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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사법 선별 대응 나선 의료계…한지아 의원 안 조건부 찬성

발행날짜: 2026-05-01 05:04:16

의사 지도·감독 배제 남인순 발의 개정안엔 반대 입장 고수키로
원격지도 도입 한지아 안 수용 가능…"의사 지도 내용 살아있어"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대한의사협회가 의료기사법 개정안을 둘러싼 입법 논쟁에서 '선별적 대응'에 나섰다.

동일한 직역 확대 이슈임에도 불구하고, 남인순 의원안에는 강경 반대, 한지아 의원안에는 조건부 찬성이라는 상반된 입장을 내놓으며 그 기준과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30일 의협에 따르면 의협은 한지아 의원이 대표발의한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산하단체 의견을 '조건부 찬성'으로 수렴하고 이를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해당 법안은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원격지도'를 통해 의료기사가 의료기관 외의 장소에서도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의료취약계층에 대한 보건의료서비스의 접근성을 높이고 실효적인 지역사회 기반 보건의료 지원체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목적이다(안 제2조의2 신설).

즉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원격지도'를 도입해 의료기사가 의료기관 외부에서도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로 한다.

의협이 이 법안에 대해 찬성 입장을 밝힌 핵심 이유는 '의사의 지도'라는 기존 의료체계의 근간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 현행 의료기사 제도는 의사의 지도·감독 아래에서만 의료행위가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는데, 한지아 의원안은 이 원칙을 훼손하지 않고 '지도'의 공간적 범위를 확장하는 방식으로 접근했다는 평가다.

의협 김성근 대변인은 "최근 보건의료와 의료기사제도의 기존 규율체계를 전면 부정하고 국민의 건강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면서 의료기사 단체 등 특정 직역만의 이익만을 반영한 의료기사 개정안이 발의된 바 있다"며 "해당 법안은 의사의 지도 없이 처방 만으로 의료기사의 치료행위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사가 배제된채 처방 만으로 의료기사의 치료행위가 가능하도록 하도록 하는 남인순 의원의 법안과 달리 한지아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원격이라는 제한점이 있지만 '지도'의 방식을 통해 이뤄진다는 점에서 다르다는 것.

특히 의협은 이번 개정안의 '원격지도'를 기존 원격의료와 구분되는 개념으로 해석했다. 의료인 간 진료 지원을 의미하는 원격의료와 달리, 원격지도는 의료인이 의료기사에게 지시·감독을 수행하는 방식의 확장이라는 점에서 제도적 충돌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봤다. 이에 의협은 무조건적인 찬성이 아닌 '조건부 수용'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 대변인은 "의사의 지도는 원칙으로 하되, 의사의 지도 개념을 확장해 의료기관 외에서도 의료기사의 치료행위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판단된다"며 "이러한 취지를 반영하고 있는 동 개정안에 대해 찬성 의견으로 정리했다"고 했다.

다만 원격지도가 허용될 경우 대상 업무와 환자 범위, 시행 요건 등을 하위법령에서 엄격히 제한해야 하며, 대면 진료 원칙과 직접 지도 체계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운영돼야 한다는 전제를 달았다.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원격지도를 통해 의료기사가 의료기관 외 장소에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에는 환자 안전·업무 범위의 적정성, 지도 및 책임의 한계가 명확히 설정될 필요도 제기된다.

김 대변인은 "특히 개정안이 원격지도의 대상 업무, 대상 환자, 수행 장소·방법 및 실시 요건 등을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다"며 "실제 제도 운영 과정에서 허용 범위가 과도하게 확장되지 않도록 하위법령에서 대상 업무와 적용 범위를 제한적이고 구체적으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결국 의협의 입장은 '업무 범위 확대 자체'가 아니라 '확대 방식'에 대한 선택으로 요약된다. 의사의 지도 체계를 유지한 채 기술을 활용해 접근성을 높이는 모델은 수용 가능하지만, 지도 없이 독립적 의료행위를 허용하는 방향은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동일한 입법 과제에 대해 상반된 평가가 내려지면서,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는 '지도 기반 확장'과 '처방 기반 독립'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치열한 정책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의료계와 직역 단체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힌 만큼, 단일 법안 논의를 넘어 의료전달체계 전반을 둘러싼 구조적 논쟁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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