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 보건복지부가 26일 제6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에서 제네릭 약가를 오지지널대비 45%(혁신형 제약기업 49%, 준혁신형 제약기업 47%)로 대폭 낮추는 것으로 확정함에 따라 제약계는 물론 의료계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혁신혁 제약을 육성하겠다는 명분이 깔려 있지만 국내 상당수 회사들이 제네릭 중심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부 혜택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26일 건정심 직후 업계 관계자들은 "일단 가장 우려했던 43% 보다는 올랐지만 그 여파는 상당할 것"이라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앞서 제네릭 약가 산정율 43%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건정심 과정에서 제약업계 의견을 일부 반영해 45% 선에서 최종 확정됐다. 최악은 면했지만 결코 환영할 순 없는 산정율이라는 평가다.

중소 제약사 한 관계자는 "사실 당장 대책이 없는 실정"이라며 "고정비를 줄이려면 인력을 줄여야 하는데 갑자기 가능한 것도 아니고 (질을 유지하면서)저가 원료로 바꾸는 것도 이미 진행한 상황이라 추가적인 예산 절감이 가능할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인 즉, "현재도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데 마른수건을 더 짜야하는 상황"이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제약사들이 '더 저렴한 원료'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예상됨에 따라 연쇄적으로 원료 업체들까지 여파가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높다.
제약사들 입장에선 수익이 낮아진 만큼 원가를 최소화하려 들 것이고, 이 과정에서 원료 업체들에게 무리한 요구를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새어나오고 있다.
특히 채산성이 낮은 의약품은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수순으로 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한 제약사 임원은 "회사를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해야할 수도 있다"면서 "채산성이 맞지 않는 의약품을 더이상 유지할 수 없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오늘(27일) 오전 비대위 긴급 회의를 열고 입장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이번 약가제도 개펀에 대한 제약업계 최종 입장이 정리될 예정이다.
제약사 뿐만 아니라 의료계도 표정이 어둡기는 마찬가지다.
이비인후과의사회 한 임원은 춘·추계 학술대회 등 학술모임 및 행사를 진행하는 데 있어 제약사 후원에 변화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그는 "약가인하로 매출이 감소한 만큼 어딘가에서 비용을 줄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R&D 예산과 더불어 의학 관련 행사 지원도 줄일 수 밖에 없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 춘계 학술대회에서 부스 진행 등에 변화가 시작됐다 본다"며 "앞으로 학술행사가 위축되는 게 아닌가 우려되는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내과의사회 한 임원 또한 "이미 제약사 상당수가 마케팅을 CSO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면서 학술대회 후원이 줄었다"면서 "올해부터는 소액이라도 회비를 받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으며 앞으로는 학술행사 회비로 운영해야 하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보건복지부 권병기 건강보험정책국장은 26일 복지부 전문기자협의회 기자들과 만나 제네릭이 신약 개발을 위한 재원 확보의 '캐시카우(수익창출원)' 역할을 한다는 업계의 목소리를 전격 수용했다고 밝히면서 R&D 투자 실적이 우수한 '혁신형 제약기업'과 '준혁신형 제약기업'을 새로 신설해 제네릭 약가 인하 시 특례를 부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근 반복되는 의약품 품절 사태를 막기 위해 항생제 주사제나 소아용 의약품을 직접 생산하는 품목에 대해 약가 우대를 추가하고, 필수의약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기업을 '수급 안정 선도기업'으로 지정해 기업 단위로 우대하는 정책도 마련했다고 밝혔다.
권 국장은 "약가 인하는 기업이 적응할 수 있도록 약 4년에 걸쳐 포인트별로 단계적 인하를 단행할 계획"이라며 "제약사가 신약 개발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면서도 국민의 건강보험 부담은 낮추는 균형점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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