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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허위청구 논란…의료계 "정치적 흠집 경계"

발행날짜: 2023-08-16 11:55:21

건보공단 표본조사서 대상 의료기관 모두 코로나19 진료비 부당 청구
의료독점 지적 나선 한의계 "조사 확대해야"…의협 "근거 먼저 내놔야"

의대 정원 논의 재개를 앞두고 일부 요양기관의 코로나19 진료비를 부당 청구 논란이 불거지면서 의과계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의계 역시 관련 원인으로 의사들의 의료독점을 지적하고 나서면서 논란을 키우는 모양새다.

16일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가 개최되면서 한동안 중단됐던 의대 정원 논의가 재개될 전망이다.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만 참여했던 의료현안협의체와 달리 보정심엔 노동자·소비자·환자 등을 대변하는 수요자 대표가 논의주체로 참여하면서 정원 확대 쪽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의대 정원 논의 재개를 앞두고 일부 요양기관의 코로나19 진료비를 부당 청구 논란이 불거지면서 의과계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욱이 우리나라 의사 수입이 OECD 국가 중 1위라거나, 코로나19 기간 동안 요양기관이 부정하게 수익을 냈다는 논란이 연이어 불거지면서 의사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실제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실에 따르면 국민겅강보험공단 표본조사에서 조사 대상이었던 모든 요양기관이 코로나19 진료비를 부당하게 청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 의원실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코로나19 진료비 부당 청구 표본조사 자료'를 보면, 조사 대상인 요양기관은 모두 12곳이다.

건보공단은 지난해 10월부터 6개월 간 이들 요양기관을 직접 방문해 코로나19가 유행한 이후 29개월 동안의 진료내용을 점검했다. 그 결과, 조사 대상 모두가 코로나19 진료비를 부당하게 청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당청구액은 총 9억5300만 원으로 이미 자체적으로 환수 조치했다는 게 건보공단의 설명이다.

부당 청구 유형을 보면, 코로나19 백신접종 과정에서 접종 비용에 포함된 진찰료를 중복으로 청구하거나 백신 접종 당일 진료하지 않은 질환에 대한 진찰·처치료 등을 허위 청구했다.

한시적으로 허용된 코로나19 비대면 진료를 하면서 재택치료를 받는 환자와 전화 상담을 하지 않고 환자 전화상담 관리료 명목으로 요양 급여비를 청구한 경우도 있었다.

발열 등 호흡기 증상이 없는 환자에 대한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RAT)를 급여로 허위 청구한 곳도 있다. 이에 건보공단은 관련 조사를 전국적으로 확대할지 여부를 검토 중이다.

한의계는 즉각 문제 제기에 나섰다. 코로나19 위기를 이용해 잇속을 챙긴 의료기관을 일벌백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대한한의사협회는 성명서를 내고 건보공단의 전국단위 조사 확대 계획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같은 문제의 원인은 의사들의 의료독점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한의협은 정부에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동안 한의사의 RAT, 재택치료 참여를 촉구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 한의협은 "코로나19 극복의 방안으로 의사들에게 감염병 예방과 관리에 대한 독점적 권한을 부여한 것이 오히려 총파업과 부당청구로 되돌아왔다"며 "국민 건강과 생명을 위해 쓰여야할 건보재정이 독점적 지위와 권리를 누리는 일부 양의사들의 경제적 편취를 위해 악용된 현실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사 위주 독점적 의료제도의 폐단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국민을 위한 정부의 주요 보건의료정책들이 의사의 독점에 의해 좌절됐다"며 "의료 카르텔로 인한 불법 리베이트, 실손 보험 누수, 대리 수술 등 여러 문제에도 불구하고 철옹성처럼 절대 권력을 누리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의과계 역시 이들 요양기관이 부당청구를 한 것이 사실이라면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시도는 지양해야 한다고 맞섰다.

특히 대한의사협회는 관련 자료가 무엇을 근거로 대상을 선정하고 조사를 진행한 것인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의대 정원 논의가 시작되는 시점에서 이 같은 자료가 나오는 것은 시기적으로 의료계 흠집 내기로 해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이들 기관이 부당청구를 한 것이 사실이라면 필요 시 의협 차원에서 윤리위원회에 제소하는 등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의료독점을 지적하는 한의계를 향해선 감염병 대응, 필수의료 등에 참여하고 싶다면 의학적 근거 마련이 먼저라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 의협 김이연 대변인은 "사실관계를 확인을 해봐야겠지만 부당 청구가 실질적으로 어떤 자료를 근거로 하는지 봐야할 것 같다"며 "실제로 허위 청구라고 하면 엄중한 처로 선량한 다수의 회원들을 보호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필수의료나 감염병에 한의학적으로 접근하겠다면 근거부터 내놔야 한다"며 "그냥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분으로 의료를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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