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임수민 기자] 보건복지부가 제네릭 의약품 약가 재평가 과정에서 '서류 미제출'을 이유로 단행한 약가 인하 처분에 대해 법원이 연이어 제약사의 손을 들어줬다.
단순히 증빙 서류를 기한 내에 내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실제 품질 요건을 갖춘 의약품의 가격을 깎는 것은 행정권의 남용이라는 취지다.
14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제4-3행정부는 최근 A 주식회사가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약가인하처분취소' 소송에서 피고(복지부)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린 1심을 유지했다.

이번 소송의 발단은 지난 2023년 복지부가 고시한 '약제 급여 목록 및 상한금액표' 개정안이었다.
당시 복지부는 제네릭 의약품의 품질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자체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 수행 ▲등록된 원료의약품(DMF) 사용 등 두 가지 기준요건을 제시했다. 이를 모두 충족하지 못한 품목은 상한금액의 72.25%까지 가격을 인하하겠다는 것이 골자였다.
원고인 A사는 이 중 '등록된 원료의약품 사용'에 대한 입증 서류를 기한 내에 제출하지 않았고, 복지부는 규정에 따라 약가를 인하했다.
이에 대해 A사는 "실제로는 등록된 원료의약품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는 식약처 허가증 등을 통해 충분히 확인 가능한데도 단지 서류 미제출만을 이유로 약가를 인하한 것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인 서울행정법원은 제약사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원고가 실제로 등록된 원료의약품만을 사용하여 의약품을 제조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다툼이 없다"며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 확보와 원료 품질 유지 측면에서 원고와 다른 제약사 사이에 실질적·본질적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등록된 원료 사용 여부를 입증할 서류를 제출하라는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약가를 인하하는 불이익 처분을 정당화할 수 없다"며, "이 사건 고시를 통해 달성할 수 있는 공익이 침해되는 사익보다 결코 크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복지부는 즉각 항소했다. 복지부 측은 "허가 갱신 시점 전까지는 등록되지 않은 원료를 쓸 가능성이 있고, 제약사가 최신 허가증을 내지 않으면 확인이 어렵다"고 맞섰다.
하지만 2심 재판부인 서울고등법원의 판단 역시 다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는 기준요건 충족 여부를 등록된 원료의 '실제 사용 중'인지가 아니라 단지 해당 원료가 '등록'되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요양급여대상으로 등재되어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등록된 원료의약품 사용을 충분히 추단할 수 있다"고 짚었다.
특히 "약사법령에 따라 5년마다 품목허가를 갱신해야 하는 상황에서, 단지 원고가 갱신된 허가증을 제출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약가 인하 처분의 합리성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못 박았다.
결국 재판부는 "이 사건 각 의약품의 약가를 인하하는 조치에 이르게 된 경위 및 사유 등에 비추어 합리성과 타당성을 갖추고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제약사가 갱신된 허가증을 제출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약가를 인하하는 것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라고 명시했다.

- 최신순
- 추천순
댓글운영규칙ex) medi****** 아이디 앞 네자리 표기 이외 * 처리
댓글 삭제기준 다음의 경우 사전 통보없이 삭제하고 아이디 이용정지 또는 영구 가입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1. 저작권・인격권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
2. 상용프로그램의 등록과 게재, 배포를 안내하는 게시물
3. 타인 또는 제3자의 저작권 및 기타 권리를 침해한 내용을 담은 게시물
4. 욕설 및 비방, 음란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