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에스테틱 열풍을 타고 국내 스킨부스터 시장이 어느 때보다 뜨겁게 가열되고 있다. 이미 수십종의 제품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지만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성분과 기전을 표방한 스킨부스터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일각에서 거품론이 제기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K-뷰티 열풍과 함께 에스테틱 수요가 증가하면서 당장 시장이 팽창하고 있지만 과거 필러 시장이 그랬던 것처럼 옥석이 가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황.
그렇다면 과연 이러한 열풍속에서 살아남을 제품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하나같이 '근거'를 내세우고 있다. 시장이 태동기에서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이제는 얼마나 검증됐는지가 경쟁력이 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메디칼타임즈가 7일 국내에 출시된 스킨부스터의 근거를 살펴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실제로 각 제품들이 얼마나 근거를 쌓았는지를 살펴보고 나아갈 방향을 진단하기 위해서다.
역사가 만든 오랜 안전성 레디어스·스컬트라 위상의 근원은?
일단 에스테틱 전문가들이 스킨 퀄리티 개선 제품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근거를 인정하는 것은 바로 멀츠 에스테틱스의 '레디어스(CaHa)'다.
사실 레디어스는 통칭 스킨부스터라고 불리는 제품 중에서도 조금 다른 특성을 지닌다. 학술적 의미로는 바이오스티뮬레이터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학술적으로 보면 스킨부스터는 히알루론산(HA)이나 폴리뉴클레오타이드(PN) 계열로 한정된다. 콜라겐 생성 등을 유도하는 기전의 바이오스티뮬레이터(CaHA·PLLA)와는 구분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최근 시장에서는 스킨 퀄리티 개선 제품을 모두 스킨부스터로 통칭하는 추세라는 점에서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고 있다.
레디어스의 역사를 봐도 사실 스킨부스터로 개발된 제품은 아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레디어스는 안면 볼륨을 회복하는 칼슘하이드록시아파타이트(CaHA) 성분의 필러로 허가를 받았다.
전환점이 된 것은 바로 2018년 발표된 'Global Consensus Guidelines'다. 당시 전 세계에서 모인 에스테틱 전문가들은 CaHA 성분을 피부 전반에 고르게 분산시키면 콜라겐과 엘라스틴 생성을 유도하는 기전이 의미가 있다고 합의하고 이를 바이오스티뮬레이터로 부르기로 했다. 지금 널리 쓰이고 있는 레디어스의 탄생이다.
이후 'Consensus Recommendations for Face and Body'연구를 통해 레디어스는 한발 더 나아갔다. 안면과 다리, 엉덩이 등 신체 부위에 따라 희석 비율과 주입층, 권장 용량, 시술 간격을 구체적으로 제시됐기 때문이다. 현재 전 세계에서 활용되는 하이퍼딜루트(Hyperdilute) 레디어스 시술의 표준 프로토콜이다.
이어 발표된 'Calcium Hydroxylapatite for Skin Regeneration' 연구는 레디어스에게 왕관을 씌운 연구다. CaHA가 단순히 콜라겐 생성을 촉진하는데 그치지 않고 혈관 신생과 섬유아세포 활성화까지 유도한다는 것이 증명됐기 때문이다.
즉, 피부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피부 스스로 재생하도록 만드는 기전이 입증된 것. 레디어스가 바이오스티뮬레이터로 불리는 이유다.
갤러리아피부과 개포도곡점 서지명 원장은 "CaHA는 피부 본연의 조직과 유사한 콜라겐을 만들어내는 것이 가장 큰 특징중 하나"라며 "단순히 결손을 메우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조직 재건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다른 제품과 차별화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임상 경험은 실제 전문가들의 치료 전략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메디칼타임즈가 진행한 전문가 미팅에서도 피부과 전문의들은 CaHA를 초음파 리프팅 등과 병용해 피부 구조를 단계적으로 개선하는 플랫폼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티닥터스피부과 박재양 원장은 "피부는 진피에서 피하조직, 근막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장력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다"며 "CaHA는 단순히 진피층을 넘어 피부 전체의 구조적 연결성을 고려한 재생 치료라는 점에서 다른 제품들과 차별화된다"고 설명했다.
레디어스와 함께 전문가들이 인정하는 반박할 수 없는 근거를 가진 제품은 바로 갈더마의 스컬트라(PLLA)다.
스컬트라는 현재 시판되는 스킨부스터 가운데 가장 긴 장기 추적 데이터를 가진 제품이다. 레디어스가 스킨부스터의 근거를 만든 제품이라면 스컬트라는 안전성을 증명한 제품.
스컬트라의 가장 큰 강점은 인체의 자연 치유 반응을 활용한 콜라겐의 생성 기전이다.
이 기전은 스컬트라를 스킨부스터의 대명사로 올려준 'Histologic Characterization of PLLA-induced Collagen Formation'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이 연구는 PLLA 입자가 인체에 주입되면 어떤 과정을 거쳐 콜라겐을 생성하는지를 조직 검사를 통해 직접 확인한 결과다.
연구 결과 PLLA 성분이 인체에 들어가면 초기에 대식세포와 이물거대세포가 PLLA 입자를 둘러싼 뒤 섬유아세포가 활성화되면서 새로운 콜라겐이 생성됐다.
즉, 스컬트라가 콜라겐을 주입하는 등의 과정 없이 인체의 치유 반응을 통해 새로운 콜라겐을 만든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다.
이어진 'Long-term Clinical Experience with PLLA' 연구는 장기 효과를 입증한 연구다. 스컬트라가 매우 오랜 기간 인체에 머물며 최대 2년 이상 콜라겐을 만들어 낸다는 것을 보여줬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갈더마는 계속해서 장기 데이터 발표를 지속하고 있다. 역사를 통해 안전성을 강조하기 위한 전략이다.
압구정 오라클피부과 박제영 원장은 "결국 스킨부스터와 바이오스티뮬레이터는 얼마나 많은 근거를 축적했는지가 가치를 증명한다"며 "PLLA는 조직학 연구와 장기 데이터를 통해 가장 오랜 기간 검증된 제품 중 하나"라고 전했다.
스킨부스터 신화 써낸 리쥬란…스컬트라 뒤쫓는 쥬베룩
하지만 이러한 바이오스티뮬레이터를 넘어 국내에서 스킨부스터 열풍을 만든 것은 바로 파마리서치의 리쥬란(PN)이다.
국산 스킨부스터를 대표하는 리쥬란은 실제로 국내에서 가장 많은 임상적 근거가 쌓인 제품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리쥬란의 강점을 기초 연구와 실제 임상 근거가 함께 축적되고 있다는 점에서 찾고 있다.

리쥬란을 스킨부스터의 대명사로 만든 'A New Concept of Regenerative Filler' 연구는 PN 성분이 눈가 주름 개선에서 유효성과 안전성을 보인다는 것을 보여준 논문이다. 국내에서 개발된 스킨부스터 가운데 손에 꼽힐 정도로 높은 수준의 임상 근거를 확보한 사례로 평가된다.
기초연구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미 다수의 연구에서 PN은 손상된 조직에서 섬유아세포 증식을 촉진하고 콜라겐 합성과 조직 재생을 유도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또한 염증 반응을 조절하고 상처 치유를 촉진하는 기전도 계속해서 확인되고 있다.
이러한 효과를 집대성한 연구가 바로 'Polynucleotides in Aesthetic Medicine'다. 이 연구는 앞서 설명한 PN의 효과들을 한번에 확인한 논문으로 꼽힌다.
예미원피부과 윤춘식 원장은 "최근 스킨부스터 시장은 새로운 성분이 빠르게 등장하는 춘추전국시대라며 "결국 스킨부스터 시장도 시간이 지날수록 데이터 경쟁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리쥬란이 PN 계열의 대표 주자라면 바임의 쥬베룩은 최근 가장 빠르게 임상 근거를 축적하고 있는 PDLLA 계열 바이오스티뮬레이터다.
전문가들이 쥬베룩을 주목하는 이유는 PLLA, 즉 스컬트라 이후 최초로 등장한 차세대 콜라겐 부스터라는 점에 있다.
기존 스컬트라가 사용하는 PLLA는 입자가 비교적 오래 체내에 남으며 강력한 콜라겐 생성을 유도하지만 결절 부분에 한계가 있었다. 오래 가고 강력한 만큼 뭉치게 되면 골치가 아프다는 의미다.
이를 살펴본 바임은 주 성분인 PDLLA를 결정성이 낮은 성분으로 구성해 조금 더 균일하게 분해되도록 설계했다. 과도한 이물 반응이나 결절 발생 가능성을 줄이면서 콜라겐 생성을 유도하기 위한 조치다.
실제로 쥬베룩은 분해 과정에서 섬유아세포를 자극해 새로운 콜라겐 생성을 유도하며 시간이 지나면서 입자는 흡수되고 콜라겐만 남는 전형적인 바이오스티뮬레이터의 기전을 가진다.
쥬베룩 또한 이러한 기전을 뒷받침하는 임상 연구들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Randomized Study of the Poly-D,L-lactic Acid for the Treatment of Atrophic Acne Scar' 연구가 대표적이다.
이 연구는 PDLLA와 비가교 히알루론산을 결합한 쥬베룩이 단순히 결손 부분을 채우는 것을 넘어 진피 내 콜라겐 재생을 유도해 피부 결, 즉 스킨퀄리티와 모공 개선 효과를 보인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외에도 동일한 환자의 좌우 얼굴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개인차를 최소화해 시술 효과를 평가하는 연구에서도 좋은 결과를 보였으며 최근에는 모공과 잔주름, 목주름 등 적응증을 넓히기 위한 전향적 연구도 국제학술지에 보고되며 근거를 쌓아하고 있다.
압구정 오라클피부과 박제영 원장은 "PDLLA는 PLLA와 물성은 좀 다르지만 결국 연장선상에서 평가받을 수 밖에 없다"며 "얼마나 많은 근거를 쌓아가는지가 경쟁력의 잣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엑소좀부터 리투오까지…논란 잠재울 무기는 결국 근거
하지만 모든 스킨부스터 제품들이 이렇게 근거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부분도 여기에 있다.
최근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엑소좀 분야도 마찬가지다. 엑소좀은 매우 빠르게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전문가들은 가장 신중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유는 하나다. 엑소좀이라는 이름 아래 서로 다른 제품이 너무 많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재 시판중인 엑소좀 제품은 중간엽줄기세포부터 지방, 제대혈, 태반, 식물 유래 성분까지 아예 출발점 자체가 다른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분리 방식과 정제 방식도 각 기업마다 완전히 다른 경우도 많다. 특히 입자수나 생물학적 활성도 등도 제각각이다.
결국 같은 용량이라고 해도 입자 수가 다르고 활성도도 다르며, 제조 플랫폼까지 다르다는 점에서 효과는 차치하더라도 과연 이를 한데 묶을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표가 달리고 있는 셈이다.
의학적 근거 또한 마찬가지다. 아직까지 엑소좀 제품에 대해서는 증례 보고나 소규모 단일군 연구에 그치고 있다. 이미 수많은 무작위 대조 임상 연구들이 진행된 앞선 제품들과는 차이가 있는 부분이다.
피부과의사회 임원인 A피부과 원장은 "현재 엑소좀은 하나의 성분으로 묶어 이야기하기 어려울 정도로 제조 플랫폼과 원료가 다양하다"며 "엑소좀이 효과가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 어떤 제품을 평가할 것인가를 물어야 한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표준화를 이루고 장기 임상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하면 전문가로부터 외면받게 되고 결국 사장 수순을 밟게 된다"며 "이미 엑소좀 성분에 대해 전문가들은 회의적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의료계를 넘어 사회적 논란으로까지 번진 리투오 문제도 결국 같은 맥락에 있다.
리투오는 세포외 기질(ECM) 기반이라는 새로운 접근과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았지만 원료의 출처와 제조 공정, 임상 근거 등을 둘러싼 논란이 멈추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를 특정 제품의 문제가 아니라 국내 스킨부스터 시장이 비정상적으로 팽창하면서 생겨난 사건으로 해석하고 있다.
급증하는 수요에 맞춰 검증을 뒤로하고 시장에 뛰어들다보니 결국 문제가 터져나오고 있다는 지적이다.
B피부과 원장은 "새로운 기술이라고 배척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근거를 가지고 적응증을 확보하고 이를 검증받는 과정은 필수적이다"며 "당장 마케팅으로 반짝 매출을 올릴 수는 있겠지만 유효성과 안전성에 대한 근거가 축적되지 않으면 신뢰를 얻기 힘들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 근거없는 제품들은 자연스럽게 퇴출 절차를 밟게 된다"며 "이미 필러 등 다른 에스테틱 분야에서 충분히 검증된 기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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