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신장 이식 후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인 조직검사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검사 방법이 나와 주목된다.
국내 연구진이 신장이식 후 무증상 거부반응의 고위험군과 저위험군을 정밀하게 선별해 불필요한 침습적 조직검사를 최소화할 수 있는 비침습적 위험 평가 전략을 다기관 전향 연구로 입증한 것.

서울대병원 이식혈관외과 조아라·민상일 교수팀은 신장이식 후 새롭게 발생한 공여자 특이 항체를 가진 환자에게 공여자 유래 세포유리 DNA 혈액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무증상 거부반응 예측에 유용하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4일 밝혔다.
신장이식 후 몸속에 새롭게 생성되는 공여자 특이 항체(dnDSA)는 면역학적 위험신호로 신장 기능 저하와 거부반응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다.
하지만 이 항체가 발생한 환자 중 실제 조직검사에서 거부반응이 확인되는 비율은 30~40%에 불과하다.
이를 확인하기 위한 조직검사는 출혈과 통증, 입원 부담이 따르는 침습적 시술이기에 상당수의 환자가 불필요한 절차적 부담을 감수해야만 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최근 공여자 유래 세포유리 DNA(dd-cfDNA)가 이식신 손상을 파악하는 비침습적 바이오마커로 떠오르고 있다.
세포유리 DNA란 이식받은 신장에 면역학적 손상이나 염증이 발생했을 때 혈액 속으로 방출되는 이식신 유래 DNA 조각을 의미한다. 그러나 그동안은 이들 환자의 조직검사 시행 여부를 결정하는 데 있어 그 임상적 유용성이 불확실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국내 3개 이식센터에서 신장이식 후 안정적인 이식신 기능을 유지하고 있는 환자 123명(공여자 특이 항체 양성군 77명, 음성군 46명)을 대상으로 혈액 내 세포유리 DNA 수치와 조직검사 결과를 전향적으로 비교 분석했다.
분석 결과, 혈액 내 세포유리 DNA 수치 중앙값은 특이 항체 양성군(1.2%)이 음성군(0.3%)보다 뚜렷하게 높게 나타났다. 또한, 실제 신장 내부의 미세혈관염증이 심할수록 이 DNA 수치가 비례해서 높게 나타나는 특징을 보였다.
실제로 국제 조직검사 진단 기준(밴프 지표)을 적용했을 때, 신장 내 미세혈관에 염증이 거의 없는 단계(염증 점수 0~1점)인 환자들의 세포유리 DNA 수치 중앙값은 0.54%에 머물렀으나, 염증이 심한 단계(염증 점수 2점 이상)인 환자들에게서는 1.6% 이상으로 높게 나타났다.
진단 정확도 또한 향상됐다. 기존처럼 특이 항체 유무만으로 거부반응을 예측했을 때의 전반적인 진단 성능 지표(AUC)는 0.74였으나, 두 검사를 결합해 분석한 결과 진단 성능은 0.81로 유의하게 높아졌다.
특히 이 결합 검사법은 불필요한 침습적 조직검사를 줄여 환자의 절차적 부담을 최소화하는 데 의의가 있다.
기존에는 특이 항체가 발견될 경우, 실제 거부반응 확률이 절반(46.2%)에 불과함에도 확인을 위해 대다수가 조직검사를 받아야만 했다.
그러나 세포유리 DNA 검사를 추가하여 수치가 1.0% 미만으로 낮게 나온 환자들을 선별해낸 결과, 이들이 실제 거부반응이 없을 확률(음성예측도)은 97.8%에 달했다.
즉 두 혈액검사를 결합함으로써 대다수의 저위험군을 효과적으로 식별해 조직검사를 안전하게 보류할 수 있는 임상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서울대병원 이식혈관외과 민상일 교수는 "신장이식 후 공여자 특이 항체가 발견되면 환자와 의료진 모두 거부반응을 우려하게 되지만 모든 환자에게 동일하게 조직검사를 시행하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이번 연구는 비침습 바이오마커를 결합해 실제 거부반응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더 정밀하게 선별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세포유리 DNA를 임상 의사결정 과정에 적절히 통합하면 환자 부담을 줄이면서도 이식신 손상을 조기에 발견하는 개인 맞춤형 모니터링 전략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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