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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퇴양난' MSD의 결단, 적응증별 약가제 기폭제 되나

발행날짜: 2026-05-13 05:30:00

타사 병용·학계 요청 등 '비자발적' 협상 국면 수용 키로
50여 개 병용요법 대기 중인 '다적응증' 현실 반영 될까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한국MSD가 면역항암제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와 '파드셉(엔포투맙베도틴, 한국아스텔라스)' 병용요법의 급여 확대를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약가협상 테이블에 참여하기로 했다.

그간 제약사의 의지와 무관하게 추진됐던 급여 논의였던 만큼, 이번 협상 참여 결정이 향후 '적응증별 약가제(Indication-Specific Pricing, ISP)' 도입 논의를 구체화하는 기폭제가 될지 제약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왼쪽부터 한국MSD 항PD-1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아스텔라스 항체-약물 접합체 파드셉 제품사진.

고심 끝 결단 내린 MSD… 배경은 '비자발적' 협상 국면

1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국MSD는 최근 한 달여간의 내부 검토 끝에 키트루다-파드셉 병용요법(요로상피암 1차 치료)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위한 약가협상 명령을 수용하기로 했다.

이번 협상이 주목받는 이유는 키트루다가 가진 '상징성' 때문이다.

키트루다는 현재 수십 개의 적응증을 보유한 대표적인 다적응증 약제다. 특정 적응증에 대한 급여 확대가 전체 약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현행 국내 제도 아래서, 글로벌 본사의 가격 방어 전략과 국내 환자의 접근성 강화를 동시에 만족시켜야 하는 난제를 안고 있었다.

특히 이번 협상은 MSD 입장에서 매우 이례적이고 곤혹스러운 상황이라는 평가다.

요로상피암의 경우 타사 제품(파드셉)의 급여 추진이라는 외부 요인에 의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 약제급여평가위원회까지 통과하며 비자발적인 약가협상 궤도에 올랐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의학계의 강력한 요청으로 'dMMR/MSI-H 위암' 환자군에서의 급여 확대 가능성까지 인정받으면서, MSD는 현재 2개 적응증에 대한 약가협상을 동시에 벌여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사실상 타사와 학계의 요구로 주력 품목의 약가를 깎아야 하는 '진퇴양난'의 상황에서 지난 한 달간 본사와의 조율을 거치며 장고를 거듭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난처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MSD는 후속 절차 참여를 확정하며 '환자 접근성'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웠다.

MSD 측은 "환자분들을 위한 접근성 향상의 필요성에 깊이 공감하고 있다"며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나 후속 절차에 참여할 계획이며, 이 과정에서 약가 제도를 포함한 전반적인 논의가 건설적으로 이뤄지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기서 언급된 '건설적인 논의'의 핵심은 단연 적응증별 약가제다. 키트루다는 향후에도 지속적인 적응증 추가 허가가 예정돼 있고, 타사 제품과의 병용 임상만 50개 이상 진행 중이다. 특정 적응증 확대가 전체 약가 하락으로 직결되는 현행 체계로는 다변화된 임상 현장의 요구를 수용하기에 한계가 명확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건보공단 연구 용역 발주와 맞물려 '급물살' 타나

공교롭게도 보험당국인 국민건강보험공단 역시 최근 '적응증별 약가제도 도입 방안' 연구 용역을 발주하며 제도 설계에 착수한 상태다. 정부 역시 다적응증 약제의 급여 진입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는 신호다.

키트루다뿐만 아니라 다적응증 약제를 보유한 주요 다국적 제약사들 입장에서는 이번 약가협상 과정과 결과, 그리고 건보공단의 연구용역 내용에 이목이 집중되는 배경이다.

복지부와 건보공단은 이번 협상 과정을 통해 고가의 면역항암제가 가진 재정 불확실성을 관리하면서도, 환자들에게 최신 치료 옵션을 빠르게 제공할 수 있는 현실적인 합의점을 도출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MSD가 협상 참여를 결정했다는 것은 정부와 어느 정도 큰 틀에서 접점을 찾았거나, 적응증별 약가제와 같은 제도적 유연성에 대해 논의가 오갔을 가능성이 크다"며 "키트루다의 사례가 향후 다적응증 항암제들의 급여 표준 모델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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