보의 제도적 지위와 법적 책임 명확화, 임상 경력 인정, 인프라 투자에 대한 국가·지자체 차원의 지원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17일 국회에서 열린 '군과 지역 의료공백 해소를 위한 군의관·공보의 복무제도 현실화 방안' 토론회에서 이 같은 대안이 논의됐다.

17일 국회에서 열린 '군과 지역 의료공백 해소를 위한 군의관·공보의 복무제도 현실화 방안' 토론회에서 의료계의 복무기간 단축 요구가 힘을 받았다.

위기의 공보의 제도 "사명감 의존한 희생 강요 멈춰야"

이날 발제에 나선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정일윤 부회장은 군의관과 공보의 수급 감소가 한계에 다다랐다고 진단했다. 2010년 3000명을 웃돌던 공보의 규모는 2026년 593명 수준까지 감소했으며, 올해 신규 공보의는 96명에 그쳤다는 것. 반면 최근 2년간 의대생 3688명이 현역병이나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하는 등 이탈이 가속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현역병에 비해 지나치게 긴 복무기간이 꼽혔다. 의사 수련 일정을 고려할 때 30개월로 단축하는 안은 6개월의 공백기가 발생해 실효성이 떨어지며, 24개월 단축이 실질적인 유인책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단순 임시제 공무원인 현행 신분을 전문 임기제 공무원으로 개편하고, 배상 책임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법적 근거 마련도 시급하다고 짚었다.

현장 공보의들의 열악한 근무 실태도 도마 위에 올랐다. 대공협 최현호 특임이사에 따르면 전국 비연륙도 가운데 의과 공보의 2명이 상주하며 365일 24시간 의료를 담당하는 곳은 총 46곳에 달한다.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정일윤 부회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복무 기간 24개월 단축이 실질적인 군의관· 공보의 유인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이사가 1년 차에 근무했던 대청도의 경우 기초적인 혈액 검사나 엑스레이 촬영조차 어려워 청진기와 혈압계, 심전도 기계 등에 의존해 응급환자를 진료해야 했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야간 당직을 서고도 관사에서 대기했다는 이유로 초과근무를 인정받지 못하는 등 행정적 불이익까지 감내해야 했다는 것.

대공협 정일윤 부회장은 "육해공군 복무기간이 지속 단축되는 동안 공보의 제도는 단 한 차례도 조정되지 않아 수급난이라는 위기를 맞았다"며 "복무기간을 24개월로 단축하고 전문 임기제 공무원으로의 신분 명확화, 임상 경력 인정 등 전문성과 책임에 부합하는 제도적 체계 확립이 필수적이다"라고 강조했다.

대공협 최현호 특임이사는 "단 2명의 의과 공보의가 섬에 고립돼 365일 24시간 교대 당직을 서며 사실상 일방적인 무급 노동을 강요받고 있다"며 "제한 없는 희생 강요를 멈추고 비연륙도에 최소 3명의 공보의를 배치해 교대 근무를 보장하는 한편, 위급 시 원격 자문이 가능한 네트워크 확충에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대생 82% "24개월 단축 시 지원"…법조계 "선택권 존중해야"

이어진 지정 토론에선 복무기간 단축의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데이터와 법리적 해석이 제시됐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손연우 회장은 지난 11일 전국 39개 의대생 880명을 대상으로 완료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결과 군의관이나 공보의로 입대하겠다는 비율은 24.1%에 불과했으며,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기피 현상이 심화해 본과 4학년의 경우 14%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복무기간이 24개월로 단축될 경우 군의관·공보의 복무 희망 비율은 82.3%로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무기간이 줄어들면 활용 가능한 인력이 감소할 것이란 우려에 대해서도 반박이 이어졌다. 설문 결과를 보면, 복무기간 단축에 따른 유입 증가 폭이 복무기간 감소에 따른 재직 일수 감소 폭을 웃돌아 가용 인력이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법조계 역시 개인의 선택권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봤다. 헌법 제39조에 따라 병역 의무 이행으로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않아야 하는 만큼, 일반 병사와 군의관·공보의 간 큰 복무기간 차이가 의대생들에게 불이익으로 받아들여지는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손연우 회장은 복무기간 단축이 오히려 군의관·공보의 가용 인력을 늘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타 전문 직역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됐다. 법무법인 엘엑스 김형주 대표변호사는 공익법무관의 3년 복무가 추후 판사 임용 등에 필요한 법조 경력으로 인정되는 것과 달리, 군의관·공보의 복무는 병원이나 대학 교수 임용 과정에서 경력으로 충분히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대협 손연우 회장은 "의대생 대상 설문조사 결과 군의관이나 공보의를 선택하는 데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은 전체 복무기간이라는 응답이 95.8%에 달했다"며 "복무기간이 24개월로 단축될 경우 지원 의향이 82.3%로 급증하는 만큼, 인원 유입의 증가 폭이 재직 일수 감소 폭을 상회해 오히려 가용 인력이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엘엑스 김형주 대표변호사는 "타 직역인 공익법무관의 경우 3년의 복무가 법조 경력으로 온전히 인정되는 반면, 의료계는 임용 과정에서 경력 인정이 충분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 있다"며 "병역 의무를 이유로 특정 직역을 강요하기보다는 개인의 선택권을 존중하면서 공급을 유지할 수 있는 적절한 수준으로 제도를 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복지부 "24개월 단축 적극 찬성…연내 빠른 법 개정 필요"

복지부 역시 군·지역 의료 인력 수급 문제 해결을 위해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24개월 단축 방안에 대해 강한 지지를 표명했다. 단순히 기간을 줄이는 수준을 넘어 청년 의사들의 실질적인 행동 변화를 끌어내기 위해선 확실한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30개월 단축안의 경우 1년 단위로 돌아가는 의료계 수련 및 채용 체계와 맞물려 연중 수개월의 공백을 발생시키므로 정책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복지부 민차영 지역의료인력양성과장은 "수련 체계와 채용이 1년 단위로 돌아가는 상황에서 30개월로 단축할 경우 연중에 복무가 끝나 큰 효과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개인의 선택과 행동에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24개월로 단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으며, 복지부 역시 공보의 복무기간 단축에 적극 찬성한다"고 밝혔다.

이어 "연내 법 개정을 통해 내년부터 실제 변화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며 "복지부 차원에서도 공보의 근무 여건 개선과 임상 경력 활용, 혼자 책임을 떠안는 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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